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01:03:00

유해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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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유해의폭포1.jpg
<rowcolor=#fff> 아트북

1. 개요2. 소개3. 최후

1. 개요

눈물을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존재. 1권의 '눈물처럼 흐르는 죽음' 챕터에서 처음 등장한다.

2. 소개

두억시니의 시체로 이루어진 자아를 가진 폭포이다. 남부 밀림 속에 숨겨진 두억시니의 도시에 있는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서 벽을 따라 흐르고 있다.

과거 이 피라미드에서 몸에 강력한 독을 가진 한 두억시니가 죽었고, 이 독이 퍼져 주변의 두억시니가 모조리 죽어버렸다. 이때 죽은 두억시니의 시체더미에서 체액과 부패액, 내장 등이 흘러나와 피라미드의 중심부를 향해 흐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피라미드의 신비한 힘이 영향을 준 것인지 이 조그만 액체 줄기가 자아를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유해의 폭포의 탄생 경위이다.

유해의 폭포는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어느 날 자기 위에 시체더미가 줄어든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에 죽고 싶지 않다 소망하여[1], 죽을 시기가 가까워진 두억시니들을 조종해 다시 자기 머리 위에서 죽게 만들고, 또한 물줄기의 흐름을 느리게 하기 위해 조각난 육체들을 함께 흐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한없이 쌓이다간 흐를 공간이 사라지기에 아래에 가득찬 폭포에서 쏟아져나온 신체 부분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두억시니로 만들었다. 이로써 죽음-폭포-탄생이라는 순환이 완성된 것.

두억시니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그는 자신과 두억시니를 가리킬 때 '우리'가 아닌 '나들'로 부른다. 하나하나가 다 자신의 일부에서 태어난 것들이기 때문이다. [2]

작중에서는 케이건 드라카를 찾기 위해 밀림을 헤집다가 피라미드로 들어온 구출대 일행과 륜 페이가 처음으로 외부인으로서 그와 마주했다. 그저 시체 조각과 피와 체액들이 흘러내릴 뿐이지만, 유해의 폭포 그 자체가 의지를 지니고 사고하며 니를 수 있었다.[3] 이는 피라미드가 가진 신비한 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억시니를 해체하고 재조합하기를 반복하며, 그는 천 년 동안 꾸준히 사유해왔지만, '두억시니가 왜 신을 잃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지 못했고, 그는 바깥에서 온 륜 일행에게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다.

륜과 대화하는 동안 그는 어떤 나가의 정신 속에 있던 살신 계획이라는 단어를 읽어내는데, 이것이 두억시니의 신을 죽인 계획이라고 오해하여 륜 일행에게 분노해 구출대 일행 또한 폭포의 일부로 만들려 한다.[4] 이는 사실 그의 추격을 위해 피라미드에 들어온 카루의 정신에서 읽은 것이다. 위에 말했듯이 수많은 두억시니들로 이루져 있기에 둘 이상의 나가를 '서로 다른 개체'로 구분하는 데 익숙치 않았기에 일어난 일.[5]

피라미드에 마침 들어온 사모 일행 때문에 륜 일행은 가까스로 도망쳤지만, 그는 그들을 '신을 죽인 자들'로 생각하고 삼천 마리의 두억시니를 보내[6] 그들을 뒤쫓게 한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폭포는 이들을 통해 세계 여러 곳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스포일러]

케이건의 성난 하늘치 드랍[8]으로 인해 삼천 마리의 두억시니들이 다 죽고 사모 페이가 목숨 걸고 구해낸 갈바마리와, 그걸 발견하고 따라온 도합 스물두 마리의 두억시니만이 살아남게 된다.

유해의 폭포는 니름을 통해 륜 페이로부터 자신이 카루의 머릿속에서 "살신 계획을 저지한다"는 문장 중에서 '살신 계획'이라는 단어만을 읽어낸 터라 터무니없는 오해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과와 용서를 동시에 한다. 그는 륜에게 "만약 발자국 없는 여신을 만나게 된다면 왜 두억시니들의 신이 죽었는지 물어봐 줄 수 없겠느냐"고 하고, 륜은 흔쾌히 수락하지만, 여신과의 대화가 중단되는 바람에 뒤로 미루어진다.

이후, 살아남은 스물두 마리의 두억시니는 사모의 금군이 되었고, 유해의 폭포는 수탐자들이 신체를 찾는 동안 신에게서 직접 자신의 의문을 풀고자 또다시 기다리게 된다. 시우쇠는 니를 줄 모르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의 소통이 불가능했던 것.

3. 최후

결국 그는 시우쇠를 만나 모든 의문을 풀게 되고 그의 불에 기쁘게 소멸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 항목을 참고.

소멸하기 직전, 사모에게 "자기 완성을 위해 산다는 사람을 조심해."라는 유언을 남기는데, 이는 도덕과도 관련이 있다. 도덕의 근본 의미는 바로 자기 완성을 위한 규범이기 때문. 즉 유해의 폭포는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해 사는 사람을 경계하라라고 전한 것, 이에 대한 해석은 라수 규리하가 해준다. [9][10]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가는 자를 조심하라고요?"

"그래."

잠깐 생각하던 라수는 곧 쏟아내듯이 말했다.

"예. 그런 말이 있지요. 폐하. 근사하게 들리는 말입니다만, 그 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는 자기 부정에 빠지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완성하려면, 그것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이어야 하니까요.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의 인생은 완성되지 못한 것, 부족한 것, 불결한 것, 경멸할 만한 것으로 전락됩니다. 이 멋지고 신성한 생이 원칙적으로 죄를 가진 것이라는 판결을 받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 자는 다른 사람의 인생마저도 그런 식으로 보게 됩니다. 자기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건 그건 그 작자의 자유입니다만,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그렇게 보면 문제가 좀 있지요. 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어떤 두억시니였어."

라수는 폭소를 터뜨렸다. 사모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라수를 바라보았다.

"감동적이군요. 두억시니가?"

"그게 왜 감동적이지?"

"4년 전까지 우리는 흔히들 두억시니가 죄의 대가로 그런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믿고 있었지요. 신을 잃은 죄 때문에. 그런데 그 두억시니 중 한 명이 생은 원래 무죄이기에 완성하려, 속죄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군요. 감탄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 두억시니는 우리에게 닥쳐올 변화에 대비하라고 말한 겁니다."

여러모로 경이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11]


[1] 작중에서도 '이제 그는 소망할 줄 아는 물줄기가 되었다'며 슬쩍 강조하는데, 공교롭게도 작가의 전작 단편 중 등장했던 완벽한 키메라는 자신의 완전성의 증거로 소망할 줄 안다는 것을 제시했었다. 단순 자기 오마주일 수도 있지만, 작품 종반부에 밝혀지는 이 존재의 정체를 생각해보면 꽤 의미심장한 부분.[2]폴라리스 랩소디에서 데스필드가 제기한 1인칭 복수형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유일한 존재까지는 아닌데, 하나의 정신이 복수의 육체를 공유한다는 설정은 하이브 마인드 항목에 한 가득 있으며, 세계관으로 따지면 폴라리스 랩소디와 새 시리즈는 세계관을 공유하지 않고, 이영도 작품으로 한정짓는다고 해도 데스 나이트라는 군집체가 있다.[3]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금방 유창하게 대화를 했는데, 이는 두억시니들을 통해 언어지식만은 충분히 축적돼 있었기 때문. 실제로 두억시니들은 언어 이해는 불가능해도 단어 자체는 끊어먹지 않고 정확히 발음한다. 다만 이 때 유해의 폭포는 타인과의 대화 자체도 처음 있는 일이었고, 니름의 경우 목소리보다 개성 표출이 적은 편이기에 다른 나가의 정신에 혼선을 일으키는 등 실수도 잦았다.[4] 그 와중에 두억시니와 같은 이들을 또 다시 생겨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자신들의 삶을 비극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5] 더불어 니름은 일부러 하려고 들면 완전히 무개성한 표현이 가능할 만큼 목소리에 비해 개인 특정이 어렵다. 가뜩이나 첫 대화라 모든 것이 낯선 가운데 하물며 정신언어인 니름이니 혼선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6] 두억시니답지 않게 규칙성(좌우대칭)이 좀 있고 왠지 전투 특화되어 있다. 갈바마리 문서에도 나와있듯이 이들은 유해의 폭포가 신경써서 만든 정예부대이다.[스포일러] 이 능력은 어디에도 없는 신의 권능을 훔쳐 쓰는 것이다.[8] 삼천 두억시니를 '상대'하는 것이 아닌, 죽이고자 한 케이건이 비형과 함께 딱정벌레를 타고 날아오른 다음, 이주무 선사의 활과 화살로 하늘치의 눈을 쏘아 맞췄다. 이에 분노한 하늘치가 딱정벌레를 쫓아 급하강하면서 그대로 거대한 몸으로 두억시니들을 깔아뭉갰다(...). 충돌 직전 딱정벌레가 회피한 모습을 보지 못한 하늘치는 그대로 땅을 짓이겨댔고, 이 때문에 한 시간 동안 주위의 땅이 지진 난 듯 흔들렸다. 사모 페이는 수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분노할 대상도 제대로 찾지 못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9] 도덕에 대한 비판은 시리즈 전체에서 시우쇠, 주퀘도, 유해의 폭포,라수 등에 의해 계속 이어지며 후속작인 피마새에서 치천제의 규범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는 명대사로 방점을 찍는다. 도덕은 인간의 삶을 불완전한 것으로 만들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지 못하게 만들어 삶을 비참히 만든다는 니체의 사상이며 위버멘시로의 길을 걷기 위해 치워버려야 하는 것이다.[10] 눈마새, 피마새는 전체적으로 니체의 사상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았다. 바우 성주의 '신념이 충만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신은 죽었다-라는 말이나 도덕에 대한 비판, 죄의 무의미함, 주퀘도의 후회, 세리스마의 유언, 시우쇠가 륜에게 하는 말 등이 그 예.[11] 또 다른 경이로운 점은 이렇게 살았음에도 두억시니의 행동은 선행과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무지로 인한 폐해를 일으킬 뻔도 했지만, 그 근본은 자신들처럼 괴롭고 비참한 존재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신살을 막는다는 행보였다는 것에서 자기 완성을 위해 살 수도 생각도 못 하는 두억시니가 정작 아이러니하게 신과 신민종족을 위한 가장 큰 선행을 행하려 했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특히 다른 종족들로부터 저 오만한, 비늘 돋는, 불쌍한, 더 잃을 것이 없는 등의 수식어로 불리우던 가장 비참한 존재로 여겨지던 자들이기 때문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