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2 12:02:30

선택과 금지

1. 개요

게임에서 캐릭터 등 중요한 요소를 선택·분배할 때 거치게 되는 절차. 주로 AOS 장르에서 많이 사용된다.

AOS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서도 플레이어 당 한 캐릭터만을 조종하는 유형의 게임으로, 캐릭터를 고르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플레이어가 매칭되기 전에 고르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경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전원이 매칭 등으로 모인 후에 캐릭터를 고르는 절차가 진행된다. 캐릭터를 고르거나 해당 경기에 플레이어들이 특정 캐릭터를 고르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과정 그 전반을 선택과 금지(Picks and Bans), 밴픽[1], 또는 드래프트(Drafts)[2]라고 부르며, 일부 게임의 경우 경기에 나오는 캐릭터가 모두 확정되고 플레이어끼리 캐릭터를 교환하는 과정도 있는데 이 과정도 선택과 금지에 포함된다. 절차 구조상 거의 모든 게임에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며, 기본적으로는 팀당 한 명, 더 나아가서 경기당 한 명만 선택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유례없이 흥행함과 동시에, 흔히 도타류라고 부르는 AOS 장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거나 개발되고 있는데 선택과 금지 과정은 AOS 장르의 꽃이며, 바둑으로 치면 포석에 대응될 정도로 중요하다라고 평가받는 편이다.

게임 개발자들 입장에선 의도치 않았던 캐릭터 밸런스 편중을 막을 수 있기에 유용하다. 유저들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밸런스를 조정하여 긴장감 있는 게임을 구성할 수 있기에 마찬가지로 유용하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상대가 어느 챔피언을 밴할지 혹은 픽할지를 예상하면서 신중하게 밴픽을 결정해야 하기에 신경전이 벌어진다.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게임에서는 한두 가지 캐릭터만 주력으로 파는 행위가 원천적으로 통제된다. 해당 캐릭터가 밴을 당하거나 상대팀이 먼저 픽하게 되면 곤란하기 때문. 일례로 LoL의 랭크 게임에서는 10밴+10픽이 적용되어 라인별로 평균 4명의 챔피언이 밴픽에 관여된다. 챔피언 조합도 고려하면 최소한 5~6명의 챔피언을 다룰 줄 알아야 정상적인 랭크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지며, 99%의 롤 유저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일종의 진입장벽 역할도 함께하는 셈. 그래도 원챔 할 놈들은 점수 깎이는 걸 감수하고도 끝까지 고집한다.

이러한 밴픽은 한계가 있는 데, 전반적인 밸런스가 적절히 평준화되어야 밴픽의 전략성이 두드러지며,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밸런스가 망가졌을 경우에는 지나치게 강력한 특정한 캐릭터(소위 OP)가 심심치 않게, 혹은 거의 항상 픽이나 밴에 오르내리는 경우도 있고 성능이 지나치게 약해서 밴은커녕 선택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여 다양한 전략이 나오지 못한다면 선택과 금지의 목적이 퇴색된다.[3]

e스포츠로 넘어가면 굳이 AOS 게임이 아니더라도 적용할 수 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가 대표적이며,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발로란트, 오버워치 2의 경우 e스포츠 대회에서 캐릭터가 아닌 맵으로 드래프트를 진행한다.[4] 카트라이더 리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에서도 경기 시작 전 드래프트를 통해 라운드별 트랙을 결정한다.

2. 게임별 예시

2.1. 리그 오브 레전드

파일:롤_밴픽.png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선택과 금지 인게임 장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비공개 선택, 교차 선택, 무작위 선택, 토너먼트 드래프트 등 크게 네 가지의 선택과 금지 유형이 존재한다.

비공개 선택은 챔피언의 금지 과정 없이[5] 열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챔피언을 선택하는 유형이다. 상대팀의 챔피언 선택을 선택 도중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양 팀에 똑같은 챔피언이 등장하거나, 한쪽이 일방적으로 털리며 대응조차 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성 관계를 가진 두 챔피언이 같은 라인에 서게 되는 경우도 있다.[6] 금지 단계가 없고 챔피언 조합 상성이 운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해서 랭크 게임에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 일반 게임이라고 부르는 유형에서만 사용된다. LCK에서는 마지막 5세트 경기의 밴픽을 이 방식으로 하기도 했다. 그 유명한 류 vs 페이커 제드 미러전이 여기서 나왔다. 손만 빠르면 원하는 챔피언을 아무런 제약 없이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롤 최고의 병폐인 챗선 픽선이 이거 때문에 나오고 있기에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유형이다.

교차 선택은 열 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하나씩 챔피언을 동시에 금지해 총 열 명의 챔피언을 금지하고, 파랑팀 1픽부터 시작해, 빨강팀 1,2픽, 파랑 2,3픽, 빨강 3,4픽, 파랑 4,5픽, 빨강 5픽의 순서대로 챔피언을 선택하는 유형이다. 랭크 게임에서 채용되는 정규 유형이다. 문서 상단에 첨부된 스크린샷이 이 유형이다. 금지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금지 도중에는 상대가 금지하는 챔피언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양 팀에서 같은 챔피언이 금지될 수도 있다. 이미 픽된 챔피언은 다른 사람이 선택할 수 없어서 모두 다른 챔피언 10명이 선택된다. 아군이 금지한 챔피언은 다른 아군도 픽할 수 없기에, 소위 충챔이라 불리는 일부 챔피언들이나 아군의 최근 전적이 좋지 않은 챔피언을 밴해서 아군이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7]

무작위 선택은 열 명의 플레이어가 챔피언을 무작위로 선택받아 게임을 진행하는 유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주사위 포인트[8]가 있다면 주사위를 굴려 새로운 챔피언을 무작위로 얻을 수 있다. 칼바람 나락에서 사용되는 선택과 금지 유형이다. 이 경우에도 중복 픽은 발생하지 않으며, 주사위를 굴려서 해당 팀에 5개 이상의 챔피언이 픽 되더라도 해당 챔피언들은 상대 팀에 결코 등장하지 않는다. [9]

토너먼트 드래프트는 현재 게임 내에서 사용자 설정 혹은 격전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선택과 금지 유형으로, 각 팀의 1픽이[10] 세 명의 챔피언을 차례로 금지한 뒤에, 파랑 1픽, 빨강 1,2픽, 파랑 2,3픽, 빨강 3픽의 순서로 선택이 이어지고 그 뒤, 두 명의 챔피언을 각각 추가로 금지하고[11] 빨강 4픽, 파랑 4,5픽, 빨강 5픽의 순서대로 선택하는 선택과 금지 유형이다. 이때, 교차 선택과 달리 이 방식은 모든 밴픽 과정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중복 금지가 불가능하고, 상대의 밴을 보고 밴 카드를 즉석에서 수정하는 등의 전략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LCK를 포함한 세계구급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받고 있는 선택과 금지 유형이다.[12] 때문에 e스포츠로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자주 접하는 시청자라면, 가장 익숙한 선택과 금지 유형이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 챔피언 혹은 대규모 리메이크, 리워크 된 챔피언은 밸런스 붕괴 및 버그 발생 우려로 일정 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아예 공식 게임에서 쓸 수 없도록 막는데, 이를 글로벌 밴 제도라고 한다.

2.2. 사이퍼즈

밴은 공식전(랭크 게임)에서 적용된다. 선픽팀 1명 - 후픽팀 1명 - 선픽팀 2명 - 후픽팀 2명의 과정을 거쳐 총합 6명의 사이퍼를 금지시킨다. 대회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1명씩 밴을 진행한다.

픽은 선픽팀 1명 - 후픽팀 2명 - 선픽팀 2명 - 후픽팀 2명 - 선픽팀 2명 - 후픽팀 1명의 순서로 진행된다.

2.3. 레인보우 식스 시즈

랭크에서 팀당 각각 공격팀 캐릭터 중 1명, 방어팀 캐릭터 중 1명을 금지할 수 있다. 즉, 팀당 2명씩, 총 4명을 금지할 수 있다.

2.4. DJMAX RESPECT V

이례적으로 리듬게임 장르에서 선택과 금지 시스템이 채택된 최초 사례.[13] 래더 매치(1vs1 랭크 게임)에서 4, 5, 6, 8버튼 중 자신이 매치에서 나오길 원하는 버튼을 매치 전 선택 후 자신이 선택한 버튼과 교집합이 존재하는 상대와[14] 매칭하여, 그 교집합 내에서 각 티어별로 정해진 레벨 범주 내에서 무작위로 출제된 5곡중 하나를 제외시키는 구성이다. 블라인드 픽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2명이 서로 같은 곡을 중복 제외시킬 가능성도 있다. 총 3라운드로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곡이든 다른 곡이든 금지해도 곡이 부족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징크스, 저주가 걸려있거나, 평소에 취향 문제로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표기 레벨 대비 과하게 어려운 곡들을 주로 금지한다. 그리고 극심한 변속곡은 거의 필밴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금지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다만 밴픽 시스템이 미리 선별된 5곡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은 15초로 많이 짧은 편.

2.5. Teamfight Manager

토너먼트 드래프트 형식의 밴픽을 소규모 전투에 맞게 수정한 형식으로 진행한다.

2대2부터 시작하지만, 게임의 주요 컨탠츠는 4대4이므로 4대4 밴픽을 설명한다.

블루 1밴 - 레드 1밴 - 블루 2밴 - 레드 2밴 - 블루 1픽 - 레드 1, 2픽 - 블루 2픽 - 레드 3픽 - 블루 3, 4픽 - 레드 4픽

이 룰에 따라서 금지되는 챔피언은 4명이다.

5대5의 토너먼트 형식을 그대로 답습해서 픽밴할 경우 선밴, 선픽, 후픽을 다 뺏긴 레드진영이 너무 불리해지기 때문에 정식 출시 시점에서 룰이 변경되었다. 지금도 레드 진영이 다소 불리한 편이긴 하다.

다만 아직 챔프 폭이 아주 넓지는 않기 때문에 중간의 추가 밴이 없다. 4대4에서도 처음에 각 진영이 챔피언을 둘씩 밴할 뿐이다.


[1] 픽밴으로도 부르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보편적이지는 않다. 단어의 어감도 있지만, 보통 금지 과정을 먼저 진행한 후 캐릭터 선택이 진행되는 요인도 있다.[2] '선발'이라는 사전적 의미 및 스포츠에서 차용된 용어로, 영어권에서 보편적으로 불린다.[3] 롤이 블루사기게임이라고 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이 OP 챔피언 때문이다. 블루팀이 가장 먼저 챔피언을 픽하기에 레드팀 입장에서는 반드시 OP 챔피언을 밴하기 위해 밴 카드를 써야 하기 때문. 따라서 레드팀이 밴 카드에서 뒤진 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4] 단, FPS에서 맵을 선택·제외하는 경우에는 금지(Ban)보다는 거부(Veto)라는 표현이 더 보편적이다.[5] 일부 특별 게임 모드에서는 금지 과정을 넣기도 한다.[6] 보통 줄여서 하드 카운터라고 부르는 유형으로, 아래의 교차 선택 방식에선 밴이나 후픽을 통해 하드 카운터와 맞라인을 서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7] 이런 식으로 아군이 올려놓은 챔피언을 밴하려고 하면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 트롤링을 제쳐놓고 보더라도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할 밴 카드를 그저 아군을 엿먹이기 위해 무의미하게 소모하는 행위이므로 좋지 않다.[8] 1회당 250, 계정당 2회까지 저장 가능하다.[9] 때문에 주사위를 아무리 돌려도 해당 맵에 유리한 특정 챔피언들이 나오지 않을 경우, 상대팀에 전부 몰려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유추를 해볼 수 있다.[10] 파랑팀부터 먼저 금지를 시작한다. 또한 대회에서는 1픽만 밴 페이즈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가 한 번씩 순서에 따라 밴을 한다.[11] 이 때는 빨강팀부터 금지를 시작한다.[12] 2016 시즌까지 LoL 프로 대회에서는 첫 3밴 이후 픽만 진행하는 3밴 5픽 제도였고, 5밴 5픽 제도는 도타2 대회에서만 사용되던 방식이었다. 이후 5밴 5픽 제도가 경우의 수가 더 많아 밴픽 싸움을 더 재밌게 만들어줘서 호평을 받기도 했고, LoL 챔피언 수가 옛날에 비해 상당히 많이 늘어남에 따라 3밴만으로는 밸런스 조절이 어렵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 발맞춰 LoL에서도 2017 시즌부터 5밴 5픽 제도가 도입되어 현재 표준 밴픽으로 자리잡았다.[13] beatmania IIDX에서 ARENA 모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곡을 선곡하는 배틀 모드는 있었으나, 항목과 같은 밴픽 시스템은 아니다.[14] 자신이 4키와 6키를 고르고, 상대가 6키와 8키를 고른 채 매칭이 잡히면 5곡 전부 6키에서 출제된다. 아이언부터 골드까지는 한 버튼만 열어도 되고, 플래티넘에서 다이아2까지는 두 버튼 이상을 열어야 하며, 다이아1부터는 전 버튼을 다 열고 시작해야만 매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