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입부
실험실의 책상 위에 놓인 날계란 하나를 비추며 영화가 시작된다. 주사기를 들고 장갑을 낀 손이 녹색 액체를 노른자 안에 주입하자, 곧 세포가 분열하면서 노른자 하나가 태어나 옆으로 나온다. 이때 원본의 노른자는 약간 흐릿하게 퍼져 있고 복제된 노른자는 갓 나온 것마냥 깔끔한데, 작중 전개를 암시하는 상당히 중요한 장면이다.장면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로 전환되고, 인부들이 걸어와 주인공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이름과 그녀의 별을 바닥에 조각한다. 곧이어 그녀는 명판 위에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며 엘리자베스에 대한 평가가 점점 무관심으로 바뀌어가고 별은 색이 바래면서 금이 가기 시작하며, 나중엔 누가 음식을 떨어트리는 바람에 시뻘건 양념이 묻어 더욱 더러워지는 수모를 겪는다.
젊은 시절에 유명 여배우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어느덧 50세로 중년기에 접어들었고, 현재는 에어로빅 쇼의 진행자로 근근히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1][2] 어느 날, 프로그램 녹화를 마친 엘리자베스는 여자 화장실 공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자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다가 우연히 방송사 중역 하비가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하며 프로그램에서 강제 하차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엿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엘리자베스는 애써 모른 척하고 하비와 식사를 하지만, 레스토랑에서 하비는 은연중에 "자신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50줄이 되면 그런 게 사라진다"며 엘리자베스가 더는 매력이 없어졌기 때문에 슬슬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투로 이야기를 한다.[3][4] 엘리자베스는 무엇이 끝나냐고 반복해서 물어보지만 하비는 대답을 얼버무리다가 레스토랑에 온 동료 조지를 발견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뜬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엘리자베스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전을 하던 중, 자신의 CF 광고판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천운으로 부상은 없었지만, 하필 자신의 생일에 이 모든 수모를 겪은 바람에 정신이 한계에 몰린 엘리자베스는 병실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그 어색한 분위기를 피해 의사가 떠난 사이, 손등에 커다란 검은 반점이 있는 미남 간호사가 느닷없이 추가 검사가 있다고 말하며 그녀의 몸 상태를 살피더니 갑자기 "당신은 조건이 완벽한 것 같네요.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하며 엘리자베스의 코트를 건네준다. 병원을 나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엘리자베스는 간호사가 몰래 넣어둔 쪽지와 서브스턴스라고 적힌 USB를 발견하는데, 쪽지에는 "제 인생을 바꿔 줬어요."라고 쓰여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엘리자베스는 우연히 자신의 중학교 동창 프레드와 만난다. 프레드는 엘리자베스가 아직도 중학생 때와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진심어린 칭찬을 하고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주면서 나중에 한 번 식사라도 하자고 말한다.[5] 엘리자베스는 프레드의 호의가 부담스러웠는지 건성으로 대답하고 종이를 핸드백 깊숙한 곳으로 밀어넣어 버린다.
집에 돌아온 엘리자베스는[6] USB 드라이브를 스마트 TV에 연결하고 '서브스턴스'라는 정체불명의 요법에 대한 광고 영상을 시청한다. "보다 나은 당신이 되라"라는 애매모호한 문구에 관심이 식었는지 콧방귀를 뀌고 USB를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그럼에도 심란했는지 바에 가서 술을 마시다 사랑을 나누는 젊은 커플을 보고 씁쓸한 마음에 과음을 한다.[7] 집에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마신 걸 다 쏟아내고 자신의 젊은 시절이 담긴 스노우볼을 던져 깨버린 후[8] 결국 USB를 다시 주워 전화를 건다.
주문 신청을 받은 상대방은 일방적으로 주소를 불러주더니 통화를 종료하고, 다음 날 엘리자베스는 신문을 읽다 자신이 진행하던 에어로빅 프로그램의 캐스팅 광고를 본다.[9] 곧 집으로 503이라고 적힌 카드키가 배달되고, 엘리자베스가 전날 들은 주소지로 가보자 허름한 창고가 나왔다. 엘리자베스는 의심스러운 듯 입구 주변을 살피다가 영상에서 봤던 로고가 그려진 카드키 리더기를 발견하고, 카드키를 대자 절반밖에 안 올라가는 셔터 너머로 어둡고 음침한 통로만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허리를 굽혀 통로를 지나자 대조적으 새하얀 방이 있었고 숫자가 적힌 보관함들이 있었다. 503번 보관함에 카드키를 갖다대자 그곳에는 엘리자베스를 위한 서브스턴스 패키지가 들어 있었다.
2. 초반부
오디션장에선 남성 둘이 심드렁하게 한 참가자의 춤을 보고, “저 흉측한 코 대신에 가슴이나 더 달려있는 게 낫겠다”라며 참가자의 외모를 조롱한다. 다음 순서로 나선 클론은 자신을 SUE(수)라고 소개한다.[12] 수는 빼어난 외모로 바로 오디션에 합격하고, 하비에게 곧바로 불려가 앞으로 에어로빅쇼의 진행자로 서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수는 방송 활동을 시작하고, 대담하고 섹시한 그녀의 매력에 방송사 중역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흠뻑 빠진다.[13] 인기에 도취된 수는 집에서 엘리자베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욕실의 빈 공간을 개조해서 비밀 방을 만들고,[14] 그곳에 엘리자베스의 육체와 거실에 걸린 엘리자베스의 대형 브로마이드를 숨겨놓는다. 며칠 뒤, 다시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짐을 찾으러 방송국에 갔다가 미리 정리를 마친 하비를 만나고, 아내가 여행 갔다가 사왔다던 선물을 작별 선물이라고 대충 상자에 넣어준 뒤 뒤돌아서 가버린다. 집 내부 통유리창을 통해 정면으로 보이는 대형 광고판에는 수의 새 피트니스 쇼를 홍보하는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걸리고, 그렇게 세간에서 자신의 자리가 빠르게 수로 대체되는 걸 보고는[15] 낙심해서 TV만 보며 일주일을 허비한다.
수는 엘리자베스의 자리를 대신하여 <PUMP IT UP>이라는 피트니스 프로그램의 호스트가 되어 촬영을 하게 되고[16][17], 함께 프로그램을 찍는 출연진, 스탭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꿈같은 일상을 살아간다. 그렇게 수로 살아가던 중 엘리자베스가 연명하게 해주는 팩이 거의 바닥 났을 즘 수는 파티에 가게 되고, 파티에 다녀온 뒤 교체하겠다고 엘리자베스에게 말하고 떠난다. 하지만 신나게 파티를 즐긴 뒤 밤에 집에 남자를 끌어들여 성관계를 가지려던 수는 제한시간에 다 되어 부작용이 나타나자 급한 마음에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안정제 1회분을 더 추출해 버린다.[18][19] 다음 날 다시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전날 수와 밤을 보낸 남성의 “너무 취해서 오토바이를 맡기고 간다”는 쪽지와 헬멧을 발견하고 떼내려다가 손을 보고 화들짝 놀라고, 검지손가락이 심한 수준으로 노화되는 등 부작용을 발견한다. 그녀는 서브스턴스의 판매사에 연락해보지만 ”균형을 깨트렸기 때문이다.“ "되돌릴 방법은 없다."라는 차가운 답변만 돌아온다. 엘리자베스는 당황하며 "그녀(수)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취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변명해 보지만,[20] 판매사는 "'당신'과 '그녀'가 아닙니다.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하나입니다."라고 기존의 경고를 반복한 뒤 통화를 끊어버린다. 결국 화가 난 엘리자베스는 남자가 두고 간 헬멧을 문 밖으로 던져버린다.
갑자기 변해버린 손에 불안해 하던 엘리자베스는 평소 입던 노란 코트에 장갑까지 끼고 서브스턴스에서 일주일 치의 패키지를 받고 돌아오고, 안 그래도 불안한 정신상태에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자 잠시 카페에 들러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스리려 한다. 그런데 반대편 자리에 앉은 웬 노인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더니 "참 길죠? 일주일 말이에요."라고 말을 건다. 엘리자베스는 얼버무리며 무시하려 했지만, 노인의 지갑이 바닥에 떨어지며 503으로 된 자신의 카드키와 동일한 디자인의 207[21]이라고 적힌 노인의 카드키와, 옷 사이로 보이는 등의 커다란 꿰멘 자국을 보게 된다. 이윽고 그녀는 노인의 손등에 자신에게 서브스턴스 프로그램을 추천해줬던 남자 간호사와 똑같은 커다란 검은 반점이 있는 걸 보고 노인이 바로 간호사의 원본임을 알아차린다. 그는 엘리자베스에게 "돌아갈 때마다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죠? 자신도 소중한 존재일 수도 있어요. 그녀도 당신을 갉아먹기 시작했나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기껏 주문한 모카 라떼를 마시지도 않은 채 황급히 집으로 도망친다.[22] 노인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달려가던 도중 수와 같이 밤을 보내고 오토바이를 찾으러 온 남자와 부딪히고, 자신에게 화를 내며 위협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버리는 모습을 보고선 또 다시 충격을 먹는다.[23]
3. 중반부
결국 엘리자베스는 깨어있는 시간 동안 무기력하게 폭식만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한다. 폭식 후 몸을 바꾸면서 폭식의 후유증이 수의 몸에도 전해진 것인지, 수는 방송촬영 중 엉덩이에 무언가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고 NG를 내고, 카메라에 이상한 것이 잡혔다며 다같이 큰 화면으로 모니터링을 하게 되자[26] 대기실로 도망쳐 와 엉덩이에 튀어나온 무언가를 배꼽으로 빼내는데, 그것이 닭다리인 악몽까지 꾸게 된다. 수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자신과 달리 일주일 내내 텔레비전만 보고 폭식의 흔적으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엘리자베스를 혐오하고, 서브스턴스에 전화해 이를 알려 해결 방법을 묻지만 관계자는 “그녀(She)가 그런 것이 아니다. 당신은 하나다. 균형을 지켜라.”라는 말만 되풀이한다.이후 수는 평소와 같이 피트니스 방송 녹화를 위해 스튜디오에 인사하며 들어왔지만 출연진은 없고 스튜디오의 불은 꺼져있으며 스탭들은 세트를 해체하고 있었다. 당황한 수가 스탭에게 다들 어디갔냐고 묻지만 오늘 촬영이 취소됐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하비가 부른다는 말에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허둥지둥 하비에게 간다.
다소 무거워보이는 하비의 분위기에 수는 불안해했지만 하비는 곧 피트니스 방송이 조회수 2억회를 넘을 정도로 히트를 쳤고 사람들이 모두 수를 좋아한다며 피트니스 프로그램인 ‘모닝 쇼’에 출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송국 최대 쇼인 새해 전야제에 수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알린다. 불안해하던 수는 곳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르고 눈물까지 흘리며 좋아한다. 수는 분노, 바쁜 스케줄, 엘리자베스의 육체로 돌아가기 싫다는 욕심 때문에 계속 뇌척수액을 추가로 추출해 일주일의 법칙을 어긴다.[27][28]
그리고 다시 엘리자베스가 깨어나게 되자 자신의 몸이 이전보다 더 극심하게 노화되었고[29] 한쪽 무릎은 아예 탈골되는 등 만신창이가 된다. 이에 엘리자베스가 "그녀(수)가 균형을 지키지 않는다"라고 판매사에 항의하지만, 판매사는 "모체는 당신이므로, 당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중단할 수 있다"라며 사용 중단을 권유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변화는 멈추되, 예전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라는 말을 듣자,[30]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다"라며 거부하고 전화를 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엘리자베스는 "그만해"라면서 자신의 머리를 때리는 등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진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다시 무기력하게 TV만 보던 도중 하비가 이전에 자신에게 이별 선물을 줬다는 걸 알아차린다. 엘리자베스는 너무나 노화된 몸 때문에 탈골된 무릎을 다시 끼워 맞추는 등 큰 고생을 한 끝에 선물을 가져와 포장을 뜯어보는데, 선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프랑스 요리 책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이에 다시 한 번 모멸감을 느끼지만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던 터라 노화돼서 침침한 눈으로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보며 요리책에 흥미를 갖는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수가 등장한 토크쇼를 틀어놓고 요리책의 모든 요리를 만들며 분통을 터뜨린다.[31] 화면 속 수가 능청스럽게 자신의 개인사를 꾸며내자[32] 엘리자베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반응한다.[33] 심지어 쇼의 호스트가 엘리자베스 스파클의 자리를 꿰찬 것인데 그녀를 알고 있었냐 묻자 ’잘 모른다. 그녀와 나는 세대가 다르지 않냐‘, ’엄마가 스파클 쇼를 늘 틀어놨으니 접점이 없다곤 할 수 없겠다‘, ’그녀는 솔직히 구닥다리 아니냐‘ 등 화면 속 수가 엘리자베스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자 식재료를 집안 곳곳에 집어던지며 수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킨다.[34] 그리고는 '그만해'라는 말을 되뇌이면서 샤워실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찧으며 정신을 차리려는 모습을 보이나, 결국 다시금 수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다시 깨어난 수는 엘리자베스가 저질러놓은 난장판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35][36] 완전히 질렸다는 듯 엘리자베스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교대조차 하지 않고 수많은 유리병을 가져와 뇌척수액을 쭉쭉 뽑아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수는 일주일의 법칙을 완전히 어기고 엘리자베스의 뇌척수액만 계속 뽑아 연예계 생활을 이어나간다.
4. 후반부
3개월 후, 남자친구를 자기 집으로 불러온 그녀는 다음 날 있을 신년 전야제 출연을 위해 다시 엘리자베스의 육체에서 뇌척수액을 추출하려 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몸에서 나온 것은 피고름이 섞인 불순물이었고, 이에 기겁한 수는 정신이 혼미해진 채로 서브스턴스의 판매사에 안정제가 떨어졌다고 연락하지만 "몸을 교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안정제(뇌척수액)가 보충되지 않는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는 답변을 듣는다. [37]결국 수는 부작용으로 코피를 쏟고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지는 와중에 가까스로 교체 키트를 사용해 엘리자베스와 다시 정신을 교환한다.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간신히 일어나 거울을 보는데, 그곳엔 이젠 더 이상 노인이라고 조차 할 수 없는 흉측한 모습의 노파가 있었다.[38] 한편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남자친구가 욕실로 들어오려 하자 엘리자베스는 꺼지라며 욕하고, 이상한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황급히 도망친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경악한 그녀는 서브스턴스 판매사에 전화하여 그만하고 싶다고 울부짖으며 중단 신청을 한다. 이내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 투약 이전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다시 끄집어내고는 이를 부럽다는 듯 바라본다. 이전에는 자신의 모습이 혐오스러웠지만, 이제는 투약 이전의 자신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다음 날, 엘리자베스는 옷으로 자신의 몸을 가린 채 밖으로 나와, '마지막 키트'라는 이름의 상자를 수령한다.[39] 그 안에는 '체험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메시지와 '종료'(TERMINATION)라고 쓰인 검은색 주사기가 있었고, 그녀는 '그만두면 자신만 남는다'라는 환청에 혼란스러워 하다가 그것을 수의 몸에 꽂아넣는다. 하지만 검은 액체를 60% 이상 주사하던 중, 수가 받은 꽃다발과[40] 창 밖으로 보이는 수의 전야제 홍보 광고판을 보고 수의 모습으로 다시금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못 하겠어... 난 네가 여전히 필요해..."라고 말한 뒤 주사기를 뽑는다. 엘리자베스는 수가 죽으면 자신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받을수 없다는걸 깨달았는 지 기절한 상태인 수에게 "얼른 준비해야지. 너 엄청 사랑받을 거야... 오늘은 너의 중요한 날이잖아"라고 말하며 절박하게 심폐소생술을 한다.[41] 하지만 그럼에도 수는 깨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코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엘리자베스는 교체 키트를 사용해 몸을 바꾸려한다. 처음엔 평소처럼 손목의 혈관에 꽂았지만 종료 약물 때문인지 피가 나오지 않고, 급한 마음에 수의 심장 부근에 바늘을 꽂아 넣는다.
그런데 이미 검은 액체를 반 이상 주입한 탓인지, 두 육체의 정신이 교대되지 않고 엘리자베스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수도 함께 깨어나고 만다. 피를 토하며 깨어난 수는 흉측한 모습의 엘리자베스를 보고 당황해 멈칫하고 엘리자베스도 크게 당황해 아무말도 못하지만 곧 수가 자신을 죽이려던 '종료' 주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보고 분노하여 엘리자베스를 죽이려 공격한다. 엘리자베스는 곧바로 화장실로 도망치며 격하게 저항해보지만 화장실 문을 부수고 들어온 수가 곧바로 엘리자베스를 붙잡고 폭행한다.[42] 엘리자베스는 겨우 거실로 도망치지만 수의 발에 차여 탁자 위로 떨어지고 수는 쓰러진 엘리자베스의 갈비뼈를 계속 걷어찬 끝에 엘리자베스를 죽이고 만다.[43][44] 그러다 문득 '당신은 하나다'라는 경고를 통해 정신을 차린 수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엘리자베스의 육체가 죽었기 때문에 이제 수가 더는 뇌척수액을 추출할 수 없게 됨과 동시에 아름다운 육체를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영영 사라진 것이다. 수는 자신에게 남은 짧은 시간 동안 신년 전야제만이라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방송국으로 향한다.
수는 스태프가 마련해준 푸른 드레스를 입고 메인 쇼의 준비에 임한다. 그러나 종료 약물의 영향과 뇌척수액을 맞지 않은 탓에 컨디션이 급격히 악화되고 신체가 죽어가기 시작한다. 심한 기침이 터져 황급히 화장실로 뛰어간 수는 계속 심한 기침을 하다가 세면대에 앞니 1개가 통째로 빠진 것을 보고 경악한다. 떨리는 손으로 남은 앞니를 만져보지만, 이미 죽어가던 신체였기 때문에 이빨은 너무나 손쉽게 빠져나왔고 수는 절망감에 실성한다. 그 순간 자신을 만들어냈던 활성제를 떠올린 수는 전야제가 시작되기 전에 더 아름다운 클론을 만들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화장실에 나와서 수와 마주친 하비가 주주들 사이에서 그녀를 소개하고 밝게 웃어보이라고 하자, 수는 이를 보이지 않고 애써 미소짓는다. 이어 엘리베이터에서는 손톱과 한쪽 귀까지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며 패닉상태가 된다.[45] 공포에 질린 수는 드레스 차림으로 집으로 돌아와[46] 선반에서 반 이하로 남은 활성제를 집어든다. 주사기에는 '처음 1회만 사용 후 폐기할 것'이라는 경고문이 쓰여 있었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수는 더 나은 나를 찾아달라고 절규하며 조금 남은 활성제를 주입한다.[47]
5. 클라이맥스
엘리자수는 자신의 카드키로 열 수 있는 비밀 통로로 방송국에 들어가고, 관계자는 엘리자수가 파란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대충 수라고 생각해 건물로 들여보내준다. 그리고 엘리자수는 방송국에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여기가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이에요. 언제까지나 여기 계셔야죠!", "당신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어요!"라며 일관되게 '이 쇼엔 당신이 있어야 한다.'는 격려를 듣는다. 이 장면 전체가 자신만의 출입키로 홀로 무대에 올라가는 엘리자베스의 환상인 것.[50] 1막이 끝나가는 무대에서는 여성 댄서들이 가슴을 훤히 드러낸 복장으로 춤을 추고 있고,[51] 하비는 수에게 소개해준 주주들에게 "제 아름다운 피조물이 곧 나올 겁니다!"라며 기대감을 띄워준다.
마침내 2막이 시작되고 쇼의 주인공이 무대에 오를 시간. 엘리자수는 힘겹게 무대의 중앙으로 올라온다. 조명이 하나만 켜진 덕분에 방청객들은 아직 엘리자수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52] 웅얼거리는 목소리와 옆이나 뒤로 비정상적인 그녀의 몸이 조금씩 보이는 상태였기에 주변의 댄서들은 포즈를 취한 채 관객들을 응시하며 미소짓는 와중에도 서로 불안하게 눈을 마주치며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엘리자수가 마침내 마이크를 쥐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일그러지고 웅얼거리는 어눌한 괴성만 나왔다.
I'm... so happy... to... with... you... tonight...
오늘밤...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정말... 기뻐요...
I've... missed... you... all... so... much!
여러분... 완전... 보고... 싶었어요!
오늘밤...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정말... 기뻐요...
I've... missed... you... all... so... much!
여러분... 완전... 보고... 싶었어요!
방청객들도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를 듣고서야 이상하다 싶어하던 그때 애써 접착제로 얼굴에 붙여놨던 엘리자베스 사진의 가면이 힘없이 떨어져 나가 맨얼굴이 드러나, 잠깐의 정적이 있었다가 그 뒤에 얼굴의 눈 부분에서 유방과 눈알이 결합된 듯한 끔찍한 핏덩어리가 구토하듯이 튀어나오자[53] 그걸 본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에 놀라 경악하며 비명과 소리를 지른다. 엘리자수는 필사적으로 항변하지만[54] 그녀의 기괴한 모습에 누구도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그녀를 밀치고 때리기 시작하며 쇼는 난장판이 된다.
관객 1: 저 괴물을 쏴 버려!(Shoot the monster!)
관객 2: 괴물이야!(It's a freak!)
관객 2: 괴물이야!(It's a freak!)
No! Don't be scared!
아니에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It's still me! It's me![55]
저는 아직 저예요! 저예요!
I'm Elisabeth, I'm Sue!
엘리자베스예요!, 수에요!
It's me...! It's me...!
나에요...! 나에요!...!
I'm the same...!
난 같다고요...![56]
엘리자수
아니에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It's still me! It's me![55]
저는 아직 저예요! 저예요!
I'm Elisabeth, I'm Sue!
엘리자베스예요!, 수에요!
It's me...! It's me...!
나에요...! 나에요!...!
I'm the same...!
난 같다고요...![56]
엘리자수
그러던 중 누군가 엘리자수를 향해 휘두른 마이크 스탠드에 엘리자수의 머리와 어깨가 박살나며 살점이 후두둑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활성제의 영향인지 세포분열은 멈출 줄을 모르고, 터진 머리와 어깨 위로 다시 새로운 살덩이(짓눌린 얼굴 형체들이 오른쪽 왼쪽마다 다 붙어있다.)가 끝없이 허물을 벗으며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솟아오르다가 가분수가 되버린 상황이라, 마이크를 쥔 손이 꺾임과 동시에 동맥이 터지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온다. 중심을 잃은 채 마치 발레리나처럼 360도 회전하는 엘리자수는 스프링클러마냥 객석과 스테이지의 모든 사람들과 스튜디오, 심지어 복도까지 피투성이의 아수라장으로 만든다.[57][58]
그렇게 피바다의 아수라장이 된 방송국을 뒤로 한채 밖으로 도망친 엘리자수. 간신히 도로를 걸어가던 중 다리가 힘없이 부러져 분리되고[59]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지면서 엘리자수의 육체는 완전히 바스라지고 만다. 그런데 그 와중에 등에 튀어나와 있던 엘리자베스의 얼굴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불가사리처럼 힘겹게 바닥을 기어가다가 마침내 어느 한 장소에 멈춘다. 그곳은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시작이었던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예의 거리 보도블럭이었다. 별 위에 마치 불가사리처럼 자리잡은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다가 밤하늘 야자수에서 화려한 별빛이 떨어지는 환각을 봄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는 망상에 젖는다.[60]
늘 어딘가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짓던 엘리자베스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자신이 완전히 파멸하고 모든게 끝나는 순간이 되어서야 어느 때보다 가장 편안한 미소를 짓고, 곧이어 엘리자베스의 숨은 끊어진다. 남은 육체는 힘없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며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별 위에는 핏자국만이 남는다.[61] 다음 날 아침, 청소부가 더럽혀진 보도블럭을 무심하게 청소기로 밀어버리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다만 한 가지 가볍지만 주목할 점은 청소부가 지나갈 때에 그 별을 밟지 않고 건너간다는 것이다.
[1] 아카데미 수상자에 에어로빅 진행자로 활동한다는 점은 제인 폰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와 이후 등장하는 수는 엔딩 멘트로 자기 자신을 아끼라는 말을 하는데, 뒤의 전개를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 그 자체다.[2] 여담이지만 현실에서 엘리자베스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배우가 있다면 앞서 나온 것처럼 인기가 좀 시든 후에도 소규모의 영화에 출연하거나, 연출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사업을 하는 등의 방향으로 가도 충분히 성공했을 것이지만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그녀의 젊음에 대한 강박관념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나오지만 그녀의 집은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로, 돈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란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3] 이때 하비가 새우를 씹는 장면이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슬로 모션으로 나오고 음식을 먹는 소리도 과할 정도로 강조되어 불쾌감을 조성하는데, 이는 감독의 전작 리벤지에서도 사용된 연출이다.[4] 이 새우 먹방씬은 국내외로 이 영화에서 가장 징그러운 장면으로 꼽힌다.[5] 50대의 자신을 아름답다고 말해 줘서 연락처를 받았지만, 실수로 그 종이를 흙탕물에 떨어뜨린 후 건져주자 표정이 식는다.[6] 테이블에 "Thank you for all these years with us, you were amazing!"이라고 적힌 꽃다발이 놓여 있다. 과거형이 쓰일 법한 맥락이지만, 엘리자베스의 상황과 겹쳐 한물간 연예인의 비애가 잘 드러나는 안쓰러운 장면.[7] 빈 더티 마티니 잔 4개가 놓여 있었는데, 바텐더를 부르면서 추가로 주문했음을 암시한다. 알코올 도수가 30% 가까이 되는 물건을 이렇게 많이 들이키면 토하는 걸로 끝나는 게 다행인 수준이다.[8] 거실에 걸린 자신의 브로마이드 오른쪽 눈을 맞혀 금이 간다.[9] 18-30세 사이의 여성만 받으며, 오디션 때는 기억에 남을 만한 차림으로 와라(Dress to impress)라고 적혀 있었다.[10] 원본 몸의 것 하나, 클론 것 하나[11] 두 줄로 된 튜브로, 서로 다른 방향에 바늘이 달려있어 서로의 피를 교환할 수 있게 한다.[12] 이 이름은 자신의 카드키 '503'과 비슷하다. 이때 수는 서브스턴스 패키지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아픈 어머니를 돌봐야 해서 격주로 출연할 수밖에 없다"라고 둘러댄다. 현실적으로는 신인 주제에 이런 조건을 들이대는 사람을 캐스팅 할 리 없지만, 이미 수의 외모에 홀딱 반한 하비는 “너가 엄마를 돌보든 강아지를 돌보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단칼에 허락해준다.[13] 엘리자베스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노란색 코트를 걸치고 다니는데 비해 수는 탄생한 지 첫날만 노란색 코트를 걸치고, 에어로빅 쇼 오디션에 도전한 직후부터 전혀 입지 않는다. 수가 에어로빅 쇼의 자리를 차지함과 동시에 엘리자베스로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수'로써 정체성을 확림했음을 암시한다.[14] 이때 빈 벽을 망치로 뚫고 문을 만들어서 붙이는 걸 인부 한 명 없이 직접 해내는 의외의 손재주를 선보인다. 이때 공사 소음 때문에 이웃집 남자가 화를 내며 문을 두드리는데, 수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언제 화났냐는 듯이 확 웃으며 대우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15] 방송국의 긴 복도에 엘리자베스의 역대 브로마이드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새 전부 떼고 수의 브로마이드가 대신 전시된다.[16] 해당 장면에서 노출이 많은 피트니스복을 입은 수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등을 카메라가 매우 노골적으로 훑는다. 수가 추는 춤도 운동을 위한 동작보다는 웨이브, 골반 돌리기, 트월킹 등의 동작으로, 여성들의 운동과 몸매 관리가 목적이던 엘리자베스의 프로그램과 달리 수의 쇼는 남성들의 눈요깃거리 수준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나타난다.[17] 실제로 엘리자베스는 방송을 하며 “비키니 입어야죠!”와 같이 여성들을 동기부여하는 멘트를 치지만 수는 그런 말 없이 엉덩이만 흔들다 마무리 멘트와 윙크만 하고 끝난다.[18] 부작용으로 괴로워하면서 '예외는 없다'(No exception)이란 문구를 떠올리며 잠시라도 기한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듯하다가, '예외'(exception) 부분만 클로즈업되며 결국 규정을 어길 것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19] 다시 남자에게로 돌아오자 남자는 뭘했냐, 더 예뻐졌다고 말한 뒤 수의 옷 지퍼를 내리고, 등에서 내장이 쏟아져 내리는 환각이 나타난다.[20] 애초에, 둘의 몸은 나뉘어져도 자아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수가 탄생하자마자, 엘리자베스의 자아인 만큼 스스로 수의 몸에 반하며 자신의 모체를 바늘로 뀌메는 장면부터 새 엘리자베스 스파클을 구한다는 전단지를 바로 확인하는 등. 엄연히 그녀(엘리자베스)다.[21] 복선이 하나 있는데, 엘리자베스가 처음 서브스턴스 사를 찾아갔을 때 맨 먼저 눈에 들어온 사물함의 번호가 207번이었다.[22] 정신이 불안했던 엘리자베스의 시점에서 노인이 매우 위협적이고 꺼림칙하게 연출되지만, 사실 노인이 하는 말들은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없었다. 굳이 엘리자베스를 쫓아온 이유도 자신이 서브스턴스를 추천한 책임이 있기에 조언 겸 경고를 주려던 것으로 보인다. 정황상 이 노인 또한 자신의 젊은 몸에게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본래의 몸은 안정제용 척수액을 만들기 위해 겨우 연명하는 신세로 전락한 지 오래인 듯하다. 혹은 단순히 서브스턴스의 규칙을 어긴 부작용으로 실제 나이에 비해 더 늙었을 가능성도 있다.[23] 남자 입장에서는 수와 다시 만날 건덕지를 만들려고 헬멧을 놓고 간 건데 문 밖에 헬멧이 버려져 있는 걸 보고 차였다 생각해 화가 났을 것이며, 웬 모르는 여자가 자신을 치고선 사과도 하지 않고 오토바이에 올라탔는데도 앞을 떡 막고 서있자 짜증이 났을 법도 하다.[24] 립스틱 색깔을 바꾸고,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스카프로 가슴을 가린다. 광기와 정신착란적인 연기의 정점으로, 본작에서 데미 무어의 연기가 특히 돋보이는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데미 무어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다른 자극적인 장면들보다 해당 장면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씬이라고 밝혔다. 자기혐오가 극에 달한 엘리자베스에게 몰입하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25] "나 지금 도착했는데, 혹시 늦을 거 같아?", "미인은 늘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다잖아 :)", "괜찮아?" 라고 연신 문자를 보내는 프레드의 푸시알림이 간절하고 애처롭게 표시된다.[26] 스튜디오 정중앙에 있는 모니터로 수의 엉덩이만 클로즈업 한 장면을 수십명이 쳐다본다.[27] 엘리자베스를 화장실 비밀의 공간에 넣어두고 ”하루만 더, 내일은 꼭, 보그 촬영 때문에 오늘만“ 과 같은 핑계를 대며 계속 뇌척수액을 뽑아간다.[28] 일주일 넘도록 계속 척추에 주사바늘이 꽂히자 해당 부분은 멍이 들고 곪아 고름이 차고, 이를 징그럽게 보면서도 수는 계속 뇌척수액을 뽑는다.[29] 처음 사용을 어겼을 때 한쪽 손가락이 변한 것처럼, 다른 한쪽은 멀쩡하지만 한쪽 다리와 팔이 완전히 쭈그러졌으며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버렸다. 게다가 한쪽 눈마저 충혈되는 등 몸의 반쪽이 급격히 노화되었다.[30] 만약 사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 얼마든지 사용을 중단했겠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사용 중단을 포기해버린다.[31] 요리하면서 엘리자베스가 입은 가운을 보면 등 부분의 뇌척수액을 뽑는 자리 부분에 진물로 물들여져있는 엘리자베스의 몸상태를 보여주는 안쓰러운 부분도 보인다.[32] 마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작은 농장에서 자랐으며,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었다는 둥 태연하게 거짓말을 꾸며내고 엘리자베스는 어이없어하며 분노한다.[33] 노화하고 초췌한 몰골로 냄비를 휘저어대며 이상한 말을 내뱉어내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마치 동화에 나올법한 마귀할멈처럼 연출된다.[34] 토크쇼 속 수가 말하는 것에 맞춰서 조롱의 추임새를 날리더니, 점점 실성한 듯 웃으면서 아무렇게나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수가 '고릿적 피트니스 쇼'라며 엘리자베스를 조롱하자 아예 이성을 잃고 칠면조 내장을 헤집으면서 욕을 하고, "내가 없으면 너도 존재하지 못해!!"라고 소리지르며 핸드믹서로 계란을 헤집으면서 주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더니 계란을 TV와 유리창에 던지고 수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이 보이지 않게 창문에 신문을 빼곡히 붙이는 등 광기에 사로잡힌다. 이 시퀀스 역시 데미 무어의 열연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35] 집의 통유리창과 텔레비전이 신문지로 빼곡하게 가려져 있었고 주방과 거실은 음식으로 난장판이 되었다.[36] 이때 수는 'Control yourself!!! (정신 좀 차려!!!)'라고 고함을 지른다. 이는 수 스스로에게 하는말이기는 하나, 다르게 보면 엘리자베스를 타인처럼 취급하며 엘리자베스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37] 여기서 다시 수가 엘리자베스의 복제인간임이 드러나는데, 애초에 다른 자아와 정신이었다면 당황하며 고객번호 조차 몰라서 대처를 못했겠지만, 수가 "씨발! 503호야!"라며 응급상황임을 강조함에도 무덤덤한 회사 전화에 화를 낸다. 이는, 손가락 괴사가 일어난 초반의 엘리자베스에서 본인이 503호임을 말하자 그제서야 답변하는 회사의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정신, 자아의 모체는 엘리자베스다. 몸만 젊고 예쁜 수일 뿐.[38] 머리카락이 다 빠졌고, 몸은 완전히 굽어지고 뒤틀려져 허리뼈는 물론 온갖 뼈가 다 튀어나와 있으며, 피부가 일부는 검게 썩었고 가슴은 고무처럼 축 늘어진, 마귀할멈이나 다름없는 괴물 같은 모습이다.[39] 그동안 눈치를 살피며 몸을 숙이면서 들어갔는데, 노화되어 쭈그러진 몸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눈치도 보지 않고 문을 통과한다.[40] 꽃다발과 함께 있던 축하 카드에서, 당신은 사랑받을 거라는 메시지를 보고서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카드에 적혀진 'love'가 클로즈업 되는데, 이는 엘리자베스가 남들의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상태였음을 다시금 강조한다.[41] 깊은 자기혐오와 남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기절한 수에게 있는 그대로 털어 놓으며 울면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안쓰럽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앞서 언급된 세면대에서 화장을 망치는 장면과 더불어 가슴 아픈 장면으로 많이 꼽힌다.[42] 수에 의해 거울에 머리를 여러번 찧고 피투성이가 되는데, 선혈 묘사와 함께 상당히 잔인하게 연출되어 보기 힘든 장면이다.[43] 이 장면은 감독의 전작 리벤지의 최종전 시퀀스와 유사한데, 전망 좋고 인테리어도 호화로운 실내를 두 사람이 처절한 추격전을 벌이면서 난장판으로 만드는 구도가 비슷하다.[44] 흉기를 사용하지도 않고 발로만 걷어찼음에도 칼로 찌른 것처럼 피가 철철 흐르고 수도 피에 흠뻑 젖을 정도로 출혈이 과하게 연출된다.[45] 귀가 떨어지자 실제 수의 청각 상태를 반영한 듯 사운드도 뭉개지고 울리면서 들린다.[46] 이 시점부터 영화가 비현실적으로 모호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귀가 떨어진 채 울면서 드레스를 입고 뛰어다니는데 아무도 이를 눈치채거나 놀라는 사람도 없고, 순식간에 집 화장실까지 도착한다. 개연성을 배제시킨 채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뒤엉키게 만들기 시작한다.[47] 처음 엘리자베스가 활성제를 투입했을 때와 달리 동공이 2개로 분열되는 게 아니라 아예 안구 자체가 대여섯 개 이상 분열되기 시작한다.[48] 살점이 불규칙하게 온몸에 늘어져 있고 오른팔이 뒤로 꺾여 있으며 등에는 입이 벌어진 채 굳어버린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앞에는 퉁퉁 불어오른 수의 얼굴과 여러 개의 눈, 코, 입, 가슴이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마치 누더기골렘이나 The Forest의 돌연변이 같은 형상이다. 이때 수가 오디션에서 만났던 진행자들이 "이번에는 이목구비는 물론 모든 게 제자리에 와 있네. 이름이랑 나이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교차편집으로 삽입되면서 괴물의 모습을 사악하게 조롱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후술하듯 이런 조롱하는 연출은 괴물이 등장하는 시퀀스 내내 반복된다.[49] 귀걸이를 끼우려는데 귀가 없어서 귀가 있어야 할 텅 빈 살점에다 귀걸이를 억지로 꽂아넣고, 기껏해야 몇 가닥 될 법한 머리카락에 고데기를 하지만 힘없이 툭 끊어지는 등 끔찍하고 안쓰러우면서도 골계미가 느껴지는 연출이 일품.[50] 이 시퀀스에서 엘리자수가 자신이 몸 담아왔던 쇼에 얼마나 집착하고 매달려 있는지, 얼마나 한 여성으로서 자기 인정에 절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51] 이때 관객석을 보면 아이들이 볼 만한 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들을 데려온 부모들도 꽤 보인다. 노인들부터 중년이나 청년인 남녀노소와 아이들 모두 앉아있다.[52] 이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오프닝에서 나왔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주 부분이 배경 음악으로 깔리며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보여준다.[53] 앞서 나온 오디션 심사위원들이 "코 대신에 유방이나 하나 더 달려 있는 게 낫겠다."라고 비꼰 것을 표현한 장면이다.[54] 이때 자막을 넣어서 안쓰러우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기분나쁜 효과가 제대로 전달된다. 사실 발음이 않좋아서 웅얼거리고 뭉개져서 그렇지 자세히 들으면 자막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또렷하게 들린다.[55] 이 부분은 등에 붙어 있는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드레스의 뒷부분이 찢어지면서 드러내면서 말하는게 은근히 소름끼친다.[56] 영화내 엘리자수의 마지막 대사이자 유언으로, 죽고 죽일 정도로 서로를 부정하고 증오했던 엘리자베스와 수가 괴물로 전락한 후에야 자신들이 하나임을 인정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기 그지없다.[57] 피바다가 되면서 수많은 관중들이 피로 물드는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캐리, 주인공이 망가지고 파멸하는 장면을 빠르고 격렬한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점은 레퀴엠의 오마주다. 엘리자수가 건물을 빠져 나간 뒤 피투성이가 된 실내 복도의 광경은 샤이닝의 오마주.[58] 이때 하비가 피범벅이 되어 망연자실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웬 괴물이 나타나 자신이 애써 준비한 무대를 거하게 망친 것은 물론 그것을 데려온 것이 자신이라는 누명을 쓸 게 뻔하기 때문. 게다가 끔찍한 메가 아마겟돈급 방송사고를 직관한 현장 방청객들과 라이브 시청자들에게서 온갖 항의와 고소가 빗발칠 테니 방송국 자체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판이며, 산하 직원이었던 엘리자베스와 수가 사망했다는 사실까지도 뒤집어쓸 수 있다. 결국 외모와 돈에 집착하고 사람을 깔보던 쓰레기 같은 인성이 엘리자베스와 수는 물론 본인까지 몰락시킨 것이니 인과응보인 셈. 관객들 사이에서 캐릭터의 모티브가 하비 와인스틴에서 따온 것 같다는 해석도 있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59] 수가 괴물로 변하기 전 전야제 출연 축하로 받은 꽃다발에 'Break a leg!'("행운을 빌어요!"라는 뜻의 영어 관용구)라고 적힌 편지가 꽂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문자 그대로 다리가 부러지고 만 것.[60] 러닝타임 내내 보여주던 조롱 섞인 연출의 클라이맥스로, 이때 삽입된 환호를 받는 장면은 엘리자수일 때 무대에 오르기 전 본 환각과 이고 중간에 엘리자베스가 미소를 짓는 장면에서 흉측해진 얼굴만 남은 현재의 모습 속 미소로 넘어가게 편집을 해 아이러니하고 사악한 연출을 보여준다.[61] 초반부에 보도블럭 위를 지나가던 행인이 음식을 흘려 케첩 범벅이 된 장면과 수미상관을 이루는 장면.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던 엘리자베스가 그 별 위의 오물과 다를 바 없이 비참하게 몰락해 버린 상황을 끔찍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고인모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