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保護貿易 / Protection trade특정 산업의 보호를 위해 정부가 높은 관세를 매기거나,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거나, 수입을 금지/제한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수입제품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무역 정책을 말한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거나(유치산업), 국가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할 필요성이 있거나, 종사자가 많은(=정치적, 사회적으로 예민한) 산업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하는데, 정치적, 경제적, 국제적 조건의 차이에 따라 여러 형태가 있다.
2. 특징
과거 유럽의 절대왕정에서 취했던 정책인 중상주의[1]에서 보호무역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부터 서양의 경제체제는 보호무역의 전성시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자유 무역 사상이 나타나면서, 보호무역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사실 현대 사회에서 기본적으로는 자유 무역을 추구하는게 글로벌 트렌드지만, 내가 보호 무역을 하는데 상대가 자유 무역을 유지하면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는건 사실이므로 암암리에 시도하려는 동력이 있다. 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패는데 상대가 대응조치를 안했을 때나 가능한 것이며,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서로 서로 보복조치를 높여 나가다가 무역단절이 일어나고 경제가 둔화되어 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본격적으로 할 수는 없다. 어느 정당이건 선거를 의식해 보호주의적 발언을 하고는 하지만, 실제 정책을 결정하면 상대국의 반발과 보복을 사고 외교적, 경제적으로 곤혹을 겪게되면서 흐지부지해지는게 일반적인 행태다.
다만 각국의 정치세력의 힘의 차이 때문에 보호무역이 발생할 수는 있는데 이를테면 A국은 농민단체가 힘이 세고, B국은 산업체 노조가 힘이 강할 경우, A국은 농업금수 조치를 취하고 B국은 제조업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식으로 서로 손해를 맞추는 식으로 보호무역을 용인하는 협정을 맺기도 한다. 한국의 쌀개방 관련협상이 이런 일인데, 한국의 쌀과 미국의 철강및 가전관세를 맞바꾸는 식으로 협정이 맺어져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양국의 경제적 최적화를 동시에 손해보는 바보짓이다.[2]
그럼에도 정치라는게 경제논리로만 돌아가는건 아니라서 힘을 가진 직역단체가 버티면 이런 협정은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들어 한국은 소선거구제 특성상 농촌지역이 과대대표되고 있고 식량자주권에 대한 인식이 강하여 상대적으로 농촌에 대한 혜택을 산업의 규모 대비 많이 시행하긴 했다. 농업과는 상관없을 것같은 노동계에서도 농민들을 포섭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를 눈감는 편이다.
한국이의 경우 농산물 수입을 하지 않고 농지법상 1인당 보유규모가 제한되며 농가경제가 어려워지면 소선거구제 특성상 농촌지역 국회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들이 보조금과 보호무역 법안을 제정하기 쉽도록 트랙터몰고 광화문으로 나오다보니 농업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 소규모 농가가 난립하고 생산성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 과점 시장이 형성되니 가격이 끝없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농업현실은 노인이 가내수공업 수준으로 경작하는 원시적인 농업규모와 생산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낮은 생산성을 가진 농가에 어거지로 선진국 수준의 가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이나 호주에서 비행기로 농약뿌리는 대형화된 농가, 기업농들이 재배한 저렴한 외국 농산물을 기를 쓰고 막는다. 그 대가가 전세계 최악 수준의 엥겔계수 2023년 한국은행 리포트에 따르면 국민소득이 2배,3배인 국가를 제치고 OECD기준 식량가격 전세계 1위다.
반면 미국은 농촌 지역보다 도시 노동자들이 조직하는 시민단체나 노조의 발언권이 훨씬 강하다. 무엇보다 미국은 이민자 국가를 국가 정체성으로 삼고 있어서 사람들의 문화적 선조들은 무일푼으로 미국 건너가 부두 노동자 구두닦이하던 도시 빈민층을 떠올린다. 따라서 농민에 온정적인 농본주의 문화보다는 도시 빈민층에 온정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농촌 사람들은 인디언을 학살하고 남북 전쟁이나 일으킨 인종차별주의적 노예농장주의 후손, 멍청하고 꽉막힌 레드넥의 스트레오타입으로 바라보며 온정적인 시선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쇠퇴하면서 이들 공업지역이 러스트 벨트로 불릴만큼 지역이 낙후되었는데 빈집이 생기고 유색인종이 몰려들면서 디트로이트 컴튼등의 흑인거주구역이 생기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인종차별 문제가 따라붙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구조조정이 더더욱 어렵다. 재미있게도 미국은 농업생산력이 월등히 높은 국가임에도 히스패닉과 흑인 비중이 높아진 노조가 백인 농민단체에 져준다는건 애초에 있을 수 없다보니 수많은 환경규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굴뚝산업을 유지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걸 해결해야할 미국 정치권은 한국과 똑같은 소선거구제인데 더해 대통령 선거에선 1표만 이겨도 그 주 전체의 득표를 얻는 선거인단제도에 묶여있는데, 하필 이들 러스트 벨트를 도널드 트럼프가 주목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원래 위와같은 구도 때문에 유색인종 위주의 대도시는 민주당세가 강하고, 농촌지역은 공화당세가 강한데 도널드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를 공략해서 싹쓸이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눌러버렸다가 조 바이든이 되찾아온 바람에 민주당에서도 이 지역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이런의미로 스윙 스테이트라 이들의 발언권을 무시했다가는 대통령 자리가 날아갈 지경이다.
이런 양국의 정치적 형태의 차이가 이런 형태의 서로 한 방씩만 치고받고 더 확대하진 말자는 식의 협정을 용인해 주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이건 일방적으로 네 상품은 막아야 내 취약산업이 보호되는데 그렇다고 네 시장을 막으면 내 수출산업이 망하니 내 상품은 막을 생각마라라는 보호무역의 약탈적 아이디어에도 어긋난다. 그저 정치적 권력이 강하지만 쇠퇴하고 있는 자국의 사양산업 종사자들 눈치를 보면서 경쟁력 있는 산업의 희생을 감수하는 동반 자살 정책에 가깝다.[3] 당연히 바보짓 이상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3. 예시
- 척화비
- 반덤핑 관세
- 존스 액트: 미 해군 함정은 반드시 미국에서만 생산해야 한다는 법률
- 상계관세
- 슈퍼 301조
- 스크린 쿼터제
- 플라자 합의
- 호혜세
- 할리우드 블랙아웃
- 수출보조금: 이에 상대해서 부과하는 것이 상계관세이다.
- 한한령
- 인플레이션 감축법
4. 관련 문서
[1] 식민지에서 원료를 값싸게 수입하고, 완성된 공산품의 수출을 장려하며, 동시에 상대국으로부터의 공산품의 수입은 금지하여 국가의 금 보유고를 늘리는 경제 정책.[2] 한국에서 쌀 관세유지하고 쌀직불금 주는 돈으로 철강/가전 연구개발-투자하는게 훨씬 이롭고, 미국에서 환경오염 유발하는 철강산업에 보조금 주고 한국제품에 관세먹여서 철강산업 유지하느니 농업종자와 농업기술 연구 수리시설 확충에 돈 투자하는 몇배는 이롭다. 경제학적인 개념으로 보면 바보짓 그 자체다.[3] 한국의 철강-가전 경쟁력이 떨어지면 중국이 웃는다. 미국의 농업경쟁력이 떨어지면 프랑스 러시아가 웃는다. 세상엔 두 나라만 있진 않아서 서로 한방씩 치고 받으면 둘 다 손해인 거다.[4] 역외로 돈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보호무역과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