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21:47:26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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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

1. 개요2. 역사3. 원인4. 분류5.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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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낙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장명부
한 분야 또는 집단에서 특정한 일을 통해 부, 명예, 성공 등을 얻은 사람이 쇠락기가 미처 찾아오기 전 아직 대중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고 있을 때 미련없이 자신의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것을 표현한 말 혹은 물러나라고 요청하는 말.

이 뜻을 가진 사자성어로는 도덕경에서 언급되는 공성신퇴(退) 혹은 공수신퇴(退)가 있다. 일본어에는 이와 비슷한 의미의 하나미치()라는 표현이 있는데 가부키 무대의 배우들이 퇴장할 때 꽃잎을 뿌린 자리를 지나는 데서 비롯되었다. 직역은 그냥 꽃길이기 때문에 한국어의 "꽃길만 걸어라", 인생이 순탄하게 잘 풀려라는 덕담과 혼동할 수 있다. 영어로 유사한 관용어는 "Quit while you're ahead"라고 한다.

박수는 '손을 치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박수(를) 치다'는 겹말이다. 따라서 '박수할 때 떠나라' 혹은 '손뼉 칠 때 떠나라'로 쓰거나 어떤 성공한 사람이 박수를 '받는' 것이므로 '박수받을 때 떠나라' 혹은 '손뼉 쳐 줄 때 떠나라'라고 써야 옳다. 그러나 '박수하다'보다 '박수 치다'가 보편적이다.

2. 역사

그런데 내가 어느 날 담당 기획자에게 전화로 이제 극본을 그만 쓰겠으니 다른 젊은 작가에게 바통을 넘기자고 했다. 그랬더니 그 까닭이 뭐냐고 물었다.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전화로 길게 말할 수가 없었다. 상대편에서는 다시 다스치듯 물었다. 나는 문득 이렇게 말했다.
"이형, 작년에 「전원일기」가 처음 방영되었을 때 작품 제목 기억 나오?"
"?"
"그 제목이 「박수할 때 떠나라」였잖소."
"박수할 때? 그렇군요."
"바로 그거요. 지금 방영되고 있는 「전원일기」에 대해서는 전문비평가들이건 일반 시청자들이건 입을 모아 바람직스럽다고들 칭찬해주기도 하고 큼직한 방송상도 타게 해주었고… 이렇게 모두들 박수를 할 때 나는 떠나겠다는 것뿐이오. 그게 바로 내가 극본을 그만 쓰겠다는 까닭이겠거니 알고 다른 작가를 구해보시오."
나의 이와 같은 의사표명에 담당자들 간에는 약간 걱정도 있었던 모양이다. 연출자가 다시 만나러 왔고 무슨 이유인가를 다시 물었다. 나는 또 똑같은 답을 해야만 했다.
"인생이란 게 다 그런 거지 뭐… 박수할 때 떠나면서 사는 거지. 좀 더 먹고 싶다 했을 때 숟갈을 놓는 게 건강법의 비방이지. 미련을 짓깨물 줄 아는 용기, 나는 그것을 실천했을 뿐이지."
차범석[1], 경향신문 1981년 12월 2일 칼럼 「박수할 때 떠나간다」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첫 화의 소제목 《박수칠 때 떠나라》(1980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마지막 1088화 제목이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였다. 이 드라마가 무려 22년 간(1980~2002년) 방영된 드라마였고 실제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던 전성기가 지나고도 상당한 기간 동안 대중의 무관심 속에서 방영한 후 막을 내렸음을 고려할 때 의미심장한 제목이라 할 수 있다.

3. 원인

모든 일에는 흥망성쇠가 있다. 아무리 전성기가 길고 강렬했던 인물도 결국 추락하기 마련이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좋았던 시절은 반쯤 잊고 비판, 비난만 하기 마련인데 추락의 정도가 지나치면 자칫 지금껏 쌓아왔던 업적이 모조리 물거품이 되어 부정당하거나 심지어는 존재 자체가 마이너스, 민폐가 될 수 있다.

전성기가 완전히 지나기 전에 스스로가 물러날 시기를 잘 정하여 물러나면, 즉 '박수칠 때 떠나면' 보는 사람이든 당사자든 그러한 험한 꼴을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떠나라는 말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것을 잘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하단의 "현실" 문단 참고.

이렇게 잘 떠나긴 어렵지만 분명 떠나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문구이다.

4. 분류


드라마를 예로 들면 시청률이 고공 행진을 할 때도 애초에 계획한 대로 회차를 소화하고 완결을 내야 깔끔하다. 그런데 더 오래 인기를 유지해보자면서 연장 방송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면 분량을 무리하게 늘리게 되어 작품성도 떨어지고, 드라마 진행속도도 느려지며, 촬영 강행 등으로 배우들의 체력고갈과 출연계약 갈등 등으로 문제가 생긴다. 예시로는 2001년 KBS 드라마 '명성황후'의 100회->130회 연장이 있다. 유사하게 영화계에선 원래 시리즈로 기획된 작품이 아닌데 흥행에 성공했다고 무리하게 2편, 3편 등을 만들어 전편의 인기에 편승하려 하다가 전편의 명성마저 까먹는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예시로는 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있다.

대부분 장편만화 역시 단편만화와 달리 충실한 기획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작가나 편집부에서 적당히 완결하지 않고 무리하게 연장하면 기획의 부재로 인해 떡밥 회수에 실패하거나 설정붕괴 등의 여러 문제점이 쌓이는 질적 하락을 겪곤 한다. 심하면 결말이 보이지 않는 작품, 제대로 완결난 작품이 하나도 없는 작가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미국 드라마는 한국보다 더한데 인기가 많은 작품은 계속 시즌을 늘려 최대한 뽕뽑으려는 제작 시스템이기 때문에 잘 만들다가 질질 끌어 망한 드라마들이 엄청나게 많다.[2] 과거에는 미국 드라마를 본받아 한국에도 시즌제를 정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런 사례들이 알려진 이후에 쏙 들어갔다. 물론 몇몇 인기 있는 드라마는 시리즈화가 결정되기도 한다.

정치, 군사 분야의 영웅이 이걸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말아먹을 수도 있다. 독재자가 된 영웅 문서 참조. 정반대로 박수칠 때 스스로 떠난 것으로 유명한 대인배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있다. 훌륭한 인품과 뛰어난 국가 통치로 대통령 2선까지 성공하였고 당시 미국에선 "그냥 대통령 종신제로 법을 바꾸는 것도 괜찮지 않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지만 조지 워싱턴 본인이 본인이 만든 미국의 민주주의를 스스로 흐트릴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그대로 물러났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이 얘기가 자주 나온다.

5. 현실

소위 '롱 런'이라고 하여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계속 변화, 발전시켜 온다면 쇠락기가 찾아오는 것을 애초에 막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들이나 역사가 오래됐음에도 잘 나가는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박수칠 때 떠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 빨리 떠난다는 것은 다르게 본다면 제대로 끝맺음하지 않고 후일이 두려워 혹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예 후배들과의 경쟁에 자신이 없어서 발을 빼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정말 박수칠 때 떠나더라도 뒷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 차라리 안 했으면 싶은 씁쓸한 결말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잦다. 스포츠 선수가 은퇴를 했더니 대체자를 찾지 못해 팀의 성적이 곤두박칠친다든지.
  • 떠나더라도 사실 그 해당 인물에겐 실익이 없을 때가 많다. 사람들은 스포츠 선수 보고 박수칠 때 떠나라지만 은퇴로 인해 놓친 연봉이라든지 누적 기록이라든지를 그들이 채워주진 않는다.

특히 운동선수들은 말년에 나이 들어 은퇴하는 상황에서 이런 딜레마가 자주 발생한다. 2022년의 이대호 정도를 빼면 은퇴 시점을 잘 잡아서 박수받고 은퇴하면서 명예를 얻는 선수는 극소수다. 원래 스포츠계에선 올해도 무사히를 외치며 실력부족과 부상 등으로 은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원하는 대로 되질 않는다. 성적을 못내면 자연스럽게 기회도 돌아가지 않고 별 관심 못받고 은퇴수순으로 들어간다. 아직 현역으로 성적을 상당히 낼 수 있는데 은퇴한다는 것은 이미 스타급/최소 주전급 선수라는 말인데 그 수 자체가 적다. 그리고 성적을 아직 낼수있다면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니면 최소 1년 정도는 더 연장해서 성적하락을 체감할 때까지 가는 게 소득에도 좋고 누적성적에도 도움이 된다. 어릴때부터 해오던 일을 30대 혹은 40대 초반에 멈춘다는건 혼자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아래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미 틀이 다 정해져있기 때문에 끝이란 게 분명히 존재해서 끝맺음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방송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예능은 끝이란 게 존재할 수 없어서 결국은 망할 때까지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영 기간에 상관없이 떠날 때는 박수받기 어렵다는 것. 그나마 최근에는 시즌제 예능이 많아져서 조금은 나아졌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 정신 나간 놈입니다. 박수칠 때 왜 떠납니까! 한 사람이라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그때까지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경규, 2022년 MBC 방송연예대상 공로상 수상 소감


[1] 본래 연극 작가로 활동하던 초대 작가였다. 해당 칼럼은 하차 당시에 작성한 것이다.[2] 반대로 인기가 없다고 시즌1에서 발단 전개까지 하다가 시즌2 없이 그대로 끝나버려서 허탈하게 만드는 사례도 넘친다.너무 극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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