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21 19:14:25

바다(모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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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와 교감하는 바다


바다와 모아나가 최초로 교감하는 모습
1. 개요2. 포지션3. 기원과 행적4. 기타

1. 개요

Sea

음차가 아니라 해양의 우리말인 그 바다가 맞다.[1] 이 작품 속에서 바다는 그저 자연 환경이 아니라 일종의 등장인물(캐릭터)로서 활약한다. 각종 예고편과 포스터에서도 그 모습을 빼먹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바다를 이 영화의 한 등장인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주인공 모아나를 여러모로 도와주고 안내하고 위기에서 구해주는 조력자인데, 비록 대사가 없고 생명체로 보이지도 않지만, 자의식이 존재한다. 일종의 정령과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장난을 치고 사과를 받아주는 등등 소통도 하는 모습에서는 사실상의 친구 관계로 보이기도 한다.

주로 사람만한 크기의 '둥글게 휘어진 파도'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모아나와 교감을 한다. 이 부분이 일종의 얼굴이자 손으로써 응시하거나 손뼉을 치거나 한다. 물론 특정한 이 하나의 형태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아나도 다른 인물들도 바다를 특정한 이름으로 부르지는 않고 그냥 바다야 라고 부른다.

2. 포지션

바다는 마우이와 함께 모험에서 중요하게 활약하는 동반자이자 조력자이다. 영화 초반에 모아나를 모험의 주인공으로 선택했고 다정하게 교감한다. 자신의 품 안으로 유인하거나, 웅장한 풍경을 보여주거나, 머리카락을 비틀면서 장난친다. 왜 바다가 모아나를 선택했는지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모아나는 바다와 교감하기 이전부터 항해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 탈라가 테 피티 이야기를 들려줬을 때도 모아나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떴다. 어쩌면 바다는 모아나의 이런 심상을 감지하거나 알아차렸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렇듯 아기 시절부터 모아나는 바다와 교감했으나,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잊어버린 듯하다. 모아나는 아버지 투이와 어머니 시나는 물론이고 심지어 할머니에게도 바다와 교감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꾸준히 바다에 나가려고 애쓸 뿐이다.[2]

게다가 바다는 그 동안 모아나에게 다시 말을 걸지 않는다. 아버지가 모아나를 꾸준히 감시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모아나와 바다가 처음 교감했을 때, 바다는 아버지에게 정체를 감추기 위해 애썼다. 아버지가 모아나를 찾아오자마자 바다는 부리나케 모아나를 해변으로 돌려놨고 머리 모양을 바꿨고 몸을 숨겼다.

모아나 이외에 다른 모투누이 사람들이 바다의 정체를 아는지 의문.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라면 모아나의 할머니 탈라 정도지만[3] 작중 명시되지는 않는다. 탈라가 '난 동네 미친 할머니 포지션'이라고 하는 걸 보면 설령 그녀가 바다와 정말 교감을 했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노망난 정도로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3. 기원과 행적

모아나가 좀 더 자라고 섬을 떠난 이후, 바다는 본격적으로 모아나를 돕기 시작한다. 바다가 돕지 않았다면, 모아나는 마우이를 찾거나 먼 바다로 떠나거나 각종 위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게다가 사소한 장면들에서 바다는 모아나를 돕거나 마우이를 골린다.

마우이는 강력한 반신이고 변신술사지만, 마우이조차 바다에게 함부로 맞서지 않는다. 마우이의 절반은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 그 자체인 바다와 맞설 수 없다고 추측할 수 있다.[4] 삭제 영상에서 바다는 여전히 모아나의 친구이고 마우이를 놀리는 존재이다.

그러나 바다가 어디까지고 모아나의 수호 천사나 든든한 보호자는 아니다. 바다는 그저 모아나의 모험을 이끌고 도움을 줄 뿐이고, 결정적인 활약은 오직 모아나의 몫이다.

작중에서 바다는 폭풍을 치거나 배를 옮기거나 테 피티와 싸울 수 있음에도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모아나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을 때, 바다는 모험을 지속하기 위해 잠깐 나설 뿐이다. 카카모라가 습격했을 때와 아버지가 모아나를 번번이 데려갔을 때에 바다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예외인데, 모아나의 모험심을 이해하고 바다를 존중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바다는 할머니에게 자기 정체를 드러낸다. 다만, 할머니는 모투누이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마우이와 각종 괴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그래도 모아나에게는 바다와 교감하라고 지속적으로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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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을 따진다면, 바다는 테 피티만큼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할머니 탈라의 구전으로 시작하는데, 할머니는 태초에 바다가 존재했고 그 이후 테 피티가 수많은 섬과 생명들을 창조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구전이 맞다면, 바다는 테 피티만큼 위상이 높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테 피티는 각종 섬을 연결했고 이후 항해자들이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누볐다.

하지만 마우이가 테 피티의 심장을 훔쳤고, 마우이가 섬에 유배된 이후 바다는 몇 천 년 동안 심장을 간직했다. 다른 괴수나 악마와 달리, 바다는 심장을 이용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자신의 권능을 추구하지 않는다. 영화 설정을 따진다면, 바다는 오직 심장을 테 피티에게 돌려주기 원할 뿐이다.[5]

바다는 그 자신이 직접 심장을 돌려주지 않고, 모험에 직접 나서는 인간을 찾는다. 모아나 이전에 바다가 또 다른 누군가를 선택했는지 알 수 없다. 어쨌든 모아나가 심장을 받기 이전까지 바다는 수 천 년 동안 심장을 그대로 간직했다.

마침내 수 천 년이 흐른 이후, 바다는 모아나를 모험의 주인공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아기 모아나를 자신의 품으로 이끌고, 서로 인사하거나 장난을 친다. 얼마 후 아버지가 모아나를 찾을 때, 바다는 황급히 모습을 감춘다. 위에서 줄곧 설명한 것처럼 바다는 모투누이 사람들에게 전혀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바다는 태초부터 존재했고 굉장히 강대한 위력이 있음에도 그 자신이 권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저 모아나를 보조할 뿐이다.

그 이유는 자세히 나오지 않으나, 바다는 자신이 준수해야 할 어떤 한계 혹은 영역이 있는 듯하다. 각종 신화와 전설, 판타지에서 신, 천사, 정령, 악마 등은 인간 세상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곤 하는데, 바다도 이런 신적 위상이나 정령의 위상과 비슷하다.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다른 신화와 비교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이 부분은 인간의 자유 의지에 연관된 내용일 수 있으나, 이 영화는 가족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그렇게 깊은 철학이나 사상까지 전개하지 않는다.

아기 모아나가 자라는 동안 바다는 다시 모아나와 접촉하지 않는다. 영화의 성장 과정을 보면, 모아나는 그 동안 꾸준히 항해를 시도하지만 바다가 반응하는 장면을 볼 수 없다. 아버지가 모아나를 계속 지켜봤기 때문일 수 있다. 모아나 본인도 나중에 항해보다 모투누이 섬에서 계속 살아가기 원한다. 바다와 만났던 기억을 아예 잊은 듯하다.

하지만 그런 기억과 상관없이 모아나 본인은 항해를 간절히 꿈꿨다. 기어코 모아나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만, 산호초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죽을 뻔한다. 이때 바다는 모아나가 산호초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다. 이렇듯 바다는 모아나가 스스로 행동할 때에 도와줄 뿐이고, 절대 자신의 권능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아나는 항해를 포기한다. 그러나 검은 오염이 모투누이까지 다다르고, 결국 코코넛이 썩고 물고기들도 사라진다. 모아나는 산호초 밖에서 물고기를 잡자고 말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듣고 노여워한다. 사실 모아나는 항해의 꿈을 대충 접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은 항해와 딱히 연관이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모아나를 크게 호통친다. 게다가 할머니까지 세상을 떠날 채비를 하고, 할머니는 아버지와 반대로, 오히려 모아나에게 바다로 나가라고 조언한다. 모아나는 쥐가오리의 영혼과 함께 결국 산호초를 넘고 만다. 이 부분에서도 모아나를 격려한 인물은 할머니였고, 바다는 딱히 아무 일을 하지 않는다.

모아나가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한 이후에도 바다는 모아나를 적극적으로 지키지 않는다. 모아나는 바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바다는 그걸 아주 거친 방법으로 들어준다. 폭풍이 치고, 모아나는 이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한다. 바다는 모아나를 도와주지만, 그 방식은 인간과 엄연히 다르다. 고생 끝에 모아나는 무인도에 떠내려왔고, 드디어 마우이를 만난다.

하지만 마우이는 여정에 동참할 마음이 없었고, 배를 가지고 홀로 떠난다. 바다는 배를 뒤집거나 옮길 수 있으나, 마우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태초적 위상을 따진다면, 바다가 마우이보다 훨씬 고참이겠지만, 바다는 배를 그대로 놔둔다. 모아나가 스스로 섬을 벗어나고 바닷물에 뛰어들 때, 바다는 비로소 모아나를 돕는다.

이후 마우이는 모아나를 바닷물로 내던지거나 본인이 배 밖으로 탈출하지만, 바다는 계속 마우이를 방해한다. 그러나 마우이는 바다에 전혀 대항하지 않는다.[6] 이후 모아나와 마우이는 해적들을 만나지만, 바다는 그리 대단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 모아나 본인도 바다에게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 모아나는 바다에게 마우이를 찾도록 도와달라고 빌었으나, 그걸 제외한다면 모아나는 바다에게 커다란 소원을 빌지 않는다.

모아나와 마우이는 해적들에게서 도망치고, 마우이의 낚시 바늘을 찾기 위해 타마토아를 찾아간다. 그 와중에 바다는 간간이 마우이를 골리지만, 마우이는 여전히 바다에 대항하지 않는다. 마우이는 왜 바다가 모아나를 선택했는지 묻지만, 모아나 본인도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바다는 직접 대답하지 않는다.

마우이나 타마토아와 달리 바다는 모아나에게 그 무엇도 직접 말하지 않는다. 이런 면모는 오히려 테 피티나 테 카와 비슷하다. 모아나는 왜 바다가 자신을 선택했는지 고민하지만, 마우이는 벌써 심해 괴수들의 세계 랄로타이로 내려간다. 모아나도 뒤따르고, 바다는 랄로타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바다가 랄로타이를 관장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지 영화 설명으로 알 수 없다.

어쨌든 낚시 바늘을 찾은 이후, 모아나와 마우이는 테 카를 찾아간다. 그러나 테 카는 너무 강력한 적수였고, 변신술사 마우이조차 테 카를 이기지 못한다. 테 카는 용암 악마이기 때문에 섣불리 바닷물에 접근하지 못하지만, 바다는 테 카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 (사실 테 카의 진짜 정체를 고려한다면, 바다와 테 카의 싸움은 모순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바다가 그 때문에 테 카를 공격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테 카에게 패배한 이후, 마우이는 모아나를 떠난다. 모아나는 절망하고, 바다에게 자신은 항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바다는 모아나에게 강요하거나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바다가 모아나(를 비롯한 인간)의 자유 의지를 무시하고 행동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모아나는 테 피티의 심장을 바다에 버리지만, 바다는 그걸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7] 모아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인물은 할머니이고, 바다는 그저 지켜볼 뿐이다. 할머니가 격려를 듣고 모아나는 직접 바다 밑바닥에서 심장을 주워온다.

이 과정에서 바다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모아나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바를 스스로 깨닫는다. 이후 모아나는 다시 테 카를 찾아가고, 테 피티에게 도달하기 위해 테 카의 공격을 뚫고 들어간다. 이 상황애서도 바다는 모아나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다. 모아나가 정말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만 비로소 테 카의 용암을 막았을 뿐이다. 게다가 완전히 막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뒤집히고 박살이 난다.

역경 속에서 모아나는 테 카의 진짜 정체를 깨닫고, 바다에게 테 카와의 길을 열어달라고 말한다. 이때 바다는 길을 여는데, 테 카는 이 길로 돌진한다.[8]

모아나의 활약으로 마침내 테 피티가 부활한다. 테 피티는 모아나와 마우이에게 감사를 표하지만, 바다와 소통하지 않는다. 바다 역시 모아나의 충실한 동료이고 조력자였으나, 테 피티는 바다에게 고마워하거나 따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화 제작진이 이런 부분을 깜빡 잊어버렸을 수 있으나, 바다와 테 피티가 모두 태초적인 존재임을 고려한다면 테 피티가 일부러 바다에게 따로 고마워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후 마우이는 모아나와 헤어지지만, 바다가 모아나를 떠났는지 알 수 없다. 할머니 탈라를 볼 때, 모아나는 계속 바다와 교감했을 테고, 바다도 거기에 응했을 수 있다.

4. 기타

사실 이 영화에서 바다는 테 피티와 함께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바다의 활약은 조력자에 불과하다. 영화 외적으로 따진다면, 제작진은 바다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만들기 원하지 않았던 듯하다. 했다면 테카 끔살이지

만약 바다가 모든 위기와 과제를 해결한다면, 모아나는 물론이고 마우이조차 활약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제작진은 모아나의 활약과 성장을 위해 바다를 조력자로 설정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영화 내적으로 따진다면, 바다는 자신만이 관장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듯하다.

우선 바다는 일반적인 인물들 앞에서 자기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할머니를 제외한) 모투누이 사람들과 카카모라 앞에서 바다는 절대 자신을 내보이지 않는다. 헤이헤이는 어차피 말 못하는 동물이고 정신이 좀 나간 닭이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는 듯하다. 게다가 바다는 사람과 동물의 삶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직접 바다 괴수들을 처치하거나 사람들을 강제로 이끌거나 내몰지 않는다. 심지어 주인공 모아나조차 (죽지 않았으나) 폭풍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한다.

모아나 역시 바다에게 소원을 빌지 않는다. 사실 여러 신화에서 아무리 강력한 존재들이라도 일정한 영역을 넘어서지 않는다. 신들조차 다른 신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바다는 그런 신화적 면모를 반영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추측이고 영화 속에서 명확한 설정이나 단서가 나오지 않는다.

디즈니 갤러리에 바다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바다가 왜 어떤 때는 모아나를 돕고 어떤 때는 돕지 않았는지 명료하게 보인다는 골자의 리뷰가 올라와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감상, 스포) 왜 바다는 모아나를 선택했을까? 대강 요약하자면, 바다의 목적은 테 피티를 구하는 것을 넘어 항해를 멈춘 항해자 일족이 다시 바닷길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모아나 일행을 돕지 않고, 오히려 적절한 시련들과 부딪히며 항해자로 성장해가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작중에서 바다는 테 피티를 살리기 원하고, 그 이유는 항해자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바다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자신을 누비기 원한다고 한다. 바다 그 자신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으나, 다른 인물들의 대화에서 그런 사정을 잠시 엿볼 수 있다.[9] 결국 사람들이 다시 항해를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바다 역시 자신의 목적을 이루었고 행복을 되찾았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

모험 이후, 모아나와 바다의 관계는 확실히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바다와 모아나의 우정이 끊겼다고 의심할 부분은 없고, 이후에도 바다는 모아나와의 우정을 지속했을 수 있다. 모투누이 사람들은 다시 항해자가 되었으나, 바다가 그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바다는 그저 모아나와의 우정만을 지속하는 듯하다. 사실 마우이 역시 다른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고 자기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모아나에서 바다는 일종의 정령과 같은 존재이고, 신적 위상인 마우이처럼 일반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모아나와 함께 바다의 정체를 목도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바다와 계속 교감할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10]

바다는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중 드문 정령 캐릭터이다.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의 조력자는 많지만, 이런 정령과 같은 존재는 흔하지 않다. 알라딘을 돕는 지니는 요정이고 심바를 돕는 라피키는 주술사지만, 바다와 다르다. 지니는 성격과 외양이 뚜렷한 캐릭터이고, 라피키 역시 주술적 능력이 있으나 여타 캐릭터들과 마찬가지이다.

포카혼타스와 교감하는 버드나무 할머니는 바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버드나무 할머니는 일종의 정령임에도 보다 직접적으로 사건에 관여한다. 대사도 있고 얼굴도 있다.

이와 달리 바다는 대사와 형태가 없고 주인공의 행보에 간접적으로 개입한다. 본래 각종 신화와 전설, 판타지에서 정령은 자연 현상을 등장인물로 승화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성격을 뚜렷이 규정하기 힘들다. 버드나무 할머니는 상당히 의인화된 캐릭터지만, 바다는 버드나무보다 훨씬 자연 현상에 가까운 존재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된 소비층은 아이들이고, 따라서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이런 정령 캐릭터를 자주 만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모아나는 이런 정령과 교감하기 때문에 여타 디즈니 여자 캐릭터들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 굳이 따진다면, (지속적으로 언급한) 포카혼타스와 버드나무 할머니의 우정이 모아나와 바다의 우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1] 구글에는 Moana Sea 라고 치면 나온다.[2] 'Where You Are'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3] "나는 바다가 예쁜 장난꾸러기라 좋아한단다"는 대사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그냥 흔히 하는 의인화 표현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살아있는 정령신으로서의 바다와 교감했다는 느낌으로도 읽힌다.[4] 물론 마우이는 노래를 부를 때, 자신이 파도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바다와 마우이의 위상 중 뭐가 우선인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전세계에는 위대한 신이나 영웅이 다른 존재에게 도움을 받거나 공격을 당해 그 영향을 받게 되었다는 설화도 종종 있으니, 마우이 정도의 영웅이라면 서로의 위상 차이와는 별개로 파도를 만들어내 바다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5] 바다가 탐욕이 없는지, 창조주(테 피티)의 권능을 인정하는지, 그런 부분은 영화에 직접 나오지 않는다. 또한 바다가 검은 오염을 치유하거나 복구하는 장면 역시 볼 수 없다.[6] 대들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아서 대항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다.[7] 정확히 말하자면 모아나가 테 피티의 심장을 내밀자 시무룩해진 바다가 그것을 톡 집어 받아갔다. 심장은 그대로 가라앉는다.[8] 만약 바다가 테 카를 물로 뒤덮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다. 바다가 테 카의 진짜 정체를 알았는지 그 점은 명확하지 않다.[9] 마우이가 낚시고리로 섬을 낚아올리자 바다가 좋아했다는 말 역시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다다를 곳이 늘어나 더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누빌거라고 생각하면 말이된다.[10] 모아나가 태어나기 이전, 할머니와 바다가 어떤 관계였는지 작중에 확실하게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