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4 09:52:09

민심

샤를 루이 나폴레옹의 새 헌법은 국민투표에 부쳐져 국민의 찬성을 얻도록 되어있었다. 그는 국민에게 "헌법은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는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원수는 중대한 문제에 관하여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에 호소할 권리가 있다. 국민은 국가원수에 대한 신임을 계속할 수도 있고 철회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리로 그는 국민투표라는 방식을 이용하여, 국민대표 기관인 의회를 누르고 내각이 의회에 책임을 지지 않게 하여 1인 독재 체제를 구축하였다. 국민투표란 근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특색인 간접민주주의를 짓밟는 제도로서, 이것은 보나파르티슴의 창작 중 최고의 걸작이었다.
1851년 12월 국민투표는 찬성이 748만 1,000표였고 반대가 64만 7,000표였다. 프랑스의 주권자인 국민은 압도적으로 샤를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를 승인하였다.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 코뮌까지, 1789-1871』, 노명식

1. 개요2. 문제점3. 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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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民心

민중심리. 주로 통치 세력 입장에서 바라본 대중들의 심리를 칭한다.

다소 일상적인 표현으로, 정치적으로 면밀하게는 '여론'이라 한다.

왕조국가 시대에도 민심은 천심이며, 민중의 대의를 저버렸을 때 역성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념이 존재했다.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도 결국 그 기반은 백성, 즉 민심이었기에, 권력자들은 민심을 신경 써야만 했다. 이는 민심이 곧 통치 이념이 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들어 더욱 강고해져, 통치권자들이 민심을 무시한다면 결국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2. 문제점

민심이 꼭 사회 진보를 원하는 것은 아니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1] 현대의 주된 이념인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사회는 결국에 민심을 따라야 하기는 하나, 현대 국가는 사회의 진보 역시 추구해야만 하기에 서로 상충하게 된다. 애당초 민심 자체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2] 또한 더 나아가 스스로의 선택이 자신의 이득을 줄어들게 만드는 계급배반적 행위를 할 위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민심'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견이 크게 탄압될 가능성도 있다.

민심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토대로 그것이 민심이라고 쉽사리 일반화하기 마련인데, 개개인은 제각기 다른 인적 네트워크에 속해있기 때문에 저마다 어느 정도 왜곡된 관찰을 할 수밖에 없다. 사회 전반의 의견을 수치화한 통계 역시 의견 수집 방법이나 해석 방법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각자 민심을 근거로 주장을 펼치면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불편한 진실이라 보지 않는다' 식으로 매도하는 일이 벌어진다.

3. 다른 의미

인터넷 방송에서 은어로도 쓰이는 말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인터넷 방송인에게 원하는 태도' 또는 '시청자들의 인터넷 방송인에 대하는 대중심리'를 일컫는다. 게임계에서도 게임 제작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판을 민심이라고 칭하곤 한다. # 주로 좋을 때 '민심 극락', 나쁠 때 '민심 나락', '민심 떡락'식의 표현을 쓴다.

수십, 수백만 대중의 의견인 민심과는 달리 인터넷 방송의 시청자는 초거대 규모라 해봐야 1만 명 안쪽이고[3] 대다수 방송은 몇백~몇천 수준이니 스트리머로서 어느 정도 파악(이른바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사람 사는 곳인 만큼 시끄러운 소수의 의견이 과대표되는 등의 왜곡이 종종 발생한다. 반대로 국가와는 달리 제도적 의견 수렴 장치가 없고 스트리머라는 한 개인이 통제해야 하니까 더 어려운 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1] 가령 중동의 국가들은 민심을 따랐을 때 서구식 법 질서가 아닌 이슬람 근본주의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2] 이러한 민심을 민주주의 체제가 민주적으로 반영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개념이 방어적 민주주의이다.[3] 침착맨처럼 인터넷 방송 모르는 사람도 다 알 법한 사람이 10만 명 시청자로 종종 기사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