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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ude(틀:메이플스토리/해외 서비스,
KMS미지원=,
GMS삭제=,
CMS삭제=,
JMS삭제=,
TMS삭제=,
MSEA삭제=,
)]
모나드─첫 번째 징조: 붉은 눈, 그리고 소녀 | ||
마크 | ||
배경 | 엘나스 산맥 아브룹 분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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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 MONAD─Omen: Crimson Snow and Shadow | |
MSEA | MONAD─First Sign: Red Snow and Girl | |
JMS | MONAD─最初の前兆: 赤い雪、そして少女 | |
CMS | 莫奈得─第一个征兆:猩红之血与少女 | |
TMS | MONAD─第一個徵兆:紅雪與少女 |
[clearfix]
1. 개요
2018년 7월 업데이트 된 해외 메이플스토리 전용 블록버스터 콘텐츠.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엘나스 산맥의 아브룹 분지에서 벌어지는 미심쩍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보상을 떠나서 종래의 메이플스토리 콘텐츠와는 다른 이국적이고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스토리와 연출 면에서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에서 보편적이었던 답정너 식의 선택과 다르게, 실제로 텍스트 선택의 자유 폭을 크게 신장시킨 작품이다.
총 플레이 시간은 3시간 이상으로 매우 긴 편이며, 모든 챕터를 클리어하면 보스 몬스터 '줄리에타'를 격파할 수 있게 된다.
2021년 9월 8일부로 TMS/CMS에서 마스테리아 연대기 블록버스터와 함께 삭제되었다.[1] 동년 9월 22일에는 MSEA에서 모나드가 삭제되었다.
2022년 11월 2일에는 JMS에서 모나드가 삭제되었다. #
결국 GMS에서도 동년 11월에 Alien Visitor[2]와 함께 삭제되어 결국 모든 서비스에서 삭제가 되었다.
2. 지역: 아브룹 분지
배경 지역은 엘나스 산맥 어딘가에 있다는 아브룹 분지이다. 늘 눈이 덮여 있어 사시사철 겨울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에도 상대적으로 따스한 때와 추운 때가 있어 겨울이 되면 사냥감이 줄고 견디기 힘들 만큼 추워진다고 한다. 다만 분지에는 바람잠숲(Windsleep Forest, 잠자는 숲)에서 선조들의 가호로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서 비교적 춥지 않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여러 마을이 존재하나 마을들 간에는 교류의 정도가 모두 제각각이다. 작중 공개된 대표적인 마을로는 '캅타펠'(Kaptafel), '스바르티'(Svarti), '스쿠아스'(Skuas)가 있으며 리더의 특성에 따라 마을 분위기도 차이가 난다. 작중에는 다른 마을의 존재도 암시되어 있으며 멸망한 마을의 흔적도 존재한다.
3. 등장인물
3.1. 주역
- 아리카(Alika): 지성 공동체 '아피나스'의 견습학자. 그녀의 부친은 아피나스의 고관이다. 성우는 장예나 / 스즈키 미노리 링크
- 케인(Cayne): 아피나스 기사단의 기사. 아리카를 사모하고 있으며 버틀러 부단장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 칸(Kan): 캅타펠 마을의 촌장. 무뚝뚝한 원칙주의자. 아내와 사별하고 울란이라는 외동딸을 두었다.
- 페이투르(Peytour): 캅타펠의 선량하고 사려 깊은 나무꾼이자, 칸 촌장의 오랜 버팀목.
- 버틀러(Butler): 아피나스 기사단의 부단장. 능력주의자이지만 동시에 융통성이 없고 권위주의적이다.
- 사나안(Sanaan): 반 년 전 딸이 실종된 후, 모험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의문의 노파. 성우는 세라 윌리엄스 출처
3.2. 보조역
- 아피나스(지성 공동체)
* 지리이(Gillie): 아피나스 기사단의 여기사. 팬클럽까지 만들 만큼 기사 케인을 사모한다.
* 자넷(Janyt): 아피나스의 데바. 어릴 적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말수가 적다. 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
* 루크하웰(Rookhowell)·데스터(Dester): 아피나스의 고위 관계자. 그들의 목적,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다.
* 자넷(Janyt): 아피나스의 데바. 어릴 적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서 그런지 말수가 적다. 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
* 루크하웰(Rookhowell)·데스터(Dester): 아피나스의 고위 관계자. 그들의 목적,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다.
- 캅타펠 마을
* 울란(Ullan): 칸 캅타펠 촌장의 외동딸로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애완동물 시마바오 두 마리를 아낀다.
* 슐라(Shulla): 캅타펠의 젊은 어머니.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으나 딸은 반 년 전 실종되었다.
* 하와루(Hawalu): 슐라의 아들로, 성격이 발랄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 슬라카(Slaka): 캅타펠 마을의 사냥꾼. 과장이 심한 기회주의자.
* 아루히(Aruhi): 캅타펠의 주정뱅이. 반 년 전 아내와 딸을 잃고 죄책감에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린다.
* 슐라(Shulla): 캅타펠의 젊은 어머니.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으나 딸은 반 년 전 실종되었다.
* 하와루(Hawalu): 슐라의 아들로, 성격이 발랄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 슬라카(Slaka): 캅타펠 마을의 사냥꾼. 과장이 심한 기회주의자.
* 아루히(Aruhi): 캅타펠의 주정뱅이. 반 년 전 아내와 딸을 잃고 죄책감에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린다.
- 스쿠아스/스바르티 마을
* 거나드슨: 스바르티 마을의 촌장. 퉁명스럽고 사람에 적대적이다.
* 토르슨(Thorson): 스바르티 마을의 젊은이로 소심하지만 정이 많다.
* 비르나(Birna): 스쿠아스 마을의 촌장. 강단 있고 실행력이 좋은 할머니이다.
* 엘바(Elva): 스쿠아스 마을의 잡화점 주인.
* 에이나르(Einar): 스쿠아스 마을의 주민.
* 토르슨(Thorson): 스바르티 마을의 젊은이로 소심하지만 정이 많다.
* 비르나(Birna): 스쿠아스 마을의 촌장. 강단 있고 실행력이 좋은 할머니이다.
* 엘바(Elva): 스쿠아스 마을의 잡화점 주인.
* 에이나르(Einar): 스쿠아스 마을의 주민.
4. 보상
4.1. 챕터 보상
이미지 | 이름 | 설명 |
아리카의 기사 (Alika's Knight) | 클리어 보상 훈장 올스탯 +15, 공/마 +10, 최대 HP/MP +1000, 이동속도 +15 (1개월) | |
아브룹의 구원자 (Savior of Abrup) | 클리어 보상 훈장 올스탯 +15, 공/마 +10, 최대 HP/MP +1000, 이동속도 +15 (1개월) | |
시마바오 라이딩 쿠폰(영구) (Permanent Shrelephant Mount) | 챕터 클리어 보상 라이딩 | |
아브룹 식량 상자 (Abrup Food Rations) | 챕터 클리어 보상 소비 아이템 저지방 스쿠아스 요거트[3], 시마바오 미트볼[4], 염장 생선[5] 中 1개 획득 가능 | |
아피나스 명예의 훈장 (Afinas Medal of Honor) | 챕터 클리어 보상 소비 아이템 | |
캅타펠 모자 (Kaptafel Hat) | 챕터 클리어 보장 소비 아이템(장비 외형 변경권) |
4.2. 업적 보상
- 업적 보상(칭호)
- 취미는 음악감상(Music Enthusiast):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
- 시마바오 라이더(Shrelephant Rider):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
- 잠자는 숲의 경찰관(Windsleep Forest Officer):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
- 아브룹 전문가(Aprup Expert): 올스탯 +10, 공/마 +!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6]
- 스쿠아스의 철벽(Impenetrable Fortress of Skuas):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7]
- 설원의 무적 영웅(Invincible Hero of the Snowfield):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8]
- 핑크 해파리 슬레이어(Jellyrash Slayer): 올스탯 +10, 공/마 +15, 보스 공격시 데미지 증가 +5%[9]
4.3. 보스 격파 보상
- 장비 아이템
- 대부분의 140, 150제 방어구 : 펜살레르, 여제, 전국시대 세트를 포함하며, 모두 에픽으로 드랍되었다.
- 강화 아이템
- 환생의 불꽃(110, 120, 130, 강력한)
- 백의 주문서 1%
- 혼돈의 주문서 60%
- 잠재능력 부여 주문서
- 소울 인챈터
- 수상한 큐브
- 소비 아이템
- 아브룹 식량 상자
- 각종 레시피(화이트 엔젤릭 블레스, 다크 엔젤릭 블레스, 경험 축적의 비약, 재물 획득의 비약, 전설의 영웅 비약)
- 소울 인챈터
- 강렬한 힘의 결정(1인 기준 120만 메소)
5. 스토리
- 본 스토리는 JMS의 일본어 저본을 기초로 한 것이며, 일부 지명이나 인명은 GMS의 표기 방식을 따랐다.
- 본래 스토리 전개상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 세부 스토리가 매우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으나, 여기에서는 모험가(주인공)가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가정하고[10] 진행된다.
5.1. Chapter 1
5.1.1. 습격
어느 날, 엘나스 산맥 어딘가의 아브룹 분지에서 어느 노파가 편지 한 통을 보내온다. |
어느 날 엘나스 산맥 어딘가, 아브룹 분지(Abrup Basin)라는 곳에서 한 노파가 보낸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노인은 하나뿐인 손녀딸과 함께, 선조들의 가호로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는 눈덮인 숲속의 작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헌데 어느 날부턴가 훈풍이 멈추고 몬스터들이 기기괴괴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에 여러 마을에서 분쟁이 터진 데다가 손녀딸마저 실종되자 노파는 도움을 구하고자 편지를 띄운 것이었다. 누군가 강력한 모험가가 도와주리란 희망을 품고서.
편지를 받은 모험가는 곧바로 엘나스 산맥으로 출발하여 아브룹 분지 바로 앞, 나무꾼의 쉼터에서 눈을 붙인다. 그런데 주정뱅이 하나가 와서 모든 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절망하며 몸을 던지려 하는 통에 잠에서 깬다. 그를 말리던 모험가는 멀리 마을 하나가 맹렬한 화염에 휩싸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모험가는 마을로 달려가는데, 그 혼자 멀리 마을 풍경에서 거대한 촉수가 여럿 달린 괴물 하나가 마을을 잠식해 가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하고 전율에 휩싸인다. 그때 가까운 곳에서 여자아이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모험가 혼자 저 멀리 마을을 덮친 거대한 촉수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
모험가는 그곳으로 달려가 아이를 둘러싼 늑대 몬스터들을 해치우고 구해준다. 그녀는 울란이라는 이름의, 캅타펠 마을 촌장의 딸로, 갑자기 몬스터들이 폭주하고 거대화되어 흉포해졌다면서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모험가는 울란과 함께 마을로 달려간다. 그곳은 불을 뿜는 전설의 늑대 펜리스에게 습격당해 온통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을 모두 구하고, 겨우 몬스터의 침공을 저지하지만 동틀녘 보이는 마을은 군데군데 잿더미가 되었고, 사람들의 낯에는 절망의 빛이 완연했다.
왼쪽부터 케인(기사), 아리카(견습학자), 페이투르(나무꾼) 칸(캅타펠 촌장), 울란(촌장의 딸) |
모험가는 '아리카'라는 견습 학자를 구한 인연으로, 자신을 멋쟁이 기사단이라고 소개하는 아피나스 기사단의 '케인'과 정식으로 인사한다. 아리카는 어느 높은 학자의 영애로 단원인 케인에게는 끊임없이 구애를 받는 사이였다. 모험가는 그들와 동행하여 마을을 돌아보며 마을에 실종된 아이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마을 촌장 '칸'이 나타나 인사를 나누는데 그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힘든 건 너만이 아니라며 그만 울음을 멈추라고 윽박지르고, 매우 차가운 남자라는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다.
케인, 아리카, 모험가는 한켠으로 가 서로 얘기를 나눈다. 케인은 아브룹 분지의 참상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피나스 기사단 소속으로, 견습학자 아리카와 함께 피해 방지와 구호 임무를 맡고 있었다. 아브룹 분지에는 폭주한 몬스터들이 마을을 차례로 습격하며 잿더미로 만드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캅타펠(Kaptafel)[11]도 방어 대상 지역이었는데, 반 년 전 사람들이 동시에 실종되어 상당히 살벌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때 모험가는 혹시 불길 속에서 거대한 형상을 보지 못했냐고 묻지만, 아무도 못 보았다고 해 단순한 환영을 본 것인가 의아해한다.
그런데 마을 일손을 돕고 돌아왔을 때, 처음에 봤던 주정뱅이가 "눈보라 속에 흔들리는 거대한 그림자"를 보았다며 절규하며 다니는 것을 본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주정뱅이가 술에 취해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날뛴다며 무시한다. 촌장의 딸 울란에 따르면 주정뱅이도 가족을 잃고 그렇게 되었으며, 마을에 가족을 잃지 않은 주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씁쓸하게 웃는다.
그때 마을 주민들과 아피나스 기사단이 웅성거리며 싸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정보원 슬라카에 따르면 저 멀리서, 매우 빠른 속도로 마을을 통째로 날릴 만한 강력한 눈보라가 빠르면 반나절이면 도착한다는 정보가 입수된 것이었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나무꾼 페이투르는 마을을 떠나 옆 마을로 피신할 것을 조언하고, 촌장은 추가적인 논의 없이 마을을 버리기로 결정한다. 헌데 촌장은 이전부터 독단적 결정으로 주민의 신뢰를 잃고 있었으며, 캅타펠의 주민들은 촌장이 마을을 버리고 옆 마을로 떠난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하지만 촌장은 무뚝뚝한 언사와 차가운 말투[12]로 "차갑고 독선적인 보스"라는 평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었다.
촌장의 딸, '울란'의 애완동물, 시마바오 두 마리.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버팀목이었다. |
모험가는 그때 촌장의 딸 울란이 두 애완동물 시마바오[명칭][14]가 실종됐다는 말을 듣고, 도와주러 캅타펠 마을 바깥으로 함께 나갔다가 촌장에게 발각된다. 떠날 채비는 안 하고 무엇 하냐며 소리지르는 촌장에게, 딸은 아버진 너무 차가운 사람이라며 언성을 높여 싸우고, 촌장은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며 모험가에게 사과한다. 모험가는 울란을 따라가 위로를 건넨다.[15]
그때 촌장은 식량을 수집하고 출발해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과 또 다시 언쟁한다. 결국 견습학자 아리카 등의 설득으로 나무꾼 페이투르 등과 함께 식량 수급에 성공한다. 다사다난한 사건 끝에 겨우 그들은 불탄 마을을 뒤로 하고 절벽 맞은편의 마을로 캐러밴을 타고 출발한다.
5.1.2. 이주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캐러반의 지휘권을 놓고 아피나스 기사단 단장 버틀러와 캅타펠 촌장이 대립한다. 칸 촌장은 촌민들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기후와 지형에도 익숙하니 자기가 지휘하겠다 하고, 단장 버틀러는 대형 인원을 통솔한 경험이 많은 자신이 지휘하겠다고 주장하며 말다툼을 한다.마을을 떠나, 캐러밴을 이끌고 옆 마을로 피난을 가기로 한다. |
그때 사냥꾼 슬라카가 숲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설원 끝에서 달려오고 있다는 보고를 전달한다. 둘은 전투 방식을 두고 재차 싸운다. 버틀러 단장은 몬스터가 접근하면 식량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거리를 벌리자고 말하고, 촌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그때 사려 깊은 나무꾼 페이투르가 둘을 말리고, 서로 존중하여 협력해가며 난국을 헤쳐나갈 때라고 조언한다.
결국 슬라카가 모험가에게 의견을 구하여 몬스터를 처치하기로 결정한다. 다행히도 적은 의외로 소수였기에 쉽게 격퇴할 수 있었다. 견습학자 아리카는 이를 감명 깊게 관찰하고는 단장도 촌장도 아닌 모험가에게 캐러밴을 맡아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아리카의 놀라운 언변으로 설득되어 캐러반이 도착할 반나절 동안만 모험가가 지휘를 맡기로 결정된다.
그러나 출발하고 얼마 안 가 버틀러 단장은 적의에 가득 찬 눈으로 모험가에게 부상자 보고를 왜 하지 않았냐고 질책한다. 이에 모험가는 신중한 태도로 버틀러 단장에게 거꾸로 조언을 구한다. 단장은 잠시 놀라면서 침묵하더니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치료능력을 가진 데바 자넷을 소개시켜준다. 단장이 자리를 비우자, 이번에는 아피나스의 기사 케인이 다가와 버틀러를 크게 믿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버틀러 부단장은 캅타펠에서의 작전 실패로 궁지에 몰려 있으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캐러밴 전면에 나선 모험가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험가는 알겠다고 대답한다.
그때 다행히 눈보라의 속도가 늦어지고, 후방의 슬라카도 이를 보고하면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쉬어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한다. 마침 칸 촌장이 다가와서 출발한 지도 어느덧 반나절이 거의 되었는데 잠시 멈추고 식량을 나누자고 부탁한다. 그리고 촌장의 조언으로, 주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 한 번은 식량을 나누기로 약속한다. 헌데 부상자, 사냥에 나선 사람 등이 나뉘어져 있어 식량 분배에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노약자를 중심으로 식량을 나누자, 당장 후방 경계 업무를 맡고 있던 슬라카가 강력하게 반발한다. 사냥꾼은 가장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데, 식량은 쥐꼬리만큼 주는 것은 엉터리 분배라는 주장이었다. 모험가가 어쩔 수 없이 식량을 조금 더 나누어주자, 칸 촌장은 암묵의 규칙[16]을 어기는 후회만 남을 선택이라면서 질책한다.[17]
식량 분배는 결국 분쟁의 씨앗이 된다. 적은 식량에 불만을 터뜨리는 사냥꾼 슬라카의 모습. |
다시 출발하자, 매우 근심어린 기색이 된 나무꾼 페이투르가 다가와 칸 촌장은 이전에는 훌륭한 촌장이었다며, 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의 심정이 그를 매뉴얼에 집착하게끔 만든 것이라고 조언한다. 모험가가 그를 진정으로 이해해주자, 페이툴은 감동한다. 모험가는 문득 편지를 보낸 노파가 생각나 페이툴에게 묻는다. 페이툴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가" 하고 읊조리는데, 모험가가 그 의미에 대해 물어보자 이렇게 답한다.
그녀의 이름은 사나안. 편지에 쓰여 있는 대로, 숲속에 손녀딸과 둘이서 살고 있었다. 너도 들었겠지만, 반 년 전에 두려운 실종 사건이 아브룹 전체를 집어삼켰다. 그 사건 직후, 사이안이 캅타펠를 찾아왔다. 손녀딸을 찾고 있다고 말을 했었지. 불쌍하게도... 그 사건으로 손녀딸이 실종된 모양이더군. 지금 이 편지에는 몬스터의 폭주 사건도 쓰여 있다. 아무래도 최근의 편지인 모양이구나. 지금도 손녀딸을 찾고 있을 줄이야...
사나안의 하나뿐인 손녀딸은 반 년 전 실종 사건 때 자취를 감춘다. 노파는 여전히 손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
페이투르는 그녀의 행적은 알지 못하며, 자기가 아는 것도 반 년 전 일이므로 지금쯤은 옛날 집에 돌아갔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 후, 모험가는 훌륭하게 설산의 몬스터를 또 한 번 무찌른다. 그쯤 되자 모험가는 거의 모든 사람의 신뢰를 얻고 있었다. 특히 버틀러 부단장의 신뢰는 그 순간 엄청나게 커져 있었다. [18] 그는 모험가를 찾아와 칭찬을 쏟아부었는데, 모험가가 답례로 아피나스에 대해서도 좋은 말을 들었다고 답하자 아피나스에 대해 자세히 일러준다. 그의 말인즉, 아피나스는 지식과 통찰력을 겸비한 학자들이 모인 곳으로, 아피나스 기사단은 그들을 수호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헌데 후방의 슬라카가 그때 방금 전 싸운 거대하고 흉포한 괴물이, 다름 아닌 '예티'였다고 흥분해서 소리쳤다. 자기는 수십 년 간 설원에서 예티를 물리쳐온 헌터인데, 불을 두려워하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예티의 습성과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돌연변이 예티를 '프로스트 예티'라고 명명하며 예티는 가죽이 두꺼워 원거리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고 일러준다. 곁에 있던 아리카는 그때 모험가의 안색이 나쁜 것을 발견하고 걱정해주나, 모험가는 다시 전투에 나서게 된다.
이윽고 그들은 마침내 목표했던 옆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가장 교류가 깊었던 이웃 마을이었다.
5.1.3. 오로라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것은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 버린 마을의 흔적뿐이었다. 절망과 혼란 속에서 모험가는 마을에서 잠시 휴식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강행군을 조언했던 버틀러 단장은 경험이 부족한 리더로서 부적절한 선택이지 않겠냐고 묻고, 모험가는 리스크가 큰 선택이지만 강행군을 하면 일반 주민들이 많기에 낙오자가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버틀러는 탐탁지 않아 하면서 언제든지 자리를 넘겨도 좋다고 말하고는 물러선다.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것은 잿더미가 된 마을이었다. |
모험가는 투덜거리는 사냥꾼 슬라카를 설득해서 케인과 함께 식량과 장작을 구하기로 한다. 구해온 것들을 나누어주자 캅타펠 주민들에게도 모처럼 생기가 돌아온다. 모험가는 아리카의 곁으로 가서 함께 스프를 끓이며 정을 쌓는다.[19] 그때 주정뱅이 아루히가 다가와서 먼저 노파의 편지에 대한 말을 꺼낸다. 그는 자기 딸도, 마을 주민들도, 손녀딸도 모두 '그들'이 납치해 갔다고 열변을 토한다. 모험가는 흥분하며 더 이야기해달라 하지만, 칸 촌장이 그를 데려가버린다. 대신 딸 울란이 남아서 남은 이야기를 해준다.
으음, 늘 같은 말을 하는데요. 데스바레의 얼어붙은 돌처럼 하얗고 단단한 갑옷을 몸에 두른 수십 명의 집단이 숲 속에 있었던 거대한 접시를 타고 사라졌다는 모양이에요.
모험가는 나름 가능한 이야기이지 않겠냐고 묻지만, 울란은 마을 바깥에 나가본 일 없는 주민들로서는 믿기 어려운 얘기인 데다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날아갔다면 왜 주정뱅이 아루히만이 목격할 수 있었겠냐고 말한다. 더군다나 아루히가 딸과 아내를 상실한 뒤 죄의식에 줄독에 빠져 없는 말을 지어냈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울란은 아빠도 아루히 아저씨도 늘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다고 불만스러워 한다.
아리카가 미소짓고 있다. |
그날 새벽, 모험가는 불침번 교대로 깨어난다. 이따금씩 나오는 헥터 무리를 쫓아내던 모험가 곁에, 악몽을 꾸어 잠을 못 이루던 아리카가 다가간다. 돌려보내려던 모험가였지만, 아리카의 불안한 낯빛에 둘은 설원에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이런저런 잡담을 한가하게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흐른다. 모험가는 아리카가 꾼 꿈이 어떤 꿈이었는지 묻지만, 아리카는 다음에 이야기해주겠다고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모험가에게 이야기를 터놓는다.
서늘한 새벽공기 속에서 모험가와 아리카는 함께 밤하늘에 뜬 오로라를 바라본다. 아브룹의 오로라는 아름답다. |
아리카: 서늘한 바람, 드높은 하늘, 아름다운 오로라... 머리가 맑아지네요.
모험가: 춥지는 않아요?
아리카: 추워요. 그렇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도 새벽은 언제나 추웠기에... 매일 밤, 악몽에서 눈을 뜨면 새까만 방에 언제나 혼자 있었어요. 하지만 오늘은 작은 텐트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자고 있었어요. 모두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 왜인지 마음이 따스해져요. 그리고 바깥에 나오니 아름다운 오로라가 떠 있고... 그리고 모험가님이 계세요. 절박한 이 상황에서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참 기뻤어요.
모험가: ...조금 자두는 게 어때요?
아리카: 그래요, 내일도 힘든 하루가 되겠죠. ...그럼 이제 저 들어갈게요, 모험가님. 내일 또 봐요.
모험가: 춥지는 않아요?
아리카: 추워요. 그렇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도 새벽은 언제나 추웠기에... 매일 밤, 악몽에서 눈을 뜨면 새까만 방에 언제나 혼자 있었어요. 하지만 오늘은 작은 텐트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자고 있었어요. 모두와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 왜인지 마음이 따스해져요. 그리고 바깥에 나오니 아름다운 오로라가 떠 있고... 그리고 모험가님이 계세요. 절박한 이 상황에서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참 기뻤어요.
모험가: ...조금 자두는 게 어때요?
아리카: 그래요, 내일도 힘든 하루가 되겠죠. ...그럼 이제 저 들어갈게요, 모험가님. 내일 또 봐요.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5.1.4. 행군
다음 날, 모험가를 깨운 것은 무거운 칸 촌장의 말이었다. 사냥꾼 슬라카가 남은 식량을 전부 들고 탈주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눈보라는 그치고 하늘은 맑아 출발하는 데 곤란은 겪지 않았다.[20] 그러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버틀러 단장이 모든 주민이 보는 앞에 즉각 항의해온다. 야영은 역시나 그릇된 선택이었으며 모험가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란 주장이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모험가는 식량은 구해오면 그만이라고 일축하지만, 단장은 그를 위해선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아무쪼록 힘내라고 비꼰다. 아이가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정겹다. 하와루는 분위기가 처질 때면 동요를 불러주겠다고 나선다. |
그때 발랄한 꼬마 아이 하와루가 나서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하와루는 어제 고기 수프를 먹고 힘이 났다며 답례로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나선다. 모험가의 응낙으로 하와루가 선두에서 고기타령을 불러주니 아까 전의 험악한 분위기는 다행히 다소 가신다. 자그마한 어린 아이가 의지를 잃지 않고 기쁘게 노래를 부르니 어른들까지 기운이 났던 것이다. 하와루의 노래(듣기)
맛있는 고기는 정~말 좋아
한 입, 두 입 또 먹고 싶어
꼬륵꼬르륵 뱃속을 팡팡 채우면
기뻐서 아주아주 행복하다네~♪
한 입, 두 입 또 먹고 싶어
꼬륵꼬르륵 뱃속을 팡팡 채우면
기뻐서 아주아주 행복하다네~♪
그때 슬라카 대신 후방 경계를 맡은 주정뱅이 아루히가 모험가 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문제는 술 냄새가 허파를 찌른다. 경계는커녕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쭈볏거리며 모험가의 눈치를 보면서 눈보라의 그림자를 보았다고 보고한다. 아직 거리는 있으니 괜찮을 것 같다는 단서를 붙이면서. 모험가가 화내지 않고 고맙다고 말하자, 되려 아루히는 눈동자가 흔들릴 만큼 크게 놀란다. 그러면서 그는 슬쩍 캅타펠 습격 당시 '거대한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연기와 안개가 자욱해 잘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네만... 분명히 보았어! 눈보라 속을 서서히 유영하는 거대한 그림자를!
모험가는 아루히를 믿는다면서, 자기도 목격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러 말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금세 날이 저물고, 또 한 번 식량 분배가 이뤄진다. 모험가는 자기에게 적은 몫을 배당하는데, 그걸 눈여겨 본 촌장의 딸 울란이 다가와 자기는 식욕이 없다며 고기를 슬쩍 건넨다. 돌려주려고 하자, 그것은 슐라 아주머니[21]가 주신 고기라며 부디 받아달라 하고는 부끄러운 얼굴로 돌아간다. 모험가는 일단 받고는, 슐라에게 남은 고기라고 둘러대고는 다시 그것을 전해준다. 헌데 정작 슐라 아주머니도 캅타펠 출발 때부터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남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슐라 아주머니는 모험가의 배려에 감동하며 감사히 고기를 받아든다.
독구름의 끝에는 핑크빛 몸체를 한 괴물이 서 있었다. |
그때 선두에서 아피나스 기사 '지리이'[22]가 독구름을 발견하고는 날카로운 소리를 질러 경고하지만, 이미 주민 몇 명이 쓰러지기 시작한 뒤였다. 불화살을 날려 가까스로 틈을 만들어 주민들을 구출하지만, 이윽고 강물 앞에서 기묘한 독 덩어리를 창조해 뱉어내는 개구리 모습의 괴물과 마주한다. 기사단은 괴물과 분투했지만 승리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수 명이 쓰러져나가고, 사기가 떨어지는 그때, 지리이가 등 뒤에서 화살을 뽑아 불을 붙여 쏘았다. 흠집조차 없던 몸에 상처가 나기 시작했고, 괴물은 결국 불화살에 생명력을 소진하고 쓰러졌다.
이러한 상황에 버틀러 단장이 다시 흡족했는지, 편지에 대해 재차 물으며 앞으로 아브룹 주민들과 계속 함께할 생각이냐고 묻는다. 그럴 계획이라고 답하자, 단장은 더욱 기뻐하며 모험가를 의지하는 주민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언하며 자기들 아피나스도 전력을 다해 돕겠다고 말하고 다시 대열로 사라진다.
그러자마자 기사 케인과 아리카가 다가온다. 아리카는 차가운 물을 건네주고 케인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버틀러 단장이 뭐라 말했는지, 무어라 대답했는지를 캐묻는다. 정작 모험가의 말에 크게 기뻐한 것은 아리카였다.[23] 또한 기사 케인도 만족한 듯 자기가 마음에 들었냐면서 웃는다.
그때 몬스터에게 뒤쫓긴 다른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모험가는 몬스터를 내쫓고 그들을 대열에 합류시킨다. 그러자 현실적으로 식량이 부족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남은 식량을 전부 최종적으로 분배하기로 하고, 일단은 스바라티 마을까지 행군을 계속하기로 한다.
그때 페이투르가 강물에 빠진다. 칸 촌장은 오랜 벗인 페이투르인지도 모르고 규칙에 따라 그냥 희생시키자고 주장한다. |
그러나 눈보라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와중에 나무꾼 페이투르가 물에 빠져 구하느라고 캐러반이 늦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때 칸 촌장은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지금 멈추면 대열 전체가 위험하다며 희생시킬 것을 촉구한다. 나중에 페이투르인 것을 알게 된 칸 촌장은 커다란 충격에 빠지지만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할 뿐이다.[24] 등을 돌리는 칸을 향해, 페이투르는 모험가에게 옛 이야기를 꺼낸다.
페이투르: 수 년 전, 칸도 처를 잃었다.
모험가: ...들었습니다.
페이투르: 그때는 나를 포함하여 마을 청년이나 어른들까지, 사냥이 가능한 사람은 모두 멀리까지 사냥을 나가 있을 때였다. 마을을 무방비하게 두지 말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기에 모두가 나가는 경우는 희귀했지만 어찌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중략)... 겨울이 오기 전이었음에도 주변에서 사냥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모험가: 겨울...
페이투르: 아브룹에도 겨울이면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다. 잠자는 숲의 숨결이 멈추는 시기[25]이기도 하지. 칸 촌장은 늦기 전에 멀리까지 가서라도, 마을이 무방비하게 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냥에 나서지 않은 한, 겨울을 날 수 없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모두가 사냥에 나선 그날, 마을에는 어린이들과 애들의 어머니들만이 남아 있었다. 허나 숲속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던 거야. 사냥감이 전혀 없었던 거지...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었던 우리들은 예정보다도 길게 숲에 머물렀다. 겨우 거대한 시마바오 20마리를 포획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곧 마을에 돌아갔다. 허나, 마을은...
모험가: ...들었습니다.
페이투르: 그때는 나를 포함하여 마을 청년이나 어른들까지, 사냥이 가능한 사람은 모두 멀리까지 사냥을 나가 있을 때였다. 마을을 무방비하게 두지 말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기에 모두가 나가는 경우는 희귀했지만 어찌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중략)... 겨울이 오기 전이었음에도 주변에서 사냥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모험가: 겨울...
페이투르: 아브룹에도 겨울이면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다. 잠자는 숲의 숨결이 멈추는 시기[25]이기도 하지. 칸 촌장은 늦기 전에 멀리까지 가서라도, 마을이 무방비하게 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냥에 나서지 않은 한, 겨울을 날 수 없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모두가 사냥에 나선 그날, 마을에는 어린이들과 애들의 어머니들만이 남아 있었다. 허나 숲속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던 거야. 사냥감이 전혀 없었던 거지...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었던 우리들은 예정보다도 길게 숲에 머물렀다. 겨우 거대한 시마바오 20마리를 포획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곧 마을에 돌아갔다. 허나, 마을은...
그것이 바로 칸 촌장이 강박적으로 규칙에 얽매였던 까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같은 광경을 목도한 페이투르가 마을 주민들에게 나서서 촌장을 비호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었던 것이다. 등을 돌리는 칸을 향해서, 비록 몰랐지만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고 말하고는 마땅한 행위였다고 하는 칸을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려 깊은 페이투르는 그를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으니 꼬마아이 하와루가 다시 노래를 부르겠다고 나선다. 모험가는 부탁한다고 말한다.
눈이 펄펄, 밤새 눈이 펄펄
소복소복 가루눈
폭신폭신 함박눈
싸락싸락 싸락눈
나무에는 눈꽃이 피네
아브룹은 눈의 고향
아브룹은 눈의 고향♬
소복소복 가루눈
폭신폭신 함박눈
싸락싸락 싸락눈
나무에는 눈꽃이 피네
아브룹은 눈의 고향
아브룹은 눈의 고향♬
그리고 그들은 겨우 스바르티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1부 終)
5.2. Chapter 2
5.2.1. 박대
스바르티에 도착한 캅타펠 주민들, 그러나 촌장 거나드슨은 돌아가라고 한다. |
대규모의 사람들이 '스바르티' 앞에 도착했지만, 아무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지휘단은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작은 경계문이 덜컥 열리더니 촌장이 빼꼼하고 바깥을 내다본다. 불쾌한 듯한 낯빛을 한 촌장은 칸 촌장에게 가슴 아픈 소식은 들었으나, 퉁명스럽게 돌아가줄 것을 요청한다. 스바르티에도 자원이 부족하다는 까닭에서였다.
이에 아피나스 파견단장 버틀러가 나선다. 버틀러는 체류를 허가해주면 향후 있을 몬스터 습격에 대해 최선을 다해 방어하겠다고 약조한다. 그러나 스바르티의 촌장, '거나드슨'은 태도가 불량할 뿐더러, 자기 마을엔 식량이 부족하다며 '최소한의 성의'를 준비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거나드슨은 천하의 캅타펠 촌장이 체류를 구걸할 줄은 몰랐다면서, 실성한 것이 아니냐며 비꼬아 아리카는 분노하지만, 버틀러가 제지한다.[26] 버틀러는 케인을 포함하여 지원병을 차출해서 고기를 구해오라고 명령한다. 케인은 아리카를 호위해야 하니 자신은 남겠다고 주장하지만, 버틀러는 묵살하고 아리카는 자신이 책임질 테니 고기를 구해오라고 명령하고는, 자신을 뒤로 빠진다. 아리카를 무시하고, 명령불복종죄를 들어 협박하는 그런 버틀러의 모습은 케인에게 추태로 보인 듯하다. 케인은 "위엄이라고는 조금만큼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단평하며, 길길이 화를 낸다.
스바르티의 촌장 거나드슨. 욕심이 많고 퉁명스럽다. |
가까스로 헥터고기를 구해 거나드슨에게 전하지만, 거나드슨은 "이따위 맛없는 고기를 먹으라고 주는 거냐"며 "너희 먹을 것을 구해 오라 한 내가 잘못"이라면서 "우리들이 먹을 것을 다시 구해오라"고 억지를 부려, 결국 시마바오의 고기를 다시 구해다주기로 약조한다. 결국 캅타펠의 주민들은 아녀자까지 총동원해서 설원으로 고기를 구하러 나간다. 칸은 설원에서는 맹수가 많으니 절대 떨어져 행동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그러나 슐라가 그만 주민들로부터 멀어졌다가 웨어울프에 붙잡혀 가까스로 구조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칸은 슐라 아주머니에게 왜 자기 말을 듣지 않았냐며 격분하지만, 곁에 있던 페이투르가 "그렇게 말하는 법이 어디 있는가"라면서 제지한다. 지난 날의 서운한 사건도 있고, 그들이 끝끝내 충돌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였다. 인격이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 극적인 부분이기도 하므로, 다소 길더라도 연극조로 번역해 실어본다.
칸: 나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어요! 페이투르, 당신... 당신마저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는...
페이투르: 나는 언제까지고 그대의 편이다. 그건 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둘러보거라! 어째서 그대만이 주민들을 위해 분투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주민들이 얼마만큼 그대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겐가?
(그때 곁에 조용히 있던 슐라 아주머니도 가세해 칸을 향해 소리친다.)
슐라: 나를 약하다고 비난해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당신 손으로 자신을 상처입힐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그날부터 조금씩 나아갔지요. 더욱 커다란 시련이 부과되어도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니까요. 그러나 칸... 당신의 시간은 그날로부터 멈춰 있군요. 당신도 이제 그날로부터 나아가 주세요. 이 이상 괴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는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마을 주민들이 동조해 하나둘씩 앞으로 나서며 칸을 감싼다.)
어느 궁병: 슐라 씨 말대로입니다, 촌장님! 그날 사건이 오롯이 당신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스스로 과거에 속박해 계신 것인지요? 오래 전 우리들의 촌장은 지금처럼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미래와 용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였던 본래의 촌장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슐라: 칸, 제발...
... (중략) ...
(마을 주민들이 칸을 중심으로 모이고, 칸은 흐느끼기 시작한다.)
슐라: 울어도 괜찮아요, 칸.
케인: 모험가, 우리들만이라도 얼른 사냥을 계속하지.
페이투르: 나는 언제까지고 그대의 편이다. 그건 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둘러보거라! 어째서 그대만이 주민들을 위해 분투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주민들이 얼마만큼 그대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겐가?
(그때 곁에 조용히 있던 슐라 아주머니도 가세해 칸을 향해 소리친다.)
슐라: 나를 약하다고 비난해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당신 손으로 자신을 상처입힐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그날부터 조금씩 나아갔지요. 더욱 커다란 시련이 부과되어도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니까요. 그러나 칸... 당신의 시간은 그날로부터 멈춰 있군요. 당신도 이제 그날로부터 나아가 주세요. 이 이상 괴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는 변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마을 주민들이 동조해 하나둘씩 앞으로 나서며 칸을 감싼다.)
어느 궁병: 슐라 씨 말대로입니다, 촌장님! 그날 사건이 오롯이 당신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스스로 과거에 속박해 계신 것인지요? 오래 전 우리들의 촌장은 지금처럼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미래와 용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였던 본래의 촌장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슐라: 칸, 제발...
... (중략) ...
(마을 주민들이 칸을 중심으로 모이고, 칸은 흐느끼기 시작한다.)
슐라: 울어도 괜찮아요, 칸.
케인: 모험가, 우리들만이라도 얼른 사냥을 계속하지.
캅타펠 주민들과 촌장 칸은 가까스로 화해에 성공한다. |
칸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캅타펠의 주민들과 촌장은 가까스로 화해에 성공한 셈이었다. 다시 말해 칸은 칸 자신과의 화해에 성공한 셈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가까스로 시마바오 고기를 모아 거나드슨 촌장에게 보이지만, 거나드슨은 묘한 표정을 짓으며 문을 닫으려 한다. 여전히 물품이 부족하니 더 구해오라는 것이다. 결국 칸 촌장이 큰 소리로 항의한다. 그러나 아리카와 페이투르는 과거는 함께 만들어온 법이라면서, 양 마을의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은 어느 한쪽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참자고 조언한다. 끝끝내 웨어울프의 모피를 구해다가 전해주지만, 촌장은 물품을 받고는 사라진다. 이에 스바르티를 포기하고 떠날 것인지, 기사단과 함께 무력으로 문을 열 것인지 갑론을박이 오간다.
그때 갑자기 스바르티의 높은 방벽이 무거운 굉음과 함께 열린다. 그런데 아연한 수많은 스바르티의 병사들, 주민들과 함께 우르르 몰려나온다. 당황한 칸 촌장에게 얼굴이 파랗게 질린 스바르티 촌장은, "독... 독가스!"라고 떠듬떠듬 외칠 따름이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중에, 케인이 혹시 저번에 본 분홍 개구리 괴물이 아니냐고 말한다. 지리이의 이름이 크게 불린다. 그녀의 불화살을 찾는 구원의 목소리였다. 불화살 몇 방에 괴물은 쉽게 나가떨어졌다.
거나드슨 촌장의 목소리와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존댓말투로 변하고, 굽신거리는 태도로 어서 마을로 들어오라고 따스하게 맞아준다. 이 장은 칸 촌장이 모험가에게 전하는 방백으로 마무리된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잊고 있었군요...
당신에게도 무례한 태도를 취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조력과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이것은 마을 주민들이 전하는 감사의 마음입니다. 부디 전해달라고 부탁을 받았습니다.[27]
...캅타펠에서 가장 미흡한 인간은 저였습니다.
당신에게도 무례한 태도를 취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조력과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이것은 마을 주민들이 전하는 감사의 마음입니다. 부디 전해달라고 부탁을 받았습니다.[27]
...캅타펠에서 가장 미흡한 인간은 저였습니다.
5.2.2. 환대
거나드슨이 캅타펠 주민들을 데려간 곳은 이전에 축사로 쓰이던 곳이었다. |
거나드슨 촌장이 캅타펠 마을주민들을 데리고 간 곳은 흡사 가축 우리 같이 울타리만 쳐진 휑한 공지(空地)였다.[28] 다들 기운없어 하는 상황이지만, 케인과 모험가만큼은 전과 같고, 케인은 어째선지 아리카와 텐트 생활을 할 것이란 생각에 더욱 기뻐하는 듯하다. 맥빠진 현장에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성실히 해내는 모험가가 기특했던지, 아니면 기분이 좋았던지, 케인은 아무 조건 없이도 아피나스에 오면 입단을 허락해주겠다고 꼭 찾아오라고 약속한다. 다만, 그때 케인이 의아해했던 것은 아피나스로부터의 지원군 파병이 거듭 늦춰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병력 부족에 애를 먹는 버틀러 단장으로서도 당황스러운 일로, 아피나스의 여유로운 상황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스쿠아스의 청년 토르슨은 소심하지만 강단이 있는 편이다. |
그때 마을 한켠에서 어느 젊은 소년이 쭈볏거리며 다가왔다. 토르슨(Thorson)이라는 청년이었다. 그것을 본 칸 촌장은 설마 감시라도 붙였냐면서 황당해하지만 소년은 그런 것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단지, 태어나서 처음 수많은 사람 무리를 보고는 감탄해서 보고 있었을 따름이라고 주장한다. 모험가가 방금 전 촌장의 모욕적 언사로 사람들이 불쾌해했다고 하자, 토르슨은 안타깝게 여기면서 그곳 스바르티도 몬스터의 습격으로 가축을 일순간에 잃어버리고, 강이 얼어붙는 바람에 물고기도 구할 수 없어 기아 상태가 만연하다고 증언한다. 이에 칸 촌장이 그럼 식량을 주해다준 자기대를 환대하진 못할 망정 내쫓으려 했냐고 성을 내자, 토르슨은 캅타펠은 늘상 자기네들 가축을 훔쳐가지 않았냐고 쭈볏대며 말한다. 아무튼 그 사건은 대강 마무리된다.
그런데 토르슨이 모험가를 슬며시 불러낸다. 토르슨은 지난번의 분홍색 개구리 괴물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것이 몹시 낯이 익다며 마치 아브룹의 특산 생물 '아트킨슨' 같다고 말한다. 그것은 피까지 투명한 그로테스크한 생물로써 재생력이 뛰어나고 안전하다고 느낄 땐 몸을 부풀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헌데 희한하게 맛이 좋아 아브룹의 특산품으로 팔려나간다는 것. 토르슨은 분홍 괴물이 걸어다닐 때 투명해진다는 점, 재생력이 뛰어다는 점, 자유자재로 몸을 신축시킨다는 점을 들어 그것이 '아트킨슨'일지 모른다는 가정을 내놓는다. 더군다나 결정적으로 아트킨슨도 독을 가진 생물이라는 것이다. 아마 아트킨슨이 맞다면, 몸을 내뻗기 위해 집중하는 순간에는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으므로 그때 해치울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모험가는 고맙다고 말하고, 토르슨은 거나드슨 촌장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 직후, 모험가는 아리카의 곁으로 간다. 아리카는 자넷(아피나스의 데바[29])과 함께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무언가 필요한 게 있냐고 묻자 자넷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지만, 아리카는 리티의 결정이 부족하다면서 필요한 일이 산더미라고 재잘거린다. 모험가는 얼어붙은 강으로 가 리티의 결정을 구하려 한다. 그때 기사 케인이 따라나와 실없는 농담을 건네며 쉴새없이 말을 걸어온다. 그에 따르면, 아피나스의 데바는 어렸을 적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와 그 우아함과 차가운 성품에도 불구하고 기절할 만큼 피로에 찌들어 있다는 모양이었다. 늘 싸늘한 태도의 데바를 이해하게 된 모험가는, 힘들지 않냐며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게 된다.
모험가는 이제 모두의 신망을 쌓게 된 모양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몰려나와 케인과 함께 모험가의 덕망을 추켜세워준다. 특히 꼬마아이 하와루가 가장 열심이었다. 케인은 이런 뿌듯함에 기사 생활을 하고 있다며, 모험가에게도 부디 아피나스에 들어올 것을 요청한다. 모험가는 그에 곧장 대답하지 못하고 주뼛거린다. 그때 마을사람들이 둘러싸고 모험가를 칭찬하고, 하와루가 특별히 모험가님을 위해 준비했다며 식량상자를 전해주고 이 장은 끝이 난다.
5.2.3. 그림자
그때 기사단장 버틀러는 병사들의 정신상태가 썩어빠졌다며 툴툴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모험가가 피곤에 찌든 병사들 대신 방위 업무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고집불통인 단장 버틀러는 병사들의 사소한 일탈이라 하더라도 곧이 넘기지 못하는 성격의 남자였다. 버틀러는 모험가 앞에서 대놓고 투덜거렸다.그건 그렇다 해도, 병사들 사이에서 캅타펠 전투에서 거대한 그림자를 목격했다는 헛소리까지 퍼지고 있어서 골치가 아픈데...
그 말에 놀란 모험가는 버틀러의 말을 싹둑 끊고 그림자를 목격했다는 병사 '윌슨'에게 달려간다. 그러나 처벌이 두려웠는지 윌슨은 환영을 본 것이라며 완고하게 둘러댄다. 그때 칸 촌장이 곁에 나타나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그림자를 본 사람이 많다며 그것을 '안개 그림자'라 불린다고 말해준다. 그것이 거대한 생명체인지, 아니면 그저 연기가 만들어낸 허상이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생명체라고 믿는 편보다는 환상이라고 믿는 편이 나을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린다.
모험가는 다시 토르슨을 찾아간다. 맨 처음 아브룹에 오게 된 계기였던, 편지를 보낸 '노파'가 어디 사는지 아느냐고 묻기 위해서였다. 토르슨은 놀라면서 "그 마녀의 딸과 할멈!"이라고 외친다. 토르슨도 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촌장에게 물어보고 오겠다고 말하곤 사라진다.
모험가가 페이투르에게 토르슨의 '마녀' 이야기를 전하자, 페이투르는 멋쩍게 웃으며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고 한다. 사나안의 딸이 '마녀'라 불리는 것은, 그녀의 피부색과 신체능력이 일반인과는 다소 달라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블랑슈'로 그들은 과거에 캅타펠의 주민이었다고 한다. 푸른 피부, 굽은 팔, 재빠른 발... 그로 인해 마을 아이들로부터 심한 차별과 괴롭힘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은, 바로 그녀가 혼혈 마족이었으며 그로 인해 노파가 숲속에 칩거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거나드슨 촌장이 거들먹거리며 축사... 아니, 캅타펠 피난구역으로 찾아왔다. 거나드슨 촌장은 탐욕스러운 성격답게 리티의 결정 100개를 요구한다. 그러나 아리카가 나서서 결정을 곧바로 내어놓아 모험가가 나설 필요는 없었다. 거나드슨은 4~5달 노파가 딸을 찾아서 왔으나 거나드슨의 박대로 돌아갔고, 2달 전 찾아왔으나 역시 딸을 찾지 못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해준다. 그 직후 몬스터가 스바르티를 침공했다는 것이다. 모험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숲속의 그 집으로 직접 가보겠다고 한다. 페이투르는 노파의 집은 숲속 데스바레라는 지역의 맞은편에 있었다.
모험가는 곧바로 숲으로 출발한다. 그때 토르슨이 마을 바깥까지 마중나와 스바르티의 가보를 전해준다. 그것은 마을에 대대로 내려오는, 아트킨슨의 모양을 한 작은 물건이었다. 토르슨의 물건을 고맙게 받고, 숲속에서 폭주한 몬스터들을 물리치며 한 걸음씩 숲속으로 나아간다.
스쿠아스의 가보 |
그때 가까운 곳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그곳까지 달려가니 거기에는 아리카가 바오키치[30]와 함께 몬스터에 둘러싸여 겁에 질린 채 주저앉아 있었다. 몬스터를 물리쳐준 모험가는 어째서 아리카에게 이곳에 왔냐고 책망한다. 그러자 아리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리카: 숲은 위험해요. 특히 이런 겨울 숲은! 모험가님은 분명 실력에 자신이 있으니까 아무 준비도 없이 갈 것이라 생각해서, 제가 단단히 채비를 해 왔어요. 회복약, 나침반, 모포, 비상식량...
모험가: 아리카, 아리카가 말한 대로, 숲은 위험해요. 돌아가 주세요.
모험가: 아리카, 아리카가 말한 대로, 숲은 위험해요. 돌아가 주세요.
그러나 아리카는 학자로서 자신이 꼭 따라가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고, 모험가는 결국 못 이기고는 곁에 꼭 붙어서 따라오라고 말한다. 전투를 벌이며, 때로 쉬는 틈에는 하와루가 부르던 동요를 부르며 둘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아리카는 나무에 빨간 끈을 매달아 길을 잃지 않도록 대비하는데, 아마 그녀가 없었더라면 모험가는 금세 숲의 미궁 속에 헤매고 말았을 것이다.
아이아이의 굴에는 그가 훔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
그때 하늘에서 난데없이 아이아이가 툭 튀어나온다. 아이아이는 본디 뭍에 사는 생물이라 날지 못하는데 튀어나온 것에 의아해하던 그들은, 아이아이 가까이 갔다가 큰 구덩이에 빠져버린다. 헌데 그곳은 아이아이의 은신처로 그가 훔친 보물들로 가득차 있었다. 케인이 잃어버린 브로치, 누군가의 것인지 모를 세공이 잘 된 목걸이, ... 그들은 소중해보이는 몇 가지 물건을 가지고 바깥으로 조심스레 나간다.
5.2.4. 악몽
숲을 거닐수록 온 땅이 분홍빛으로 물들어갔다. 새하얀 눈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반짝반짝 빛났다. 아리카는 상쾌한 기분이 들어 모험가에게 웃으며 말했다.와, 이곳은 정말 아름다워요. 나뭇잎이 전부 얼어붙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네요. 마치 샹젤리아 같군요. 모험가님! 이걸 보세요!
바닥에는 해파리, 또는 버섯처럼 생긴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붙박여 있었다. |
바닥에는 해파리, 또는 버섯처럼 생긴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붙박여 있었다. 그것은 학자인 아리카로서도 처음 목격하는 생물체였다.
하늘을 나는 아이아이에, 분홍빛 기묘한 물체... 이 숲은 불가사의한 것 투성이로군요.
아리카가 가까이 가 해파리에 손을 대자 거기에서 분홍 가루가 흩뿌려지더니 여러 개의 촉수가 튀어나와 신호를 보내듯 빛을 내뿜었다. 그러자 온 사방에서 몬스터들이 수도 없이 몰려나와 그들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때 몬스터 하나가 던진 돌이 해파리를 덮쳐 그것은 형체도 없이 짜부라졌다. 그러자 흉폭하게 공격해오던 몬스터가 일순간 조용해졌고, 행동을 멈추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래도 그 해파리가 몬스터를 조종하고 있음을 깨닫고, 조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
그때 해파리가 있던 근처에 있던 그들은 하늘 위로 가볍게 튕겨져 올라갔다. 해파리로부터 따스하고 분홍색 빛이 그들을 감싸올려 높은 하늘까지 들어올린 것이었다.
아리카: 따스하고 폭신폭신한 느낌이에요! 마치 하왈루의 노래처럼...! 모험가님, 저쪽으로 가요!
그들은 숲 곳곳에 자생하는 해파리를 이용해 높이 점프하면서 몬스터를 피해 숲속으로 간다. 아주 높은 나무에 멈춘 그들은, 맞은편 저 멀리 커다란 요새를 닮은 마을이 있는 것을 목격한다. 그곳은 방벽이 매우 높고 탄탄해보여 수많은 적들이 몰려와도 끄덕 없을 것처럼 보였다. 또 다른 마을의 위치를 확인한 그들은, 나무에서 조심스레 내려간다.
얼어붙은 강 한가운데서 얼음이 깨지며 모험가가 빠지고 만다. |
그때 모험가가 발을 헛디뎌 나무 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진 곳은 얼어붙은 강 한가운데였다. 그때 얼음이 파삭 깨지면서 모험가는 얼음장 같은 물에 빠진다.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아리카가 필사적으로 손을 잡고 매달린 끝에 천신만고로 강에서 빠져나온다. 체력이 떨어진 그들은 겨우 찾아낸 동굴에서 하루를 정비하기로 한다. 붉은 노을이 저물고 아브룹의 땅은 분홍색으로 서서히 물들어 간다.
모험가와 아리카는 따스한 모닥불 앞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아리카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것은 그녀가 꾸는 꿈이 마치 현실이 되어버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지난 번 이야기하지 못했던 꿈의 내용에 대해 말해준다. 그녀가 말하는 꿈은 다음과 같다.
...제 꿈속은 언제나 어둡고 아주 차가워요. 그리고 매번... 같은 소녀가 등장하죠.
그 소녀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어서, 어둡고 차가운 숲속을 달려 도망치고 있어요.
달리고 뒤엎어지고는 또 일어서서... 또 엎어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될 때까지 되풀이하죠.
잠시 후, 무언가 일어났는지 싸늘하고 아무도 없는 설원에 웅크리고 누워 있어요...
지쳐서 쓰러진 건지, 아니면 정신을 잃은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아무튼 느낄 수 있어요.
꿈에서 눈을 떠도 소녀의 공포와 불안을 느낄 수 있어요.
마치 제가 꿈에 등장한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리 따스한 이불을 덮어도 추위와 공포는 사라지지 않죠.
그 소녀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어서, 어둡고 차가운 숲속을 달려 도망치고 있어요.
달리고 뒤엎어지고는 또 일어서서... 또 엎어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될 때까지 되풀이하죠.
잠시 후, 무언가 일어났는지 싸늘하고 아무도 없는 설원에 웅크리고 누워 있어요...
지쳐서 쓰러진 건지, 아니면 정신을 잃은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아무튼 느낄 수 있어요.
꿈에서 눈을 떠도 소녀의 공포와 불안을 느낄 수 있어요.
마치 제가 꿈에 등장한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아무리 따스한 이불을 덮어도 추위와 공포는 사라지지 않죠.
그녀는 이러한 악몽을 반 년 이상 매일 꾸고 있었다. 그녀는 살려달라는 누군가의 호소가 아닐지, 꿈속의 소녀가 무언가를 바라서 그 염원이 닿은 건 아닐지 온통 신경이 쏠려 있었다. 헌데 그 꿈속에는 아리카의 아버지가 꼭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피나스 지성공동체의 복장을 차려 입고서. 그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꿈속에서 과연 그녀의 부친은 무슨 일을 했던 것일까. 소녀의 구원자였을까, 아니면 파멸자였을까. 아리카는 그것을 고민하면서 부러 아브룹까지 지원해 왔던 것이다. 억지를 부려 모험가를 따라온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 자신이 왜 그 꿈에 매몰돼 있는지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숲속의 소녀를 현실에서 만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부친의 흔적을 좇아 왔을 따름인 것인지.
모험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풀기 위해 이곳까지 애써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위로한다. 그러자 아리카는 자기 친구와 꼭 닮은 이야기를 한다고 살짝 웃는다. 그녀의 친구의 이름은 비발레로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 늘 함께하는 존재로 여동생 같은 존재라고 한다. 아리카의 밝은 품성도 비발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면서, 그녀는 비발레의 이야기를 오래 해준다.[31] 오랜 대화를 나눈 후, 아리카는 따스한 모닥불 곁에서 잠에 빠진다, 악몽과 함께.
5.2.5. 그림자의 정체
폭증한 몬스터를 물리치고, 분홍 해파리떼를 짓뭉개면서 그들은 숲속에 있다던 노파의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집은 텅 비어 있었지만 습격의 흔적은 없었다. 그들은 노파와 소녀의 사진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을 찾아낸다. 날개가 없는 혼혈마족과 행복하게 웃는 노파가 찍은 사진이었다. 헌데 아리카는 그것을 보고 마치 지난날에 본 것처럼 자못 충격에 빠지는 것이었다.그때 집밖에서 굉음과 함께 수많은 몬스터의 포효가 들린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안개와 함께 거대한 그림자가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촉수를 가지고 족히 10m 이상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괴물로, 목적지가 있는지 몬스터 무리와 함께 어딘가로 대열을 이루어 행진하듯 가고 있었다.
몬스터 무리가 멀어지자 그들은 오두막집으로 나왔다. 그러나 집 옆에 있던 프로스트 예티[32]가 있었고, 겨우 물리치고는 나무 위로 대피했다. 그들은 몬스터 무리를 몰래 추적하였는데 아리카가 묶어 놓은 붉은 리본이 달린 길과 꼭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스바르티를 침공하러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미 그곳은 몬스터 선발대의 침공이 시작되어 문 안팎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간다 한들 마을은 함락될 것이 자명했다. 모험가는 대신에 분홍 해파리를 이용하여 그들 중 일부를 유인하여 수를 줄이기로 했다. 그들은 분홍 해파리를 하나씩 짓뭉개가면서, 그리고 그것의 탄성을 이용하여 멀리 뛰기 하듯이 이동하면서 다시 숲속으로 몬스터를 끌어들였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어제의 강변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모험가는 그때 강물 속에 빠졌던 것처럼 얼어붙은 강의 약한 부분으로 유인해 그들을 물리치려 했다.
그때 강의 상류에서 얼음결정의 폭풍이 밀물처럼 닥쳐왔다. 그리고 그 한편에는 촉수 괴물이 맹렬한 기세로 뒤쫓아오고 있었다. 그것에게 휘말리려는 찰나 저 멀리 울란의 애완 시마바오, 바오키치가 나타났다. 모험가는 바오키치의 등에 아리카를 태우고, 바오키치는 자기 나름의 길을 따라 재빠르게 탈출한다.
하지만 그 괴물의 속도란 가공할 만한 것으로 절벽에까지 내몰린 그들은 끝내 그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하지만 그조차도 절벽의 단면을 깨부수며 그 괴물은 뒤따라오는 것이었다. 바오키치와 아리카는 무사히 절벽 곁으로 가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모험가는 괴물의 발톱에 걸려 얼어붙은 강물로 추락했고, 정신을 잃고 기절해버린다. 모험가의 눈에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얼어붙어 차갑고 깊은 강물에까지 몸을 던져 모험가를 좇는 괴물의 모습이었다. 여기서 2부가 종결된다.
5.3. Chapter 3
5.3.1. 사나안, 편지의 주인
"스바르티조차 함락됐다.
누구도 내가 보았던 것을 믿어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을을 상실한 절망과 괴물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때로는 남을 책망하는 비겁함으로 현실을 부정했다.
반목과 불신은 우리들을 약하게 할 따름.
곧 그들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이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이다.
협곡에서 본 요새. 페이투르는 그곳이 스쿠아스라고 말했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단결하여 반드시 공포를 극복해낼 것이다."
사건 이후, 아리카의 독백
누구도 내가 보았던 것을 믿어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을을 상실한 절망과 괴물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때로는 남을 책망하는 비겁함으로 현실을 부정했다.
반목과 불신은 우리들을 약하게 할 따름.
곧 그들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이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이다.
협곡에서 본 요새. 페이투르는 그곳이 스쿠아스라고 말했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단결하여 반드시 공포를 극복해낼 것이다."
사건 이후, 아리카의 독백
일주일 후, 모험가는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다. 캅타펠과 스바르티 주민들은 대열을 이루고 스쿠아스 요새로 피난을 가고 있었다. 스바르티는 300년 전 전쟁을 막은 천혜의 요새로, 비록 스바르티가 폐허가 된 것은 아니었으나 재건하기 어려워 방어를 위해 그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모험가가 멀쩡히 살아돌아올 수 있었던 까닭은 바오키치가 필사적으로 그들을 데리고 스바르티로 달렸기 때문이었다. 기사 케인은 그에게 알리지 않고 사지로 갔다며 아리카를 크게 질책하고 거듭 실망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스쿠아스 성벽에 다다르자 안쪽에서 문이 열렸다. 스쿠아스의 비르나 촌장이 같은 민족을 두고 좌시할 수 없다며 문을 개방하고 그들을 맞아들인 것이었다. 비르나 촌장은 당당하고 호랑이 같이 두려운 성품을 지녔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으나, 실제 그녀는 상냥하고 기품 있는 우아한 노인이었다.
타인도 아니며 같은 민족으로서 당연한 일을 하였을 뿐이네. 우리들의 선조님들도 그리하여 왔고,
우리들의 자손들도 그리할 것이네. ...(중략)...
사절을 보내려 했으나... 보아 알겠지만 우리도 여유가 없었군... 수치스러움을 알면서도 주저하고 있었다네.[33]
스쿠아스 촌장 비르나
우리들의 자손들도 그리할 것이네. ...(중략)...
사절을 보내려 했으나... 보아 알겠지만 우리도 여유가 없었군... 수치스러움을 알면서도 주저하고 있었다네.[33]
스쿠아스 촌장 비르나
거나드슨은 비르나가 무언가 꿍꿍이속이 있을 것이라며 노발대발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통에 가까스로 진정할 수 있었다. 그들은 스쿠아스가 방어전에 능한 천혜의 요새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성벽 앞쪽이 텅 비어 있어서 순식간에 인해전술로 공습해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점을 알고, 성벽을 보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때 비르나 촌장이 다시 와서 모두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거나드슨 촌장이 그럴 줄 알았다며 혀를 차자, 비르나 촌장은, 부상자와 노인, 아이들만 마을 안쪽 건물에 쉴 수 있겠다며 약재는 잡화점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오도 가도 못하는 캅타펠을 그냥 설원으로 내쫓으려 했던 거나드슨 촌장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칸 촌장은 감사를 표하고, 나머지 인원은 마을 한켠에 임시천막을 치고 지내기로 한다. 이 와중에 거나드슨 촌장은 열악한 처우에 항의한다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으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때 아피나스 병사들은, 오랫동안 감감무소식인 지원 소식에 의심을 품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기사 지리이가 나서서 헛소문을 퍼뜨리지 말라며 주의를 주었지만 각 마을 주민들도 이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덧붙이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스스로를 지키고자 각 마을 대표, 주민들이 모여 전략회의를 열기로 한다.
회의가 시작되자 어김없이 마을 주민들 간의 다툼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리카는 노파의 편지를 받고 타지에서 와 아무 조건 없이 봉사하는 모험가를 보라며 이들을 다그친다. 그러면서 숲에 갔을 때 그들은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군단을 통솔하는 거대한 괴수를 보았다며 이제는 하나가 되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그러자 모험가 역시 아리카가 말한 대로, 한 사람의 힘만으로 가능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타인이 아닌 우리들의 손을 합쳐 이겨내야 할 때라고 긴 연설을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럼에도 회의적이었다. 그들은 수렵과 어업으로 살아가는 민족으로서 전투는 그다지 해본 적이 없는데, 모험가와 같은 전사들마저 퇴각해야 했던 적들이라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때 지팡이를 짚은 노파가 나서서 그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당최 무슨 이야길 하는 겐가! 이는 저 용사의 일도, 아피나스 파견단의 일도, 저 아가씨의 일도 아닐세!
이는 우리들의 문제이며 이곳은 우리들의 고향이 아닌가!
여기를 떠나면 끝나는 겐가? 우리가 쌓아 올린 기반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우리들의 가족은 어찌 되는 것인가?
사나안, 편지를 보낸 노파.
이는 우리들의 문제이며 이곳은 우리들의 고향이 아닌가!
여기를 떠나면 끝나는 겐가? 우리가 쌓아 올린 기반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우리들의 가족은 어찌 되는 것인가?
사나안, 편지를 보낸 노파.
이에 어린 울란까지 가세하고, 싸움을 이기는 방법은 전투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모두 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나, 여전히 또한 많은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모험가는 처음부터 모두가 동의하리란 법은 없다며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말한다.
회의가 끝나고, 모험가와 칸, 페이투르, 거나드슨, 아리카는 노파에게 달려간다. 페이투르는 그녀를 보고 사나안!이라고 외친다. 편지를 보낸 노파와 드디어 만난 것이다. 노파는 자신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며 구태여 이곳까지 찾아와줘서 매우 감사하다고 거듭 예를 표한다. 그녀는 잠자는 숲의 훈풍이 멈추고 몬스터들이 폭주한 뒤로 수백 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실제로 엘나스 산맥의 아브룹까지 깃든 것은 모험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그때 아리카가 오두막집에서 찾은 손녀딸의 사진을 사나안에게 전해주었다. 그러자 사나안은, 그날 급하게 나오느라고 사진을 두고 나온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며 중얼거린다. 아리카가 사나안을 위로하자, 사나안은,
그 애는 강하다네. 이것으로 끝났다고는 생각지 않아. 그 아이는 반드시 돌아올 게야.
사나안
사나안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때 울란이 블량슈(실종된 노파의 손녀)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기들[34] 때문에 그리 되었다고 울먹이지만, 사나안은 어렸을 때이며 이미 지난 일이라며 그만 하면 됐다며 말을 흐렸다. 과거에 얽매여서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서. 하지만 비르나 촌장은 생각이 달라, 그것이 아니라 자기의 과오를 인정해야만 변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늦더라도 그리 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선 긴 이야기는 종결된다.
이 장의 마지막은, 편지를 보냈던 노파 사나안이 모험가에게 물품 약간과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끝난다.
모험가여! 대단치 않은 것이네만 받아주게. 그대에게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한다네.
예까지 와 준것도, 아브룹의 사람들이 단결할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말일세...
사나안
예까지 와 준것도, 아브룹의 사람들이 단결할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말일세...
사나안
6. BGM
블 록 버 스 터 모나드: 첫 번째 징조-붉게 물든 눈(雪)과 소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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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 | 원제 | 길이 | 듣기 |
01 | Abrup | 2:15 | # |
02 | Turbulence(격변) | 1:56 | # |
03 | Assault!(습격이다!) | 1:34 | # |
04 | Fallen Things | 1:32 | # |
05 | The Sorrowful Way | 1:47 | # |
06 | The Way of Hope | 1:37 | # |
07 | Would you listen to my story?(내 얘기를 들어볼래?)/Song of Hawar | 0:33 | # |
08 | Sleeping Forest(잠든 숲) | 1:45 | # |
09 | Along with You(동행)/Walk Together | 2:07 | # |
10 | Ready, Steady, Solid!(하나로 견고하게!)/Labor | 2:00 | # |
11 | Fragment of Fears/Appearance | 2:33 | # |
12 | The Sorrowful Way(Inst.) | 1:47 | # |
13 | The Way of Hope(Inst.) | 1:37 | # |
14 | The Veiled Truth(가려진 진실)/Reunite | 2:06 | # |
15 | Would you listen to my story?(내 얘기를 들어볼래?)(Inst.) Song of Hawar(Inst.) | 0:33 | # |
16 | Ready, Steady, Solid!(하나로 견고하게!)(Inst.)/Labor(Inst.) | 2:00 | # |
17 | Julieta[35] | 2:00 | # |
7. 기타
- CMST 서비스에서는 모나드를 한국어로 더빙·번역하여 테스트했는데 이것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새로운 블록버스터가 추가된다는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이는 해외 적용 전 국내 개발진이 만든 프로토타입이었고, 유저들은 금방 실망하게 되었다.
7.1. 하와루의 노래
꼬마아이 하와루에게 말을 걸면,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일정 횟수 이상 듣게 되면 특별한 칭호도 받을 수 있다. 엄마가 가르쳐줬다는 언급으로 봐서는 아브룹 지역의 전통 민요 정도인 모양이다.에헤헤, 고마워. 엄마가 노래를 가르쳐줬어! 엄마는 하와루 노랠 들으면 건강해진다나! 용사님, 노래 불러 줄까요?
■ 잠자는 숲에 사는 것은 누구~일까~
- 가사 [열기·닫기]
- > 살금살금 숲에 가자
■ 맛있는 고기
- 가사 [열기·닫기]
- > 맛있는 고기[38]는 정~말 좋아한 입, 두 입 또 먹고 싶어
꼬륵꼬르륵 뱃속을 팡팡 채우면
기뻐서 아주아주 행복하다네~♪
■ 눈의 땅 아브룹
- 가사 [열기·닫기]
- > 눈이 펄펄, 밤새 눈이 펄펄
■ 바람이 분다
- 가사 [열기·닫기]
- > 오늘은 어디에서 바람이 불려나위그르르 남풍이려나
휘웅휘웅 서풍이려나
따스한 숲의 숨결이 불었으면
오늘은 어떤 바람이 불려나
부우부우 시마바오의 콧바람이려나
피웅피웅 쓰라린 칼바람이려나
따스한 숲의 숨결이 불었으면
[1] 심각한 버그 때문에 삭제가 된다고 한다.[2] 2010년에 GMS에 출시되었던 The Visitors의 후속 컨텐츠이다.[3] HP/MP의 70% 회복, 1초간 올스탯 +1% 증가[4] HP/MP의 70% 회복, 1초간 공/마 +5 증가[5] HP/MP의 70% 회복, 1초간 공/마 +5 증가[6] 아브룹의 모든 챕터 클리어[7] 스쿠아스 성벽 붕괴 전 보스를 퇴치[8] 한 번도 죽지 않고 보스 줄리에타 퇴치[9] 착지한 핑크 해파리 1000마리 이상 퇴치[10] 즉 모든 선택이 우호도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하였음.[11] 일본어로는 カフタフェトル로 캅터페토르에 가까움. 여기에서는 GMS식을 따라 캅타펠로 통일함.[12] 떠나기로 결정한 후, 돌아올 것을 대비해 자기 집을 수리하는 주민에게 촌장은 빨리 가서 떠날 채비나 하라고 윽박지른다. 이를 본 모험가는 "촌장도 떠나는 것이 슬프지 않습니까" 묻지만 촌장은 마을은 어차피 새로 지어야 하며, 그런 감정은 느낄 새가 없다고 하고는 자리를 떠나버린다.[명칭] GMS에서는 시마바오를 shrelephant(쉬렐러펀트)라고 부른다. 이는 이 동물이 코끼리(elephant) 모습을 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어감상 시마바오라는 JMS 명칭을 사용한다.[14] 울란에 따르면, 시마바오는 아주 크고 재빠르며 사람의 말귀를 잘 알아듣는 특별한 동물이다. 웨어울프에 의해 어미가 죽어 발견된 것을, 울란이 구출해왔다고 한다.[15] 이때 울란은 촌장은 시마바오들을 기르는 것에 시종일관 반대했으나 작중 시점으로 사망한 울란의 모친이 거두어들여 지금까지 길러왔다고 말해준다. 울란은 어머니 사후 냉정한 아버지 슬하에서 두 애완동물에 의지하며 살아갔다고 언급한다.[16] 촌장의 성격으로 미루어볼 때, 아마도 그것은 대장이 세운 규칙이 있으면, 불만이 있더라도 부하는 복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17] 원칙을 지켜 식량을 주지 않는 선택지도 있다. 이 경우 다른 텍스트가 뜰 것이지만 여기까지 확인하지는 못 하였다.[18] 버틀러 부단장은 직접 모험가를 찾아와 뜨거운 칭찬을 쏟아붇는다. "캐러밴의 책임자로 네 이름이 거론되자 나를 모욕주기 위해 그렇게 했을 거라 생각했다. 캅타펠에서의 싸우는 품새는 보았다만, 누구이며 어디에서 온 자인지도 알 수 없어 그리 생각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보고 있는 동안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어릴 적부터 훈련을 받아온 아피나스 기사들과 호적을 다툴 만큼 실력을 가지고 있구나."[19] 아리카는 요리를 전혀 해본 적이 없는 듯하다. 다만 책으로만 배워서 아주 서투른 모습을 보여준다.[20] 후방은 주정뱅이 아루히가 맡기로 한다.[21] 캅타펠 습격 당시 무너진 집 잔해에서 실종된 아이의 사진을 찾아 헤매던 늙은 여인이다.[22] 같은 아피나스 기사인 케인을 사모하여 팬클럽까지 만든 소녀 기사다.[23] 그녀의 대사는 이렇다. "기뻐요! 모험가님이 있어 주신다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게다가 저희들의 목표도 같은 셈이지 않아요. 아브룹를 구원하는 일요! 조만간 당신에게 편지를 보낸 노파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도울게요."[24] 페이투르는 칸 촌장을 나서서 강변하여 마을 주민들에게도 약간의 조롱을 받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페이투르에게는 호의적이었기에 비호감인 촌장을 비호한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아주 사소한 얼룩 같은 셈이었다. 아무튼 그렇기에 페이투르의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25] 잠자는 숲에는 주술이 걸려 있어 따스한 바람을 내뿜는다고 언급된 바 있다, 노파의 편지에도 이 바람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최근 그 훈풍이 멈췄다고 기록되어 있다.[26] 이때 버틀러는 "이래서 꼬맹이를 데려오면 안 된다"며 화를 내고, 주변인들, 특히 케인은 크게 당황한다.[27] 캅타펠의 전통모자와 식량상자이다.[28] 실제로 그곳은 이전에 가축 우리로 쓰였던 공간이라고 거나드슨 촌장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29] 치료를 담당하는 아피나스의 여사제('성녀'라고 표현된다.)[30] 칸 촌장의 딸 울란의 애완 시마바오의 이름[31] 그녀에게는 아버지가 있다는 언급이 바로 위에 있다. 그래서 캐릭터도 부친에 대해 궁금해하는 선택지가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 했다.[32] 모종의 까닭으로 변이한 예티[33] 스쿠아스는 예로부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피난민을 받아왔다. 비르나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을 단결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배웠다네. 오늘의 우리들의 사건도 역사에 남아 자손들에게 전해질 것일세." 이에 모험가는 "스쿠아는 역사를 잊지 않는군요."라고 짧게 답한다.[34] 블랑슈를 따돌리고 괴롭힌 캅타펠의 아이들을 일컬음[35] 네코드가 유튜브에서 공개한 음원 목록 상에서는 빠져 있다.[36] 아이아이는 잠자는 숲에 사는 생물의 이름. 도벽이 심한 습성이 있다.[37] 이 지역에는 실제로 '잠자는 숲'이라는 거대한 침엽수림이 있는데 그곳에서 훈풍이 불어와 극심한 추위를 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이를 지역주민들은 조상들의 은덕이라고 설명한다.[38] 이 지역에서 고기라 하면 시마바오 고기나 헥터 고기를 가리킨다. 시마바오의 경우 성격이 온순하여 애완용으로도 기르는 모양이다.[39] 엘나스 산맥에 위치한 만큼 아브룹은 사철 내내 눈으로 덮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