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1 12:05:43

떡장갑

1. 개요2. 어원3. 역사상의 예시4. 기타5. 관련 문서

1. 개요

떡칠한 수준의 장갑으로 간단히 말해, 장갑을 두른 기계 병기류의 장갑이 웬만한 무기로는 유효한 타격을 입히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두껍고 견고한 것을 말한다. 줄여서 '떡장'이라고도 한다. 반대말로는 종이장갑, 물장갑이라는 말이 쓰인다. 이쪽의 축약어는 '물장'.

2. 어원

원래 '떡장갑'이라는 말은 종 효과를 비꼬기 위한 드립대전차오함마술의 대응책으로 제시된 농담에서 시작됐다. 진짜 (…)으로 이루어진 증가장갑판을 전차에 붙인다는 개념으로, 대전차오함마술의 오함마 충격을 전차 전면부에 두텁게 발려있는 찰떡 장갑으로 완화시킨다는 개드립이었다. "백날 쳐봐라, 떡은 쫄깃해질 뿐!"이라는 괜히 멋있는 문구가 인기를 끌어 유명해졌다.

그런데 밀리터리 관련 사이트에서 종 효과 논란은 시들해졌지만, 이 떡장갑이라는 말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어째선지 원래의 뜻과는 달리 엄청 두껍고 튼튼한 장갑을 의미하게 되었다. 아마도 종효과도 막아낼 수 있는 장갑이라는 의미에다가 장갑을 덕지덕지 칠한 장갑이라는 식으로 인식되기 때문인 듯. 자체가 보통 두껍고 끈덕진 느낌이고 어감까지 좋아서 이렇게 사용되는 듯 하다. 이전에 떡화장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도 했고, 애초에 떡칠이라는 말도 자주 쓰인 만큼 여기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이후로는 원래 의미인 종 효과와 관련해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두꺼운 장갑을 의미한다. 인터넷 등지에서 많이 쓰이며 전문 게임 웹진등에서도 쓰는 경우가 있다.

디스이즈 게임
인벤

3. 역사상의 예시

  • 요새 - 마지노선 같은 요새는 당대기준으로 떡장갑을 갖추었다. 요즘은 지휘부가 전시에 들어가는 벙커 등이 방어진지 중에선 떡장갑을 갖췄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 KV-1 - 후술할 KV-2의 선배. 독소전쟁 당시 동시기 독일에서 4호 전차가 50mm 전면장갑과 75mm 단곡사포를 가지고 있었기에 KV-1의 장갑을 관통하는 것이 불가능한 반면 KV-1의 76mm 직사포는 원거리에서도 4호 전차의 전면장갑을 바로 뚫어버릴 수 있었다.
  • KV-2 - 떡장갑과 더불어 152mm의 굉장한 화력으로 독소전쟁 초반 1대만으로 기갑사단을 막는 일이 속출하는 등 당시 티거나 판터와 같은 전차가 없던 독일군을 크게 엿먹였다.
  • 8호 전차 마우스 - 역사상 가장 무거운 초 중전차. 제작당시 기준 해당 전차의 전면관통이 가능한 전차포 및 대전차포가 사실상 없었다.
  • M1 에이브람스 - 걸프전 당시 AH-64 헬기의 오인사격으로 날아온 헬파이어 미사일을 전면장갑으로 방호했다. 이후 M1A2, M1A2 SEP 시리즈로 개량하며 열화우라늄 복합장갑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강화할 예정이다.
  • 챌린저 2 - 설계부터가 중장갑을 자랑하는 무거운 주력전차로서 개발되었고, 이를 토대로 이라크전 당시 이라크군의 RPG-29 세례 30여발과 밀란 대전차 미사일을 막아냈다.
  • T28 - 위의 A39 토터스와 함께 지크프리트 선 돌파용으로 만들어진 중자주포.
  • 마틸다 전차 - 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군에게 악몽을 안겨준 전차. 또한 태평양 전선의 일본군은 종전때까지 격파할 방법이 거의 없었던 호주군의 움직이는 성이 되어줬다.
  • 6호 전차 티거 - 연합군 보병들과 전차병들을 2차대전 끝까지 공포로 몰아넣은 중전차. M4 셔먼같은 중형전차는 한번 맞으면 '피격'이 아니라 무조건 관통이었고, 그 악명으로 당시 독일 전차를 모두 호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기록 상 실제 미군의 티거와의 교전은 거의 없었으며, 오히려 티거가 미군이나 연합군의 항공지원 앞에 잘 숨어다녀야만 했다.
  • 티거 2 -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이 티거 2를 전면에서 격파할 수 있는 전차포와 대전차포는 몇 없었고, 이 괴물과 유일하게 싸울 수 있는 전차는 IS-2밖에 없었다.
  • E-100 - 마우스 전차의 경량화 버전이지만 역시나 당대 어지간한 전차포와 대전차포로는 엄두도 못 낼 장갑을 전방위로 둘렀다.
  • 점보셔먼 -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의 돌격전차.

4. 기타

  • 떡장갑의 의미를 탄력으로 적의 포탄을 튕겨내는 장갑으로 확장한다면, 18세기에 떡장갑을 사용한 성형 요새가 있었다. 스페인 제국이 북미의 플로리다에 건설한 카스티요 데 산 마르코스(Castillo de San Marcos)가 그것인데, 요새의 석벽은 침략해온 영국군의 맹렬한 포격을 3개월 동안이나 아무런 피해없이 삼킨 뒤에 튕겨냈다. 영어 기사 파편조차 발생시키지 않고 끄덕없이 포탄을 튕겨내거나 삼켜버리는 백날 쳐봐라. 요새벽은 더 쫄깃해질 뿐! 요새를 공격하다가 지친 영국군은 스페인 해군이 오자 철수해야 했고, 결국 분풀이로 근처의 마을을 불태우고 퇴각했다.

    비밀은 요새가 패각암(coquina)을 이용해 지어졌다는 것이다. 패각암은 수천년간 퇴적된 조개 껍데기가 눌려서 만들어지는 암석으로, 작은 알갱이들이 서로 엉성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만약 포탄의 충돌과 같은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작은 패각암 알갱이들이 깨지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충격을 흡수하고[1], 작은 알갱이에 크랙의 전파가 막혀 지연되고, 동시에 내부의 엉성한 연결 구조가 수축하며 충격을 또다시 흡수하고, 다시 팽창하면서 포탄을 아예 삼켜버린다.[2] 결과적으로 원시적인 대포의 저속 탄환을 상대로 패각암은 취성 파괴 거동을 보이는 사암보다 단위 부피당 2배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흡수하고, 흡수한 뒤에도 쪼개지지 않고 전체적인 원형을 유지하게 된다.[3] 건축 당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스페인인들이 이런 패각암의 성질을 알고 요새를 짓는데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은데, 어쩌면 사암으로 착각하고 근처의 패각암을 가져다가 썼을 수도 있다.

5. 관련 문서

  • 견고한 무쇠 덩어리 - 원래는 야인시대에서 소련의 전차 T-34-85를 지칭한 말이고, 6.25 전쟁 당시의 T-34-85 전차는 국군 입장에선 말 그대로 티거 쇼크 그 이상의 견고한 무쇠 덩어리였지만, 합성물에선 쇠절굿공이를 지칭하는 대명사다.
  • 풀아머 건담 시리즈 - 특히 주인공 건담에 떡장갑을 붙여 방어력을 올렸다는 설정의 바리에이션이 매우 자주 나오는 시리즈다. 정작 주인공은 이런 떡장갑이 거추장스럽다고 하다 보니 실전투입되어도 오래 못 버티고 자의로든 타의로든 다 떨어져 나가지만(...).


[1] 재료의 파괴를 통한 운동에너지 흡수는 현대의 세라믹 방탄판과 복합장갑에서도 응용되는 방어 기전이다.[2] 탄성재료를 사용하는 비활성 반응장갑(NERA)에 응용되는 방어 기전이다.[3] Subhash, Sanika G.; Jannotti, Phillip; Subhash, Ghatu (2015). "The Impact Response of Coquina: Unlocking the Mystery Behind the Endurance of the Oldest Fort in the United States". Journal of Dynamic Behavior of Materials. 1 (4): 397–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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