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21:03:36

해리성 정체감 장애

다중인격에서 넘어옴
<colbgcolor=#3c6><colcolor=#fff> 해리성 정체감 장애
解離性正體感障碍 |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이명 다중인격(多重人格)
국제질병분류기호(ICD-10) F44.8
진료과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증상 섬망
관련 질병 뇌전증

1. 개요2. 증상
2.1. 인격 교체
3. 진단4. 혼동하는 개념5. 회의론6.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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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해리장애의 일종으로,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각기 다른 정체감을 지닌 인격이 존재하여 행동에 전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신질환이다. 과거에는 다중 인격장애(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로 불렀으나 지금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부른다. 보통은 그냥 다중인격()이라 통한다. 환자의 90%는 성학대 즉, 유아 시절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된다. 이 때문에 사람은 유아 시절엔 원래 인격이 여러 개인 가운데 성장하면서 인격이 하나로 정립되지만 트라우마를 겪으면 인격이 성립되지 못하고 나뉜 채로 남아 이 질환을 갖게 된다는 가설을 세운 전문가들도 있다. #

학계의 정설은 유아가 극한의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그런 일을 겪었다고 믿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다른 인격을 생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배우와 비슷해보여도 이쪽은 아예 믿는 상태로 행동하는 것이다.

몸의 원래 주인인 오리지널 자아와 전혀 다른 성격과 특징을 가진 자아들이 존재한다. 환자들은 자아들이 생김새도 모두 다르다고 설명한다. 어린이, 반대 성별, 청소년 특성을 가진 자아들은 흔히 발견되고, 심지어 인간이 아닌 동물, 요정, 악마 자아도 발견된다. 트라우마를 겪은 유아가 그 당시 알고있던 강력한 존재가 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바람으로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환자들은 본인의 머리 속의 내부 세계 안에 다른 자아들이 존재하고 내부 세계에는 자아들이 사용하는 각자 방이나 공간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특정 자아가 나오고 싶을 때 몸의 통제권을 가져간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1]

창작물에서 흔히 나오는 클리셰처럼 실제 환자들도 인격들에게 이름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름이 있는 인격들은 비교적 인식이 뚜렷하고 환자 본인도 자아를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이름이 없는 인격은 구체적으로 분리가 되진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2]

2. 증상

한 기간의 행동 및 심리와 또다른 기간의 행동 및 심리가 극단적으로 달라 각기 다른 사람이 의식 위로 올라와 말과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체감끼리 갈등을 빚기도 하고 서로의 활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갈등 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이 질환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인격에 따라 가치관, 취향, 성격, 연령, 성별 등 온갖 요소가 다르기에 복장이나 화장 취향 같은 걸 챙기는 데에도 다른 사람보다 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하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다중인격 환자의 문제점은 단순히 인격이 복수 있다는 것보다 그로 인해 일상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게 더 크다. 비유하자면 외형만 정상인 샴쌍둥이랄까...

한 인격이 활동할 때는 다른 인격 상태일 때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기억상실증이 하나 이상의 인격에 나타나며 보통 인격이 수동적일 수록 기억상실증이 심해진다. 인격이 여러 개라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정체감이 불안정하다는 것에 중점을 주는 게 병을 설명하는데 더 알맞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격끼리 서로 기억을 전혀 공유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격에 따라 다른 인격의 기억을 열람할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케이스도 있다. 쉽게 말해 컴퓨터에서의 관리자와 유저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 또한 '지배적' 정체감이 주로 의식의 지배권을 통제하며 다른 정체감에게 시간을 할당할 수 있다. 다만 기억을 공유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기억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했었다는 기억은 있으나 그건 자신이 아닌 다른 인격이 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했다는 실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

다중 인격장애의 경우 각종 매체에서 자주 쓰이는 것처럼 인격이 둘만 있는 경우보단 그 이상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환자들 중 50% 는 10명 이하이지만, 한 남자에게 무려 24명의 인격이 들어있는 사례[3]도 발견되었다. 22명의 성격을 가진 이브라는 여성은 이 증상에 대한 연구를 촉진시키기도 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본인의 의식이 인정할 수 없는 인격적 부분을 무의식 중에 분리(해리)시켜두었다가 폭발하여 나오는 것으로 이해된다.[4] 환자 대부분이 어린 시절 심각한 트라우마나 가정폭력을 경험했다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환자들은 심한 억압에 대한 자기방어의 목적으로 별도의 강인한 인격을 형성해 자신의 약점을 부정하고 강한 모습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료 중 혹은 생활 중 원래 인격이 숨었을 경우,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진다.현실의 충격으로 인해 생겨난 인격이기에 다중인격은 원래 인격과 반대 성향, 또는 다른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으며, 그 인격이 사회에 더 적합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줄인다면 주인격은 점점 숨게 되거나 사라진다고 이야기된다. 보통 창작물 속 다중인격이나 흔한 인식과 다르게 주인격 = 원래 인격은 아니다. 주로 활동하거나 인격들 사이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인격이 주인격으로, 원래 인격이 활동하지 않거나 활동하더라도 교체 인격이 더 주도권이 강하거나 자아가 더 뚜렷할 경우 교체인격이 주인격이 될 수 있다.

인격끼리 대화를 할 수 있는가 여부도 환자에 따라 다르다. 서로 전혀 대화할 수 없어 의사소통을 위해 필담이나 녹음을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혼잣말 하듯이 대화하는 경우, 머리 뒤에서 들리는 느낌으로 다른 인격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하는 경우, 겉으론 드러나지 않고 머릿속에서 의사소통이 되는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

2.1. 인격 교체

인격 교체는 크게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특정 조건에 맞으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에 변화하거나 어떤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경우나 특정 상황이 트리거가 되는 경우도 있으며 대강 비슷한 시각에 교체된다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기준은 병의 원인이 되는 학대나 사건이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으며, 겉으론 구분이 안 가게 자연스럽게 변하는 환자가 있나 하면 갑자기 잠드는 것 같이 외적으로 큰 행동이 보이는 환자도 있다.

의도적으로 인격 교체하는 경우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경계가 희미해지기때문에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고 불쾌감이 든다고 설명하는 케이스로 반대로 의도적으로 교체하는 데에 있어 이러한 부작용이 거의 없이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케이스 역시 단순히 환자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교체 인격이 복수 있을 경우 인격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어 그 현상을 확실하게 단언하기는 어렵다.

3. 진단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판단하는 데는 장기적인 관찰과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며 이 때문에 스스로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신뢰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350여 명의 증례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한 장애이다. 미국에서조차도 극소수이며 그러므로 미국 전역을 통틀어서 치료 가능한 전문 병원은 손에 꼽는다. 대부분의 정신과 전문의들은 객관적으로 확실히 이 증상을 가진 환자를 만나 본 경험조차 없을 정도. 이 장애가 지니는 판단 불가능성과 특이성 때문에 연쇄살인범들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행세하여 형량을 낮추는 도구로 악용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워낙 드문 질병이다 보니 영화 말고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경우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현재의 미국 법정의 추세는 정신질환의 종류를 막론하고 그러한 사유로 인한 감형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추세이다. 하지만 후진국에서의 발병률은 통계에 거의 잡히지 않으므로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후진국, 심지어 중진국에 속하는 국가에서도 정신질환에 대한 연구 분석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후진국, 특히 낙후된 지역에서는 정신질환을 미신적인 현상으로 단정짓기 때문이다.[5]

덧붙여 다중 인격장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과 전문의들도 있다. 무죄를 선고받기 위해 변호사와 심리학자가 다중인격을 과장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다소 거친 케이스이고 피암시성이 높은 사람들이 증상을 과장함으로써 진단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은 밝혀둘 필요가 있겠다. 다중 인격장애가 존재하느냐에 대한 의문보다는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악용하여 범죄 혐의를 호도하거나 형량을 낮추려는 시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진단의 엄밀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범죄자들이 범행을 저지르고 형량을 감소해 받겠다며 정신질환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정신 질환을 제외하고도 다른 질환들도 변명 수단으로 이용한다.

4. 혼동하는 개념

조현병의 과거 정식 명칭은 정신분열병이었는데, 이것은 '정신이 여러 개로 나뉜다'는 뜻이 아니고, '정신이 갈기갈기 찢어진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용어다. 하지만 이를 전자로 해석하여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혼동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것이 '조현병'으로 번역어가 바뀌는 데도 영향을 줬다.

분열성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와도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분열인지 분열(Schizotypal)인지에 따라서도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분열이라는 말에서 성격이 '나뉜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성격의 분열과는 관계 없다. 둘 다 오히려 조현병(정신분열증)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 현재는 조현병 명칭의 도입과 함께 각각 조현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로 바뀌었다.

조현성 인격장애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과의 관계형성이 힘들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조현형 인격장애는 조현병의 양성 증상, 즉 망상[6]과 편집증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심해지면 조현병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DSM의 조현성 성격장애와 조현형 성격장애[7]의 진단 기준에는 환자가 조현병이 없는 경우에 이 성격장애를 진단하라고 쓰여있다.[8] 그리고 조현병이 나은 뒤 이 성격장애를 얻게 된 경우엔 그 사실까지 같이 기재하라고 되어 있다.

분리뇌의 경우 협력하던 좌우뇌가 뇌량의 파괴로 인해 분리된 것으로 조현병보다는 분리뇌가 증상이 더 비슷하다. 여기서 각각의 뇌가 반대쪽 몸을 조종하며 좌뇌만 말을 할 수 있고 우뇌만 타인을 알아볼 수 있는 등 서로 능력의 차이가 있다. 좌뇌가 우뇌의 의사와 무관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의 인격은 하나라고 인식한다.

5. 회의론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악령 들림과 같이 의사와 환자간의 공유되는 망상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의 근거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선은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경험이 기인한다고는 하나, 정작 아동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나타내는 사례는 거의 없다. 거기에 특정 치료사들은 1년에 수백 건이나 되는 사례를 발표하지만, 다른 치료사는 한 건도 발견하지 못한다. 이에 그 치료사들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진단이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에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몰라 발견하지 못한다고 한다.

다른 인격은 일정한 조건이 되어야 나온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다른 인격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일정 계기로 인해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주로 아동학대가 원인인데 아동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나타내는 케이스가 없다는 것은 인지를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해명은 전형적인 애드 혹이긴 하다.

'시빌(Sybil)' 이란 환자에 관한 영화[9]가 나오기 전에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사례가 200건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 방영된 후 4만 건으로 폭증하였다. 거기다가 이 환자의 경우 치료사에게 치유받기 전에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최면으로 인해 떠오른 학대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 있다고 보도되기까지 했다.

6.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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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질병의 특성상 환자에 따라 다르긴 하다. 스테이지 비슷한 공간에서 조명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곳에 서면 몸의 통제권을 가져간다거나, 흔들리는 진자 아래에서 진자의 위치에 따라 더 강하게 통제권을 얻는다는 등, 여러 서술이 있다.[2] 다중인격들의 이름이 특이하거나 만화 속에나 나올 법한 이름이라는 인식도 종종 있는데, 이는 단순히 다중인격을 자칭하는 인터넷상의 관종인 경우도 있지만, 실제 환자가 10, 20대에 주로 나타나고 최근 세대가 만화나 게임 등에 큰 영향을 많이 받기에 그런 이름을 가진 인격이 태어난다는 해석도 있다.[3] 빌리 밀리건이라는 미국인으로 동명의 책도 있다.[4] 그래서 억지로 숨겨두고 감춰두었던 부분이 자아를 대신할 정도로 세밀화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단지 '성격이 급격하게 변하는 정도' 혹은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성격이 달라지는' 정도로 보일 뿐 실제로 다른 인격이 구체적인 자아와 정체감까지 형성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는 것. 물론 그런 케이스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5]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를 샤먼으로 떠받드는 것은 수많은 원시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한국의 무병 문화가 그 예시.[6] 주로 미신적이고 주술적인, 즉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을 자신과 상관있는 일이라고 연관지어서 해석하는.[7] 그리고 편집성 성격장애도.[8] 사실 조현병의 증상 자체가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보니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조현병으로 인한 것인지부터 감별하게 되어있다.[9] 1976년 TV 미니 시리즈, 샐리 필드와 조앤 우드워드 주연, 당시 국내 방송에서도 사이빌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