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2개로 된 한 묶음을 가리키는 단위명사이다. 타(打)라고도 한다.열두 다스(12 dozens = 144개)는 한 그로스(gross), 열두 그로스(1728개)는 큰 그로스(great gross)이다. 작은 그로스(small gross)라는 단위도 있는데 120개를 의미한다.
2. 역사
영어 단어 dozen(/ˈdʌz.ən/, 더즌)의 영어식 축약형인 doz[1]를 일본에서 '다스(ダース)'로 받아들인 것이 한국에도 유입되었다.영어 단어 dozen은 옛 프랑스어 douzaine(열두 개짜리 한 묶음)에서 유래한 것이다. 프랑스어에서 '12'를 의미하는 douze와도 어원을 공유한다. 이는 고대 로마에서 숫자를 12단위로 세었던 역사의 흔적이다. 즉, 이 단위는 오늘날까지 일상에서 시계, 달력 등을 통해 활발하게 사용되는 12진법의 한 가지 예시이다. 다른 예로 영어에서는 '수십'이라는 뜻으로 'tens'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만 'dozens'로 표현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3. 효율성
일반적으로 사람은 손가락 개수에서 유래한 10진법을 사용하지만, 다스 단위는 포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가령, 연필을 10개 단위로 포장한다면 가능한 배치는 1×10 혹은 2×5가 된다. 2×5가 되는 경우 포장의 겉넓이는 (2+5)×2=20이 된다. 하지만, 연필을 다스 단위로 포장한다면 가능한 배치는 1×12 혹은 3×4가 된다. 3×4가 되는 경우 포장의 겉넓이는 (3+4)×2=14가 된다. 정사각형에 가까울수록 포장 효율이 좋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스는 그런 설계에 유리한 지점이 있다.[2]
심지어 12는 2×2×3이라는 정육면체에 가까운 3차원 포장도 허용한다. 즉, 생산력이 좋지 않아 자원이 한정되어 있던 시절에 효율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발달한 단위이다.
그렇기에 구 혹은 원통형 형태의 상품을 한 묶음으로 취급하는 데에 주로 사용되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상품의 특수성이나 포장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규칙이 완벽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4. 언어 순화 논란
타(打)라고도 하는데, 국립국어원에서는 '다스'를 이 '타(打)'로 순화하도록 풀이한다. 이는 dozen을 중국식으로 음차한 '打臣'(dǎchén)의 줄임이다.#[3] 일본에서도 이 표기를 받아들여 打라고 쓰고 ダース라고 읽는 식으로 사용하기도 했다(大漢和辭典 2707-190항).[이미지] 2021년엔 '최근에는 [다스]라고 안 하고 [타]라고 배운다더라.' 하는 글이 유행했다.#일각에서는 기존에 일본어에서 음차한 다스를 중국에서 dozen을 음차한 打臣(dǎchén)에서 따온 단위로 의도적으로 언어순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인터넷 상에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打臣을 줄인 打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에서 쓰였기에 1947년에 발행된 조선말 큰사전에도 실렸다.# 국립국어원에서는 1997년부터 순화하던 용례라고 안내하거니와# 실제로 관련 정부 지침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근래에 국립국어원에서 자의적으로 만든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광호는 하녀를 명(命)하여 맥주 일 타(打)와 청주 일 승(升)을 가져오라 하였다.[5] 광호가 이 하숙에 3년째나 있으되, 아직 술 먹는 것을 보지 못한 하녀는 눈이 둥그레지며,
"그것은 무엇하게요?"
하고 농담인 줄만 여긴다.
이광수, <윤광호(尹光浩)> (1917년작)
"그것은 무엇하게요?"
하고 농담인 줄만 여긴다.
이광수, <윤광호(尹光浩)> (1917년작)
5. 용법
어원상으로는 정말 숫자 12에서 따온 것이므로 특정 물건을 암시하는 표현은 아니나 문화권별로 이 단위가 쓰이는 물건들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주로 연필과 볼펜 같은 필기구에 대해서 한정적으로 쓴다. "연필 한 다스"라는 말은 한국에서 익숙하게 쓰이는 연어 표현이다. 특히나 연필 같은 것은 소모품이라서 초등학교 입학할 때 한 다스씩 살 때가 종종 있다.
영미권에서는 골프공, 도넛, 계란 등 여러가지 물건에서도 쓰이고 사람 수를 셀 때도 쓰이며, 6개 단위로 셀 때에는 'half dozen'이라고 쓰기도 한다. 물론, 각 국가마다 세는 물건 이외에도 다스로 세거나 묶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골프공과 도넛을 셀 때에는 1더즌이라고 영어 발음에 가깝게 쓰곤 한다.
6. 관용어구
영미권에서는 baker's dozen(직역하면 '제빵사의 다스')이라는 변형 단위도 드물게 사용된다. 이는 13개를 뜻한다. 옛 영국에서는 빵을 다스 단위로 팔았는데, 가끔 미세하게 정량이 미달되는 경우가 발생해서 제빵사가 벌금을 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로 인해 빵집 주인들이 정량 미달을 막으려고 언제부턴가 빵 하나 정도의 밀가루를 일부러 넉넉하게 더해서[6] 빵을 굽게 되었는데, 이 관습에서 유래한 것이다. 조금 더 드물게 이 표현을 약간 비튼 banker's dozen이라는 표현도 쓰이는데, 이는 11개에 해당한다.옛 호주 영어에는 Botany Bay dozen(보터니 만 다스)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는 25개에 해당한다. 채찍으로 등을 때리는 식으로 집행되는 태형의 기본 단위였다고 한다. 보터니 만은 호주 시드니 근처에 있는 만으로, 제임스 쿡 선장이 1차 항해 때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탐험했던 곳이다.
[1] 단위를 축약어로 표기할 때 doz라고 표기하지만, kg을 kilogram(킬로그램)이라고 발음하듯이 doz의 발음은 그대로 dozen(더즌)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어를 잘 모르는 일본인들이 ダース라는 재플리시를 만든 것이다.[2] 단, 포장 효율에 있어서는 정사각형이 제일 효율이 좋지만, 정작 정사각형은 높고 견고하게 쌓아야 하는 물류의 관점에서는 성능이 좋지 못하다. 빨간 벽돌을 생각해보자. 정사각형은 어긋쌓으면 모서리가 남아돌 것이고, 일렬로 쌓으면 무게중심이 조금만 어긋나도 무너지기 쉽다. 직사각형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3] 해당 페이지에서는 'telephone'을 '덕률풍'(德律風)으로 음차했던 것을 함께 소개하였고, 전화 문서에서도 해당 음차를 언급하였다.[이미지] [5] 광호는 하녀에게 맥주 12병과 청주 1되를 가져오라 하였다. 오늘날 맥주 한 상자는 20병이다.[6] 이렇게 구운 열세 번째 빵을 '밴티지 로프(vantage loaf)'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