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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九鼎), 줄여서 정(鼎)은 선진시대 중국에서 군주의 권위를 상징한 세 발을 가진 솥이다.2. 역사
전설에 따르면 하나라의 시조인 우가 아홉 지방의 제후들이 바친 청동을 모아 만든 솥 아홉 개였는데,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올릴 때 구정에 제물을 삶아 바쳤다.하나라가 멸망하자 상나라의 소유가 되었다. 상나라 무정 때 시조 탕왕에게 제사를 올렸다. 이튿날 꿩이 날아와 정의 손잡이에 앉아 구슬피 울자 무정은 탕이 현신한 것을 알고 겁먹었지만 신하인 조기가 정사를 잘 다스린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조언하였고, 무정은 조언대로 쇠퇴하던 상나라를 중흥시켰다.
상나라가 멸망하자 주나라의 소유가 되었다가 서주 성왕 때 주공 희단이 구정을 낙양으로 옮겨 새 도읍으로 정하였다.
이후 춘추시대의 초장왕은 스스로를 공(公)이 아니라 왕(王)으로 칭하면서 주나라 천자의 권위에 도전했다. 기원전 606년 장왕이 주나라 도성 바깥에 군사를 이끌고 와서 구정의 무게를 물어보며 자신이 구정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천하는 자신의 것이라고 협박하였다. 이에 왕손 만(王孫滿, 양왕의 손자로, 정왕의 사촌동생)이 구정의 무게는 힘이 아닌 덕에 따라 달라진다며 반박하자 초 장왕이 군사를 이끌고 물러났다.
德之休明雖小必重其姦回昏亂雖大必輕
덕이 밝으면 구정은 작아도 무거워서 옮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혼란하면 구정은 커도 가벼워 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직 왕(장왕)의 때가 아니니 구정의 경중을 묻지 마시지요.
덕이 밝으면 구정은 작아도 무거워서 옮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혼란하면 구정은 커도 가벼워 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직 왕(장왕)의 때가 아니니 구정의 경중을 묻지 마시지요.
전국시대인 기원전 307년 8월에는 진무왕이 낙읍을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그는 힘이 장사였던지라 맹열과 함께 구정을 들어올리는 것으로 서로 힘을 비교하다가 무왕의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참사가 일어났고, 이 일로 무왕은 이틀도 안 되어서 사망하였다.
기원전 256년에 진 무왕의 아우였던 소양왕이 주나라를 멸하면서 진나라의 소유가 되었는데, 함양으로 옮기려던 도중에 한 개를 사수에 빠뜨리고 나머지도 사라졌다. 진시황이 구정을 확보하고자 목욕재계하고 사당에서 제사를 지냈으며, 100여 명을 동원하여 사수로 보내 찾도록 하였지만 끝내 못 찾았다. 야사에 따르면 솥을 청룡이 지키고 있어서 감히 가져갈 엄두를 못 냈다고 한다.
다른 기록에는 사수에서 하나를 잃어버린 뒤 나머지 여덟 개는 그대로 함양으로 가지고 갔으나, 진나라가 멸망하고 함양에 입성한 서초패왕 항우가 팽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함양에 있던 솥 여덟 개를 양어깨에 들고 초나라로 가져갔으나, 초한대전의 혼란으로 분실되었다고 한다.
이미 진나라 후기에 행방이 묘연해져서 만일 구정을 찾는다면 전세계 고고학계가 뒤집힐 정도로 가치가 엄청날 것이다. 물론 사람이 혼자 옮기기 힘들었다는 구정의 무게로 볼 때 현재까지 남아있다면 그동안 발견이 안 됐을 수는 없고, 진작에 녹아서 다른 형태가 되었을 공산이 높다. 혹여 한나라 시대에 만든 복제품이라도 있다면 설사 진품이 아니더라도 가치는 어마어마 할 것이다.
후대의 황제들도 구정의 권위를 인용하였기에 복제품을 만들어 궁궐에 두었다. 현대에는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 전각 앞에 구정을 닮은 세 발 무쇠 솥이 귀퉁이마다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