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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선수 경력/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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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즌 전2. 페넌트 레이스
2.1. 4월2.2. 5월2.3. 6월 이후
3. KBO 포스트시즌4. 총평5. 시즌 후

1. 시즌 전

김경문 감독은 베어스의 10년 4번 타자였던 김동주를 5번으로 내리고 김현수를 4번, 고영민을 3번에 배치하겠다는 타선 구상을 밝혔다. 이전에도 유리몸 기질로 인해 부상이 잦은 김동주가 결장시 고영민의 3번 배치가 잦았던 터라 그리 놀라운 구상은 아니지만, 이렇게 고정으로 못박은 적은 없었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3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지만 무시무시한 삼진 적립율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 외 거의 모든 두산 타자들이 삽질중이지만. 어쨌든 3월 14일 현재 시범경기 삼진 1위, 사사구 1위다...지극히 고영민스럽다 할 수 있다.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타율 0.206에 출루율 0.413... 여기에 사사구 삼진 모두 1위, 득점 2위다. 이제 팬들도 놀라지 않는다.

정규시즌에는 이성열의 분전과 정수빈의 부상으로 이성열에게 3번 자리를 내주고 2번으로 가게 될 듯. 팬들은 이쪽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타격시 몸이 붕 뜨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중심을 낮추고 스트라이드를 거의 하지 않는 자세로 타격폼을 바꾸었다. 일단 삼진이 줄었다는 건 긍정적이나 안타를 잘 치지 못하는데...? 하지만 안타를 쳤다 하면 홈런이 쏠쏠하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노 스트라이드로도 장타력에는 이상이 없는 듯하다.

2. 페넌트 레이스

2.1. 4월

개막전에서 아킬리노 로페즈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그 다음 이성열이 또 홈런을 쳐서 백투백 홈런.

그 후로 무안타로 일관하다가 네번째 경기인 SK전에서 게리 글로버를 상대로 두 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또 역시 이성열의 백투백... 이른바 변(태)뽕(열) 콤비로 각광받고 있는 듯하다. 4월 2일 현재 2안타가 모두 홈런, 그리고 볼넷 없이 몸에 맞는 볼이 무려 3개! 타율은 1할대인 주제에 OPS는 무려 9할대다... 트레이드 마크인 삼진은 아직 1개밖에 적립하지 못했다.

4월 7일, 등에 담이 들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하지만 2군에는 가지 않고 계속해서 1군 엔트리와 동행하고 있다. 그런데 고영민의 부상을 틈타 2루수로 나서고 있는 오재원의 대활약!! 가끔 덕아웃에 앉아 있는 모습이 비춰지는데, 속이 타는지 가뜩이나 마른 얼굴이 더 핼쑥해졌다...

4월 16일 1군에 복귀했지만 실전감각이 떨어진 관계로 그다지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복귀 1주째인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급기야 이후 한화와의 시리즈에서 예의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발휘, '발바닥'에 사구를 맞고 나가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까지 진루하여 결승점을 올렸다. 그리고 30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25경기만에 타율 2할대에 진입하였다!

2.2. 5월

5월 5일, LG 서승화에게 첫 타석에서 종아리에 사구를 맞아 부상으로 주전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잠깐 부진했던 오재원은 고영민이 빠지면서 다시 2루수로 나서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다.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오재원이 연이은 대형 실책으로 팀 연패의 일익을 담당하자 5월 12일, 오재원을 1루수로 밀어내고 2루수 겸 2번 타자로 복귀하였다. 복귀전에서 안타 1, 사사구 2, 도루 1, 득점 1에 호수비를 곁들이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재원 역시 이 경기에서 호수비에 2안타 2타점을 곁들여 경기 MVP에 뽑혔다. 이번 시즌 들어 둘이 동시에 활약한 최초의 경기인 듯. 당분간은 고영민 2루, 오재원 1루의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팬들은 '고똘'과 '오똘'을 함께 본다는 생각에 두려움 반 설렘 반의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이성열을 더하면 2똘 1뽕이라고...

5월 14일 SK와의 경기 첫 타석에서 글로버의 공에 손가락을 맞아 교체되었다. 골절은 아니지만 새끼손가락 마디가 터져 1바늘 꿰맸다고. 열흘만에 다시 사구로 부상당하는 불운을 겪고 있다. 그리고 재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5월 25일 1군에 복귀해서 바로 선발 2루수 겸 2번타자로 나섰으나 5타수 무안타로 부진해서 다음날부터 선발 엔트리에서 빠졌다. 5월 27일 경기에서는 대주자로 나와 다음 타석에서 예의 사구 적립... 올시즌 사구 때문에 두 번이나 부상당한 터라 출루하는 표정이 영 좋지 않다.

2.3. 6월 이후

6월 13일 SK와의 경기에서 주자 1루 상황에 박경완의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아내어 더블플레이를 시도. 하지만 공이 글러브에서 빠지지 않자 글러브째 손시헌에게 토스하는 변태스러움을 보여줬다. 고영민의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글러브에서 분리되는 공을 시크하게 받아낸 손시헌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그런데 15일 경기후 인터뷰에서 사실은 글러브를 1루에 던지려고 생각했다가 좀 먼 것 같아서 2루로 던졌다는 말을 했다. 역시 범인으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다... 직접 한번 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가끔 나타나는 플레이라고 한다.

6월 15일 LG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여기에 솔로홈런을 추가하여 멀티홈런까지. 극심한 부진 끝에 나온 홈런이라 본인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 코칭스태프, 팬들까지 모두 들떠 있다. 두산 타선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여겨졌던 선수인 만큼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6월 16일 LG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투런홈런을 때려내면서 최고의 타격감각을 뽐내고 있다. 이틀동안 때린 세 개의 홈런이 모두 X존을 넘어가는 타구였다. 최근 고영민에게 2루자리를 내준 오재원은 간만에 주전 1루수로 나섰으나 타석에서는 삼진 퍼레이드에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하는 등 역시나 둘의 궁합이 영 안 맞고 있다.

6월 26일 KIA에서는 7회 김상훈의 2루 베이스를 넘어가는 타구를 노바운드로 잡으려다 손시헌과 충돌, 손시헌의 무릎에 머리를 부딪쳐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라인드라이브에 가까운 얕은 플라이성 타구라 콜 플레이를 할 수도 없었으니 누구 잘못을 따질 수도 없고, 그저 둘 다 수비범위가 넓은 탓일 수밖에... 고영민은 쓰러진 와중에 공을 잡은 글러브를 들어 아웃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은 그저 눈물...

6월 30일 한화전에서 양 팀 모두 2안타씩만 치는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양팀의 유일한 장타(2루타)를 치며 결승득점을 올렸다. 1사 3루에서 한화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하여 오재원의 빠른 타구를 막아냈으나, 고영민은 3루에서 스킵동작을 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한화 2루수 오선진이 1루에 공을 토스하는 사이에 번개같이 홈으로 대시하였다. KBO 최강이라는 특유의 주루센스가 유감없이 발휘된 플레이.

8월 8일 KIA전에서는 폭투로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 시즌 4번째 3안타 경기. 당연하게도 경기 후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되었는데, 역시 고영민다운 인터뷰 실력을 보여 팬들을 간만에 충공깽으로 몰아넣었다...

8월 13일 SK전에서 첫 타석에 카도쿠라 켄의 공을 손에 맞아 나뒹굴어 팬들은 석 달 전의 악몽이 오버랩되어 치를 떨었으나, 슬로비디오 상으로는 방망이 손잡이 부분에 공이 맞아 방망이가 울려 손이 저렸던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할리우드 액션으로 출루 후 김현수의 투런 홈런으로 득점을 올린다. 2아웃이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출루하지 못했으면 이닝이 종료되고 1회 4실점하여 어렵게 될 뻔한 경기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고 결국 이겼다. 그리고 당연히 SK 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3. KBO 포스트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1안타 1타점, 타율&장타율&출루율 0.083로 완전히 망했지만, 팀은 2연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3타수 무안타 2볼넷 1희생플라이 1도루 1타점 2득점, 타율&장타율 0, 출루율 .333을 기록했고, 팀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탈락했다.

2010년 포스트시즌 최종 성적은 15타수 1안타 2볼넷 1희생플라이 1도루 2타점 2득점, 타율&장타율 .067, 출루율 .167.

4. 총평

2009시즌에 .235 의 타율을 보여주며 부진을 보였던 고영민은 절치부심했으나 2010시즌에는 타격폼 자체가 완전히 무너지며 .205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전력급 선수가 계속 양성되는 화수분 두산임을 생각한다면 빨리 당시의 부진을 탈출할 필요성이 있었다. 아니라면 아예 주전 자리에서도 밀려버릴 위험성이 컸다.

원래 정확도가 높은 타자는 아니었지만 지금의 부진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우려가 높다. 타격폼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게 문제인데 아무리 잘 치던 타자도 일순간에 타격폼이 무너지면 장기간 고생한 사례가 많았다.

김경문 감독이 인터뷰에서 전력의 요소요소를 보강하기 위해 트레이드 창구도 열어놓겠다고 했는데 고영민이 그 대상이 되지 말란 법이 없었다.

수준급의 수비를 보여주는 2루수이니만큼 최소한 .250 정도를 목표로 삼아야 할 듯했다. 그 상태에서 고영민 특유의 장타력이 살아나만 준다면 희망은 있었다.

5. 시즌 후

2010년 시즌 후 마무리훈련 때부터 하체를 바닥에 고정시키는 타격폼 교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으며, 코칭스태프나 본인의 인터뷰로 보았을 때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 그리고 드디어 달감독의 스프링캠프 예언에서 '올해는 고영민이 잘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1]


[1] 스프링캠프에서 김경문 감독이 꼽는 주목할 선수는 정말로 시즌 중 터질 확률이 높았다. 고영민은 당시까지 '잘해줘야 한다'는 말은 들은 적 있어도 '잘할 것이다'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