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10 13:03:12

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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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베르세르크 고드.jpg
<colcolor=#000> 고드
ゴドー / Godd
종족 인간
계급 대장장이
성별 남성
나이 68세
신장 155cm
몸무게 51kg
특이사항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든 대장장이
1인칭 [ruby(俺, ruby=おれ)] (오레)
성우
일본 니시카와 이쿠오[1] / 이나가키 타카시[2]
미국 그렉 애비[3] / 애벗 캐포드[4]
1. 개요2. 상세3. 작중 행적4. 기타

[clearfix]

1. 개요

<베르세르크>의 등장인물.

2. 상세

좋은 검이란 건 설사 갈라진다 해도 그 심에는 결코 갈라지지 않는 좋은 철을 남긴다.


그 철이 바로 최고의 철.

균열이 생겨도, 불에만 넣으면... 반드시 되살아나지.

그 바보에게 전해.

나같이 되지 말라고.
- 손상된 드래곤 슬레이어를 고치면서 남긴 말
가츠의 거검(巨劍) 드래곤 슬레이어를 제작한 노인 대장장이. 증조부부터 대대로 대장장이 가업을 이어 왔다. 걸음마를 배우기 전에 망치를 먼저 손에 쥐었을 정도로 한평생을 대장간에서 살았다고 한다. 가츠의 갑옷, 투창과 석궁 등을 비롯한 잡다한 도구도 이 사람의 작품이다.

가츠와 어떻게 알고 지내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나, 매의 단을 제외하고 가츠를 조력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면서 그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상당한 통찰력을 지닌 현인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무기를 조달해주거나 했던 듯. 전쟁터에서 부모님을 잃고 울고 있던 소녀 에리카를 데려와 수양딸로 삼고 리케르트도 제자로 거두어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3. 작중 행적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걸음마도 하기 전부터 이걸 쥐었지. 좋다 싫다를 따지기 전부터 눈앞의 철을 두드리고 있었어. 나중엔 지금보다 더 좋은 물건을 만들겠다 생각하는 사이에 이 나이가 됐지. 간단한 거야. 태어나서 이 길만을 쭉 걸어왔어. 인간들이 왜 사는 건지 모르는 것처럼... 나도 왜 철을 두드리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5]
그래... 대장장이 짓을 하면서 하나 맘에 든 건 있다. 불꽃이야. 불꽃에 빨려들어갈 것 같아. 마치 생명... 자신의 생명이 한순간 눈앞에 튀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첫 언급은 10권 극 초반부에 가츠의 회상으로 언급된다. 매의 단에서 나온 가츠는 고드가 사는 에서 1년간 수련을 하며[6] 그에게 왜 대장장이 일을 하냐고 물었다. 고드는 철을 두드릴 때 튀어오르는 불꽃에서 자신의 생명을 연상하였고, 그 불꽃에 빨려들어가듯 이끌린다고 답했다. 이에 가츠는 영감을 얻어 자신의 꿈에 대한 답을 얻었다. 가츠 자신도 자신의 의지로 검을 휘두르며 불꽃을 피웠다고 회상한다.

이후 13권에서 강마의 의식에 휘말렸다가 해골기사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진 가츠와 캐스커를 수습해온 가츠의 동료 리케르트까지 거두면서 어쩌다보니 한 식구가 더 늘게 되었으며, 자신이 만든 의수와 대포를 리케르트가 약간의 손재주를 부려 합쳐서 가츠에게 달아주자, 이를 눈여겨보고 팔아야 할 물건에 멋대로 손댔으니 달고 온 녀석들 밥값까지 합해 일해서 갚으라는 핑계로 리케르트를 본격적으로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에리카와 리케르트가 창고 한 구석에 처박혀있던 드래곤 슬레이어에게 관심을 보이자 과거에 있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그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든 것은 젊었을 적 근처의 영주가 '드래곤을 죽일 수 있는 칼'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평상시 모습만 그럴듯한 장식용 검 등 별로 실용적이지 못하고 쓸데없는 칼만 귀족 입맛대로 제작해 주던 것에 질려 있던 고드는, 약간의 조롱을 더해서 정말 말 그대로 드래곤을 죽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검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물론 그 결과물은 인간의 범주 안에선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식하게 커다랗고 쓸모없는 통짜 철판, 아니 철괴 덩어리였다. 그냥 멋들어진 예식용 검을 기대했던 영주는 노발대발 화를 냈다고 하며, 고드는 하마터면 목이 달아날 뻔했다고 한다. 물론 귀족이 돈을 주지 않고 그의 집에서 쫓아내는 선에서 끝났지만.

본인 말로는 쓸 일이라곤 없는 장식용 검이나 인간이 쓸 수조차 없는 무식한 검이나 마찬가지로 칼이라는 도구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물건은 똑같은 장식품 이라는 교훈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가츠는 제작자 공인으로 사람이 쓸 수 없는 칼을 휘두르고 다니는 셈. 그런데 가츠가 고드 앞에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고 사도를 두 동강 내 죽이자 창자와 여러 장기가 칼에 대롱대롱 매달린다. 고드 본인도 이를 보고는 "그걸 휘두르다니, 너란 놈은...!?" 하고 경악한다.

가츠가 떠나고 2년 동안 리케르트를 제자로 삼아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가츠가 캐스커를 찾아 돌아왔을 때는 노환으로 쓰러져 드러누운 채 에리카의 간호를 받으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였다. 대장간 또한 제자 리케르트가 대신 하고 있었다. 이때 가츠가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다가 칼날이 다 빠지고 여기저기 긁히고 상처입은 드래곤 슬레이어와 의수를 보고는 그가 정상적으로 살 수 없는 싸움을 해왔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가츠에게 그렇게 싸우는 이유가 복수라면 이젠 그만 거기서 도망치라고 충고하나 가츠는 거부한다. 특히 함께 슬픔에 젖는 걸 견딜 수 없어 마지막 남은 가장 소중한 걸 남겨둔 채 싸움에 의지해 온 네게 동료의 복수를 논할 자격이 있느냐고 질타하는데, 이 대화 자체가 하나의 명문이라 해도 좋을 만큼 심오하다.
고드: 너... 도망치지 않을 텐가? 싸움... 증오에서...

가츠: ...뭐라고?

고드: 들어봐. 죽어가는 영감의 말이다. 증오란 것은 슬픔을 견딜 수 없는 녀석이 도망치는 곳이야. 복수란 피에 물든 검을 더욱 피에 담그는 것. 슬픔은 마음의 칼날을 고치기 위해, 마음이란 칼을 피에 담그는 거다. 갈수록 날은 예리해지고 예리하면 더 예리해지라고 갈고. 남는 건 날카로운 가루뿐이지.

가츠: 이봐, 이봐. 어울리지 않게 무슨! 나보고 대장장이 뒤나 이으라고?

고드: 네가 그러고 싶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네 마음엔 커다란 검자국이... 공포라는 이름의 균열이 갔어.

가츠: (잠시 침묵하다) ...몰라... 당신은 몰라... 이런 편안한 곳에서... 아쉬움도 없이 저세상에 가려는 당신은 몰라. 누구도... 인간은... 그건... 몰라. 죽었어...!! 한 명도 안 남기고! 아무 연관도 없는데...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벌레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채...!! 모두 젊었어... 살아만 있다면 뭔가 해냈을 거야. 그런데 한순간에... 내겐... 다른 것과 바꿀 수 없는...

고드: 그 소중한 것을 내던지고, 넌 혼자 가버렸다.

가츠: ...!

고드: 2년 전 그 날, 괴로움에서 구원받은 소중한 존재를 놔두고 넌 혼자 가버렸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을 버려두고, 함께 슬픔에 젖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넌 혼자 자신의 증오로 몸을 태우는 곳으로 도망쳤다. 아닌가? 네가 여기 남은 리케르트를 탓할 자격이 있나? 그 아가씨를 놔두고 간 네게, 동료의 복수를 논할 자격이 있나? ...중요한 순간에, 넌 혼자를 선택했어. 싸움에 의지했지. 넌 한 자루... 칼집 없는 칼이다. 무수한 상처와 핏자국에 물든, 치명적 균열이 간 부러진 검이다.

이 말을 들은 가츠는 2년 동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고, 리케르트가 가츠의 의수와 을 재정비할 때, 고드는 늙은 몸을 이끌고 리케르트의 만류에도 남아있는 마지막 힘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수리해준다.[7] 문자 그대로 다시금 인간애의 불꽃을 자각하는 가츠를 위해 자신의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불태워 소중한 것을 절대 놓치지 말라는 유지를 남겨준 것. 이때 리케르트가 에리카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알고는 리케르트한테 에리카를 입양하게 된 사연을 말해주며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리케르트도 승낙한다. 다음 날, 지친 모습으로 침대에 드러누운 채 창가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가츠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의 힘겨운 앞날을 통찰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간지폭풍.
헷!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렸군. 항상 저런다니까, 저 바보는.

아마 이게 너와는 마지막이겠지. 그래도 그런 걸 신경 쓸 생각도 안 하는군. 뭐, 눈물을 보이는 거보단 낫구먼.

그렇게 뭔가를 향해 달리다간 또 뭔가 한 가지 놓치고 지나가는 법. 그런 거지...

그런 거야... 살고 죽는다는 건.

그 직후 세상을 떠난다. 그의 시신은 제자 리케르트와 수양딸 에리카가 거두어서 장례를 치러준다. 바로 이전에 나타난 미들랜드 국왕의 비참한 죽음과 대비되는 장엄한 모습이다.

4. 기타

  • 등장은 짧았지만, 가츠의 심리를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어보고 가츠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 사람이다. 병이 악화되어 죽음을 앞둔 고드를 찾아온 가츠는 동료들에 대한 복수를 해야 했기에 캐스커의 곁에 남지 못하고 떠난 것이라고 말하지만 고드는 '네가 말하는 복수는 자기합리화일 뿐 캐스커를 보며 함께 슬픔에 젖는 것이 두려워 도망친 것'이라고 말한다. 가츠는 고드의 말을 곱씹으며 그리피스를 떠났던 일을 떠올리고 난 또 잃어버린 후에야 깨달은 건가? 라고 후회하며 그 후로는 항상 캐스커를 곁에 두고 다닌다. 고드의 말은 가츠가 소중한 사람을 내버려두고 떠나는 저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고드는 마지막에 드래곤 슬레이어를 수리하며 리케르트에게 에리카를 가리켜 태어나서 철밖에 모르던 자신을 인간답게 해줬다고 평가하고는, 그래도 역시 죽을 때는 혼자, 마지막 불꽃이 좋다고 하며 아래의 말을 남긴다.
    "그 바보에게 전해, 나처럼 되지 말라고."

    이는 고드는 과거 가츠가 모티브로 여긴 스스로의 삶을 인간으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었다는 뜻이다. 생애 처음으로 인간애를 안겨준 매의 단을 등져면서까지 자신만의 꿈에 대한 해답을 찾다가 고드의 독백에서 결론을 내렸던 가츠가 얼마 후 파국을 맞은 매의 단과 그리피스를 보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심장하다.

    즉, 소중한 사람을 갈구하며 그를 위해 헌신하는 인간애의 불꽃이야말로 고드가 자신의 삶을 통찰하며 내린 결론이자 해답이었던 것. 그렇게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라'는 인간애가 담긴 유언은 가츠와 리케르트를 통해 이후 베르세르크라는 이야기 전체를 이끄는 도표가 된다. 그리고 고드의 기술에 대한 전수와 고드의 가족이라 할 수 있는 에리카를 돌보는 일은 제자 리케르트에게로 이어졌다.
  • 남녀노소 불문하고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죽는 베르세르크의 등장인물들 중 거의 유일하게 노환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해 가장 곱게 돌아가신 인물이다. 죽은 뒤에는 당연히 등장이 없으나 41권에서 딱 한 컷이 나온다. 광전사의 갑주를 만든 드워프 하날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츠의 회상으로 등장하는데, 대장장이 일을 하는 모습, 다부진 체격, 작은 키, 그리고 퉁명스러운 대답에서 하날과 고드를 겹쳐본 듯.


[1] 검풍전기 베르세르크.[2] 신 TVA.[3] 검풍전기 베르세르크.[4] 신 TVA.[5] 가츠는 이 말을 듣고 태어나서부터 검을 들어 전장을 누벼온 자신의 삶을 대조해봤다. 검과 검이 맞부딪히며 자신과 상대의 살아온 시간을 모두 부딪힐 때 튀어오르는 불꽃에서 생명력을 느꼈던 것. 자의든 타의든 전투광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 가츠의 미래를 짐작하게 할 수 있는 부분.[6] 구판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예 한 화를 할애해서 해당 에피소드에 대해 다뤘다.[7] 수리할 때의 눈빛을 보면 과연 최후의 순간에도 장인이라 할 정도로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