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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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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삼국지
本三國志
파일:본삼국지 재판본.jpg
초판본 재판본
번역가 리동혁
원본 삼국지연의
출판사 도서출판 금토
권수 초판 11권[1] (2005. 07. 20.)
재판 4권 (2014. 01. 01.)

1. 개요2. 특징3. 평가
3.1. 구판
3.1.1. 장점3.1.2. 단점3.1.3. 종합
3.2. 재판본(전 4권)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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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삼국지가 울고있네'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연변 거주 재중동포 작가 리동혁번역삼국지. 삼국지연의를 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완역하는 것을 지향하며 쓴 책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판 작가의 말 ▼
||21세기 한글세대를 위한 영웅들의 서사시

오해와 오역, 오류로 얼룩진 한국의 《삼국지》
기나긴 세계문학사에서 어느 작품이 가장 많이 읽혔는지는 누구도 쉽게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소설 《삼국지》가 그 맨 앞줄에 든다는 것 또한 누구도 쉽게 부인하지 못한다. 《삼국지》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삼국문화’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삼국지》는 재미도 재미거니와 그 담겨진 내용 또한 어마어마하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간 영웅들의 모습에는 역경을 극복하는 용기와 슬기가 생생히 살아 있어서, 그들의 활약상을 흥미진진하게 따라가다 보면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도리와 지혜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는 《삼국지》가 학교 공부와 대학 입시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하니, 과연 《삼국지》는 세상을 훨씬 멋지게 살아가게 하는 지침서라는 말이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14세기 원(元)나라 때에 나관중(羅貫中)이 지은 중국의 첫 장편 역사소설 《삼국지》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필사본으로 유행되다가 16세기 명(明)나라 때에 인쇄본이 출간되자 수십 년 사이에 수십 종의 판본이 경쟁을 벌이면서 일약 슈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7세기 후반 청(淸)나라 때에는 모륜(毛倫)•모종강(毛宗崗) 부자가 과감하게 손을 댄 개작본이 출간되어 그 이후 300년 넘게 시장을 독점해왔다. 온 중국인의 마음속에 깊이 배어든 것은 물론이고 조선과 몽골, 일본, 베트남에도 널리 퍼지게 되었다.
조선에서는 18세기 때에 이미 훌륭한 한자판 《삼국지》가 발간되어, 그 200여 년 뒤인 1950년대에 중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현대 중국에서 으뜸가는 판본을 정리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로 이용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거의 때를 같이 하여 한문에 토를 단 현토본(懸吐本)이나 한글로 뜻을 풀이한 언해본(諺解本)이 나와 널리 읽혔으니, 우리 선조들의 삼국지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
19세기부터는 서양인들도 중국어를 배우게 되면 먼저 《삼국지》를 읽으면서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려고 해왔다. 《삼국지》를 비롯한 중국의 고전작품을 모르고는 중국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어, 지금도 중국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삼국지》가 제1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또한 이토록 유명한 《삼국지》만큼 잘못 알려진 작품도 드물다. 교열이 충분치 않은 고대 판본에 오류가 많았던 것이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수십 년에 걸쳐 모종강본을 거듭 정리하여 중국 최고의 판본으로 인정받는 인민문학출판사 간행 《삼국연의(三國演義)》(이하 ‘인문본’으로 칭함)에도 역자가 발견한 오류가 100곳이 훨씬 넘는다.
《삼국지》의 원산지인 중국에서조차 사이비 전문가들이 원본과 차이가 큰 모종강본에 근거해 나관중의 사상을 분석할 정도이니, 모종강본을 옮긴 다른 나라 《삼국지》들의 문제는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한글판은 무려 50종이 넘어 제갈량, 조조, 유비, 관우, 장비 같은 영웅들이 한국인에게 친숙해지는 데에 큰 기여를 했지만 그 내용이 중국어 원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고명한 선비 허소(許劭)가 한낱 관상쟁이로 둔갑해 훨씬 후배인 조조 앞에서 ‘소인’ 운운하며 굽실거린다는 정도의 왜곡은 쓴웃음으로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조조가 화용도에서 관우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빌었다는 오역에 근거해 조조의 인생철학을 이야기하는 글까지 나온 것은 너무 한심한 일이다.
역자는 어린 시절 한글판의 엉뚱한 풀이에 감쪽같이 속았다가, 훗날 원본을 보면서 참뜻을 알기까지 많은 품을 들였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근래에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삼국지》들과 그 관련 서적들을 접하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우선 명사만 보고 동사는 무시했거나 글자나 문장을 여러 대목 잘라내 이야기가 심하게 비뚤어진 것들이 많았다. 주어가 뒤바뀌어 내용이 정반대가 되거나, 인명이 지명으로 둔갑한 경우조차 있었다. 원문을 한 글자 한 글자 충실하게 옮겼다는 완역본이나 짧게 압축한 축약본, 옮긴이의 상상력을 첨가해 풀어쓰고 평한 평역본 등 어느 것이든 숱한 오류를 범하지 않은 작품이 없었다.
그 많은 판본들이 멋모르고 읽기는 편할지 몰라도 중국어에 없는 이상한 내용과 말들이 수없이 만들어져 ‘한국에는 아직 제대로 된 《삼국지》가 없다’는 사람들의 평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일본인의 구미에 맞춰 심하게 변형시킨 일본판을 그대로 옮겼거나 일본식 해석을 따른 흔적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어 불쾌하고 분하기까지 했다.
그런 글만 보고 중국과 중국인을 상상했다가는 중국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중국인과의 교제와 거래에서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런 책이 널리 퍼지면 독자들이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한 평역본의 심각한 오류들을 지적하면서 중국 고대문화도 소개하는 《삼국지가 울고있네》(금토 간, 2003년)를 펴냈더니, 신문과 잡지에 소식과 서평이 실린 것은 물론 곧 TV 퀴즈쇼에까지 등장하고, 《삼국지》를 원본 그대로 옮겨달라는 독자의 메일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그 책을 펴내기 훨씬 이전부터 한국에 《삼국지》의 원형을 소개해달라는 제의를 여러 번 받았으나, 《삼국지》는 블랙홀과도 같아 한 번 빠져들면 되돌아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아는 역자로서는 이 소설을 옮기려면 개인의 창작 활동을 비롯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므로 극력 피해왔다.
현재 중국에서 제갈량 연구의 일인자라 할 수 있는 70대의 천샹화[陳翔華진상화] 선생이 언젠가 역자에게 한 말은 《삼국지》가 얼마나 어려운 책인가를 잘 설명해준다.
“대학 시절부터 《삼국지》를 연구해왔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아직 잘 모르는 것이 있어요.”
그렇다면 《삼국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옮기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점들은 무엇인가?
첫째, 글이나 말에 옛날 일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중국 역사에 밝지 못하면 뜻을 뒤집어버리기 십상이다.
둘째, 고대에 유행하던 속어가 많다. 현대에도 쓰이는 것은 그래도 괜찮은데, 원나라, 명나라 때 쓰이다가 사라진 속어들은 뜻풀이가 틀리기 쉽다.
셋째, 원전에는 끼워 넣은 시와 옛날 글이 많다.
넷째, 원전에도 틀린 곳들이 적지 않다.
다섯째, 어떤 중국어 글자나 낱말이 춘추전국시대와 삼국시대, 원(元)나라와 명(明)나라 시대에 갖는 뜻이 서로 다르고, 더구나 현대 중국어와는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를 모르면 고대 중국어에서 ‘두드리다, 치다’로 쓰이던 ‘무(撫)’자를 현대 중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어루만지다’는 뜻으로 풀이해, ‘손뼉을 치며 웃었다’가 ‘손을 어루만지며 웃었다’는 따위의 이상한 말이 나오게 된다.
여섯째, 조금 특이한 경우인데 한자어에 대한 해석이 한글사전과 중국어사전이 다른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국구(國舅)’는 한글사전에는 조선시대에 쓰이던 뜻에 따라 ‘임금의 장인’으로 나오지만 중국어사전에는 ‘임금의 처남이나 외삼촌’으로 정의되어 있다. 《삼국지》의 무대가 중국이므로 아무래도 중국어 해석에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삼국지》라는 그릇에 담겨진 내용이 워낙 풍부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전쟁, 의술과 점술, 생활과 관습 등 많은 것을 훤히 꿰뚫고 있지 않으면 책을 바로 이해하기조차 어려우니 어찌 제대로 옮길 수 있으랴!
역자는 중국의 고대철학과 종교, 민간신앙, 군사 등 다방면으로 공부를 꽤 많이 해왔지만 아직도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올바른 《삼국지》를 한 편 내놓자는 출판사의 열화와 같은 재촉과 격려에 피가 끓어올라 드디어 비장한 결심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작업에 들어간 첫 시작부터 어려움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3년 동안 《삼국지》 하나만을 끌어안고 살면서 ‘이거 도저히 끝낼 수 없는 작업이 아닐까?’하는 공포에 자주 시달리곤 했다.
출판사 측의 지속적인 호응과 독려가 없었거나, 늦은 나이에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상당 기간을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자기 걱정은 하지 말고 일에만 전념하라던 아내의 전폭적인 이해와 지지가 없었으면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모종강본을 기초로 나관중본 되살리고 12가지 고대판본 아울러

좋은 번역서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원본을 잘 골라야 한다.
이번에 역자는 어느 한 판본을 쥐고 책을 옮기는 상례를 깨뜨리고 인문본을 기본으로 삼아 그 오류를 바로잡는 한편, 현존 고대판본들 중에서 대표적인 명나라의 가정(嘉靖)본(이하 ‘나관중본’으로 칭함), 엽봉춘(葉逢春)본, 여상두(余象斗)본, 교산당(喬山堂)본, 주정신(朱鼎臣)본, 탕빈윤(湯賓尹)본, 주왈교(朱曰校)본, 이탁오(李卓吾)본, 황정보(黃正甫)본, 종백경(鍾伯敬)본 등 10종과 청나라의 모종강본, 이어(李漁)본 등 2종을 합쳐 12가지의 고대판본을 아우르면서, 모종강본에서 부당하게 잘렸다고 판단되는 대목들을 주로 나관중본에 의해 되살렸다. 이런 대목이 모두 1100여 곳이나 된다.
소설로서는 모종강본이 명나라 판본들보다 훨씬 차원이 높다. 그러나 명나라 판본들에서는 희미하던 유교 관념이 뚜렷해지면서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말과 글을 마구 줄이고 고쳐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아졌다. 재판, 삼판을 거듭하면서 생겨난 사소한 오류들도 많다. 그러므로 실상을 모르고 억지로 옮기려 하다가는 무리한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반드시 그 이전에 나온 판본들과 대조하고 연구하여 의문을 명쾌하게 풀어야 한다.
명나라 판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정(嘉靖) 원년, 즉 1522년에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관중 편(編)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계열과 흔히 교열인과 출판인의 이름만 적힌 《삼국지전(三國志傳)》 계열이다.
삼국지통속연의》가 글의 수준과 인쇄 상태가 비교적 우수해 학자들은 오랫동안 이것이 소설의 원조이고, 다른 판본들은 이 책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근래에 연구가 깊어지면서 결론이 바뀌었다. 필사본의 흔적이 더 많이 남아있는 《삼국지전》 계열의 판본들이 원작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나라 판본들은 인물들이 상당히 진실하게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 이야기와 글이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아 후세에 모종강 부자가 대수술을 가하기에 이르렀고, 그 이후 이 판본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본(本)삼국지》처럼 여러 판본을 종합해 원본의 통일을 기한 작품은 없다. 30종이 넘는 판본들이 각기 독자적으로 명맥을 유지해왔을 따름이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판본들이 지닌 오류가 바로잡히지 않고, 서로의 특성이 교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역자는 《삼국지》 역사상 처음으로 모종강본에서 잘린 나관중본의 주요 대목을 되살리고, 정사와 함께 다른 판본들을 참조해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여러 판본들이 지닌 특성을 집대성하여 《삼국지》의 정통을 완성시키려고 노력했다. 《삼국지》 역사에서 실로 획기적인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작업이다.
이 책에서는 읽기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자질구레한 경우를 내놓고는 나관중본에서 되살린 부분을 거의 다 〔 〕로 표시했으므로 독자들이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여기서 두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모종강본 계열에서는 오(吳)나라가 세워질 때 손권(孫權)이 하늘에 올린 개국 문서와 촉(蜀)나라가 망할 때 황제 유선(劉禪)이 위나라 장수 등애(鄧艾)와 주고받은 문서가 모두 삭제되었다. 순전히 저자의 유교적 편견 때문에 가위질한 것으로 보이는데, 공정하게 세 나라의 흥망성쇠를 그린 소설에서는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애써 되살렸다.
나관중의 원작이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지금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와 같이 정리하면 나관중의 원래 뜻에 보다 가까우리라고 확신한다. 명나라 판본의 치명적인 약점인 조잡한 문자는 한글로 옮기면서 살짝 다듬으면 별 문제가 없다.
이와 같이 철저하게 원본에 충실하려고 힘썼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오류를 바로잡았으므로, 그동안 한글판 《삼국지》들에서 만들어낸 일본 냄새가 짙은 인물이나 이야기는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책에 보이지 않는 인물과 이야기는 모두 비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
역자는 지금 중국어로도 특유의 새 판본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의 많은 독자들이 모종강본을 나관중의 작품으로 잘못 알고 있어서, 이를 바로잡아주고 나관중의 원본에 보다 가까운 정통을 되찾기 위한 일을 하고 있다.
글의 형식에 차이가 나는 명나라와 청나라 판본들을 연결시키는 것은 대단히 복잡한 작업이어서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이 《본삼국지》를 밑바탕으로 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한국에 소개하는 《삼국지》는 완벽한 판본을 겨냥한 세계적인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시대를 고스란히 현대에 재현하다

이 책은 철저히 21세기 한글세대를 위해 만들어졌다.
20세기에 들어 《삼국지》의 한글판이 가짓수가 대폭 늘었는데 대체로 한자어가 많아 읽기가 어려웠다. 한자세대에게는 그런 글이 친근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중국어 원본은 구어체와 문어체가 섞여 있어서 딱딱한 한자어가 많으면 도리어 원작의 맛을 잃게 된다.
이에 역자는 한자어가 낯설고 부담스러운 한글세대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의 삼국시대를 살아간 영웅들의 생각과 행동을 가장 실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상황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해 생생한 우리말로 옮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오늘의 한글세대들이 《삼국지》를 읽으면서 의문을 가지기 쉬운 대목들에 명쾌한 답을 주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므로 한번쯤 《삼국지》를 읽은 이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어감의 분명한 재현과 의미의 올바른 전달이다. 예컨대 ‘좌충우돌(左衝右突)’을 우리말로 읽을 때와 중국어로 ‘줘충유우투’라고 읽을 때의 느낌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중국어에서는 ‘충’과 ‘투’가 동사의 구실을 보다 확실히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왼쪽으로 쳐 나가다가 오른쪽을 무찔렀다’고 옮기면 중국어 원문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형상과 비슷해져 어감이 살아난다.
또한 같은 문화 배경을 지닌 사람들끼리는 말 한 마디, 낱말 하나로도 많은 의미를 전할 수 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글자들만 옮겨서는 이야기의 원인과 결과가 불투명해지고 의미가 왜곡되기 쉽다. 그러므로 말 속에 숨겨진 뜻을 속속들이 풀이하고, 그 부분은 【 】로 표시해 밝혔다.
또한 글을 이해하기 쉽도록 꼭 필요한 설명을 문장 안에 짧게 집어넣었다. 예를 들어, 동(董) 태후가 대장군 하진을 견제하기 위해 친척 동중(董重)을 표기장군으로 봉하는 대목에서 ‘대장군과 품계가 같은 표기장군’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동 태후가 표기장군을 시켜 하진의 머리를 자르기는 손바닥을 뒤집는 격이라고 으스대는 말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 그 벼슬의 높낮이와 권한을 모르고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명 역시 글자 옮기기에 그치지 않고 적당한 말을 더해 동서남북의 방위와 지방행정 체제에서의 소속 관계를 알기 쉽도록 설명했다. 특별한 경우에는 거리도 밝혔으니, 한 예로 동탁 암살에 실패한 조조가 낙양을 떠나 도망치다가 ‘낙양에서 400리쯤 떨어진 중모현(中牟縣)에서 관을 지키는 군사에게 붙들렸다’는 식의 표현이 그러하다.
이렇게 완벽을 기하다보니 물음표가 수없이 생겨났다. 역자 스스로 뜻을 파악하기 힘들 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문장이나 낱말의 뜻을 번연히 알면서도 우리말에 같은 말이 없거나 그대로 옮기면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에는 잠도 오지 않고 밥맛도 없었다.
책 다섯 권을 뒤져 관우와 장비의 최초 벼슬인 ‘궁수’의 의미를 찾아내고 참 잘도 밝혀냈다고 좋아하던 일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식탁에서 오른손으로 수저를 놀리면서도 눈길은 언제나 왼손에 쥔 책을 훑고 있어서 소화기관에 무리가 가기는 했지만, 《삼국지》 연구가들의 심혈이 깃든 풍부한 자료와 수많은 역사서를 종합하는 성과를 이룬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1권 뒤쪽에 《삼국지》와 관계가 깊은 삼국시대 이전의 중국 신화와 전설, 역사를 에피소드 위주로 골라 엮고, 10권의 본문이 끝난 뒤에는 삼국시대 이후의 중국 역사를 간단히 적었다.
또 매 회의 뒤에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라는 제목으로 고대문화를 폭 넓게 소개하고 오해하기 쉬운 대목들을 설명했다.
이런 것들은 물론 선택사항이므로 중국 역사를 잘 아는 이들은 소설 본문으로 바로 들어가도 좋고, 처음 읽는 이들은 먼저 소설을 다 읽은 다음 돌이켜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밖에 부록으로 1400여 항목을 포함한 <삼국지 인물사전>과 300여 항목이 담긴 <삼국지 관직사전>을 만들었다. 인물사전에는 실존인물인지, 가공인물인지, 실존인물을 뜯어고쳐 만들어낸 변형인물인지를 낱낱이 밝히고 그 활동의 사실성 여부를 가려냈다. 소설에는 나오지 않는 인물관계의 비밀과 흥미로운 일화들도 삽입했으므로 읽는 재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삼국지》에 들어있는 지리(地理)의 숱한 비밀을 밝혀낸 저우원예[周文業주문업] 씨가 자신이 그린 ‘삼국연의지도’의 한글판 독점사용권을 넘겨주면서 역자가 소설형식에 맞추어 다듬도록 허락해, 《삼국지》 사상 전례 없이 많은 지도들이 실리게 되었다.
수많은 고전작품을 화폭에 담은 상하이의 유명화가 예슝 화백 또한 화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독특한 화면들로 이루어진 예술성 높은 삽화를 그려주었다. 그동안 《삼국지》 관련 그림은 수없이 많았으나 글을 쓴 사람과 밀접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특별히 창작한 경우는 아직까지 유례가 없다. 책 내용과 밀착되었을 뿐 아니라, 독자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는 이 그림들은 그 소장가치도 뛰어나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의 투철한 장인정신이 녹아들어 혼연일체를 이룬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유심히 읽어보는 이들이 책 갈피갈피에서 독자들을 위한 정성을 느끼게 된다면 이 책의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더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원체 분량이 방대해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생기기 쉬운 기술적인 오류들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결코 흠이 없노라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책이 출간되는 날이 바로 보강판을 만들기 시작하는 날이라는 각오로 책을 다듬으리라는 약속을 미리 드리는 바다.
그런 만큼 《삼국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이 《본삼국지》가 더 완벽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의문 나는 점을 지적하고, 틀렸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꼬집어 의견을 보내주시면, 앞으로 보강판이 나올 때에는 좋은 의견을 주신 이들의 이름을 책에 모시겠다. 그러면 독자 여러분과 함께 완성시키는 우리 모두의 《삼국지》가 되지 않을까?
내용과 사상은 철저히 중국산이지만 형식과 맛에서는 한민족의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우리의 《삼국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2005년 4월 8일 베이징에서
리 동 혁||


초판 편집자의 말 ▼
||제 모습의 《삼국지》를 얻게 된 기쁨

우리나라에 《삼국지》가 들어오고 30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삼국지》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다. 그동안 50종이 넘는 작품이 나오면서도 그 본래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것은 더욱 부끄럽다.
그것은 《삼국지》를 우리 글로 옮기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우선 그 방대한 분량도 그렇거니와 글과 내용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하고 우리 글로 정확히 옮기는 것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내로라하는 작가와 학자들이 수없이 《삼국지》에 매달렸지만 원본을 제대로 완역하지 못하고, 축약본이나 평역본의 이름으로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그게 아니면 많은 책이 심하게 변형된 일본 《삼국지》를 그대로 들여오는 것으로 대신했다. 완역을 주장하는 판본도 없지 않으나 옛날 번역본의 문장을 다듬거나 중국에서 나온 한글판을 개조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사실을 아쉬워하던 터에 역자 리동혁을 알게 되었다. 옌벤 출신의 재중동포로 일찍부터 중국 고전연구에 몰두해, 젊은 나이에 벌써 《삼국지》와 《수호전》에 있어서는 중국 최고의 전문가로 대접받는 인물이다. 그 아버지는 명망 높은 시인이자 언론인이며 어머니는 영향력 있는 잡지의 편집인으로 일하고 있다.
죽자 사자 그에게 들러붙어 이 책을 얻게 되었다. 준비기간 1년을 합쳐 꼬박 5년이 걸렸다. 역자의 20년 가까운 연구 토대 위에 다시 그 만큼의 치열한 몸부림이 더해져 이 책이 태어났다.
재중동포의 어법과 문법은 이미 우리와 상당한 거리가 있어 그가 보내온 원고를 전부 다시 손질해야 했다. 그러나 워낙 한글에 숙달되었고, 또한 원본의 이야기 구조와 문투를 살리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많이 고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중국 고전작품의 대가인 예슝 화백과 《삼국지》 지도전문가 저우원예 씨 역시 역자의 부탁으로 이 책의 제작에 전력투구하게 되었다.
우리도 드디어 제대로 된 《삼국지》 완역본을 갖게 되어, 개인의 오랜 소망이 이루어졌으니 출판경력 10년에 이 이상 기쁜 일이 없다.
역자를 발굴하고 자료수집에 애써주신 권영국 전 외무부 중국 선양 총영사와 기획에 참여하고 문장을 지도해주신 김정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교열을 감수해주신 박승구 전 한국어문교열기자회장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또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년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격려와 질책을 아끼지 않은 여러 친구들과 선후배들께도.
도서출판 금토 대표
박 국 용||

2. 특징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1. 모종강본을 기초로 본문을 번역하되
2. 모종강본에서 삭제되었으나 역자가 보기엔 문제 없는 문장을 되살려서 대괄호로 묶고[2]
3. 정사 및 기타 판본들을 대조하여 오류를[3] 정정하고
4. 이런 저런 해설을 본문과 구분하여 추가한 책이다.

한국에서 기존에 발간된 삼국지는 평역이나 개역이 대부분이었으며 또한 일본에서 발간된 삼국지[4]를 중역한 경우도 많았기에 일본식 표현이나 인물 해석 등이 나타나는 등 삼국지연의 원전에 충실하지 못 한 경우가 많아, 이를 최대한 원전에 가깝게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책이다.

이때문에 고전 소설인 삼국지연의의 문제점과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또한 재중동포인 작가의 한계로 한국인들에게 맛깔스럽게 잘 읽히는 글을 쓰는 능력이 약해서 '삼국지(연의)'라는 텍스트를 소설에 가까운 감각으로 읽기에는 좀 읽는 재미가 없는 면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삼국지 관련 책인 이문열 평역 삼국지와 비교해보면 문체가 엄청나게 딱딱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사실 원래 삼국지연의는 이런 소설이고 이문열 평역 삼국지가 한국 독자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부분은 작가의 창작이 거의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책은 삼국지연의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으며, 특히 '삼국지가 울고있네'에서 지적한 국내 발매 번역본의 각종 오류[5]를 바로잡아 반영하는 등 오역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장점이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을 얻고 있다.

본 삼국지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우리가 그동안 직역해서 사용하던 삼국지 한자 용어들을 상당부분 우리말로 풀어 놓았다. 예를 들어 "(제갈량맹획에게) 내가 이처럼 정예한 군사(정예군)와 용맹한 장수들을 거느렸고, 식량과 말먹이 풀이 넉넉하며, 싸움기구(병장기)를 충실히 갖추었으니 너희가 어찌 나를 이기겠느냐?"라고 쓰여 있는 부분은 대부분의 삼국연의 번역본에서 각각 '정병, 용장, 마초, 무구'라는 한자어를 사용하여 왔던 것이다. 익숙한 한자 용어가 아니라 우리말이라 어색하여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한국인보다 더 한국어를 사랑하는 중국 교포라는 점에서 배울 점이 있다.

다음은 역자가 구판에서 밝힌 <일러두기>이다:
1. 독자들이 중국 고전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도록, 역자가 모은 명(明)청(淸)시대의 《삼국지》 원전 12종의 정수를 취합하고, 총체적으로는 현대 중국에서 가장 훌륭한 판본으로 알려진 중국 베이징의 인민문학출판사(人民文學出版社) 발행 《삼국연의》[6] 전2권을 기초로 하여 최대한 원본에 충실하게 옮겼다. 짜임새도 원본의 120회 구조를 바꾸지 않았다. 이 판본에서 틀린 정사의 인용문이나 지명, 인명 등은 중화서국(中華書局) 간행 정사 《이십사사(二十四史, 2000년 1월 발행 초판 1쇄, 전63권)》의 <삼국지>와 <후한서(後漢書)>에 의해 고쳤다. 이 밖에 문제점이 있는 인용문과 시는 권위 있는 자료에 근거해 바로잡았다.

2. 소설의 흐름과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순전히 유교 관념 때문에 모종강본에서 삭제된 대목들은 현존 《삼국지》 판본 가운데 제일 역사가 오랜 명나라 가정(嘉靖) 원년(1522년)에 쓴 서문이 붙은 나관중 엮음 《삼국지통속연의》에 의해 되살리고, 그 부분은 〔  〕로 표시했다. 그러나 〔  〕표시가 책읽기의 흐름을 방해할 때는 생략한 곳도 있다. 사용한 판본은 고서와 상태가 거의 비슷한 인민문학출판사 간행 영인본(1975년 7월 발행 초판 1쇄, 전8권)과 왕왠팡[汪原放왕원방] 씨가 구두점을 찍어 정리한 상하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상해고적출판사] 간행 간체자본(1984년 6월 발행 초판 3쇄, 전2권)이다.
중국에서 으뜸 판본으로 알려진 인민문학출판사 간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나관중의 《삼국지통속연의》를 되살리고, 현존하는 고대판본들 중 대표적인 명나라의 엽봉춘본, 여상두본, 교산당본, 주정신본, 탕빈윤본, 주왈교본, 이탁오본, 황정보본, 종백경본과 청나라의 이어본을 합쳐 12판본을 아울렀다.

3 지은이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명나라 《삼국지전》 계열의 책들은 문학적 가치가 좀 떨어지지만 《삼국지》의 원시적인 형태가 많이 남아 있으므로, 모종강본과 나관중본만 보고는 틀리기 쉬운 부분들의 참뜻을 밝힐 수 있어 5가지를 사용했다. 여상두(余象斗)본, 교산당(喬山堂)본, 주정신(朱鼎臣)본, 탕빈윤(湯賓尹)본은 중화전국도서관문헌축미복제중심(中華全國圖書館文獻縮微複製中心)에서 나온 영인본 《삼국지연의고판총간(三國志演義古版叢刊, 1995년 5월 발행 초판 1쇄, 전8권)》을 이용했고, 명나라 천계(天啓) 3년(1632년)에 나온 황정보(黃正甫)본은 장즈허[張志和장지화] 씨가 정리한 《삼국연의(2000년 7월 중국인민대학출판사 발행 초판 1쇄, 전2권)》를 참고했다.

4. 명•청 시대의 문인들이 어떻게 평했느냐를 알면 《삼국지》가 문인들의 손을 거쳐 변화한 과정을 알 수 있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므로, 이탁오(李卓吾)•모종강•이어(李漁)•종백경(鍾伯敬) 등의 이름으로 된 평어(評語)들을 모은 《삼국연의회평본(三國演義會評本, 1998년 11월 베이징대학출판사 발행 초판 2쇄, 전2권)》에서 알맞은 말들을 골라 끼워 넣었다.

5. 《삼국지》를 읽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삼국시대가 시작되기 전인 후한(後漢) 말까지의 중국 역사를 1권 뒤에 간단히 엮어 분위기를 잡고, 삼국시대 이후의 역사와 삼국 전설의 변화를 10권 끝에 소개하여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매 회의 뒤에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를 붙여 옛 시대의 정치•경제•군사•문화•생활의 참모습을 소개하고, 이전에 잘못 옮겨진 말들도 옳은 뜻을 밝혔다.

6. 한글세대를 위해 되도록 생소한 한자어를 피하고, 순 한글로 풀어 쓴 다음 [  ] 안에 한자와 그 한글 음을 적었다. 필요한 경우에는 매 회의 뒷부분에 ‘재미있는 중국어’라 하여 현대에도 잘 쓰이는 낱말이나 고사성어, 또는 뜻이 좋은 문장을 소개하고 중국어 음을 한글로 표기했다.
본문에 나오는 인물과 청나라 시대까지의 인물은 한글 음으로 표기하고, 현대의 인물은 중국어 음으로 표기했다. 중국어 음으로 표기한 인물은 [  ] 안에 한자를 적고 그 옆에 한글 음을 표시했다.

7. 꼭 한자어로 표기해야 하는 명사(名詞)나 개념 등은 처음 나올 때 그 뜻을 충분히 살려 설명하고, 벼슬과 지명을 포함한 많은 이름들도 철저히 정사와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근거해 필요한 해석을 보탰다. 역자의 설명은 【  】로 표시했다. 괄호 안의 연도는 모두 서력기원인데, 달은 모두 음력이므로 11월이나 12월은 흔히 서력으로 다음 해 초가 된다.

8. 원본에는 인물들의 호칭이 아주 복잡해 이름과 자(字)가 뒤섞이고, 특히 관우(關羽) 같은 인물은 ‘관공’ ‘운장’ 등으로 존대를 받았다. 지은이가 싫어하는 인물들은 모두 이름을 그대로 적어 낮추고, 좋아하는 인물은 대개 자를 써서 존경을 나타냈다. 하지만 문화 배경이 다른 우리글로는 직역해보았자 맛의 차이가 전달되지 않으므로 대화 속의 호칭은 그대로 유지하되 지문에서는 인물의 호칭을 전부 이름으로 통일했다.

9. 원문에는 ‘아무개가 말했다’는 말이 수천 번 나오는데 그대로 옮기면 재미없으므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말하는 사람의 심리 등을 그려냈다. 또 사람들이 옛날 일이나 인물을 말하는 경우, 말이나 글 뒤에 그 말에 나오는 옛일과 말 속에 담긴 참뜻을 밝혔다.

10. 책 뒤에 <삼국지 인물사전>을 붙여 그 많은 등장인물들이 실존인물인가, 변형인물인가 아니면 완전한 가공인물인가를 밝혔고 본문에서 길게 풀기 불편한 관직과 명사들도 사전 형식으로 묶어 《삼국지》 애호가들에게 드리는 선물로 삼았다.

11. 노력이 일회용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아, 매 회의 뒤에 ‘바로잡기’를 붙여 기존 중국어판이나 한글판들에서 틀린 말들을 밝혀 바로잡고,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한글판에서 오역한 글들을 표시했다. 고대 중국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비결과 방법도 첨부하여 한•중 두 나라의 문화 교류에 이바지하려는 이들이 다른 책을 옮기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12. 지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삼국지》 전문가 저우원예[周文業주문업] 씨가 그린 ‘삼국연의지도’를 사용했다.
구판 <일러두기>

3. 평가

3.1. 구판

3.1.1. 장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총 3가지 종류의 해설과 주해를 달아서 독자들의 가독성을 떨어트리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첫번째로 대괄호 표시를 하여 나관중본에서는 있으나 모종강본에서 빠진 구절을 삽입하였다. 이러한 부분은 모종강이 글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 자질구레한 부분을 삭제 한 것인데, 맥락상 생략해도 되는 부분도 있고 왜 모종강이 삭제 했는지 의아할 정도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도 있다.[7]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전략)
제갈량은 조서를 받고 명령에 따라 하나하나 물건을 나누어 주었다.〔장병들은 즐거워하면서 받았다.〕제갈량은 마속을 장막 안에 붙잡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속의 생각이 높고 밝으며 여러 방면에 모르는 것이 없어 마음속으로 몹시 사랑하고 존중하게 된〕 제갈량이 그의 견해를 물었다.
(후략)...

또한 역자가 정사 및 여러 판본을 대조하여 수정한 부분은 매 회차의 '바로잡기'에서 밝혀두기에,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정사와 연의가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이 되거나 혹은 가정본과 모종강본이 헷갈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가령 2회가 끝나면 다음과 같이 '바로잡기'가 나온다.
〈바로잡기〉

손견의 벼슬 : 손견은 군의 사마[堅以郡司馬견이군사마, 정사]≠손견은 군의 사마와 함께[堅與郡司馬견여군사마, 모든 소설].[8]
손견의 벼슬 : 별부사마(정사, 엽봉춘본)≠별군사마(別郡司馬, 나관중본, 모종강본, 인문본). 별군사마는 세상에 없는 벼슬이다.[9]
유비의 벼슬 : 고당위(高唐尉, 정사, 나관중본)≠고당위(高堂尉, 모종강본, 인문본).[10]

2번째로 대괄호 표기를 하여 주해를 달았다. 삼국연의 원문 자체가 고대에 있었던 일화나 현재 안쓰이는 말을 많이 사용하여 원문만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구절이 많은데 이러한 구절이 나올 때 마다 상세한 주해를 단 것이다. 예를 들어 본문 중 남만 평정시 익주에서 반란을 일으킨 옹개가 전한초 십방후 옹치의 후손이라는 구절이 나왔을 때, 대괄호 표시 후 한고조 유방이 평상시 미워하던 옹치를 건국 공신들의 안정을 위해 가장 먼저 후작으로 봉하여 장수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일화를 자세히 설명한다. 다른 삼국지의 경우 본문만 번역하고 해설이 없거나, 본문과 섞는 식으로 주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 삼국지는 원문과 주해를 대괄호 표시로 분명히 구분해놓아서 가독성이 높다.

3번째로 삼국연의 처럼 120화로 구분 되어 있는 본문에서 각 화가 끝날 때 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 "재미있는 중국어", "바로잡기"등이 나온다. 알고 보면...은 말 그대로 작가의 주관이 개입된 풍부한 해설이고,[11] 재미있는 중국어는 본문에 나오는 고사성어 풀이와 중국어 발음 표기가 나오며, 마지막으로 바로잡기는 본 삼국지가 그토록 내세우는 12가지 판본에 대한 비교를 하여 어떤 것을 선택했나를 밝혀 놓았다.

특히 바로잡기는 독자들이 책을 읽을 때 다른 판본은 어떻게 쓰여 있었나 비교를 하고 12가지 판본을 통일 했다는 것을 비판 하는 쪽에서도 원문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12] 특히 작가가 나관중빠라 거진 나관중본을 따랐지만, 나관중본이 잘못 되었다고 판단되면 드믈게 다른 판본도 과감히 따랐다. 예를 들어 나관중본과 엽봉춘본이 충돌나면 엽봉춘본을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나관중본, 엽봉춘본에서도 관직이나 성명이 틀렸으면 정사를 따랐다고 밝혀 놓고, 사건의 흐름이 옳게 기술된 판본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면 개작하지 않고 그냥 뭔가 이상하다고만 밝혀 놓고 인문본에 따랐다.

이런 예로는 공명은 이미 위연, 조운을 시켜 두 길로 기다리게 했다.(엽봉춘본), 공명은 위연에게 두 길로 기다리게 했다.(인문본, 모종강본)라며 판본별로 차이점을 모두 써 놓은 후 "한 장수가 두 길로 기다릴 수는 없는 법이다. 나관중본에는 '위연등'이어서 모종강본 보다는 이치에 닿지만 엽봉춘본 보다는 명확하지 못하다."라고 왜 특정 판본을 따랐는지 명확히 밝혀 놓는다.[13]

지도가 매우 풍부하게 실려있는 것도 장점.

3.1.2. 단점

이 책의 특징은 하나의 원본을 채택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12종의 판본을 한데 묶어 다루었다는 점이며, 주 뼈대는 모종강본을 기본으로 하되 모종강본에서 삭제된 부분이나 모호한 부분들이나 잘못 기재된 부분은 나관중본을 기초로 하여 정사 혹은 여타 판본까지 대조하며 되살리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바로 이 점을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국내에서 삼국지를 학술적으로 전공,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원기 교수는 "삼국지의 판본 진화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한 넌센스", "지나친 재주 때문에 오히려 기형아를 낳은 꼴"이라 비판했다[14]. 이를 단순히 정원기 교수는 대체로 모종강본 취향이 강하고, 리동혁은 나관중본을 비롯한 명나라 시대의 판본들도 충분히 참고해야한다는 입장이라 취향차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다행히 대괄호 및 각 회차 뒤의 해설 덕분에 이 판본 저 판본이 뒤죽박죽으로 혼동될 여지는 없으나, 각주로 처리해도 될 부분을 본문상 대괄호로 넣음으로써 소설 흐름에 방해가 된다.

이러한 판본 선정과 번역 방식은 하나의 개성이라고 해도, 각 장 말미에 별도의 참고 페이지로 첨부된 내용들은 사전지식을 숙지한 상태에서 어느정도 필터링을 하며 읽는 것이 좋다. 이유는 예의 저자의 전작 '삼국지가 울고있네'에서도 은근히 보였던 과도한 촉 비판 성향이 여기에서도 가끔씩 도를 넘을 때가 있다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제갈공명의 사망 직후 위연양의가 동시에 상대가 반역했다는 표문을 올렸을 때 장완 등이 위연을 의심하고 양의를 보증해준 것을 두고 정치 시스템의 부패탓이라고 비판한 후에, 촉한에 위연 같은 용장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부패된 정치 시스템 탓이라 하는 내용등이 있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위/진이 최종 승리자이기에 그것에 맞추어(어떻게 위/진이 승리할 수 있었나?) 연구된 위진의 체제에 대한 우수성을 옹호하고 변론하는 내용은 많고, 촉과 오의 경우 그 단점이나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거의 할애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백지원과 더불어 사이비 저술가로 악명높은 김운회가 주장한 '조예-원소 손자설'과 같은 사이비적 주장을 나름의 근거와 함께 비판하는 등 촉한 관련글만 아니라면 풍부한 지식저변이나 정확한 근거 제시등의 장점이 있어 충분히 읽고 참고할만한 점도 있다.

3.1.3. 종합

고증이나 자료면에서 충실하여 삼국지 매니아라면 혹은 매니아가 되고 싶다면 소장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자신이 삼국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본삼국지는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다만 소설로서의 문체는 이문열이나 황석영 등 기성 작가들에 비해 떨어지며,[15] 각주로 처리해도 될 부분을 굳이 본문 대괄호로 삽입하여 가독성을 방해한다. 만약 판본 차이, 역자의 교정 및 해설을 모두 각주로 처리하여 《주석판 삼국지연의》로 냈다면 훨씬 좋은 책이 됐을 것이다.

3.2. 재판본(전 4권)

전체적으로 구판에 비해 평이 안좋다.

우선 가정본(나관중본) 유무를 구별해주던 대괄호 표시가 사라져서[16] 판본을 혼동할 여지가 생겼다. 또한 연도 표기를 중국식 연호에서 서력 기원으로 고치면서, 중국 고전 소설에 어울리지 않아졌다. 가령 1회는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구판〉
건녕(建寧) 2년(169년) 여름 4월 보름날.
〈재판〉
169년 4월 보름날
또한 구판의 지도들, 〈재미있는 중국어〉, 〈바로잡기〉도 삭제되었다. 〈재미있는 중국어〉는 삼국지와 별 상관이 없으니 넘어갈 수 있고, 지도들도 '조금 불편해진 정도'라고 넘어갈 수 있다 쳐도, 〈바로잡기〉가 삭제되면서 역자의 수정을 알기 어려워진 건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리고 구판 11권의 관직, 인명사전이 삭제되었다.

다만 구판의 일부 번역이 교정된 것은 장점. 가령 1회의 도원결의에서 겹말이 수정되었다.
〈구판〉
이튿난 복숭아나무가 우거진 도원에서
〈재판〉
이튿날 복숭아 뜰에서
또한 가격이 기존의 절반으로 인하되었다.(구판 11권 세트 120,000원 → 재판 4권 세트 56,000원)

4. 기타

  • 총 11권 분량의 1판 정가는 발간 당시 12만원이었는데 판매량이 문제였는지 온라인 서점에서는 전권 구입시 반값 할인하여 판매하는 곳도 더러 있었다. 한편 총 4권 분량의 2판본 정가는 5만 6천원. 재판본은 초판본에 실린 지도나 삽화, 한시 그리고 보충 설명들이 많이 생략된 대신 초판에 비해 문체가 좀 더 다듬어졌고 오타가 수정되었다. 하지만 전10권 내용을 전4권으로 압축하다보니 기존판보다 많이 안 좋아졌다. 게다가 일부 빠진 내용도 있다. 또 볼 자료는 초판본이 훨씬 많기 때문에 초판본을 보기를 권장한다. 초판본은 현재 E-Book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 초판본의 마지막 11권은 삼국지 인물/관직 사전으로, 여기에 담겨있는 내용은 이 판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따로 구매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유익하다. 단, 재판본(전 4권)에는 이 11권에 해당하는 내용이 없으므로 주의. 웹툰 삼국전투기의 후기에서도 이 11권을 사전으로서 유용하게 사용하였다고 나온다.
  • 역자가 나관중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역자는 나관중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가정본을 좋아하는 것이다. 근래 연구에 의하면 가정본은 나관중의 원본이 아니며, 오히려 가정본보다 문학적 가치가 떨어지는 《삼국지전(三國志傳)》 계열의 판본이 나관중의 원본에 가깝다.[17] 그리고 이는 역자도 의식하고 있는 문제다. 요컨대, 역자가 '나관중본'이라고 할 때는 어디까지나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나관중의 진짜 원본과 다름을 모르는 게 아니며, 역자가 호평하는 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아니라 '가정본 삼국지연의'이다.
    14세기 원(元)나라 때에 나관중(羅貫中)이 지은 중국의 첫 장편 역사소설 《삼국지》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필사본으로 유행되다가 16세기 명(明)나라 때에 인쇄본이 출간되자 수십 년 사이에 수십 종의 판본이 경쟁을 벌이면서 일약 슈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명나라 판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정(嘉靖) 원년, 즉 1522년에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관중 편(編)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계열과 흔히 교열인과 출판인의 이름만 적힌 《삼국지전(三國志傳)》 계열이다.

    《삼국지통속연의》가 글의 수준과 인쇄 상태가 비교적 우수해 학자들은 오랫동안 이것이 소설의 원조이고, 다른 판본들은 이 책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근래에 연구가 깊어지면서 결론이 바뀌었다. 필사본의 흔적이 더 많이 남아있는 《삼국지전》 계열의 판본들이 원작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본삼국지》 구판 1권. '책을 내면서'


    지은이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명나라 《삼국지전》 계열의 책들은 문학적 가치가 좀 떨어지지만 《삼국지》의 원시적인 형태가 많이 남아 있으므로, 모종강본과 나관중본만 보고는 틀리기 쉬운 부분들의 참뜻을 밝힐 수 있어 다섯 가지를 사용했다. 여상두(余象斗)본, 교산당(喬山堂)본, 주정신(朱鼎臣)본, 탕빈윤(湯賓尹)본은 중화전국도서관문헌축미복제중심(中華全國圖書館文獻縮微複製中心)에서 나온 영인본 《삼국지연의고판총간(三國志演義古版叢刊, 1995년 5월 발행 초판 1쇄, 전8권)》을 이용했고, 명나라 천계(天啓) 3년(1632년)에 나온 황정보(黃正甫)본은 장즈허[張志和장지화] 씨가 정리한 《삼국연의(2000년 7월 중국인민대학출판사 발행 초판 1쇄, 전2권)》를 참고했다.



    《본삼국지》 구판 1권. '일러두기'


[1] 종이책 절판, 전자책 이용 가능[2] 재판에선 대괄호 삭제[3] 가령 손견이 거쳐간 벼슬 중 하나를, 가정본과 모종강본은 "별군사마(別郡司)"라고 적었다. 그런데 실제론 별군사마가 존재하지 않는 벼슬이며 정사와 엽봉춘본에선 별부사마(別郡司馬)라고 적었으므로, 본문 번역에선 정황상 이치에 맞는 후자를 취하여 번역하고 회차 후의 해설에서 설명했다. 다만 재판에선 이 해설이 삭제되었다.[4] 주로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요시카와 본).[5] 무지로 인한 연대 표기 등 기술상의 오류나 한자 풀이 잘못으로 인한 내용 오류 등[6] 모종강본의 일종이다.[7] 사실 읽어보면 왜 모륜과 모종강이 삭제했는지 의아해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 많다.[8] 《본삼국지》 본문의 번역: "손견은 오군의 사마사마(司馬)로서 용사 1000여 명을 모아 주(州)와 힘을 합쳐 도적들을 깨뜨리고..."[9] 《본삼국지》 본문의 번역: "손견은 속칭 인정(人精)이라고 하는 뇌물을 먹이고 별부사마(別部司馬)로 임명되어 부임했다."[10] 《본삼국지》 본문의 번역: "고당(高唐)의 현위로 벼슬을 옮겨주었다."[11] 이러한 삼국지 해설 부분에는 보통 작가가 이건 몰랐지? 수준의 매우 오만한 글이 자주 보이는데 리동혁은 담담하게 기술한다. 대표적인 것이 91화 출사표에서 "조조의 손자, 조비의 아들 조예는 사실 원소의 손자였다! 이것이야 말로 삼국지의 가장 큰 비밀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다." 부분이다. 그러면서 마구 까는 것도 아니고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라면서 완곡하게 논파한다.[12] 개인의 주관이 들어간 해설 부분이 본문과 뒤섞이면 삼국연의가 아닌 작가의 독자적인 재창작물이 되는데, 이런 예로 대표적인 것이 이문열의 삼국지이다. 특히 이문열의 경우 "여기서 잠깐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하는 식으로 작가 개인 생각과 해설을 집어 넣는데, 필력이 워낙 대단하여 가독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삼국지를 처음 읽는 독자의 경우 원문과 작가생각을 필연적으로 헷갈리게 된다.[13] 물론 위연이 부하들을 나누어 두 길을 막았을 수도 있다. 흐름상 올바르게 써 있다고 판단된 판본을 취사선택한 것이며, 동시에 다른 판본의 서술도 적어 놓았기 때문에 다른 해석을 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14] 한마디로 이 삼국지 저 삼국지를 자기 취향에 따라 다 끼워맞춘 짜깁기 판이라는 이야기다[15] 역자가 재중동포라서 어색한 어투가 곳곳에 있다.[16] 역자 해설의 대괄호는 유지.[17] 참고: "《삼국지 판본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앤드류 웨스트(Andreu West)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 만약 나관중 원본을 찾는다면, 그 모습은 ‘형편없이 얇고 볼품없는 책’일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정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