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전적 의미
흙가루를 날리며 부는 바람2. 만화
1980년대 초 소년중앙에서 연재한 이상무 화백의 만화. 중일전쟁 시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관동군과 독립군과 마적이 어우러지는 시대극이다.
2.1. 스토리
관동군 지휘관 데라우치 타케오 대좌에게는[1] 마사오와 데쓰[2], 두 아들이 있었다. 장남 마사오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나이답게 군인의 길을 가려고 하고 있었고, 차남 데쓰는 형과는 정반대로 한국어를 익혀 한국인 친구와 김소월의 시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는 섬세한 문학청년이었다.[3]어느날 마사오는 데쓰를 반강제로 데리고 나가 몰래 빌어온 권총으로 사격 연습을 하고, 총소리를 들은 마적이 습격해오는 바람에 마사오는 도망치지만 데쓰는 상처투성이로 정신을 잃는다. 마침 근처에 있던 독립군 조직에 의해 구출되었지만 기억상실 상태여서 자신의 이름이나 과거는 물론, 한국어와 일본어가 모두 유창한 탓에 자신이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였다. 한동안 독립군과 행동을 같이하던 데쓰는 박해받는 한국인들의 처우를 보며 분노를 느끼어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4]
그러던 와중에 일본군의 공격을 받게 되고, 같이 싸우던 데쓰는 일본군 장교를 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게 자신의 아버지 데라우치였고 이 순간 데쓰는 자신의 기억을 모두 되찾게 된다. 그렇지만 이미 한국인의 현실을 알게 된 데쓰는 가족보다 독립군을 선택했고 아버지와 같이 일본군에 합류해 나온 형 마사오의 총격을 맞는다.
데라우치는 총상으로 부상만 입은 정도였으나, 자신의 아들이 독립군에 있었던 죄를 추궁받아 사형에 처해지게 되고, 집안이 풍비박산난 마사오는 분노에 불타, 반역자 집안이라는 이유로 심한 이지메를 겪으면서도 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군 색출에 앞서게 된다.
그리고 총에 맞은 데쓰도 잠시 사경을 헤매었으나 회복된 뒤, 진정 일본을 위하는 길은 일본의 침략행위를 막는 것이라고 하며, 변장을 거듭하며 신출귀몰한 활약으로 독립군 활동에 나선다.
2.2. 특징
일본인이 주인공이다! 독립군 이야기를 다룬 만화는 옛날부터 많았지만, 일본인이 주인공인 작품은, 그것도 중앙지에 연재하던 작품으로서는 찾아보기 힘들 듯.[5] 고증의 한계는 있지만, 당시 작품치고는 상당한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특기할 만한 점. 일본군의 침략은 침략대로 그리면서도 상당수의 일본인을 그저 직무에 성실한 캐릭터로 보여주는 점도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서 데쓰가 죽고, 잠깐 동안이지만 마사오가 주인공이 되는 연출도 교묘했다.작가가 의도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품 속 무장독립운동이 전반부에는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던 대규모 군사집단 위주의 활동이었다가 후반부에는 암살, 파괴공작 중심의 소규모 결사조직 위주의 활동이 되는데, 실제 당대 무장독립운동의 흐름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 아마도 이름은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에서 따온 듯하다.[2]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일본어 표기를 감안하면 death가 아니라 tetsu(테츠)다. 오해하지 말자. 다만 국립국어원 표기로는 데쓰가 맞다.[3] 보면 알 수 있는데, 장남 마사오는 이상무의 캐릭터 중 김준을, 차남 데쓰는 독고탁을 따온 것이다.[4] 당시 독립군들이 지어준 이름이 바로 광복..[5] 조연이나 엑스트라를 모두 포함해서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