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09-23 00:32:32

허혈


1. 개요2. 원인3. 부위별 허혈4. 손상기전 및 증상5. 재관류손상

1. 개요

허혈(ischemia, )은 몸의 국소 부위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다양한 이유로 동맥이 막히면, 동맥이 혈액을 공급하는 부위에 혈액이 이동하지 못하게 되므로 허혈이 발생한다. 특정 부위에서의 혈액량이 부족해진단 특성으로 인해 '국소빈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직 여럿에서 동시에 혈액량이 부족해지는 것은 쇼크라고 한다.

2. 원인

어떠한 이유로 동맥이 막히거나 눌려서 저산소증(hypoxia)이 발생하면 허혈이 일어난다. 크게 3가지의 원인을 들 수 있다.
  • 혈전(thrombus), 색전증(embolism), 동맥의 혈관염(vasculitis), 죽상경화증(artherosclerosis),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 등으로 인하여 동맥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막힌 경우.
  • 혈관 안이 아니라, 혈관 밖에서 염증, 종괴, 종양이 발생하여 혈관을 누르고 좁게 만드는 경우.
  • 혈관벽의 평활근 세포들이 수축하여 혈관수축(vasoconstriction)을 일으키는 경우. 빈혈(anemia)로 인한 허혈이 이 경우에 속한다.

이외에도, 공급 혈액량이 어떤 이유로든 감소하면 허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정상적인 저혈압(hypotension), 팔신경얼기(brachial plexus)와 주변 동맥, 정맥이 압박당하는 흉곽출구증후군(thoracic outlet syndrome, TOS), 적혈구의 형태 이상으로 인해 산소 전달 능력이 감소하는 겸상 적혈구 증후군(sickle cell disease, SCD), 하지정맥류(varicose vein)나 고환염전(testicular torsion)과 같은 이상으로 인해 말초부에서의 정맥환류량(venous return)과 동맥의 혈액량이 줄어드는 경우, 동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모두 이런 경우에 포함된다.

3. 부위별 허혈

허혈이 가장 쉽게 일어나는 부위들은 , 심장, 신장, 비장과 같이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가지가 하나뿐이고, 거기에 연결되는 가지가 없는 경우이다. 이런 종말가지(terminal branch)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하나의 혈관만 막혀도 허혈이 일어나 경색증(infarc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돌연사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이런 해부학적인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의 경우 향하는 동맥가지가 두 개의 서로 다른 동맥에서 뻗어나온 동맥가지가 합쳐진 가지이다. 폐로 가는 동맥은 폐동맥(pulmonary a.)과 기관지동맥(bronchial a.)에서 유래하고, 간으로 향하는 동맥은 간동맥(hepatic a.)과 간문맥(hepatic portal v.)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이 경우 두 혈관이 동시에 막힐 일은 잘 없으니 허혈이 잘 일어나지 않으나, 전신성 허혈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이들 부위에도 허혈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소화계의 장기들이나 자궁, 내분비샘, 피부, 관절 부위 등에는 혈관들이 복잡하게 얽힌 곁순환(collateral circulation)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허혈과 그로 인한 경색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4. 손상기전 및 증상

국소 조직에 공급되는 산소, 혈액량이 복구되면 허혈 증상 역시 사라지지만, 만약 허혈이 오래 지속되면 그 부위에 괴사(necrosis)와 같은 비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허혈이 세포에 손상을 끼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허혈이 가볍게 일어난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에서 일어나는 세포호흡 과정인 산화적 인산화가 억제된다. 산화적 인산화에 필요한 산소가 혈액을 통해 공급되어야 하는데 허혈로 인해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화적 인산화는 미토콘드리아 호흡 과정에서 가장 많은 ATP를 생산하는 과정이므로 ATP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급감하고, 그러면 세포가 나트륨-칼륨 펌프(Na+-K+-ATPase)를 이용해 능동수송을 할 수 없게 된다. 나트륨-칼륨 펌프를 통한 능동수송은 ATP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일차능동수송(primary active transport)이기 때문. 그러면 나트륨 이온은 세포 밖에서 농도가 높으니 농도 경사를 따라 나트륨 통로(Na+ channel)을 통해 세포 안으로 유입되고, 물이 평형을 맞추기 위해 함께 유입된다. 이렇게 들어온 물로 인해 허혈이 일어난 부위에 종창(swelling)이 발생해 붓게 될 수 있다.

이런 경미한 수준의 허혈은 앞서 설명했듯 혈류가 다시 공급되면 회복되나, 심각하거나 급성으로 일어난 허혈의 경우 ATP 고갈이 더욱 심하게 일어나 세포 전반에 심각한 종창을 유발한다. 칼슘 이온(Ca2+)이 이때 급격히 세포 안으로 유입되며, 혈류가 다시 공급됐을 때 특히 급격하게 일어나 세포의 손상을 악화시키는 재관류손상(reperfusion injury)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괴사세포자멸사(apoptosis) 모두가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사이토크롬 C(cytochrome C)는 내막을 이루는 인지질 성분인 카디오리핀(cardiolipin)에 의해 안정화되어 있는 상태인데, 세포에 가해지는 산화적 스트레스나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에 의해 카디오리핀이 산화되면 사이토크롬 C가 방출되어 소포체(endoplasmic retinaculum, ER)의 IP3 수용체(IP3 receptor, IP3R)에 붙는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칼슘 이온이 고농도인 소포체 안에서 세포질로 칼슘 이온이 유출되고, 세포질 안에서 늘어난 칼슘 이온은 더욱더 많은 사이토크롬 C가 방출되게 하는 양성 피드백 과정을 형성한다. 이것은 세포 내에서 강력한 세포자멸사 신호로 작용하여 국소 부위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초래한다.

5. 재관류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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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 공급이 다시 시작(재관류, reperfusion)되면 허혈 증상이 회복돼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이 재관류가 다양한 기전들을 통해 손상된 세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