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02-22 19:40:25

카스펠

"밥 먹을 거니까 돈 줘. 할머니, 죽은 척은 그만하고 돈 줘. 배고프다고."
"갚겠습니다. 일해서 갚을 테니!"

에리다나의 평범한(?) 주민A. 우리네식으로 말하면 진성 니트오덕. 가유스가 강사로 있는 학원의 졸업생인데 졸업 후 취직도 안 하고 할머니 집에 얹혀살며 연금생활자인 할머니 돈이나 축내며 오덕굿즈나 잡동사니를 사며 인터넷삼매경에 빠져있는, 루리웹 루마니아 사건이 생각나는 녀석.

3권부터 나왔는데 중간중간 튀어나와서 본편의 메인스트림이랑은 별 상관도 없이 상술한 찌질이 짓거리나 하며 지면을 잡아먹었다.

리제리아프류와는 학원 동창생이다. 학창시절부터 리제리아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꼴에 리제리아를 짝사랑하고 있어서 그녀를 도촬한 뒤 그라비아 모델의 수영복 사진에 합성하여 딸감(...)으로 쓰기도 했다.(엄연한 성범죄다) 그러면서 맨날 하는 생각은 리제리아랑 잘 돼서 이뤄지는 정신승리 스파이럴!!! 하지만 리제리아와 프류가 연인 사이가 되면서 그의 뇌내망상이었던 리제리아와의 핑크빛 미래는 날아가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졸업한 후에도 리제리아에 대한 망상은 끊지 못한 듯, 그녀가 학원을 찾아오자 몰래 뒤쫓아와 그녀의 모습을 보는 스토킹 비슷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던 중에 프류가 저격당해 사망하는 사진을 찍게 되고 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막장행위까지 저지르게 된다. 프류의 장례식에 몰래 갔다 와서는 프류를 실업자 따위가 애국놀이를 하다가 죽었다고 비웃기도 한다. 프류가 죽은 지금이야말로 리제리아와 자신이 맺어질 때라고 다시 뇌내망상에 돌입하기까지. 이 자식 안 되겠어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러다가 급기야 4권에는 저 먹여살리느라 병원에도 못 간 할머니가 지병으로 쓰러져 죽었는데도 "아, 씨바! 파리 꼬인다능!!!" 하면서 시신을 카펫에 둘둘 말아 대충 밀봉한 뒤 방에다 쳐박고 문틈에 테이프를 바르는 고인드립을 저지른다. 그리고 이 당시는 그동안 손댄 사채 때문에 빚쟁이들이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인간이 이렇게도 망가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결국 빚쟁이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와 에리다나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던 중, 에리다나 중앙역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려하고 있는 리제리아와 만난다. 없는 용기를 다 쥐어짜내 리제리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리제리아의 반응은 "누구세요?"였다.[1]

결국 리제리아는 떠나고, 실의에 잠긴 채 우두커니 있는 그에게 빚쟁이들이 쳐들어온다. 돈을 갚겠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봤지만 네가 평생 일해봤자 이자도 못갚는다면서 그대로 마취당해서 어디론가 끌려간다. 빚쟁이의 말을 들어보면[2] 아무래도 그대로 뒷세계로 끌려가 투잔 그랄 듀가슨의 집도로 장기가 몽땅 적출당해서 사망한 듯. 그리고 이어지는 말 가운데 중개인이 장기적출 전 잠깐 카스펠을 보자는데 9대째니 죽은 사람이니 해서, 다리오네트를 대신할 새로운 가공인물을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즉 카스펠의 신상을 쓸 지도 모른다 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그리 된다면 평소에 다리오네트 같은 거물이 되고 싶다고 망상 회로로 돌렸던 꿈을 이룬 셈이다. 당연히 카스펠의 인격은 깔끔하게 삭제될테지만.

인간관계가 아예 없고 직장도 없는 백수에, 살아있을때부터 집에만 주로 처박혀 있어서 그런지 9권에 와서야 실종되었다는 기사가 뉴스로 나왔다.

작중 이놈의 행동과 생각을 보고 있자면 작가가 일부 독자들에게 동족혐오 좀 느껴보라고 만든 캐릭터 같다. NHK에 어서 오세요의 주인공과 막상막하.

[1] 이 때의 리제리아는 여러 험한일을 겪은터라 정신이 상당히 지쳐있었거니와, 카스펠의 학창시절 행적으로 볼 때 제대로 된 교우생활이 아닌 스토킹 찌질이짓을 하였기 때문에 그가 누군지 몰랐을 것이다.[2] "각막골수, 콩팥췌장, 심장, 대충 2백만 옌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