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사라져가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소수언어. 사바 주의 대표적인 원주민인 카다잔두순의 토착어이며 화자의 99.9%가(...) 사바 주에 있다.[1] 보르네오어군에 속하는 언어로 말레이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이나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
사실 카다잔어와 두순어라는 다른 두 부류를 묶어서 부르는 말인데 카다잔과 두순이라는 민족 자체가 다르다. 그러나 루마니아인과 몰도바인처럼 별 차이가 없어 그냥 '카다잔두순'이라고 묶어서 부른다.
대표적인 소멸위기의 언어.말레이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최근에는 화자의 수가 좀 늘은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70년대부터 이어지는 동화정책에 따라 이 언어는 그저 버림받는 언어로 떨어지고 있고, 카다잔두순족의 상당수가 근래에는 말레이어와 영어에만 길들여져 자민족어를 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한국인들.' 사실 사바 주 자체가 본토보다도 훨씬 더 다민족인데다가 본토인의 빠른 유입으로 화자가 줄어들어도 할 말은 없다.
현재 이 언어를 그나마 수월하게 들을 수 있는 지역은 피남팡, 탐부난, 이나남, 투아란, 쿤다상, 라나우 일대이며, 남부 시피탕이나 뷰포트 일대에서도 간간히 들리나 이쪽은 브루나이 말레이어의 영향이 세져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정작 한국인들이 사바 주 하면 떠올리는 코타키나발루는 다민족에 외국인이 많아 사실상 들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남쪽은 말레이어, 북동쪽은 필리핀어의 영향이 세 언어를 접하는 게 어려운 지역. 그리고 머지 않아 위에서 언급한 지역들에서도 듣기가 어려워 질 날이 올 것이다.
다행히도(?) 1997년 피남팡에 카다잔두순어협회(KLF)가 설치되어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과연 그게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 현대 카다잔두순들은 회화에서 말레이어를 사용하며 오히려 본토인에 비해서도 그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대부분이 언어 자체를 못 한다는 점. 여하튼 이 앞날이 캄캄한 언어가 과연 빛날 지는 주목해 봐야 한다.
[1] 사바 주 밖에는 얼마 없다. 인근 사라왁, 브루나이, 칼리만탄, 민다나오에 극소수가 분포하나 그 수치를 알 수 없고, 현대에는 화자가 줄고 있으며 쿠알라룸푸르로 상경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겠지만 쓸 일이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