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0:51:24

정의(삼국지)

丁儀
(?~2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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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후한 말과 삼국시대 조위의 문신이며 자는 정례(正禮)로 정충의 아들, 정이의 형이다. 예주 패국(沛國) 사람으로 똑똑하고 글을 잘썼다.

2. 정사

정의는 그의 동생 정이와 함께 양수와 친하게 지내며 조식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고, 조조가 그를 태자로 세우려 할 때 동생과 함께 조식에 대해 좋게 말하여 조비에게 밉보였다. 성격이 유쾌하고 활발했으나 반대로 하면 방자하고 오만한 성격인지라 엄격하고 공정했던 사람들과 다투었다. 그 중에서 모개서혁을 싫어했다.

정의는 청렴하고 강직한 모개과 서혁을 모함하여 탄핵해 실각시키는 장본인이 되었다. 조조의 총애를 받고 있던 정의의 입장에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반대파를 숙청한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애시당초 모개과 서혁은 행적이 좋은데다가 흠집을 낼만한 건이 없어, 환계화흡이 두 신하의 구명을 요청하여 모개는 집으로 돌아갔고 서혁은 지방에서 위군 태수로 지내게 되었다.

정의는 글 솜씨가 뛰어나서 조조의 마음에 들어 그의 큰딸청하공주와 혼인할 뻔 했다. 그런데 조비가 "여자는 외모를 봅니다. 정의는 눈이 불편하니, 누님도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라며 반대했고, 조조는 이 말을 듣곤 혼담을 없던 일로 하였다. 정의는 眇(애꾸눈 묘)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건 한 쪽 눈이 작다(짝눈), 한 쪽 눈이 멀었다(애꾸), 사팔뜨기다 등 뜻이 다양하다. 보통 매체에서는 애꾸보다는 짝눈이나 사팔뜨기로 묘사하는 편.

하여튼 이런 이유로 혼담이 취소되었는데, 조조는 나중에 정의가 어느 정도 유능한지 제대로 확인한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정의가 사팔뜨기가 아니라 장님이었더라도 딸을 시집보내야 했다."[1]세설신어》에도 조조가 딸을 정의에게 시집보내려다가 그만둔 뒤에 후회한 일화가 실려있다. 물론 단순히 조조의 립서비스였을수도 있기는 하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로인해 청하공주와 혼인한 삼국지 내 무능력자의 대표주자 하후무에 비하면 정의가 훨씬 나았을 것이다.[2] 참고로 하후무는 이후 첩을 늘려서 청하공주와 사이가 나빠지고 공주를 돕는 사람들의 참소로 죽을 뻔 했다.

흔히 조비가 이 혼담을 반대한 탓에 정의가 조식파로 들아간 것으로 잘못 해석하나 선후 관계를 따지면 정의는 이미 조비와 왕위계승을 다투고 있었던 조식의 편에 섰으며 계승권의 우위를 두기 위해 조비가 조식과 친했던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찌됐건 정의는 저 혼담 취소 건으로 조비를 더더욱 싫어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조가 죽고 후계자가 된 건 조비였고, 조비는 즉위 후 조식의 측근인 정의와 정이 형제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때 이들과 친했던 하후상이 울면서 살려달라고 간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비는 기어이 이들 형제를 잡아가뒀다가 죽이고 집안 남자들도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죽였다.

진수 문서에 정의, 정이 형제와 얽힌 이야기가 있다. 자세한 것은 '《삼국지》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 항목을 보자.

3. 연의

조비가 즉위하자 동생들의 병권을 빼앗으려고 했다. 조식이 부고를 받고도 달려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자를 보내 죄를 따져 물었을 때 임치현(臨淄縣)으로 갔던 사자가 보고하기를, 조식이 날마다 정의, 정이 형제가 술을 마시면서 거만하고 무례하게 군다면서 정의가 "옛날에 선왕(조조)께서는 원래 우리 주공을 세자로 세우려 하셨는데, 헐뜯기를 잘 하는 신하들이 훼방을 놓았다. 이제 위왕께서 돌아가신 지 오래지 않은데 벌써 혈육의 죄를 따져 물으니 어찌 그러느냐?"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결국 술에 취해있을 때 허저가 호위군 3천 명을 이끌고 잡아들이자 조비가 사람을 시켜 정이와 함께 죽였다.

4. 미디어 믹스

4.1. 삼국지 시리즈

파일:external/kongming.net/186-Ding-Yi.jpg
삼국지 9, 10, 11
파일:external/san.nobuwiki.org/0657.jpg
삼국지 12, 13, 14

조조가 사위로 삼지 못해 후회했을 정도의 기재였던 것 치고는 그냥 흔한 보급형 문관이다. 짝눈에 외모도 못생겼으며 정치질에 연관된데다가 청렴했던 모개를 비방하기까지도 한 내외적인 모습들이 모두 비호감이라 그런지 매력이 특히 낮고, 지력이건 정치력이건 80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삼국지 9에서는 통솔력 13/무력 4/지력 66/정치력 72의 능력치로 등장. 덫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평범한 문관정도로 추정될 수 있으나, 의리 2 야망 12로 반골이다. 이간지랄 뜨면 가차없이 추방해주자. 금 100도 아까운 초반에는 이런 인재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삼국지 10에서의 능력치는 통솔력 17/무력 3/지력 66/정치력 70/매력 28. 특기는 혼란. 단 1개다.

삼국지 11에서의 능력치는 통솔력 15/무력 5/지력 64/정치력 72/매력 51이다. 특기는 없다.

삼국지 12에선 대전판에서 추가됐다. 연의에서는 조식에게 붙어서 같이 술판이나 벌이던 모습, 정사에서는 한의 충신인 최염과 모개를 탄핵했다는 일화를 반영해서 그런지 일러스트가 간교하게 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손을 올려서 뒷담화 하고 있다.

삼국지 13에서의 능력치는 통무지정 순으로 15/5/64/72. 특기는 상업 3, 농업 1, 설파 1. 전수특기는 상업으로 전법은 수비지휘. 사기를 올려주는 전법 덕분에 전장에 나가기도 한다.

삼국지 14에서의 능력치는 통솔 15, 무력 3, 지력 64, 정치 70, 매력 40으로 전작에 비해 무력과 정치력이 각각 2 하락했다. 개성은 문화, 주란, 주의는 명리, 정책은 세출개선 Lv 3, 진형은 정란, 전법은 없고 친애무장은 조식, 혐오무장은 모개, 조비, 최염이다. 병기 진형 밖에 없어서 내정용으로 쓰이며 어째선지 어투가 간신배들이 사용하는 교활남이 아닌 책사남으로 들린다. 고증에 맞게 주란이라는 패널티 개성을 갖고 있다.

4.2.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

파일:정의정이.png

조식의 수하로 등장하여 술만 퍼마시다 잡혀 죽는다.

4.3. 삼국전투기

짝눈이라 그런지 데이빗 보위로 나왔다. 첫 등장한 탕거 전투 (3)편의 타이틀 컷을 장식하기도 했다. 타이틀 컷에서는 상당한 능력자임에도 진수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아 자기 열전이 정사에 실리지 않은 비운의 싸나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덧붙여 타이틀 컷에서는 뭔가 핼쑥해 보이는 인상으로 나왔지만 정작 본편에서는 그냥 평범한 얼굴로 등장한다.

탕거 전투 편에서 처음 등장. 조식파의 중추 중 하나로 등장한다. 한때 서조연으로써 행정, 법 분야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이에 조조가 그를 사위로 삼으려 했지만 조비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서 조비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것으로 묘사된다. 파벌이 같은 양수와 대화하면서 조비 쪽으로 기운 형세를 확 뒤집을 방법을 묻고 이에 양수가 모개, 최염같은 원로들이 지지하니 쉽지 않을 것이라 답하자 바로 모개와 최염을 없앨 것을 결의, 조조에게 참언을 하여 최염은 자살로 몰고 모개는 그대로 실각되게 만들었다. 원로들의 실각 이후 열심히 조식을 지지하는 활동을 수행했으나, 조비가 가후의 조언을 받으면서 결국 태자는 조비로 책정된 것으로 묘사된다.

이릉 전투 편에서는 조비의 반대 세력이었던지라 조비가 조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고 가장 먼저 제거됐다.

4.4. 대군사 사마의

양수와 함께 조식을 지지하는 책사로 등장한다. 암살을 시도하자는 의견을 낸다거나, 조비를 고문하는 등 악역이 얼마 없는 본 작품에서 조홍과 함께 제대로 악역을 맡으며, 최후에는 조창 편에 붙어 조식을 배신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점들은 조비를 띄워주는 경향을 보이는 본작의 각색일 뿐이다. 하지만 드라마 내적으로만 보면 둘이 원수가 되는 것이 더 개연성을 갖추는 것은 사실이다.

4.5. 진삼국무쌍 시리즈

진삼국무쌍 8에서는 제10장 "패도와 왕도의 미래에서"의 첫 챕터인 조비 위왕 즉위에서 클론무장으로 나오는데, 포훈과 함께 조비가 위왕을 즉위하는 것에 황제 옹호파인 것을 말하면서 반대한다. 미션인 반대파 설득에서 산적을 토벌하게 하거나 짐승으로부터 백성들의 밭을 보호하면 조비가 위왕에 오르는 것을 인정하기로 한다.


[1] ≪삼국지≫권 19ㆍ<위서>ㆍ<임성진소왕전(任城陳蕭王傳)> : ..."丁掾,好士也,即使其兩目盲,尙當與女,何況但眇?是吾兒誤我。" 출처[2] 물론 이러면 조식파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 되기에 후계자 문제가 걸리게 되지만, 그런 걸 배제하고 단순히 사윗감으로서 점수를 따지면 하후무 따위보다는 정의가 훨씬 낫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