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정시파이터는 정시와 파이터의 합성어로 21세기에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특목고나 자사고, 영재학교, 혹은 평판이 좋은 일반계 고등학교(소위 갓반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 유형으로 일반적으로 자신의 고등학교 내신이 대입 전형 중 '수시전형'에 지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좋지 못하거나, 자신이 모의고사와 같은 시험 유형에 자신이 있을 때 학교 내신(수행평가, 1차 지필, 2차 지필)을 버리고 오로지 대학수학능력시험만을 위해 공부하는 수험생을 말한다. 모의고사를 잘 쳐서 하는 경우가 아니고 그저 공부를 안하다시피 해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작용하는 일종의 방어기제로도 사용된다.인터넷 용어로 사용되는 접미사 러를 붙여 '정시러'라 하기도 한다. 물론 반의어인 '수시러, 수시파이터' 역시 잘 쓰인다.
2. 소속 학교 및 학원
기본적으로 해당 고등학교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날고 기는 괴물들만 모인 최상위권의 고등학교인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과만 싸우는 내신으로는 승산이 없으니 전국으로 경쟁자를 넓히는 정시를 택하는 것이다. 이런 고등학교에 올 정도면 일단 어느 정도 이상의 노력이나 공부머리는 있다는 전제가 되기에, 실력이 다양한 전국의 수험생들은 가볍게 발 밑에 두기가 쉽다. 여기서 더 진화한 유형으로 아예 학교를 자퇴[1]해서 내신을 무효로 하는 것은 물론 학교에 있는 시간을 없애고 재수학원 등에 들어가 하루 종일 수능 공부에만 올인하는 학생들이 있다.3. 재수
N수생과 검정고시생 또한 필연적으로 정시파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N수생은 더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해 N수를 선택한 것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내신과 생활기록부를 바꿀 수 없으므로 수시 N수는 사실상 안 되기 때문.[2] 검정고시생은 명문대 수시 지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며, 되더라도 비교내신에서 불이익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조국 사태 후폭풍으로 인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선발 비율이 (명목상) 40%까지 늘어남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정시 올인 전략을 선택하는 추세이다.[3] 고3 학생수도 05년생까진 줄어든다지만, 정시선발비율의 확대와 더불어 약대 정시선발의 부활, 통합 수능의 실시로 인하여 그만큼 이과 상위권 재수생이 늘어나서 2022학년도 수능부터의 3등급대 이하의 이과생에게는 이전 시기에 비해 동일 대학에 진학하는 데 들여야 하는 노력이 오히려 조금 늘어났다. 실제로 의약학계열은 정시 합격자의 2/3 이상이 재수생이다.
4. 주의사항
정시파이터는 대입 전략 중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현역인 이상 수시가 압도적으로 쉽고 편하다. 많은 학생들이 수시가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면 큰일나는 줄 아는데, 실상은 다르다. 한 번쯤은 미끄러지더라도 구제해주기 위한 수시 전형이 바로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그러나 학생부 종합 전형도 내신에서 한 번만 미끄러진 것을 구제해줄 수 있을 뿐이다. 고등학교에서 5번의 시험을 볼텐데, 2번 미끄러지면 실력이다. 그 실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정시파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특목고, 자사고, 갓반고에서도 정시파이터가 존재한다. 이런 학교에서 4등급 이하의 성적을 받게 되면, 받아들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최상위권 학생들과의 경쟁으로 성적이 낮게 나왔을 뿐, 정시에선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믿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의 근원은 특목고, 자사고, 갓반고의 5등급이 일반계 고등학교의 1등급에 해당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해당 학교의 교사는 물론이거니와 대치, 강남의 컨설턴트들도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하지 않는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1등급은 전략적으로 특목고, 자사고, 갓반고에 지원하지 않은 학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1등급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굳이 경쟁이 심한 학교에서 1등급을 놓쳐 수시를 버릴 이유가 없다.
만약 정말로 자신이 특목고, 자사고, 갓반고에서 내신이 4등급이지만, 실력이 있다고 믿고 싶다면 모의고사 성적을 보자. 내신 4등급에 모의고사 3등급이라면 정말 근거 없는 믿음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실력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금방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정시파이터는 또래 집단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상태에서 N수생과의 경쟁에선 이기겠다고 하는 꼴이다. 정시파이터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다. 이런 시선들이 싫다면 간단하게 모의고사에서 2등급이라도 받자.[4] 내신이 4등급인데 모의고사가 2등급이면 건드리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교사 입장에서 진지하게 정시를 권유할 거다. 사람들이 보는 대부분의 정시파이터들은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모두 4등급 이하다. 정말로 대입을 원한다면, 4등급 성적으로라도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생기부를 채우자. 학생부 종합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정시파이터를 안 좋게 보며 생기부로 보복한다는 소문이 사실처럼 퍼져있다. 하지만 교사 입장에선 생기부로 보복할 필요가 없다. 관련법상 수업시간에 하지 않은 일을 생기부에 적는 건 불법이다. 일반적으로 정시파이터를 선언하는 학생은 수업 참여도 하지 않고 수행평가도 제출하지 않는다. 원칙대로 생기부를 작성하지 않는 것뿐이다.
5. 실패하는 이유
위의 주의사항에도 있는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정시파이터는 정시를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당한 거다. 이미 또래 집단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정시에 익숙한 N수생과 경쟁을 해야 된다. 이 조건만으로도 대부분의 정시 파이터들이 실패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정말 아쉽게도, 영어를 제외한 수능 과목들은 상대평가다. 7, 8, 9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많을수록 1, 2, 3등급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 대입은 구조적으로 7, 8, 9등급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9월 모의고사에서 7, 8, 9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수능을 볼 유인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보통 9월 모의고사에서까지 7, 8 ,9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전문대로 진학하게 된다. 이런 전문대들은 수능 최저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다. 그러니 대학에서 합격한 이상 굳이 힘들게 수능을 볼 필요가 없다. 수능을 응시조차 하지 않는 학생이 대부분이며, 수능을 응시하더라도 1교시 국어만 보고 수능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렇게 하위권 학생들이 수능을 보지 않는 가운데, N수생들이 시험에 끼어든다. 이런 구조 때문에 평소대로만 한다면 점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시파이터들은 또래집단에서 밀려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수능 공부를 하며, 평소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수시와 정시가 같은 점수일 때 대부분의 경우 수시로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시파이터들의 대부분은 수시를 상향지원하기 때문에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런데 정시 점수까지 망치니 자연스럽게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학교 선생님들이 정시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6. 서울대 지망 정시파이터 존폐위기
- 교과평가는 정시모집 일반전형 2단계 총점의 20%만큼 반영된다. 다만 1단계는 수능점수만 보므로 1단계를 합격해야 교과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대는 또한 정시모집에도 학교장추천(졸업생 포함 2명으로 전형명은 지역균형전형)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점수 반영 비중은 수능 60% + 교과평가 40%이다.
- 교과평가의 반영대상은 내신 등급 뿐만 아니라, 이수 과목과 해당 과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포함된다. 또한 정량적인 평가가 아니라 평가자 2명의 독립평가이므로 사실상 정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성격을 띠는 전형. 이로 인해 내신을 버린 정시파이터가 서울대에 입학하기 굉장히 불리해지며[5] 타 대학도 조만간 서울대식으로 입학전형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기에[6] 정시파이터가 발붙일 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정고시생은 서울대 입학전형에 상당히 불리해지는 만큼 검정고시생의 명문대 입학도 점차 불리해지게 될 수 있다.
- [2022년 정시 전형 이전의 내용(펼쳐보기)]
- 밑의 반론이 설득력이 없진 않으나, 정시에도 내신을 반영 하겠다는 것이 아예 틀렸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순수한 정시파이터에게 어려울 거란 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단지 아직 시행이 안돼서 예측만 하는 것일 뿐.
- 그러나, 서울대의 행보가 단순하게 정시에도 내신을 반영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윤윤구 EBS 대표강사는 EBS와의 인터뷰에서 "교과 평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목 이수, 교과 성취도, 교과 학업 수행 내용 크게 세 가지 영역" 이라며 "과목 이수는 진로와 적성, 그리고 위계에 따라서 선택 과목을 얼마나 이수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 과목 자체를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교과 성취도는 단순히 내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과목 수준이라든지 성취도별 분포비율이라든지 수강생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 과목 수준이 높은 과목을 선택해서 다소 내신이 낮게 나오더라도 우수하다고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교과 학업 수행 내용은 흔히 말하는 과목별 세특에서 나타난 학업 충실도를 평가하겠다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시 모집에도 정성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내신 성적만이 반영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를 2010년대 이전으로의 회귀로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 또한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학교도 곧 해당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내신 관리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사교육계에 대해, 윤 강사는 "수능 성적으로 서울대를 지원하는 그 테두리 안에서 2배수 안에서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시에서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게 크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고 선을 그었다.
-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 역시 "교과평가의 변별력은 크지 않아 수능 학습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즉, 서울대의 입시 개편안이 정시파이터에게 있어 큰 영향을 끼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며, 타 대학이 서울대처럼 정시모집계획을 변경할 것이라는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 또한 서울대가 정시에 내신, 논술, 면접 등을 상당한 비중으로 반영하던 시절에도 다른 상위권 대학의 정시는 대부분 수능 100%였고, 내신을 반영하더라도 그 비중이 극히 미미해서 큰 영향이 없었다. 종합하자면 7~9등급 수준의 완전히 내신을 포기한
던진수준만 아니면 되는 것[7]으로 보인다.
- 결론적으로 2022년 정시전형 점수 역추적 결과 검고생은 사실상 전부 CC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증빙자료 물론 이것은 정시종합 계기를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지만 이정도로 대놓고 할 줄은 몰랐다는 평.
- 또한 2023년 정시부터는 고려대학교에서도 정시에 내신을 반영한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고려대는 이름대로 교과 등급만 반영한다는 데다 수능 100% 전형 2/3 + 수능 80%와 교과 20%를 같이보는 전형 1/3로 나눠서 뽑는다는 점.
- '서울대학교 2028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주요 사항(안)'에 따르면, 2022 개정 교육과정(고교학점제)을 적용받는 2025학년도 신입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 정시의 모든 전형(지역균형전형, 일반전형, 기회균형전형)에서 '교과평가'를 계승한 '교과역량평가'를 실시하고 그 비중을 40%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 영향력이 80%에서 60%로 줄어든데다가, 심지어 D등급(결격)을 신설하여 수능이 아무리 만점이라도 학교 생활을 중도 포기한 정시파이터는 아예 탈락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안을 내놓았다. 이럴 경우 검정고시생은 사실상 결격사유나 마찬가지이며, 서울대 입학의 길이 아예 막히게 된다. 대입에서 학교 생활을 충실히 했는지를 가장 중시하는 서울대다운 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가 하면 밑에 있는 모든 대학이 따라한다'는 속설이 여기에서는 예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대학의 원하는 인재상이 서울대랑 모두 같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무엇보다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의 소신을 상대적으로 을에 해당하는 대학들도 그대로 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시 40% 룰에 묶여 본인들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어려웠던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서울대의 안을 참고해볼 만할 것이다.
[1] 이 경우, 공교육 평가시스템 하에서의 평가를 거부하고 홈스쿨링과 사교육에 의존해서 평가를 받겠다는 시그널로 읽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정시, 고려대 정시교과전형이 있다. 이들은 정시에서도 내신이 반영되어 검정고시 출신자는 아무리 수능 만점이라도 지원은 가능하나 합격 가능성이 낮다. 또한 고3 재학생이 치르는 3, 4, 7,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할 수 없으며, 6, 9월 수능 모의평가도 고3 재학생과는 달리 응시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2] 단, 논술전형이거나 고등학교 시절 내신이 좋거나 학생부 스펙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 한정으로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이더라도 최저를 맞추지 못한 경우 가능하다.[3] 심지어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에 올인했던 학생들마저 등록을 포기하고 바로 재수를 결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4] 뭐가 간단하냐 되묻기 전에 수능에서 전과목 2등급을 받아야 인서울 상위 15권 대학에 명함이라도 들이밀 수 있다다는 걸 상기하자.[5] 전국 최상위 티어 수준의 점수를 받아야 합격하는 서울대의 특성상, 사실상 수능 점수만으로 서울대에 입학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는 소리다.[6] 서울대만큼은 이전에 정시에서 수능 100% 전형이 시행되기 전에도 정시에 학교 생활에 충실했는지를 반영할 수 있는 각종 지표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원하는 인재상이나 상황이 다를 수 있다.[7] 적어도 3~4등급은 맞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교내 경쟁이 심한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이 엄청나게 불리해지므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특목고, 그리고 일부 명문고 학생들의 경우 4~6등급까지도 상당한 실력자들이 분포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