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7 03:23:44

전투식량/이탈리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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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군대의 전투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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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zione Viveri Speciale da Combattim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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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투식량 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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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
1. 개요2. 특이점

1. 개요

뛰어난 식생활 문화를 지닌 이탈리아의 전투식량답게, 맛은 프랑스, 스페인과 함께 세계 전투식량 맛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입맛에 따라서는 프랑스 것보다 낫다는 평도 있다.

세계 각국의 전투식량이라며 모아놓은 짤방 중 이탈리아군은 근사한 저녁 정찬 사진을 올려놓기도 할 정도로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이탈리아군의 졸전 기록 같은 식으로 이탈리아군을 희화하려는 얼치기 밀덕들의 개드립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냥 평범한 전투식량이다. 되려 전투식량을 먹는 입장에서는 최상급 물건으로 대접받으니 좋을 따름.

메뉴가 A에서 G까지 7종, 유럽식 레이션답게 한 팩이 24시간 분량 3끼니가 들어 있다. 유럽쪽은 대부분 아침을 과자나 빵류 정도로 대충 때우고 점심부터 푸짐하게 먹는 습관이 있기에 유럽권과 그 영향을 강하게 받은 국가들의 전투식량들도 당연히 아침쪽은 크래커 정도로 때우는 게 일반적이다. 유럽쪽 전투식량에 이상하게 크래커류가 많이 들어있고 잼 같은 게 들어있는 이유도 간식이 아니라 빵 대신 아침 식사로 먹으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나 영연방 국가인 호주,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 뮤즐리라고 부르는 곡물 시리얼을 넣어서 같이 먹는 경우가 있다.

2012년 기준의 메뉴일람(이탈리아어)

2. 특이점

놀랍게도 메뉴 B와 F에는 입맛을 돋우기 위한 식전주(Aperitivo)나 소화를 돕기 위한 식후주(Digestivo)가 들어있다. 게다가 맥주같이 도수가 낮은 물건이 아니라 알콜 40% 함량의 리큐르. 현대식 전투식량의 탄생에 이탈리아군이 큰 공헌을 한건 사실이지만 첨단기기를 자주 만져야 하는 현대의 전장에서 술에 취한 상태의 병력이 어떤 사고를 칠지 생각한다면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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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저거 먹고 취할 정도로 양이 많지 않다. 소주 1~2잔 정도의 양으로, 그야말로 반주 삼을 양.[1]40도 짜리가 소주 1잔만큼이면 이미 음주단속 걸릴 분량인 것 같지만 신경 끄자

사실 전투식량에 술이 포함되는 것은 유럽에서는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다. "스피릿 레이션"이라 해서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주류의 배급은 옛날부터 군대의 전통이었다. 역사적으로 고대 로마에서부터 포도주를 배급했었다. 이 경우에는 술이 아니라 물을 소독하는, 지금으로 치면 식초 같은 놈이었지만. 그 이후로도 구타와 규율이 엄격한 전열보병 시대에도 전투 전 지급했던 술을 지휘관의 통제 아래 마신 다음 전투로 돌입했고,[2] 근대 이후 에도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 술을 보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름 아닌 자살에 가까운 돌격 명령을 위한 것이었다.[3] 아무튼 군에서 주류 배급이 사라진 것은 근래의 일이고, 지금도 이탈리아군에서는 추운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우 몸을 데우기 위한 증류주를 배급한다. 이건 프랑스군도 만만찮아서, 식사할 때 포도주를 반주로 곁들이는 것은 근무 중 음주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운전병은 근무 중에는 얄짤없이 못 마시고, 포도주 외의 다른 주류는 금지되어 있다. 몽골군 역시 전통주인 아이락전투식량에 포함되어 나온다.

하지만 일단 술과 같은 뭔가 전쟁수행에 지장이 올 듯한 요소를 가지므로 얼치기 밀덕들은 "역시 이탈리아군" 하면서 무조건 깐다.[4]

또 다른 특징이라면, 작은 일회용 칫솔이 동봉돼 있다. 유럽인들은 점심 식사 후 칫솔질하는 게 보편적 문화이기 때문. 참고로 스페인군 전투식량 등에도 일회용 칫솔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1] 다른 나라 이야기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육군에서 술을 배급했었는데, 여기서도 1회 분량 자체는 작았다(1인당 럼주 2숟가락을 지급받았다고 한다). 다만 병사들끼리 계 같은 것을 만들어 한 사람에게 술을 몰아주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2] 당연히 보급품으로 지급할 때 아무 때나 마시라고 주는 게 아니다. 정기적으로 군장검사를 실시해서 이미 마셔버리거나 분실한 경우 엄청난 구타와 체벌이 이어졌다.[3] 이런 이유로 경험 많은 병사들은 술이나 특식이 나오면 좋지 못한 일로 여기기도 했다.[4] 사실 야전 병사들에게 술을 지급하는 이유는 근대 제국주의 시기의 정복활동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야전에서는 식수를 구하기 힘들고 정수시설도 없는 만큼 물에 도수가 높은 알코올을 타는 것인데, 이것은 현대의 정수제와 비슷하다. 또한 고대부터 술은 상처소독이나 부상 시 진통제로도 썼던 만큼, 전투식량에 술이 들어가 있는 건 위생/의료를 위한 보조재 역할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2차대전 시기 소련군이 고량주인 보드카를 찬양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