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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국의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이 1912년에 발표한 소설이다.지각변동으로 인해 외부 세계와는 단절된 남아메리카의 어느 벽지에서 살아남은 공룡을 찾아나서기 위해 4명의 남자가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의 SF 소설이다. 소설에서 배경으로 삼은 지역은 베네수엘라에 실존하는 로라이마 산으로, 사진전에서 로라이마 산의 풍경을 보고 감격하여 그렇게 했다고 한다.[1]
2. 줄거리
2.1. 멀론 기자의 취재
영국의 신문 <데일리 가제트> 지의 에드워드 멀론 기자는 짝사랑하던 직장 동료 글래디스에게 청혼을 하지만, 글래디스는 "난 위험한 모험이나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돌아온 사나이가 이상형이니까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너는 업적을 세워와야 한다"고 말한다.[2] 뭔가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멀론은 자신의 상사인 맥커들 편집부장 에게 자신은 위험한 현장을 취재하고 싶으니 자신에게 특파원 자격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맥커들은 그에게 특파원 자격을 부여하는 대신 최근 남미에서 엄청난 발견을 했다고 떠들어대는 괴짜 동물학자인 조지 에드워드 챌린저 교수를 취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2.2. 챌린저와의 인터뷰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 여러 명을 패서 법정에도 폭행죄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한 적이 있는 챌린저를 인터뷰하게 된 멀론 기자는 친구이자 <네이처> 지의 터프 헨리 기자와 짜고, 멀론 자신이 기자임을 숨긴 채 자신이 챌린저의 이론을 지지하니 챌린저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의 가짜 편지를 보낸다. 드디어 챌린저와 인터뷰하게 된 멀론은 기자임을 숨기고 챌린저의 이론에 동의하는 척하다, 그만 챌린저의 유도 심문에 걸려 챌린저에게 처맞는다. 이를 목격한 경찰의 제지에 멀론 기자가 보여준 행동[3]에 흥미를 가지게 된 챌린저의 태도 변화 덕에 드디어 멀론은 그와 정식 인터뷰를 갖게 된다. 정식 인터뷰에서 그는 챌린저가 남미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공룡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2.3. 발표
챌린저는 이 인터뷰의 내용을 발설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그에게 당일 밤에 열리는 과학자들의 모임에 올 것을 부탁한다. 과학자들의 모임에서 챌린저는 남미에 공룡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하지만 비웃음만 산다. 결국 이 모임에서 챌린저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남미로 갈 사람들을 모은다. 챌린저는 영웅적인 일에 도전하여 글래디스와 결혼하기 위해 지원한 에드워드 멀론 기자, 비교 해부학자이자 회의론자인 서멀리 교수,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수렵가이자 만능 스포츠맨 존 록스턴 경[4]과 함께 남미의 공룡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게 된다.[5]2.4. 익룡 공개
남미 정글에서의 모험을 끝마친 일행은 런던에 돌아와 학회에 챌린저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발표하고, (당연히) 안 믿어줄 학회에 보여주려고 잡아온 익룡을 공개한다. 경악한 대중 앞에서 익룡은 우리에서 빠져나와 런던 한복판에서 탈주하고, 살아있는 익룡을 본 대중들은 챌린저와 일행에게 환호하며 박수를 쳐 준다. 이 익룡은 이후 남미로 가는 대서양 위의 선박에서 최후로 목격되어, 로라이마로 돌아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공룡들이 살아있다는 게 학계에 사실로 인정받은 뒤, 록스턴 경은 해당 지역을 재탐사하기 위해 탐험대원들을 모은다. 멀론이 자기도 탐험대에 들어가겠다고 하고, 록스턴과 멀론이 악수하는 장면으로 소설이 끝난다.3. 영화화
자세한 내용은 잃어버린 세계(영화) 문서 참고하십시오.4. 드라마
시즌 1부터 3까지의 오프닝
미국에서 'Sir Arthur Conan Doyle's The Lost World'란 제목의 드라마로 각색해 1999년 4월 3일에 파일럿 에피소드를 TV 영화로 방영한 뒤, 총 세 개의 시즌으로 2002년까지 방영했다. 원래 시즌 4도 제작 예정이었으나 예산을 확보하는데 실패해서 시즌 3으로 종영했다. 그 후 2004년에 미국에서 전 시즌의 DVD가 발매됐다.
국내에선 "대탐험 로스트월드"라는 제목으로 경인방송에서 자막 방영됐으며, 일부 에피소드가 국내 비디오 대여점에 "쥬라기 레전드"라는 제목의 비디오로 들어왔다.
원작 소설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정글에서 혼자 살아온 금발 백인 미녀가 주인공 일행을 만나 주연으로 활약한다. 이외에 로마 문명과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지니고, 복장도 로마풍인 렙틸리언 종족이 나온다.
5. 한국어판 번역
- 챌린저 시리즈는 다섯 편 모두 국내에 번역본이 나왔다. 먼저 본작은 이런저런 가지를 다 쳐낸 아동판만이 돌아다니다[6] 2000년대에 들어서서 행복한책읽기의 행복한책읽기 SF총서 시리즈 1권으로 처음으로 완역본이 나왔다. SF총서 시리즈의 7권 마라코트 심해에선 시리즈 두번째 작품인 독가스대를 수록했다. 행복한책읽기 SF총서에서는 이 두 편만 번역하고 나머지 작품은 칼럼에서 언급하는데 머물렀다. 그러다 황금가지에서 잃어버린 세계와 유독지대를 묶어서 한 권, 안개의 땅, 물질 분해 장치, 지구가 절규했을 때를 묶어 한 권으로 완역했다. 번역은 SF 평론가 김상훈이 번역한 행복한책읽기판이 우수하다. 황금가지판도 아주 못 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김상훈판과 직접 비교해 보면 독해력 부족에서 비롯된 오역이 종종 눈에 띈다. 그 밖에도 사극 만화로 유명한 백성민이 보물섬에서 1984년쯤에 본작을 3부작으로 간략하게 만화로 그린 바 있다.
6. 그 외
- 소설 초판에 수록된 사진으로 코난 도일이 지인들과 함께 소설의 등장인물로 분장하고 찍은 사진이다. 왼쪽부터 코난 도일의 사진을 찍은 사진가 랜스포드, 코난 도일의 매제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포브스, 코난 도일, 조카 포브스 2세이다. 이들은 각각 애드워드 멀론, 서멀리 교수, 챌린저 교수, 존 록스턴 경을 맡았다. 코난 도일은 사진의 챌린저 분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했다고 한다.
- 공룡이 등장하긴 하지만 몇 종류[7]를 빼놓고는 설명이 거의 없고, 도중에 주인공을 추격하는 알로사우루스를 제외하면 이야기 진행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일반적인 모험 소설에 공룡이라는 소재가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공룡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살아가는 인디오 부족도 나오며, 인디오 부족들과는 적대 관계에 있는,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종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인원 종족도 등장한다.[8] 말하자면 원시 부족 수준의 인간과 공룡이 함께 등장하는 소설 및 영화의 원조격이다.
- 소설을 읽다 보면 정작 공룡이나 모험보다(이것도 재밌긴 한데), 뚱땡이 챌린저 교수와 늙다리 서멀리 교수의 만담이 더 재밌다. 작중 두 교수는 시시콜콜한 거나 학술적인 걸로 틈만 나면 말다툼을 하며, 심지어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위기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논쟁을 한다.
- 본작이 성공을 거둔 뒤 셜록 홈즈 시리즈에 질린 도일은 이후 챌린저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더 썼다. 일명 챌린저 시리즈는 본작을 포함해서 총 다섯편 뿐이고 그 중 세 편이 단편이라 분량이 적고 작품별 텀도 길었으며[9] 세번째 작품 안개의 땅(1926)부터 작가의 심령술, 신비주의에 대한 경도가 작품 속에 심하게 반영되어 작품성에 악영향을 미쳐 셜록 홈즈같은 인기를 누리진 못했다.
- 멸종된 줄 알았던 선사시대 생물들이 고립된 장소에서 현대까지 살아있다는 본작의 플롯은 많은 소설, 영화, 만화에 영향을 미쳤다.[10] 대표적으로 영화 킹콩이 있다. 참고로 2008년에 개봉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는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서 본작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원제를 완전히 잘못 번역해서 생긴 문제이다.
- 마이클 크라이튼이 1995년에 발표한, 쥬라기 공원의 후속작 잃어버린 세계는 본 소설과 제목이 똑같은데, 마이클 크라이튼이 본 소설에 대한 오마쥬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고 밝혔다.
- 고생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기 전인 1900년대 초에 나온 작품인데 의외로 익룡에 대한 묘사에서 털로 뒤덮혔다고 적혀있다.
[1] 물론 로라이마 산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그 산 위에는 작은 개구리 정도를 제외하면 동물 자체가 거의 살지 않는다. 로라이마산으로 가정하면 항공 운송을 상상할 수 없던 그 시절 작품 속 탐험대의 행적은 아마존강을 따라 마나우스를 경유하는 등 지금 기준으로는 좀 이상할 만큼 돌아간다. 어쨌든 가이아나 고원이나 로라이마산이나 그 언저리엔 재미있는 지형이 많고 밀림도 엄청나니까 예나 지금이나 상상력을 자극할 만 한 동네다.[2] 당연한 일이지만, 멀론 기자의 청혼을 거절하기 위한 변명이다. 정작 글래디스는 멀론 기자가 모험을 떠난 사이에 평범한 법률사무소 서기와 결혼해버린다.[3] 다른 기자들 같았으면 당장 챌린저를 폭행죄로 고소했을 텐데, 멀론은 그냥 아무 일 아니라고 경관을 설득했다.[4] 보어 전쟁 참전 경력이 있는 유명한 사냥꾼으로 일행의 딜러이자 탱커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포를 느끼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있다.[5] 이 과정에서 위기도 겪는데, 록스턴이 과거에 죽인 노예 상인의 동생이 복수할 기회를 노리다가 일행이 화이트 대지(일행이 모험을 한 곳, 챌린저가 이름을 붙였다.)로 넘어갈 때 다리를 부숴버리곤, 록스턴을 비웃으며 달아났다. 다리를 부순 노예 상인의 동생은 록스턴이 총으로 저격해서 사살한다. 다리가 없어져서 분지에 고립된 일행은 후반에 원주민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갈 수 있었다.[6] 일단 1980년쯤에 나온 보성문고판은 위의 사진을 포함해 삽화와 내용이 전부 다 들어갔다. 멀론이 마론, 서멀리가 사마리로 번역된 걸 보면 일어판 중역일 수 있다. 2000년경 관일미디어의 과학문고 시리즈에서 '악마의 날갯짓'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했다.[7] 처음 나온 스테고사우루스, 이구아노돈, 알로사우루스 등. 그 외의 익룡과 장경룡이 나오지만 그마저도 배경으로만 나온다.[8] 작중에서는 공룡 세계가 분리된 뒤, 작중 인물들이 올라간 그 경로를 통해 유인원들이 먼저 갔고, 그 다음에 후세의 원주민들이 올라갔다고 추리했다.[9] 두번째 작품인 단편 독가스대(원제는 The Poison Belt. 독가스대는 시공사 번역이며 황금가지판은 유독지대로 번역했다.)는 1913년, 3번째 작품인 안개의 땅은 무려 13년 지난 1926년, 단편들인 세계가 비명을 지를 때(원제는 When The World Screamed. 황금가지판은 지구가 절규했을 때로 번역했다.)가 1928년, 파쇄기계(원제 The Disintegration Machine. 황금가지판은 물질 분해 장치로 번역했다.)는 1929년이다.[10] 다만 선사시대 생물이 현대까지 살아있다는 개념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에서 먼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