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8 12:41:27

이란 인민전사기구


파일:이란 인민전사기구 당기.png
1. 개요2. 역사

1. 개요

سازمان مجاهدين خلق ايران / People's Mujahedin of Iran

이란의 친공산주의 반군 조직.‎ "인민무자헤딘"이라고도 불린다. 약칭은 MEK, PMOI, MKO 등 다양하지만 본 문서에서는 "인민전사기구"로 칭한다.

2. 역사

1965년 9월 5일 미국의 지원을 받은 팔라비 왕조에 반대하는 이슬람주의-사회주의 성향 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되었으며 알리 샤리아티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들은 한동안 마오주의,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마침내 이슬람 사회주의로 정체성을 정하고 1970년대 반정부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반군 조직으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함께 1979년 혁명을 이끌었으나 보수·이슬람주의 성향이 강한 호메이니와 사회주의 성향의 인민전사기구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능했고 호메이니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자 인민전사기구는 즉각 협력 거부를 선언했다. 결국 호메이니의 눈 밖에 제대로 나면서 선거에도 참여하지 못 하는 등 정계에서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 공산주의 진영의 대부인 소련도 이란의 3대 좌파 조직인 페다이조직(마오주의), 민중당(일명 투데당, 마르크스-레닌주의)과 인민전사기구 중 민중당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으며 인민전사기구는 듣보잡 취급했다.[1] 1979년 1월 왕정 하에서 정치범으로 잡혀 있던 마수드 라자비(1948~2003)가 석방되어 지도자가 되었다.

여기에 1981년 당국에 의해 활동이 금지되면서 이들은 잠시 내려놓은 무장투쟁을 재개했다. 당시 중도파 아볼하산 바니사드르 대통령과 보수파 호메이니 최고지도자 간의 대립이 극에 달했는데 인민전사기구는 바니사드르를 지지했고 이후 바니사드르는 탄핵되었다.[2] 후임으로 보수파의 신임을 얻은 모함마드알리 라자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보수파인 모함마드자바드 바호나르가 총리가 되었는데 이들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어 인민전사기구가 테러를 개시해 둘은 암살되었다.[3]

당연히 분노한 이란 정부는 이들을 가만 둘 리가 없었고 결국 1982년 이란과 전쟁 중이던 이라크로 거점을 옮기며 사담 후세인 정권의 지원을 받으면서 활동했다.[4] 일부는 이란에 끝까지 남아서 활동했지만 결국 수감된 끝에 모조리 숙청되었다.[5]

이라크로 본거지를 옮긴 인민전사기구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군의 지원을 받아 이란을 공격하였다.[6] 그러나 미사일을 쏴대고 독가스를 뿌리는 후세인 독재정권의 지원을 받던 인민전사기구를 지지하는 이란인은 아무도 없었고 이들의 사실상 마지막 무력 정권 쟁탈 시도는 이때 끝났다. 이후에도 이란 대사관 등을 테러하면서 악명을 떨쳤으나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졸지에 지원 세력이 사라졌고 미국에 의해 강제로 무장 해제를 당했으며 전쟁 직후 라자비도 실종되었다. 그의 뒤를 이어 1985년 재혼해 공동 지도자로 있던 마리암 라자비(1953~)가 사실상 단독 지도자가 되었다.

이후에는 자신을 지원한 후세인을 저버리고(...) 미국에 들러 붙었으며 현재도 미국, 이스라엘친미 세력의 지원을 꾸준히 받고 있다.[7] 아이러니한 점은 냉전 시기에 반공주의의 주도자로서 공산주의를 그토록 혐오했던 미국이 정작 이슬람 사회주의 성향의 인민전사기구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이란의 이슬람 정권이 반미 성향을 띄어서 그런 게 결정적이라지만... 반면 이란[8] 및 2003년 이후의 이라크에서는 테러집단으로 지정되었다.

라자비와 일부 잔당들은 이라크에 남아 있다가 미국 정부의 알선으로 2018년에 알바니아[9]로 거점을 옮겨 살고 있고 과거의 폭력 투쟁 대신 비폭력 투쟁으로 선회하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세속주의 이란을 건국"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물론 그래봤자 이들의 존재감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현재는 그냥 라자비 부부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나 다름없는 상태다.
[1] 소련은 호메이니 정권이 팔레비 왕조 시대의 사기업을 국유화하는 등 비자본주의적 경제를 채택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듯 하자 민중당에게 지령을 내려 신정체제와 협력하라고 지시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아랍 사회주의 성향의 이라크가 이란을 공격하고 페다이조직과 인민전사기구가 무장투쟁으로 전환하자 호메이니는 이란 정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민중당도 숙청했다. 당시 이란 해군 총사령관이 민중당이었고 고위직을 여러 역임한 당원도 있었지만 1984년까지 이들이 완전히 제거되면서 소련이 이라크의 편을 드는 계기가 되었다. 소련이 사회주의 성향의 이라크 대신 이란을 지지하려고 했던 이유는 사담 후세인이 1978-79년 이라크 공산당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며 공산당과의 연정이 깨졌기 때문이다.[2] 물론 바니사드르가 이미 진작부터 보수파들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었으므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바니사드르 본인도 인민전사기구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 하는 등 의심을 살 법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3] 이 중 라자이는 한때 인민전사기구의 일원이었는데 보수·우익 성향이었던 라자이의 입장에서 좌익 성향의 인민전사기구와 안 맞았고 결국 얼마 후 탈퇴하게 된다. 아무래도 이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보복 테러를 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진실은 저 너머에. 만약 사실이라면 맬컴 X와 비슷한 케이스다.[4] 이라크도 이란처럼 시아파가 대부분이지만 수니파인 후세인은 시아파를 탄압했다. 이 때문에 후세인 정권 시절 양국의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5] 이 때 숙청을 주도한 이 중 하나가 2021년 대통령에 당선된 에브라힘 라이시다.[6] 만화 페르세폴리스에서도 '모자헤딘'이라고 짧게 언급된다.[7] 미국은 이 단체를 1997년에 테러집단으로 지정했다가 2012년에 해제했다.[8] 팔레비 왕조, 1981년 이후의 현 정권 공통[9] Camp Ashraf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