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17 10:48:05

온군해

溫君解
? ~ 648년

1. 개요2. 생애3. 대중매체에서

1. 개요

7세기 신라의 인물.

2. 생애

신라는 앞서 642년 고구려와 동맹을 맺기 위해 김춘추를 사신으로 보낸 뒤 연개소문과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회담은 결렬되고 김춘추는 감옥에 수감됐다가 거짓말로 겨우 탈출해나오는 일을 겪어 고구려와는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상태였다. 648년에는 고구려의 적대국인 당나라에 김춘추가 사신으로 보내졌는데, 성공적으로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애석하게도 서해 바다 위에서 고구려 해군을 만났다. 고구려군은 김춘추를 잡아 죽이려 했지만, 그를 보좌하던 온군해가 말리는 김춘추에게 간청하며 김춘추와 서로 옷을 바꿔 입은 후 김춘추를 대신하여 죽었다. 이 덕분에 김춘추는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같은 온씨라는 점에서 가까운 시대 고구려 출신 인물들인 온달이나 온사문과 한 집안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고, 그래서 온군해를 고구려 계통 가문으로 설정하는 미디어도 간혹 있지만, 결정적 근거는 전혀 없다. 애시당초 지배층을 제외하면 성씨가 일반적이던 시절도 아니며, 무엇보다 온군해는 신라인이다.

골품제에 의해 진골 이상만 오를 수 있는 직책인 대아찬에 추증된 것을 보아 김춘추를 다룬 각종 창작물에서 김춘추의 일개 종자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는 달리 엄연히 신라에서 뿌리를 내린 진골 귀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춘추는 신라 역사에서는 상대적으로 골품제에 크게 얽매이지 않았고 능력 위주의 인사와 논공행상을 벌이기도 했기에[1], 그리고 죽죽처럼 골품이 낮은 지방민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 사후에 6두품 관등으로 추증되는 것을 볼 때 일단 죽음으로 공을 세운 뒤 추증받을 때는 골품이 올라가는 것도 가능해 보이는 정황이 기록에서 종종 나오기에 온군해 역시 생전에는 순수 진골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확실하게 진골급 대우를 받은 가문은 김유신으로 대표되는 금관국 왕족인 가야계 김씨나 고구려 왕족 출신인 안승의 가문처럼 외부인 출신이더라도 모두 왕족 출신이었기 때문[2].

3. 대중매체에서

온군해가 대신 죽는 부분은 구체적으로 급박한 순간이 기록된 부분이라 김춘추가 등장하는 매체에서 곧잘 등장한다. 삼국사기에는 김춘추가 우연히 고구려 순시선과 마주쳤다고 나오는데 사극에서는 극적 효과를 위해서인지 연개소문이 의도적으로 김춘추를 제거하려는 모습이 연출되며 덕분에 연개소문이 헛수고한 바보가 되는 결과가 나온다.[3]

연개소문(드라마)에서는 KBS 코미디언 출신의 김종국(코미디언)이 맡아 연기한다. 작중 김춘추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측근으로 김춘추가 당나라에 원군을 청하러 갈 때도 동행한다. 이를 간파한 연개소문이 귀국하는 김춘추를 제거하기 위해 수군을 파견하고 결국 따라잡히는데 계속 추궁을 해도 김춘추가 나오지 않자 분노한 뇌음신이 일행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하는데 온군해가 자신을 김춘추라고 속이고 주군 대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살아남은 김춘추는 크게 슬퍼하며 온군해의 복수를 다짐한다.

KBS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에서는 김춘추가 어릴 적부터 따른 시종으로 아역 온군해(노영주)가 등장한다. 그런데 온군해는 정작 성인 배우로 넘어간 시점에선 등장하지 않고, 서해 바다에서 고구려군에 대신 죽는 부분은 난승(김경룡)이 대신한다.

[1] 그 외에도 김춘추는 강수를 중용하거나 원효요석공주를 결혼시켰다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6두품 인사들을 적극 기용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이는 열기, 구근의 사례가 있는 김유신이나 소나를 추증시킨 문무왕도 마찬가지였다.[2] 애초에 흔히 알려진 골품제 역시 진흥왕 시기에서 진평왕 시기 쯤에나 기본적인 틀이 갖추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며, 성골과 진골의 구분도 진평왕의 직계와 방계에게 각기 다른 신분을 부여한데서 기인했다는 가설이 있다. 이 설들이 사실이라면 김춘추가 살았던 시기는 골품제가 자리잡는 과도기였기 때문에, 그가 뒷날 왕위에 오른 뒤에 6두품 출신을 중용하거나, 순수 진골 출신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꽤 보이는 것이 설명이 된다.[3] 연개소문은 김춘추와 회담을 한 적이 있기에 연개소문과 그 주변인들이 김춘추의 얼굴을 잘 알아 정말로 연개소문이 김춘추를 제거하기 위해 함선을 파견했다면 용모를 아는 이를 딸려보냈을테니 온군해의 변장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