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言語同調帶 / Sprachbund언어동조대란, 서로 다르거나 멀리 떨어진 계통인데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인접성으로 인해 영향을 받으면서 공통된 언어적 특성을 가지게 된 언어들의 무리를 이르는 말이다.
러시아인 언어학자인 니콜라이 트루베츠코이(Николай Сергеевич Трубецкой, 1890년 4월 16일 ~ 1938년 6월 25일)가 고안한 '언어연합(языковой союз)'이라는 표현을 독일어 'Sprachbund'로 번역차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2. 사례
대표적인 예로는 표준 평균 유럽어(Standard Average European)를 들 수 있다. 게르만어파, 로망스어군, 발트어파, 슬라브어파, 알바니아어, 그리스어, 우랄어족 등 유럽에 있는 여러 언어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진다.- 정관사와 부정관사의 존재
- 수식언에 선행하는 피수식언, 관계대명사의 존재
- 'have + 완료 분사'를 이용한 시제표현
- '계사 + 완료 분사'를 이용한 피동표현
- 비양도성 소유(inalienable possession)에 대한 여격 소유표현
- 부정형 부정대명사의 존재
- 기타 등등...
표준 평균 유럽어에 속한 언어들끼리는 9가지 특징을 전부, 또는 일부 공유한다. 표준 평균 유럽어 중에서는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9가지 특징을 전부 공유하고, 영어도 7가지를 공유한다. 이러한 공통된 특성은 친연관계와는 무관하게, 단순히 서로가 서로의 언어와 접촉하여 얻게 되었다고 추측한다. 특히 발칸반도 지역의 그리스어와 알바니아어, 루마니아어, 세르보크로아트어, 롬어는 같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면서도 다른 어파에 속하지만, 문법적인 특징을 상당 부분 공유하기 때문에 따로 발칸 언어동조대를 이룬다.
중국의 경우는 동남아시아(태국보다 남쪽은 제외)의 언어들 중 중국 남부의 소수민족 언어들, 베트남어, 라오어, 태국어, 버마어 등과 함께 묶여 언어동조대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언어들 모두 단음절 고립어로 문법이 비슷하고 성조가 존재한다. 라싸에서 사용되는 표준 티베트어에도 성조가 존재한다.
한국어와 일본어도 친연관계가 불분명한 것치고는 굉장히 많은 문법적 특성을 공유하는데, 이 역시 이들이 다른 언어보다 더 깊게 언어동조대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오늘날의 연구로는 알타이 제어 자체가 서로 다른 계통이라는 게 정설인데, 그에 따라 아예 알타이 제어 전체를 거대한 범위의 언어동조대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중국어와 크라다이어족에 속하는 좡어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