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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평가/개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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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마지막 기회의 시발점, 쥐
2.1. 비평2.2. 반론
3. 보르미르로 간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
3.1. 비평3.2. 반론
4. 굳이 전쟁이 끝나기 전에 스톤을 가져다 놓았어야 했나?
4.1. 비평4.2. 반론
5. 건틀릿을 파괴하지 않는 히어로들
5.1. 비평5.2. 반론
6. 갑자기 존재를 감추는 히어로들
6.1. 비평6.2. 반론
7. 타노스의 부족한 전투력 묘사와 핑거 스냅의 필요성
7.1. 비평7.2. 반론
8. 핑거 스냅을 왜 전투 후에 시전하는가?
8.1. 비평8.2. 반론
9. 토니의 시간여행 참여 동기
9.1. 비평9.2. 반론
10. 페퍼의 토니 응원 동기
10.1. 비평10.2. 반론
11. 캡틴의 시간여행에 대한 신뢰
11.1. 비평11.2. 반론
12. 토니와 캡틴의 화해
12.1. 비평12.2. 반론
13. 토니제 인피니티 건틀릿
13.1. 비평13.2. 반론
14. 이외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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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연성에 대해 논하는 문서.

2. 마지막 기회의 시발점, 쥐

파일:마지막_게임의_시초.jpg

2.1. 비평

공통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것 중에 하나는 내용의 개연성인데, 이 문제를 대표로 뽑는다면 당연히 앤트맨을 5년뒤에 양자 영역에 빠져 나오게 도와준 한 쥐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 쥐가 이 이야기를 이끌게 되는 마지막 기회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에 쥐 드립이 많이 오갔다. 특히 다시 포스터를 봤을 때 진 주인공이 하나 더 빠졌다거나, 1300년대만 해도 유럽의 절반을 앗아간 녀석이 후에 인류의 절반을 되살렸다는 아이러니함도 느꼈다는 등 상당한 드립들이 오갔다. 하지만 그 전에 차량은 어떻게 주차되었는지, 어떻게 이 특별하게 생긴 차량을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점들이 많았다.[1]
일단 내용의 개연성을 따져봤을 때 개인에 따라 아쉬움이 남았지만 현재로써는 엔드 게임에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닥터 스트레인지의 14,000,605가지의 미래'라는 가정하에 내용의 개연성이 커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인피니티 워를 보지 않은 관람객들에게는 쥐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점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정해진 시간에 타임스톤을 넘겨주는 것과, 쥐가 버튼을 누르는 행위는 독립시행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즉, 닥터 스트레인지가 엔드 게임을 위한 상황을 세팅했음에도, 쥐가 버튼을 누르지 않는 미래가 몇개는 더 있었을 것이 분명한 것을 감안하면, 스트레인지는 일종의 도박을 한 꼴이 된다. 도박이 아니라면 쥐가 필연적으로, 반드시 버튼을 누른다는 미래가 확정이 되어 있었다는 말이 되는데 전자든 후자든 굉장히 개연성이 떨어진다.

2.2. 반론

엔드게임에서는 쥐가 우연히 버튼을 눌러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버튼을 누르는 것은 쥐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 큰 버튼이 달린 기계가 오랜 기간 방치된다면, 동물이든 어떤 이유로든 간에 그게 눌러질 확률은 결코 낮지 않다고 볼 수 있으며 어떤 이유로 눌리더라도 결과는 같다. 게다가 꼭 5년 이내에 작동시켜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는 이미 토르의 손에 죽었고,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어벤져스가 실행한 시간여행 작전의 과정에서 자신이 성공한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2] 버튼이 눌린 게 핑거 스냅으로부터 2주 뒤던, 10년 뒤던 엔드게임이 그 때부터 시작될 뿐 달라질 것은 없다.

쥐가 우연히 버튼을 누를 확률을 계산해 본 유튜버도 있는데, # 54.7%라는 확률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쥐가 폐쇄된 공간에서 번식하는 것을 가정하는 등 계산을 위해 이것저것 조건을 붙여 놓았다.

3. 보르미르로 간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

3.1. 비평

작품 외적으로야, 둘 중 하나가 희생하는 그림을 그리기 그 둘이 보르미르에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작품 내적으로는 왜 그 둘을 보르미르로 보낸 건지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 네뷸라로서도 타노스와 가모라가 갔다가 타노스만 돌아왔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을 뿐, 보르미르에 대해서는 정보가 전무했다. 소울 스톤은 인피니티 스톤들 중에서도 가장 미지의 영역에 있었으며, 무사히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곳에 최약체 멤버 둘 만 보낸 것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이 있다. 실제로 스톤키퍼인 레드스컬은 캡틴 아메리카를 상회하는 힘을 가졌기에, 그가 적의만 있었어도 이 둘은 상당히 고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좀 더 강한 멤버를 보내지 않고 그 둘을 보낸 것이, 둘 중 하나를 희생시키기 위한 작위적인 연출이라는 평이 있다.

다른 스톤에 대해선 시간 여행을 하는 당시 시점에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보가 있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충분한 숙고가 가능했고,그걸 바탕으로 나름의 계획까지 세울 수 있었다.[3] 테서렉트와 치타우리 셉터를 회수할 때는 뉴욕 사태가 정리되고 그 틈을 노려 본인인 척 가져온다든지, 타임 스톤을 얻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와 교섭한다든지[4], 모라그 행성에서는 스타로드가 미리 올 걸 알고 기절시킨 후에 도둑질 도구를 빼앗아서 파워스톤을 빼돌린다든지, 아스가르드에서 제인에게 에테르가 있는 걸 알고 적당히 주의를 끌어 빼내온다든지 등, 충분한 계획을 세워두었고, 이 계획이 크게 어긋난 것은 테서렉트 회수 때 정도였다.

하지만 보르미르 행성만은 여타 장소들과 비교하면 철저히 미지의 영역이었고,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담당 히어로들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100% 임기응변에 따라 스톤을 회수했어야 할 장소다. 어떤 강한 적이 스톤을 지키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마치 물리적으로 큰 위협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나마 다른 강한 히어로들을 놔두고 제일 약한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만을 보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3.2. 반론

시간 강탈 작전은 어벤져스 멤버들이 가진 핌 입자의 양은 각자 1번씩 왕복할 정도의 분량이 전부라서 기회가 단 한 번뿐이었다.[5] 반드시 성공해야 되는 만큼 신중하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서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소울 스톤을 제외한 5개의 스톤을 입수할 계획들을 보면

2012년 뉴욕
- 테서랙트: 로키를 확보한 토르가 아스가르드로 돌아갈 수단이자 비프로스트를 재건할 수단으로써 가져가므로 그 전에 앤트맨이 몰래 소동을 일으킨 사이에 아이언맨이 빼돌린다.
- 치타우리 셉터: 실드에서 관리하고 있었지만 실드를 잠식한 하이드라의 수중으로 넘어가므로 캡틴이 하이드라 소속의 실드 요원들을 구슬려서 넘겨받는다.
- 아가모토의 눈: 닥터 스트레인지가 소지하고 있을테니 뉴욕 생텀의 위치를 아는 배너[6]가 찾아가서 그에게 부탁한다.[7]

2013년 아스가르드
- 에테르: 아스가르드에서 보호받고 있는 제인에게 흡수되어 있으니 토르가 제인의 주의를 끄는 사이에 체구가 작아서 눈에 띄지 않을 로켓이 에테르를 빼낸다.

2014년 모라그
- 오브: 모라그의 유적으로 가서 오브를 가지러 온 스타로드를 기절시키고 그의 장비로 오브를 챙긴 뒤, 코라스 일당이 나타나기 전에 2023년으로 귀환한다. 전후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네뷸라와 스타로드를 기절시킬 정도의 힘[8]을 가진 워머신이 이 일을 맡는다.

보다시피 5개의 스톤을 입수하기 위한 계획에 가장 적합한 멤버가 배치되면서 보르미르에서 소울 스톤을 회수하는 역할이 남겨졌고, 이를 남은 두 사람인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가 맡게 된 것이다. 그리고 네뷸라가 보르미르의 좌표를 우주선에 입력하거나 작전 회의에서 설명해주는 등 보르미르 자체는 어벤져스 멤버에게 완전히 미지의 영역인 건 아니었다. 멤버들은 단지 보르미르에서 소울 스톤을 입수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4. 굳이 전쟁이 끝나기 전에 스톤을 가져다 놓았어야 했나?

4.1. 비평

의도 자체야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아예 쓰지 못하게 루이스의 밴에 설치된 양자 터널로 통과하려는 것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훨씬 더 간단한 방법들이 많이 있다. 아예 마법사들이 열어놓은 포탈 밖으로 도주하거나 밴을 포탈로 빼오면 된다. 전투 자체야 타노스의 군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아예 타노스 휘하 최정예 친위대인 블랙 오더가 오코예 등의 몇 수나 아래인 상대에게 전면전으로 제압당하고, 최종 보스인 타노스도 완다와 캡틴 마블에게 재해석의 여지가 없이 아예 압도당하는 상황[9]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히어로들이 패배하는 상황도 아니고 명백히 히어로 측이 타노스를 압도하고 있었는데 자기네들이 직접 인피니티 건틀렛을 타노스에게 안겨주고 갑자기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비장하게 희생이라는 구식 클리셰를 토니가 시전하니 그림이 매우 이상하게 되었다. 상황이 안 받쳐줬다고 보기에도 뭣한 게, 아예 블랙 팬서가 타노스가 떡하니 있는 양자 터널로 돌진하고 있을 때 뒷 배경에 보란 듯이 자이앤트맨이 레비아탄을 포탈로 밀어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핑거 스냅을 하고 희생하는 아이언맨의 죽음이라는 정해진 결말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장면이라는 평이 많다. 각본에 아귀에 맞지 않는 장면이 있었고 연출은 이를 가려주지 못했다. 히어로들이 명백히 승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노스 측에 역전의 발판을 굳이 제공해서 정해진 결말[10]로 가는 전개를 부자연스럽게 연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결국 토니가 핑거 스냅을 통해 타노스를 모조리 소멸시키고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미래를 알고 있었다면 중간의 전투는 불필요하다. 아예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에 핑거 스냅을 하면 그만이니까. 1400만개의 미래 중 하나라고 하기엔 아예 타노스에게 건틀렛을 빼앗겨 위기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핑거 스냅을 통해 승리할 수가 없다는 결과에 도달하기엔 당위성이 심히 부족하다. 아예 군대가 집결하는 장면은 타노스가 2분 넘게 멍 때리고 바라보는데, 그 사이에 호크아이는 히어로의 군대 사이에 있었고 그냥 여기서 아무나 건틀렛을 끼고 핑거 스냅을 해버리면 충분했다. 토니보다 수백 배는 신체 능력이 우월한 아스가르드인들도 한가득 몰려왔고, 캡틴 아메리카나 블랙 팬서같은 강화 인간들도 있었다. 그리고 한 명의 희생으로 수십 수백 수천만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실질적으로 토니 스타크는 어벤저스 시리즈를 통해 정신세계가 성장을 하여 그런 결론에 도달한 사람이지 원래부터 자신을 희생해서 남을 살리러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성향의 사람은 캡틴 아메리카나 헐크이다). 이 시점에서 핑거 스냅을 한다고 타노스 측에서 마땅히 저지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으니까.

정리하자면, 우선 인피니티 건틀렛의 소유권히어로 측에 있었다.

* 전투 발발 후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치 첫번째: 호크아이, 네뷸라, 가모라가 가지고 타노스 진영 쪽에서도 소재 파악을 하지 못한 지하에 있었음.[11] 허나 호크아이가 지하 밖으로 뛰쳐나오고 에보니 모에게 포착되면서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치를 노출함.
* 전투 발발 후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치 두번째: 호크아이가 블랙 팬서에게 건틀렛을 건네줌. 블랙 팬서는 양자터널을 향해 돌진하나 중간에 타노스의 검에 맞고 나가 떨어짐. 이후 에보니 모가 건틀렛 탈취를 시도하면서 잠시 동안 충돌이 있었으나, 스파이더맨이 건틀렛을 넘겨받음.
* 전투 발발 후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치 세번째: 우여곡절이 있긴 했으나 스파이더맨은 어찌어찌 건틀렛을 지켜냄. 이후 캡틴 마블에게 건틀렛을 넘겨주고[12] 캡틴 마블은 양자터널로 향해 날아가다 양자터널이 파괴되면서 생긴 폭발로 건틀렛을 놓치고 결국 건틀렛의 소유권은 타노스에게 넘어감.

타노스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노리는 것이 명확해진 이상 이것을 노리지 못하게 아예 먼 곳으로 비행이 가능한 히어로가 가지고 도망치거나 마법사들이 열어준 포탈을 타고 도주하는 것이 당연하고, 이치에 맞는 행위이다. 애초에 생명체의 부활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이상에야 엔드게임 초반부 타노스가 그랬듯 자신들이 이뤄놓은 행위를 되돌릴 수도 있는 위험한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우 이상하게도 히어로들은 갑자기 타노스가 앞에서 버티고 있는 밴 양자터널로 건틀렛을 가져가야 한다는 정말로 뜬금없는 작전에 아무런 상의나 계획 수립도 없이 즉흥적으로 동의하며 바로 무모하기 짝이 없이 적진 돌파를 시작한다. 영화 내에서 왜 굳이 지금 양자터널로 건틀렛을 가져가야 하는가?는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묘사가 이렇다.
Cap, what do you want me to do with this damn thing?
호크아이: 캡틴! 이 망할 거 이제 어떻게 처리해요?!
Get those stones as far away as possible!
캡틴 아메리카: 스톤들을 들고 최대한 멀리 달아나!
No! We need to get them back where they came from.
헐크: 안돼!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가져다놔야 한다고.[13]

당연하지만 캡틴의 말이 정답이다. 물론 스톤들을 원래 장소로 가져놔야 한다는 헐크의 말도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돌려놓는 시점이 '지금'일 필요는 전혀 없었다. 스톤을 돌려놓는 방법은 양자 영역을 통한 시간여행이므로 출발과 도착시간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좀 과장되게 말해서 2023년으로부터 몇백, 몇천, 몇만 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 스톤을 전부 모아서 과거로 돌려놓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2300년이 아니라 23000년에 출발해서 2012, 2013, 2014년에 들려서 돌려놓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라면 인피니티 워 때처럼 전투가 타노스 측의 완전한 승리로 끝나서 몇백년 몇천 년이 지나던 간에 스톤을 원래 시간대로 돌려놓을 여지가 영원히 사라지는 상황 뿐인데, 문제는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스칼렛 위치의 염력에 제압당하고 캡틴 마블조차 제압하지 못하는 등 인피니티 워 때처럼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처럼 묘사되어서 타노스에게 승리를 얻어낼 확률이 희박하다고 생각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당장 타노스가 쳐들어와 건틀렛을 뺏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저 헐크가 (타노스 쪽 세력이 점거하고 있는) 양자 터널로 건틀렛을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한 뒤 아무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곧바로 건틀렛 운반이 시작된다. 게다가 스톤과 건틀렛을 같이 빼앗기기라도 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텐데도, 스톤을 건틀릿에서 분리해서 따로 운반하는 상식적인 대책은 전혀 보이지 않으며, 운반을 담당하는 히어로의 호위조차 없이 호크아이, 블랙 팬서, 스파이더맨 순으로 홀로 양자 터널로 돌진하며 이를 문제 삼는 히어로는 아무도 없다.[14] 결국 이 계획으로 인해 양자 터널로 건틀렛을 가져간다는 초기 목표는 당연하다는 듯이 실패하고 결국 타노스가 핑거스냅을 하기 직전까지 가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몰린다.

굳이 양자 터널로 스톤을 꼭 가져가야 했다면 스톤을 건틀렛에서 분리한 뒤 건틀렛은 안전하게 숨겨두고 스톤만 가지고 이동한다던가, 반대로 밴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포탈로 빼오거나, 그도 아니면 스페이스 스톤으로 포탈을 열어서 밴으로 순간이동하는 등 운송의 대상이나 방법이 바뀌어야 했다. 스톤을 빼앗기면 타격이 크긴 하겠지만 건틀렛 없이는 핑거 스냅은 시전할 수 없기에 위협이 크지 않고, 마찬가지로 양자 터널 역시 양자 영역 수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다 설령 사용 가능하더라도 MCU의 시간여행은 멀티버스 이동이라 MCU의 메인 유니버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인피니티 건틀렛은 아니기 때문.

좋게 쳐서 스톤은 인체에 해로운 막대한 에너지를 뿜어내기에 특수한 격납용기가 없으면 맨손으로 운반할 수 없는 위험한 물건이기에 건틀렛째로 운반했다고 치기에는 작중에서 테서렉트를 비롯한 비활성화된 인피니티 스톤을 평범한 가방 등으로 이송하는 장면이 보이기에 스톤만 따로 빼서 이동한다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이유를 알기 어렵다. 당장 마지막 씬 부터가 모든 스톤을 담은 스톤 케이스를 캡틴이 과거로 가져가는 것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좋게 봐줘서 마지막 장면에서 캡틴이 가져간 케이스는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에 시간을 들여서 만든 특수한 제품이라 당시에는 없었고 비슷한 걸 만들어낼 수 있던 상황이 아니어서 이미 활성화된 상태인 스톤을 운반할 케이스가 마땅치 않았다고 쳐도, 소울 스톤은 보르미르에서 호크아이가 얻을 때 맨손으로 쥘 수 있었으니 그것만이라도 건틀렛에서 빼서 따로 운송했다면 타노스가 소울 스톤을 제외한 모든 스톤이 담긴 건틀렛을 탈취했다 하더라도 핑거 스냅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스톤을 가지고 전장에서 멀리 이탈한다는 충분히 가능성이 높았던 이유는 작품 중반에 캡틴 마블이 참전해 타노스의 전함을 박살낸 시점에서 타노스의 이동 능력은 사라진 것과 다름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도 연이어 보여주었듯 타노스는 인피니티 스톤의 힘으로 얻은 특수능력을 제외하면 본신 자체는 비정상적일 정도의 내구력과 괴력을 제외하면 딱히 초능력이라고 불릴만한 능력을 선보인 바가 없다. 즉 스톤이 없는 타노스는 초고속능력도, 비행 능력도, 순간이동 능력도 없다. 때문에 전함이 박살난 시점에서 비행이나 성간 이동이 가능한 히어로(아이언맨, 캡틴 마블, 토르 등)이 건틀릿을 들고 우주로 도망쳤으면 스톤이 없는 맨몸 상태의 타노스는 우주로 도망가는 히어로를 쫒아갈 방법이 전혀 없었다.

백보 양보해서 양자 터널로 스톤들을 가져다놔야 한다 치더라도 근본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또 있다. 모든 스톤들을 원래 시간대와 장소로 정확히 가져다놔야 한다고는 하는데 정작 밴으로 달려가던 어벤져스 멤버들 중에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에 정확하게 가기 위해 필요한 핌 입자와 GPS, 양자수트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핌 입자 여유분과 양자수트, GPS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던 건 캡틴 아메리카였지만 정작 그는 스톤을 밴으로 가져가는 역할을 자처하지도 않았다. 즉 원래 시간대로 돌려놔야한다는 생각만 했지, 그걸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계획도 도구도 없이 무작정 건틀렛을 들고 밴으로 닥돌하는 것은 지금까지 스톤들을 가져오기 위해 준비했던 모든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납득이 안되는 무대책 작전일 뿐이다. 아니면 누구든 상관 없으니 스톤들을 건틀렛 째로 가져다가 타노스가 가지 못할 양자 영역에 일단 그냥 던져놔버릴 생각이었던 건가? 그랬다간 건틀렛과 스톤들은 원래 장소는 커녕 양자 영역에서 계속 떠돌아다녔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되찾을 방법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무모한 작전이다. 물론 토니나 로켓, 행크 핌의 기술력으로 어떻게든 찾았을지는 모르지만 당장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말하던 것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양자 터널을 이용해서 스톤들을 제자리로 되돌려놓기 위해서는 1최소한 부활한 행크 핌이 핌 입자 여유분을 더 생산하든가, 2아니면 캡틴 아메리카가 슬쩍해둔 핌 입자들을 이용해야 했는데, 1번은 일단 싸움이 끝나고 나서 실행해야 하고, 2번은 캡틴 아메리카가 핌 입자를 정확히 몇 개를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여러시대를 오가고 왕복하기 위해서는 모자랄 수도 있고, 보르미르나 모라그, 아스가르드로 갈 우주선도 필요한 상황일 뿐더러 무엇보다 이 작전은 시간 강탈 작전에 참여했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워 머신, 호크아이, 헐크, 로켓, 앤트맨이 아니면 장소도 방법도 몰라서 실행할 수도 없는 작전인데 이들은 다들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정작 밴으로 달려가던 사람들은 그 방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부활한지 얼마 안됐거나 이제 막 전투에 참여한 스파이더맨, 블랙 팬서, 캡틴 마블, 그 외 호위하던 여성 히어로들이었으니. 설령 헐크가 말한대로 밴에 도달해서 건틀렛을 양자 영역에 무사히 집어넣었다고 한들 도대체 어떻게 원래 시대와 장소로 되돌려놓을 생각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래 반론에서는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틀렛을 전장에 놔두는 것이 위험하니까 과거로 돌려놔야 한다고 써 있지만 애초에 그게 당장 가능한 상황도 아닌데 어떻게 한단 말인가?

반론에선 인피니티 스톤을 다른 곳으로 옮긴 다음 어벤져스가 패배했을 때의 워험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실제로 작중에서도 일어난 건틀릿이 타노스한테 넘어간 탓에 전투를 패배할 위험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당시 지상과제는 인피니티 스톤이 타노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포탈 덕에 히어로 측의 기동성이 훨씬 뛰어났다. 그렇다면 일단 타노스한테 먼곳으로 보내는 게 단연 상책이다. 이 전투에서 패배히는 순간 자동으로 인피니티 스톤이 타노스의 손에 들어가는 거도 아니고, 설령 패배한다 한들 포탈로 후퇴하고 아무나 건틀릿 껴서 스냅하면 타노스 군단은 한방에 궤멸시킬 수 있었다.
이런 옵션을 두고 굳이 지금 당장 이 전투에서 타노스의 손이 닿는 거리에 건틀릿을 보내는 것은 리턴에 비해 너무나도 리스크가 크다.

또한 본 문서 반론에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그게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유일한 경우의 수였다"는 편의주의에 입각한 무의미한 이야기다. 그 논리면 인터넷에 유머글로 떠돌았던 "앤트맨이 타노스 후장에 들어긴 다음 자이언트맨이 돼서 죽여버리는 전개"가 진짜 영화에 나와도 그게 유일한 경우의 수였던 것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감독의 일은 그게 진짜 유일한 경우의 수라고 관객들이 보면서 느끼게 만드는 것이지 그게 "설정상" 유일한 방법이라고 캐릭터의 입을 빌려 설명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4.2. 반론

우선 굳이 정해진 토니의 희생이라는 결말을 향해 억지로 만들어낸 장면이라는 비평에 대해서, 건틀렛을 통째로 양자터널로 옮기는 판단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충분히 고려 가능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것이 반론의 요지이다. 영화를 다 보고난 관객들이야 왜 전황이 유리한데 굳이 건틀렛을 적진 한복판에 있는 양자터널에다가 배달하려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캡틴이 처음 명령을 내릴 당시 히어로 진영이 처한 상황을 대입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 타노스 군과 전쟁을 치루는 히어로들의 의무는 2가지였다.

1. 타노스 군대에 승리하기
2. 인피니티 스톤을 과거로 돌려보내기

작중 히어로들의 강력한 모습을 보면 타노스 군대에 승리 하는 것이 쉬워보였을 수도 있다. 그런데 캡틴이 처음 건틀렛을 양자터널로 옮기라는 명령을 내릴 당시를 생각해보면, 막 전투가 시작될 참이어서 승패여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엔드게임의 마지막 장면처럼 타노스 군대를 이기고 여유롭게 스톤을 과거로 돌려보내는 장면은 히어로 진영이 확실히 이겼기에 가능했던 장면이지 캡틴이 처음 명령을 내릴 시점에는 누가 이길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15] 문제는 인피니티 스톤이라는 존재 자체가 히어로 진영의 심각한 아킬레스건이다. 타노스가 스톤을 단 하나라도 가지게 된다면 노스톤 상태에 비해 월등히 강해지기에 핑거스냅이고 뭐고 지금 당장의 전투의 승패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16] 어차피 패배는 곧 세계의 멸망을 뜻하고 2번 옵션은 삭제된다. 현재와 과거 모두 지키지 못하는 결과다. 히어로들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스톤을 지워버리는 수를 생각할 수 있는데 핑거스냅으로 스톤을 파괴하거나 스칼렛 위치가 스톤을 파괴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스톤을 과거로 돌려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었으므로 스톤 파괴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전투 중에 스톤을 멀리 보내 버리는 방법은 어떠한가? 실제로 전투 초반에는 캡틴이 건틀렛을 가지고 되도록 멀리 가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만약 히어로들이 전투에 패배하여 후퇴하거나 양자터널을 만들 수 있는 주요 인물이 사망이라도 하면 스톤을 언제 빼앗길지 모를 조마조마한 상황이 된다. 타노스의 스톤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집념을 생각해 보면 매우 불안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건틀렛을 가지고 우주로 튀어버리는 방법도 말이 안되는 것이 어차피 과거로 돌려보내려면 지구로 도로 가져와야 하는데 히어로들이 패배해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정리하자면 스톤을 가지고 멀리 도망가는 방법은 히어로 진영이 무조건 이긴다는 가정 하에 내릴 수 있는 차선책인 셈이다.

그런데 양자터널을 통해 과거로 다시 보내버릴 수 있다면? 2번 의무를 완수하는 동시에 만약 타노스 군에 패배하더라도 핑거스냅 자체를 할 수 없으므로 후퇴후 재정비를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과거로 스톤을 보낸 후에 양자터널을 파괴해 버리면 타노스도 과거로 돌아갈 길이 막히는 데다 스톤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므로 인피니티 워 시절의 타노스처럼 막강해질 우려도 없는 것이다. 비록 양자터널이 적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있으나 어차피 그게 뭐하는 물건인지 타노스 진영에서는 알 도리가 없으니 밴을 거점삼아 방어를 하고 있던 상황도 아니었다.[17]적들을 돌파해서 양자터널까지 건틀렛을 옮기는 것이 어벤져스 입장에서는 전략상 시도해볼 만한 승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캡틴마블이 참전한 이후는 또 어떤가? 강력한 아군이 참전 했으니 오히려 양자터널로의 돌파가 훨씬 쉬워지는 상황이므로 건틀렛을 양자터널로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찌되었건 인피니티 스톤은 히어로 진영의 아킬레스건이므로 처리할 수 있을 때 처리해 버리는게 아주 당연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포털을 열어서 옮기거나 밴을 가져온다든지 하는 상상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나, 중구난방으로 적과 아군이 뒤엉켜 싸우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굳이 포털을 통하지 않았다고 해서 개연성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밴 까지의 거리보다 포털을 열 수 있는 마법사까지의 거리가 더 먼 상황이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노스의 전함이 파괴되어 이동능력이 상실되었으니 우주로 건틀렛을 보내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앞의 전략상의 이유도 있으나 사실 따지고 보면 우주어딘가에 인피니티워 시절에 파괴되지 않은 생츄어리2 한 대가 더 있다. 당장은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그 잔당들이 타노스가 부르면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스톤을 양자터널로 옮기는 김에 따로 빼서 들고 다닐 필요도 없었다. 하나씩 빼서 옮긴다고 해도 작중에 그럴 여유도 없었는데다 파워 스톤은 맨손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타노스는 파워 스톤 하나만 손에 넣어도 사실상 100% 승리한다.[18] 굳이 건틀렛을 통째로 옮기는 방법을 쓰다가 토니가 희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평은 거꾸로 얘기하면 건틀렛 통째로 옮기지 않았더라면 토니도 핑거스냅을 할 수 없었다. 그랬다면 스톤 공방전은 더욱 길어졌을 것이고 스톤 하나라도 타노스가 가지게 된다면 그만큼 히어로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어차피 이랬으면 저랬을 것이라 말하는 것은 그저 상상의 영역일 뿐이니 작중 묘사로만 따지자면 결국에는 히어로들이 승리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건틀렛 통째로 양자터널로 옮기는 판단이 토니가 스냅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여 승리하는 길로 인도했다.

스톤을 어떻게 과거로 보낼 것인가에 대한 비평에 대해서 타임머신으로 달려가던 멤버 중 핌 입자와 GPS, 양자수트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의견은 맞는 말이지만, 그들이 직접 과거로 돌려보내는게 아니다. 타임머신의 수리를 마친 앤트맨이 할 일이었다. 앤트맨은 과거로 가기 위한 3가지 아이템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애초에 앤트맨이 크기조절을 위한 핌입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당연한 거고, 앤트맨의 수트는 양자수트 역할도 겸한다.[19] 사실상 시공간 GPS만 있으면 되며 이것도 토니가 만들어 줘서 과거까지 갔다온 인물이니 작중 스톤 공방전 당시에는 앤트맨이 스톤을 과거로 돌려보내기에 가장 적합했다. 여기에 캡틴의 대사를 떠올려 보자. "차(타임머신) 시동 걸어. 스톤을 당신에게 가져다 줄께." 였다. 따라서 블랙팬서, 스파이디, 캡틴마블의 역할은 그저 스톤을 타임머신으로 옮겨 앤트맨에게 전달하는 것 뿐이었다.

무엇보다 모든 상황을 꿰뚫어보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인피니티워 시절 타노스에게 타임스톤을 넘기면서 까지 설계한, 1400만개 중 하나인 미래가 이것이라면 히어로들이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 개입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 당시 상황을 고려하여 모든 조건과 모든 변수를 총망라하여도,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가 찾아낸 단 한 가지의 방법만이 성공했을 정도로 싸움의 판도를 알 수 없어 타노스 측도, 히어로 측도 임기응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5. 건틀릿을 파괴하지 않는 히어로들

5.1. 비평

타노스가 건틀릿과 스톤을 얻어 핑거 스냅을 시전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했다. 헐크의 스냅을 시전하자마자 건틀릿 자체를 파괴해버렸으면 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헐크의 스냅으로 타노스의 학살을 되돌린다는 목적은 완수하였으며, 그 시점부터 건틀릿은 타노스에게 빼앗겨 사태를 그르칠 수 있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시점이었다. 또한 과거에 되돌려놓아야 했던 것은 '스톤'이지 '건틀릿'이 아니었다. 때문에 헐크가 스냅을 한 시점에서 건틀릿은 당장 파괴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작중의 모든 히어로들은 건틀릿을 우선 파괴해 핑거 스냅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간단한 방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건틀릿에 모든 스톤을 끼운 채 건틀릿을 옮기는 멍청한 행위를 한다. 건틀릿이 특수한 재질로 되어있어 쉽게 파괴할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들고 이동한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건틀릿의 재질이 우르나 비브라늄같은 파괴가 극히 어려운 금속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언급했으면 기존 작품들의 묘사를 통해 관객들을 쉽게 납득시킬 수 있었을 것이지만, 그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20]

사실 인피니티 워에서 등장했던 니다벨리르제 건틀릿은 묠니르나 스톰브레이커같은 아스가르드의 병장기들을 만들어낸 니다벨리르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특주품이라는 설정인데다 어벤저스 히어로들의 각종 공격을 막아내고도 흠집조차 안 나는 막강한 내구력을 과시하였기에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엔드게임에서 등장하는 건틀릿은 인피니티 워에서 등장했던 니다벨리르제 건틀릿이 아니라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슈트의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나노 건틀릿이라는 것이다. 아이언맨 슈트는 MCU에서 튼튼한 축에 속하기는 해도, 파괴불가능 급의 내구도는 아니다. 작중에서도 나노 건틀릿의 내구성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 편인데, 착용의 피드백으로 착용자가 피해를 입는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건틀릿 자체가 스톤의 에너지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녹아내리는 연출이 나온다. 때문에 나노 건틀릿의 내구도가 인피니티 워의 니다벨리르 건틀릿급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낮으며, 상대적으로 손쉽게 파괴가 가능할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음에도 나노 건틀릿의 파괴 가능 여부에 대해 누구도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혹시 모를 비상상황을 대비해서 일부러 파괴하지 않았다고 치기도 어려운 것이 엔드게임의 나노 건틀릿은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슈트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라 토니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양산품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엔드게임 후반부에서 토니는 아이언맨 슈트의 손을 나노입자로 재구성하여 인피니티 건틀릿을 곧바로 만들어내서 사용했는데, 이를 염두에 두면 헐크의 스냅 이후 곧바로 분해하거나 파괴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노 건틀릿은 아이언맨 슈트와 동일한 재질의 나노입자로 구성되어 있기에 재구성이나 분해도 손쉬웠을 것이며 아이언맨 슈트가 곧 나노 건틀릿이기에 나중에 혹시라도 핑거 스냅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얼마든지 다시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2014년의 타노스가 니다벨리르제 인피니티 건틀릿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고, 스톤을 빼앗기면 타노스가 그대로 스냅을 할 수 있다는 상황등을 대비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건틀릿이었으므로 파괴하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었다.

인피니티 스톤은 맨손으로 만지기에는 극히 위험하기에 스톤을 안정화 시킨 상태에서 격납해서 이송할 격납 및 이동수단으로써 건틀릿이 필요했다 칠 수도 있지만, MCU를 영화들을 통틀어보면 스톤을 맨손으로 잡고 운반하는 장면이 심상치않게 등장하는 점이 문제다. 태서렉트의 예에서 보이듯이 스톤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별다른 작용을 하지 않으며 맨손으로 만져도 지장이 없다. 퍼스트 어벤저에서 레드 스컬은 장갑을 낀 상태였긴 했지만 비활성화된 테서렉트를 맨손으로 만지며, 어벤저스에서 닉 퓨리 역시 테서렉트를 장갑을 낀 손으로 회수한다. 인피니티 워의 로키와 타노스 역시 맨손으로 만졌고, 캡틴 마블에서도 테서렉트를 평범한 가방에 담아 운송하는 장면이 나온다. 엔드게임의 아이언맨 역시 쉴드에서 보관중이던 테서렉트를 손으로 꺼내 평범한 가방에 넣고 운송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소울 스톤의 경우 평범한 인간인 호크아이가 맨손으로 잡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모습이 영화에 나온다. 맨손으로 만졌다가 파멸하는 직접적인 묘사가 나온 스톤은 파워 스톤 단 하나 뿐이다.

가공되지 않은 상시 활성화 상태라 접촉하면 체내로 흡수되는 에테르, 접촉하면 파괴적인 에너지를 주입하는 파워 스톤같은 예외가 존재하기는 하나, 에테르나 파워 스톤 역시도 특수한 격납용기나 겉에 케이스를 씌워서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입지 않고 운송할 수 있었다. 당장 엔드게임의 마지막 씬이 모든 스톤을 담은 스톤케이스를 캡틴이 들고 과거로 가는 장면임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재질의 가방에 넣기만 해도 충분히 운송이 가능했을 것이다. 좋게 쳐서 마지막 장면에서 캡틴이 가져간 케이스는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에 시간을 들여서 만든 특수한 제품이라 당시에는 없었고 비슷한걸 만들어낼 수 있던 상황이 아니어서 스톤을 운반할 케이스가 마땅치 않았다고 쳐도, 소울 스톤은 보르미르에서 호크아이가 얻을 때 맨손으로 쥘 수 있었으니 그것만이라도 빼서 운송했다면 타노스가 건틀릿을 탈취했다 하더라도 스냅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타노스 측은 인피니티 워에서도 나왔지만 건틀릿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기술력이 없어서 니다벨리르의 대장장이들을 이용해야 했다. 즉 어벤저스가 건틀릿을 파기했다면 2014년의 타노스는 건틀릿을 다시 만들어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2023년 시점에서의 메인 유니버스의 니다벨리르 건틀릿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인피니티 워 시점에서 에이트리는 손이 불구가 되어서 더 이상의 제작을 할 수 없기에 2014년의 타노스가 2023년의 에이트리를 찾아가 제작을 의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2014년의 타노스가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시점(2015년)을 전후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니다벨리르 건틀릿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작중에서 등장하는 2014년 타노스는 니다벨리르 건틀릿을 착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14년 시점의 타노스는 건틀릿이 없었다고 추정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자신에게 건틀릿이 있는데 굳이 착용하지 않고 올 당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2014년의 타노스가 네뷸라를 통해 어벤저스 멤버들이 인피니티 건틀릿을 만든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지만, 자신이 의뢰하고 제작을 지켜본 제품인 니다벨리르 건틀릿과 달리 어벤저스가 만들어낸 건틀릿은 타노스가 착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지도[21], 혹시모를 인식장치나 안전장치가 있는지도 불명인, 타노스 입장에서는 정보를 알 수 없어 신뢰할 수 없는 물건일 것이므로 자신이 갖고 있는 건틀릿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택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설령 좋게 봐줘서 니다벨리르제 건틀릿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수중에 스톤이 없기에 스톤이 없는 건틀릿은 아무 기능도 없는 애물단지라 적에게 탈취당하는 것이나 손상이 더 우려되기 때문에 굳이 착용하지 않고 왔다고 여길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해도 애매한 것이 인피니티 워 초반부의 타노스는 잔다르를 이미 궤멸시키고 파워 스톤을 얻은 뒤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건틀릿을 착용한 상태로 등장했다는 걸 생각하면 스톤이 없다고 건틀릿을 착용하지 않고 왔다고 여기기에도 여의치 않다. 또한 니다벨리르 건틀릿은 인피니티 워에서 보이듯이 온갖 전투를 거치며 히어로들의 각종 공격을 막고도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내구력을 지녔으니 손상을 우려해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상황도 고려하기 어렵다. 탈취의 경우야 더 말할 것도 없는 게 타노스가 손에 직접 착용하지 않은 상태가 가장 탈취하기 쉬운 상태임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또한 2014년의 타노스가 니다벨리르 건틀릿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어찌됐건 본편에서는 이를 착용하지 않은 채 등장하였고, 이후 캡틴 마블이 등장해 타노스의 전함(생추어리 2)을 박살낸 시점에서 타노스에게 건틀릿이 설령 있었더라도 (타노스가 직접 착용하고 오지 않은 이상) 타노스의 전함에 보관되어 있었을 건틀릿 역시 분실되어서 타노스가 당장은 회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건틀릿이 무슨 아이언맨 슈트나 묠니르처럼 사용자에게 날아와 착용되는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닐테고, 이 시점에서부터는 전함의 잔해를 이잡듯 뒤져서 찾는다는 게 아닌 한 타노스가 건틀릿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확실시되므로 타노스가 스톤과 건틀릿을 탈취해 스냅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노 건틀릿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옳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2014년의 타노스가 니다벨리르 건틀릿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사실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스톤의 유무이지 건틀릿의 유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벤저스 멤버들이 나노 건틀릿을 스스로 파기했다 치자, 만약 타노스에게 니다벨리르 건틀릿이 없었다면 남는 것은 오직 개별적인 스톤 뿐이며, 개별적인 스톤은 각각으로도 막대한 힘을 가지긴 하지만 핑거 스냅같은 전 우주적 재앙을 일으키진 못한다. 반대로 타노스에게 니다벨리르 건틀릿이 있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타노스가 니다벨리르 건틀릿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면 어벤저스가 나노 건틀릿을 파기한다 하더라도 타노스는 스톤을 탈취해 자신의 니다벨리르 건틀릿에 장착하면 핑거 스냅이 가능해지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이 경우 나노 건틀릿은 타노스에게 있어 있든 말든 아무 상관없는 물건이다. 혹여나 건틀릿이 없는 상태의 타노스에게 탈취당하면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는 우환의 여지가 될 건틀릿을 파괴하지 않을 당위성이 없다.

게다가 드워프의 기술로 만들어진 니다벨리르 건틀릿과 달리, 나노 건틀릿은 토니가 아이언맨 슈트 기술로 0에서부터 만들어낸 물건이기에 비상상황을 대비한 사용자 생체 인식, 탈착, 긴급 정지, 분해, 자폭장치를 충분히 넣을 수 있을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요소들은 전혀 언급도 되지 않는다. 당장 아이언맨 3에 등장하는 마크 42 슈트는 파츠들이 부스터를 내장하여 원격으로 분해되어서 이동하는 기능과 토니의 특정한 동작을 트리거로 작동을 정지하고 비정지 상태로 분해되는 기능이 있었으며, 마찬가지로 아이언맨 3에서 등장하는 다른 슈트들에는 자폭장치들이 내장된 것이 묘사된다. 당장 아이언맨 3의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Mk.42를 킬리언에게 원격으로 입힌 뒤 자폭시키기도 했고, 사태 종료 이후에 슈트들을 원격으로 줄줄히 자폭시키기도 했다. 또한 토르:라그나로크에서는 어벤저스의 퀸젯에 어벤저스 멤버를 인식하는 암호와 인식 기능이 있다는 것을 묘사하기도 했다. 철두철미한 토니의 성격상 이런 기능들을 첨부해도 전혀 이상이 없을 것처럼 보임에도 정작 인피니티 건틀릿이라는 매우 위험천만한 물건에 그런 비상 기능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하게 비춰지는 점이다. 당장 나노 건틀릿에 원격 정지 기능이나 자폭 기능이 있었다면 타노스가 나노 건틀릿을 뺏어 착용한 시점에서 매우 간단하게 무력화가 가능했을 것이다. 폭발물을 따로 넣을 필요도 없고 그냥 파워스톤을 건틀릿 안으로 밀어넣어 착용자의 피부에 직접 대버리는 기능만 있어도 된다. 그러나 작중에서 이런 기능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존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언급도 없다. 하다못해 자체 비행 기능만 넣어놨어도 히어로들이 릴레이로 주고받아가며 직접 달리는 생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토니가 건틀릿을 어벤저스 멤버를 제외한 제 3자에게 빼앗길 상황을 애초부터 상정하지 않았다던가, 촉박한 시간 내에 너무 급하게 만들어내느라 있어야 할 기능 중 일부를 생략했다는 식으로 관객이 보완해서 이해할 수는 있다. 아니면 비상 기능이 있었지만 핑거스냅 여파로 파손되어 쓸 수 없게 됐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부분은 긴 시간 할당도 필요없이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서 한두마디만 말하게 하더라도[22] 충분히 의문을 해소시킬 수 있는 부분임에도 작중에서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5.2. 반론

헐크의 핑거스냅 이후로 어벤져스 멤버들이 당장 건틀렛을 파괴할 생각을 안했던, 혹은 못했던 것에 대한 비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우선 어벤져스는 2023네뷸라와 2014네뷸라 사이에 서로 데이터 동기화가 발생하는 바람에 2014 타노스에게 계획을 발각당해서 그들이 2023년으로 쳐들어오는 상황 자체를 전혀 알지도, 예측하지도 못했다. 이들의 계획은 어디까지나 인피니티 스톤을 구해와서 핑거스냅으로 사라진 사람들을 부활시키고 다시 원래 시간으로 스톤들을 되돌려놓는 것 까지였고 애초에 이 계획은 미래로 쫓아올 타노스 군대와의 전투를 염두에 두고 실행한 계획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계획마저도 완벽한 것이 아니여서 작전 수행 중간중간 어벤져스 멤버들은 그들이 미처 예상할 수 없었던 많은 변수와 돌발상황에 부딪쳐야만 했다. 테서렉트를 들고 도주한 로키, 셉터 탈취과정에서 두명의 캡틴아메리카의 맞대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뒤바뀐 역사, 소울스톤을 위한 블랙위도우의 희생, 이는 모두 어벤져스의 예상 밖의 돌발상황이였으며, 네뷸라가 뒤바뀌어서 잠입하는 과정 역시도 알 수 없었던 마당에, 과거 타노스든 누구든 건틀렛을 노리고 습격해올 것까지 예상해서 만약을 위해 건틀렛을 바로 파괴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만한 계기도, 또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2014 타노스 군대와의 전투가 벌어질 것까지도 이미 내다봤고, 그 전투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도 모두 봤기 때문에 타노스에게 타임스톤을 넘겨줘가면서 스스로 희생하고 토니에게 뒤를 맡긴 거겠지만, 그걸 자세히 얘기해주고 죽은것도 아니기 때문에 살아남은 어벤져스 멤버들은 그것을 알 도리가 없었다.[23] 아마 애당초 어벤져스의 원래 계획은 인피니티스톤들을 모아와서 핑거스냅을 하고, 죽었던 사람들이 되살아난 것을 확인하고 나면 곧장 다시 인원을 나눠서, 혹은 핌 입자를 더 만들어서 살아난 어벤져스 멤버들까지 포함시켜 인원을 보강하고 정비해서, 아니면 엔드게임 결말처럼 캡틴 혼자서, 원래의 시대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스톤들을 제자리에 되돌려놓고 오는 딱 거기까지였을 것이다. 타노스 부대와의 싸움이 벌어질 거라는 건 죽은 닥터 스트레인지 말고는 아무도 몰랐으니까. 네뷸라 간의 데이터 동기화는 어벤져스 멤버들도, 2014년의 타노스도, 심지어 네뷸라 본인들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돌발상황이였고, 2014년의 네뷸라가 2023년의 네뷸라로 변장하고 미래로 몰래 잠입해와서 2014년의 타노스를 미래로 불러들이는 상황은 어벤져스의 계획상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도 없었고, 또한 2014년의 네뷸라가 미래로 잠입했을때 정체를 눈치챈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호크아이가 나중에 눈치채긴 했지만, 그조차도 이미 타노스에게 습격당하고 나서 건틀렛을 들고 도주하는 중에 벌어진 일이다.

또한 영화 상의 묘사로도 헐크의 핑거스냅 이후 건틀렛을 파괴할 시간 자체가 없었다. 헐크가 핑거스냅을 시전한 바로 직후에 곧바로 타노스가 공격을 개시하였고, 부서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호크아이가 건틀렛을 들고 아웃라이더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기 바빴다. 그러다가 캡틴의 명령을 받고는 모두 아는대로 건틀렛을 양자 터널로 가져가기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이 사이에 과연 건틀렛을 파괴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가? 만약 파괴하더라도 이후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한다.

히어로 진영의 입장에서, 타노스를 피해 건틀렛을 들고 이리저리 도망다녀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만약 건틀렛을 파괴시켜 버리면 어찌 되겠는가? 각각의 스톤을 인간의 손으로 휴대하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인피니티 스톤 중 다른 스톤은 몰라도 특히 파워스톤의 경우에는 인간 처럼 약한 생명체가 손에 쥐게 되면 신체가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묘사했다. 그렇다면 호크아이가 파워스톤을 포함한 모든 인피니티 스톤을 들고 타노스를 피해 도망다닐 수 있었겠는가? 오히려 건틀렛을 파괴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해야 파워스톤을 옮겨 다니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비평란에서는 스톤이 하나라도 없으면 타노스의 핑거스냅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지만, 스톤들 중 파워스톤 단 하나라도[24] 타노스에게 빼앗기게 되면 그 강력한 캡틴마블 조차도 한방에 나가 떨어질 정도로 강력해 지기 때문에 히어로 진영에 커다란 위협이 되었을 것임은 자명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1400만개 이상의 미래에는 분명 타노스 부대와의 싸움에서 작은 변수로 인해 스톤을 빼앗겨 결국 패배하는 결말 또한 수없이 있었을 것이다. 닥터가 이것을 예견하고 중간중간 미리 이것저것 알려줬는데도 오히려 그로 인해서 패배했던 결말도 부지기수였을 것이고. 설령 당장의 핑거스냅은 막는다 쳐도 파워스톤의 막강한 힘을 얻은 타노스가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히어로 진영으로서는 인피니티 스톤을 적으로 부터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건틀렛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작중에서 등장하는 2014년 타노스는 니다벨리르 건틀렛을 착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14년 시점의 타노스는 건틀렛이 없었다고 추정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 역시 추정일 뿐, 타노스가 건틀렛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거라는 확실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2014년 당시에 니다벨리르의 장인들이 만든 인피니티 건틀렛이 타노스의 손에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에 나온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시점에서는 분명히 인피니티 건틀렛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인피니티 건틀렛의 제작시기는 2015년 이전임을 알 수 있다.[25] 타노스는 6개의 인피니티 스톤만 언급하지 건틀렛을 언급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아 이미 니다벨리르의 건틀렛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만약 타노스에게 니다벨리르제 건틀렛이 없다면 애초에 2014년에서 미래로 올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타노스 입장에서 히어로들이 건틀렛을 직접 제작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그것이 니다벨리르제 건틀렛 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견딜 만큼 내구성이 단단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미 작중 대사로도 오로지 스톤에만 관심이 있지 히어로들이 만든 건틀렛에는 관심이 없었다. 전쟁을 치루면서 자신의 전함이 파괴되고 캡틴마블이 참전하여 전황이 불리해 지는 상황이 되니까 히어로의 건틀렛을 직접 끼고 스냅을 날리려 했을 뿐이다.

문제는 타노스의 건틀렛 보유 여부에 대한 논쟁은 관객에게 뿐만 아니라 히어로들에게도 해당이 된다. 히어로 진영으로서도 과거의 타노스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전혀 알 방법이 없었다. 만약 그 상황에서 토니가 만든 건틀렛을 파괴해 버렸다면? 히어로 진영 입장에서는 파워스톤을 운반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노스의 건틀렛 보유 여부는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핑거스냅을 하자마자 토니가 만든 건틀렛을 파괴하는 행동은 엄청난 자충수가 될 수가 있다.

다 떠나서, 애초에 토니는 언제든 건틀렛을 조작해서 스톤을 분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미리 건틀렛을 파괴하는 것보단 결정적인 순간에 건틀렛을 무력화하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6. 갑자기 존재를 감추는 히어로들

6.1.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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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구원을 위해 몰려왔던 히어로들은 타노스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착용하는 것을 막으려고 사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취를 감춘다. 특히 여성 히어로들[26]은 타노스 앞에 히어로들을 막고 있던 타노스의 군대를 공격하고 있던 중이었고 와스프, 페퍼, 슈리는 타노스에게 삼단빔을 시전하기까지 한다.[27] 다른 위치에 있어서 몰랐다거나 도움을 줄 수 없이 위기에 처했다거나 하는 상황도 아니었고 매우 갑자기, 설명없이 이들은 증발한다.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히어로들은 전투의 큰 흐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잡졸들만 상대할 뿐이며, 종국에 타노스와 직접 맞서 싸운 히어로는 캡틴 아메리카, 토르, 아이언맨, 스칼렛 위치, 캡틴 마블을 비롯한 다섯 뿐이다. 이중에서 완다는 특히 의문스럽게 증발해버리는데, 완다는 아예 타노스에 대한 복수심에 부활하자마자 타노스에게 달려가 갑옷을 뜯어내고 무력화 직전까지 몰아붙였는데 포격으로 기절하여 1차적으로 퇴장하고, 정신을 차린 이후 재등장하지만 이때는 타노스를 공격하려 향하기는커녕 타노스의 군대를 공격하는 장면만 등장하고 이후 아예 카메라에 비추어지지 않는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전투씬 극초반부에 전투지역의 수몰을 막는다는 이유로 사실상 하차해버린다. 사실 마법사들은 소서러 슈프림 급의 대마법사가 아니라도 포탈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고[28] 엔드게임에서도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히어로들을 포탈로 이동시켜 결집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이 결집 씬 이후로 포탈을 사용하는 장면이 없다. 건틀릿을 양자 터널로 운송한다는 작중의 목적에 가장 필요하던 능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건틀릿 운송에는 참여하지 않고 물이나 막고 있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아예 타노스가 건틀렛을 끼자마자 토니에게 핑거 스냅을 하라고 손가락으로 암시를 주는 장면으로 보아 아예 타노스와 히어로 4인방의 사투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 확실시되는데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심지어 닥터 스트레인지는 간단히 타노스를 미러 디멘션에 밀어넣기만 해도 타노스를 무혈제압할 수 있었다.[29] 좋게 봐줘서 닥터가 수몰을 막느라 어벤저스를 도와줄 수 없었다고 해도 전장에는 카마르 타지의 사서로써 닥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베테랑 마법사인 웡도 있었는데 웡은 초반부 결집 씬 이후 타노스의 전함의 포격을 막는 장면 이후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도 연이어 보여주었듯 타노스는 인피니티 스톤의 힘으로 얻은 특수능력을 제외하면 본신 자체는 비정상적일 정도의 내구력과 괴력을 제외하면 딱히 초능력이라고 불릴만한 능력을 선보인 바가 없다. 때문에 스톤이 없는 타노스는 그냥 헐크의 특대 강화판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별다른 특수능력이 없고 괴력과 내구력이 전부인 타노스를 제압할 방법은 기존 시리즈에 묘사된 것만 봐도 무수히 많았다.

예를 들면 직접 피해를 주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인피니티 워 때처럼 맨티스같은 정신 능력자를 통해 타노스를 기습해 제압하는 수를 쓸 수도 있었으며, 토르: 라그나로크의 로키처럼 무한 포탈에 빠뜨리거나 미러 디멘션에 감금하는 식으로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간접적인 제압이 아니라 직접 피해를 주는 방법 역시 스톰브레이커같이 타노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무기가 있었으므로 크리링이 태양권+기원참 콤비네이션을 쓰면 내퍼고 베지터고 프리져고 다 썰어버렸을 것처럼 크리링으로는 스팩 차이 때문에 못 썰텐데완다가 염동력으로 타노스의 손발을 묶은 뒤 토르가 스톰브레이커로 목을 베거나 하는 등 손쉽게 이길 방법은 그동안 진행된 세계관 확장과 능력자들의 묘사 상향으로 인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관객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히어로들의 콤비네이션은 의도적으로 언급조차 되지 않고 회피될 뿐이다. 작중의 히어로들은 콤비네이션은 커녕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따로 행동하여 도중에 증발해버리고, 각개격파되는 행동을 반복한다.

케빈 파이기가 완다라면 타노스와의 1대1 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라고 직접 말함으로써 한꺼번에 뭉쳐서 덤비는 히어로들을 타노스가 이겨낼 수 없으니 의도적 연출로 아예 히어로들을 분산시키고 아예 등장을 시키지 않으면서까지 억지 밸런스를 맞췄다는 얘기에 좀 더 힘이 실리게 되었다. 게다가 완다의 경우 타노스를 죽이기 직전까지 가다가 생추어리가 나타나서 도피했다지만 직후 캡틴마블이 생추어리를 격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등장하지 않고 증발했으므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게 확실히 맞다. 타노스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서 진심으로 죽이는 게 가능했던 완다가 뭐가 아쉬워서 생추어리가 격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발했을까? 대놓고 존재감 팍팍 뿌리며 싸운 타노스를. 심지어 염력으로 날 수도 있는 완다가 타노스를 못 찾았을 리는 없다. 개연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부분이다. 만약 인피니티 워에서 생추어리가 나왔다고 가정하면 토르가 생추어리로 타노스가 튀었다고 해서 타노스를 끝까지 죽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분노가 토르와 마찬가지로 극에 달한 완다가 타노스를 쫒지 않은 것은 개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대다 대규모 육탄전을 다룬 헐리웃의 전투신 연출 방법론을 따랐다'라며 이야기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 문단에서 말하고 있는 개연성 부족, 연출 부족은 엔드게임이 이런 보편적인 창작공식을 따랐다는 것과는 전혀 궤가 다른 이야기다. 문단의 주요 논점은 배경 공간을 하나로 설정한 다음, 이 공간을 분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물만 사라져버리니 인물이 증발해버리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

예컨대, 대규모 백병전을 그리는 영화의 최고봉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반지제왕의 클라이막스이자, 가장 유명한 대규모 백병전 장면인 펠레노르 평원전을 보자. 이 장면은 간달프가 서 있는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 세오덴 왕과 로히림(+실드 메이든 에오윈과 메리+레골라스)가 서있는 펠렌노르 평원, 아라고른이 해적선을 타고 있는 펠레노르 항구를 이어붙임으로써, 장소 간의 수평적 공간감, 평원의 수평적 공간감, 성의 수직적 공간감을 합해 거대한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세 공간의 중심에 있는 주역들은 서로 괴리되어 각각의 장소에서 전투를 치르기 때문에, 한 시퀀스 안에서 정신없을 정도로 와이드 샷과 커버리지 샷을 반복하고 있다. 첫 장면의 로히림 돌격 시퀀스 단 하나만 봐도, 로히림이 평원 끝에 집결하는 와이드 샷→세오덴 왕 클로즈업→데른헬름(에오윈) 클로즈업→오르크 대장 고스모그 클로즈업→다시 로히림 방향 와이드 샷→평원 방향 와이드 샷→연설하는 세오덴과 고개를 돌리는 데른헬름 클로즈업→다시 로히림 와이드샷→모르도르군 와이드샷→세오윈 클로즈업→데른헬름 클로즈업→메리 클로즈업→다시 로히림 와이드샷→돌격하는 로히림 클로즈업→다시 모르도르군 와이드샷→돌격하는 데른헬름 클로즈업→다시 모르도르군 와이드샷→다시 돌격하는 파라미르 클로즈업...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줌인과 줌아웃을 교차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연출가가 정서불안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교차해서 잡지 않으면 각 샷간의 괴리감이 커져, 이어붙인 하나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장면이 아니라 뚝뚝 떨어뜨린 장면처럼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각 장면을 잘라서 이어붙일 수 있지만, 감상하는 인간의 눈은 보고 있는 시야를 잘라서 이어붙일 수가 없으니까.

한 시퀀스가 아니라 테이크 순으로 펠레노르 평원 전투를 쪼개봐도, 마치 공식처럼[30] 와이드 샷이 끼어들어가는 부분이 있다. 로히림이 돌격하는 테이크, 양 진영이 충돌하는 테이크, 데른헬름과 메리가 무마킬에게 돌격하는 테이크, 세오덴이 위험에 빠지고 데른헬름이 구원하는 테이크, 메리가 낙마하고 무마킬의 시체 아래로 기어나오는 테이크, 앙그마르의 위치킹이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에서 날아와 세오덴 왕을 낙마시키는 테이크, 아라고른이 등장하는 테이크의 첫 부분과 중간 부분에는 반드시 와이드 샷이 들어가며 다른 인물이나 주변 상황을 비춘다. 제시한 부분들을 잘 보면 와이드 샷이 들어가는 부분은 1. 배경이 전환될 때, 2. 상황(이나 사건)이 전환될 때, 3. 인물이 전환될 때의 앞부분, 그리고 중간부분인 것을 알 수 있다. 이걸 왜 굳이 비추냐면, 영화를 보여주는 감독 입장에서는 지금 전환되는 배경, 사건, 인물이 무엇인지 컷 단위로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그 영화를 보는 관객은 그걸 모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배경이 전환될 때 와이드 샷이나 마스터 샷이 없으면 관객이 배경이 전환된 사실을 알수가 없기 때문에 순간 혼란해지고 몰입이 떨어지게 된다. 사건이 전환될 때 와이드 샷이 없으면 관객은 1.이 사건이 어떤 인과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2.이 사건이 시나리오 상에서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3.이 사건이 시나리오 상에서 무슨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를 알 도리가 없다. 인물이 전환될 때 없으면? 인물이 마치 순간이동하거나 증발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애초에 순간이동 신이라는 것이, 인물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장면을 찍은 다음, 이 인물이 이동하는 장면과 그 목적지를 비추는 장면을 잘라내서 각기 다른 장소에 비슷한 시간대에 위치한 장면을 이어붙혀서 만드는 거니까.

윗 문단을 이해했다면, 이제 이 파트에서 지적하고 있는 히어로들의 증발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벤저스! 어셈블."의 마스터 샷과 양 진영의 충돌 직후, 첫 클로즈업까지는 양 진영이 팽팽하게 겨루는 모습이 잘 묘사된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그 이후 스파이디가 인피니티 건틀릿을 잡아들기 전까지 와이드 샷 자체가 없다. 각 인물간의 위치를 설정해주는 설정 샷(마스터 샷)이나 전체적인 배치구도를 보여줄 와이드 샷이 없이, 한 인물의 시퀀스에서 다른 인물의 시퀀스로 화면이 단숨에 전환되어버린다. 그러니 관객 입장에서는 인물이 증발하거나 순간이동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영화 상에서는 장면을 비추는 카메라가 전환된 것이지만, 이것을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실제 관객 눈에 비치는 화면에서는 증발한 것이 맞으니까.

또한, 이러한 영화의 구조적 문제를 히어로가 너무 많았다,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 상황을 만들기가 힘들다 등등 영화 제작자의 사정과 편의를 지레짐작하고, 추측하고, 상상해서 옹호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당연히) 논리적으로도 옳지 않지만, 논리적으로 옳다 그르다를 말하기 이전에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 구매자가 구매한 상품에 대해 평가를 할 때, 이 평가에 제작자의 사정을 추측해서 반영하는 것은 평가의 기준으로 들이대기엔 매우 부적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히어로가 너무 많아서 구조적 문제가 생겼다? 관객이 히어로를 그렇게 많이 만들고, 많이 넣으라고 강요했나? 전투 장소가 넓어서 화면에 잡기 어려웠다? 관객이 거기서 싸우라고 멍석이라도 깔았을까?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개연성이 부족해졌다면, 그건 어떤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이, 그냥 개연성이 부족한 거다.[31]

또한, 제작자의 사정에 대한 공감과, 제작자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엄격히 분리되어야 한다. 역으로 말해보자. 만약 엔드게임 히어로가 너무 많아져 만들기 힘들다보니 중간에 cg처리가 되지 않아 피아노선에 매달린 배우가 스크린에 그대로 상영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그것을 '히어로가 많아서 힘들었으니까 영상 오류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가? 히어로가 너무 많다보니, 대사량이 너무 많아져 감독, 각본, 배우가 모두 착각해서 뜬금없이 캡틴이 페퍼에게 '사랑해, 자기야.'라는 대사를 읊는 영상이 스크린에 상영되었다고 하면, 대사량이 많아 힘들었으니 대사 오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제작사의 사정은 사정이며, 결과물의 평가는 평가다. 그 중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택할지는 관객 각자의 몫이다.

6.2. 반론

비평항목에서 캐릭터가 증발하는 장면이 총집결한 히어로들의 무력을 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본말이 전도된 의견을 펴고 있는데, 그저 설정상 타노스가 약하므로 억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연출하기 편하라고 히어로들을 분산시켰다는 주장은 개연성이 없다는 근거가 되기 힘들다. 즉, 히어로가 카메라에서 사라지는 상황 자체가 전개상 설득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야지 영화 외적인 설정과 시나리오 전체에서 찾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히어로들이 증발하는 문제는 연출상의 문제지 개연성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비평항목에서 캐릭터들이 갑자기 증발한다는 이유에 대하여 연출상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것이 왜 개연성이 부족한 장면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엔드게임의 전투씬의 연출상의 문제는 일반적인 다수대 다수의 대규모 육탄전을 다룬 헐리웃의 전투씬 연출 방법론을 따르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보통 대규모 전투씬을 다룰때는 동시다발적으로 수많은 캐릭터들이 엉겨 붙어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이들의 전투씬을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다수대 다수가 맞붙는 장면을 와이드샷으로 넣은 후, 캐릭터 별로 각자 적들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동시에 싸우고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각인 시킨 다음에, 전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을 위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려한 전쟁씬으로 유명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의 경우로 예를 들어보자.
펠렌노르 평원의 로한기마대의 전투 장면은 대규모 군단이 서로 붙는 와이드 샷을 먼저 보여준 후, 세오덴 왕을 비롯하여 각각의 캐릭터들이 개별적으로 활약 하는 장면을 순차적으로 비춘다. 미나스티리스 성을 지키는 공성전을 지휘했던 간달프는 로한기마대가 등장하고 난 뒤, 성문앞에 앉아서 피핀과 대화를 한 후에는 전투씬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고 세오덴 왕과 로한기마대 중심으로 사건을 이어간다. 그러나 로한기마대가 평원에서 오크족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어도 관객들은 간달프가 열심히 성문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상함으로써 인식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전투씬 연출에서 제한된 영화의 상영시간 아래 보여줄 수 있는 시간적 공간을 절약하는 기능을 한다. 이것을 간달프가 증발했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나즈굴도 마술사왕을 제외하고 어느순간 부터 사라져 버린다. 사실 이런 연출방식을 사용하면 수많은 캐릭터를 모두 다루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중심 사건에서 벗어난 캐릭터 중 일부분이 사라지는 현상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비평란에서 반지의 제왕 전투씬이 가지는 모범적인 전쟁씬 연출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엔드게임의 전투씬도 사실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공식을 따른다. 전투씬 시작과 함께 와이드샷으로 거대한 전장을 비춘 뒤 마스터 샷으로 아군과 적군을 교차로 보여준다. 이후 아군과 적군이 격돌하는 순간을 약 20여초 간의 롱테이크 샷으로 훑어 준 뒤, 캡틴과 토르,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스타로드와 가모라와의 커버리지 샷이 이어진다. 그 이후로도 건틀렛 공방전과 여성 어벤져스의 전투씬 사이사이에 마스터 샷과 와이드 샷이 들어가면서 10여명의 여성 히어로들이 적들의 대군과 대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헐리웃의 공식화 된 전투씬을 잘 따르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이 증발한다는 느낌 자체는 없애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평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카메라 전환상의 문제이며 한 장면에서 다른장면으로 너무 갑자기 넘어가 버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분명 연출상 부족한 부분인 것은 맞다.

이유는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 수와 엔드게임의 히어로 수가 너무나 크게 차이나기 때문으로 이것을 연출로 극복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 자체가 소설, 게임, 드라마, TV애니메이션 등의 다른 매체와는 달리 대부분 2~3시간의 시간 제한을 가지고 있으며,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한도의 서사적 완성도를 이끌어 내는 것이 제작진들의 숙명이다. 이에 대해 영화 제작사의 사정과 완성도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분리해야 한다는 비평란의 주장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대학교 영화동아리에서 사비를 털어 1천만원을 모금한 뒤에 엔드게임 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이들은 부족한 예산덕에 어설프지만 제법 그럴싸한 특수효과로 영화를 완성하였다. 이것을 대자본의 화려한 특수효과를 기준으로 형편없다고 무조건 깍아내리는 사람과 그래도 저예산 치고는 잘했다 라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의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

등장인물이 2명이 나오는 영화와 20명이 나오는 영화가 똑같이 2시간이라면 동일한 서사적 완성도와 캐릭터의 깊이를 표현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감독과 제작진들은 관객의 상상으로 커버 가능한 부분들 위주로 점프컷 같은 편집기법을 동원해 가면서 러닝타임과 치열한 씨름을 한다. 따라서 20명이 나오는 영화는 2명이 나오는 영화에 비해 구멍이 숭숭 뚫릴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약점을 가지므로 이를 평가할 때는 중심서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얼마나 편집을 잘하여 그 구멍을 최소화 했는가와 한정된 시간안에서 수많은 캐릭터성을 얼마나 잘 살렸는가를 고려하게게 된다.[32] 이것을 단순히 2명 나오는 영화를 기준으로 서사가 떨어지니 캐릭터성이 얕니 하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이는 캐릭터가 많으니 무조건 제작진의 편의를 봐주자는 의견이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라도 개연성이 지나치게 무너져서 서사가 엉망이 되거나 캐릭터성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여지없이 혹평을 받는다.

그러므로 엔드게임에서 다소 부족한 연출로 인한 캐릭터가 증발하는 부분이 과연 개연성이 지나치게 떨어지는가? 라는 질문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이다. 적어도 작중 전투씬에서 중간중간 와이드 샷과 마스터 샷이 하는 역할을 보아 히어로들이 짜임새 있는 작전 없이 드넓은 전장에서 중구난방으로 각개전투를 치르고 있다는 상황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다. 그 상황에서 카메라는 오로지 토니의 건틀렛을 따라 그 근처에서 싸우고 있는 히어로들을 비출 뿐이다. 다른 히어로들도 각자 동시다발적으로 싸우고 있기 때문에 건틀렛을 운반하는 히어로들을 개별적으로 비추거나 타노스와 주요 히어로가 1대1격투를 벌일 때도 나머지 히어로들은 다른 곳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현실에서의 상황을 대입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작품 내의 장면을 바탕으로 묘사한 것 뿐이다. 이 부분이 개연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려면 다른 곳에서 열심히 싸우느라 카메라 앞에 피춰지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전개상 어색하고 무리수를 두는 것이어야 한다. 바꿔 말해서 만약 타노스가 건틀렛을 집자 마자 다른 적들은 온데간데 없고 그 주위로 살기등등한 20여명의 히어로가 빙 둘러싸서 노려보다가 한꺼번에 공격하는 장면이 들어갔다면 연계전투를 원하는 관객의 눈은 만족시킬 수 있을 지 모르나 훨씬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이 되었을 것이다.

인피니티 워에서의 타이탄 씬과 같은 다수 캐릭터 들의 협동을 통한 다이나믹한 전투를 원하는 관객일 경우에 각개전투만 반복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며 실망할 여지는 당연하게도 있겠으나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은 명백히 상황이 달랐다. 인피니티워의 경우, 타노스가 타이탄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작전을 세워놨기 때문에 가능한 전투인 것이다. 엔드게임에서는 대규모 군단과의 대치를 앞두고 핑거스냅으로 사라졌던 히어로 군단들이 캡틴을 지원하러 막 도착한 상황이었다. 전투 도중, 비록 모양새가 좋지는 않아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수몰을 막느라 전투에서 이탈한 것은 분명하게 보여주었고, 히어로 진영에서는 모든 히어로가 와이드 컷 또는 커버리지 컷을 받아 각자 따로 전투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모습이 분명히 표현된다. 드넓은 전장에서 각자가 싸우고 있으므로 타노스를 상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한데 모이는 상황을 만들기는 힘들다. 그래서 갑자기 피터 앞으로 여성들이 한데 모이는 장면이 부자연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 캐릭터들이 차례로 타노스에게 1대 1로 맞서다가 나가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히어로들의 유기적인 협동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비판의 여지가 없지는 않으나 역시 개연성과는 별개의 비판점이며 다수 대 다수의 대규모 전투 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개연성이 없다고 하기 힘들다.

7. 타노스의 부족한 전투력 묘사와 핑거 스냅의 필요성

7.1. 비평

위에서 이어지는 문제점. 일단 미리 말해두자면 분명 설정상, 또는 작중에서 실제로 묘사되는 여러 전투신들을 미루어보아 타노스는 현재까지 MCU 세계관 내에서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들 중에서도 순위권에 들 만큼 강력한 존재이며, 다수의 히어로 또는 빌런들이 때거지로 덤벼들어도 당해낼 수 없는 강력한 피지컬과 탁월한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맞다. 허나 그와 동시에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가진 MCU 세계관 내에서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작중에서 묘사된 것 이상의 초월적인 강함을 가졌어야 했다는 것 또한 부정 못할 사실이다.

우선 인피니티 워 개봉 당시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밝힌 설정에 의하면, 타노스는 타이탄 전투에서 활약한 히어로들 전원[33]을 건틀렛이 없는 맨몸 상태로도 충분히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초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자진해서 타임 스톤을 넘겨준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인피니티 워 당시의 타노스는 극 초반부터 시종일관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여준다. 작품 도입부부터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진정한 천둥의 신으로서 각성한 토르는 물론, 노도와 같이 덤벼드는 헐크를 마치 어린애 다루듯이 가볍게 두들겨 패 제압하는 것을 시작으로, 작품이 전개되며 스톤을 하나 둘 획득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기 위해 단체로 달려드는 히어로들을 별 어려움 없이 털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급기야 스톰브레이커를 얻고 기습을 가해 타노스 자신의 가슴팍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주는데 성공한 토르를 여유롭게 비웃으며 끝끝내 핑거 스냅을 시전함으로서 이견의 여지 없는 완벽한 승리를 쟁취해내기까지 한다.

엔드게임의 하이라이트 도입부인 빅3[34]와의 3:1 전투에서도 묠니르를 들고 토르의 신체능력과 권능을 얻은 캡틴의 공격에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별다른 피해 없이 압도적으로 털어버림으로서 건틀렛이 없어도 다수의 히어로들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투 시작 전에 토르가 묠니르를 캡틴에게 넘겨준 상태로 싸웠다면 반대로 타노스가 털렸을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이후 토르와 캡틴이 동시에 달려들어 스톰 브레이커와 묠니르를 이용해 타노스의 목을 자르려고 발악하다가 도리어 순식간에 제압당한 것을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35][36] 그 외에도 거대 전함 생추어리 II를 순식간에 박살내는 초월적인 강함을 자랑하는 캡틴 마블을 상대로 비교적 당황하지 않고 노련하게 대처하는 탁월한 전투센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앞서 서술했듯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어벤저스의 상위권 강자들보다 다소 강한 수준의 무력을 보여줄 뿐, 도저히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고 절망적인 느낌을 줄만한 무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사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점이다. 인피니티 워 시점의 타노스에게는 인피니티 스톤이라는 각종 특수한 권능을 부여해주는 세계관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무기가 있었지만, 엔드게임 시점의 타노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는 그저 튼튼하기만 할 뿐인 갑옷과 쌍인검 한 자루, 그리고 거대 전함 생추어리 II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해야 할 적들은 인피니티 워 시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 데다가, 별다른 파워업 아이템을 통해 전력을 보강하는 연출조차도 없다. 심지어 갑옷과 쌍인검은 스칼렛 위치의 염력에 의해 제 기능을 잃게 되며, 그나마 남아있던 믿음직한 전력인 생추어리 II조차 캡틴 마블의 등장과 함께 무참히 파괴되고 만다.

게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비전의 죽음으로 인해 각성한 스칼렛 위치의 염력에 제대로 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다가 생추어리 II의 무차별 폭격을 요청하여 간신히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캡틴 마블과의 싸움에서는 혼신의 박치기를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데미지 하나 주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을 연출함은 물론이요, 전력을 다한 그녀에게 완력으로 밀려 무릎을 꿇는 것도 모자라 끝내 자력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인피니티 건틀렛에서 파워 스톤을 분리하여 캡틴 마블을 날려 버리는 것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하기까지 한다. 만에 하나 타노스에게 파워 스톤이 없었다면 십중팔구 캡틴 마블에게 제압당해 이야기 자체가 끝났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여성 히어로들의 삼단 빔 공격에 맞고 꼴사납게 땅을 구르는 등,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최종보스로서는 굴욕적이라고 할 만한 장면을 여럿 만들어 위상이 크게 깎였다.

이렇듯 스칼렛 위치 또는 캡틴 마블과의 1:1 상황에서조차 애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를 이어서 생각해보면 "만약 이 둘이 함께 협공했다면 비교적 간단하게 타노스를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또는 "그 뿐만 아니라 인피니티 워 당시에 제법 괜찮은 전적을 보여주었던 히어로들까지 함께 가세하여 협공을 가한다면 굳이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하지 않았어도 건틀렛 없는 타노스 쯤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관객들에게 주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닥터 스트레인지나, 웡이 라그나로크에서 로키에게 썼던 포탈을 열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떨어지게 두었더라면, 스페이스 스톤이 없던 이 시점의 타노스는 자력으로 탈출할 수조차 없다.

리더인 타노스는 물론이고 휘하 세력 중 나름 네임드급이라 할 만한 강력한 힘을 가진 블랙 오더들 조차 밟혀서 리타이어하거나 창에 맞아 부상을 입는 등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채 속절없이 털려나가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더더욱 굳이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할 당위성을 찾기 어려워진다. 앞서 몇번이고 강조했듯, 막말로 타노스가 건틀렛과 스톤을 얻는다는 이상사태만 벌어지지 않았다면 스냅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엔드게임 개봉 이후, 케빈 파이기가 공식적으로 완다가 외부의 방해가 없었다면 타노스를 1:1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 발언함으로서 이러한 추측들은 추측 수준을 넘어서서 준 공식 설정 수준의 쐐기를 박아놓은 것이나 다름 없게 되었다.

물론 작품 외적으로 봤을 때 아이언맨은 이번 작품을 마지막으로 MCU에서 퇴장해야 하고, 동시에 생명체 절반을 먼지로 만들었던 타노스 본인이 먼지가 되어 소멸하는 연출의 통쾌함 등을 생각해보면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하는 것에 딱히 당위성이 없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또한 감독 인터뷰에서 핑거 스냅 이외의 방법으로는 결코 타노스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이미 공언되었기 때문에 설정상으로는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해야 했던 것도 맞다. 그러나 작중 상황이 아이언맨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상황을 뒤집어야 했을 정도로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은 결코 쉬이 좌시할 수 없는 큰 문제다. 관객들로 하여금 아이언맨의 핑거 스냅에 이견의 여지 없는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빅3를 압도하는데 그치는 타노스가 아닌, 어벤저스 전원을 여유롭게 상대 가능한 압도적인 전투력을 가진 타노스의 모습을 묘사했어야 했다. 스칼렛 위치, 캡틴 마블같은 강력한 히어로들조차 타노스를 막을 수 없었으며, 전투에서 사망자나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등 작중 상황을 훨씬 더 절망적으로 묘사했어야 했던 것이다.

공식 설정이 어찌되었든 작품 내에서 보여지는 것만으로 타노스의 최종보스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은 명백한 연출 미스이다. 이러한 설정을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역량이자, 감독에게 주어진 역할일진데 이를 작품만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도 동일하게 지적된 점인데, 작중에서 울트론은 비전 없이 어벤저스의 힘만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강적이라고 언급되지만 정작 연출상으로는 찌질하기 짝이 없는 모습과 히어로들에게 당하는 모습이 더 부각되다 보니 허접한 빌런이라는 인식이 대세가 되어 크게 욕을 먹은 바 있다. 그나마 타노스는 작중에서 마냥 당하거나 적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등의 찌질한 언행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여럿 보여주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다.

심지어 타노스는 인피니티 사가라는 10년 동안 이어져 온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종보스이다. 또한 이전 영화부터 부하들에게 우주 최강의 존재로 불렸고, 그에 걸맞는 포커싱을 여럿 받아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에 걸맞는 위상과 강함을 부각시켜 주었어야 했다. 단순히 일종의 분기별 보스로서 등장했던 로키나 제모 등의 빌런과는 중요도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 이러한 캐릭터가 모든 히어로들을 압도하는 초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게다가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1400만개에 달하는 미래 중에서 타노스에게 승리할 수 있는 미래는 오직 단 하나 뿐이라는 전작에서의 언급까지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한 타노스가 고작 빅3를 압도하는데에 그친 것은 결코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백 보 양보해서 타노스를 초월적인 강자로 묘사하지 않더라도 어벤져스 1편에서처럼 히어로들이 타노스의 군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핑거 스냅 없이는 타노스 일당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을 관객들도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타노스 일당이 히어로들을 몰아붙이는 장면보다 히어로들에게 쓸려나가는 장면들이 훨씬 더 많이 묘사되었다. 최종보스인 타노스조차도 건틀렛이 없으면 이기기 힘든 히어로가 최소 2명이나 있는 마당에 타노스의 군대마저 영 맥을 못추는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오히려 히어로측이 아닌 타노스 일당이 핑거 스냅 없이는 히어로들을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묘사되어 버린 셈이다. 도저히 논란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다.

앞서 '증발하는 히어로들' 파트에서 설명한 영화가 관객을 이해시키는 공식에 대해서 이해했다면, 이제 이 파트에서 지적하고 있는 의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벤저스! 어셈블."의 마스터 샷과 양 진영의 충돌 직후, 첫 클로즈업까지는 양 진영이 팽팽하게 겨루는 모습이 잘 묘사된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로, 스파이더맨이 인피니티 건틀렛을 잡아들기 전까지의 와이드 샷 자체가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 앞서 상황이 전환될 때 와이드 샷이 없으면 사건의 원인, 의미, 결과가 희미해진다고 서술했는데, 바로 이런 식으로 마스터 샷이나 와이드 샷이 없이 커버리지, 그것도 클로즈업 샷이나 바스트 샷만으로 사건을 진행하니 관객 입장에서는 다들 같은 공간에서 싸우고 있는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캐릭터가 그 공간의 어디 쯤에서 왜 싸우고 있는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캐릭터가 적을 이기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치열한 접전 끝에 이 캐릭터가 이기는 장면이 나오더라도 그게 어떤 내용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오는 커버리지 샷이라고는 히어로 진영의 인물들이 적들을 파리 때려잡듯이 갈아버리거나, 그것도 모자라 헬멧을 벗어던지고 포옹을 나누거나 자기들끼리 농담 따먹기를 하는 등의 맥 없는 장면들이 전부다. 화면상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종합해보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히어로들이 적들을 별 어려움 없이 갈아버리고 있는 것 같다." 정도의 느낌 밖에 받을 수가 없다. 물론 실제 현실처럼 보는 눈으로 해당 장면을 보면 당연히 타노스의 군대가 패배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라는 장르는 실제 현실을 그대로 찍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영화란 인과관계가 제대로 설명되고 맺어짐으로써 비로소 관객을 설득할 개연성을 갖추는 엔터테인먼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에서는 화면 가득 제시되는 장면 전체가 히어로 진영이 상대 진영에게 시종일관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고, 서로 포옹도 하고 농담 따먹기를 하는 것도 모자라 전투 한가운데에서 아군에게 킥샷을 날려 쓰러뜨리는 여유 가득한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당연하게도 관객 입장에서는 히어로들이 다 이기고 있는 여유로운 상황에서 굳이 핵심 인물이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까지 해가면서 핑거 스냅을 해야 한다는 생뚱맞은 인과로 이어지는 본작의 서사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7.2. 반론

타노스의 부족한 전투력 묘사 자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건틀렛이 없는 타노스는 홀로 헐크를 손쉽게 제압하고 빅3가 한꺼번에 덤벼들어도 비교적 손쉽게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순수 피지컬 이외에 별다른 특수능력이 없기 때문에 스칼렛 위치나 캡틴 마블보다는 다소 낮은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고, 공식 설정으로도 이를 확인시켜주었다. 이를 작품 내에서는 일관되게 묘사하고 있고, 딱히 눈에 띄는 설정오류 같은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핑거 스냅을 해야 한다는 전개의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위 문단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첫째로 절박한 상황을 이끌어내기 위한 빌런으로서의 타노스가 무조건 최강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허구적 상상인 영화에서는 스토리 전개와 상황 연출에 따라서 얼마든지 약한 적이 아군을 위기로 몰아 넣는 것이 가능하다. 당장 어벤져스 1편의 로키와 시빌 워의 제모가 그런 케이스의 빌런이다.

둘째로 공식 설정상에서 타노스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핑거 스냅 뿐이라는 부분은 타노스가 최강은 아니더라도 타노스가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핑거 스냅을 통해 우주를 파괴해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상에서 타노스가 보여주는 스톤에 대한 어마어마한 집념을 생각해본다면 딱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비록 스칼렛 위치와 캡틴 마블이 타노스보다 강력할 지언정, 금강불괴에 가까운 타노스를 죽일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37][38] 당장의 전투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인간보다 훨씬 더 긴 수명을 가진 타이탄 종족인 타노스가 대부분의 지구의 히어로들이 수명이 다해 사망한 후인 100년 쯤 뒤에 다시 나타나 핑거 스냅을 시도한다면 그 때는 히어로들이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즉, 당장의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타노스로부터 영원히 핑거 스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히어로들의 진정한 사명인 셈이다. 그 방법이 누군가가 희생하여 핑거 스냅을 하는 것이라면 그 장면까지의 전개 과정이 충분한 설득력과 개연성을 가지도록 연출하면 된다.

실제로 강력한 히어로들의 선전과 캡틴 마블의 참전으로 인해 전황 자체는 히어로 진영이 매우 우세한 상황이었지만, 결국에는 타노스를 저지하는데 실패하여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해야 하는 급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으로 몰고 가기 까지의 과정 자체가 개연성이 있는지는 하나하나 따져봐야 할 문제다.

셋째로 영화 내의 전투 연출상에서 히어로들 각자가 각개전투를 하고 있었다는 상황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런 장면을 설명할 설정 샷이나 와이드 샷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뭉쳐서 타노스를 한 번에 제압하기 힘들다는 개연성은 확보할 수 있다. 스칼렛 위치와 캡틴 마블과의 연계 전투 같은 것도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으나, 작중 상황을 보자면 그런 장면이 없다고 해서 딱히 개연성이 크게 무너지게 되는 것도 아니다.[39]

다시 작중 상황을 설명하자면, 호크아이가 건틀렛을 들고 도망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건틀렛 공방전이 벌어진다. 이 때 헐크가 건틀렛을 과거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여 앤트맨의 양자터널을 타임머신으로 이용하기로 한다. 그 와중에 타노스와 스칼렛 위치의 1:1 전투가 벌어지게 되고, 비전을 잃은 슬픔으로 각성한 스칼렛 위치의 강력한 염력에 제압당한 타노스가 생추어리 II의 무차별 폭격을 지시하는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한 편 히어로들은 생추어리 II의 무시무시한 폭격에 맥을 못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위기에 몰리지만, 캡틴 마블이 극적으로 등장하여 생추어리 II를 순식간에 파괴함으로서 히어로들을 구한다. 그 후 스파이더맨으로부터 건틀렛을 이어받은 캡틴 마블은 수많은 적들의 방해를 뚫고 앤트맨의 양자터널을 향해 날아가지만, 타노스가 던진 쌍인검에 의해 양자터널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후폭풍과 함께 적과 아군 할 것 없이 대부분 리타이어 당한다.[40] 강력한 힘을 가진 캡틴 마블 조차 그 폭발과 함께 수십 미터를 날아가 잔해에 처박히면서 건틀렛을 놓치고, 때마침 그 자리에 가까이 있었던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와 타노스 간의 건틀렛 쟁탈전이 벌어진다. 타노스는 빅3의 필사적인 공격을 모조리 파훼한 뒤 건틀렛을 손에 끼고 곧바로 핑거 스냅을 시도하지만, 태세를 추스린 캡틴 마블이 다시 날아와 타노스를 저지한다. 압도적인 힘으로 타노스를 제압하기 직전까지 몰고 간 캡틴 마블이었으나, 순간 파워 스톤을 건틀렛으로부터 빼내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는 타노스의 기지 앞에 리타이어 당하고 만다.

양자터널의 폭발에 의해 발생한 후폭풍에 의해 대부분의 히어로들이 나가 떨어지고 캡틴 마블마저 타노스의 손에 의해 리타이어 당한 마당에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하지 않았다면 타노스에게 도로 빼앗기지 않고서 다른 강력한 히어로들을 불러 저지할 수 있었을까? 그 순간만큼은 그 누구도 타노스를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답이 없는 위기 상황이었고, 이를 막기 위한 아이언맨의 핑거 스냅 역시 마찬가지었다. 때문에 아이언맨의 핑거 스냅 또한 개연성에 크게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인과관계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거나 앞 뒤가 도저히 맞지 않아서 개연성이 없다고 할 만한 부분이 있는가? 전투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분명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해야 할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히어로들이 타노스 군단을 압도하는 상황이었다. 여기까지는 굳이 핑거 스냅을 하지 않아도 히어로들이 승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다. 히어로들이 아주 유리한 상황이었고 타노스는 강력한 스칼렛 위치의 염력에 붙잡혀 위기를 맞지만 무차별 폭격을 지시하여 이를 모면하고, 타임머신으로 인해 스톤을 잃을 상황에 처하자 쌍인검을 던져 양자터널을 파괴함과 동시에 대다수의 히어로들을 리타이어 시킨다. 캡틴 마블과의 1:1 대결에서는 힘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여 파워 스톤을 왼손에 끼워 날려버리는 등 스톤에 대한 집념으로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내면서 히어로들을 점차 궁지로 몰아가고 결국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든다. 요컨데 타노스, 또는 타노스의 군대가 너무나도 강력하여 핑거 스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가 아니라, 타노스가 스스로의 약점을 하나씩 극복해가며 아이언맨의 희생이 필요할 정도로 히어로 진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가 본편의 정확한 서사라고 할 수 있다.[41][42][43]

이러한 전개가 개연성이 없다고 단정짓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히어로들에게 절망적인 상황을 일부 히어로보다 다소 전투력이 떨어지는 타노스 스스로가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어벤져스 1편의 상황을 들 수 있다. 로키는 명백하게 어벤저스의 전력에 비해서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언맨이 핵미사일을 우주로 보내며 목숨을 희생할 뻔한 상황까지 몰고 간 바 있다.[44]

정리하자면 11년에 걸친 장대한 대서사시의 마무리 작품의 최종보스로서 타노스의 다소 부족한 전투력 묘사는 말 그대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함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어느 정도 배신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묘사이다. 하지만 개연성 측면에서 보자면, 일부 히어로보다 떨어지는 스펙으로도 어벤저스를 커다란 위기에 빠뜨린다는 전개 자체의 개연성은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8. 핑거 스냅을 왜 전투 후에 시전하는가?

8.1. 비평

닥터 스트레인지는 왜 굳이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고 나서야 핑거스냅의 신호를 보낸 것인가? 히어로 측에서 핑거 스냅을 할 기회는 전투 중에도, 심지어 전투 전에도 수십번은 있었다. 건틀렛은 명백히 히어로들이 소유하고[45]있던 걸 이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작전으로 인해 타노스에게 헌납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지 타노스나 휘하 블랙 오더가 지략, 무력을 이용해 빼앗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히어로 진영에는 토니 말고도 핑거 스냅을 견딜만한 걸출한 신체를 지닌 히어로들이 꽤 있었다. 토니가 핑거 스냅을 해야만 이길 수 있다! 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당위성이 부족하고 아귀가 맞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모든 히어로가 쓰러지고 토니 혼자 남아 핑거 스냅을 할만한 사람이 토니 밖에 없을때야 맞는 것이지 최후의 전투는 분명히 히어로측이 이기고 있던 상황이었다.[46] 근데 이대로 전세만 굳혀도 알아서 이길 것을 히어로들이 건틀렛을 부자연스럽게 뺏기는 바람에 모든 게 수포가 될 상황이 엄청나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 뿐이다.
요약하자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봤던 1400만개의 미래 중 승리하는 미래가 이것이라면 부활 이후 모든 과정은 불필요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멀티버스의 타노스가 현재 시간선을 침공하는 미래를 봤고, 그냥 바로 타이탄에서 지구로 돌아와 두번째 핑거스냅을 해야 완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알리면 끝이다. 그럴 여유는 충분하였고 토르캡틴 마블같이 스냅의 반동을 버틸만한 적격자들도 충분히 있었다. 또한 도중에 참여한 캡틴 마블은 아예 건틀릿과 스톤의 운반을 맡아서 단독으로 핑거 스냅을 시전할 기회도 충분히 있었다.

다만 캡틴 마블은 합류 자체가 늦었으며, 첫번째 스냅 씬에서 지나가듯이 설명되듯이 토르는 몸이 심각하게 망가져서 스냅의 반동을 버틸 수 없었을 거라고 언급하기는 한다. 감독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설정상 핑거스냅을 한 이후에도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히어로는 오직 헐크 뿐이다. 물론 이것은 '스냅을 한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는 히어로가 헐크밖에 없었다는 것이지 스냅을 시도할 수 있는 히어로가 헐크만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엔드게임의 결말이 초능력은커녕 아무 능력도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토니가 핑거스냅을 하고 그 반동으로 사망하는 것임을 감안해보면, 적어도 작중의 모든 히어로가 스냅을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토르가 약해졌다고 해도 아스가르드인인데 그냥 평범한 인간인 토니보다 못하겠나?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적어도 헐크처럼 스냅 이후에 생존하지는 못하더라도 토니처럼 한번 튕길 여력 정도는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본 미래를 알린다고 현재의 미래가 뒤틀릴 가능성이 있다기엔 상황 자체가 매우 유리하게 돌아갔고 타노스와의 전쟁도 히어로들이 타노스 측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종일관 히어로측 진영이 어떻게 되던 무조건 방관하며 전투에 커다란 도움을 주지도 않고[47] 처음부터 스냅으로 타노스에게 간단히 이길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방관해놓고서는 히어로들이 궁지에 몰린 마지막의 마지막에서만 토니에게 핑거 스냅을 해야 한다는 암시를 준다. 개연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감독 인터뷰에서 핑거스냅 이외의 방법이 없다고 공언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개연성 부분의 다른 문단과 마찬가지로 오류라고는 할수 없다. 상상이나 추리, 추론 등으로 그랬어야만 할 이유를 생각해볼 수도 있고. 하지만 바로 그러한 것을 개연성 부족, 연출 실패라고 칭하는 것이다. 개연성 문단의 모두에서 전술된 바와 같이, 설정 오류와 개연성 부족, 연출 실패는 다르다. 오류는 설정끼리 충돌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개연성 부족은 상상이 없으면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오류의 직접적인 예를 들자면 앤트맨 같은 것이 바로 오류다. 앤트맨의 축소화는 설정상 원자 간의 간격을 줄이는 기술이며, 크기가 줄어도 질량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작아진 신체에 원래 질량이 실려 위력을 낸다는 설명이 몇번씩 나오는데, 당장 같은 영화에서 같은 질량을 가지고 부피만 변한 앤트맨을 안소니를 비롯한 개미들이 태워서 이동한다. 개미가(개미 중 어떤 종류든 간에) 쇳덩어리가 주렁주렁 달린 슈트를 챙겨입은 건장한 성인 남성을 등에 지고 날아다닐 수 있는 생물인가? 바로 이렇게 설정끼리, 내용끼리 충돌하는 장면이 바로 '오류(=설정 붕괴)'이며, 개연성 부족은 서사나 연출이 부족하거나 실패하여 상상이나 추리로 뒷땜질을 해야 내용이 이어질 수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이러한 설정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역량이자, 감독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이 파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토니가 핑거스냅으로 자살하는 전개가 유일한 답이었고, 그 이외에는 전부 실패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보고 온 미래는 그랬다.'라는 플롯 자체는 어떤 오류도 없다. 하지만 '어째서 그 답 이외에는 전부 실패했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고, 어째서 전부 실패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묘사는 하나도 없는데, 오히려 은근히 성공할 것 같은 방법은 여기저기 있으니, '왜 저 방법들은 안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제작자들이 그런 의문에 대해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를 쉽게 설명한 유명한 말이 바로 '아이큐 100짜리 작가가 아이큐 300짜리 주인공의 소설을 쓰면, 그 주인공은 아이큐 100짜리처럼 행동한다.'이다.

정리하자면, 개연성 항목의 모든 비평 파트가 그러하듯, 엔드게임의 스토리 자체에는 오류가 적은 편이고, 심지어 이 항목 내에서는 그러한 오류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도 없다. '토니가 핑거스냅으로 자살하는 전개가 유일한 답이었고, 그 이외에는 전부 실패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보고 온 미래는 그랬다.'는 스토리로서 훌륭하다. 그러나, 왜 그러한 스토리가 나올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관객에게 설득력이 있는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인과를 설명하려면 오로지 추측과 상상으로 뒷땜질을 해야 한다.(ex:토니가 주저할까봐 스트레인지가 미리 말하지 않은 게 아닐까?) 바로 이런 식으로 추측과 상상으로 뒷땜질을 해야 인과가 제대로 이어지는 상태를 바로 개연성 부족 상태라고 하는 것이다.

8.2. 반론

비평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애초에 사건을 미리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주장하면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자체가 이미 상상의 영역이다. 닥터가 미리 알려 준다는 가정 자체가 상상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미리 알려줬을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라는 점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설명할 수 밖에 없다.[48]
닥터 스트레인지는 살아 돌아온 후에 토니에게 "미리 알려주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거꾸로 돌이켜 보면 미리 알려주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앞서 인피니티워에서 1,400만가지의 미래를 볼때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수에 대해서도 당연히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미래를 알려주었다고 가정하고 각 캐릭터들이 어떻게 행동했을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된다.

만약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이탄에서 죽기 전에 과거의 타노스가 현재시점에 쳐들어올 것이며 누군가가 스냅을 해야 한다고 알려줬을 경우 히어로들 입장에서는 과거에서 스톤을 모으는 계획부터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어쩌면 타노스를 현재로 끌어들이지 않기 위해 파워스톤 강탈작전에서 네뷸라 대신 다른 멤버를 투입했을 것이며 그렇게 멤버가 바뀌면 스톤들을 모두 모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적어도 엔드게임에서의 스톤 강탈작전에서는 단 한명의 히어로의 역할도 낭비되지 않기 때문이다.[49][50]

설사 타노스의 침공을 미리 안 상태에서 스톤을 성공적으로 가져왔다 하더라도 또다른 문제점이 생긴다. 핑거스냅을 두 번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당시 멤버들 중에서는 핑거스냅의 충격을 버틸 수 있는 히어로가 헐크 한명 뿐이었다. 그 조차도 두 번 했다가는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두 번째 핑거스냅을 할 사람도 정해야 했다. 그 말은 누군가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싸우다 죽을 지언정 누군가의 생명을 희생양 삼아 다른 사람을 살리는 방법은 어벤져스의 철학이 아니다. 이 때문에 멤버들의 토론시간은 엔드게임 때보다 훨씬 길어졌을 것이다. 누가 핑거스냅을 할지 토론이 길어지는 사이에 만약 타노스가 포격을 가했다면? 절반의 인구를 살리기도 전에 타노스 군단과 맞딱들이게 된다. 이는 훨씬 절망적인 상황이다.

만약 여기까지는 스트레인지가 함구하고 있다가 인류의 절반이 살아돌아온 뒤에 스트레인지가 토니에게 당신이 핑거스냅을 해야 한다고 알려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토니가 핑거스냅을 시전하는 당시에는 정말로 타노스가 핑거스냅으로 온 우주를 날릴 뻔했던 급박한 상황이어서 토니가 정말로 자신이 아니면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핑거스냅을 했다.[51] 그러나 그 사실을 미리 알아버리면 본인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남겨진 페퍼와 딸 생각에 토니는 몇 번 주저했을 것이다. 이는 토니 스타크라는 캐릭터의 내면의 복잡성에 기인한다. 설령 토니가 납득하더라도 결국 다른 히어로들이 막아설 가능성이 높다.

캡틴마블 혹은 또 다른 이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벤져스의 지원군으로 전투 장소에 막 도착해서 적들과 싸우기에 바쁜 상황인데다 토니가 만든 건틀렛이 헐크의 손에 맞춰져 있는 상태라서 핑거스냅을 시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52]
물론 이 부분들은 오로지 상상의 영역일 뿐이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전개하면서 수 많은 히어로들의 깊은 캐릭터성과 수 많은 전투를 통해 비추어 왔던 그들의 철학을 고려해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단 한가지라도 어벤져스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모든 상황들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한 마디로 닥터가 미리 알려주면 영화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인과 관계 상으로도 토니에게 알려주지 않는 방법 외의 모든 결과는 결국 실패로 귀결될 것임을 타임스톤을 향해 보았기 때문에 알려주지 않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선택은 개연성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53]

최근까지의 MCU 타임라인을 보면 드라마 로키에서 등장한 정복자 캉의 개입이 들어갔을 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닥터스트레인지가 1400만개의 미래를 보았을 때 토니가 핑거스냅을 하면서 죽는 미래가 아니면 무조건 넥서스 현상이 일어나게 그 시공간이 사라져 버리는 것을 보았고 토니를 살리기 위해 1400만개의 미래를 보았지만 토니가 죽어야만 넥서스가 일어나지 않는 미래를 보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투에 크게 개입하지 못하고 토니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9. 토니의 시간여행 참여 동기

9.1. 비평

토니 스타크가 과거 개변에 참가하는 동기는 매우 미약하다. 토니라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집착, 강박, 불안, 애정결핍, 감정조절 장애로 설명되는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고, 이것은 그의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것이다. 사실 토니가 저질렀던 수많은 바보짓 역시 이러한 성격적 결함에서 기인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아이언맨 3를 거치면서 어느정도 치료가 되었다고 표현[54]되지만 근본적인 인격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당장 시빌 워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토니와 스티브가 결별하게 된 결정적인 문제도 토니의 집착, 강박, 불안, 애정결핍으로 인해 발생한 것을 보면 알수 있는 대목. 굳이 다른 영화를 들 것 없이, 초반 시골에서 가족과 평화롭게 지내는 자신의 평화를 파괴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도, 과거를 바꾸자는 말만 하지 않을 거라면 점심 차려줄테니 먹고 가라고 몇 번씩 제안하는 장면이야말로 토니의 근본적인 사고방식[55]과 그 한계[56]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장면이다. 또한 이런 사고방식의 토니가 (제안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 역시 굉장한 설득력을 가진다.[57]

하지만,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낸 이후 토니가 곧바로 캡틴에게 달려가는 장면은 위 상황을 반추해보면 굉장히 이상한 장면이다. 토니가 캡틴과 의절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가족의 죽음이었고, 극 초반에 캡틴을 맹비난하고 시비를 걸던 이유 역시 (유사)가족의 죽음이었으며, 캡틴의 제의를 거절한 이유도 문제의 해결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어서였다. 이렇게 강박적이고 애정을 갈구하는 인간이, 문제가 해결되자마자 희희낙락 캡틴을 향해 달려가 어서 과거로 돌아가지고 외친다? 이 부분은 확실히 인물상의 일관성, 즉 개연성이 떨어진다.

굳이 토니의 동기를 꼽자면 페퍼 포츠의 다정한 독려, 그리고 딸 모건의 3천개 사랑 발언, 그리고 사라진 스파이디에 대한 애정일 것이다. 충족되지 못한 애정으로 인해 재야에 파묻혀 쓸쓸히 살아가던 인물이 계기를 통해 각성한다는 서사 자체는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 관객의 공감을 받기 쉬우며, 그렇기 때문에 클리셰에 분류될 정도로 많이 쓰인 것이다. 하지만 토니가 캡틴을 찾아간 직접적인 동기 자체는 시간 여행법의 완벽한 해결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토니가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가족 때문인데, 제안을 재수락한 이유는 시간여행법을 발견해서다. 이렇게 설명하면 서사가 꼬인 부분이 명확히 보인다. 즉 이 경우, 토니에게 완벽한 동기를 두가지나 주어 서사를 좀 더 복잡하게 만들어보려다 꼬여 오히려 양쪽 동기가 모두 미약해진 것이다. 적극적으로 스콧의 등을 밀어주고 문답을 통해 스콧의 히어로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던 캐시와, 그런 건 없고 오직 토니에 대한 사랑만을 듬뿍 표현하는 모건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둘 모두 가족에 대한 애정이 행동의 동기가 되지만, 그 동기로서 당위성이 있냐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토니는 이제껏 수많은 사건을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해결해온 굉장히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인물이며, 그렇기 때문에 시간여행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크게 이상한 일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초에 캡틴에게 얼른 도망가라고 말하며 아크 리액터를 건네줘버리거나, 집까지 찾아온 캡틴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딱 잘라 거절했던 장면은 이러한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토니가 절망 끝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이후 가족이 생기며 나아가기보다는 안주하기를 선택한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원래 주체적이고 전문적이던 영웅상의 인물이 절망하여 낙향했다가 어떤 계기로 각성하여 다시 참전하고, 결국 장렬한 희생으로 최후를 맞는 전개는 클리셰로 분류될 정도로 온갖 창작물에서 수없이 쓰이기도 했고. 문제는 토니에게 이 계기가 부족하다는 것. 토니가 마음을 돌려 원래의 아이언맨으로 참전할 명확한 동기는 그 어디에서도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영화 외적인 부분을 차치하고 해당 부분을 생각해보면, 토니의 행동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9.2. 반론

토니의 캐릭터를 이해하면 토니의 시간 여행 참가 동기가 그닥 어색하지 않다는걸 이해하게 된다. 토니 자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강한척을 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은 여린 전형적인 외강내유의 캐릭터이자 MCU 최고의 츤데레이다. 애초에 토니라는 인물이 누군가 뭘 부탁했을때 시원하게 "알겠어" 라고 응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한번씩은 꼭 튕기고 자신이 실험을 해 완벽하게 입증을 해야만 움직이는 주동적인 인물이었던 것. 토니의 성격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가지고 "오 그래? 그럼 한번 해볼까?" 하는 인물은 절대 아니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토니는 랭 앞에서는 그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그가 돌아간 이후 시나리오를 돌려봤다.

이 부분은 단순히 설정이나 원래 그런 성격이라는게 아니라 11년의 MCU에서 수 많은 사건을 걸쳐 확립한 토니라는 캐릭터의 아이덴티티이다. 분명 비평란에서는 토니의 성격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고, 그가 인피니티 워의 패배를 겪고 난 뒤 극심한 좌절감으로 인해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버린 채 앤트맨과 캡틴의 시간여행을 거절했지만, 다시끔 실험을 시도하는 장면까지는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캡틴에게 달려가는 장면을 지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설명이 이상하다. 포츠의 독려, 3천 개 발언, 피터의 빈자리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는데 정작 영화에서는 이 세가지가 결정적인 동기로 작용한다. 특히 포츠와의 대화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장면이며[58] 대화에서 분명히 토니는 현재(자기 가족)를 지키는 선택과 시간여행을 통해 사람들을 구하는 선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에 대한 해답을 듣고서 캡틴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것이지, 그저 시간여행의 방법을 찾았다고 캡틴에게 냉큼 달려간 것이 아니다.

토니와 피터의 관계를 보더라도 그 동기는 충분하다고 할 수있다. 모건이 토니의 친딸이라면 피터는 토니의 양아들과 같은 존재였다. 애초에 페퍼를 만나자마자 토니가 한 말은 "그 애가 죽었어" 였다. 그만큼 피터의 죽음은 항상 토니에게 벗어날 수 없는 죄책감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 스캇과 캡틴이 제안을 하고 가서 토니는 피터의 사진을 보며 그 시나리오를 직접 돌려보기로 하고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즉 양아들과 같은 피터를 다시 찾아올 방법이 생긴 것. 방법이 없기 전까지는 토니의 전부는 페퍼와 모건뿐이었지만 방법이 생긴[59] 이후부터는 다시 피터를 부활시킬 방법이 생겼기에 동기는 이미 충분하다. 즉 시간 여행이 해결되었다는 것 자체만이 참여하는 동기가 된 것이 아니고 시간 여행의 방법을 발견하여 피터를 살려낼 수 있기에 동기가 된 것이다. 호크아이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듯이[60] 토니 역시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참여했으므로 동기가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니는 아이언맨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지구를 지켜낸 히어로다. 지난 11년 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왔고 자신이 위기에 빠질법한 상황이 닥쳐도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왔다. 시간여행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론이 자신의 시뮬레이션으로 검증이 되었으니, 그 상황에서 자신이 나서는 것 자체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물론 현재 자신의 가족이 생긴 만큼 신념에 변화가 생겼다고 풀이하는 것은 틀리지 않으나, 그것만으로 토니가 왜 시간여행에 동참했냐고 묻는 것은 그리 정당한 질문이 아니다.

또한 토니 본인이 작중에서 거듭 강조하듯, 자기 가족을 포함한 핑거 스냅 이후의 5년간 벌어진 일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희생된 사람들'만' 되살린다는 조건 또한 토니가 이 작전에 참가하는 당위성을 부여해준다. 헐크를 포함한 어벤저스 전원은 누군가 소중한 이들을 잃은 이들이 모여 '핑거스냅을 없었던 일로 한다'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5년의 시간동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얻은 유일한 인물인 토니가 없었다면, 토니 본인이 캡틴에게 내건 조건을 냉정하게 정리할 수 있는 인물은 없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본인의 딸이 증발하는 경우의 수도 부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혹은 부적절하게 소원을 빌어 타노스까지 되살리는 리스크도 상정 가능한 상황에서 '천재, 백만장자, 박애주의자'인 토니가 그런 일을 자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남들에게 일임한다는 것 자체가 토니의 캐릭터성을 해치는 서사이다. 토니 본인이 시뮬레이션에 실패했다면 또 몰라도, 본인이 성공한 이상 자신과 비슷한 지적 수준을 지닌 헐크가 성공해 낼 가능성도 있었으니, 오히려 토니로서는 자신의 딸 모건과 양아들이나 마찬가지인 피터 둘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참여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종합하자면 토니가 시간여행 제안을 떨떠름하게 받아들인 것은 그럴 수 있으나, 포츠의 독려, 피터의 부활 가능, 그리고 영웅으로서의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토니가 시간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0. 페퍼의 토니 응원 동기

10.1. 비평

페퍼 포츠의 동기 역시 같은 비평을 피할 수 없다. 페퍼는 토니의 아이언맨으로써의 활동에 일관되게 부정적이었으며, 토니의 히어로 활동에 사사건건 날카로운 혹평을 쏟아내는 신경질적인 인물이었다. 심지어 페퍼 자신이 슈트를 입고 토니를 구출하거나, 익스트리미스가 되어 전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페퍼는 인피니티 워까지 히어로 활동에 부정적이었다. 엔드게임 초반에도, 페퍼는 토니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슈트는 다락방에 두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심지어 다섯살 꼬마가 슈트를 몇번씩 훔쳐갈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하는 등 히어로 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니가 히어로 활동을 지속하면서 페퍼와의 관계도 지속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페퍼가 생불급의 자비심을 발휘하며 토니의 제멋대로인 부분을 감내하고 히어로 활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수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토니가 성공확률도 애매하고 지난 5년간의 행복과 현실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도 있는 작전에 단순히 타노스에 대한 복수심이나 사라진 자들에 대한 애정만으로 사랑하는 자신과 아이를 버려두고 참가하려는 것을 잔잔하게 독려하는 장면은 이해가 어렵다.

물론 이는 핑거스냅 사건 이후 벌어진 사회 혼란에 페퍼가 받았을 충격이나, 혹은 토니와 5년간 동거하며 아이를 양육하며 정신적 불안을 해소하게 되었거나, 토니에게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사회혼란도, 토니에 대한 믿음도, 혹은 그런 계기도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페퍼는 적어도 토니에 대해서는 성모마리아 급의 자비심을 발휘한다. 이것은 토니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이 애정을 통해 히어로 활동에 신경질적이고 부정적이었던 페퍼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영화적인 서사로 풀어내려면 변화한 페퍼의 모습이나, 혹은 그 계기가 되는 사건, 혹은 그런 언급 정도는 미리 제시해야 어색함 없이 관객이 납득할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이 실패했기 때문에, 페퍼가 토니의 등을 밀어주는 장면의 힘이 부족하고, 결국 안 그래도 미약한 토니의 합류 동기가 더 미약해지고 만다.

거기다 이 페퍼의 묘사는 또다른 의문을 만들어내는데, 앞서 언급했듯 히어로 활동에 부정적이라 전용 레스큐 슈트를 몇번 써보지도 않고 다락방에 박아뒀다던 페퍼가, 후반 최종전에서는 갑자기 등장해 엄청난 활약을 펼치기 때문이다. 슈트를 직접 제작한 아이언맨조차 처음 슈트를 입었을 때는 제대로 날지도 못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페퍼는 그런거 없이 슈트를 완벽하게 활용해 하늘 저 멀리서 날아와 완벽하게 슈퍼히어로 착지를 해내고, 훈련이라도 한 듯 토니와 호흡을 척척 맞추며 합체기까지 써댄다. 심지어 비록 협공이었지만 삼단빔으로 우주 최강자라는 타노스를 나동그라지게 만들기까지 하는 위업을 달성하는데, 이건 오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색한 장면인 것은 확실하다. 페퍼가 심경의 변화가 있어 열심히 공부를 했다든가, 아니면 다이어트 목적으로 훈련을 열심히 했다던가, 아니면 원래 재능으로는 격투기 챔피언 쯤 되는 싸움의 천재였다든가[61], 토니가 레스큐 슈트에 (스파이디 슈트에 그러했듯) 전투 지원-보조 능력을 잔뜩 집어넣었든가...뭐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많다. 영화 내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나 안배가 하나도 없어 추측으로 납득해야 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

10.2. 반론

이는 핑거스냅 사건 이후 벌어진 사회 혼란에 페퍼가 받았을 충격이나, 혹은 토니와 5년간 동거하며 아이를 양육하며 정신적 불안을 해소하게 되었거나, 토니에게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페퍼는 적어도 토니에 대해서는 성모마리아 급의 자비심을 발휘한다. 이것은 토니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이 애정을 통해 히어로 활동에 신경질적이고 부정적이었던 페퍼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현실의 사례에 빗대 얘기하자면 고산 등반 같은 힘들고 위험한 남편의 취미를 애정으로 극복하여 이해해 주는 아내 같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이미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상 이런 자잘한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시간할애가 어려웠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62] 영화 내적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납득할만한 배경 설명이 없었던 점이 비판의 요소는 될 수 있겠으나 이것이 페퍼라는 캐릭터에 대한 캐붕이라 비난하기는 어렵다.

페퍼의 전투씬에 대해서도 러닝타임상 워낙 여유가 없던 탓에 작품 내적으로 배경 설명이 부족해 사람에 따라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뿐 설정붕괴라 까일 만한 것은 아니다. 원래 재능으로는 격투기 챔피언 쯤 되는 싸움의 천재였다든가, 토니가 레스큐 슈트에 (스파이디 슈트에 그러했듯) 전투 지원-보조 능력을 잔뜩 집어넣었든가 등. 사실 페퍼의 경우 아이언맨 3에서 익스트리미스 를 주입받은 후 최종결전에서 킬리언을 처치하는 데 의외의 활약을 보인 바가 있어 페퍼의 잠재적인 피지컬이 높다는 점은 어느정도 이미 떡밥이 던져저 있던 부분이고 [63] 아이언맨 3 개봉 전에는 페퍼가 이를 기점으로 향후 히어로 진영에 정식으로 합류한다는 떡밥까지 돌았을 만큼 어느 정도 예견이 되어 있던 일이기도 했다.

11. 캡틴의 시간여행에 대한 신뢰

11.1. 비평

역으로 캡틴의 경우, 토니와는 달리 동기 자체는 명확하다. 캡틴은 시간의 미아이며, 시대의 고아다. 캡틴은 구시대의 사고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노인이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서 처음부터 배워나가야만 하는 신생아다. 이러한 캡틴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주변인과의 공명 뿐. 즉, 그 자신이 가진 확고한 정의감이나 선량함과는 별개로, 캡틴은 주변인의 참혹한 최후를 견뎌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64] 이것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바로 극 초반 캡틴이 자활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하는 대사인데, 이 프로그램에서 캡틴은 "그래도 어떻게든, 현재를 살아가야죠."라고 말하면서 쓴 웃음을 짓는다. 프로그램 막바지에 캡틴이 짓는 허무한 듯한, 체념한 듯한 표정이, 스스로의 발언조차 믿지 못하는 자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캡틴은 무슨 방법이 있든, 그 방법이 어떤 리스크를 가지든 과거의 참사를 되돌릴 수 있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그 방법을 실행할 인물이다.[65]

그러나 캡틴이 참사를 되돌리고 싶어하는 동기와는 별개로, 그가 시간여행에 대해 물불 가리지 않고 집착하며, 시간여행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믿는 근거는 매우 미약하다. 캡틴 자신이 무기력과 자조에 빠져 허탈해하다가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붙잡는 것 자체는 이해할 만 하지만, 당장 캡틴 자신은 시간여행의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고, 그렇다고 그걸 캡틴에게 설명해준 스콧도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스콧은 5년 후의 세계로 갑자기 튕겨져나와 버린 후유증으로 인해 반쯤 광인이 되어 있었고, 그렇게 횡설수설하는 스콧의 설명을 캡틴이 맹신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실제로 토니가 그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 그나마 관련 지식이 있는 스콧조차 한마디 반문하지 못한다. 자신의 사라진 가족을 언급하며 감정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뿐. 그 옆의 캡틴은 그저 꿀먹은 벙어리였고. 결국 이처럼 불완전한 지식만 가지고 있는 스콧과, 전공자가 아닌 배너 둘 뿐으로는 이 계획이 성공할 수 없었고, 실제로도 실패했다. 다시 말해, 캡틴이 이 희망에 매달리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있게 이 희망의 당위성를 설파하고 다니는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

여담으로, 캡틴 자신이 회의적이고 무기력하게 보이기는 해도, 캡틴이 이 현재를 타파하고 싶어하는 연출이 너무 부족하다. 이것은 블랙위도우와 호크아이의 감정선을 넣기 위해 캡틴의 감정묘사를 줄였기 때문으로, 일련의 시퀀스를 보다보면 캡틴이 개입하는 타이밍이 거의 조별과제 무임승차 수준으로 비춰지기까지 한다. 적어도 나타샤는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하고, 괴로움에 눈물을 쏟으면서도 어떻게든 버텨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반대로 캡틴은 현재를 타파하기보다는 허무하고 허탈하게 일상을 잘 보내다 스콧의 등장으로 이거다! 하고 갑자기 힘을 얻어 계획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니, 블랙위도우와 캡틴에 대해 아주 세세히 알고, 애정이 깊은 사람 이외에는 '어?' 하게 되는 것.

이에 대해 캡틴이 상황을 해소할 수 없으면 무기력해지고, 상황을 해소할 수 있으면 몸에 활기가 돌아오는 조울증 환자이므로 어색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거야말로 캡틴의 감정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이야기다. 인워에서 어벤저스측 히어로들이 뿔뿔이 흩어져 각개격파 당한 가장 큰 이유인 시빌 워가 무엇으로 시작되었던가? 캡틴이 소코비아 협정에 서명하지 않는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캡틴이 서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캡틴이 협정에 반대하면서 한 말에 그 답이 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때 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즉, 부정적인 가능성 때문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가능성을 믿는 쪽은 캡틴이 아니라 토니다. 토니는 미래에 불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더 발전한 미래로 나아가 불안을 해소하려 하며, 부정적인 가능성이나 위험이 있어도 괘념치 않고 무릅쓰다 거대한 사고를 몇번씩 쳐댄 캐릭터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서있는 캐릭터가 바로 현재의 캡틴으로, 캡틴은 과거에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연장에 있는 현재를 안정시키려 하며, 부정적인 가능성을 피하려는 인물이다. 캡틴이 동료들이 전부 두들겨맞고 수감될 때 버키와 둘이서 끝끝내 극점의 기지로 향한 이유는? 윈터 솔져라는 부정적인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캡틴이 결국 토니와 결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토니에게 심고를 줄 부정적인 가능성이 있는 정보를 숨겼기 때문에. 이처럼, 토니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이고, 캡틴은 리스크를 피하는 쪽이다. 정리하자면 캡틴은 신중파, 토니는 과격파에 가깝다. 둘 다 행동 자체는 비합법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할 만큼 과격하지만, 내면의 행동 원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캡틴 스스로 말한 '과학이 만들어낸 가장 괴상한 작품이 나였던 시절이 그리워.'같은 명대사가 바로 이 점을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때, 스캇과 캡틴의 관계를 보자. 이 둘의 교류는 시빌 워에서 팔콘의 소개로 잠깐 만나 악수를 한 게 전부다. 말도 달랑 세 마디 나눴고. 이후 스캇이 양자영역에 갇혀있다가 돌아올 때까지, 캡틴은 스캇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한번도 없다. 캡틴은 도망자 신세였고, 스캇은 가택연금 중이었으니까. 그런데 5년쯤 전에 소개로 만나 악수 한번 나눈 사이에, 그것에 심지어 반쯤 광인이 되어 횡설수설하는 스캇의 이야기를 맹신하며, 토니에게 가서 '이젠 정말 이 방법 뿐이야!'라며 강변한다? 심지어 그 토니가 '응 그거 아냐, 그거 안돼, 너 알기나 해?'라고 말하자 바로 그 스캇이 아무 반론도 못하고 가족이 사라졌다며 정신 이상자다운 행동만 보였는데? 아무리 희망에 따라 울고웃는 조울증 환자라지만 이것은 너무 심한 비약으로, 차라리 5년동안 히어로 활동을 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린 캡틴이 어떻게든 히어로 활동을 하면서 자아정체성을 찾고 싶어서 밀어붙였단 식이 더 설득력이 있다. 차라리 토니에게 이런이런 방법이 있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혹은 우리 생각은 이런데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냐, 다른 방법은 어떠냐 하고 묻는다면 모를까, 광인의 헛소리를 믿고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변하며, 전문가인 토니가 반대함에도 강행한다는 것은 캡틴의 설정에도 맞지 않지만, 영화적으로 개연성이 부족한 장면이다.

11.2. 반론

캡틴이 시간 여행을 맹신한다는 것보다는 시간 여행밖에 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비평에서 서술한 것처럼 실날같은 희망을 붙잡는 게 당연하다, 스캇이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하나의 신박한 방법이 제시된 것이다. 캡틴은 토니와는 달리 자신이 검증해서 입증하려는 인물이 아니기에 일단 스캇을 믿어보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아예 방법이 없어서 좌절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캡틴의 정체성과는 더 잘 맞다. 애초 오프닝에 타노스가 인피니티스톤을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캡틴 마블과 함께 주도적으로 타노스를 찾아가서 상황을 뒤집어 보려고 했던 것 역시 캡틴이 이끄는 어벤져스였다.

캡틴의 감정선도 캡틴의 성향을 안다면 저리 나올 수가 없다. 캡틴은 애초에 감정 자체를 잘 드러내는 인물이 아니다. 어벤져스1 편에서 콜슨이 죽자 분개한 토니와는 달리 캡틴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66] 갑자기 현세대에 떨어져 다시 돌아갈 방법이 없기에 덤덤하게 일상을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캡틴의 캐릭터는 어벤져스1편 부터 쭉이어져온 캡틴의 성향이다. 9년간의 MCU 작품을 통해서 캡틴은 한번도 정신력이 무너진적이 없었다. 절친 버키가 죽었을 때, 그 버키가 다시 돌아와서 하이드라의 앞잡이가 되었을 때, 페기가 치매에 걸렸을 때, 심지어 그 페기가 죽었을 때도 캡틴은 멘붕상태에 이르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인물이었던 것. 정리하자면 캡틴은 희망이 있을 때는 항상 주도하는 인물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그 상황에 적응하여 사는 법을 아는 인물이라는 것이기에 동기가 부족하거나 어색할 이유는 없다.

또한 애초에 캡틴 아메리카는 20세기에서 갑자기 현대로 넘어온 인물이다. 페기와의 데이트 약속도 물 건너갔는데 갑자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시도를 하지 않겠는가?

12. 토니와 캡틴의 화해

12.1. 비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토니 쪽은 계획에 참여하는 동기가 미약하고, 캡틴 쪽은 이 계획을 진행하는 근거가 미약하다. 이것은 간단히 말해 연출의 문제인데, 토니 쪽은 감정의 변화에 따라 동기가 유발되어야 하므로 감정적인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고(정확히 말하자면 연출이 너무 잔잔했고), 캡틴은 합리적인 이론과 계획, 혹은 전문가에 따라 계획을 신뢰하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므로 뭔가 설명을 해줄 캐릭터가 필요한데 그것이 없었다(정확히 말하자면 관객의 신뢰를 얻을 만한 캐릭터가 없었다).

이것은 역으로 토니와 캡틴의 화해가 가지는 임팩트마저 죽여버리게 된다. 명실상부 어벤저스의 핵심인 토니와 캡틴의 관계와 역할을 생각해보면 간단한데, 어벤저스에서 동기를 제공하는 쪽은 항상 캡틴이었고, 그 동기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항상 토니였다. 즉, 극 초반에서 두 영웅이 수행했어야 하는 것은 각각 상대방의 특기인 부분이므로, 어떻게든 그것을 수행하려 노력해도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만을 깨닫게 되는 장치로 기능했던 것이다. 토니는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캡틴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오고, 캡틴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아가고자 할 방향으로 밀어줄 토니의 빈자리가 뼈아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둘의 화해는 서로의 역할에 대해 깨닫고, 마침내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함을 이해하며, 그로 인해 서로를 굳건히 믿어야 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동기와 근거가 너무 미약하다보니, 이 위대한 두 영웅이 마침내 화해하고 손을 맞잡는 멋진 장면이 마치 어린애 둘이 다퉜다가 다음날 어색하게 화해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거기다 캡틴과 토니가 결별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인 윈터 솔져 사건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쪽도 연출의 문제인데, 윈터 솔져 사건의 결정적인 함수인 토니의 감정은 이미 시빌 워 막바지에 해소된 것으로 표현된다. 캡틴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의 편지를 보냈고, 토니는 이 편지를 읽고 썬더볼트 로스의 요청을 무시해버림으로써, 감정적인 문제의 해결은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감정적인 부분이 해소되었다고 해도 관객들이 명확하게 이해할만한 화해의 장면이 있었어야 했다. 심지어 작중 초반에 토니는 캡틴을 마구 맹비난하고, 시비를 걸기까지 했다. 이 감정이 단순히 5년이 지나 사그라들었다고 하기에는 굉장히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 물론 이것도 논리적으로 충분히 유추해볼 수는 있다. 예컨대 5년 사이에 캡틴이 토니에게 편지를 몇장 더 보냈다거나, 혹은 집앞에 찾아가 석고대죄를 했을 수도 있고, 아이가 생겨 유해진 토니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건넸을 수도 있고, 혹은 토니와 페퍼의 결혼식에 캡틴이 참가했을 수도 있고, 배너의 융합을 토니가 주도하고 그걸 캡틴이 도왔을 수도 있고...뭐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하지만 이 부분이 연출상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관객입장에서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분명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고, 아직 이 둘 사이에 앙금이 남아있어 보이지만, 적어도 토니가 이전처럼 캡틴에게 맹렬한 적의와 분노를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가 안 나오니까. 이처럼 해묵은 감정이 어느 순간 사라져있기 때문에 앞서도 지적했던 두 영웅의 위대한 화해가 멋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렬하고 감동적인 화해는 둘 사이에 그토록 강렬하고 깊은 감정의 골을 한번에 좁힐 때 최고조로 향하는 것인데, 이 감정의 골이 어느 순간 데면데면한 사이까지 확 좁혀져 있으니 화해의 순간 끓어오르는 카타르시스가 부족해질 수밖에.

물론 토니와 캡틴의 화해 장면 자체는 매우 훌륭하며, 서로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리고 직접적으로 상대를 해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둘의 머쓱한 농담, 그리고 방패의 전달이 팬들 모두를 감동시키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영화가 연출로 이것을 표현하지 못해 개연성이 부족할 뿐.

12.2. 반론

둘의 화해에 동기와 근거는 작중에서 결코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에 의해 남겨진 사람들은 극심한 트라우마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서로 위로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히어로들도 예외는 아니다. 캡틴은 치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나름대로 상처를 치유하려 애쓰고 토니는 페퍼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모건이라는 딸을 키우며 살아가지만 그 역시 피터를 잃은 죄책감 속에서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캡틴은 시간여행이라는 단 하나의 실날 같은 희망의 끈을 찾았고, 토니는 시간여행의 방법을 찾았다. 각자 따로 행동하지만 여전히 한팀이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각각 어벤져스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방법을 찾은 것이다.

둘은 늘 작품 속에서 대립하다가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화합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 심지어 주먹다짐은 시빌워가 아니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시절 때 먼저 했을 정도. 하지만 둘은 언제나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늘상 대립하다가도 공통의 적이 나타나면 화해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면서 화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갈등의 씨앗이 점점 커지다가 시빌워 시점에서 대폭발한 것이다. 그 갈등의 균형추를 심하게 무너뜨린 장본인이 바로 윈터솔져인데, 감정의 조절이 어려워서 늘 누군가의 통제가 필요했던 아이언맨이 부모를 죽인 윈터솔져를 보자마자 이성을 잃어버리고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였다. 늘 이성적이며 올곧은 성격의 캡틴은 윈터솔져가 하이드라의 세뇌에 의한 것임을 알고 토니를 말리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토니의 감정이 폭발하였기에 그 정도로 처절한 결투를 벌인 것이다. 이후 토니는 캡틴의 편지를 받고 감정적인 부분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에 어느 정도 감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장면은 추후 엔드게임의 화해 장면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물론 인피니티워 시점에서는 여전히 윈터솔져의 존재 때문에 캡틴과 직접적인 화해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시점에서 타노스가 쳐들어왔는데도 캡틴에게 선뜻 통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캡틴의 사과편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정적으로 거리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엔드게임 시점에서는 윈터솔져가 타노스의 핑거스냅에 의해 사망한 상태였으며, 토니 입장에서는 복수의 대상이 없어져 버린 것이나 다름없기에 더이상 캡틴을 윈터솔져라는 친구의 존재만으로 미워할 만한 이유가 없게 되었다. 또한 그 역시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인한 후유증 속에서 결코 마음이 편안하진 않은 삶을 살고 있었고 피터에 대한 그리움을 늘 간직한 채 캡틴을 만나 해결방법에 대한 단서를 찾다가 결국은 시간여행을 통한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결국 둘은 역시나 이전 영화에서 처럼 서로의 빈자리를 확인하고 핑거스냅을 되돌리기 위해 화해한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이라는 사건은 정말로 전 지구인에게 너무나 큰 상처로 남은 사건이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서로 확인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결코 어색한 화해장면이 아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서로를 멀리한 채 시간을 보냈으며, 그 세월이 흐른 뒤에도 서로가 아직도 서로 죽일듯이 반목하고 있었다면 각자의 캐릭터성은 매우 평면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화해를 위한 영화적 복선으로 시빌워에서의 편지가 있었고, 인피니티워에서의 핑거스냅 사건이 중요한 화해 동기로 작용한다. 다시말해, 캡틴과 토니는 느닷없는 화해를 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화해를 위한 동기를 착실히 쌓고 있었고 영화는 이를 충실하게 표현하였다.

13. 토니제 인피니티 건틀릿

13.1. 비평

토니제 인피니티 건틀렛은 처음에는 일반 성인 남성 사이즈의 장갑이었다가, 배너가 집어들자 내부의 여러가지 기믹들이 끼릭끼릭 작동하면서 확장되어 배너 손에 맞는 거대한 형상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이후, 다들 이 커진 인피니티 건틀렛을 줄이지 않고 들고다닌다. 클린트는 이 거대한 건틀렛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느라 활도 제대로 못쏘고 뒤뚱거리면서 뛰어다니고, 그러다보니 에보니 모가 한눈에 알아보고 타노스에게 알린다. 심지어 이후 다른 히어로들도 너무 커서 들고다니면서 고생하는데, 원래 크기대로 축소되지 않는다. 확장기능은 있는데 축소기능은 없다는 말인가?

이 점도 앞서 누누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핑거 스냅을 사용하면서 고장이났다던가, 토니가 처음부터 배너에게 씌울 용도로 축소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던가, 혹은 클린트가 축소 기능 사용법을 몰랐다던가 뭐 여러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문제는 관객이 아마 이랬을거야, 저랬을거야, 그렇지 않았을까? 하며 추측으로 전개를 이어줘야 하는 창작물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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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장이 났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이후 명백히 헐크보다 손이 작은 타노스가 건틀렛을 손쉽게 장착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위에 있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 헐크는 손이 유달리 큰 특이한 체형이며, 타노스는 헐크에 비해 덩치가 훨씬 작기까지 해서, 인피니티 건틀렛까지 낀 상태인데도 타노스의 손이 헐크보다 엄청나게 작다. 이 정도 사이즈 차이를 극복하고 장착되며, 그렇다고 장착한 후 손가락 움직임이 딱히 불편한 것 같지도 않으니 오히려 고장이 났다는 추측이 애매해진다. 물론 저것은 그냥 헐크고, 프로페서 헐크와 일반 헐크는 체형이 좀 다르긴 하지만, 일반인에 비해 손이 큰 체형인 것은 변함이 없다.

물론, 딱 타노스 손에 맞을 정도까지만 축소 기능이 살아있고 그 이하로는 축소가 안되도록 고장이 났다는, 아주 편리하고 작위적이며 개연성은 한 푼도 없는 설명을 하자면야 못할 것은 없겠지만. 그리고, 설령 저 추측이 맞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일일이 관객이 '상상과 추측으로 전개를 이어야 하는 것이 바로 개연성 부족'이라는 상기 문단의 타당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심지어 '헐크한테 말고는 축소방법을 안 가르쳐줬다'같은 의견도 있는데, 그 건틀렛은 처음에 누가 낄지로 서로 다툼이 있기까지 한 물건이다. 심지어 토르는 자기가 끼겠다고 울기까지 했는데, 헐크로 결정된 직후 아무에게도 설명을 듣지 않은 헐크가 자연스럽게 축소를 이용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그럼 헐크한테만 축소방법을 가르쳐주고 나머지에게는 숨겼나?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그리고 다시 짚지만, 그런 설명이 나오지 않는 것 자체가 개연성 부족이다. 손 크기 운운은 어디까지나 여담일 뿐.

거기다 원래의 인피니티 건틀렛은 에이트리를 비롯한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만든 물건이며, 드워프들의 기술력은 토니의 하이테크적인 기술력과는 궤가 다른, 좀 더 판타지적인 것으로 묘사되는데, 토니는 인피니티 스톤을 얻자마자 비슷한 기능의 건틀렛을 뚝딱 만들어버린다. 물론 인피니티 건틀렛을 타노스의 팔과 함께 전리품(?)으로 얻어냈다면 역설계를 시도해 볼 수 있으며, 로켓 등 우주 레벨의 과학기술 전문가도 있었으니 주변의 조력도 가능했겠지만, 이런 설명이 일체 나오지 않고 뚝딱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어색하다. 설명하는 대사라도 최소한 한 마디쯤 있었다면 관객이 훨씬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언맨이 핑거 스냅을 사용하는 장면 또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인피니티 건틀렛은 사용한 후 반동이 강한 것뿐만 아니라 단지 착용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용자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기에 충분한 신체능력이 필요한 것처럼 묘사된다. 인피니티 워 당시 타노스가 마지막 스톤을 장착한 직후 반동을 느끼는 장면이 있으며 같은 영화 내에서 헐크는 단지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을 느끼는 장면이 나왔고, 핑거 스냅을 한 이후에 오른팔이 사실상 불구가 되어버렸다. 이로써 인피니티 건틀렛을 사용할 때에는 어마어마한 스톤의 반동을 견뎌내야 하며, 최소한 헐크나 토르 수준의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아이언맨이 건틀렛을 착용할 때에는 헐크 때보다 대미지가 훨씬 적다.[67] 제 아무리 업그레이드 된 수트를 착용했다지만 고작 아이언맨 슈트 따위가 타노스나 헐크의 팔보다 강할 리는 없을 테니. 하지만 이건 아이언맨 수트가 스톤의 영향으로 계속 타들어가고 있었지만, 그걸 어떻게 나노입자로 장갑의 손실을 보충하면서 최대한 대미지를 복구하고 있었다면 설명이 된다. 문제는 영화를 보는 입장에선 그걸 알 수단이 없다는 것. 또 아이언맨이 스톤을 나노 입자로 구성한 기기로 빼왔을 때까진 스톤이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설정파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건 설정파괴가 아니라 건틀렛의 특성 때문이다.[68] 결국, 영화 내의 설정으로는 어떻게 말이 되도록 할 수는 있는데, 짧은 영화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하이라이트 장면이다보니 설명할 기회를 잡지 못해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되었던 것.

13.2. 반론

토니가 만든 인피니티 건틀렛은 작품 내의 묘사를 보면 나노기술을 활용한 블리딩 엣지와 같은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개발하는 과정에서 배너 박사와 로켓이 조력하는 모습을 보인다.[69] 따라서 건틀렛의 크기를 조작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알 수 있는 사람은 배너, 로켓, 토니에 한정된다. 건틀렛을 제작하는 사이 2014년의 타노스가 침공해 오기는 했지만, 토니가 이것을 알았을 리는 만무한 상황이었다. 목표는 오로지 사라진 생명체 절반을 살리는것 뿐이기 때문에 휴대하여 도망치는 상황을 가정한 크기 축소방법을 다른 멤버들에게 일일이 다 설명해줄 필요까지는 못 느끼는 게 당연하다. 타노스의 포격 이후, 건틀렛의 소유권은 호크아이-네뷸라-호크아이-블랙팬서-스파이더맨-캡틴마블-타노스 순으로 바뀌는데 만약 이들 중 한명이 건틀렛을 조작하여 크기를 축소시키는 장면이 들어가게 된다면 그것이 더욱 어색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평항목에서 타노스의 손 크기가 헐크보다 훨씬 작은데 축소기능을 모르는 타노스가 어떻게 건틀렛을 사용하느냐는 반문이 가능하지만 아래 이미지를 보자.

파일:Endgame hand2.png

엔드게임에서 건틀렛을 착용하여 핑거스냅을 하는 인물은 인피니티워의 헐크가 아니라 배너와 헐크가 융합한 프로페서 헐크이다. 프로페서 헐크는 인피니티워 이전의 노멀 헐크와는 외모도 체격도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노멀 헐크와 프로페서 헐크와의 손의 크기가 무조건 같다고 보기는 힘들다. 위의 이미지는 노멀헐크와 프로페서 헐크의 손을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체형 자체가 상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멀헐크의 팔뚝과 프로페서 헐크의 팔뚝을 머리의 크기와 비교해 보자. 한 눈에 봐도 프로페서 헐크쪽의 팔과 손의 크기가 노멀보다 훨씬 작고 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타노스는 건틀렛의 크기를 줄이지 않고서도 건틀렛을 착용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작중에서 타노스가 건틀렛을 착용하는 순간, 건틀렛의 크기가 작아지는 묘사가 없다.

14. 이외 의문점

비평 반론
우주 미아가 되어버린 토니 스타크의 귀환은 간단하게 캡틴 마블이 들고 돌아오는 것으로 처리한다. 토니 스타크의 귀환이야 필연적이여야 했을 과정이지만 영화 시작 10분도 안 돼서 너무나 맥빠지게 구출해버리니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 건 덤. 캡틴 마블이 어떻게 그리 정확히 베나타 앞으로 나타나는 건지 설명도 없으며 그저 잠에 들었던 토니가 빛에 눈을 떠보니 앞에 캡틴 마블이 있었고 그대로 구출된다라는 성의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하다 못해 인피니티 워처럼 구조 요청 무전을 송신받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일행이 아스가르드 피난선으로 떠나는 장면처럼 비슷한 것이라도 하나 있으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연출 부족으로 개연성이 부족해진 것. 작중 캡틴마블이 어떻게 해서 토니를 찾아내는지 설명이 없는 것은 맞다. 다만 전작인 캡틴마블의 쿠키영상을 보면 닉 퓨리의 호출을 받고 캡틴마블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그 당시에는 캡틴 아메리카가 인피니티워에서의 수염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캡틴마블이 토니의 우주선과 함께 지구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굳이 캡틴 아메리카가 면도하는 장면을 삽입한 것은 캡틴마블이 지구에 한번 들렸다가 다시 우주로 나갔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즉, 캡틴마블은 호출을 받고 지구에 한번 들른 상태에서 모든 상황을 듣고 로켓에 의해 베나타의 위치를 추적해서 찾아갔다는 설명이 가능하다.[70] 물론 이 부분이 영화에 삽입되었다면 모든 의문이 해결되겠지만 본 작품의 긴 상영시간과 사건의 경중을 판단하여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고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캡틴마블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작을 보지 않으면 속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수 많은 시리즈 물의 특성이기도 하다. 또한 극중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므로 캡틴 마블의 동기를 설명했으면 작품성에 손상을 받을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오프닝부터 캡틴마블이 우주선을 추적하여 우주로 나가는 장면이 있었다면 죽음 목전에 놓인 토니의 상황에 대한 극적 긴장감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시간 강탈 작전을 할 때 분명히 어벤져스 멤버들이 쓸 핌 입자의 양은 20개로 제한 되어 있기에 신중하게 작전을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사실 핌 입자는 스톤을 모으기 전에 과거로 가서 얼마든지 챙겨올 수 있었다. 스티브가 미군 기지에서 핌 입자를 챙겨왔을 때도 그 시간선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굳이 왜 핌 입자들을 과거에서 더 챙겨오지 않고 그대로 작전을 수행한 것인가? 이 점에 대한 것은 영화의 작품성을 위해 희생된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 핌입자를 수십 수백개 챙겨놓고 미션에서 실패할 때마다 원래 시간선으로 돌아오고 다시 리스타트 하는 행동을 영화에 넣는다면 영화에서의 긴박감이나 어벤져스의 사명감등이 평가절하 될 수도 있다.
중간에 캡틴이 토니와 함께 미군기지에 잠입했을 때, 캡틴은 11개 있는 핌 입자 캡슐 중 네 개를 챙긴다. 당연히 이 중 두 개는 토니와 캡틴이 현재의 메인 시간선으로 복귀할 때 사용할 것인데, 나머지 두 개는? 혹시 몰라 여분을 챙길 거였으면 왜 굳이 두 개만 더 챙긴 것인지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떡밥이라고 하기엔 어차피 핌 박사가 살아돌아옴으로써 핌 입자는 생산이 가능해졌다. 설마 캡틴에게 도벽이 있어 두 개를 더 챙겼단 말인가? 이 장면 때문에 '각자 딱 한 번씩 왕복할 만큼의 핌 입자만 있으니 조심하라'고 굳이 강조한 장면도 이상해지고 만다. 본격적인 임무에 앞서 먼저 핌 박사가 살아있는 시간과 장소로 가서 핌 입자를 왕창 들고 돌아오면 핌 입자 부족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핌 박사와 앤트맨이 잘 아는 사이인 만큼 시간과 장소 특정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11개 있는 핌입자중 4개를 가져온 것은 자세한건 감독이 따로 언급을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그러나 유추해볼 수 있는 사실은 몇가지가 있는데 캡틴은 핌입자를 몰래 가져와야 하는 입장이었다. 11개중에 따로 올려져 있는 4개를 가져오는 게 현실적으로 도난을 유추하기 쉬울까? 아니면 11개를 싸그리 챙겨오는게 도난을 유추하기 쉬울까? 더불어 왜 하필 4개? 라는 대목에 대해서는 몇가지 해석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은 시간여행의 역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캡틴과 토니의 시간여행 순서를 살펴보면 현재 - 2012년 뉴욕 - 1970년 뉴저지 쉴드 기지의 순서였다. 2개를 예비용으로 챙긴게 아니라면 시간여행의 역순인 1970 뉴저지 쉴드 기지 - 2012년 뉴욕 - 현재 순서대로 돌아가면 핌입자가 4개로 딱 떨어지게 된다. 만약 시간여행의 역순이 아닌 바로 돌아가게 된다면 나머지 2개는 앤트맨의 몫이 되는데 시간여행 이전에 개그씬으로 지나간 씬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앤트맨이 작아지거나 자이언트 맨이 되려면 핌입자가 필요하다. 앤트맨의 전투능력의 99퍼센트는 거대화나 축소화의 지분이니 앤트맨을 아예 전투에서 배제하지 않는 한 핌입자는 꼭 필요하다. 또한 그 장면을 보자면 핌입자가 4개, 4개, 3개 단위로 묶여있었다. 그중 캡틴은 4개짜리 묶음을 집어온 것이다. 이것을 보면 캡틴이 집어올 때 이런 걸 굳이 생각한 게 아니라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왔을 가능성도 꽤나 많다.
토르는 평행세계에서 대체 왜 묠니르를 가지고 왔는가? 토르가 돌아온 후에도 한참동안 묠니르가 필요한 일 자체가 없었다. 당시엔 타노스가 포탈을 타고 넘어온다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누구도 알지 못했고,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 즉, 묠니르를 들어 토르의 공황장애가 극복되고 전투능력이 올라가야 하는 당위성 자체가 없다. 토르가 묠니르를 들고 온것이 단순히 전투 때문에 들고 온 것은 아니다. 토르는 시간 여행 전까지 자신이 타노스를 인피니티워에서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고, 그 이후로는 폐인으로 살았으며 스스로를 패배자, 루저, 못난이 등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스그라드로 타임 여행을 한 순간에서도 토르를 그 죄책감과 찌질함에 일을 그르칠 뻔했고, 그것은 로켓에게 따귀를 맞아가며 참교육을 당해도 극복이 안 되었다. 토르가 본격적으로 안심을 한 건 프리가를 만난 후였고, 그 후에 토르가 묠니르를 소화한 것은 전투용이 아니라 자신의 자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토르가 묠니르를 잡자마자 한 첫번째 대사는 나는 아직 자격이 있어 였지 전투에 도움이 되겠다는 걸 시사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리고 토르는 그 묠니르의 "자격 여부"를 얻게 되자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그 후에 바로 시간여행에서 귀환하게 된다.[71] 토르가 진심으로 자신에 대해서 기뻐했을 때가 묠니르르 잡았을 때며 그것만으로토 토르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는데 묠니르를 들어서 공황장애를 극복했다는 게 당위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다.

게다가 프리가가 말을 못하게 했다고 해서 왜 묠니르를 가져간 걸 막지 못한 게 이상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말하자면 에인션트 원이 타임스톤을 가져가도록 허락한 것 역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프리가는 애초에 본인을 "마녀"라고 소개했으며 토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 말은 그 시점의 프리가는 에인션트 원이나,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정도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 그녀가 더 강력한 에테르는 가져가게 허락하면서 토르가 그토록 애착했고 토르에게 자신감을 가져다 준 묠니르를 굳이 빼앗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며 토르 본인이야 전투에 쓰일지는 몰랐겠지만 프리가 입장에서 미래를 내다본 것이라면 토르의 자신감 회복용 + 본인은 예지했던 전투까지 짐작해 충분히 그냥 방치할 수 있는 입장이다.
발키리는 천년 전 헬라에게 돌격할 때 헬라의 반격으로 타고 다니던 페가수스를 잃었다. 결국 라그나로크 사건 당시에도 우주선에 탑승해서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라그라로크 사건이 끝나고, 우주를 표류하던 도중 타노스의 습격으로 이들은 큰 피해를 입고 우여곡절 끝에 지구에서 난민 생활을 겪었다. 그런데 이런 발키리가, 최종전에서 갑자기 새로운 페가수스에 올라타고 위풍당당하게 돌진한다. 그 페가수스는 어디서 가져온 것인가? 타노스 참수 이후 5년이 지났다.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했겠는가? 아스가르드인이 난민 신세가 되었다지만 명색이 우주급 문명인데 5년간 어디선가 날아다니는 말 하나쯤은 가지고 오지 않겠는가? 또한 페가수스가 1000년 전 죽은 말 한 마리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MCU에는 수많은 종족이 존재하고 당연히 페가수스 여러 마리가 널렸을 것이다.
헐크와 브루스 배너의 인격이 융합할 것이란 사실은 과거 지속적으로 나왔던 모습의 변화, 암시, 복선을 통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점이지만 융합하는 모습과 사유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인피니티 워에서 거의 풀 타임으로 헐크와 배너의 갈등 떡밥을 흘렸음에도 본작에서는 그냥 몇년 지나니까 해결됐다라는 식으로 넘어갔다. 헐크의 팬이라면 헐크의 서사가 축소 표현된 것에 아쉬움을 느끼겠지만, 헐크와 배너가 융합한 사유는 정확히 대사로써 설명한다. 엔드게임 영화 전체 서사를 토니, 캡틴, 토르에게 몰아 줌으로 인해 헐크의 서사는 축소되었을 뿐. 만약 헐크의 스토리 마저 토니와 캡틴처럼 표현했다면 영화가 길어지고 서사가 분산되어 매우 지루해졌을 것이다.
워머신은 후반에 타노스의 기함폭격에 박살난 Mk.6를 버리는데 초토화된 기지에서 잘도 멀쩡한 MK.7 슈트를 찾아내서 어느 새 입고 나타난다. 이 장면이 굉장히 개연성이 부족한 이유는, 해당 장면에서 바로 그 워머신이 무력하게 물에 빠져 익사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때 워머신은 같이 죽어가는 로켓과 헐크에게 '저세상에서 만나자'라며 유언을 읊고 있었다.

물론 이것도 여러 가지 유추해볼만한 핑곗거리는 많다. 예컨대 MK.7 보관함에 락이 걸려있어 당장 입을 수가 없었는데, 시설이 무너지면서 이 락이 해제되거나 보관함이 파손되어 입을 수 있게 되었다든가, 혹은 앤트맨이 오다 보니 멋있는 게 있어 주섬주섬 챙겨왔다든가, 침수되는 사이로 우연히 흘러내려왔다든가 등등. 문제는 앞서도 누누이 지적했듯, 연출에 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반신불수인 워머신이 어느새 슈트를 갖춰입고, 앤트맨 손 안에서 등장하는지에 대한 연출이 없으니 관객들이 어? 하면서 벙찌게 되는 것. 뭔가 이유가 있었을 거라는 것은 보는 사람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연출이 없으니 납득하기가 어렵고, 관객이 추리하고 유추해서 이야기를 생각해야 하니 연출상 날림이란 비판은 피할 수 없는 것.
연출상 날림도 아니고 전개상 사소한 부분이라 개연성을 희생하면서(없다는 뜻이 아니다.) 생략편집을 했을 뿐이다. 생략편집은 서사구조상 중요하지 않은 장면을 가지치기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이야기에 대한 집중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킹콩에서 킹콩을 기절시킨 후 뉴욕으로 운반하는 장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극장판 기준)에서 아라고른과 죽은자들의 군대가 해적선을 탈취하는 장면[72],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브루스 웨인이 동굴에서 탈출한 후 봉쇄된 고담시로 진입하는 장면 등이 생략되었다. 게다가 앤트맨이 나오는 장면 뒤에 워머신의 슈트가 나온다 정황상 슈트를 챙겨서 전해주었을 것이다.
호크아이는 가족을 잃고 부조리함에 분노해[73] 범죄자들을 퍼니셔처럼 마구 죽이고 다녔는데, 이에 대한 후처리는 작중에서 아무도 입에 담지 않고 어물쩡 넘어간다. 애초에 호크아이의 타락은 전체 플롯에서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으며 캐릭터의 성격 묘사 역시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럴거면 왜 타락시켜서 캐릭터를 이상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야쿠자와의 쓸데없이 긴 검투씬은 덤. 호크아이의 작점 묘사와 관련해서는 마냥 개연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게 이 과정을 통해서 타노스가 자신은 "올바르다" 라고 주장해왔던것과는 달리 핑거 스냅으로 절반을 없앤 것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그 정신력이 강했던 호크아이가 저렇게 막 나가는 사람이 되었다는것만 봐도 타노스의 핑거스냅의 부작용을 철저히 보여준다. 또한 저렇게 막나가서 비록 범죄자를 때려잡은 일이긴 했어도 후회하는 마음으로 매번 자신을 희생하려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74] 개연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로켓은 지구 기술과는 격이 다른 우주적 레벨의 과학기술 및 공학의 천재이며, 실제로 지구 최강의 공학 천재중 한명인 토니를 반푼이 취급하며 모자란다고 비웃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정말 과학기술이 필요했을 토니제 인피니티 건틀릿 제작이나 이외의 장치 제작 등에 도움을 주거나 조언을 하는 등의 관여를 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 기술유출을 꺼렸던 것일까? 로켓이 토니를 무시했다고 해서 꼭 로켓이 토니에게 인피니티 건틀릿에 대해서 조언을 하며 관여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과학부분은 알게되면 알게될 수록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다. 에오울에서 토니가 천재였지만 헬렌 조에게 호크아이의 상처 처리를 맡긴건 토니의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로켓은 무기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지 나노 기술에 천재성을 보인것도 아닌데 로켓이 토니의 건틀릿 작업을 주도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잘 보면 로켓이 주도하지 않았을 뿐 아예 돕지 않은 것도 아니다. 차라리 어째서 양자 영역에 1도 모르던 토니가 앤트맨보다 더 알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나오지 로켓이 왜 돕지 않았는가 라는 건 과한 주장이다.
과거에서 데려온 가모라는 분명 어벤저스의 협조자지만, 그렇다고 어벤저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소속된 영웅은 아니다. 심지어 토니는 가모라를 보지 못했다. 그럼 토니가 핑거스냅을 했을 때 이 가모라는 어떻게 되는가?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설명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 가모라가 이후에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가모라가 토니의 핑거스냅에 의해 소멸했는지 안했는지는 엔드게임 자체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 2014년 가모라의 역할은 2023년의 네뷸라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으며 가모라는 이미 네뷸라를 구해줌으로 영화안에서 자신의 롤을 충실하게 담당했다. 만약 가모라가 전투 도중에 사망했다 하더라도 네뷸라가 마음아파했을 건 분명하지만 엔드게임 스토리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에 네뷸라가 구출된 시점부터는 가모라의 역할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가모라의 행방이 묘연해지는게 오히려 엔드게임의 엔딩과 잘 맞는다. 엔드게임의 엔딩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다음 목표가 가모라를 찾는 것이었다. 가모라의 행방이 묘연하지 않고 명백하다면 오히려 그 장면이 어색해지고 개연성이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엔드게임 삭제 영상에서는 아군들 모두 토니에 죽음에 숙연해지며 그를 향한 경의를 표시하는데 그런 토니를 본 가모라는 아무런 예도 취하지 않은채 한번 눈길을 주고는 자리를 떠난다.[75] 이렇게 가모라의 생존이 분명하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가모라를 찾으러 가는 듯한 암시가 더 모순된다. 차라리 가모라의 행방을 묘연하게 하며 그런 가모라를 찾는 게 다음 작품을 위한 훌륭한 떡밥이 되기도 하고 개연성 자체에 더 맞다는 말이다.
앤트맨의 거대화 변신, 속칭 자이언트맨은 엄청난 체력소모와 리스크를 동반한 필살기다. 그리고 한번 거대화를 하면, 자력으로 해제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거대화를 해제해도 한동안 골골대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는데, 엔드게임에서는 그런 리스크는 하나도 표현되지 않고 마음껏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한다. 다른 히어로들의 슈트는 5년간 업그레이드 됐다고 칠수도 있지만, 앤트맨은 앤트맨 2로부터 5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을 뿐더러 어떤 개량도 거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이상한 부분. 앤트맨이 양자 영역에서 5시간이 지나기는 했으나 양자 영역에서 탈출한 후 바로 시간여행을 한 것도 아니다. 시간여행 이전까지 작전을 세우느라 몇 시간이 지났는지 며칠이 지났는지 묘사된 것도 아니다. 그 기간동안 토니 스타크나 로켓 등이 업그레이드 할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캡틴 마블은 타노스에 대해 직접적인 적개심을 가진 인물이고, 실제로 타노스를 죽이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 인물이 타노스에 대해 이렇듯 적의를 보이는 이유는 당연히 타노스 자신, 그리고 블랙 오더와 핑거 스냅등으로 주변인이 희생되었기 때문. 그런데 이런 캡틴 마블이, 우주의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타노스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되돌리는 시간여행에 참가하지 않는다. 캡틴 마블이 과거 개변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다. 거기다 시간 여행은 현재의 메인 시간선에서 관측하기로는 갔다가 오는데 몇 초 걸리지도 않는다.

물론 영화상으로, 캡틴 마블이 만약 시간여행에 참여했다면 과거의 타노스가 현재로 넘어오는 전개가 어색해지기 때문인 것은 감안해야 하겠지만[76], 어떻게든 한번에 미션을 성공시켜야 하는 어벤져스 입장에서, 대부분의 어벤저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캐럴을 참여시키려는 노력조차 없다는 것은 굉장히 개연성이 떨어진다.
캡틴 마블처럼 가장 강한 캐릭터가 왜 핵심 작전에서 빠지는가? 가 이 비평의 주된 논점인데 이는 관객의 시각에서만 가능한 판단이다. 관객은 이미 캡틴 마블 솔로 영화를 보았고 그녀의 능력을 직접적으로 알기때문에 어색함을 느끼지만 영화상의 캐릭터들 중에 직접 캡틴 마블의 강함을 본 사람은 이미 핑거 스냅으로 사라진 닉 퓨리밖에 없다. 그리고 핑거 스냅이후 캡틴 마블은 지구로 왔고 그 이후 활동은 토니를 찾아 데리고 온 것, 5년이 지나는 동안의 무언가 활동 뿐이다. 그 사이 강력한 활동이 있었을수도 있지만 없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앤트맨이 돌아오기 직전 나타샤와의 홀로그램 통신에서 로켓과의 대화에도 나오지만 본인이 한동안 보기 힘들거라고도 말한다.

또한 위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으니, 행크 핌이 없어서 핌 입자 생산이 불가능한 탓에 시간 강탈 작전 실행 당시 핌 입자는 20개로, 캡틴 마블을 제외한 10명이서 각각 딱 1번씩만 왕복할 수 있는 분량 밖에 없었다. 캡틴 마블을 불러올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

영화 연출적인 방향에서 보자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당시 상황을 알거나 적응이 가능한 지구 캐릭터들이 가는 것이고 아스가르드도 토르가 갔으며 에테르를 몰래 빼내는 로켓의 역할을 굳이 강력한 캡틴 마블을 쓸 이유가 없었다. 모라그 또한 워머신은 거의 한일이 없이 귀환만 했고 메인 스토리는 네뷸라의 클라우드 공유 기능(?)으로 과거의 타노스를 연결하기 위한 장치이므로 대체불가이며 보르미르는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같은 서로에게 감정적 상실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보내야 하는데 캡틴 마블을 보낼 수도 없다. 모든 컷에서도 나오지만 시간 강탈 작전은 과거로 가서 다 부숴버리고 스톤을 뺏어오자가 아니라 과거의 간섭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몰래 스톤을 가져와서 사용하고 되돌려 놓는 것이며 파워와 능력을 살려 공격을 하는 미션이 아니다. 아이언맨이나 토르, 캡틴 아메리카가 그들의 힘을 써서 스톤을 뺏어온 게 아니라 최대한 변장하고, 숨고 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엔드게임의 일관된 메시지는 바로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캡틴, 그리고 미래에 집착하는 토니가 교차되는 부분이 바로 현재의 현실이며, 이 인물들이 행동하는 동기도 결국 현실과 연관되어 있다. 다른 한 축인 토르 역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충실히, 소중히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이다.[77] 현실에 충실하라는 토니의 유언이 바로 이 메시지를 확정짓는 대사다. 그런데 정작 캡틴은 자신의 현실이 아닌 다른 현실에 가서 실컷 가상현실을 즐기다가 현실로 돌아온다. 영화는 내내 게임에 빠져 폐인이 되어버린 토르를 비판적이고 조롱섞인 시선으로 비추지만, 사실 게임 폐인으로 말하자면 캡틴은 24시간 폐인플레이를 수십년간 하다 온 폐인왕쯤 되는 것이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가 겪어왔던 그 수많은 비극을 고려해보면 캡틴에게 이러한 선물이 주어지는 것 자체는 보는 사람 모두가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게 현실에 충실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현재를 어떻게든 살아가야죠.'라고 말하던 캡틴이, 기회가 되자마자 인생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것은 아무리 봐도 개연성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캡틴의 "현실성에서의 충실성"은 캡틴의 캐릭터를 이해성의 부족에서 나온 발언이다. 토니의 현실성에 충실하라는 말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떳떳하게 살라는 것이지 괴로움에 쪄들어 미친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다. 캡틴이 어벤져스에 합류한 것도, 쉴드에 합류한것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이 페기의 유지를 받들어 세계를 위협으로 부터 구출하기 위해서였지만, 캡틴은 항상 집에 가기를 원했으며 그것이 캡틴이 원했던 현실이다. 엔드게임까지는 그런 현실이 이루어질 수 없었으니 캡틴은 자신의 현실을 참고 누르며 현재 있는 상황에서 적응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엔드게임이 끝나고나자 캡틴은 자신이 원하는 현실인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 생겼고 그것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원래 그랬어야 했던 것처럼 노인이 되어서 메인 유니버스에서 사는 현실을 택했다. 토니는 그렇게 염원하던 세계를 구하는 일을 했고, 캡틴은 드디어 자기가 원하던 현실인 집으로 돌아간 것을 마치 원치도 않는 삶에서 캡틴이 살아야만 하는 것처럼 묶어놓는 것이 과연 "현실에서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라고 메어놓는 것은 모든 인물을 같은 선상에 놓는 행동이다. 토르가 자아여행을 떠난 것, 버키는 속죄를 위해 남은 것, 토니는 자신이 원했던 대로 세계를 보호하고 죽음을 택한 것 등 각자 최선에 상황에서 원하는 선택을 한 것을 캡틴이 무책임한 사람처럼 서술하는 건 비약적이다.
썬더볼트 로스소코비아 협정으로 어벤져스를 분열시키고 탄압한 장본인이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어벤져스는 분열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인피니티 워에서 승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로스는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토니 스타크의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로스와 일면식도 없는 토르, 네뷸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닥터 스트레인지, 캡틴 마블은 그렇다쳐도 캡틴, 헐크, 호크아이, 완다, 팔콘, 퓨리 등 토니의 동료들과 토니의 친구인 로디, 그리고 토니의 아내인 페퍼 중 누구도 로스에게 "당신이 비전과 나타샤와 토니를 죽였어! 당신이 강요한 빌어먹을 소코비아 협정만 아니었어도 그들이 희생되진 않았어!"라고 비난하지 않았다. 로스가 나쁜놈이란건 관객들은 다들 알지만 MCU세계관의 시점에서 보자. 소코비아 협정은 로스 혼자 통과시킨 게 아니라 유엔과 그 멤버 국가들의 동의로 통과시킨 것이다. 만약 소코비아 협정의 문제를 짚는다면 로스 뿐 아니라 이들 모두 처벌을 받아야하는데,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받을리가 있을까? 추가로 서명한 어벤져스 멤버들도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 설령 소코비아 협정이 부당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의도는 좋았다"로 정리되지 이걸 갖고 처벌까지 갈 리는 없을 것이다. 로스도, 이에 서명한 유엔 국가들도 (MCU작중 내에선) 좋은 의도를 갖고 한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 그리고 당연히 어벤져스와 주변인들은 로스에게 악감정이 가득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로스에게 원망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순 없다. 스크린 상에서 원망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토니의 죽음 이후 크레딧이 나올 때까진 페이즈 1 히어로들의 여정을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이 중 양대 축이 드디어 자신의 행복을 찾기 시작한 캡틴, 그리고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한 토니를 보내는 과정이다. 이 상황에서 굳이 (엔드게임에서 중요한 인물도 아닌) 로스에게 친구들이 원망하며 분노를 쏟아내는 장면을 넣으면 작품의 분위기가 반감된다. 토니의 장례식에 로스가 참여한 것은, 그를 싫어하는 로스같은 사람조차 그에게 경의를 표할 정도로 토니가 영웅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최종 전투 이후는 페이스3까지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이고 여기서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은 감동과 아쉬움 섞인 만족감이다. 그런데 굳이 지나간 인물인 로스를 앞에 내세워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씬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뒤집어 말하면, 다들 토니의 희생에 고마워하고 그를 떠나보내는 장면에 굳이 페퍼가 분노해 로스에게 악을 쓰는 장면을 넣는 건 부자연스럽다. 중요한 건 토니지 로스가 아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스톤을 다시 되돌려주려고 타임터널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히 이루어지려면 캡틴이 타임터널을 이용해 간 그 평행 세계는 어벤져스 맴버들이 스톤을 가져온 그 평행세계와 일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작중 배너가 설명했듯이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 할 때마다 새로운 평행 세계가 생성되며, 기존의 세계에서 분리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캡틴이 타임 터널을 이용하여 간 세계는 이 시간 여행 때문에 생긴 새로운 세계이지, 어벤져스 멤버들이 인피니티 스톤을 가져온 그 평행세계가 아닌 것이다. 만약에 타임 터널이 원하는 평행세계로 갈 수 있다면 또 모순점이 생긴다. 그렇다면 왜 실제 세계의 과거로 갈 수 없단 말인가? 타임터널을 이용해 평행세계로 간 다음, 그 평행세계에서 또 한 번 시간 여행을 통해 원래 세계의 과거로 돌아온다면 다시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원하는 평행세계로 가는 것은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벤져스 멤버들이 인피니티 스톤을 가져온 세계는 영원히 인피니티 스톤이 없는 채로 남는 것이고, 캡틴 아메리카는 엉뚱한 세계에 스톤을 전달한 것이 된다. 배너는 에인션트 원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고, 에인션트 원의 세계는 언젠가 붕괴하게 될 것이다. 어벤져스 멤버들은 자신의 세계가 붕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평행 세계의 에인션트 원까지 이 문제점을 간과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런 점에서 설정 미스 또는 모순이라고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평행세계와 맞물려서 어려워 보이는 문제이지만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평행세계는 로키 드라마에서 보듯 특정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분기된다. 즉 해당 세계에서 인피니티 스톤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본래의 타임라인에서 분리되는 것이므로 특정 시점까지는 동일한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캡틴이 터널을 통과해 새로운 평행세계가 갈리는 시점 직전으로 가서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이 인피니티 스톤을 가져간 즉시 돌려놓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1] 특히 앤트맨과 와스프의 쿠키 영상에서 양자 영역 장치가 달린 차량의 뒷문이 열려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바베큐 조리 장치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전에 볼 수 없는 장치를 찾고 호기심에 만질 수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굉장히 많은 의문점을 남긴다.[2] 결정론의 분위기가 풍기는 부분이다.[3] 2012년의 뉴욕이나 아스가르드로 갈 때도, 2014년의 모라그 행성에서도, 나름 그 당시의 정보를 바탕으로 스톤을 회수할 계획을 철저히 세워두었고, 히어로들은 제각기 세부적인 부분에서 어그러지긴 했어도 이 계획을 바탕으로 행동했다.[4] 물론 계획과는 달리 당시 스톤키퍼는 에인션트 원이었다.[5] 캡틴 마블을 미리 부르지 않은 건 그녀가 바쁜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로는 핌 입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간여행을 실컷 해도 결국 출발 직후 시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딱히 누가 보초를 설 이유도 없었다.[6] 마침 프로페서 헐크의 모습인 배너가 들키지 않고 뉴욕에서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도 했다.[7] 어벤져스는 이 당시 스트레인지가 아직 외과의사였고 에인션트 원이 타임 스톤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지만, 배너의 설득과 그녀의 스트레인지에 대한 신뢰 덕분에 큰 문제는 없었다.[8] 스타로드는 셀레스티얼의 혈통을 이은 혼혈 지구인이라 일반적인 지구인보다 신체 능력이 뛰어나다.[9] 완다의 염력 공격은 타노스가 스스로 파훼할 수도 없어서 피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포격 후에야 벗어날 수 있었다. 캡틴 마블은 아예 자기네들이 배달해준 꼴인 파워 스톤에 무력화된 것이고 순수 힘 싸움에선 아예 타노스를 압도하며 타노스의 박치기조차 미동도 없이 받아낸다. 즉 캡틴 마블은 타노스의 공격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는 완전히 몇 수 위의 무력을 지닌 히어로라는 것.[10] 토니의 핑거 스냅과 죽음[11] 건틀렛을 노리고 달려들던 아웃라이더들은 호크아이가 모두 죽였고, 타노스 측 스파이인 2014년의 네뷸라도 현재(2023년)의 네뷸라가 죽여버렸다. 전투 중간에도 타노스가 '(건틀렛을 회수하러 갔던 2014년)네뷸라는 어디로 간 거냐'고 당황해서 물어보는 장면이 있고 콜버스는 응답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인피니티 건틀렛의 위치 자체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었다.[12] 여기서 하늘로 들고 튀었으면 사실상 게임 끝이었다. 타노스한테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니고 캡틴 마블이 우주선 광선 좀 맞는다고 추락할 피래미도 아니고 어찌한단 말인가.[13] 대사만 보자면 스톤들을 1초라도 빨리 가져다주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말하는데, 막상 스톤들을 다시 돌려준 시기는 전투가 끝나고 뒷수습도 마치고 토니의 장례식도 마친 뒤 매우 여유롭게 날씨 좋은 날의 야외에서 피크닉 하듯이 천천히 돌려보낸다.[14] 도망쳐도 결국 타노스에게 잡힐 것이라고 판단했고, 확실하게 떼어놓기 위해 양자터널로 가려 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는 전략적으로 봤을 때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작전이다. 지금은 최대한 멀리 건틀렛을 떨어뜨려 놓고, 타노스를 확실하게 제압한 이후 에필로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스톤들을 돌려놓는 것이 상책이다.[15] 타노스의 무차별 포격 때 캡틴마블의 원조가 없었으면 패배했을 수도 있다.[16] 설정상 건틀렛이 없더라도 스톤 하나의 힘을 사용할 때는 별 다른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토르 2편에서 말레키스가 에테르를 흡수해서 현실조작의 힘을 발휘하거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별다른 도구 없이 협동심으로 오브를 다룬 것, 엔드게임에서 과거의 로키가 테서랙트만 들고 공간이동을 한 것을 보면 답이 나온다. 결정적으로 타노스가 캡틴 마블을 제압한 수단은 파워 스톤만 빼서 후려갈기는 것이었다.[17] 심지어 타노스가 밴의 옆을 지나쳐 달려가면서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다가 캡틴마블이 건틀렛을 들고 밴을 향해 대놓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난 뒤에야 양날검을 던져 밴을 파괴한다.[18]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설정에 따르면 파워스톤 하나만으로도 행성을 파괴해 버리는 것이 가능하다.[19] 영화 초반, 양자영역에서 벗어날 때의 복장을 생각해보자.[20] 사실 우르, 비브라늄은 절대무적의 금속으로 묘사되었던 MCU 초기 영화와 달리, 묠니르를 헬라가 파괴하는 장면이라던가, 비브라늄 재질로 만들어진 얼티밋 울트론이 히어로들의 연계 빔 공격에 녹아내리는 장면과 블랙 팬서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에 긁은 흠집을 냄으로써 파괴 가능한 재질이라는 것을 보여준 바가 있었다. 다만 비브라늄이나 우르를 단순히 근력만으로 파괴하는 것은 타노스나 헬라급 정도는 되는 강자여야 가능한 것으로 묘사되기에 건틀릿의 재질이 비브라늄 정도였다만 언급했더라도 수습이 가능했을 것이다.[21] 나노 건틀릿은 어벤저스의 누구나 착용할 수 있게 사이즈 조절 기능이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 보여지지만, 문제는 2014년의 타노스 시점에서는 어벤저스가 제작할 건틀릿에 사이즈 조절 기능이 있을지의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혹시나 캡틴 마블이나 토르가 끼는 걸 가정하고 인간 손 사이즈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면 타노스에게는 그저 손가락 사이즈의 장갑일 뿐이므로 착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22] 예를 들어서 토니가 건틀릿의 자폭기능이나 분해, 무력화 기능을 넣었고 위기상황에 이를 명령했으나 첫번째 스냅으로 건틀릿이 손상되어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장면이 나왔다던가, 아니면 제작중에 그런 가능성은 신경쓰지 않았다는 등의 한두마디 언급을 함으로써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23] 왜 말해주지 않았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타노스의 침공을 알린 것) 때문에 또 역사가 바뀔 수도 있으므로 모르는 게 낫다. 예를 들어 캡틴 마블을 미리 불러왔으면 당장은 상황이 좋아졌을 지는 몰라도 캡틴 마블이 나중에 옴으로써 얻은 기습의 이점은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24] 사실 파워스톤 뿐 아니라 모든 스톤 중 단 하나라도 마찬가지다.[25] 쿠키영상을 자세히 보면 타노스가 처음부터 건틀렛을 끼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자신이 직접 나서겠다며 건틀렛을 착용한다. 즉, 2014년 당시 타노스는 니다벨리르 건틀렛을 확보하고도 아직 스톤이 모이지 않아 건틀렛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26] 발키리, 가모라, 맨티스, 오코예, 와스프, 페퍼, 완다, 슈리, 네뷸라[27] 장면 구도로 보자면 여성 히어로들 → 타노스의 군대 → 타노스 → 양자터널이다. 타노스에게 삼단빔을 시전했단것 부터가 군대는 돌파했단거고 가모라는 아예 돌진하며 양자터널로 향하는 길을 트는데 이후로 갑자기 사라진다.[28] 개그성 장면이긴 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솔로무비에서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포탈로 손만 내밀어 이리저리 훔치는 장면도 있다.[29] 파워 스톤으로 미러 디멘션을 부술 수도 없고 미스틱 아츠를 구사하지도 못하는 타노스로서는 미러 디멘션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다.[30] 정확히 말하자면 공식 맞지만(...)[31] 성룡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제 촬영을 하건, 최선을 다하세요. 왜냐면 영화는 영원히 존재하니까요. 아뇨, 그날은 비가 와서요, 배우들이 시간이 없어서요... 모든 극장에 가서 관객에게 그리 말할 겁니까? 아니죠! 관객들은 극장에 앉아서 좋은 영화고 나쁜 영화인지만 판단합니다. 그게 전부예요."#[32] 대표적으로 리들리 스콧의 킹덤 오브 헤븐 극장판이 지나친 편집으로 혹평을 들었으나 40여분의 시간이 확보된 감독판은 뛰어난 명작으로 인정받는다.[33] 작중에서 직접 사용하지 않기는 했지만 무려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아가모토의 눈을 가지고 있었던 닥터 스트레인지, 역대 최강의 슈트인 MK.50을 착용했던 아이언맨과 아이언 스파이더 슈트를 착용했던 스파이더맨, 가모라와 로켓, 그루트를 제외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34] 외계인 안드로이드 마법사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35] 애초에 설령 세 히어로들이 잘못된 전략으로 인해 패배한 것이라고 치더라도 캡틴을 제외한 나머지 두 히어로는 작중 내내 타노스에게 제대로 된 유효타 하나 주지 못하고 시종일관 쳐맞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데다가, 오히려 전략이고 뭐고를 떠나 3:1이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꼼수없이 완벽하게 본인의 실력만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타노스이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타노스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36] 덧붙여 토르가 인피니티 워 때보다 약해졌기 때문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 또한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밝힌 설정으로 인해 적잖은 논란이 있다. 자세한 것은 토르(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능력/논란 항목 참조.[37] 실제로 작중에서 스칼렛 위치의 염동력으로도 타노스의 피부에 손상을 가하지는 못했다 .[38] 다만 인터뷰에서 케빈 파이기는 이때 포격이 없었으면 그대로 죽었을 거라고 언급하였고, 타노스를 죽일 수 있는 스톰 브레이커도 있다.[39] 현 문단에서 설명하는 것과는 딱히 관련 없는 사항이지만, 오히려 스파이더맨을 중심으로 여성 히어로들이 갑작스럽게 모이는 장면이야말로 전개상 부자연스러운 부분이다.[40] 후폭풍의 세기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막고 있던 물살까지 밀어낼 정도로 강해서 스칼렛 위치 같은 강력한 히어로들 조차 함께 날아갔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41] 위 반론은 타노스가 히어로들만 모인다면 해볼만한 존재인 것 자체가 바로 중대한 개연성 오류란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엔드게임 최종장의 전투에서 타노스 세력이 지구 세력에 비해 약하다면 그 자체가 바로 개연성 문제인 거다. 최종장의 전투가 스냅이나 양자터널런 없이도 원래 타노스를 이길 수 있는 전투였던 것이란 말이기 때문이다.[42] 당장 위의 스톤을 대피시키지 않은 히어로들에 대한 반론에서도 스톤 대피는 히어로들이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있을 때의 차선책이라하지 않았나. 타노스가 히어로가 전부 모인 상황에서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절대강자가 아니라면 히어로가 전부 모인 최종장 상황은 그 승리의 보장이 이미 있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승리할 보장만 있다면 인피니티스톤같이 승패를 뒤집을만한 조커를 전투에서 배제하는 건 차선책따위가 아니라 필승법 그 자체가 된다. 그 '히어로들보다 약한' 타노스가 전투 끝까지 위협이 된 원인이 뭔가? 여전히 전장에 남아있는 스톤과 건틀렛이다. 캡마에게 졌을 타노스가 위기를 극복한 이유가 뭔가? 파워스톤이다. 해당 반론에서는 지구의 전투를 히어로 측이 져버리면 건틀렛을 우주로 피신시킨다해도 무슨 의미냐고 했는데 그런 걱정없이 '스톤과 건틀렛이 전장에 없다면' 타노스는 어차피 전투에서 졌을 거다란 설정이 개연성에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건틀렛을 전장에서 이탈시키지 않고 양자터널 런을 감행한 히어로측의 판단은 그야말로 타노스가 스스로의 약점을 하나씩 극복해가며 아이언맨의 희생이 필요할 정도로 히어로 진영을 궁지에 몰아넣게 만든 희대의 개뻘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43] 타노스가 히어로 전부가 모여도 승패를 장담못하는 절망적인 강자이기에 당장 스톤을 탈취당해 다시 스냅 당하는 것만은 막기위해 이 세계선에서 스톤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양자터널런을 최후의 수단으로 강요당했고, 그러다 스톤이 탈취당하기 직전의 위기를 맞아 그 자리에 있던 아이언맨의 기습적인 희생 스냅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타노스를 이길 수 없음이 확정됐을 때에야 비로소 아이언맨의 희생이 개연성을 가진다. 원래라면 히어로 전부가 모인 상황이라 충분히 이길 수 있던 '약한' 타노스를 뻔히 눈앞에서 전장을 횡단시킨 풀스톤 건틀릿을 탈취하게 해서 이길 수 없게 만든 다음 아이언맨이 희생하는 것만이 1400만분의 1의 확률로 얻을 수 있는 필연적인 승리라 말하긴 어렵기 때문이다.[44] 핵미사일 자체는 지구인들이 쏜 것이지만, 쏘게 된 원인제공은 분명히 로키가 했다. 치타우리 종족을 뉴욕 한복판에 소환했기 때문.[45] 호크아이 → 블랙 팬서 → 스파이더맨 → 캡틴 마블[46] 영화만 봐도 히어로측 군대가 타노스의 군대를 상대로 우세를 점하기만 하지 그 반대는 조금도 없다. 아예 최고위 지휘관급인 블랙 오더가 밟혀 죽고 찔려 죽고 난리도 아닌 모습이 연달아 나온다. 함선의 포격 때문에 잠시 수세에 몰리기는 하는데 마법사들의 재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얼마 안가서 전함마저 캡틴 마블에 의해 두동강난다.[47] 도움을 주긴 했었다. 거대한 파도가 히어로들을 덮치는 것을 막고 있었고, 영화에서도 그것 때문에 전투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묘사되었던 닥터 스트레인지의 능력을 감안하면 고작 그것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48] 사실 미래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는 건 시간이동물에서는 유명한 클리셰다. 밑지식이 있을수록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49] 네뷸라가 모라그로부터 보르미르로 가는 좌표를 우주선에 입력해야 하므로 네뷸라가 가지 않으면 소울 스톤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설령 생체인식 같은 게 불필요해서 단순히 버튼을 입력하는 것이라도 결국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가 아니면 소울 스톤의 획득 조건을 완수할 가능성은 적다. 동시에 다른 스톤들도 차질이 생기는데 리얼리티는 작은 로켓이나 엔트맨이 아니면 접근이 어려워지고 토르는 토르대로 묠니르를 못 챙겨왔으니 이후 만약 전투가 벌어지면 전투에서 큰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생긴다. 스페이스 스톤의 경우 엔트맨이 없다면 아예 토니의 아크 리엑터를 이용해서 시선을 분산한다는 작전도 무리, 마인드 스톤도 캡틴이 아니면 하일드라 드립이 먹힐 가능성이 적어지며 파워 스톤의 경우엔 네뷸라가 아니면 그냥 팔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 타임 스톤의 경우에는 헐크와 아이언맨이 아닌 이상 에인션트 원과 원활하게 대화가 통할 지식이 없기에 무리다.[50] 결정적으로 네뷸라는 히어로들이 과거로 간 시점에서는 진작에 타노스의 휘하에 있었기 때문에 네뷸라가 과거로 가는 시점에서 전쟁은 피할 수 없다.[51] 토니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상황이 자신이 희생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절망적인 때가 오면 반드시 자신이 희생하는 모습을 어벤져스1에서 보여준 바 있다[52] 만약 캡틴마블이 우주에 나가 있느라 보지도 못한 토니의 건틀렛을 조작해서 크기를 축소시킨다면 매우 어색한 장면이 되었을 것이다[53] 사실 이런 건 그냥 일반적인 시간여행물에서도 자주 나오는 클리셰인데 시간여행으로 알게 된 사실을 말했다가 그 사실 자체가 왜곡당해서 역사가 바뀌는 경우는 흔하게 나온다. 닥터가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54] 강박적으로 제작해나가던 슈트들을 폭파하거나, 아크 원자로를 버리는 장면은 곧 토니가 과거의 트라우마(=무력감)에서 벗어나면서 성숙해짐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55] 불안, 강박. 결국 불안과 강박이란 '현재(의 평화)가 변화하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가 생긴 당시 시점으로는 당연히 이 불안과 강박이 강해지면 강해졌지 약해질 수는 없음은 자명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신적인 성숙도라는 측면에서는 토니보다 월등히 우월한 호크아이(클린트)의 경우 토니처럼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그 가족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가족을 위해 어벤저스와 함께 싸우는 쪽을 택했다. 엔드게임에서 이 두 가장은 극렬한 대비를 겪는데, 가족을 가짐으로써 정신적으로 불안해진 토니는 싸우는 것을 거부했고, 가족을 잃음으로써 정신적으로 불안해진 클린트는 범죄자들을 마구 죽이고 다니는 학살자가 되었다.[56] 집착, 애정결핍. 이미 이전에 감정의 폭발을 조절하지 못해 의절했고, 우주에서 돌아온 다음에는 맹비난하고 싸움을 걸었으며, 이후 집까지 찾아온 스티브의 제안을 무참히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니는 여전히 스티브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스티브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토니의 이런 부분을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이 점심식사 제안으로, 굳이 몇번씩 점심먹고 가라는 말을 반복하는 행동이야말로, 토니라는 인물의 명확하고 서글픈 한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적인 매력 역시 보여주고 있다.[57] 이것을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 바로 스파이디의 사진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장면이다. 즉, 가족의 위험 때문에 차마 계획에 찬동하진 못하지만, 스파이디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혼자 몰래 연구를 진행하는 것.[58] 제작사의 코멘터리에서도 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대화들의 존재가 액션씬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세 시간이나 되는 이유임을 밝혔다.[59] 즉 자신이 테스트해보고 검증이 된 시점[60] 첫 시간 여행의 대상으로 자신을 선택했다.[61] 이부분은 아이언맨 3의 후반에서 익스트리미스가 주입된 페퍼가 자신을 공격하는 아이언맨 수트를 간단히 분쇄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닐 지도 모른다(....)[62] 개그씬을 줄여서 담으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축축 처지는 분위기인데다 러닝타임도 길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런 개그씬이라도 넣어주지 않으면 관객이 영화 보다 지쳐 나가떨어지게 된다.[63] 익스트리미스 자체가 주입받은 인간 중 태반은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인간 폭탄 신세가 되고 마는 위험한 물질인데 그걸 제어해냈다는 점부터가 페퍼가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는 뜻이다[64] 당장 시빌 워에서 캡틴은 주변인들을 구하기 위해 국가시설을 습격하고 폭력을 행사했으며, 그 결과 범죄자가 되었지 않은가.[65] 이 점에서, 토니와 캡틴은 극명한 대비를 가진다. 토니와 캡틴은 모두 현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선인이다. 하지만 토니는 다가오는 미래(불안)으로부터 현재를 지켜내기 위해 미래에 집착하는 인물이며, 캡틴은 과거(추억)의 연장선인 현재를 지켜내기 위해 과거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여담으로, 둘 모두 이러한 집착 때문에 수많은 과오를 저지른다는 점도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토니 쪽이 더 큰 문제를 많이 저지르긴 했지만, 둘의 능력적인 차이를 감안하면 생각보다 큰 차이는 없다. 토니가 미래에 집착하다 발생한 울트론 사태, 캡틴이 과거에 집착하다 발생한 윈터 솔져 사태를 생각해보면 명확하다.[66] 이때 캡틴이 군인은 항상 죽을 수 있다는 늬앙스로 토니에게 말하자 토니는 "나는 군인이 아니다"라고 받아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67] 헐크는 핑거 스냅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에 몸부림칠 정도였는데, 아이언맨은 한번 크게 쇼크가 오는 묘사는 있었지만 그뒤에 차분하게 대사를 말하고 손가락을 튕길 수 있었다.[68] 인피니티 건틀렛은 단순한 스톤 꽂는 구멍뚫린 장갑이 아니라 스톤의 힘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활성장치이다. 테서랙트의 사례가 대표적이지만, 스톤은 활성화되어있을 때와 아닐 때는 하늘과 땅 차이라, 비활성화된 상태에서는 맨손으로 만져도 아무 문제 없다. 이런 가공할 능력 때문에 인피니티 건틀렛은 제작하기도 어려운 물건이었고, 토니가 인피니티 건틀렛을 제작할 수 있었다는 것에 관객들이 놀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토니는 마지막에 나노입자를 재구성해 자신의 오른팔 장갑을 인피니티 건틀렛으로 재구성했는데, 스톤을 빼내올 때까지는 단순한 장갑이라 스톤도 활성화되지 않아 아무 대미지가 없었지만, 인피니티 건틀렛으로 형태가 완성되고 스톤이 세팅되자 스톤의 능력이 활성화되면서 과부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하면 설명이 된다. 실제로 영화의 진행도 스톤의 이동 → 건틀렛 재구성 → 스톤 세팅 → 우반신에 스톤의 반동으로 인한 쇼크 → 갑옷의 표면이 타들어가기 시작하는 순서로 이루어진다.[69] 토니는 세삼 말할 것도 없지만, 로켓은 주변에 있는 부품 몇 개만을 이용해 순식간에 고화력의 무기를 만들거나 킬른 감옥의 보안체계를 해킹한 적도 있고 드론들과 감시탑을 이용해 간이 우주선을 만들기도 했으며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 제인 몸 속의 에테르를 자신이 제작한 듯한 장비로 체취하는 등 이미 검증된 공돌이다. 배너 역시 생물유기화학 분야만큼은 토니에 버금가는 MCU 내 최상위권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70] 감독의 코멘터리에 따르면 캡틴마블이 지구로 왔다가 상황 설명을 들은 뒤에 우주선의 위치를 추적하여 토니앞에 나타난 것이라 밝힘으로써 사실이 되었다.[71] 애초에 로켓은 그 전에 귀환하려고 했고 토르가 부탁하자 잠시 기다려 준 거다.[72] 확장판에는 나온다.[73] 한 평생 선한 사람으로 살아오던 호크아이의 가족들은 소멸 됐는데 소멸해도 싼 갱, 야쿠자, 삼합회 같은 범죄 조직들은 살아남은 범죄자들이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공평하게 신분이나 재산 여부 가릴 것 없이 순전히 50%의 확률에 맡긴 몰살이 불러온 또 다른 문제점이라 하겠다.[74] 확실하지도 않은 타임여행에 제일 먼저 실험대상이 되었고, 비록 실패했지만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려고도 했다.[75] 애초에 2014년 가모라와 토니와의 친분은 전혀없고, 14년 가모라는 타노스가 악인인건 알았지만 오히려 자기가 평생을 함께한 타노스 일행이 전부 사라졌기에 뭔가 감정이 묘했을 것이다. 또한 그것도 모자라 인피니티 워에서 소울스톤의 제물로 죽은 현재의 가모라도 토니와는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76] 지역에 연고가 있는 토니와 캡틴, 혹은 토르나 배너 쪽에 캐럴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히 말도 안되고, 팀원 아무도 연고가 없어 캐럴이 참여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역은 소울 스톤이 있는 제단이나 스타로드가 있는 모라그다. 그런데 소울 스톤쪽으로 캐럴이 갈 경우, 능력적 차이를 감안할 때 무조건 동행한 나타샤/클린트가 희생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감동이 없어진다. 심지어 서로 케미가 돋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색하기만 할 거고. 반대로 모라그로 갔을 경우, 네뷸라가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과거의 타노스가 넘어오지 못하게 된다.[77] 바로 이 때문에, 많은 기대와는 달리 토르가 과거의 슬림한 모습이 아니라 현재의 쿰척거리는 모습으로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