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16 16:00:08

아라짓 전사




1. 개요

이영도의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집단.

2.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빗나갔어! 다시 찔러! 내 심장은 여기 있다. 볼 수 없나! 이렇게 불타고 있는데!"

"심장 없는 잡놈들아! 들어라! 왕은 절대로 죽지 않아. 죽을 수가 없어! 내가 바로 왕의 심장병이니까! 나를 깨트려봐!"[1]
- 어느 아라짓 전사의 외침.
이름 그대로 왕국 아라짓의 전사들을 말한다.

영웅왕이 아라짓을 함께 건국하던 전사들을 아라짓 전사라 부른 것이 시초이다. 이후 아라짓 전사는 왕이 직접 선출하는 전사로 의미가 바뀌게 된다.물론, 왕이 선출하지 않아도 왕족은 기본적으로 아라짓 전사였으며, 가장 용감한 아라짓 전사이길 요구받았다.

이들은 왕의 명령 없이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즉, 결혼을 못한다. 다만, 왕족일 경우에 한하여, 그는 허가없이 결혼을 할 수 있다. 애초에 왕족은 기본적으로 아라짓 전사, 그것도 가장 뛰어난 아라짓 전사일 것을 요구받았고, 덕분에 수많은 왕족이 죽어나갔기에 더욱이 이런 특례가 필요했다.

그들은 오로지 바라기를 지닌 왕들에게 충성했다. 왕의 상징인 바라기를 지닌 자는 아라짓 전사의 충성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아라짓 전사를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었다.

매우 용감하고 강인하며 잔인한 자들로 이름이 높았다. 팔백 년 전 키탈저 사냥꾼들과 함께 나가들의 악몽으로 군림하던 자들이었다. 이들의 일원이었던 누군가는 아내를 찢어먹은 나가 30명을 단신으로 습격해 모조리 참살해버렸다. 이들의 강함을 상상할 수 있게하는 부분이다.

전쟁을 하면 그들은 여자는 모두 죽이고, 남자는 모두 겁탈했다. 왕의 허락 없이는 아이를 가질 수 없으므로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겁탈한 것. 이러면 자식이 생길 일은 전혀 없으니까.

앞서 말했듯 왕족은 가장 용감한 아라짓 전사이기를 요구받았다. 그런고로 왕족 역시 예외 없이 최전선에서 싸우다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동시에 왕족의 혈통은 번성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왕족은 예외적으로 왕의 허락 없이 결혼하고 자식을 만드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라짓 왕위는 때때로 혈통이 끊어지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왕국을 세운 영웅왕은 인간이 아닌 레콘이었다.[2][3]

극연왕 이후 바라기가 실종되면서 그들은 더 이상 왕에게 충성하지 않게 되었고, 아라짓 전사의 전통은 아라짓이 멸망하기 약 백년 전에 끊어져버렸다.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더 이상 그들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워지게 된다. 작중 시점에 이르면 단순히 '까마득한 옛날에 있었던, 전설적인 무력집단'에 가까운 이미지와, 이들이 부르던 몇몇 아라짓 전사의 노래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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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항상 그렇듯 예외가 있었으니, 눈마새의 시대까지(즉, 아라짓 전사들이 전멸한 팔백년 후까지) 왕족이면서 왕위를 잇지 않은 즉, 왕족인 아라짓 전사가 단 한 명 남아있었다. 그는 극연왕의 오라비였는데, 나가들을 학살하는 누이의 잔학함을 보다 못해 도망쳐버렸고 그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 그 이후 키탈저 사냥꾼이 되어, 역사상 가장 강인했던 두 무력집단의 후예를 자처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도망,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인 바라기의 실종 이후에도 왕국 아라짓은 멈추지 않고 나가와 전쟁을 계속했고 결국 멸망했다. 왕국을 잃고 정처없이 떠돌던 그는, 스스로를 나가 살육자라 칭하고 한계선 부근에서 나가들을 잡아먹으며[4] 왕국의 복수를 하다가 오랜 세월이 지나, 이 나가살육자는 천년간의 지리한 살육 끝에 결국 팔백년만에 돌아온, 최후의 아라짓 전사로서 충성을 바칠 을 만나게 된다.

키탈저 사냥꾼과는 미묘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함께 나가들을 때려잡던 동료라는 의식이 있으나, 묘한 경쟁 심리도 있었던 듯. 챕터 중간에 있는 일화를 보면 이들의 관계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수십 판의 윷놀이에서 전패한 아라짓 전사가 마침내 격노하여 키탈저 사냥꾼에게 외쳤다.

"이 쥐새끼 같은 놈, 왕의 은혜에 감사하라! 너희 발칙한 놈들이 지금껏 멸망하지 않은 것은 왕께서 아직 그것을 내게 명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키탈저 사냥꾼은 윷가락을 주워모아 아라짓 전사에게 건네며 태연히 말했다.

"왕을 사랑하나 본데, 그렇다면 내게 감사하게. 자네 왕이 지금껏 살아있는 건 내가 아직 그를 사냥하지 않았기 때문일세."

아라짓 전사는 폭소를 터뜨린 다음 다시 윷가락을 던졌다. 그리고 또다시 패했다.(...)

신 아라짓 왕국이 새워진 후 아라짓 전사가 재건되었지만, 이들은 고 아라짓 왕국의 아라짓 전사와는 여러 부분에서 다르다. 고대의 아라짓 전사를 계승했다기보다는 나가와의 전쟁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군편제와 그로 인해 다분히 지역적 색체가 강한 북부군이라는 이름이 전후 신 아라짓 왕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적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신 아라짓 왕국의 군대가 변화, 발전한 모습에 대한 묘사에 가깝다. 이들이 이후 제국군의 전신이 되는 듯하다.

3. 피를 마시는 새에서

치천제 이라세오날이 일만 육천년의 기나긴 여행을 떠날 때, 그 곁에서 기나긴 여정을 함께하기로 한 나가 전사들. 지도그라쥬에 모인 수많은 나가들중 오천여 명의 나가가 심장을 적출한 후 치천제를 따랐으며, 이에 치천제는 그들에게 아주 유서깊은 이름, 즉, 아라짓 전사라는 이름을 내린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다. 기원의 아라짓 전사는 나가들과 싸우던 자들이었고, 결국엔 나가들에게 멸망당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아라짓 왕국의 계보를 잇는 아라짓 제국의 아라짓 전사들이, 다른 종족도 아니고 바로 나가라는 이야기다. 비꼬는거냐 뭐 어때 왕도 황제들도 다 나가인데 이제 와서 뭘 새삼스럽게 엘시 에더리는 이에 대해 '전통에 대한 공경치고 이보다 우스꽝스러운 것이 없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백화각의 냉동시설은 사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이며[5], 이들은 황제에게 자신들이 필요해질 때 소드락을 복용하고 전투에 임한다. 즉, 보급이 필요없고, 유사시 순식간에 지원이 가능하며, 반 불사인데다가, 치천제를 위해 모든것을 바칠 수 있는 5천명의 병력이라는 말.

하지만, 실제적으로 활약할만한 무대였던 규리하 침공작전에서는 아트밀야리키의 단 두명에게 잠시간이라지만 저지당하고,[6] 결국 규리하 침공에 실패하는데다 정우 규리하의 개방을 치천제에게 닐러 치천제를 죽일 뻔하기도 하는데다 최후엔 하늘치와 함께 안드로메다 관광올려지는 등 온갖 수모는 다 겪는다.

생각해보면 심장 적출이란 것은 성인식 비슷한 것이다. 정확히는 나가 나이 22세에 한다. 거기다 아라짓 전사들은 이 행사 이후 곧바로 냉동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아라짓 전사라고는 하지만 딱히 훈련을 받지도 않은, 그러니까 그냥 떼거지 전술 이외에는 의외로 별 볼일 없는 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나가이기 때문에 가지는 반불사성, 따뜻한 곳이라면 엄청난 소드락 버프, 무지막지한 수, 암습에 특화된 열을 보는 시각이라는 등등 어느 정도의 장점은 있지만 개개인으로 보자면 그뿐이라는 것. 게다가 한계선 이북이라면 운용 한계는 17분인데 깨우는 시간 + 이동시간 + 잔여시간 얼마 안 남았을 때 돌아올 시간까지 감산되는 걸 감안하면 몇 분 싸울 수나 있을지.... 울트라맨?

거기다 대부분이 나가 남자라 적출식 전까진 집안에서 뒹굴거리던 니트였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감이 있다. 심지어는 소리를 듣는 것조차 잘 하지 못한다. 아라짓 제국이 생성되고 인간, 도깨비, 나가들이 섞여서 이야기하는[7] 시대를 반영해 볼때 정말 특이한 자들이라고 말해도 좋다.좋게 말하자면 특이한 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시대에 뒤떨어진 [8]

다만 이는 단순히 나가의 신체능력만 생각했을 경우고, 사라말 아이솔이 발견한 환상근육과 결합되면 무력부분은 완벽하게 해결된다. 사라말 아이솔은 환상 근육으로 레콘을 완벽하게 이기는 것이 가능했다. 인간이라면 그 대가를 치루려면 영구적인 장애가 동반되지만, 나가는 목이 잘려도 영양만 보급 받으면 다시 머리를 재생할 수 있는 재생력을 갖추고 있으니 극단적으로 말해서 수천 명의 레콘 수준 무력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무리수가 많은 것이, 작중 하늘치를 조종할 수 있는 아라짓 전사는 매우 적다고 언급된다.[9] 즉, 환상계단으로 발판을 만드는 이상의 응용이 가능한 인원이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잠들어 지내다 1,2년씩 깨어나는 정도라면 실질적으로 환상근육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은 낮다.

4. 판타지 갤러리에서

작가 이영도가 판타지갤러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작가 중 한명이니만큼 그의 작품 속 요소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아라짓 전사는 이영도의 작품 속 요소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눈물을 마시는 새에 등장한 아라짓 전사다.

스스로를 판게이로 칭할 정도로 게이[10]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인종(?)인 판갤러들의 눈에 '여자는 모두 죽이고 남자는 모두 겁탈했다'는 이야기는 높은 인기를 얻게 된다.

그 이후 판타지 갤러리는 디씨인사이드 내 다른 갤러리와의 분쟁이나 게임 내에서 케이건 드라카가 한 말인 '여자는 모두 죽이고 남자는 모두 겁탈했소'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한다.
[1] '심장병을 깨뜨려 심장의 주인을 죽인다'는 심장파괴의 개념을 비유로 쓴 것 때문에 해당 아라짓 전사가 심장파괴의 비밀이 밝혀진 '신 아라짓 왕국-천일전쟁 시절'의 아라짓 전사가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눈물을 마시는 새 종장에 언급된 아라짓 전사는 고대의 아라짓 전사를 계승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해당 챕터에서 라수는 최후의 아라짓 전사라는 말을 따로 언급한다. 1차 대확장 전쟁 자체가 영웅왕 사후 80년 이후부터 고아라짓 왕국의 멸망 기간에 까지 걸쳐진 매우 긴 전쟁이었고, 심장적출법은 영웅왕 시대 이후에 개발된 기술이라는 사실을 놓고 본다면 그 기간 동안 아라짓 전사들이 심장파괴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보아도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다(케이건이 심장파괴에 대해 알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쪽으로도 유추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토록 긴 전쟁이었기에 고아라짓의 강세속에서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극연왕 이후의 시간 동안 심장파괴의 진실이 숨겨졌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피를 마시는 새에서 작가나 작중 인물들이 쓰는 아라짓 전사라는 단어는 치천제의 그것을 제외하면 하나 빠짐없이 모두 고 아라짓의 아라짓 전사를 가리키는 말로, 신 아라짓 왕국 시절의 아라짓 전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해당 발언의 주체는 고아라짓의 아라짓 전사라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2] 덕분에 아라짓의 후계구도는 비교적 느슨한 편이라고 한다. 개조부터가 혈손에게 왕위를 넘겨준게 아니기 때문.[3] 당연히 영웅왕에게도 자식들은 있었지만 다들 신부를 찾으러 가거나 숙원을 이루러 갔기 때문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레콘보다는 더 왕위에 어울리는 인간 신하에게 그 자리를 물려줬던 것.[4] 이것은 흑사자의 후예인 그를 받아들였던 키탈저 사냥꾼의 방식이다.[5] 본래 한계선 북부에 나가가 거주하기 위해서는 벽난로를 둔다고 생각하기 쉽다. 치천제가 거주하는 첫번째 벽난로방과 비스그라쥬 백 데라시가 거주하는 두번째 벽난로방, 그리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말리에 마련된, 뱀부리미들을 위한 세번째 벽난로방 등이 그렇다. 하지만 심장을 적출했기에 산채로 얼려버린다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했던 것. 이미 전작인 눈마새에서 마찬가지로 냉동장치가 나오긴 했지만, 백화각은 꾸준히 '시체 안치소'로만 묘사되며 일종의 서술트릭을 이루었다. 하늘누리는 행정도시이며 불필요한 인원들은 육지로 내려보낸다면서도 내부에서 길을 잃을만큼 큰 시체안치소에 대해 독자들이 의심을 못하도록 반란 진압 등의 이유를 묘사한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6] 다시 말하지만 아라짓 전사는 오천여명이다. 아무리 규리하가 추운 지역이라고는 해도, 소드락을 복용한 상태에서는 어느정도 운신이 가능하다는것을 감안하면 이건 엄청난 비효율. 한 마디 변명하자면, 레콘의 신체 능력이 넘사벽인데다가, 보이지 않는 발판 때문에 초기 작전이 먹히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야리키의 무기는 공격 범위가 투사병기 급인지라...[7] 특히 시모그라쥬 같은 도시에는 아예 인간 장수 밑에서 종군하는 나가 병사들도 있다. 베로시 토프탈이 한계선을 넘으며 못 데려왔다고 아쉬워하는 대목이 있다.[8] 일단 나가는 귀가 어둡다. 티나한의 왕 잡는 계명성에 케이건이 자다가 놀라 일어났지만 륜은 전혀 못 알아채고 쿨쿨 자고 있었다. 비형은... 넘어가자 그리고 니름이라는 텔레파시 종특 그들만의 의사소통 수단이 존재한다. 한국의 평범한 사람이 22살 돼서 처음으로 영국인을 만났다고 생각해 보자. 듣고 말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대화가 쉽게 가능할까? 같은 인간끼리도 쉽지 않을텐데, 이들은 종 자체가 다른 나가다.[9] 조종 가능인원이 모두 잠들어있을땐 평범한 하늘치처럼 떠다니게 될 거라고.[10] 게시판 이용자의 준말이였지만 어느순간 그 의미또한 합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