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22:11:59

스테픈울프(DC 확장 유니버스)/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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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스티스 리그

스테픈울프의 강림을 목도하십시오. DC의 뿔 달린 투구를 쓰고 거대한 날붙이 무기를 든 비주류 신급 빌런들 중, 바로 앞의 영화에 나온 놈 이래로 가장 무시무시한 놈입니다. 별 거 없는 외모에, 별 거 없는 목적을 지녔고,[1] 별 거 없는 대사나 해댑니다. 그래도 버스터 블루스[2]를 제외하면 사상 최고로 자기 어머니를 사랑하는 효자입니다.
제발 조스, 어벤져스에서 딴 건 다 베꼈으면서 대체 왜 좋은 빌런만 못 베끼는 거야?
솔직한 예고편 저스티스 리그 편 中
DC 확장 유니버스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못 만든 빌런을 꼽을 때 항상 들어갈 정도로 평가가 대단히 나쁜 빌런으로, 웨던컷 대부분의 등장캐릭터들이 그런 것처럼, 연출, 캐릭터성 그리고 서사 등 모든 면에서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스테픈울프의 캐릭터성이 별로 좋지 않다. 대사는 많은데 대부분이 큰 의미가 없고, "이건 불가능해!"같은 매우 전형적인 대사들이며 마더박스를 두고 '어머니'라고 부르며 마치 마더박스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마냥 행동하는데, 후반부의 대사를 보면 마더박스는 의지를 가진 인격체가 아닌 그냥 평범한 박스에 불과하다. 다만 이 부분의 사정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디자인 역시 지적받고 있다. 돈옵저와 달리 저스티스 리그의 스테픈울프는 디자인이 상당히 인간에 가깝게 리파인됐는데, 의도는 좋았지만 너무 게임 캐릭터처럼 생겼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얼굴 CG가 너무 부자연스러워 불쾌한 골짜기를 느꼈다는 평도 많다. 후반부에 가면 스테픈울프의 눈이 갑자기 하얗게 빛나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 따윈 아무것도 안 해준다.

서사적으로도 문제가 정말 많다. 스테픈울프는 출연 분량은 꽤 되지만, 결국 마더박스를 위해 신나게 도끼를 휘두르다 결국에는 격퇴당하는, 그야말로 개그 명랑만화에나 나올 법한 3류 골목대장 캐릭터 그 자체이며, 그나마 유지하던 카리스마조차 슈퍼맨의 부활 이후로 구겨진다. 슈퍼맨에게 거의 농락 수준으로 두들겨 맞다가 공포를 느끼고 파라데몬들에게 물어뜯기며 강제 소환당하는 최후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3] 애초에 "슈퍼맨이 등장한 이후로 스테픈울프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는 것마냥 연출된다. 거기에 원더우먼, 아쿠아맨, 플래시까지 있었으니. 빌런을 이렇게까지 초라하게 만들어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다.

애초에 파라데몬은 초능력이 없는 인간인 배트맨도 무장만 충분하면 몇 마리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약하다. 상식적으로 보면 파라데몬 군대를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린 원더우먼, 사이보그, 아쿠아맨 등의 리거보다 강한 스테픈울프는 파라데몬이 얼마나 달려들든 가볍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끼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한다. 도끼가 힘의 근원 아님 본체였단 말인가? 실제로 작중 신체능력 연출은 "그냥 덩치가 크니 그만큼 힘 좀 쓴다"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말 부실하다. 공포를 감지한 파라데몬이 강함과 관계없이 상대를 해치울 수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러한 설명도 없다. 그나마 슈퍼맨에게 털리다 최후를 당하면 슈퍼맨의 강함만 돋보였을텐데 정작 파라데몬에 막타를 맞는 바람에 아레스<스테픈울프<파라데몬 떼거지<아레스라는 이상한 파워밸런스가 되었다.[4]

게다가 멋지게 도끼로 내려 찍거나 아틀란티스에서 도끼를 투척하거나 하는 액션 신은 그 자체는 나름 멋지게 연출되었지만, 정작 냉정히 생각하면 저스티스 리그를 압도하는 강력한 존재의 공격이라기엔 위력이 부실하고 실제로 유효타를 낸 적이 없다. 배트맨의 차량이야 특수한 전쟁 병기라서 버텨낸다고 쳐도 아틸란티스의 기둥 하나를 부수지 못해 날이 박히고 마는 모습이 전부다. 특히 본격적인 전투가 일어나기 전에 고대의 전쟁의 회상신에서 도끼를 땅에 내려쳐 화산이 폭발하는듯한 공격을 한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에 현 시간대의 공격들이 더더욱 부실하게 보이게 된다.

전작의 괴물 둠스데이, 그 이전의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과 대등하게 싸우던 조드 장군에 비해 노골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파워 밸런스가 뭉개졌다. 분명 저스티스 리그는 돈옵저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지구에 위기가 온 상황이며, 최종보스 역시 맨 오브 스틸이나 원더우먼, 배트맨, 슈퍼맨으로 구성된 돈옵저 시절과 달리 플래시와 사이보그, 아쿠아맨까지 동원된 최강의 멤버를 상대할만한 존재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슈퍼맨 혼자 보스를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약하다.[5] 슈퍼맨 부활 직후 벌어진 슈퍼맨과 저스티스 리그 나머지 멤버들과의 전투까지 더하면 앞선 영화들에서 쌓아온 캐릭터간 파워 밸런스는 완전히 개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린랜턴 군단의 힘까지 빌리고도 이딴 놈한테 깨진 과거의 지구는 얼마나 한심한 약골 소굴이었냐는 말까지 나온다. 그 당시는 침략 군대의 규모가 저스티스 리그에서 나온 것에 비해 넘사벽이었던 점도 고려하기는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처절하게 싸우고도 답이 안 나와 크립토나이트 창으로 동귀어진해서 겨우 잡은 둠스데이, 슈퍼맨과의 1대 1 맞대결에서 완전히 호각이었던 조드와 그 강력함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웃긴 건 스테픈울프가 둠스데이와의 전투에서 살아남았다는 설정이 있다는 점인데, "둠스데이를 보고 도망쳐서 살아남은 것 아니냐", "사실 로이스 레인도 둠스데이한테 살아남았다" 라고 비웃는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둠스데이와 싸워보고 목숨만 부지했단 소리인듯.[6] DC판 타노스가 되어야 할 다크사이드의 친족이자 우주적 '신' 중 하나라는 원작의 설정을 고려하면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위엄이 무너졌다. 절대로 이런 식으로 무너져선 안되는 대형 빌런 중 하나를 이렇게 날려먹은 게 황당하기 그지없을 정도. 정작 이 약해 보이는 연출 때문에 둠스데이의 몸에 상처를 내고 올가미로 상당 시간 묶어놨던 원더우먼까지 돈옵저 때보다 형편없이 약해졌다고 덩달아 까인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토르: 라그나로크헬라나, DC 유니버스 최초의 빌런인 조드 장군과 비교하면 더더욱 처참해진다. 조드 장군의 경우 히트비전으로 건물을 부수며 마지막까지 슈퍼맨과 거의 대등하게 싸웠고 헬라는 헐크조차도 어느 정도 제압했던 각성된 토르와 발키리 둘을 상대로도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심지어 첫 등장에서부터 토르가 던진 묠니르를 한 손으로 받아서 그대로 호두알 부수듯 부숴버리는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했다. 거의없다의 영화걸작선 조스 웨던 컷 리뷰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하면서, 비슷한 무근본 빌런이라도 스테픈울프와 헬라의 평가를 가른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임팩트'라고 지적했다.

헬라도 스테픈울프와 비슷하게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적고 오딘의 대사를 통해서 존재가 간간이 암시되는 정도였으나, 그 오딘이 자신도 두려워하는 존재라고 한 극중 언급과 토르의 묠니르를 한 손으로 부수는 모습이 관객들로 하여금 헬라의 역량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비주얼과 능력뿐만 아니라 담당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훌륭한 연기력까지 뒷받침되어서 부족한 배경 설명을 강렬한 임팩트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객과 팬들에게 '헬라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찬을 받았고, 토르의 누나라는 명확한 접점과 입체적인 캐릭터성 또한 호평을 이끌어내는 요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스 웨던 컷의 스테픈울프는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는 것도 고작 원더우먼의 설명 몇 마디가 전부였고, 딱히 강력하거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으며 배우도 빈약한 카리스마를 커버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게다가 딱히 직접적인 접점이나 인연이 있었던 히어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캐릭터성마저 단순하기 때문에 메인 빌런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것. 이렇다보니 원더우먼이 스테픈울프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 잠시 스쳐 지나간 단역 아마존 여전사들 쪽이 오히려 더 임팩트가 강해보일 지경이다.

사실, 팀업 무비라고 해서 꼭 빌런이 아주 강해야 한다는 건 선입견이다. 당장 그 어벤져스의 메인 빌런 로키도 토르나 헐크가 뜨면 탈탈 털리는 수준이고, 실제로 어벤져스 메인 히어로 4인과 한번씩 붙었지만 유일하게 압도한 캡틴 아메리카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붙지도 않았고 전작들의 빌런 중에서도 헐크를 완전히 압도한 인크레더블 헐크어보미네이션이 있었으니 전작 솔로무비 빌런보다 약한 건 로키도 피차일반이다. 치타우리 군대가 쳐들어온 이후로 로키 취급은 극중에서 대놓고 "괴물 떼를 통제하는 놈이 없으면 더 곤란하니까 로키는 마지막에 잡는다" 수준의, 못 조지는 게 아니라 너무 일찍 조지면 더 귀찮아지니까 일단 놔두는 놈 취급이었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의 차이는 물론이고, 로키를 두고 잘못 만든 빌런이라거나 하는 평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애초에 로키는 적들을 이간질해 분열시키는 지능형 캐릭이지 스테픈울프처럼 압도적인 스펙으로 싸우는 무투파 캐릭이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로키는 압도적인 '포스'는 없지만 고유의 매력과 개성을 갖춘 빌런이었다.[7] 그러나 무투파이던 스테픈울프는 별다른 악역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작중 어필하지 못했고 빌런으로서의 유일한 어필 포인트였던 압도적인 힘도 슈퍼맨이 뜨는 순간 작살이 나 버렸으니 결국 어중간한 스테레오타입 악당에 불과하게 되어버렸다.

거기에다 비록 로키의 전투력은 어벤져스의 최강자들에 비교했을 때 딸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끝도 없는 치타우리의 물량에 점차 지쳐가는 어벤져스를 묘사해서 그리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게 연출했다. 이에 비해 저스티스 리그의 파라데몬은 침략자로서의 포스가 영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개별 개체가 영웅들에게 썰리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초능력 없는 배트맨 정도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파라데몬의 물량에 고전하거나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군대로서의 파라데몬의 무서움을 그냥 아파트 들고 날아가는 모습으로 대충 떼운 민간인 구출과 잘 병행했다면 슈퍼맨이 스테픈울프를 붙들어 놓은 사이 다른 리그 멤버들은 구출과 피해 억제를 우선시하는 식으로 충분히 비장미 넘치는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게다가 똑같은 힘캐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빌런인 타노스는 인피니티 워에서는 진주인공으로 평가받았고, 엔드게임에서는 여러 히어로들에게 밀리기도 했지만 이내 자신이 거느린 병력과 특유의 전투 센스로 이를 막아냈기에 더욱 비교가 된다.

지구를 생지옥으로 만들 거라던 테라포밍도 다른 빌런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얌전하고 소박한 수준이라 인터넷 연결도 안 되는 오지 수준인 주변 주민들 말고는 아무도 눈치도 못 챘다.[8] 폐원자로에 자리잡고 격리공간을 만든 후 거대한 나무 몇 그루 키워 낸 게 다이며, 주변의 민간인 피해도 딱히 공격하려던 게 아니라 나무 뿌리가 그쪽으로 자라났을 뿐이다.[9] 심지어 이 나무에서 피어난 꽃을 지구인 소녀가 만져도 무사한 걸 보면 지구 환경에 해롭거나 한 것조차도 아니다. 덕분에 머리속이 꽃밭이라거나 화원 가꾸는 게 꿈이라던 착한 외계인이라는 드립까지 나왔다.

2.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2.1. 외모

파일:Steppenwolf_ZSJL_ full.png
작중 알프레드의 말대로 우직한 황소의 이미지에 걸맞게 한층 거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피지컬로 탈바꿈했다. 다크사이드를 마주했을 대 투구와 흉갑 부분을 벗고 경건하게 맞이하는데, 맨몸의 근육이 그야말로 돌덩이 같은 어마어마한 신체다. 모습도 괴상한 뿔투구와 무성의하고 개성 없는 갑옷을 입고 다니던 것과 다르게 자잘한 금속편자들이 전체에 배열되어 있는 찰갑이다. 이 편자들은 평소에는 근육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꿈틀대는 등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며 전투 시에는 삐죽삐죽하게 돌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10] 덕분에 간지는 물론이고 압도적으로 불어난 근육질의 신체가 더욱 부각되어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낸다. 거기다가 얼굴도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묘하게 인간스럽던 웨던 컷에 비해 험상궂고 우직한 외계인의 얼굴이 되었다. 극장판과 마찬가지로 후반부부터는 별 설명없이 갑자기 눈이 빛나기 시작하는데, 마더박스의 동기화가 시작되면서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파일:steppenwolf-puppy-eyes.gif
그런데 얼굴만 두고 보면 무시무시한 피지컬에 비해 의외로 귀엽다는 평가가 많다. 거대하고 단단한 근육질 신체와는 달리 얼굴은 상대적으로 작고 평범하게 묘사되었으며, 특히 눈이 굉장히 크고 초롱초롱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상관인 데사드에게 갈굼받는 장면이 많고, 그 장면마다 스테판울프의 절박함과 애절함이 묻어나는 표정, 특히 눈빛이 클로즈업되어 팬들로 하여금 동정심과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잭 스나이더의 언급에 따르면 우연이 아니라 관객들이 스테픈울프에게 이입되기 쉽게 의도한 디자인이라고 한다.[11]

목소리도 기분 나쁘게 능글맞던 원판보다 훨씬 깊고 중후하게 울리는 저음이 되었다. 언어를 구사할 때도 묵직하지만 전투 시에 내지르는 기합과 고함 소리는 거대한 야수를 연상시킬만큼 포악하다.

2.2. 성격

영화의 분위기가 완전히 물갈이되면서 성격도 완전히 달라졌다. 웨던 컷의 스테픈울프가 여유 부리면서 어머니나 찾다가 허접하게 털렸다면, 스나이더 컷의 스테픈울프는 대사 행동 하나하나에서 명예를 중시하는[12] 동시에 난폭하지만 우직하고 위엄있는 고대의 장군과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원판과는 달리 싸워볼만한 강적에게 투지를 불태우거나 그들을 심적으로 몰아세우는 묵직한 도발을 가하는 것으로 특히 더욱 부각된다.[13]

사실 이 성격이야말로 스테픈울프가 스나이더 컷에서 가장 크게 환골탈태한 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웨던 컷의 스테픈울프는 딱 잘라 말해서 경박하기 짝이 없다. 눈 앞에 적을 두고 쓸데없이 쫑알대다 한 방 먹는 장면도 전투마다 꼭 한 번은 있고[14] 대사는 오그라들고 진부하기 그지없다. 빌런에 걸맞는 위엄과 무게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스테픈울프가 끼어 있는 대화는 모두 서로 할 말을 하고 서로 그것을 받아치는 동등한 인격체로서의 대화의 느낌이 강하다. 애초에 스테픈울프의 쫑알거림에 저스티스 리그가 감정적으로 동요하거나 흔들리는 묘사 자체가 없다.[15]

반면에 스나이더 컷의 스테픈울프는 대사 하나하나에 잭 스나이더 감독 특유의 서사적인 분위기, 묵직함이 깃들어 있다. 원판과는 달리 스테픈울프의 어휘는 우월한 존재가 하등한 존재들을 대하는 느낌이 강하다. 첫 등장 시의 대사도 완전히 다른데 자신이 정복한 10만의 세계에서 수호자들의 실패를 운운하며 위대한 어둠을 통한 계몽을 천명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마더박스를 챙기고 뜬금없이 히폴리테에게 날린 '날 사랑하게 될 거다'라는 괴이한 대사도 아무도 구할 수 없는데 굳이 맞서 싸우냐면서 나무라는 대사로 바뀌었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계속 스테픈울프에게 대적하는 원더우먼에게는 자매들과 달리 강하다며 무력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고 막바지엔 원더우먼도 스테픈울프의 도발에 위축되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눈에 띈다.[16] 요약하자면 대사에 무게감이 생겼다.

그렇다고 대사가 불필요한 수준으로 많은 것도 아니다. 스테픈울프가 말이 많아질 때는 상관 데사드에게 마더박스 탈취에 관한 보고를 올리거나 다크사이드를 영접할 때뿐이다.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는 원판보다 압도적으로 과묵하다. 적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떠들어대는 일이 없다.

임무 수행에 있어서 더 철두철미하다고 느껴질 만한 연출과 시퀀스도 많다. 웨던 컷에서는 데미스키라 강림 후 마더박스 탈취를 위한 전투가 벌어질 때 여왕 히폴리테가 마더박스를 갖고 도주하는데 상식적으로는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아마존 전사들을 뿌리친 뒤 바로 추격하는 게 당연한데도 굳이 아마존들과 몸을 부비적거리며 "그래, 도망쳐 봐라!"라는 고전적인 대사나 날리고 앉아 있다. 스나이더 컷에서는 당연히 삭제되고 석실과 함께 통째로 바다에 수장된 후, 바로 바다에서 튀어나와 추격을 개시하는 전개로 바뀌었다. 히폴리테가 활을 쏘며 저항하는 장면에서도 웨던 컷에서는 손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굳이 히폴리테 쪽으로 튕겨버리지만 스나이더 컷에서는 손으로 화살을 잡아챈 뒤 다시 쓰지 못하도록 부러뜨려 버린다. 또 마더박스의 융합을 앞둔 상태에서 저스티스 리그가 이를 막으러 오자 '그래 올테면 와봐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극장판과는 달리 바로 파라데몬을 보내서 저스티스 리그를 막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소소한 연출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저스티스 리그와 충돌하는 장면에서도 허술하다고 느껴질 만한 부분은 다 걷어내 버려서 원판에 비해 굉장히 진중하고 연륜 있는 베테랑의 느낌이 묻어난다.

스테픈울프의 성격이 탈바꿈하면서 수혜를 본 인물들도 있다. 바로 아마존. 경박한 빌런이 추파나 던지면서 설렁설렁 싸우는데도 마더박스를 눈 뜨고 빼앗긴 무능한 족속들이라는 비아냥을 받던 웨던 컷과는 달리 아주 작정하고 달려들다가 집단 희생을 불사하며 마더박스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평가를 상승시켰다. 물론 저스티스 리그야 말할 것도 없고.

2.3. 무력

더욱 개선된 외모와 성격이 시너지를 이뤄 스나이더 컷에서 추가된 스테픈울프의 액션 장면들은 상당히 박력 넘친다.[17] 작중 슈퍼맨을 제외한 히어로들과는 각축전, 집단전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았으며, 당연히 아마존과 아틀란티스인들은 무더기로 덤벼도 부질없이 학살 당하는 등 메인 빌런으로서의 전투력이 더 잘 부각된다. 더욱 재미있는 건 추가장면을 제외한 웨던 컷의 액션 시퀀스 또한 스나이더 컷과 분명히 같은 전개인데도 화각과 CG의 편차가 엄청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위압감이 전달된다는 것.[18]

영화의 잔혹성과 폭력 수위가 전체적으로 확 올라간 고로, 스테픈울프의 액션도 더욱 과격해졌는데 자신에게 달려드는 아마존 전사의 목을 베어버려 피분수를 만들거나 아틀란티스 병사의 허리를 도끼로 내려쳐 두동강을 내버리거나 사지 절단과 유혈 모사가 굉장히 노골적이라 스테픈울프의 무력이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지게끔 만들었다. 절대 맞으면 안될 것 같은 인상을 풍기는 전기 도끼는 덤.

또한 영화는 애초부터 다크사이드라는 더 큰 흑막이 이전 지구 침공군의 수장이었다는 것을 초반부터 드러낸 후 스테픈울프는 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휘하 정복군주 중 하나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함으로서 힘의 편차를 분명히 드러낸다. 때문에 슈퍼맨을 제외한 리거 전체와 맞설 때도 크게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계획을 착착 진행시켰다는 것을 볼 때 선봉장으로서의 강력함은 충분히 입증된 셈.

2.4. 스토리

스테픈울프의 침략의 이유는 원판과 마찬가지로 세계 멸망이지만, 동기부여가 단순히 일차원적이지만은 않다는 것도 괄목할 점이다. 이는 데사드에게 지구 정복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데에서 알 수 있다. 과거 다크사이드의 자리를 넘봤다는 이유로 지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에, 자신의 충성심을 재차 증명하고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력으로 지구를 멸망시켜야 하는, 절박함이라는 입체성을 획득한 것.

무엇보다 스나이더 컷의 스테픈울프는 원래 계획했던 대로 슈퍼맨을 포함한 저스티스 리그와 지구를 멸망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본인의 전투력으로 무리하게 슈퍼맨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더박스의 결합으로 인한 테라포밍이 발생해 그 여파로 슈퍼맨을 포함한 리그가 사망한 것. 리그는 플래시의 각성과 시간역행이라는 기적으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비록 스나이더 컷의 스테픈울프가 더 처참하게 슈퍼맨에게 당했지만, 극적인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었다는 평을 받았다. 더욱이 말 많은 악당같은 흔한 클리셰 없이 정확하게 필요한 행동만 하고, 마더박스를 회수하면 빠르게 후퇴해 빈틈을 주지 않으며, 상황을 착실하게 상부에 보고하는 등 계획을 진행하는 과정이 합리적이었던 덕분에 어영부영하는 이미지로 끝나버린 웨던 컷과는 달리 저스티스 리그의 제대로 된 빌런으로 자리매김했다.

결정적으로 그냥 일방적으로 당하고 도끼가 부서지자마자 전의를 상실하고 공포를 느껴 수하로 부리던 파라데몬들에게 공격당하던 웨던 컷과는 달리 스나이더 컷의 스테픈울프는 도끼가 부서지고 거의 고문 수준으로 두들겨 맞고 히트비전으로 뿔이 잘리면서 엉망진창이 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히트 비전을 충전하고 있는 슈퍼맨 앞에서 땅을 박차고 일어나 덤벼드는 스테픈울프를 보면 오히려 슈퍼맨이 악의 최종 보스로 보일 정도.[19] 실제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플래시의 대활약 때문에 결국 마더 박스가 해체되버리며 주군인 다크사이드에겐 사실상 버려지고 상처입은 몸으로 리거들에게 포위당하나 조스 웨던 버전마냥 공포에 질리기는 커녕 사납게 포효하며 마지막까지 전의를 불태웠다. 결국에는 리거들의 협공에 참수당하고 다크사이드에게 머리가 밟혀 박살나는 것에 동정심을 느낀 시청자가 상당히 많다.

그 외에도 악역이지만 이상하게 응원하고 싶어진다는 평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내내 2인자인 데사드[20]에게 갈굼을 당하면서 보고도 꼬박꼬박 하면서 차근차근 실행해온 계획이 성공한다 싶더니 막판에 시간역행 때문에 실패하고, 결국에는 죽은 이후에도 주군인 다크사이드와 데사드로부터 모멸을 당하는 전형적인 중간관리직의 비애를 잘 보여주기 때문. 이 외에도 불필요한 민간인 학살을 하지 않은 점과 원더우먼의 강력함을 알아보고 파라데몬을 물린 다음 자진해서 일기토를 벌인 점,[21] 방사능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러시아 도시의 방사능을 모두 흡수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너무 스윗한 거 아니냐는 반 우스갯소리 평가도 듣고 있어 인기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3. 총평

플래시, 사이보그, 배트맨과 함께 조스 웨던의 편집의 최대 희생양이자 피해자 중 하나로, 스나이더 컷만 봐도 이 인물이 이런 식으로 망가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이다.

특히나 조스 웨던 파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초반 아마존 부분인데, 잭 스나이더 버젼에서는 스테픈울프의 대사가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적에 맞서는 아마존에 대한 어리석음을 표현했다면, 조스 웨던 컷에선 여왕과 아마조네스에게 "너는 날 사랑하게 될 것이다. 너희 모두 마찬가지다." 이란 1차원적인 악당 대사를 내뱉었다.

본작에서의 취급은 좋으면서 동시에 안 좋은 편인데 처음 마더박스를 회수할 때 아마존인이나 아틀란티스인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고 심지어 저스티스 리그의 초인들 4명이 협공을 해도 호각으로 상대할 정도로 꽤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문제는 극 후반, DC 유니버스 최강급 히어로인 슈퍼맨이 뜨자 급속도로 취급이 안 좋아진다는 것. 아레스는 양반이거니와 사람에 따라 폭탄에 터져 죽은 수스쿼 인큐버스보다 더 구리다고 평가될 정도다. 사실 이는 원작을 적용한 결과물이긴 하다. 원작에서의 울프는 약하지는 않으나 원더우먼을 1:1로 이기지 못해 뒷치기로 비겁하게 죽인 전적이 있으며 슈퍼맨이 뜨면 한 방에 끔살당한다. 원래부터 슈퍼맨보다 한참 아래였다는 소리인데 영화판에서 대등하게 합을 주고받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웨던의 울프는 워낙 포스가 없는 못 만든 빌런이라 욕을 먹는 거지, 슈퍼맨에게 압도적으로 털려서 욕을 먹는다는 건 옳지 못한 행위이다. 원작에서도 스테픈울프는 나름 강한 빌런이지만 슈퍼맨의 상대는 아니었다. 애초에 뉴가즈 중에서 슈퍼맨과 제대로 붙을 수 있는 존재도 몇 없다.[22] 당장 스나이더 컷에서 연출만 다르게 했는데도, 즉 더 처참하게 박살났어도 훨씬 더 위협적인 존재로 바뀌었다.

스나이더 컷에서의 작중 역할을 보면 로키와 비슷하다. 히어로 팀 업 영화의 첫 빌런이던가, 더 거대한 흑막의 선봉장에 불과한 위치라던가, 뿔 달린 헬멧을 쓴 외계인이라던가, 상대 집단의 최강자에게 처참히 박살나던가.[23] 하지만 군을 이끄는 입장은 다른데, 로키는 지략가에 대규모 침공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인 반면에, 스테픈울프는 직접 전장에 서는 장군에 소규모 부대를 이끄는 특수부대 대장 같은 역할이다. 이에 따라 로키는 뉴욕에서 전면전을 펼친 반면에, 스테픈울프는 마더박스만 빠르게 회수하고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인물 묘사도 다른 것이 로키는 희극적이라 아군에게 여러 번 물먹는 코미디를 보여주는 반면에, 스테픈울프는 진중한 무장으로서 코미디 같은 것을 보인 적이 없다.[24]

처음에 스나이더 컷의 이미지를 채택하지 못한 이유가 갑론을박으로 워너에서 무섭고 너무 외계인 같고 너무 강하게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잭 스나이더의 생각이다.# 하지만 바뀐 결과물이 압도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잭 스나이더의 디자인과 미학이 다시 증명되었다.


[1] 오직 정복만을 위해 살아왔다는 원더우먼의 언급.[2] 미국 시트콤 ‘못말리는 패밀리’의 등장인물.[3] 강제 소환도 누구의 짓인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정황상 이 자의 짓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4] 스테픈울프는 신이 아니어도 죽일 수 있지만 아레스는 최소 반신 이상이어야 가능하다는 설정이 존재하고, 애초에 파라데몬은 스펙 자체가 아레스보다 낮아 아레스의 공격을 반사시키는 것조차 불가능하다.[5] 사실 억지로 슈퍼맨을 부활시킬 근거를 만드느라고 그런 거지, 그 이전의 전투 묘사를 보면 원더우먼이 어느 정도 유효타를 넣고 있었다. 굳이 슈퍼맨 없어도 플래시가 어그로 끌고 아쿠아맨이 탱킹하고 원더우먼이 댐딜하는 사이에 사이보그가 마더박스를 해체하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세 번째 마더박스 주변으로 스테픈울프의 행성처럼 테라포밍이 진행되고 있어 속전속결로 끝내야 하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조드의 테라포밍에 비하면 훨씬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6] 굳이 추정을 해보면 둠스데이란 고대 크립톤인의 기술로 창조된 괴물들을 일컫는 보통명사이지, 렉스가 탄생시킨 "그 괴물"을 콕 집어 지칭하는 고유명사는 아니다. 전작에서 둠스데이는 지구의 노란 태양 밑에서 엄청나게 강해진 (지구의 신들보다도 훨씬 강한 슈퍼맨과 동급인) 크립톤인 조드의 신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라 둠스데이 중에서도 특출나게 강한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스테픈울프는 이 세계관의 신들보다 훨씬 강한 원더우먼도 속수무책으로 밀릴 정도로 강력한 존재이니, 그가 약한 게 아니라 슈퍼맨이나 둠스데이가 비정상적으로 강한 것. 문제는 관객들이 그 비정상적으로 강한 슈퍼맨과 그보다도 훨씬 강한 둠스데이의 위력을 전작을 통해 본 상태라, 둠스데이 운운하는 설정을 보는 순간 당연히 기대치가 최소한 둠스데이 수준으론 올라갔는데, 스테픈울프의 실체는 이에 민망할 정도로 못 미친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팀업 무비의 보스면서 솔로 무비의 조드보다도 한참 약하다. 혹은 스나이더 컷의 공개로 추정해볼때 배대슈의 슈퍼맨이 크립토나이트로 인해 약화되어서 상대적으로 둠스데이가 강해보였을 가능성 또한 높아진 상태이긴 하다.[7] 사실 토르와 헐크 같은 신체능력 괴물들보다 딸리지 로키 역시 서리거인 혈통을 가진 아스가르드인이라 웬만한 지구인들은 상대도 안 될 신체능력을 가졌고,(당장 쉴드 요원을 발차기로 멀리 날려버리고, 슈트가 없는 토니 스타크를 한손만으로 제압해 건물 밖으로 쉽게 내던졌다.) 육탄전도 본인 특기가 아니라 그렇지 기본 이상은 할 수 있었다. 즉, 문무겸비 빌런인데 마법과 지략을 전면에 내세워서 의외로 부각이 덜 된 거다.[8] 덕분에 네트워크로 연결된 곳만 조사할 수 있는 사이보그의 정보망에 전혀 잡히지 않았다.[9] 반면 전전작인 맨 오브 스틸 때의 조드 장군이 이끄는 군단에 의한 테라포밍은 건물이고 차고 사람이고 뭐고, 모든 물체를 반중력 기술로 하늘에 띄웠다가 땅에 처박으며 말 그대로 빈대떡을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위력이었고, 옆동네울트론소코비아의 도심지를 통째로 지각에서 뜯어내 들어올린 다음 낙하시켜 지구를 멸망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지구멸망 자체는 실패했지만, 들어올린 도시 하나는 확실히 멸망시켜버렸다. 그리고 여기서 죽은 수 많은 희생자는 이후 후속작들의 발단이 되었다. 그리고 인피니티 워의 10주년 최종보스인 타노스결국 전 우주에 엄청난 학살을 저질렀다. 반면 본작에서는 민간인 희생자가 거의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10] 초반 아마존들과의 전투에서 무수한 화살이 박히는데, 이 편자들이 움직여 화살을 씹어버리듯이 부러뜨리는 인상적인 연출을 보여준다.[11] 상술된 뜬금없이 빛나는 안구도 최종전투에선 이런 이미지를 덮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12] 파라데몬들이 붙잡아온 민간인들을 심문할 때도 강제로 기억을 빼거나 거칠게 대할지언정 쓸데없이 고문을 하거나 죽이지는 않았다. 물론 협조 안 하면 죽인다는 스탠스는 동일했지만.[13] 작중 파라데몬들에게 둘러싸인 원더우먼에게 '이 여자는 내가 상대한다.' 라고 말하며 파라데몬들을 물리고 정정당당하게 1 대 1로 승부를 봤다. 대사 자체는 조스 웨던의 극장판도 동일했지만, 조스 웨던의 편집본에서는 자신이 상대하겠다고 말하고 1분만에 파라데몬들에게 끝장내라는 추태를 보인다. 그렇기에 캐릭터의 생김새와 무게감 뿐만 아니라 대사의 맥락도 차원이 다르게 느껴진다. 잭 스나이더판이 명예로운 결투를 신청한다면, 조스 웨던판은 쓸데없이 허세를 부린다는 느낌.[14] 터널 전투 장면에서는 눈 앞에 사이보그를 두고 쫑알거리다 기습 레이저 공격에 악! 하고 한번 나가 떨어졌고, 최후의 전투에서 원자로에 들어온 원더우먼이 도발하자 그것에 또 굳이 받아치려다가 아쿠아맨이 뒤에서 돌진하는 것도 모르고 한 대 얻어 맞는다.[15] 그나마 터널 전투에서 원더우먼에게 내 도끼가 아직 네 아마존 자매의 피로 목말라한다는 도발은 통하긴 했지만, 심적으로 동요하진 않고 그냥 분노했다.[16] 터널 전투에서는 진지하게 원더우먼을 일대일로 상대하던 것과 달리 '네 자매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왜 오지 않았냐?', '네 고향이 불타고, 네 자매들이 목숨을 구걸하며 죽어갔다. 네 어미도 마찬가지였다.'라면서 도발하는 모습이 명예를 중시하는 평상시와는 달라 보인다. 이는 스테픈울프가 지구에 반생명 방정식이 발견되고 다크사이드가 직접 강림과 구원을 약속했기에 명예를 중시하는 전사로서의 입장보다 작전의 성공을 중시하는 장군으로서의 입장에 더 충실했기 때문이다.[17] 아마존들의 밧줄에 묶여도 잠깐 저지만 했고, 역으로 잡아당겨서 타고 있는 말들 여러 마리까지 한꺼번에 매쳐버릴 정도였다.[18] 단적으로 원더우먼과 아쿠아맨의 올가미에 발목을 잡혀 떨어질 때도 웨던 컷에서는 사람 하나가 허우적거리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느낌인 반면 스나이더 컷에서는 사납고 난폭하게 날뛰는 맹수가 가까스로 저지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19] 실제로 이 시퀀스의 슈퍼맨은 검은 옷을 입고있는데다가 히트비전이 충전돼서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스테픈울프를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는 후덜덜한 모습을 보여준다.[20] 원래 다크사이드의 최측근은 스테픈울프의 자리였다. 설정상 데사드는 사제들의 지도자인 제사장 같은 위치이다. 반면에 스테픈울프는 herald, 즉 전령이나 장관쯤으로 다크사이드의 대행 위치였고 그의 친족이니 왕족에까지 해당한다. 한마디로 대사상으론 서로 말을 놓거나 데사드가 왕족인 스테픈울프에게 존댓말을 하면서 갈구는 모양새가 돼야 하기에 더욱 치욕적인 처지.[21] 이 점은 극장판도 동일하지만 극장판에서는 캐릭터가 워낙 가볍고 방정맞은건 물론 끝이 안난다싶자 바로 파라데몬에게 끝장내라는 이중잣대를 보여주는 바람에 정정당당하다기 보다 허세와 만용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22] 원작 기준으로 아포콜립스의 뉴가즈 중에서는 다크사이드와 칼리박 정도가 맞대결이 가능하고, 그나마도 칼리박은 가능만 할 뿐 명백히 슈퍼맨에게 밀린다. 뉴제네시스까지 포함하면 하이파더와 오라이온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오라이온도 슈퍼맨에게 약간 못 미친다.[23] 로키는 헐크에게 이리저리 패대기처지고, 스테픈울프는 슈퍼맨에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진다.[24] 위에서 전술했듯이 둘 다 상대 집단의 최강자에게 박살나지만, 로키는 무슨 짐짝마냥 패대기쳐지며 영화 최고의 코미디를 보이는 반면에, 스테픈울프는 슈퍼맨에게 처참하게 당하면서도 끝까지 싸우려들어서 오히려 관객들의 동정까지 사는 처절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