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본 만화가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원제는 일본식 발음인 사루치네스(サルチネス, Saltiness).
주인공인 나카마루 타케히코가 벌이는 엉뚱한 행동으로 인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겪는 민폐와 소동을 그린 코미디 작품이다.
코단샤의 주간 영 매거진에서 2012~2013년에 걸쳐 연재되었다.[1] 전 4권 완결. 국내에는 서울문화사를 통해 정식발매되었다.
배경은 야마나시현.
2. 등장인물
- 나카마루 타케히코
본작의 주인공. 31세 남성으로 직장도 친구도 없으며 마을에서 괴짜+바보로 유명한 인물이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려져 시설에서 자라던 중, 다섯 살이 되는 해에 생모가 갑자기 나타나 데려와서는 처음 보는 두 살짜리 여동생과 함께 집에 내버려두고는 다시 종적을 감춘다. 이후 어린 타케히코는 좀도둑질을 해가며 여동생을 먹여살렸으며, 다행히 경찰에게 발견되어 시골의 할아버지에게 남매가 위탁되어 자라게 되었다.
이후 여동생에 대한 애정을 제외하고는 세상과 전혀 접점이 없는 기인이 되어, 수행이라는 명목의 온갖 기행을 일삼으며[2] 살았다. 이를 보다못한 할아버지가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자립을 할 것을 종용하자, 스스로가 여동생에게 걸림돌이 됨을 깨닫고 맨몸으로 가출, 토쿄로 상경하게 된다.
얼핏 보면 히키코모리로 오해받기 쉬운 캐릭터지만,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을 뿐 동네를 활발히 돌아다니며 얼굴도 잘 알려진 이름난 괴짜. 심지어 그의 모습을 본받아(?) 잘 나가던 회사까지 때려치고 집에 눌러앉은 청년(타로)이 있을 정도다. 멘탈 또한 강한 편으로 자기 철학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나름대로의 의지를 관철하는데, 대부분 민폐 취급이지만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스스로도 자신의 약점은 단 하나뿐이라 주장할 정도.[3]
미노루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독백 많은 주인공"으로, 작가의 생각을 빈번한 모노로그로 표현하는 캐릭터. 크레이지 군단(나와 함께)의 주인공인 사키사카 스구오와 많이 닮았다. 사실 솔티니스란 작품 자체가 크레이지 군단의 많은 부분을 답습했으며, 등장 캐릭터들을 일대일로 매치시킬 수 있을 정도다.
- 나카마루 아이
타케히코의 여동생.[4] 28세. 초등학교 교사로, 미인인데다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평판과 인기가 높다.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여동생 아이와 오빠 타케히코를 비교하여 오빠가 여동생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며 비난하지만, 아이 본인은 오빠에게 거부감을 갖지 않으며 오히려 타케히코가 아이를 아끼는 것만큼이나 아이도 오빠인 타케히코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아이가 두 살때 일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오빠가 먹여살렸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기도 하고.
평소에는 조용한 상식인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세게 나온다. 오빠인 타케히코와 성격이 비슷한 듯.
- 할아버지
타케히코, 아이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살고 있는 할아버지. 본명 및 연령은 불명이며, 나카마루 남매의 모친의 아버지이므로 외할아버지인 셈이다. 어릴 적 모친에게 버림받은 나카마루 남매를 거두어 수십년간 길러주었다. 끝없는 타케히코의 기행도 참고 견디며 지금까지 보살펴 준 인격자지만, 타케히코도 자립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는 네가 자립하기 전에는 시집을 갈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타케히코가 가출하는 데 본의 아니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 타니가와 슈운페이
운송회사에 다니다가 파칭코의 사기꾼에게 속아 빚을 지고 파산한 노숙자로, 외모는 안경 쓴 뚱뚱한 털보이다. 5일 동안 노숙생활을 한 것만으로도 한계에 다다라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우연히 발견한 타케히코에게 무작정 친구가 되어달라고 애원한 끝에 거의 주종관계에 가까운 친구가 된다. 유리멘탈에 파칭코 의존증, 카페인과 니코틴 중독, 거기에 요산 수치와 혈압도 높고 정서장애에 1년의 반은 변비에 시달리는 데다가 야채는 전혀 못 먹는 처참하기 그지 없는 인간. 다만 타케히코에 비해서는 사고방식이 지극히 상식적인지라 여기저기 사고치고 다니는 타케히코의 뒷수습을 도맡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작가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코믹한 루저 캐릭터" 역할.
- 카와이 타이치
명문대에 다니는 가난한 자취생. 알바하는 가게의 사장에게 돈을 받는 대가로 밤중에 남의 집 팬티를 훔치다가 타케히코에게 들켜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타케히코와 타니가와를 자신의 자취방에 들이게 된다. 성실한 성격이지만 대학에 친구는 전혀 없는 아웃사이더. 나중에는 두 사람과 제법 친해져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 지 궁리하는 타케히코에게 심부름 센터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하기도 한다.
- 오카자키 타로
나카마루 남매와 같은 마을에 사는 청년. 도시에 좋은 직장에 취직해 소위 성공반 인생을 살다가, 고향에 내려왔을 때 목격한 타케히코의 모습을 보고는 거대한 충격을 받아 직장을 돌연 그만두고 본가에 주저앉아 주유소 일을 돕고 있다. 모습마저도 타케히코를 카피하여 지저분한 긴 장발과 덥수룩한 수염을 길렀다. 그래도 본판이 미남이라 타케히코보다는 훨씬 봐줄 만 하다. 나카마루 아이에게 마음이 있으며, 실은 아이도 오카자키를 좋아하여 출근 시 먼 길로 돌아가는 것을 감수하고 오카자키네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다.
- "사이킥"
본명 마츠시타 켄지로. 최면술을 할 줄 안다....고 생각된다. 타케히코가 얼렁뚱땅 만들어낸 심부름 센터의 의뢰인으로, 자신의 최면술을 시험해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의뢰였는데 타케히코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었고 카와이에게는 100% 효과가 있었다. 사이킥은 이것을 "최면술은 마음이 순수한 사람에게만 걸린다"고 설명했는데, 사실 카와이가 사이킥을 불쌍하게 여겨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연기한 것일 수도 있다.
작가가 좋아하는 "대머리+뚱보+소심+키 작은 남자 캐릭터"로, 역시나 작중에서 험한 취급을 받는다.
- 토노베 토모코
나카마루 남매와 같은 마을에 사는 여성. 31세 독신으로, 나카마루 아이도 광팬일 정도로 매우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첫 등장부터 자살을 고민하는 등 마음의 병을 앓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품 구상을 위해 산속 별장에 은거한지 오래인데, 심각한 창작 불능증에 걸려 몇 년째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타케히코가 오카자키에게 "내 여친감을 데려와라!"라고 명령하는 바람에, 오카자키네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던 토노베가 이에 대해 듣고 호기심에 타케히코에게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의 기행에 호되게 당한 뒤 그야말로 뚜껑이 열릴 정도로 분노한 후 갑자기 창작열에 불이 붙어 맹렬하게 집필을 시작한다.
작가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이상한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 멀쩡한 여성 캐릭터"로, 타케히코에게 은근히 마음을 갖고 있는 묘사가 자주 나온다. 다만 클리셰 수준의 뻔한 전개를 보여주는 다른 작품의 히로인에 비해 성격이나 외모 면에서 비교적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 카타야마 야스이
골프장 사장으로, 할아버지의 주선으로 타케히코와 슈운페이를 고용하여 골프장 청소 일자리를 제공해 준다. 외모도 꽤 험악할뿐더러 첫 출근부터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주어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실은 꽤 좋은 사람으로 처음 이후로는 원만하게 잘 대해줄 뿐만 아니라 타케히코에게도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괴상한 행동을 보이는 조카 요이치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 카타야마 요이치
야스이의 조카. 골프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이한 행동을 보여 삼촌 야스이의 골머리를 썩게 하는 인물로, 주변인물들이 말을 걸면 대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엉뚱한 말만 반복한다. 골프장에 고용된 타케히코는 이 행동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요이치와 대화를 시도하였고 그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스포일러]]
역시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는 웃음기 없이 섬뜩한 캐릭터" 역할로, 외모도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범죄자 상이다. 하지만 범죄나 위험한 행동을 벌이는 일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훈훈한 상황을 연출한다.
3. 줄거리
주인공 타케히코가 여동생 아이를 "위한다며" 무작정 가출해 도쿄에서 좌충우돌하는 부분과, 노숙자 동료인 타니가와가 타케히코의 가족에게 그의 소재를 알려주는 바람에 본가로 끌려온 후 생기는 부분으로 나뉘는 작품이다.타케히코는 아는 이 없는 도쿄에서는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다. 때문에 도쿄 부분은 그의 기행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에피소드들은 그에게 휘둘리는 주변 사람들이 겪는 수난을 다루고 있다.
타케히코가 본가로 끌려온 후에는 상황이 달라져, 동생에게 폐가 될까봐 상당히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여동생과 오카자키 타로를 엮어주려 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물론 당사자에게는 상당한 민폐).
결국 아이와 타로는 이어지며 아이가 아기를 잉태하자, 타케히코는 친분이 있던 소설가 토노베 토모코에게 달려가 기쁨의 눈물을 쏟아내며 끌어안는다.
작품의 제목인 솔티니스는 바로 눈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작 중에서 무감동의 강철 멘탈인 타케히코가 우는 장면이 몇 번 나오는데, 돌아오는 자동차 속에서 여동생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아이도 자신을 사랑함을 깨달을 때, 그리고 평생의 소원이던 "여동생의 아기를 보는 것"이 성취되었을 때 눈물을 흘린다.
작가인 미노루 후루야는 현대(특히 일본)사회의 가장 큰 병은 무감동이라고 자주 말하고 있으며, 이는 작가의 전작인 그린힐에서 가장 직설적으로 주창된 바 있지만 다른 작품들에서도 자주 다뤄진다. 이 작품의 제목인 솔티니스는 짜디 짠 눈물로, 무감동의 안티테제이다. 세상사에 달관한 듯 무감동으로 일관하던 주인공 타케히코가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는 라스트는 바로 그가 무감동의 껍질을 깨뜨리며 튀어나오는 장면으로, 독자는 앞으로 타케히코가 아이의 아기와 함께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4. 평가
후루야 미노루는 두더지 이후로 상당히 시리어스한 작품들을 그려왔는데, 솔티니스는 작가의 초기작인 크레이지 군단이나 그린힐과 같이 비교적 밝은 분위기를 띠고 있다. 최근 작품들의 너무 무겁고 우울한 전개와는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다.작가의 연재작이 늘어날수록 틀에 박힌 듯한 캐릭터들과 전개방식, 허무한 결말 등으로 인해 점점 매너리즘에 빠져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지만, 본작은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구성 등에서 고질적으로 이어지던 이러한 매너리즘을 어느 정도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가족애라는 흔한 소재를 차용했음에도 작가만의 연출방식으로 재미와 감동을 잘 잡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다만 결말은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급마무리 느낌이 강한지라 다소 허무한 인상을 남긴다.
[1] 2013년은 후루야 미노루 데뷔 20주년이기도 하다.[2] 목만 내놓고 땅 속에 묻힌 채로 밥만 받아먹으며 몇 달간 지낸다던가, 산속의 폭포에서 알몸으로 정신수양을 한다던가...[3] 일본 신사에 있는 여우상, 즉 "오이나리사마"를 무서워한다. 토노베 토모코가 여우 머리 조각을 보여주자 겁에 질려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할 정도.[4] 다만 어머니만 같고 아버지는 다를 수도 있다. 타케히코와 아이의 생부가 누구인지 전혀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스포일러] 자신보다 나은 사람하고 대화하지 않으면 스스로 못난 사람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타케히코는 동네에서 바보로 소문났기 때문에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여겨서 대화에 응해주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