Ἐπικὸς Κύκλος / Epic Cycle
1. 개요
호메로스의 2대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서사시들을 천지의 시초부터 영웅 시대의 종말까지를 모아 이야기 순서대로 수록한 작품집. 단 현재까지 완전한 모습으로 전해지는 것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뿐이다. 두 작품 이외의 다른 작품들은 모두 실전(失傳)되고 말았으며, 후대에 단편적으로 요약하여 인용된 일부만이 남아 있다.명칭 '서사시환'은 '서사시+환'으로 구성된 단어로써, 여기서 '환'은 그리스어로 Κύκλος 즉 '원'을 가리킨다. 잠바티스타 비코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인들이 축제 때 종종 사람들을 원형으로 모아서 서사시를 읊어주었다고 한다.[1] 그래서 사람들은 그 시인들의 작품을 말할 때 '그 때 그 원에서'를 말했고, 이윽고 서사시 작품들은 '원(Κύκλος)'이라고 불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서사시환'은 여러 작가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해서 쓴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작품모음집'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의 말로 쉽게 설명하자면, '~시리즈'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천병희 교수는 같은 단어를 '서사시권[2]'이라고 번역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 단어에 대한 용어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학계에서조차 '서사시환'과 '서사시권'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 작품 목록
서사시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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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오스 낙성 | 노스토이 | 오디세이아 | 텔레고네이아 | }}}}}}}}} |
제목 | 권수 | 저자 | 비고 | |
《키프리아》 | 11 | 스타시노스 |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혼례 장소에서 세 여신의 말다툼과 트로이 전쟁의 첫 9년 | |
《일리아스》 | 24 | 호메로스 |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불화, 그리고 헥토르의 죽음 | |
《아이디오피스》 | 5 | 악티노스 | 멤논, 펜테실레이아의 등장과 전사. 아이아스의 자살[3] | |
《소(小) 일리아스》 | 4 | 레스케스 | 파리스의 죽음과 트로이 목마[4] | |
《일리오스 낙성》 | 2 | 악티노스 | 트로이 목마 작전과 트로이의 함락 | |
《노스토이》 | 5 | - | 오디세우스를 제외한 그리스 장군들의 귀국 이야기 | |
《오디세이아》 | 24 | 호메로스 | 오디세우스의 귀국 이야기와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을 향한 복수 | |
《텔레고네이아》 | 2 | 에우가몬 |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텔레고노스에게 죽게 되는 이야기 |
이 밖에 테베의 전설을 노래한 《오이디푸스 왕》, 《테베 이야기》, 《후예》(後裔)가 있다. 이 이야기들이 따로 테베권(圈)을 이루고 있었는지 또는 트로이권(圈)의 일부로서 《키프리아》의 앞에 있었던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2.1. 《키프리아》
2.2. 《일리아스》
자세한 내용은 일리아스 문서 참고하십시오.2.3. 《아이디오피스》
2.4. 《소(小) 일리아스》
Then the bright son of bold Achilles led the wife of Hector to the hollow ships;
but her son he snatched from the bosom of his rich-haired nurse and seized him by the foot and cast him from a tower.
(그리고 용감한 아킬레우스의 빛나는 아들은 헥토르의 아내를 빈 함선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머리숱이 많은 그의 유모의 가슴으로부터 발을 잡아 떼어내어 탑에서 던져버렸다.)
So when he had fallen bloody death and hard fate seized on Astyanax. And Neoptolemus chose out Andromache, Hector's well-girded wife, and the chiefs of all the Achaeans gave her to him to hold requiting him with a welcome prize. And he put Aeneas, the famous son of horse-taming Anchises, on board his sea-faring ships, a prize surpassing those of all the Danaans.
(그렇게 떨어진 아스티아낙스는 피비린내 나는 죽음과 비극적인 운명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네오프톨레모스는 헥토르의 아름다운 아내 안드로마케를 선택하고 모든 아카이오이족의 우두머리들은 그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 환영의 선물과 함께 그녀를 그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그는 말을 길들이는 안키세스의 유명한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항해를 위한 자신의 함선에 태웠는데, 이 전리품은 그 모든 다나오이족의 전리품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었다.)
but her son he snatched from the bosom of his rich-haired nurse and seized him by the foot and cast him from a tower.
(그리고 용감한 아킬레우스의 빛나는 아들은 헥토르의 아내를 빈 함선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머리숱이 많은 그의 유모의 가슴으로부터 발을 잡아 떼어내어 탑에서 던져버렸다.)
So when he had fallen bloody death and hard fate seized on Astyanax. And Neoptolemus chose out Andromache, Hector's well-girded wife, and the chiefs of all the Achaeans gave her to him to hold requiting him with a welcome prize. And he put Aeneas, the famous son of horse-taming Anchises, on board his sea-faring ships, a prize surpassing those of all the Danaans.
(그렇게 떨어진 아스티아낙스는 피비린내 나는 죽음과 비극적인 운명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네오프톨레모스는 헥토르의 아름다운 아내 안드로마케를 선택하고 모든 아카이오이족의 우두머리들은 그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 환영의 선물과 함께 그녀를 그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그는 말을 길들이는 안키세스의 유명한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항해를 위한 자신의 함선에 태웠는데, 이 전리품은 그 모든 다나오이족의 전리품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었다.)
다른 전승들과 크게 다른 점 없이, 네오프톨레모스가 아스티아낙스를 죽이고, 그의 어머니 안드로마케를 자신의 몫으로 선택했다고 기록됐다. 하지만 《소 일리아스》와 다른 전승의 큰 차이점은 바로 헬레노스가 아니라 그 아이네이아스를 전리품으로 삼았다는 것이다.[5]
베르길리우스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후원하에 집필한 로마 문명의 건국을 다룬 서사시 《아이네이스》의 행적을 모두 부정하는 전승인데, 아쉽게도 《소 일리아스》는 단편적인 기록을 제외하고 소실되었기 때문에 해당 전승에서의 아이네이아스의 운명은 알 수가 없다. 진실이 어떻든 간에, 네오프톨레모스의 전리품이 헬레노스가 아니라 아이네이아스였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들이 흔히 아는 트로이 전쟁 이후의 전승과는 확연히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헬레노스 대신 아이네이아스가 네오프톨레모스 사후 안드로마케와 결혼하여 에페이로스의 시조가 되어 그곳에 트로이의 명맥을 잇는다는 내용이었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로마 건국신화와 설정충돌을 일으키므로 로마 당국에서 《소 일리아스》를 의도적으로 없애버렸을수도 있다.
2.5. 《일리오스 낙성》
2.6. 《노스토이》
자세한 내용은 노스토이 문서 참고하십시오.2.7. 《오디세이아》
자세한 내용은 오디세이아 문서 참고하십시오.2.8. 《텔레고네이아》
자세한 내용은 텔레고네이아 문서 참고하십시오.3. 여담
아리스토텔레스의 비평에 따르면, 서사시환의 다른 작품들은 문학적 완성도가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보다 못했던 듯하다. 그 외의 작품들은 주로 호메로스 이후 시대에 트로이 전쟁 전체를 이야기하고자 지은 것이다.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의 분량도 다른 서사시에 비해 압도적이다.[1] “호메로스의 작품을 읊은 음유시인들처럼, 신의 기원부터 율리시스의 이타카로의 귀환까지의 모든 그리스의 신화적인 역사를 보호한 사람들은 보통 cyclic poets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 대한 호칭이 원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kyklos에서 따온 것에서 보다시피, 그 원형의 시인들은 휴일에 보통 사람들을 동그랗게 모아놓고 신화를 노래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서민들임에 틀림없다. 헤시오도스는 그의 시학(Art of History)에서, 이러한 원형을 정확하게 velim patulumque orbem, 즉 속되고(천하고) 넓은 원이라고 쓰고 있다. …(중략)… 헤이오도스는 시학(Art of History)에서 거리 한 쪽에서 노래하는, 혹은 축제의 시인을 뜻하는 용어로 ‘cyclical poe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스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시인들을 대개 kyklioi 와 enkyklioi 즉, cyclic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작품의 모음은 순환적 서사시(cyclic epic), 즉 kyklos epikos, kyklika epe, kylikya epe, poiema enkyklikon으로 불렸고 때로는 수식어구 없이 순환(cycle) 즉 kyklos 라고 불렀다." (Giambattista Vico, New Science, 1744)[2] 여기서 권(券)은 책의 '시리즈'를 의미한다.[3] 아이아스의 자살은 《아이티오피아》에서 나오는지 《소 일리아스》에서 나오는지 확실치 않다고 한다.[4] 《아이티오피스》, 《일리오스 낙성》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5] 콜린 맥컬로의 소설 《트로이의 노래》(The Song of Troy)에서는 이 전승을 채택하여 네오프톨레모스가 아이네이아스를 포로로 잡아가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