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4-24 02:34:53

불신의 유예

1. 개요

1. 개요

A brief suspension of disbelief.

심리/문학비평 용어의 하나로,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가상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어 상식적,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개의치 않게 되는 것을 뜻하는 용어. 겉보기엔 거창해 보이는 말이지만, 우리가 소설, 드라마, 만화, 게임 등을 즐길 때마다 거의 대부분이 겪게 되는 자연스럽고 평범한 심리 상태이다.

예를 들어 판타지 소설을 보게 될 경우, 마법이나 무시무시한 괴물들 등의 요소는 분명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지만,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면 그런 가상의 존재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몰입하게 된다. 또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재벌 남자 주인공과 평민 여자 주인공이 사랑하여 결혼하게 되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드라마를 재밌게 즐겨보게 된다면 그런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즉 본래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 혹은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들을 접해도 이야기에 몰입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말 그대로 믿지 않는 것들을 수용하는 일인 것이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문학비평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18세기의 근대화로 계몽과 과학적 사유에 의해 사람들이 더 이상 마녀나 용 따위의 환상, 초자연적 것들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런 존재의 등장 자체가 개연성을 해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18세기 이후의 문학에서 환상 및 초자연적 존재나 현상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때 콜리지는 그런 현상을 좋게 보지 않았는데, 그리하여 그런 가상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불신의 유예'라는 말을 쓰게 됐다. 즉 의심에서 아예 믿지 않는 것으로 대체했다. 단, 이를 위해 허구의 것들도 진실처럼 보이기 위해 '허구의 개연성'을 갖추어야 한다고도 그는 말하는데, 이를 '진리의 외관'이라 한다. 다시 말하자면 허구의 것이라도 그럴싸한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면, 그 일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아예 믿지 않는 대신 작품 자체는 수용하는 일이 바로 '불신의 유예'이다.

또 다른 예시는 성경이다. 성경을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인식하며 읽는다면 거의 모든 내용이 비현실적 내용이기 때문에 절대로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불신의 유예는 성경을 읽을 때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은 상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파견 미군 사령관이 보고서를 제출하자 이렇게 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신의 보고서는 정말 불신의 유예를 요구하는군요"
말도 안 되는 보고서에 대해 '불신의 유예'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비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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