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표지 | 국내판 표지 (신장판)[1] |
葉桜の季節に君を想うということ
1. 개요
우타노 쇼고가 쓴 추리소설.[2]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4년도에 나온 관련상은 거의 싹슬이 했다고 보면 된다. 2017년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주년 기획 '20년간(1997~2016)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서 5위를 기록했으며, '동서 미스터리 베스트 100 2012년판'에서 36위를 차지했다.
범행 트릭은 매우 평범하다. 사실 소설의 현재 시점에서는 아예 트릭이라 할 만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트릭이 등장하는 것은 주인공이 과거에 접했던 사건인데, 이 범행도 트릭을 사용했다 하기에는 미묘하다. 히가시노 게이고류의 어쩌다보니 성립된 트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신 반전이 매우 인상적으로, 결말부에서 뒤통수를 얻어맞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반전 하나가 전부인 소설은 결코 아니다. 반전을 미리 알아버렸지만 재밌게 봤다는 사람도 있다.
2. 등장 인물
- 나루세 마사토라(成瀬 将虎)
통칭 토라. 경비부터 컴퓨터 강사, 엑스트라 배우 등등 갖은 일을 전전하고 있는 프리터. 2살 아래 여동생 아야노와 둘이서 살고 있다. 꾸준히 헬스클럽을 다니면서도 성매매를 하는 등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플라토닉한 관계를 꿈꾸는 등 여러 의미로 청춘을 구가하는 인물. 탐정 사무소에 근무했던 과거가 있지만 현재는 그만 둔 상태. 그러다 기요시가 고민이 있는 아이코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를 진짜 탐정이라고 구라를 치게 되면서 결국 아이코에게 의뢰를 떠맡게 된다. - 아사미야 사쿠라(麻宮 さくら)
인생을 비관하여 지하철에 뛰어들었지만 마사토라에 의해 구출된 여인. 이후 서로 데이트를 하면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관계가 진척되어가는 듯 하지만, 아무래도 그녀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는 듯 하다. - 세리자와 기요시(芹澤 清)
마사토라가 나온 도립 아오야마 고등학교의 후배.대머리에넓적코가 특징이며, 7살 위인 마사토라를 꼬박꼬박 선배라 불러주고 있다. 같은 피트니스 클럽에 다니는 구다카 아이코에게 마음을 두고 있어 잘 보이려고 한다. - 구다카 아이코(久高 愛子)
시로카네다이 고급주택가에 살고 있으며, 일본 최대의 명문 학교라고도 하는 세이신 여학원을 초등과부터 다녔던 아가씨. - 후루야 세쓰코(古屋 節子)
주부. 무엇이든 사버리는 낭비벽을 고치지 못해 재산을 탕진하고 결국 호라이 클럽에 바가지를 쓰게 되었다. 빚을 갚기 위해 클럽의 개가 되어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코의 할아버지 류이치로의 살해에 관여되었다. - 안도 시로(安藤 士郎)
마사토라의 친우였던 70대 중반의 노인으로, 현재는 고인. 마사토라가 가르치던 컴퓨터 교실에서 수강생으로 만난 것을 인연으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으며, 마사토라는 그를 야스(安)라고 불렀다. 이혼한 아내의 자식 사진을 찍어왔으면 좋겠다고 마사토라에게 부탁했으나, 그 지에라는 딸이 나이를 속이고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충격에 빠져 얼마 동안 연락이 끊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생활비를 보내주다 암 진단을 받은 그는 딸에게 생명보험금이라도 주고자 자살하는 길을 택하면서 나루세에게 급히 연락을 보냈고, 그의 집에 도착한 나루세는 이미 목을 매버린 그의 시체와 함께 보험금이 전해지도록 도와주길 부탁한다는 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 나루세는 지에에게 계속해서 생활비를 보내주기 위해 그의 행세를 하며 연금을 타게 되었다. - 호라이 클럽(蓬莱倶楽部)
악덕 상법 사기집단. 단순한 물을 1병에 2만 엔으로 팔거나, 이불을 100만엔에 강매하는 등,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다단계 사기를 치고있다. 거기다 돈이 없으면 사채를 쓰게 하고, 끝내는 이용자들 모르게 생명보험을 들게 해서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하는 등 악랄하기 짝이 없는 기업. 세미나로 위장한 강매 현장에는 돌팔이 행세를 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남자가 있는데, 이 자가 다름 아닌 보스였다.
3. 줄거리
자유분방하고 정력적인 주인공 나루세는 어느 날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후배 기요시로부터 부탁을 받는다. 기요시가 다니는 헬스클럽에는 그녀가 짝사랑하는 여성 아이코도 다니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녀가 나오지 않으면서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아이코에게 직접 찾아가 사정을 들어보니, 그녀는 할아버지 류이치로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슬픔에 빠져있었다. 알아보니 그것은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해였고, 나루세는 기요시와 함께 조사에 착수한다.사건의 배후는 노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불법 및 사기 사업체 '호라이 클럽'으로, 여기서 늙고 힘없는 노인들에게 비싼 물건을 강매하여 터무니없는 빚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며 건강 문제에 신경쓰는 노인들에게 접근하여 건강식품이나 생수, 이불 등을 팔다가 돈이 없으면 고리대금 대출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고, 이를 갚지 못하면 결국 천문학적인 빚을 떠안게 되는 구조였다. 채무자가 된 노인들은 자살을 선택하거나 "빚을 탕감시켜주겠다"는 클럽의 꾐에 넘어가 그들의 개가 되면서 악행에 동원되고 있었다. 심지어 보험사기로 이끈 뒤 살해까지 감행하는 그야말로 악덕 기업. 나루세는 여동생 아야노의 도움을 받아 이 호라이 클럽의 염탐 조사를 나간다.
사건을 조사하는 한편, 나루세는 지하철에서 자살을 시도하려 하는 사쿠라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야기는 나루세가 과거 경험했던 탐정사무소의 일과 지인의 부탁으로 지인의 딸을 찾아다녔던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나루세가 호라이 클럽을 조사하는 일, 세쓰코라는 여성이 호라이 클럽에 빠지게 되었고 그들의 마수에 걸려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일 등을 병행하여 들려준다.
그러나 위에도 언급했듯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있었으니..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나루세, 기요시, 아이코, 사쿠라, 아야노는 전부 60~70대의 노인들이다.
등장인물의 연령을 절대 언급하지 않는 서술 트릭으로 독자들에게 주요 인물들이 전부 젊은 사람인 것으로 착각하도록 유도하지만, 후반부에 가며 이들이 전부 노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 반전은 잠입 도중에 호라이 클럽의 수뇌와 마주하면서 드러나게 되는데, 이들이 '노인들은 국가를 좀먹는 존재인 만큼 없어져야 나라가 더 잘 살 수 있다'는 망언을 내뱉자, 나루세는 "너희도 곧 노인이 될 텐데"라며 쏘아붙인다. 이들이 노인들을 실컷 등쳐먹은 끝에 호화로운 여생을 보낼 속셈이라는 것을 들은 나루세는, 노령의 나이임에도 여지껏 헬스클럽에서 단련해온 체력 덕분에 가까스로 이들을 제압하고 빠져나오게 되었다.
나루세의 말을 통해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기요시는 은퇴 후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야간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아이코가 '할아버지'라고 언급한 인물은 사실 아이코의 남편이었다[3]. 특히 나루세의 여동생 아야노는 외손녀와 함께 콘서트장으로 놀러가는 등 단순히 젊게 살아가는 할머니일 뿐이었지만, 연령대가 밝혀질 때까지 작중에서는 친구하고 놀러다니는 젊은 여성으로 오해하도록 묘사해놓았다.
작중에서 나루세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던 과거에 탐정 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야쿠자로 위장취업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또한 일본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야쿠자 간의 마약 밀매가 뒷세계에서 기승을 부리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야히도'라는 야쿠자 조직에서 한 조직원이 잔인하게 피살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은 탐정사무소는 당시 새내기였던 나루세를 상대 조직인 '도시마카이 조직'으로 파견시킨다. 그 뒤 그는 담당 간부인 세라 모토테루 밑에서 지내게 되는데, 그에게는 정부(情婦)이자 그가 지내는 방 주인인 에바타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가 벌어오는 생활비를 거의 갈취하다시피 하는 것은 기본에 잦은 구타, 거기다 밤이면 밤마다 그녀의 몸을 취하는 등 학대에 가까운 대접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에바타는 그를 여전히 따르고 있었다. 그러다 그 세라가 이전의 피살 사건처럼 내장이 파헤쳐진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조직 내부가 술렁이게 되었고, 에바타는 충격으로 몸져 눕게 된다. 나루세는 그녀를 위해서라도 필사적으로 단서 수색에 들어가지만, 끝내 나루세는 세라가 조직 내 공범과 함께 마약 밀매 도중에 죽게 된 것[4]을 밝히고 난 후 야쿠자 자리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에바타도 얼마 못 가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당시 20살이었던 나루세는, 첫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음에도 에바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결국 탐정 사무소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50여년의 세월동안 그 일을 계속 가슴에 품으며 살아온 것이다.
초반부부터 서술되오던 다단계 사기에 걸려 자신의 인생은 물론 아이코의 남편을 포함한 남의 인생마저 망쳐버렸던 후루야 세쓰코라는 여인은, 다름 아닌 나루세와 만나며 썸을 타던 사쿠라였다. 그녀는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노후에 매춘까지 하는 신세가 된 상황이었으며, 결국 자신에게 다가와줬던 나루세마저 팔아넘기려 했으나 이를 먼저 눈치채버린 나루세에게 모든 것이 들통나버리고, 꼼짝없이 아야노의 집에서 경찰차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나루세는 그녀에게 자신을 친구의 이름이었던 안도 시로인 것처럼 소개했었는데, 사쿠라는 이 이름을 그대로 차용증서에 적었고 호라이 클럽에 잠입했었던 나루세가 이를 발견하여 발목을 잡힌 것이다. 모든것이 끝이라며 좌절하는 세쓰코에게, 나루세는 자신과 주변 지인들이 노령의 나이임에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면서 그녀를 위로하고는, 프로포즈를 청하면서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
4. 기타
나이가 공개된 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여러 부분에서 작가의 복선(주인공이 중년 이상 세대임)을 깨달을 수 있다.-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만으로 골절상을 입는다.
- 분명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호라이 클럽에 대한 것을 주변 지인들과 사쿠라에게 묻는다.
- 이에 대해선 '호라이 클럽의 강매 현장에 얼굴에 여드름 가득한 젊은 학생도 있었다'는 식의 서술로 스리슬쩍 넘어갔다.
- 청소부로 위장했을 때 들키지 않는다.
- 나이 든 사람과의 대화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 호라이 클럽의 물건 강매 현장에서 직원에게 '요통이 있으시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추가로 여동생을 '사모님'으로 오인한다.
- 독자들이 예상하는 주인공의 나이(20 ~ 30대)를 기준으로, 태어나기 이전의 풍경을 '경험한 것'으로 묘사한다.
- 사쿠라의 습관이 새끼손가락으로 눈가의 검은 사마귀를 긁는 것이다.
- 나루세의 직업은 경비원. 물론 젊은 경비원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비원들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맡으니.
- 발기부전이 있음을 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적어도 젊은 사람들이 쓸 법한 이름은 아니다.[5]
- 부업으로 하고 있는 일들이 분명히 많은 돈을 벌기는 힘든 직업들인데, 성매매시 서슴지 않고 상대 여자에게 1-2만 엔씩을 용돈으로 준다. 작중 시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직장을 다니다 정년퇴직을 해서 재산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 중간 즈음 나루세가 동남아 출신의 30세가량 어린 부인을 얻은 할아버지를 돕는 장면이 나온다. 그 할아버지가 부인이 동남아 출신임을 얘기해주지 않는 바람에 나루세가 큰 곤경에 빠졌다가 간신히 빠져나오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작중에서 그 할아버지가 나루세에게 의도치 않게 서술트릭을 쓴 셈이다. 줄거리와 전혀 상관없는 에피소드인데, 이 에피소드는 작가가 소설에 서술트릭이 쓰였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나루세나 사쿠라의 말투나 대화를 보면 노인이라고 하기엔 위화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 밖에도 시대상 배경에 의문을 가질 독자들을 위해서인지, 본편 이후 여러 설정들을 해설해주고 있다. 이 반전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노인들이 각종 사기 등의 범죄에 시달리며 소외받는 현주소, 또한 그럼에도 젊은 사람들처럼 청춘을 얻고자 활발하게 살아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절대로 영상화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여졌던 작품이지만, 한국에서 내용은 다르지만 희대의 반전을 보인 어떤 드라마가 성공한 예가 있으므로, 일본에서 이 드라마를 벤치마킹한다면 영상화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1] 구판 표지[2] 간혹 서정적인 제목과 로맨틱한 표지와 첫 페이지부터 나와서 2장정도 동안 계속되는 정사신에 낚여서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로맨스 소설이라는 말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3] 왜 아이코가 남편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지 의아해 하는 독자를 위해서, 작품 말미에 짤막하게 단어 몇 개를 해설해 놓았다. 자식을 가진 부모가 서로를 '남편', '아내'라 안 부르고 '누구 엄마', '누구 아빠'나 그냥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실제 한국에서도, 할머니들의 대화에서 남편을 호칭할 때 '우리 영감' 같은 말이 자주 쓰이기도 하며, 반대로 할아버지들도 자기 부인을 할멈이라고 칭하는 경우도 많다.[4] 콘돔 안에 마약을 밀봉한 뒤 뱃속에 숨기던 도중, 그 콘돔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중독 증상을 일으켜 사망한 것이다. 내장이 파헤쳐진 것도 공범이 그 마약을 회수하기 위함이었으며, 나루세가 현장에 있던 미처 회수되지 못 한 콘돔을 발견했다가 사라진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긴 것이 단서의 계기가 되었다. 한편, 공범은 콘돔이 증거로 나오면서 범행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애꿎은 정부 1명을 자살로 가장하여 살해하기까지 했다. 사건 해결 후 나루세는 세라가 이걸 밀매하고 난 자금으로 에바타를 호강시켜주려 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5] 아이코나 세쓰코는 60년대생 이전에서 쓸만한 이름이고, 나무위키에서 기요시란 이름을 쓰는 남성 유명인 중에서 그나마 젊은 사람이 1963년생인 소설가 시게마쓰 기요시이다. 시로란 이름은 더 전세대에서나 쓸법한 이름. 그나마 사쿠라는 60년대 중반생에서 유행하다가 카드캡터 사쿠라 덕에 90년대 후반생 ~ 00년대 초반생에서 역주행했으나 최소한 80~90년대 초반생에서는 유행하는 이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