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6-10-22 23:43:08

백매

신룡
사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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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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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난
파일:사군자추국.png
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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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죽
왕
기타 관련 인물: 백매, 섭
파일:백매표지.jpg
백매 白梅
<colbgcolor=#fdbcc2><colcolor=#ffffff> 생일 12월 10일
나이 28살
키 167cm
신분 양민, 기생
성우 서혜정(오디오 드라마)
폐하, 진심도 변합니다. 상황이 진심을 압도합니다.

1. 개요2. 작중 행적3. 여담4. 비판5. 어록

1. 개요

가담항설의 등장인물. 신룡의 연인으로, 풍성하게 웨이브진 분홍빛이 도는 하얀 머리칼과 분홍색 눈, 하얀색 + 분홍색 의상이 특징인 미녀이다. 기생 출신이라고 한다.

신룡과 비슷한 속성. 세간에는 왕을 홀린 경국지색 정도로 알려져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왕 위에 군림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왕과는 전 연인, 신룡과는 현 연인이라고 한다. 왕과 정을 나누던 시절에 왕의 아이를 가진 적도 있었지만 본인이 직접 약을 먹고 유산했다. 현재는 불임 상태.

2. 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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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담

  • 원래 이름은 갑희인데, 이름의 뜻과는 전혀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어 특이하다. 궁에서 받은 백매라는 이름으로만 사는 만큼 본명 갑희가 가려져 있어서 많은 독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지만, 원래 갑희(甲喜)라고 하면 대개 갑옷 갑 자에 기쁠 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름 풀이에 쓰이는 갑(甲) 자가 갑옷이라는 원래의 의미보다는 갑을병정에서 나타나듯이 '순서 상 첫째' 혹은 '최상(top)'을 의미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갑희라는 이름은 '가장 행복한 사람' 혹은 '가장 큰 기쁨을 갖게 되는 사람'의 의미를 가진다.[1]

    하지만 이름과 달리, 작품에서 가장 본연의 웃음이 적고 부정적인 내면을 갖고 있는 인물이 갑희라는 점이 부조화를 일으키고 결말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한다. 결국 노골적인 미화와 메리 수의 수혜자로써 숭고한 희생이라도 한 듯한 결말을 맞이하며 캐릭터 자체에 대한 불호 의견이 많아졌는데, 백매는 애초에 신룡이 더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였으므로 죽어야만 작품 안에서의 기능과 역할이 종료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받아야 했던 업보가 드디어 돌아왔다기 보다는 마치 편안하게 생을 끝내는 자결을 한 듯 연출된 것 역시, 다른 인물도 아닌 백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고른 유일한 선택이 그것이었기에 거울상의 원본인 춘매가 되살아났다는 서사적인 이유는 있었다. 물론 절대 선을 지향한 다른 인물들도 그 희생자 역할을 얼마든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과, 갑연의 사망과 달리 백매의 사망 씬에서는 '언제든지 죄를 멈출 수 있었던 자신'의 선택을 자각한다는 일언반구마저 없어서 더 두드러진 문제.
  • 춘매와 아주 닮았는데, 옷 역시 똑같다. 작가가 말하길 춘매와 99% 닮은 외모라고.[2] 다만 백매의 작화가 변하면서 백매는 초기와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외모가 달라졌는데,[3] 춘매가 부활하면 지금의 백매와 정말 같은 외모일진 의문.
  • 따지고 보면 춘매는 신룡의 전여친, 백매는 현여친 같은 존재라서 제 연적인 춘매를 싫어할 법한데도 백매가 춘매를 경계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일단 본인부터가 신룡의 영생을 위해 죽은 춘매를 부활시키고자 했으며, 작가 블로그의 외전 에피소드에서도 춘매를 싫어하거나 경계하긴커녕 잘만 어울려 지낸다.[4]
  • 원래는 흑발. 어머니의 머리 색이 흰색 계통이고 아버지는 머리 색이 어두웠으니 머리 색은 아버지 유전으로 보인다.[5] 신룡의 여자가 되고 나서는 화사해진 머리 색과 의상 변화에 더불어 상대 앞에서 공격이나 비난이긴 해도 속내를 조금씩 밝혀 말하는 반면, 원래는 과욕을 부릴 수도 본심을 대놓고 드러낼 수도 없는 삶을 살았어서 미소만 지닐 뿐 극히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를 지닌 철의 여인에 가까웠다. 타의로부터의 욕망에 줄곧 노출되어 와서 이를 혐오하지만, 또 그만큼 본인도 무언가를 향한 불특정의 욕망이 한없이 크며, 남의 욕망에도 아주 민감해서 눈치와 통찰력도 칼 같은 사람.
  • 비중이 많은 인물임에도 인간관계 문서를 만들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인간관계 폭이 좁다. 주인공 무리 중에선 강명영 빼곤 접점이 없으며, 나머지 조연들과는 면식도 교류도 일절 없다. 그마저도 자신을 아껴준 신룡, 자신이 아껴준 순덕이 정도를 제외하곤 궁에서의 사람들과도 사실상 적대하거나 백매 본인이 천대할 정도로 인적 커뮤니티가 막장이다. 백매 본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긴 하지만.
  • 주인공 및 작품의 주제 의식과 대적하며 권력을 함부로 남용해대는 악당이라 안티가 많지만, 거침없는 성격과 말빨, 미형 악역에 걸크러시 기믹을 뚜렷이 보여주는 면모 덕에 팬도 많으며 특히 여성 팬덤이 크다. 굉장히 아름답고 화려한 태생적 외모가 외려 본인의 삶을 내내 괴롭혔고, 그 세월 동안 고생하느라 주변인들을 압살하는 말발과 명석한 두뇌로 무장했지만 다정함과 인간성을 잃었으며, 사실상 팔리는 물건 꼴로 살아오느라 없다시피 했던 자신의 선택 여부는 사실 궁 안에서조차 그대로였고, 그렇게까지 사악하게라도 살아남을 수밖에 없게 했던 사회적 차별을 결국 제 손으로는 무엇 하나 바꾸지 못했던 등, 암울한 일생 자체만으로는 지극히 불행했던 캐릭터기도 하다.
    갑희야... 어떤 상황은... 애초에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 알잖아.



    하지만 사실- 어디서든 멈출 수 있었어.



    前:친오빠인 이갑연이 작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백매를 말리며 꺼낸 말.
    後: 그의 유언.

    그러나 언제나 진심을 다했던 국왕에게 자신 역시 진실된 애정을 잠시나마 느꼈음에도, 그가 자신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할 정치적 허수아비였다는 이유로 직접 임신 중절까지 하며 무참하게 인연을 내쳐버리곤 새로운 실세에게 즉시 줄을 갈아 타버렸을 만큼, 이미 친오빠와 가족들로부터 너무 많은 배신을 당한 탓에 단 한 번의 실망만으로도 칼날 같이 반응한다. 결국 권력과 지위를 (부정적으로나마) 얻어낸 작중 시점에서 마저 여전히 혼돈 악을 지향하며 나라에 악영향을 끼칠 만큼 과거를 감안해도 행실이 지나치게 악랄하고, 자신이 벌여둔 악행에 대한 개개인의 자연스러운 반발을 논제에서 제하며 되레 집단으로서 그들의 악함과 모순을 지적해서 마치 '내가 일을 벌이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언젠가 이런 화를 당했을 테니 조금 이른 사필귀정일 뿐이다'라는 양, 논리를 지배하는 화법을 자주 쓰는 것도 큰 논쟁 거리. 일을 벌린 것이 일단 본인인 이상 원론적인 책임은 백매에게 있는데도 마치 자연적인 재앙이라는 것처럼 일말의 동요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장 논란이 많은 양아들을 대한 행적은, 사실 백매의 뒤틀린 가치관에 개인적인 원한이 섞인 악의적 보복에 가깝다.

    백매는 문제의 양아들을 구태여 궁궐에 불러들여서는 손목 절단, 안구 적출, 납치 감금 등등 생명에 위해를 가하며 심하게 해친다. 그러고는 그를 대신하여 이 수모를 겪을 지원자가 있다면 돌려 보내겠다며 선뜻 살 길을 터주자, 양아들은 거리낌 없이 '상황이 가한 압박 중 가장 자신을 위한 선택'을 골라 돌아간 반면 소녀 하나가 궁에 들어온다. 이 여자아이는 병들고 약해서 곧 죽는 김에 목숨 대역으로 보내져, 사실상 (어릴 적의 백매처럼) 가족들조차 버리는 패로 사용했던 것. 살아 나간 양아들은 '그 여자는 끔찍하게 잔인하고 천박하며 사치스럽다'라고 외치고 다니는데, 정작 아이의 사연을 들은 백매는 되레 이 아이에게 내심 정을 들이며 민감할 만한 제 얘기도 들려주고 직접 머리까지 빗어주거나 직접 안전을 챙기면서 내심 크게 아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6]
  • 이갑연과 남매 아니랄까봐 이쪽도 말빨이 장난 아니다. 각인이나 결계 실력과 같이 신체적으로 강하다는 묘사는 일절 없지만[7] 말빨은 그야말로 강명영, 이갑연과 함께 원 탑이다. 어릴 적부터 차가운 진실만 나열한 팩트 폭행으로 갑연을 절망에 몰아넣었던 것은 물론, 하난이 했던 경고('세상에 돌이킬 수 있는 일만이 있는 줄 아십니까. 반드시 처절하게 후회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를 그대로 인용해서 '당신과 달리 나는 이 좁고 더러운 생애 안에서 후회조차도 오롯이 가질 수 없었으니,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뤄줄 신룡을 통하지 않고서는 내 욕망 역시도 당연히 끝없지 않겠느냐, 세상에 돌이킬 수 있는 일만이 있는 줄 아시느냐'라며 그대로 받아쳐서 단번에 문답을 끝내버렸다. 추국과 백매가 누차 이성적으로 충돌한다면, 하난과 백매는 보다 깊게 주요 가치관으로 충돌하는 관계. 또한 백매는 작중 추국한테서 '궁궐에서 혓바닥 함부로 굴리지 말라'라는 살벌한 경고도 받는데, 백매가 하는 짓을 보면 추국이 단순히 위협을 목적으로 한 말이 아닌 셈이다.

    이런 말발은 기생과 첩실 노릇만 했을 젊을 때부터도 비범했다. 자신의 양아들이 "너의 젊음과 아름다움은 찰나일 것이다."라고 조롱하자 백매 본인도 "너의 말대로 난 돈을 보고 시집 왔지만, 나라고 돈 많고 풍류를 아는 젊은이가 싫은 건 아니다. 젊고 돈 많은 이가 적을 뿐인데 그 부모가 일찍 죽어 유산이라도 물려받는다면 모를까, 그런 이가 어디 흔하겠느냐."라며 대단히 의도적인 발언을 흘린 후, 양아들이 그린 매화 그림을 통해 그의 본심(나이든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이 백매를 갖길 바랐던 욕망)을 단번에 꿰뚫어 보고선 "매화는 참 아름답지만 봄은 찰나이고 한 순간일 뿐이다(=그러니 날 가지려는 욕심이 아직 있다면 빨리 행동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위압하여 결국 자기 생각대로 일이 벌어지게 암약한다.
  • 98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작품 세계관 내에서 누가 봐도 미녀인 캐릭터로서 춘매와 더불어 세계관 최고 미녀라고 한다.[8] 반대로 작품 세계관 내에서 누가 봐도 미남인 캐릭터는 동죽이지만, 백매랑은 달리 동죽은 작중에서 미남이라고 묘사된 적은 없다.
  • 작가가 말하길 백매는 통제되지 않는 욕망[9]을 원하는 캐릭터로 매사에 있어서 그 어떠한 외부 작용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선택과 욕망대로 움직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서 타인의 욕망에 휘둘리며 살아온 데다가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선택지를 가진 적이 없는, 매 순간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서 최악과 차악의 선택지만이 있을 뿐이라 거기서 '현실'에서의 '생존'을 위한 잔인함과 비정함, 그리고 자신을 휘두르는 외압에서 버티고 살아남는 갖가지 비도덕적인 방편들 즉 온갖 권모술수 등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눈치도 결정력도 판단력도 빨라지고 행동력도 아주 강해졌다고 한다.# 다만 이런 환경에서 기인한 성격 탓인지 작중 또 다른 말빨계 최상위권 캐릭터인 강명영과는 매우 대조되는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10]

    작가의 설명을 고려한 백매의 성격을 요약하자면 욕망에 대한 리미터가 풀린 채로 '탐나는 것이 발생한다는 현상' 자체를 삶의 목적으로 두고 행동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행적이 가능했던 건 결국 강력한 배후가 되어주면서 적들을 제거해 준 오빠와 넘사벽 급 힘을 지닌 신룡 덕분으로, 그들이 치워지면 백매의 처지도 곧 쉬이 무너질 사상누각이라는 점이 아직 남아있다.[11] 게다가 신룡의 비호까지 얻은 이후로는 조심성이 실종된 행보 탓에 이쪽도 오빠처럼 위협적인 적을 제 손으로 주변에 만들어 놨다는 점은 동일하다.
  •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을 생각할 때 신룡이 아닌 왕을 떠올렸다는 점과, 왕이 명영을 중전으로 맞이하게 되자 보인 반응 때문에 백매가 진심으로 사랑한 건 신룡이 아닌 왕이라거나, 둘 다 사랑하지만 왕을 더 사랑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있기도 했다.[12]
  • 춘매가 죽은 뒤 신룡의 마음속 춘매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신룡은 그녀를 받아들이면서 훨씬 더 인간다워졌다고.
  • 작가가 말하길 신룡이 춘매를 되살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백매라고 한다. 왜냐면 신룡 자신의 생사가 백매의 안부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신룡이 백매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신룡과 사군자들을 죽지 않게 하는 능력을 가진 춘매가 더 필요할 거라고.[13]
  • 106화 작가의 말에 따르면, 백매와 추국이 자주 말씨름을 하는 이유는 장바구니와 이성이 싸우는 원리와 같다고 한다(...).
  • 비공식적 라인을 이용해 권력자의 배후에서 권력을 쥐고 흔든다는 비선실세의 사전적인 뜻에 제일 걸맞은 캐릭터. 왕은 물론 신룡이랑도 결혼은 안 했으니 공식적으로 받은 직책이나 첩지가 전혀 없지만 신룡의 총애를 등에 업고 자기 사리사욕을 위해 국정을 농단하는 모습을 굉장히 자주 보인다.
  • 작가가 질의 응답에서 말하길 매운 걸 잘 먹는다고 하며 요리를 잘 한다고 한다.
  • 작가가 홍화와 더불어 제일 그리기 어려운 캐릭터로 뽑은 적 있다. 아마 설정상 세계관 최고 미인이라 힘줘서 그려야 하는 데다가 의상 설정이 반투명 저고리와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치마라서 그런 듯.
  • 2차 창작으론 주로 신룡이나 춘매, 왕과 엮이며 가끔 같은 미녀 설정이란 이유로 홍화와도 엮인다.
  • 오프 더 레코드 일러스트에서는 운동하는 홍화 옆에서 마빡 까고 뻥튀기를 먹고 있다... 전작 SM플레이어에서 오프레 개념이 확정된 걸 보면, 이쪽도 배역이랑 배우의 갭이 상당한 과의 인물일 듯.

4.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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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록

오빠, 이젠 정말 괜찮아. 더 이상 착한 척 할 필요 없어. 날 위하는 척 하면서 스스로의 죄책감을 더는 일은 이제 그만 해도 돼. 이 정도면 팔려간 동생을 구하기 위해 한없이 노력한 오빠라고 다들 인정해 줄 거야. 그러니까 나한테까지 그런 오빠가 되려고 하지 마. 애초에 너 때문에 팔려간 거니까. 왜 쓸데없이 기대하게 만들어? 왜 쓸데없이 희망을 갖게 만들어? 왜 쓸데없이 더 크게 절망하게 만들어?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할 거면서.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나도 내가 선택할 수만 있었다면 널 위해 팔려가지 않았을 거야. 아무것도 내가 선택할 수 없었을 뿐. 가난하고 배운 것 없고 병든 넌, 돈도 없고, 날 구하지도 못하고, 나를 데리고 도망칠 힘도 없지. 당장에 내가 없으면 입에 풀칠도 못하는 게 바로 너야. 그러니 더 이상 나에게 그 어떤 것도 기대하게 만들지 마. 어차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넌 아무런 쓸모가 없으니까.
돈 많아서 펑펑 쓰는 걸 누가 욕하겠습니까. 없는 돈을 함부로 써야 소문이 나지 않겠습니까. 매일 들르셔서 비싸고 좋은 것만 시키십시오. 원래 질 나쁜 소문이 빨리 퍼지는 법입니다.
그렇습니까. 그거 잘 됐군요. 마침 제가 원하는 게 바로 제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 수 있는 남자입니다.
꼬리 아홉 개로 올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다면, 더 일찍 올걸 그랬습니다.
폐하•••, 진심도 변합니다. 상황이 진심을 압도합니다, 폐하.
남의 돈 벌기가 쉽지 않은데, 제가 겨우 웃음만 팔았겠습니까. 웃음 팔고 젊음 팔고 자존심 팔고 명예 팔고, 미래를 팔고, 평판을 팔고, 부모 자식간 신의를 팔고, 형제남매간의 의리도 팔고, 모든 것에 대한 모든 희망을 전부 팔았습니다. 이게 쉬워 보이는 걸 보니 아드님은 이것들을 전부 쉽게 파실 수 있는 분이신가 봅니다. 저는 억지로 판 것이라 제값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원래 소문은 자극적일수록 널리 퍼지는 법이지요.
그렇게 안타까우시면, 저는 이미 늦었으니 지금이라도 기방 문 앞에 앉아 부모손에 끌려오는 아이들을 거둬 오시지요. 제가 생각날 때 한두 번 들여다보고 다정한 말을 해 드리겠습니다.
구슬이 든 상자에 쇳조각을 넣고 흔들면 구슬엔 상처가 잔뜩 나고 어떤 구슬은 깨져버리기도 하는데, 가끔씩은 이렇게, 제법 매끈한 구슬이 나올때가 있죠. 저는 이것을 운이 좋았다고 부르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훌륭한 것이라고 부르더군요. 이 구슬 안이 깨져있는지 어떤지는 알지도 못하면서. 물론 이 구슬은 아주 귀한 것입니다. 깨진 구슬을 이것과 비교하며 조롱할 때 얼마나 유용합니까.
말씀대로 저는 오로지 돈만을 보고 시집왔으나, 저라고 풍류를 아는 젊은 사내가 싫겠습니까. 다만 젊고 돈많은 사내가 흔치 않을 뿐입니다. 부모가 일찍 죽어 유산을 물려받는다면 모를까... 그러니 돈이라도 많은 지아비를 애지중지하며 살아야지요. 이제 뼈도 안 붙는 나이니, 혹여 말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외출하실 때마다 가슴이 떨립니다. 매화는 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러니 꽃이 필 때를 놓치지 마십시오. 봄은 아주 짧고 찰나입니다.
너는 사람을 읽을 줄 모르는 군. 밑바닥에서부터 올라가는 것은 내 장기 중의 장기란다.
어린 아이가 기방에 팔려갈 땐 아무 말 없던 사람들이 어린 기생에겐 개떼처럼 몰려나와 얼마나 많은 경멸과 무시로 손가락질을 하던지요. 얼마나 많은 소문과 조롱으로 입을 놀리던지요. 그른 일을 막기는 어렵고 탓하기는 쉬운 것이라 말한다면 그건 너무나 다정한 말입니다. 막는 것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이고 탓하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인 것을. 하난 씨의 눈이 먼 것이 그저 최근의 일이겠습니까? 그른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는데, 하난 씨는 언제나 눈앞에 보이는 일만을 탓하시지요.
그 증거가 지금 눈앞에 있지 않습니까. 하난 씨는 제게 무엇이 모자라는지 물으셨지요. 제가 원하는 걸 전부 가졌다는 말은 하난 씨의 좁은 시야를 알게 하는군요. 제가 원하는 것이 화려한 구중궁궐이고 은과 옥으로 반짝이는 신발이고 입안을 녹이는 산해진미로 그만이겠습니까. 저는 폐하가 원하시는 것을 원합니다.
폐하는 욕망이 없으면 안 되는 분입니다. 욕망은 방향을 만들고 인간을 행동하게 하지요.
하지만 하난 씨. 세상에 돌이킬 수 있는 일만 있는 줄 아십니까. 오빠를 원망하고 부모를 죽이고 싶어했던 나의 마음은 어떻게 채워집니까. 제가 팔았던 웃음은, 젊음은, 자존심은, 명예는 어떻게 돌려받습니까. 여린 맨발에 바닥의 찬 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들던 그 기억은 어떻게 지워집니까. 폐하의 욕망은 되돌릴 수 없고, 저는 제가 원하는 전부를 절대로 가질 수 없습니다. 하난씨는 당연히 저를 이해할 수 없으시겠지요. 하난씨에게는 애초에 생길수가 없는 결핍이니. 저의 욕망은 상자 안에 있고 하난씨의 양심은 상자밖에 있지 않습니까. 하난씨의 눈먼 양심은 세상의 절반도 보지 못하는 겁니다. 저는 폐하가 원하시는 것을 읽어낸것이고, 폐하는 제가 끝없이 원하기를 원하시죠. 제가 원하는 것을 멈추는 순간, 폐하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장기는 수가 읽히는 순간 지는 것이고, 욕망은 방향을 만들지. 나는 천개의 눈동자에서 욕망을 읽으며 자랐단다.
너는 너를 위해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것은 너 자신이다. 너는 너를 너무나 사랑해서, 나를 갖지 못한 너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나는 나를 욕망하는 수없이 많은 눈동자를 보았고, 너는 그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뻔한 눈을 가졌지. 물론 그 천 개의 눈 사이에 아주 가끔은 나를 정말 사랑하는 눈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너는 아니다. 너는 너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시야가 좁고 판을 읽지 못하는 것은 바로 너다. 시야가 좁아 나를 보지 못하고, 판단이 어리석어 판을 읽지 못하지. 이 승부는 애초에 승패가 정해져 있었다.
나는 언제든 이 판을 엎을 수 있고 언제든 남은 네 팔 한 짝도 잘라버릴 수 있다. 내가 너와 한 약속 따위 지키지 않는다 한들,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내가 이겼다고 말하면 내가 이긴 것이다. 너의 팔을 자르는 건, 장기의 승패도 아니오, 옳고 그름도 아닌, 오로지 나의 결정이고, 나의 결정이 곧, 이 판의 규칙이다. 판의 규칙을 정하는 사람과 승부를 하다니 멍청하기 그지없군.
너는 너를 너무 대단히 여기는 것이 너의 큰 단점이다. 나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네 그림을 보았더니, 문득 생각이 났을뿐. 소문을 하나 만들어볼까 하던 찰나에 그냥 마침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너의 잘못이다.
세상엔 그냥, 운이 없는 일도 있지요. 제가 우연히 이 상자안에 있었던 것처럼. 상자 밖으로 나온 조각이 우연히 저였던 것처럼. 애초에 깨지지 않았었다면 좋았겠지만,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처절히 후회하는 일만이 남았군요.
어째서일까, 점점… 당신의 눈동자가 무엇을 말하는지 읽을 수가 없어져‥ 내가 그 동안 이런 눈을 본 적이 있었던가…? 폐하. 저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에 담긴 것은 대체 무엇인가요.
아… 그래…! 이제야 알았어. 당신의 눈동자에서 투명하게 비쳐오던 것은 나의 '욕망'이 아닌 '나'의 욕망이었음을! 내가 나의 눈을 본 적이 있었던가?
폐하, 저는… 폐하, 저는…! 다시는 그 무엇도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는 그 어떤 것으로도 휘둘리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도 감히 내게 손가락질 할 수 없고, 누구도 감히 내게 욕할 수 없고, 그 누구도 감히 나를 흔들 수 없기를 바랍니다. 그 어떤 것도… 저의 욕망을 방해할 수 없기를 바랍니다.
폐하, 이 모습의 시작은 과거의 잔상이고 가짜였으나 더 이상은 아닙니다. 저는 이 모습을 폐하께 과거의 잔상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습니다. 왜 제가 도망쳐야 합니까. 폐하의 마음이 있는 곳이 진짜이지 않습니까. 저는 이 모습마저도 전부 제 것이길 바랍니다. 폐하의 전부를 제게 주십시오.
(자신의 양아들 대신 온 여자아이의 '저도 백매님 반만큼이라도 예뻤다면 좋았을 텐데요'라는 말의 응답으로) 만약 그렇다면 너는 누가 너를 욕망할지, 누가 너를 시기할지 평생을 의심하며 살아야 하고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내느니 그 누구도 믿지 않는게 더 빠르고 쉽다는 걸 배우게 될 거다. 너의 재능과 지혜는 너의 아름다움 뒤에 영영 가려질 것이고, 더러운 소문과 갖은 구설수가 네 발끝에 바짝 따라붙을 것이다. 젊고 아름다운 날은 곧 끝날 거라는 충고를 가장한 저주를 수없이 들을 것이며, 모두 네가 늙고 초라해진 모습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너의 다정은 가짜이거나 유혹이라 불릴 것이고 너의 단정은 거짓이거나 오만이라 불릴 것이다. 너의 행복은 부정하게 취한 이득이라 여겨질 것이고, 너의 불행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손가락을 잘려야만 정신을 차리는 사람이 생각보다 아주 많단다.
폐하. 역겨워요. 다신 하지 마세요.


[1] 맏아들인 갑연과 마찬가지로 갑희 역시 맏딸일 것이므로, 장녀라는 뜻에서 단순히 갑- 돌림자에 여자 희자를 썼을 수는 있다.[2] 작중 춘매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 강한데 백매는 본색을 드러내면 어둡고 냉혹한 느낌이 강해진다. 둘 다 무서운 구석이 있는 건 닮았다 눈매도 백매 쪽이 조금 더 날카로운데 본색이 드러날 때 인상 차이가 큰 건 이 탓. 그래서 팬들도 백매와 춘매를 함께 그릴 땐 분위기 차이를 달리해서 그리거나 백매를 머리가 검었던 갑희 시절로 그려 아예 외모가 확실히 구분되게 그리기도.[3] 과거의 백매가 그냥 미인형 캐릭터였다면 현재의 백매는 전개를 거듭할수록 비참한 과거와 가치관이 드러나면서 외모 역시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가 강해졌다. 눈동자 역시 훨씬 작아진 삼백안이 되어서 상냥하긴커녕 매서운 인상까지 생겼다.[4] 현재는 블로그 글이 전부 비공개 처리되어 볼 수 없다.[5] 머리가 흰 오빠 갑연에겐 어머니 머리 색이 유전된 듯하다.[6] 반면 양아들에게는 겉으로만 무감정하듯이 굴 뿐 극렬히 증오하는데, 이자 역시 백매를 물건처럼 탐했음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도 않았으면서 백매를 둘러싼 더러운 소문에는 크게 기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각 나면 들여다 보겠다'라며 마지막까지 양아들을 조롱했던 백매의 언사도 사실, '내가 살아온 모양이 그렇게나 꼴 보기 싫고 흉하다면 이미 늦은 나 대신 지금 기방에 끌려와 팔리는 아이들을 손수 거두시라, 생각날 때 내가 찾아가서 다정한 말을 해주겠다.'라면서 백매 본인이 양아들에게 일전에 권유했던 내용이다. 아직 의미 있는 행동을 직접 할 수 있었을 때부터도 그의 본심이 지금과 다르지 않은 소인배였다는 암시이자, 여전히 본인 목숨이 위중할 때는 '가장 나약하고 가벼운 목숨'을 대신 팔아버리는 인간이라는 연결이기도 하다.[7] 사실 이게 백매 최대의 약점일 수 있다. 백매 주변이 백매를 지켜줄 강자들로 차고 넘치지만, 그 강자들이 사라지면 백매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8] 작중 백매는 친오빠의 입으로도 한양 최고의 기생이라고 묘사됐으며, 무엇보다도 궁궐 안에서 숱한 미녀를 봤을 왕과 신룡을 한눈에 반하게 했다. 왕은 백매를 보고서 '자태가 실로 너무나 아름다워 놀랐으며 일평생 그 어디서도 그대처럼 아름다운 사람을 본 적 없다'고 감탄했으며, 신룡은 '매화의 현신 같은 자태로니, 살결이 눈처럼 희고 곱기가 꽃 같으니 설부화용이 바로 널 위한 말이겠다'라며 외모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살결이 눈보다 햐얗고 아름답기가 설산의 매화를 닮았다면서 백매라는 이름을 내려줬을 정도. 물론 신룡이 백매와의 첫 만남 때 보인 호감은 죽은 전 연인이던 춘매와 똑 닮아서라는 개인적인 사유도 있었다.[9] 신룡이 원하는 욕망 자체이자, 백매 본인 역시도 끊임 없이 무엇인가를 욕망하려는 행위.[10] 명영이 희망으로 움직이고 정도에 따른 길을 걷고자 한다면 백매는 욕망으로 움직이고 사도에 따른 길을 걷는 것에도 거침이 없다고 보면 된다.[11] 갑연이 백매에게 아이를 가질 것을 종용했던 것도, 지배자의 총애가 치워지면 백매의 운명이 불 보듯 뻔히 몰락으로 귀결됨을 알기 때문.[12] 정확히는 백매가 누구를 더 사랑했느냐와 관계없이, 110화에서 왕을 떠올린 것은 신룡은 백매의 '욕망'을, 왕은 백매 '그 자체'를 사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백매라는 인간을 사랑한 것이 왕뿐이라는 거지, 그 사실로 백매 본인이 누굴 더 사랑했느냐는 애당초 판단할 수가 없다.[13] 작중에서도 신룡은 자신의 죽음 자체보다도 자신이 없는 백매가 겪을 일이 두렵다고 말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