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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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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지의 탄생과 배신

아득한 옛날, 제2시대에 가운데땅의 자유 종족들을 위해 힘의 반지들이 만들어졌다. 가운데땅에서 가장 지혜롭고 아름다운 존재인 요정(레젠다리움) 군주들에게는 세 반지가, 산아래 뛰어난 장인들인 난쟁이(레젠다리움)의 왕들에게는 일곱 반지가, 그리고 권력과 영생에 대한 야망이 큰 인간(레젠다리움) 왕들에게는 아홉 반지가 주어졌다. 그러나 어둠의 땅 모르도르에서는 이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사악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어둠의 군주 사우론은 운명의 산(Mount Doom)의 불길 속에서 다른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예속시킬 단 하나의 절대반지를 몰래 만들어냈다. 그는 자신의 잔혹함과 악의,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의지를 모두 그 안에 쏟아부었다.
Three Rings for the Elven-kings under the sky
지상의 요정왕들에겐 세 개의 반지,
Seven for the Dwarf-lords in their halls of stone
돌집의 난쟁이 왕들에겐 일곱 개의 반지,
Nine for Mortal Men doomed to die
죽을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겐 아홉 개의 반지,
One for the Dark Lord on his dark throne
어둠의 권좌에 앉은 암흑의 군주에겐 절대반지
In the land of Mordor where the shadows lie.
어둠만 살아 숨쉬는 모르도르에서,
One Ring to rule them all, One Ring to find them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모든 반지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반지


사우론은 절대반지의 막강한 힘으로 가운데땅을 피와 어둠으로 물들였다. 이에 자유 종족은 최후의 동맹을 결성하여 운명의 산 산기슭에서 사우론의 군대와 맞섰다. 용맹한 인간과 요정의 대군세 앞에 전세는 자유 종족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만, 그들의 앞에 절대반지를 손가락에 낀 사우론이 등장한다. 요정대왕 길갈라드와 인간대왕 엘렌딜은 사우론에게 쓰러지나, 엘렌딜의 장남 이실두르가 아버지의 부러진 검 나르실의 조각으로 사우론의 손가락을 잘라내 절대반지를 빼앗는다. 그렇게 사우론은 육신을 잃은채 패배한다.

하지만 승리의 순간, 반지의 유혹은 이미 시작되었다. 절대반지가 만들어진 운명의 산 앞에서, 그 유혹은 누구도 견딜 수 없었던 것이었고 결국 이실두르는 반지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악의 뿌리는 살아남게 되었다. 훗날 이실두르는 글래든 평야에서 오르크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고, 그가 가보로 여기던 절대반지는 안두인 대하의 깊은 강바닥으로 가라앉아 수천 년간 잊혀졌다. 시간이 흘러, 반지는 강가의 호빗과 비슷한 종족이었던 스메아골에게 발견된다. 반지는 그의 영혼을 좀먹고 뒤틀어, 동족을 살해하고 빛을 피해 동굴 속에 숨어 사는 추악한 존재, 골룸으로 타락시켰다. 그러나 500년 후, 반지는 스스로의 의지로 골룸을 떠났고, 마침 그곳을 지나던 또 다른 존재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2. 그림자의 귀환

샤이어의 평화로운 마을 호비튼, 유쾌하고 모험심 넘치는 호빗 빌보 배긴스가 자신의 111번째 생일잔치를 성대하게 연다. 오랜 친구인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도 잔치에 참석했다. 잔치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평화로운 삶에 권태를 느끼고 있던 빌보는 계획대로 연설 도중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모두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장난을 벌이며 샤이어를 영원히 떠나 다시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간달프는 빌보의 비정상적이게 느린 노화 속도와 어딘가 이상한 행동이 그가 60년 전 모험 중 줏은 요술 반지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는 빌보의 집으로 찾아가, 그 반지가 빌보의 정신에 미치는 어두운 영향을 지적하며 반지를 내려놓고 떠나라고 강력하게 설득한다. 빌보는 "내 보물(My Precious)"이라 중얼거리며 저항했지만, 결국 간달프의 강한 설득에 스스로 반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조카 프로도 배긴스에게 모든 것을 남긴 채 더 넓은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길은 이어진다오
문을 나서면 내리막길
길은 저 멀리 아득히 끝 간 데 없고
이제 나는 힘닿는데 까지 걸어야 하리...
간달프는 반지에 남은 악의 기운을 느끼고, 이것이 단순한 요술 반지가 아님을 직감했다. 그는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도 에게 니 삼촌이 네게 물려준 물건이 라며 이 절대 반지를 잘 보관하라 한뒤 곤도르의 수도, 미나스 티리스에 위치한 기록보관실에서 연구에 매진한다. 그곳에서 이실두르가 직접 남긴 두루마리를 통해, 그 반지가 불에 달구면 모르도르의 언어로 새겨진 글귀가 나타나는 사우론의 절대반지임을 확인한다.
Ash nazg durbatulûk, ash nazg gimbatul,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모든 반지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반지,
ash nazg thrakatulûk, agh burzum-ishi krimpatul.
모든 반지를 불러모아 암흑에 가두는 것은 절대반지.'''
간달프는 말을 달려 샤이어로 돌아와 프로도의 집 벽난로에 반지를 던져 넣는다. 불길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우론의 글귀를 본 그는 프로도에게 모든 진실을 알려주며, 이제 적의 가장 강한 하수인들인 아홉 명의 암흑기사, 나즈굴이 샤이어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곧이어 그는 프로도에게 반지를 가지고 샤이어를 떠나 브리(레젠다리움)로 갈 것을 부탁한다. 창밖에서 충직한 정원사 샘와이즈 감지가 엿듣고 있던 것을 알게 된 간달프는, 이왕 이렇게 된거 그에게 프로도의 여정에 동행할 것을 명한다.

그렇게 간달프와 두 호빗은 길을 나선다. 간달프는 세상천지에 적의 첩자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배긴스' 라는 본명을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함과 함께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버리고, 프로도와 샘은 계속해서 동쪽으로 나아간다. 한편, 그들은 매곳 농부의 농장에서 서리를 하고있던 프로도의 오랜 친구이자 사촌지간인 메리피핀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암흑기사들이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며 프로도를 추격하기 시작하니, 메리는 그들이 프로도가 가진 '무언가'에 이끌려 그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피핀과 함께 동행하기로 한다.

3. 원정대의 결성


한편, 프로도를 떠나보낸 간달프는 마법사들의 수장이자 그들 중 가장 위대한 백색마법사, 사루만을 만나기 위해 그가 주둔하고 있는 아이센가드로 향한다. 하지만 신석 팔란티르를 이용해 사우론과 내통하고 있던 사루만은 본색을 드러내며, 간달프에게 '사우론과 협력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며 그를 회유하기 시작한다. 간달프는 변절한 사루만과의 대결에서 패배하고, 결국 그에 의해 오르상크 탑 꼭대기에 유폐 되어버린다.

프로도 일행은 나즈굴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해, 마침내 브리마을에 들어온다. 그들은 간달프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달리는조랑말 여관' 에 도착하지만, 그곳에 간달프는 없었다. 프로도는 샘에게 간달프는 언젠간 올 거라며 안심 시키고, 그때 두건을 깊게 눌러쓴 정체불명의 사내가 파이프 연기를 뻐끔거리며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여관의 주인, 발리맨 버터버는 프로도에게 그가 야생을 헤집고 다니는 '스트라이더(성큼걸이)'라 불리우는 순찰자 중 한명이고, 위험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다른 쪽에서는 술기운이 오른 피핀이 여관 사람들에게 프로도가 배긴스 집안의 호빗이라고 떠벌리고 다니기 시작하자, 프로도는 당황하여 급하게 달려가다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며 손에 쥐고 있던 절대반지가 우연히 손가락에 끼워지게 된다. 프로도는 처음으로 반지를 손가락에 끼게 되었고, 삶도 죽음도 없는 영적 세계인 '그림자 세계' 에서 사우론의 눈과 마주하게 된다. 절대반지의 기척을 느낀 나즈굴들도 브리로 달려가기 시작하고, 프로도는 급하게 반지를 빼지만 그를 지켜보고 있던 스트라이더가 프로도를 끌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수상쩍은 분위기를 풍기며 프로도를 추궁하기 시작하고 더이상 마법사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해준다. 결국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은 스트라이더의 도움으로 밤중에 시작된 나즈굴들의 습격에서 목숨을 건지고, 요정들의 안식처인 리븐델로 동행하기 시작한다.



스트라이더와 프로도 일행은 동쪽으로 계속 나아간다. 그들은 옛 인간왕국의 망루였지만 오랜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아몬 술에 도착해 야영을 하기로 한다. 스트라이더는 호빗들에게 검을 하나씩 내어주고는 야간 순찰을 나가고, 하필이면 프로도를 제외한 세 호빗들이 불을 피우는 바람에 나즈굴 중 다섯이 그 불빛을 보고 몰려오기 시작한다. 호빗들은 무장한 상태로 망루의 꼭대기에서 나즈굴에 대항하지만 겁에 질려 나가떨어지게 되고, 결국 프로도는 절대반지를 끼고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다. 프로도는 다시 그림자 세계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본래 인간의 위대한 왕이자 전사였던 나즈굴들의 옛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의 우두머리인 마술사왕이 손을 뻗어 프로도의 반지를 가져가려 하고, 프로도는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모르굴 검에 어깨를 찔리게 된다. 뒤늦게 도착한 스트라이더가 횃불을 들고 달려들어 나즈굴들을 격퇴하지만, 프로도가 모르굴 검에 찔렸으니 곧 생령으로 변할 것이라 말해준다. 스트라이더는 프로도를 들쳐메고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프로도는 점점 생명력을 잃어간다.

절체절명의 순간 숲 속에서 아름다운 요정 여인, 아르웬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스트라이더와 구면인 듯 그를 며칠동안이나 찾아다녔다고 말하며, 프로도를 당장 자신의 아버지에게 데려가야 한다고 말해준다. 아르웬은 프로도를 자신의 말, 아스팔로스에 태운채 함께 리븐델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그곳을 코앞에 두고 나즈굴들이 브루이넨 여울목까지 뒤쫓아오자 아르웬은 마법으로 거대한 홍수를 일으켜 그들을 휩쓸어 버린다. 프로도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지만, 요정군주 엘론드의 뛰어난 치유술 덕분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리븐델에서 깨어난 프로도는 사루만에게 감금 당했었던 간달프와 재회한다. 간달프는 독수리 과이히르의 도움으로 오르상크에서 탈출했지만 브리에는 너무 늦게, 리븐델에는 너무 일찍 도착했다고 설명해준다. 때마침 운명처럼 리븐델에는 절대반지를 두고 가운데땅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각 종족의 대표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프로도의 상처가 어느정도 회복되자 마침내 엘론드 회의가 열린다. 요정, 인간, 난쟁이의 대표들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이들 중 가장 지혜로운 엘론드와 간달프는 절대반지를 운명의 산 분화구에 집어던져 파괴하는 것만이 사우론을 완벽하게 패배시키는 방법이라 말한다. 그리고 호빗들을 무사히 리븐델로 데려온 순찰자 스트라이더가 사실은 천년 전에 단절되었다 믿어지던 이실두르 왕가의 유일한 후손, 아라고른임이 밝혀진다.

한편, 모르도르로 진입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며 절대반지를 이용해 사우론에게 맞서자는 인간 측의 의견과 반대하는 요정 측의 의견이 충돌하고, 요정에게 해묵은 원한을 가진 난쟁이들까지 가세해 서로를 향한 고성과 질타만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서로를 헐뜯으며 결국 절대반지 파괴건의 진전이 없어지자, 프로도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제가 반지를 가져가겠습니다. 비록 길은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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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용기에 감명받은 이들이 하나둘씩 그와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간달프는 그들의 길잡이이자 리더로, 아라고른과 곤도르 섭정가문의 보로미르가 인간을 대표한다. 어둠숲의 요정 왕자 레골라스외로운 산의 난쟁이 김리가 각각의 종족을 대표하여 동행을 약속했다. 그리고 프로도의 곁에 다른 세 호빗들이 끝까지 함께하기로 한다.[1] 이렇게 아홉 명으로 구성된 반지 원정대가 결성되었다.


원정대원들은 각각 남쪽으로 향할 준비를 시작한다. 리븐델에 이미 도착해있던 프로도의 삼촌, 빌보는 그에게 60년 전 모험에서 얻은 명검 스팅(레젠다리움)미스릴 갑옷을 건내준다. 엘론드의 고명딸 아르웬과 재회하게 된 아라고른은 사실 그녀와 연인관계에 있었으며, 둘은 폭포 아래 다리에서 다시 사랑을 약속한다. 반요정인 아르웬은 인간 아라고른과 함께하기 위해, 필멸의 삶을 선택했다고 말하며 그에게 자신의 보석인 '이븐스타(저녁별)'를 건내준다

4. 어둠 속의 여정


원정대는 엘론드의 축복을 받으며 남쪽으로 향한다. 보로미르는 로한 관문(Gap of Rohan)을 지나 곤도르로 가서 원정대를 재정비 하자는 의견을 내지만 그 일대는 배신한 사루만이 주둔하고 있는 아이센가드와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아라고른이 반대하고, 김리는 사촌 발린(레젠다리움)이 머무르고 있는 모리아 광산으로 들어가자고 하지만 간달프는 심연 속에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존재 때문에 최후의 수단이 아닌 이상에야 모리아로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편 사루만이 내보낸 까마귀 첩자들의 방해로 원정대는 험준한 카라드라스 설산을 넘기 시작하지만, 이마저도 사루만이 불러일으킨 눈사태로 도중에 포기하게 된다. 결국 그들은 하산하여 안개산맥을 가로지르는 난쟁이의 옛 왕국인 모리아를 통해 동쪽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원정대는 모리아 관문에 도착하지만, 문을 굳게 잠구고 있는 주문을 풀지 못해 한동안 그 앞에 머무르게 된다. 프로도의 재치 덕분에 문의 암호를 풀어내게 되고, 원정대는 조심스럽게 어두운 광산으로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김리의 바램과는 반대로, 이미 사방은 오르크들의 화살에 사망한 난쟁이들의 유골만 가득할 뿐이다. 원정대가 급하게 광산을 떠나려 하지만 관문 앞에 고여있던 까만 웅덩이에서 물 속의 감시자가 튀어나와 프로도를 잡아채간다. 원정대는 그것과 맞서 싸워 프로도를 구출하지만, 이미 원정대를 광산 안으로 몰아넣고는 촉수로 관문을 무너뜨려 버린다.


원정대는 그렇게 모리아 광산에 갇히게 된다. 어둡고 적막한 광산을 지나던 원정대는 마자르불의 방에서, 과거 이곳을 일부 수복했던 발린의 무덤을 발견하고 그곳에 남겨진 기록을 통해 난쟁이들이 끔찍한 최후를 맞았음을 알게 된다. 피핀은 우물 위에 설치된 오르크들의 함정을 건드려 결국 광산 깊은 곳에 소음이 울려퍼지게 되고, 동굴 트롤과 함께 수많은 오르크들이 그들을 덮치기 시작한다. 치열한 전투 끝에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더 깊은 어둠 속에서 간달프가 그토록 우려했던 고대의 악마, 불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재앙 발로그가 깨어난다. 간달프는 본인의 운명을 예감한 듯, 아라고른에게 원정대를 이끌 것을 명령한다. 오르크 궁수들의 습격에서 벗어나 마침내 카잣둠의 다리에 도착하지만 이내 발로그가 간달프의 뒤를 바짝 따라잡는다.

YOU SHALL NOT PASS!
넌 지나갈 수 없다!
간달프는 다리를 무너뜨려 발로그를 깊은 심연 속으로 떨어뜨렸지만, 발로그는 떨어지면서 채찍으로 간달프의 발목을 붙잡아 함께 추락한다. 위대한 마법사를 잃은 원정대는 슬픔과 절망에 빠진 채 모리아를 탈출한다.


간달프를 잃은 것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곧 뒤쫓아 올 오르크들을 피해 아라고른은 이제 원정대를 이끌어나간다. 그들은 가운데땅에서 가장 오래된 요정들 중 하나인, 군주 켈레보른갈라드리엘 부인이 다스리는 로슬로리엔의 숲에 도달한다. 곧이어 감시부대의 대장인 할디르가 이끄는 요정 무리가 그들을 포위하지만, 아라고른의 긴 설득 끝에 그들은 수도인 카라스 갈라돈에 입성하게 되고 할디르의 안내로 숲의 주인들과 대면하게 된다. 레골라스는 두 요정 군주들에게 간달프의 비보를 전하고, 갈라드리엘은 원정대에게 격려와 조언, 그리고 경고를 해주며 이곳에서 편히 쉬어가는 것을 허락한다.


로슬로리엔에서 휴식을 취하는 원정대는 간달프의 죽음을 애도하기 시작하지만, 보로미르는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 홀로 눈물을 흘린다. 갈라드리엘은 반지의 유혹에 취약해진 그가 원정대의 잠재적 위협이 될것이며, 곤도르와 섭정인 그의 아버지 또한 위태롭다는 것을 마법을 통해 그에게 경고한 것이었다. 그런 보로미르를 아라고른은 위로해주고, 보로미르는 그에게 백색도시에 와본 적이 있냐며 한 때 아름다웠던 도시를 회상한다. 그러고는 언젠가는 이 모험이 둘을 곤도르로 이끌 것이라 말하며 아라고른을 곤도르의 왕으로 인정하고 치켜세워준다.


시간이 흘러 모두가 잠든 사이, 프로도는 무언가에 이끌린 듯 갈라드리엘의 정원으로 향한다. 그녀는 프로도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그녀의 거울을 소개해주고는, 들여다 볼 것을 권한다. 프로도는 거울 속에서 원정대의 분열과 샤이어가 침략당해 불타는 모습, 마지막으로 사우론의 눈을 보게되고 공포에 휩싸인다. 그는 이 무거운 짐을 그녀에게 넘겨주려 하지만, 갈라드리엘은 절대반지를 손에 넣었을 때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폭군으로 변할지를 보여주며 유혹을 이겨낸다. 그녀는 시험을 통과했음을 선언하며, 프로도에게 그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절대반지를 운반하지 못함을 말해주며 그를 격려한다.


갈라드리엘은 그들이 떠나기 전, 보로미르를 제외한 모두에게 선물을 하나씩 준다. 프로도에게 실마릴의 빛이 담긴 물병인 에아렌딜의 별빛을, 레골라스에게는 숲요정들의 머리카락을 꼬아 활시위로 만든 갈라드림의 활을, 메리와 피핀에게는 놀도르의 단검을, 김리에게는 그녀의 황금빛 머리카락 다섯 올[2], 마지막으로 샘에게는 요정의 밧줄을 선물해준다. 아라고른에게는 이미 손녀인 아르웬이 선물해준 보석인 이븐스타가 있으니 더이상 줄 것이 없다며 대신 그에게 축복의 말을 건내고, 켈레보른은 그에게 강을 따라 조용히 이동할 것을 경고하며 요정제 단검을 선물해준다. 그렇게 원정대는 렘바스 빵과 보급품, 보트를 얻어 안두인 대하를 따라 점점 더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5. 원정대의 붕괴

아르고나스를 지나 남하하던 원정대는 보트를 버리고 에뮌 무일을 넘기로 결정한다. 그들은 보트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레골라스는 어디선가 느껴지는 불길함을 아라고른에게 경고한다.


한편 프로도는 원정대와 떨어져 홀로 숲속을 거닐다 땔감을 모으던 보로미르와 단둘이 남게 된다. 엘론드의 회의부터 절대반지를 사용하자고 주장하던 보로미르는, 자신의 왕국과 백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결국 절대반지라 생각해 이성을 잃고 '반지가 내 것이었을 수도 있어, 내 것이었어야 했어' 라고 말하며 프로도에게서 반지를 빼앗으려 든다. 절대반지를 끼고 투명해진 프로도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를 저주하기 시작하지만, 프로도의 발길질에 넘어지며 이성을 되찾고는 프로도를 찾아다니며 사과한다.

프로도는 투명해진 상태로 아몬 헨의 언덕을 오른다. 그러고는 버려진 망루 위에 몸을 숨기지만, 다시 사우론의 눈을 마주하며 겁에 질린 채 반지를 뺀다. 그를 찾아다니던 아라고른이 뒤에서 나타나지만, 반지가 원정대를 분열시키고 있음을 알아챈 프로도는 마지막으로 아라고른에게 '당신이라면 파괴할 수 있겠어요?' 라고 물으며 반지를 꺼내보인다. 아라고른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최후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고, 프로도는 홀로 모르도르로 떠나기를 마음 먹으며 모두를 잘 보살펴달라고 아라고른에게 부탁한다.


그 순간, 사루만이 보낸 우루크하이 부대가 원정대를 급습한다. 아라고른은 서둘러 프로도를 보내주고, 적들과 일당백으로 맞서기 시작한다. 이어 레골라스와 김리가 아라고른에게 합류하고, 아라고른은 호빗을 추격해가는 우루크하이들을 쫓는다. 한편 그들은 네 명의 호빗들 중 누가 반지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일부로 프로도를 보내주기 위해 미끼를 자처한 메리와 피핀을 뒤쫓기 시작한다. 메리와 피핀은 결국 궁지에 몰리지만, 그 순간 언덕 아래에서 보로미르가 달려나와 그들을 구해준다. 보로미르와 두 호빗은 계속해서 몰려오는 우루크하이들을 상대해가며 뒤로 후퇴하기 시작하고, 아라고른과 레골라스, 김리는 후퇴하는 그들을 다시 쫓는다.

수적열세에 밀린 보로미르는 뿔나팔[3]을 불어 지원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적들을 더 불러모으는 역효과를 일으키고 만다. 아라고른은 필사적으로 보로미르와 호빗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지만 그들의 대장이 쏜 화살들에 보로미르가 쓰러지고, 호빗들은 그대로 우루크하이들에게 납치되어 버린다.


뒤늦게 도착한 아라고른은 대장과 싸워 그의 목을 베지만, 보로미르는 이미 치명상을 입은 후였다. 보로미르는 그에게 자신은 실패했고, 곤도르를 구원해달라고 부탁한 뒤 아라고른을 자신의 왕이자 대장으로써 따랐을거라는 유언을 남기고는 나무아래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둔다.



프로도는 모르도르로 홀로 떠나려 했지만, 그의 굳은 결심을 눈치챈 샘이 강물에 뛰어들어 그를 뒤따른다. 샘의 변치 않는 충성심에 감동한 프로도는 그와 함께 동쪽으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아라고른은 보로미르의 시신을 보트에 안치시켜 안두인 대하를 따라 떠내려보내고, 프로도의 선택을 존중하여 레골라스, 김리와 함께 납치된 두 호빗을 구하기로 한다. 이렇게 반지 원정대는 붕괴된다. 프로도와 샘은 모르도르의 불길을 향해, 세 명의 사냥꾼들은 친구들을 구하고 사우론의 군대와 맞서 싸우기 위해, 그리고 메리와 피핀은 자신들의 운명과 마주하기 위해. 하나의 여정은 끝났지만, 가운데땅의 운명을 건 세 무리의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


[1] 이때 피핀은 영문도 모른 채 그냥 모험을 떠난다니까 무작정 신나서 메리와 함께 우리도 같이 갈 거라며 제멋대로 막 동참하는데 그러면서 where are we going?(근데 우리 어디가요?)라고 하는 대사가 은근 백미다.[2] 그녀의 황금빛 머리카락은 해와 달이 없던 시절 세상을 밝히던 두 나무의 빛을 그대로 담은 머리카락이라고 전해진다. 매우 이례적인 선물로,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그 누구에게도 내어준 적이 없다.[3] 섭정가인 후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로, 곤도르 국경 안에서 불면 그 소리가 미나스 티리스까지 들린다는 전설이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