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하바라타의 여주인공격에 해당하며 판다바 5형제들의 부인이다. 판찰라 왕국의 왕인 드루파다가 올린 제사의 불길에서 태어났다고 하며, 역시 같은 제사의 불길에서 태어난 드리스타드윰나의 쌍둥이 동생이다. 크샤트리아를 멸족시킬 운명을 타고났다.[1]인드라의 아내 샤치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참고로 판다바들은 전생에 다섯 명의 인드라였는데, 사실 인드라는 신들의 왕으로서의 직책명이니 판다바들의 전생은 샤치의 남편인 현 인드라가 아닌 그 전대의 인드라들이다. 락슈미의 화신이라는 판본도 있지만 마하바라타에선 루크미니[2]가 더 확고하게 락슈미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타밀 전통에서는 칼리 여신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작중에서 그야말로 완벽하여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미녀로 묘사되며 판다바와 카우라바들의 할아버지인 비야사 선인 또한 그 미모를 상세히 이야기한다. 단순히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몸에서 향기로운 연꽃 향이 나서 2마일 밖에서도 그 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며 세월이 지나도 나이를 먹지 않아서 항상 젊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미모 때문에 많은 수난을 겪는다.
1.1. 행적
판찰라 왕국의 왕 드루파다가 드로나에게 복수해줄 자식을 얻기 위해 연 희생제의 불꽃에서 태어났다. 같은 경위로 먼저 태어난 드리스타드윰나와 함께 드루파다의 자식으로 받아들여졌으며, 판찰라 왕국의 공주[3]가 되었다. 드루파다의 친자식인 시크한디에게도 동생이 되었다.드라우파디가 결혼할 때가 되자 드루파다는 낭군 고르기 장을 연다. 여기서 아르주나가 우승하여 아르주나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쿤티가 아들이 우승해서 가져온 것이 물건이 아닌 사람인 것을 모르고 형제들에게 나누어 가지라는 말을 하게 된다.[4] 인도 신화에선 한 번 한 말은 꼭 지켜야 하고[5] 연장자인 쿤티의 말이여서 형제들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각각의 형제들에게 양보를 했지만 형제들이 드라우파디에게 마음이 생긴 것을 안 눈치빠른 장남 유디슈티라는 드라우파디를 모두의 아내로 삼자고 제안한다. 거기에 현자 비야사가 주변을 잘 설득해 일처다부제의 형식으로 판다바 5형제들의 부인이 된다.[6] 인도에서는 제일 처음 결혼한 부인이 가장 서열이 높았는데, 드라우파디는 형제들 모두에게 있어 가장 먼저 혼인한 정비였기에 5형제의 정식 부인들 중 가장 서열이 높았다고 한다. 다만 형제 중 비마는 이미 히딤비라는 부인이 있긴 했는데 그녀는 나찰녀였던데다가 판다바가 살해위협을 피해 도망치던 와중에 얻은 부인이라 제대로 된 혼인이 아니여서 드라우파디가 더 서열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유디슈티라가 왕이 되자 그녀도 왕비가 되었다. 여기서 왕이 되었음을 천명하는 라자수야 희생제에 두료다나를 초대했는데 그가 발을 헛디뎌 연못에 빠져버리자 장님 아들이 장님 짓 한다라는 모욕을 했다고 묘사되지만 이는 후대의 창작이며 비야사의 마하바라타 원문에는 이런 부분이 없다. 패드립이 묘사된 것은 1950년대 인도에서 발행된 잡지가 시초이며, 이에 영향을 받아 수많은 TV 드라마에서도 이 묘사가 나오곤 했다. 참조 실제로 원문에서는 드라우파디는 희생제에 참석한 무수히 많은 손님을 접대하느라 그녀 본인은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나오며 따라서 한가하게 두료다나를 따라다니며 비웃을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녀가 이렇게나 바쁘다는 말은 두료다나 본인이 한 말이다.
5명의 판다바와의 사이에서 각각 하나씩 5명의 아들을 얻었다. 유디슈티라와는 프라티빈디야, 비마와는 수타소마, 아르주나와는 스루타키르티(스루타카르마), 나쿨라와는 사타니카, 사하데바와는 스루타세나. 이들은 모두 뛰어난 전사들이였으며 이후의 쿠룩셰트라 전쟁에서도 마지막 날까지 활약했다.
판다바 형제는 각자 1년씩 드라우파디와 함께하는 기간을 가졌으며, 다른 형제가 기간 동안 드라우파디와 둘만 있을 때 난입하면 추방되기로 결정한다. 아르주나가 어쩌다 이걸 어겨서 추방된 적이 있는데, 돌아왔을 때 새 아내 수바드라를 데리고 와서 드라우파디가 화가 났다. 그러자 아르주나는 드라우파디를 달래며 수바드라에겐 하녀 옷을 입고 굽히라고 했고, 드라우파디는 이것에 마음이 풀려 수바드라를 받아들였다. 수바드라와 꽤 친했던 듯한데 사실 수바드라는 드라우파디의 친구인 크리슈나의 동생이기도 하다. 아르주나와 크리슈나가 야무나 강에 놀러갔을 때 드라우파디와 수바드라를 데려간 적 있다고 언급되기도 한다.
이후 유디슈티라가 카우라바 형제들의 음모에 휘말려 주사위 도박을 하게 되고 가족들을 모두 판돈으로 팔면서 드라우파디도 팔려가게 된다. 당시 드라우파디는 가만히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반박했다. 그러나 카르나가 남편이 많으니 창녀나 다름없으니 옷을 벗겨서 모욕해도 된다며 옷을 강제로 벗겨질 위기에 당했다. 쿠루 왕조의 원로들은 모두 모르는 척하고 남편들은 이미 노예가 되어 발언권이 없었기에 드라우파디는 신에게 기도해 자신을 도와달라고 했고, 크리슈나가 드라우파디를 도운 덕분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7]
드라우파디가 이런 모욕을 당하자 불길한 짐승으로 여겨지는 재칼이 울부짖고 쿠루 일족의 깃발이 불길한 방향으로 쓰러지는 등 흉조가 잇따라 일어났다. 이 징조에 왕비 간다리, 드로나, 비쉬마 등이 탄식하며 두려워했고 이에 겁을 먹은 드리타라스트라가 상황을 정리하고 그녀를 달래려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두 가지 소원을 비는데, 첫 번째는 자신의 남편인 유디슈티라를 해방시키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소원은 나머지 남편들을 해방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크샤트리아는 두 가지의 소원을 비는 것이 허락되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소원은 빌지 않았다.
그 뒤 주사위 도박에서 진 대가로 남편들과 같이 유랑길에 가게 된다. 이때 시타처럼 숲에서 납치당하는 일도 겪지만, 사태를 빨리 알아채고 5형제가 추적한 덕분에 재빠르게 구출할 수 있었다. 당시 자신을 납치한 자야드라타를 훈계하며 유디슈티라에게 자비를 요청하라 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였고, 자야드라타가 두샬라[8]의 남편이였기에 죽이자고 하지 않고 넘어가줬다. 유랑길 마지막 1년간은 신분을 위장해 마츠야의 왕비 수데슈나의 하녀로 위장했는데, 남편들과의 관계를 숨기고 들어갔고 다른 남자들이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막으려고 간다르바 남편들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미모에 반한 키차카 장군이 청혼을 하는데, 드라우파디가 거절하자 키차카는 그녀를 차서 넘어트려 버린다.(...) 분노한 드라우파디는 비마에게 보복을 요청하고 비마는 키차카와 결투하여 그를 살해한다.
주사위 도박 때 모욕을 당했기 때문에 판다바들 중에선 카우라바와의 전쟁에 적극적이였다.[9] 전쟁이 일어난 후에는 전쟁에 나가서 싸우는 포지션이 아니라 등장이 없지만, 대신 크리슈나가 드라우파디의 굴욕을 들며 아르주나에게 카르나를 죽이라고 부추기는 등 종종 언급된다. 또한 유명한 일화로 주사위 도박 때 당한 일에 대한 복수로 비마가 죽인 두샤샤나[10]의 피로 머리를 감은 것이 있는데, 이는 후대의 각색으로 비야사의 마하바라타 원문에는 이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으며 애시당초 전쟁중에는 판다바 측 여자들과 함께 크룩셰트라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 있었기에 비마가 피를 갖다줄 거리도 안된다. 두료다나에 대한 패드립도 그렇고 현대에 와서 추가된 일화이며 이 때문에 드라우파디에게도 잘못이 있다거나 전쟁을 참혹하게 만든 장본인이란 잘못된 인식을 퍼트리는데 일조한 부분이지만 각색해서 스토리를 끌고가기에는 좋은 소재라 그런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실인마냥 묘사된다.
전쟁 마지막 날엔 아슈와타마의 야습으로 오빠들과 친자식 모두를 잃는다. 이에 분노한 드라우파디는 피칠갑을 하면서 남편들에게 아슈와타마를 붙잡을 것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갈 것을 선언하고, 그에 따라 아슈와타마는 붙잡혀 힘의 근원인 이마의 보석을 빼앗긴다. 화가 가라앉은 드라우파디는 그는 공경해야 할 브라만(판본에 따라선 그의 부모를 이유로)이라며 아슈와타마를 용서한다. 아슈와타마의 보석은 드라우파디가 받았으며, 이후 그녀는 그걸 유디슈티라에게 건네준다.
크리슈나와 매우 절친으로 의남매를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슈나가 손을 베였을 때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 치료해준 일화가 유명하며, 크리슈나가 총애하는 판다바들의 아내란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주사위 도박 때 큰 도움을 받기도 했고 자신이 판다바들과 결혼하게 중매를 해 주기도 했으니 사이가 좋을 법 하다. 혹은 민간설화나 종교적인 강연에서는 판다바보다도 오히려 크리슈나가 더 아낀 것으로 묘사되며 실제 원전에서도 그녀가 당한 모욕에 대해 복수해줄 것을 약속하는 등, 매우 아끼는 모습이 묘사된다.
전쟁 이후엔 왕비로서 하스티나푸라를 다스리다 파릭시트에게 왕위를 맡기곤 남편들과 천상에 오르기 위한 고행을 떠난다. 이때 유디스티라를 제외한 남편들과 마찬가지로 실패해 죽었으며, 이유는 아르주나를 제일 좋아한 나머지 다른 남편들을 평등하게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나온 바로는 결국 천상에 도달했으며, 유디슈티라가 천국에 갔을 땐 여신과 같은 형체를 하고선 천상에 있었다고 언급된다.
1.1.1. 판다바의 공통 아내
인도 신화에서도 유니크한 남편 여럿 둔 여성 캐릭터로서 유명하다. 일곱 삽타리시의 아내 자틸라처럼 비슷한 사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럿 아내를 둔 캐릭터보단 훨씬 드문 편. 작중 판다바와 드루파다가 한 여인이 여럿 남편을 둔다는 것을 어색해하기도 하지만, 전생에 정해진 운명이여서인지 결혼한 이후엔 문제제기가 없다. 카르나가 남편이 여러 명이라 정숙하지 않으니 옷을 벗겨도 된다 한 적은 있지만 작중에서 이는 잘못된 언행이라 묘사된다. 또한 서사시가 확립될 당시엔 자손을 위해 왕족 여성들이 일처다부제를 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한다.공통 아내라는 것에 대한 드라우파디의 심경이 묘사되지 않아 본인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엔 여성의 결혼에 대한 결정권이 거의 없었고 전생과 신 때문에 정해진 운명이니 다르마에 위배되지도 않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이렇듯 본인의 의도는 아니었고 판다바들이랑 다니는 동안 자주 굴러서 남편들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는데, 서사시는 다섯 남편 모두와 화목한 사이라 묘사하고 있다.
내조도 무척 뛰어났다고 하며 작중 드라우파디의 친구인 사티야바마가 남편들을 어떻게 그렇게 잘 모시냐며 듣고 싶다 했는데, 이때 드라우파디가 길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국내에 출간된 마하바라타 완역본 기준 이 강의 부분에 한 챕터를 할애했을 정도. 여기서 평소 남편들과 시어머니 쿤티를 정성껏 공경하며 당시 기준 여인으로서의 자세를 숙지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읽고 있으면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나, 싶을 만큼 왕비이자 아내로서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한다. 유디슈티라의 업무를 돕거나 왕국의 재무 관리를 전담하고 궁정에서 일하는 사용인들을 모두 파악하고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 모두 그녀의 몫이었으며 판다바와 왕국의 재산을 모두 관리해서 그 내역을 아는 건 그녀 혼자였다고 한다.
가장 사랑하는 남편은 아르주나라고 여겨지지만 작중에선 비마와 엮이는 빈도가 높은 편. 드라우파디의 부탁으로 비마가 꽃을 따러 가는 에피소드도 있고 드라우파디에게 집적대는 것도 모자라 발로 차버리기까지 한 키차카에게 복수한 것도 비마. 다섯 남편들 중 비마와 굵직한 에피소드가 가장 많다. 드라우파디도 키차카가 괴롭히자 다른 남편들보단 비마에게 하소연하러 간 걸 보면 나름 속을 터놓는 상대였던 듯. 사기도박 때 드라우파디가 모욕당할 위기에 처하자 형제들 중 비마가 제일 화를 냈고, 가장 적극적으로 모욕하려 한 두샤사나를 죽이겠다 맹세하곤 이후 진짜로 찢어서 죽였다.
아르주나와도 사이가 좋은 것으로 나온다. 아르주나가 새 아내 수바드라를 데려왔을 때, 말도 없이 새 아내를 데려와 삐진 드라우파디를 달래기 위해 그냥 친구도 아니고 정신적 지주인 크리슈나의 동생인 수바드라에게 드라우파디를 상대로 굽히고 들어갈 것을 부탁한 적도 있다.[11] 또한 아르주나와 크리슈나가 방에 단둘이 있을 때는 크리슈나의 아내 사티야바마를 빼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데[12] 드라우파디는 출입이 허용되었다. 카르나가 적의를 불태워도 신경쓰지 않던 아르주나가 카르나를 죽이기로 맹세한 것도 드라우파디가 당한 모욕 때문으로 그 이전에는 카르나가 뭘 어떻게 하든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비야사의 원문에선 드라우파디를 아르주나의 사랑이라 언급하기도 한다.
유디슈티라의 말로는 남편들 중 아르주나를 제일 좋아했다. 작중에선 딱히 크게 아르주나를 편애하지는 않지만[13] 다른 남편들이 새 아내를 데려와도 딱히 신경쓰는 묘사가 없는데 아르주나가 새 아내를 데려오자 삐지는 묘사가 있긴 하다. 아마 원래는 아르주나랑만 결혼할 예정이였고 상술한 것처럼 사이도 좋았기 때문인 것 같다.
위의 둘에 비해선 엮이는 빈도가 적지만 유디슈티라와도 가깝게 묘사되며 왕으로서의 업무를 보좌하기도 한다. 다만 종종 유디슈티라가 도박으로 몽땅 날린 걸 비난하는 묘사가 있는데 남편으로서 애정한 것과는 별개로 불만이 없던 건 아닌 듯. 드라우파디가 당한 모욕에 복수를 맹세한 네 동생과는 달리 이쪽은 주사위 놀이 건으로 어느 정도 책임도 있고 카우라바에게 복수를 청해도 거절하기도 해서 현대인 관점에서 보면 별로 좋은 남편으로 보이지 않는단 의견도 자주 보이는데 사실 원본을 읽어보면 보면 그렇게 행동한데에 대한 나름의 이유가 나와있고 유디슈티라 본인도 드라우파디가 자기 때문에 유배지에서 곤경에 처한 것에 대해 몹시 애통해하며 도덕성 면에서 그녀를 자기보다 윗줄에 두는 등 매우 아끼는 묘사는 충분히 나온다. 사실 카우라바에게 무슨 짓을 당해도 화낸 적이 없는 유디슈티라가 딱 한 번 이성을 잃을 뻔한 적이 있는데 그게 드라우파디의 모욕 건이다.
나쿨라&사하데바 쌍둥이는 워낙 비중이 적어서 그런지 부부관계가 어땠는지는 큰 묘사가 없다. 다만 역시 드라우파디가 모욕을 당했을 때 복수를 맹세하고 이를 지킨 것이나 카우라바와의 전쟁에서 사하데바가 가장 적극적이기도 했다.카르나가 쿤티의 숨겨진 장남이니 이쪽과도 결혼할 수 있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데, 따져보면 그럴 확률은 낮다. 사이가 나쁜 건 그렇다 쳐도 카르나가 판두에 의해 정식으로 입적되어 처음부터 장남으로 취급되지 않은 한 불가능에 가까울 듯. 쿤티가 며느리를 나누라고 말한 형제들에 포함되지 않았던데다 판두가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니[14] 형제로서 드라우파디와 결혼하기는 무리다. 그리고 판다바는 경전에서 동생 아내를 여동생처럼 대하라고 언급한 것과 모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이 순서대로 따로따로 드라우파디와 결혼식을 올렸다.[15] 이걸 따지면 동생들이 먼저 몽땅 결혼해 버렸으니 카르나 입장에선 드라우파디와 결혼하기보단 제수로서 여동생처럼 대하는 것이 도리에 맞게 된다. 크리슈나가 카르나를 회유할 때 판다바의 장남으로서 드라우파디와 결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사실 베다 경전에 따르면 카르나는 판다바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비롯한 모든 회유를 공허한 제안이라 표현한다.[16] [17]
2. 기타
인도인이 손꼽는 요조숙녀 겸 현모양처 중 하나지만 전통적인 인도 여성상과는 달리 강인하고 자기 주장을 하며 부당한 사회적 관습을 비난하기도 한다. 일처다부제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그녀에게 불리하게 각색한 현대 미디어의 영향으로 책임전가를 당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편들을 잘 보필하고 시어머니 쿤티를 공경하며 현모양처로서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 판다바들에게는 여러 부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지위가 높으며 다른 부인들도 드라우파디에게 여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들으면서 공경했다.두료다나의 매부가 자신을 납치하려다 실패한 뒤에도 그 부인의 심정을 생각하여 용서해주기도 하고 쿠룩쉐트라 전쟁 말미에 자식과 형제, 아버지를 몰살당한 뒤에도 원수인 아슈와타마를 그의 어머니를 이유로 용서해주는 판본도 있다. 주사위 놀이 사건 때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은 쿠루의 원로들에게도 끝까지 예의를 지키기도 하는 등 상당한 대인배인 건 분명해 보인다.
인도의 민화와 전설 중에는 그녀의 현숙함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많다.
타밀에서는 드라우파디를 여신으로서 모시는 종파도 있는데, 여기선 '드라우파디 암만[18]'으로 칭해진다. 싱가포르, 스리랑카에서도 드라우파디 암만 사원을 찾아볼 수 있다.
[1] 이는 이후 드라우파디가 모욕당한 것이 크룩셰트라 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되어 사실이 된다.[2] 크리슈나의 아내[3] 그래서 판찰라 왕국의 공주란 뜻으로 판찰리라고도 불린다.[4] 이 남편 고르기 시합에 카르나도 출전했다가 드라우파디에게 거부당해 포기하며 이것이 이후 주사위 놀이 사건 때 그녀를 모욕한 이유로 여겨지기도 한다. 다만 그녀가 신분을 이유로 카르나를 거부한다는 것은 비야사의 원본은 물론 그 외 대다수 마하바라타 판본에는 없는 내용이다. 실제로는 카르나도 다른 도전자처럼 애시당초 활시위를 메기지 못하거나 과녁을 맞추지 못해 탈락한다. 카르나가 모욕을 당했다는 판본은 후대의 판본 중 소수에서만 발견된다.[5] 당장 판다바의 할아버지인 비슈마도 한 번 맹세한 것을 지킨다고 평생 동정으로 살았다.[6] 비야사는 드라우파디의 전생은 남편을 얻기 위해 대단한 고행을 했던 여인으로 신에게 다섯 번 청했다고 하는데, 신은 그에 대해 너는 다섯 번 청했으니 다섯 남편을 후의 생에서 얻게 될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들은 신의 화신인 판다바들일 것이라는 예언도 같이 들었다. 즉 이들과의 결혼은 전생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는 논리였다.[7] 드라우파디를 위기에서 구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판본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현자 두르바사에게 받은 축복, 혹은 미쳐돌아가는 꼴을 보다못한 좌중의 한 왕이 그녀에게 입을 것을 던져주었다 등... 다만 현대 인도에서 이 부분을 영상화할 때는 현지에서 유력한 신으로 숭배되는 크리슈나가 구해주었다는 판본을 주로 채택한다.[8] 두료다나의 여동생으로 판다바들에게 사촌동생이 된다.[9] 크리슈나다르마 판본에서는 전쟁 동안 카우라바를 저주하며 고행에 들어갔단 묘사도 있지만 이건 현대에 추가된 창작이고 원전에서 드라우파디는 복수를 원하긴 했지만 누구를 저주하거나 하지 않는다.[10] 카우라바의 차남이며 주사위 도박 때 드라우파디의 머리채를 잡고 회당으로 끌고 왔다[11] 거기다 당시엔 일부다처제가 당연해서 안 그래도 딱히 문제가 없었다.[12] 심지어 크리슈나의 동생인 수바드라와 아르주나가 무척 아끼는 아들 아비만유도 못 들어왔다고 한다.[13] 오히려 사기도박 때 자신을 달래려는 드리타라스트라가 소원을 들어주겠다 하자 유디슈티라부터 풀어달라고 했다.[14] 판다바가 어릴 적 죽었고 쿤티가 카르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 존재조차 몰랐다.[15] 사실 판다바의 할아버지인 비야사도 이부동생의 아내들과 동침했지만 이것은 비상시라서 예외적으로 가능했다고 나온다. 대가 끊어져 가문의 존속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물론 당시엔 후손이 제사를 지내줘야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여겨 후손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16] 경전에 따르면 한번 부모에게 유기되어 타 가정에 입양된 아이는 다시 원 부모에게 돌아갈 수 없다. 거절할 때 말하는 내용을 보면 카르나도 이를 충분히 알고 있다.[17] 이것도 그렇고 크리슈나는 신으로서 전쟁을 원했다. 카르나가 장남의 권리를 주장한다면 유디슈티라가 카르나가 형이란 것을 알고서 보였던 반응처럼 전쟁을 포기할 수 있어 의도와 어긋나게 된다. 이러한 정황 때문에 일부러 불가능한 이야기로 회유해 역으로 두료다나 측에 있겠단 카르나의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여겨진다.[18] 암만이란 타밀어로 어머니를 의미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