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01 11:39:45

눈 속의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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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le in the Snow

1. 소개2. 등장인물
2.1. 로마
2.1.1. 제20군단 발레리아 빅트릭스의 장교와 병사들2.1.2.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트리어)의 시민들2.1.3. 그 외
2.2. 야만족
2.2.1. 브리튼의 야만족2.2.2. 게르만족 연합
3. 여담

1. 소개

영국의 대표적인 역사 소설가 윌리스 브림(Wallace Breem)의 소설이다.

서로마 제국 초기의 혼란기,[1] 평생을 브리타니아(영국) 북방의 변경에서 별 볼 일없는 군인으로 지내다가 뒤늦게 로마 제국의 군단장[2]으로 발탁되어 50km에 해당하는 라인(레누스) 강 국경을 지켜야 하는 책임과, 배타적이고 비협조적인 서로마 제국 행정 당국과의 싸움이라는 이중의 난관에 봉착한 주인공 파울리누스 가이우스 막시무스 장군과 그의 벗 퀸투스 베로니우스 장군,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로마 군단 병사들과 게르만족 사이의 분쟁을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을 거쳐 문명(로마 제국)과 야만(게르만족), 기독교도와 이교도, 주인공과 로마 관료들의 갈등을 깊이 있고 실감나게 그린 이 작품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소설의 후반부를 이루고 있는 전쟁 장면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인도에서 육군으로 복무한 작가의 이력이 투영된 결과로 생생하고 긴박감 넘치는 전투 장면은 그야말로 압도적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드라마로서도 매우 수작이다. 거기에 뛰어난 고증을 통해 로마군의 전투 방식과 그들의 사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숱한 악조건 속에서 게르마니아 수호 임무를 떠맡은 강직한 장군 막시무스와 군단 병사들의 충성심을 통해 야만족에게 밀려 쇠락해가는 막장 서로마 제국의 현시창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참고로 한글 번역판에서는 영화 <글라디에이터>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식으로 광고가 되어 있지만 사실 전혀 상관 없다. 주인공과 몇몇 주연들의 이름이 같다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은 전무하다. 시대도 거의 200년 가량 차이가 나고,[3] 스토리나 분위기도 완전히 딴판이다. 영문판 원작에선 <글라디에이터>를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초반에 군단 강화 과정과 복무하는 -군밀레 모습을 보면 아마도 군필자 남성들에게는 알 수 없는 흐믓한 기분을 느끼게 할 것 같은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4] 그리고 최후의 전투에서 그토록 어렵게 만든 군단이 역사의 흐름에 밀려 바람 속의 불꽃처럼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면 비운의 감정을 느낄 것이다. 한마디로 남자의 로망을 제대로 담은 소설이다.

2. 등장인물

2.1. 로마

2.1.1. 제20군단 발레리아 빅트릭스의 장교와 병사들

2.1.2.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트리어)의 시민들

2.1.3. 그 외

  • 플라비우스 스틸리코
  • 콘스탄티누스(콘스탄티누스 대제와 동명이인) 나름대로 야심가로서 꾸미는 바가 있고, 스틸리코가 주인공에게 군단을 정비하는 데 쓰라고 주고 간 보조금도 절반이나 착복한다. 그나마도 주인공이 칼을 빼 들고, 절반이라도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 뒤에야 받아낼 수 있었지, 처음에는 거의 전부 자기가 차지할 속셈이었다. 사실 그 속셈은 주인공이 새로 편성한 군단이 스틸리코의 지시대로 본국으로 떠나는 대신 자기 병력을 견제하며 주인공이 자기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될 것을 우려한 까닭도 컸다.
  • 콘스탄스 - 콘스탄티누스의 아들. 야심가인 부친의 심복으로서 주인공에게 본국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느냐, 이 섬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섬을 위해 충성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이죽거리면서 등장한다. 주인공이 군단 편성을 마치자 출진 준비를 확인하는 검사관으로 와서 주인공이 자기 아버지를 견제하는 대신 진심으로 로마 제국을 위해 갈리아로 건너갈 생각임을 알고서는 경계가 누그러지지만, 대신 동포로서 떠나지 말라고 진심으로 간청한다. 앞서 황제를 꿈꾸며 갈리아로 건너갔던 또 다른 막시무스와 그 병사들이 처했던 운명처럼 "당신도, 당신이 이끄는 병사들도 누구 한 사람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할 겁니다"라면서. 그리고 그 예언대로 되고 말았다. 막시무스가 패배하고 게르만족들이 국경을 돌파하자 아버지와 함께 군대를 이끌고 갈리아로 건너온다. 추레한 행색으로 군중 사이에서 그 행렬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같이 서 있던 사람들이 "당신은 작년에 와서 막시무스 장군을 도왔어야 했소!"라고 소리치는 걸 듣고 쓸쓸히 발걸음을 돌린다.
  • 아일리아

2.2. 야만족

  • 율리아누스: 주인공 막시무스의 숙적.

2.2.1. 브리튼의 야만족

2.2.2. 게르만족 연합

3. 여담

  • 명료한 갈등 구조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소설이지만, 파고들면 전혀 그렇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로마 대 게르만의 구도를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살펴보면 게르만족들끼리의 내분과 갈등도 심각하게 그려지며, 게르만족들이 악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로마인이 선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도리어 이 작품의 게르만족들은 로마인이 이해할 수 없었을 뿐, 나름대로 존중할 만한 문명을 가지고 있으며 단순한 야만족이라고 보기 힘들다. 게다가 주인공이 미트라 신을 믿는 이교도지만 주인공의 아내는 기독교도이며, 게르만족들 또한 기독교도(이단인 아리우스파 기독교도들이다.)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것은 선•악이나 야만 대 문명의 대결이 아니라 그 사이의 회색지대에 가깝다.
  • 플라비우스 스틸리코는 여기서 기울어져 가는 서로마 제국의 운명을 막아보려는 장군으로 등장한다. 그는 반달족 등 로마 영내에 침입한 게르만족을 막기 위해 라인 강 수비군을 돌리고, 주인공인 막시무스 장군과 기병대장 퀸투스에게 라인 강 방비를 부탁하는데 여기서 두 장군이 기겁하게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전성기 때 80,000명의 병력으로 틀어 막았던 라인 강 방어선을 달랑 1개 군단 6,000명의 병사로 막으라는 소리였으니(...), 게다가 기존의 정주민족이었던 알레만니족이나 부르군트족을 제외한다고 해도, 라인 강 방어선으로 쇄도할 것으로 예상되던 게르만족의 숫자는 노인과 여자, 아이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려 250,000명이었다...
  • 작중 배경의 시대에는 이미 공화정 후기~제국 초기에 존재했던 정통 보병 군단(Legion, 레기온)은 2선급 국경 방어 부대(리미네타이)로 전락했고, 실제로 대규모 전투를 수행하는 정예부대는 군단이 아니라 기병 위주의 기동부대인 '야전군'(코메타텐세스)이 된다. 하지만 소설속의 제20 발레리아 빅트릭스 군단은 '군단'이면서도 2선급 부대가 아닌 상당한 수준의 정예부대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당시의 시대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에, 사실상의 주력무기는 활과 투창, 노포 등 백병전 무기가 아닌 장거리 무기이며, 고대 로마의 군단에 비해 기병대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 한마디로 이름만 군단이지, 고대의 군단과는 상당히 다르다. 실제로 작중에서 스틸리코는 하드리아노폴리스 전투를 언급하며, 군단장 칭호를 써도 좋고 독수리 군기를 써도 좋지만 옛 군단식의 전투 훈련은 잊어버리고 활을 주무기로 쓰라고 충고한다. 실제로 로마군은 말기로 갈수록 활을 더 많이 사용했기에 이는 고증에 비교적 충실한 셈이다.
  • 라인 강 함대에서 그리스의 불을 쓰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명칭은 안나오는데 묘사만 보면 딱 그리스의 불이다. 하지만 이 라인 강 함대는 엄연히 서로마 제국군인데다가, 그리스의 불이 처음 실전에 사용된 것이 서기 7세기 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고증 오류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서기 5세기 초에 예전의 질서 정연한 군단병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가설을 내세고 있는 작품인 만큼 로마군 계열 로망이란 로망은 전부 다 쏟아 부었을지도 모른다.(...)
  • 하드리아노폴리스 전투에서 등자를 이용한 고트족 기병의 우위덕에 로마군이 패배했다고 기술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전투에서는 등자 기병이 사용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로마군이 기병에 농락당해 패배했는지는 의문이 있고, 기병의 우위 시대 자체도 이 시점이 아니라 (왜 기병으로 전환되었는지 논란이 있긴 해도)그보다 약 400여년 뒤인 프랑크 왕국의 궁재 카를 마르텔 시기부터 시작이라는게 중론이다. 소설이 쓰일 당시(1970년)에는 고트족 기병 우위설이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던 시기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5]
  • 마지막 부분에서 아무래도 아서 왕 전설을 의식한 듯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누가 영국 소설 아니랄까봐 일단 군단 자체가 브리타니아(영국)에서 모병한 브리튼인 장병들로 이루어졌다
  • 실제 역사에서 제20군단 발레리아 빅트릭스는 오랫동안 브리타니아에 주둔하면서 하드리아누스 방벽과 안토니누스 방벽을 건설했었고, 이 덕분에 가장 잘 연구된 군단의 하나이다. 이 군단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시작된 서기 407년까지는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 정확히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절부터 410년 알라리크 1세에 의한 서고트족의 로마 약탈까지의 시간대이며, 주로 다루는 시점은 픽트족의 브리타니아 대침공(367년의 음모) 시기와 스틸리코가 라인 강 수비군을 후방으로 돌린 이후 405년부터 407년까지의 게르만족의 라인 강 도하 시점이 배경이다.[2] 제20 발레리아 빅트릭스 군단. 실제 역사상으로도 브리타니아(영국)에 주둔한 세 군단 중 하나였고 이들이 서기 400년 경에 라인 강에 배치되어 전투 끝에 결국 와해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3] <글라디에이터>는 콤모두스 황제 제위 기간(서기 2세기 말엽)이지만 이 책의 배경은 서로마 제국 초기인 서기 5세기 초엽이다.[4] 장비불량에 고생하는 장교들이며, 말이 안통하는 보급계며, 맨날 항의만 하러 오는 주민들이며(...)[5] 사실 등자만 해도 카를 마르텔 이후에나 들어온 것이기도 하다. 기사 항목 참조. 물론 고트족이 목재 등자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고, 아이작 아시모프는 고트족이 훈족으로부터 등자를 도입해서 하드리아노폴리스 전투 당시 써먹었다는 주장을 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목재 등자의 경우, 내구도의 문제도 있고 기병의 전투력이 급상승하는 소위 '카우치드 랜스'와 관련된 대등자 논란에서 유의미하게 보는 것은 철제 등자의 도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