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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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리아의 연대표 |
요약하면 마장기나 그리마가 중심이 되는 기존의 화력 중심 전투에서 기동력을 활용한 전술적인 전투로 대승을 거둔 사건이다. 흑태자가 단순한 무력이나 카리스마 뿐만 아니라 군사 지휘관으로써도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클라우제비츠 팬드래건이 광정면우회기동으로 개량하였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선 흑태자가 기존의 사선대형 전술을 다크아머에 맞게 개량하여 그라테스 대회전에서 대승을 거둔 것으로 변경되었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에서 시리즈 처음으로 그라테스 대회전의 상세가 묘사되었다.
2.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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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1의 안타리아 지도 |
이렇게 양 진영의 전운이 높아진다. 이때 전쟁을 촉발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게이시르 제국은 영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라 만성적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를 트리시스와 팬드래건 사이에 위치한 교역 국가인 사이럽스에서 수입하여 해결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이럽스가 이 식량 가격을 인상하여 제국에 타격을 입혔고, 에스겔력 1201년 흑태자를 총사령관으로 한 다크 아머가 사이럽스를 침공한다.[2] 한편 실버애로우는 이를 막기 위해 사이럽스에 구원군을 파견한다.
이렇게 양 진영은 수백 년 만에 정면 충돌하게 된다.[3]
실버애로우의 사이럽스 파병군은 생각보다 강력한 다크아머와의 전투에서 패퇴한다. 팬드래건에서는 추가 파병이 논의되지만, 실버애로우의 파병군과 사이럽스군은 괴멸하기 직전이었다. 이때, 뜻밖에도 게이시르에서 전언문이 날아온다. 게이시르 제국의 황제, 칼 대제의 급작스러운 서거다. 게이시르 내부의 권력 다툼을 막기 위해 흑태자는 친위 병력을 끌고 본국으로 서둘러 돌아간다.
한편, 흑태자가 본국의 혼란을 수습하는 동안, 실버애로우군의 본대가 반격을 개시한다. 흑태자가 없는 다크아머 군은 대패하였고, 흑태자가 복귀했을 때는 대부분의 점령지를 잃고 전력도 40% 남짓 남은 상태였다.
에스겔력 1202년, 흑태자의 도착으로 원기를 되찾는 다크아머 군은 실버애로우군과의 결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바로 안타리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 그라테스 대회전의 서막이다.
3. 전개
그라테스 대회전은 작품마다 설명이 약간씩 다르다. 특히 사선대형에 대한 묘사와 아이스 팬드래건의 행적[4]에 대한 묘사에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흑태자가 전력의 열세를 뒤집기 위해 기동력을 살린 전술을 썼다는 것, 흑태자가 망치에 있었고 아론다이트를 파괴했다는 것, 아이스 팬드래건이 흑태자와 대결하여 패배했다는 것은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묘사되는 내용이다.3.1. 창세기전 1&2
이올린 : 이제 곧 그라테스군요.
듀란 :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주군을 잃은지 엊그제 같은데...
이올린 : 에리히 님은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에리히 : 그럼요...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군요. 본래는 우리가 그다지 불리하지는 않은 상황이었어요.
듀란 : 흑태자만 없었다 해도!
에리히 : 적의 진형이 사선으로 바뀌면서 흑태자가 단신으로 아군으로 난입하여 선군이신 아슈르 17세님을 시해하시는 바람에...
다이커스 : 근처에 우리들도 있었지만 어떻게 해볼 엄두도 나지 않더군.
듀란 : 하지만 셋째 왕자님만 그 자리에 계셨어도...
이올린 : 아이스 오라버니 말씀이신가요?
듀란 : 팬드래건 최고의 성기사이셨던 아이스님이라면 흑태자에게 그렇게 쉽게 주군을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에리히 : 어찌되었던, 적진에 난입하여 적장을 베는 흑태자의 기세에 눌린 우리들은 그저, 학살당하거나 도망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이커스 : 더구나, 흑태자의 암흑 마법은 대단했는데... 흑태자가 한 번 암흑마법을 사용하면 주위의 수십미터 반경이 폐허가 되었으니......
듀란 : 아이스님이 전장에 도착하셨을 때는 이미 아군은 패해 패주할 때였습니다.
창세기전 1
듀란 :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주군을 잃은지 엊그제 같은데...
이올린 : 에리히 님은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에리히 : 그럼요...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군요. 본래는 우리가 그다지 불리하지는 않은 상황이었어요.
듀란 : 흑태자만 없었다 해도!
에리히 : 적의 진형이 사선으로 바뀌면서 흑태자가 단신으로 아군으로 난입하여 선군이신 아슈르 17세님을 시해하시는 바람에...
다이커스 : 근처에 우리들도 있었지만 어떻게 해볼 엄두도 나지 않더군.
듀란 : 하지만 셋째 왕자님만 그 자리에 계셨어도...
이올린 : 아이스 오라버니 말씀이신가요?
듀란 : 팬드래건 최고의 성기사이셨던 아이스님이라면 흑태자에게 그렇게 쉽게 주군을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에리히 : 어찌되었던, 적진에 난입하여 적장을 베는 흑태자의 기세에 눌린 우리들은 그저, 학살당하거나 도망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이커스 : 더구나, 흑태자의 암흑 마법은 대단했는데... 흑태자가 한 번 암흑마법을 사용하면 주위의 수십미터 반경이 폐허가 되었으니......
듀란 : 아이스님이 전장에 도착하셨을 때는 이미 아군은 패해 패주할 때였습니다.
창세기전 1
라시드 : 아이스 형님이라면 왕가 100년내에 최고의 검사라는?
D.푸니르 : 그렇습니다. 아이스님은 대대로 용자가 태어나는 펜드래건 가문에서도 뛰어난 재질로 이름이 높으셨습니다. 지난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는 마침 이곳 다갈에서 수련을 쌓고 계시던 중이었는데 전쟁 발발의 소식을 듣고는 즉시 그라테스로 향하셨지요. 그러나, 왕자님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전세가 기울어서 선왕이신 아슈르 17세는 숨을 거두셨고 대부분의 펜드래건군이 전멸당한채 패퇴하는 도중이었죠. 후퇴하는 패잔병들과 만난 왕자님은 자신이 늦어서 아군이 패했다며 괴로워하시고는 선왕의 시신을 찾는다고 단신으로 적진으로 돌격하신 이후 아무도 그분을 다시 보지 못했죠.
창세기전 2
D.푸니르 : 그렇습니다. 아이스님은 대대로 용자가 태어나는 펜드래건 가문에서도 뛰어난 재질로 이름이 높으셨습니다. 지난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는 마침 이곳 다갈에서 수련을 쌓고 계시던 중이었는데 전쟁 발발의 소식을 듣고는 즉시 그라테스로 향하셨지요. 그러나, 왕자님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전세가 기울어서 선왕이신 아슈르 17세는 숨을 거두셨고 대부분의 펜드래건군이 전멸당한채 패퇴하는 도중이었죠. 후퇴하는 패잔병들과 만난 왕자님은 자신이 늦어서 아군이 패했다며 괴로워하시고는 선왕의 시신을 찾는다고 단신으로 적진으로 돌격하신 이후 아무도 그분을 다시 보지 못했죠.
창세기전 2
스타이너 : 예전에 그라테스에서 어떤 왕자가 나에게 도전한 적이 있는데 실력으로 패하자 충격을 받고 혼자서 말을 달려 전장을 이탈하여 그가 지휘하던 부대는 사분오열되어 쉽게 제압할수 있었다.
창세기전 2
흑태자가 이끄는 다크아머와 아슈르 17세가 있느느 실버애로우군은 방진의 형태로 그라테스 평원에서 군을 마주하였다.창세기전 2
흑태자는 다크아머 군의 좌익에, 아슈르 17세는 아론다이트에 탑승한 채로 방진의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전투가 개시하자, 다크아머군의 좌익은 정지하고 우익은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다크아머 군의 진형이 사선으로 전환되자, 교전하는 실버애로우 군의 진형도 사선으로 미끄러지게 되었고, 측면이 크게 노출되었다. 흑태자는 이 틈을 노려 적의 측후방까지 밀고 들어가 아슈르 17세를 1급 마장기 아론다이트째로 참살하고, 강력한 암흑마법을 난사하여 적진을 초토화시켜 실버애로우군의 지휘부를 전멸시켰다.
이렇게 지휘관을 잃은 실버애로우군은 우왕좌왕한 상태로 패퇴하고 있을 때, 다갈에서 급하게 그라테스로 온 아이스 팬드래건이 실버애로우 군에 합류한다. 자신이 조금만 더 빨리왔다면 흑태자에게 지휘부가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괴로워한 아이스 팬드래건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슈르 17세의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다크아머 군을 향해 돌격하였다.[5]
아이스는 흑태자에게 도전하나 결국 패배하였다. 자신의 실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던 아이스는 패배에 충격을 받고 말을 달려 전장을 이탈, 지휘관을 잃은 아이스의 부대는 사분오열하여 흑태자에게 제압당하였다.
3.2.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사선대형이 고대부터 사용되었던 전술이라는 점 때문에, 흑태자가 기존에 있던 전술을 개량하여 사용했다고 설명된다. 또한 아이스 팬드래건에 대해서는 그라테스 전쟁 때 적진에 뛰어들고 행방불명되었다는 식으로 짧게 설명된다.3.3.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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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월드 에피소드 Ⅴ - 흑태자 |
그러나 이 작전은 실패한다. 린트 팬드래건의 예상 대로였다면 아론다이트가 흑태자를 막는 사이에 아이스가 합류하여 흑태자를 협공해야 했다. 하지만 흑태자가 아론다이트를 너무 빨리 파괴하면서 전황은 예상과 달라졌다. 아이스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론다이트와 아슈르 17세, 그리고 아슈르 17세가 이끄는 부대는 전멸한 뒤였다. 아이스는 복수를 위해 흑태자에게 도전하지만 끝내 패배하고, 그 패배의 충격으로 에스프리의 광증에 휩싸인 채 전장에서 이탈한다.
흑태자는 이미 전세가 기울어진 전투를 승리로 마무리 짓는다.
4. 전투의 영향
이 그라테스에서 벌어진 회전의 결과, 흑태자의 제국군은 2배에 달하는 실버 애로우 연합군을 거의 전멸 상태에 빠뜨린다. 실버 애로우의 맹주인 팬드래건 왕국의 국왕 전용 마장기인 아론다이트는 흑태자에게 대파당했고,[6] 그 안에 탑승해 있던 국왕 아슈르 17세도 사망. 팬드래건의 태자였던 아크론 왕자와 제2왕위계승자 린트도 사망하고, 제3왕위계승자였던 아이스 팬드래건 왕자 역시 실종되는 등 전쟁에 참가했던 왕족 및 에스프리 계의 대부분의 지도 세력들이 몰살 당하고 성기사단과 신풍조까지 전멸되는 등 전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 게이시르의 침공을 받아 팬드래건은 멸망한다. 또한 연합군 중 제국과 인접해 있던 커티스 역시 제국령에 편입된다. 즉 실버 애로우 연합은 사실상 초토화된 셈이다.그라테스 대회전 직후는 게이시르가 가장 유리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만약 어느 정도 시간이 주어졌다면 기본 경제력이 뛰어난 팬드래건인 만큼 그라테스 대회전 이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전력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라테스에서의 승리로 게이시르 제국은 안타리아의 패권을 장악하고, 팬드래건 왕국과 커티스를 멸망시켜 그 영토를 손에 넣었을 뿐만 아니라 아스타니아와 다갈의 영토도 일부 손에 넣어 대륙 통일을 눈앞에 두게 된다. 그러나 게이시르의 완전 승리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흑태자는 돌연 칩거에 들어가고, 재상 베라딘이 섭정으로서 게이시르를 다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팬드래건의 잔존 세력은 살아남은 제1왕녀 이올린 팬드래건을 중심으로 성기사단을 재결성. 팬드래건 재건 운동을 시작하면서 창세기전 2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5. 흑태자의 사선대형
흑태자의 사선대형은 시리즈마다 묘사가 달라져 왔다. 전쟁 군주로써의 흑태자는 프리드리히 2세의 영향을 받았고 혁신적이라는 측면은 에드워드 흑태자의 크레시 전투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흑태자의 군사 지휘관으로써의 행보나 사망 이후 게이시르 제국이 해체되는 장면 등은 알렉산더 대왕을 연상케 한다. 이런 측면에서 흑태자의 상징으로 사선대형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문제는 사선대형 자체는 현실 세계에서는 고대부터 있는 전술이었는데, 창세기전 2에서는 마치 흑태자가 처음 사용한 것처럼 묘사된다는 것이었다. 정작 창세기전 2의 문명 수준은 중세 또는 르네상스 시대 정도로 연출된다. 따라서 이 사선대형을 어떻게 해석해야되는가가 창세기전 팬덤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선 이 사선대형에 대해 원래 고대부터 있던 전술을 흑태자가 개량하였다는 식으로 설명하였다.
한편 세부적으로 들어갔을 때, 창세기전 2와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에서 사선대형의 묘사나 전투의 전개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공통적으로 묘사되는 것도 있는데 바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기동력을 살렸다는 것과, 흑태자라는 비대칭 전력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5.1. 창세기전 2
사선대형은 근본적인 병사 배치는 방진형과 같다. 그러나, 진형의 구성이 일정한 방진형과는 달리 오른쪽에는 중장갑과 강한 지구력의 오크족을 배치하고 진형의 왼쪽에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장기병과 주력 암흑마병들을 배치한다. 전투가 시작되면 진형 오른쪽(상대편에서 보았을 때의 왼쪽) 오크족들은 조금씩 후퇴하고 왼쪽 진형은 제자리를 사수한다. 따라서, 상대측은 아군의 오른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게 되고, 왼쪽으로 회전하는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군의 진형은 왼편의 경장기병에서 오른쪽의 중장보병까지 기울어진 사선형태의 진형을 이루어 지게 되고 이 사선의 반은 정확히 적의 측면을 향하게 된다.(적들의 방진이 아군의 진형에 미끌어지는 형태)
특히, 경장보병의 왼편은 적진의 측후방에 가깝게 전진할 수 있으며 이 시점에서 빠른 속도와 돌파력의 경장기병과 암흑마병의 주력부대가 직접 적의 측후방을 두들기에 되는 전법으로 후방의 지휘관을 잃어 혼란에 빠진 적의 본진을 앞뒤로 포위하여 섬멸하게 된다.
창세기전 2 - 설명서
흑태자는 진형의 좌익에 기동력이 높은 경장기병과 강력한 암흑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그리마 군단인 암흑마병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우익에는 중장 보병과 오크 족을 배치하였다. 좌익에 전력을 집중했다는 표현은 창세기전 2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이렇게 되면, 아군의 진형은 왼편의 경장기병에서 오른쪽의 중장보병까지 기울어진 사선형태의 진형을 이루어 지게 되고 이 사선의 반은 정확히 적의 측면을 향하게 된다.(적들의 방진이 아군의 진형에 미끌어지는 형태)
특히, 경장보병의 왼편은 적진의 측후방에 가깝게 전진할 수 있으며 이 시점에서 빠른 속도와 돌파력의 경장기병과 암흑마병의 주력부대가 직접 적의 측후방을 두들기에 되는 전법으로 후방의 지휘관을 잃어 혼란에 빠진 적의 본진을 앞뒤로 포위하여 섬멸하게 된다.
창세기전 2 - 설명서
전투가 개시되면, 다크아머 군과 실버애로우 군은 전통적인 방진의 형태로 서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교전이 벌어지기 전, 어떤 타이밍에 우익이 후퇴하기 시작한다. 이로써 다크아머 군의 진형은 사선 형태가 되고, 실버애로우 군 또한 따라서 사선 형태로 늘어난다.[7] 그리고 실버애로우 군의 측면이 벌어지게 되는데, 기동력과 파괴력이 강한 좌익이 빠르게 전진하여 실버애로우군의 측후방을 뚫고 들어가 실버애로우의 지휘부를 타격한다. 이 방법으로 실버애로우의 두터운 방진을 뚫은 흑태자는 아슈르 17세를 위시한 실버애로우의 지휘부를 쓰러트렸렸다. 그리고 후방을 점한 다크아머의 좌익군은 전방에서 후진하며 적군을 끌던 우익군과 합세하여, 지휘체계를 잃고 사분오열한 실버애로우군을 포위하여 섬멸한다.
이 전술은 아군의 우익이 최대한 적을 끌어들여 실버애로우군의 방진을 늘어트리게 하고, 이로써 노출된 측면의 취약점을 뚫고 후방의 지휘부를 직접 타격하는 데 있다. 안타리아의 기존 전술은 강한 방진으로 힘과 힘의 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진의 구성원이 무너지면 후방의 대기조가 투입되어 이를 메우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이미 전력이 열세인 다크아머는 이 소모전을 감내하는 게 불가능했다. 따라서 적의 방진을 무너트리고, 그 틈새를 찔러 들어가 적의 지휘부를 직접 타격 및 섬멸하는 전술을 꾸린 것이다.
기존의 안타리아 전쟁은 마장기와 그리마라는 비대칭 전력에 의존하고 있었고, 마장기사와 암흑마병이라는 엘리트가 좌우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양측은 종교적 대립으로 인해 자신의 기량에 의존한 전면전을 선호했다. 이것이 전술적 발상의 빈곤으로 이어졌다. 물론 지휘부를 직접 타격하는 전술을 여태까지 사용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것은 바로 실버애로우의 총사령관인 팬드래건 국왕이 1급 마장기 최강이라 불리는 아론다이트에 항상 탑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선대형으로 빈곤한 전술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표제와 달리, 사실은 흑태자라는 초인이 이 전술을 가능케 한 게 컸다. 단신으로 실버애로우 지휘부에 난입해서 단숨에 아론다이트를 파괴하고, 반경 일대를 암흑마법으로 초토화시키는 흑태자가 없었다면 평원에서의 대회전에서 역전하는 건 창세전쟁 시절의 안타리아에선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5.2.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흑태자의 사선대형은 일종의 병력 운용법에 가깝게 묘사되며 다음과 같이 전투를 전개한다.1. 제국 7용사를 중심으로 특성이 다른 여러 부대를 조직한다.
2. 한조를 필두로 한 흑영대 등 기만술과 특수전에 능한 부대가 마장기 같은 적의 가장 강한 부대를 유인해 전열에서 이탈시킨다.
3. 적의 후위를 동시에 2개 이상의 부대가 협공해 제압한다.
4. 이후 점점 아군 부대를 통합해가며 수적 우위를 유지하면서 적의 주력 부대를 격파한다.
5. 전군이 집결하여 마장기 부대를 궤멸시키면 마무리.
그라테스 평원이라는 전쟁터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다크아머의 병력은 실버애로우보다 명백히 열세였고 정직한 싸움은 승산이 없었다. 흑태자는 이를 한정된 공간에서의 병력 우위로 극복하고자 하였다.2. 한조를 필두로 한 흑영대 등 기만술과 특수전에 능한 부대가 마장기 같은 적의 가장 강한 부대를 유인해 전열에서 이탈시킨다.
3. 적의 후위를 동시에 2개 이상의 부대가 협공해 제압한다.
4. 이후 점점 아군 부대를 통합해가며 수적 우위를 유지하면서 적의 주력 부대를 격파한다.
5. 전군이 집결하여 마장기 부대를 궤멸시키면 마무리.
먼저 흑태자는 좌익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하고, 우익에는 빈센트 번스타인에게 지휘를 맡겨 적의 공격을 버틸 방어 부대를 꾸렸다. 그런 뒤 흑영대를 활용해 적의 주력을 이탈시켰다. 양 진영이 교전에 돌입하자 다크아머의 열세가 드러났으나, 좌익 최측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실버애로우보다 병력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흑태자는 기동력을 살려 빠르게 실버애로우의 측면을 각개격파하기 시작했다. 한편 다크아머의 좌익이 두터운 것을 본 린트 팬드래건은 교전이 발생하기 전에 흑태자의 작전을 꿰뚫었다. 그리고 흑태자의 전략에 당하는 척 유인한 뒤, 아론다이트와 아이스 팬드래건의 별동대로 협공을 시도하였다.
이 작전이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흑태자의 타격대는 병력의 우세를 잃어버리고 고립무원이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론다이트와 조우한 흑태자는 초인적인 전투력을 발휘하여 순식간에 아론다이트를 격파하였고, 뒤이어 온 아이스 팬드래건도 격파하였다.
이렇게 흑태자라는 변수가 마지막에 작용하긴 했으나, 창세기전 모바일에서의 사선대형은 병력의 전술적 운용을 더 강조하는 형태로 묘사되었다.
이후 라시드는 그라테스 대회전의 패배가 기동력에 있다고 판단하여 실버 애로우 전체의 기동력을 올리는 훈련을 하였고, 1급 마장기의 소환 능력을 텔레포트에 응용하여 비공정을 통해 전장 여기저기에 1급 마장기를 드랍함으로써 흑태자의 기동 전술에 대항하는 전략을 창안했다.
5.3. 전술의 고찰
흑태자가 사용한 사선진은 고대 그리스의 에파미논다스가 사용한 사선진을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한니발 바르카가 발전시켜 완성시킨 망치와 모루 전술을 응용한 전술이다. 망치와 모루 전술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 전쟁사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략·전술적으로 핵심적인 개념이었다. 따라서 이 인류 전쟁사에서 기초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된 전술을 흑태자가 창시했다는 대목이 혼란거리로 등장한다.안타리아의 기존 전쟁은 중장 보병이 중심이 되어 소대 규모의 방진을 구축하고, 이 소대가 모여 중대가, 중대가 모여 대규모 방진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전투 중에 일부가 무너지면 나머지가 충원을 해서 방진을 유지하는 형식이다. 이것은 부대 전체가 균일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지만 어느 한쪽이 돌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기마대는 별동대가 되고, 마장기사(에스프리)와 암흑마병(그리마)가 전투를 지휘한다.
또한 안타리아의 전쟁 양상은 실제 역사와 여건이 크게 다르다. 문명의 수준은 르네상스 시대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대륙 횡단이 가능한 거대 수송선이 존재하고 제1차 세계대전 수준의 전투기와 와이번, 날개 달린 유익인으로 구성된 공군과 탱크에 해당하는 3급 마장기, 대포, 그리고 그 대포를 압도하는 화력을 자랑하는 마법사들이 전쟁터에 투입된다. 심지어 그런 전력을 압도할 수 있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데 이 로봇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초인 수준의 전투력을 지닌 기사가 필요하며, 그 초인들 중에서도 최고 경지에 도달한 이들은 이 로봇이 상주하는 요새를 단신으로 파괴하는 게 가능하다.
결국 안타리아의 기존 전쟁들은 모두 신화 시대부터 내려오는 초병기들과 그 초병기를 조종할 수 있는 초인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고, 그만큼 전술적인 발전이 더뎠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로카르노 스탠리처럼 기사의 명예만 중시하는 특권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제대로 된 전술가가 나올 수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흑태자의 등장은 기존 전쟁의 양상을 바꾸는 파문이 되었지만, 정작 흑태자 또한 그라테스 대회전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흑태자 본인이라는 절대 초인의 존재 덕분이었다.[8]
한편 안타리아 세계에서 밀집 방진 전술이 과연 사용 가능한 전술일지에 대한 의심이 있다. 안타리아에는 범위 마법이나 초필살기같은 범위 공격기도 있고, 밀집 보병 방진을 밟고 지나갈 수 있는 마장기도 있고, 혼자 칼들고 쳐들어가서 방진 하나쯤 초토화시킬 수 있을 법한 강력한 네임드 캐릭터도 있다. 즉 중세풍의 배경과는 달리 현대전 못지 않은 강력한 광역 공격이 가능한 세계관인 것. 이런 세계에서 보병이 방진을 짠다는 것은... 일일이 따라다니며 죽이시기 귀찮으실테니 한큐에 죽여주시라고 목을 내미는 것에 불과하다. 가능한 한 산개 진형을 이루어야 그나마 생존율이 올라갈 것이다.
결국, 그라테스 대회전과 흑태자의 사선대형은 '역사에서 이름만 가져온, 엄청 천재적인 전술' 정도로 해석해야지 이를 굳이 실제 역사의 전술에 맞춰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창세기전 자체가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전술 고증이 잘 되어있다고 보긴 어렵다.
6. 후속작에서의 묘사
그라테스 대회전 이후 안타리아의 전쟁사는 초인을 앞세운 정면 승부보다는 군대의 운영에 더 집중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투르와의 50년 전쟁에서 마장기의 장갑을 꿰뚫을 수 있는 광선검이 등장하고, 일반병으로도 기사를 쓰러트릴 수 있는 총기의 보급이 더 컸을 것이다.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는 사선대형이라는 전술 자체는 고대 시대부터 있었지만, 흑태자가 다크 아머의 특성에 맞춰 개량·발전시켰다는 설정이다. 그라테스 대회전 이후 사선대형은 흑태자의 전략을 총칭하는 말로 일반화 되었다고 한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제피르 팰컨의 군사인 클라우제비츠가 이러한 흑태자의 전술을 응용하여 광정면우회기동이라는 전술로 제국을 침공한 비프로스트군을 격파한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에서는 외전 스토리로 구현되었다. 에파미논다스의 사선 진형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흑태자가 무사수행 당시 오크와 오우거가 세력 다툼을 하는 것을 우연히 목격했는데, 열세였던 오크들이 승리한 싸움을 분석하면서 이 전술을 구상했다고 한다. 추가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팬드래건 측이 제국보다 우월한 국력을 바탕으로 힘으로 찍어 누르는 전술을 주로 사용하느라 '균등한 병력 배분'을 하는 것을 격파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표현했다. 원작과 달리 린트 팬드래건[9]이 흑태자의 전술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아론다이트와 아이스 팬드래건을 우익으로 급파해 흑태자와 직접 부딪히도록 맞불을 놓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여러 악재가 겹쳐 거의 억까 수준의 패배를 당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 린트의 전략은 흑태자를 받아치는 카운터 타이밍만 제대로 맞았다면 오히려 흑태자를 무력화하고 역습을 노릴 수도 있는 수였지만, 아론다이트와 아이스의 합류가 순차적으로 늦는 바람에[10] 각개 격파를 당하고 아버지 아슈르 17세가 아론다이트에 탑승한 채로 사망하며 전략의 첫 단추부터 완전히 어그러졌다.[11]
- 그래도 팬드래건의 주력 병력 상당수가 살아남아 있었고, 결과적으로 흑태자 직속 진영이 팬드래건 진영 안으로 고립되어 빨려 들어온 모양새가 되어서, 가장 늦게 합류한 아이스가 잔여 병력을 총동원해 포위진을 구성하면 여전히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높았다. 그러나 안 그래도 오만한 성품을 가졌던데다 아론다이트가 격파 당한 모습(=아버지의 사망)을 목도해[12] 이성을 잃은 아이스가 병력들을 죄다 방치하고 흑태자와 승부용 일기토를 신청하는 바람에, 팬드래건 측이 가지고 있었던 유리한 패를 스스로 모조리 버리며[13] 흑태자에게 승기를 넘겨 주었고, 심지어 흑태자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하여 멘탈붕괴를 일으킨 아이스가 적전 도주하면서 팬드래건 병사들 전체가 모랄빵 상태가 된다.
-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당시 아이스의 부관으로 참전했던 지크 스태포드가 병사들을 독려하려 했고, 1왕자 아크론과 2왕자 린트가 직접 전선에 뛰어들어 반격을 도모했지만, 흑태자의 말대로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아이스가 적전 도주로 실종되고 아슈르 17세까지 허무하게 전사한 상황이라, 팬드래건 왕국군은 기세에서 완전히 밀린 채 흑태자의 손에 차례차례 도륙당해, 지크를 위시한 극히 일부의 생존자를 제외하고 깔끔하게 전멸 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작 단계에서 어긋나 버린 린트의 포석이 아이스의 독단적인 행위 때문에 모조리 무효화되어 다크 아머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14]
7. 다른 미래가 존재하는가
원작자인 최연규 디렉터가 2024년 9월에 밝힌 추가 설정에 따르면, 만약 아이스가 '에스프리의 정점'이라는 존재로 태어났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흑태자가 태어난 것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팬드래건 측에서 '에스프리의 정점'이 태어날 확률이 있었고 그 상징이 백금발이며, 만약 아이스가 백금발로 태어났다면 그라테스 대회전의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15][1] 창세기전 외전 2: 템페스트의 매뉴얼에 있는 안타리아의 연대표에서 나오는 내용이다.[2] 사이럽스는 지리적 위치와 부유함 때문에 제국의 잦은 침략을 받는 국가였다. 독립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자국 내에서의 전쟁을 꺼리는 팬드래건 왕국이 완충지대로 쓰기 위해 지원을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 곡물 가격의 인상이 팬드래건과 실버 애로우의 사주였음이 거의 확실하다.[3] 수백 년 만에 전쟁이 발생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창세기전2에서도 흑태자의 조부가 팬드래건과의 전쟁에서 사망했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양 진영은 항상 전쟁을 해왔다. 양 진영이 정면 충돌을 하는 대전쟁이 수백 년만이라는 소리다.[4] 창세기전2에서 아이스 팬드래건은 그라테스 대회전에서의 패전 이후에 그라테스에 도착한다. 그러나 창세기전 모바일에서는 실버애로우에서 별동대를 지휘하고 있었다.[5] 드라우프니르는 단신으로 돌격하였다고 하지만 스타이너는 아이스 팬드래건이 이끄는 부대가 있었다고 말한다. 아이스 팬드래건은 당시 지휘부가 전멸한 실버애로우를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부대가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6] 2급 마장기 아수라는 흑태자 집권 이후 에다에서 만들어진 마장기로, 투입 시기는 불명확하다. 다만 흑태자가 기억을 되찾았을 때 아수라를 알아본 것을 볼 때 최소한 흑태자 실종 전에는 완성되어 실전에 투입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즉, 그라테스 평원 대회전에서 투입되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정작 흑태자가 아수라에 탑승했을 가능성은 낮다. 원래 황제 전용 마장기로 개발된 아수라의 제작 노선을 양산으로 바꾼 것은 흑태자 본인이었고, 그리마란 마장기에 대항하기 위해 암흑신이 개발한 능력으로 신들을 능가하는 마력을 보유한 최강의 데블족인 흑태자로서는 굳이 마장기에 탑승할 필요성이 없었다. 더구나 흑태자 본인은 검은 갑옷과 검은 투구를 걸치고 최전방에서 싸우는 자신의 상징성을 잘 이용하는 인물로, 실제로 성왕 라시드 집권 시기에 벌어진 그라테스 평원 대회전에서는 라시드 본인은 아론다이트를 타고 있었지만 흑태자 본인은 말에 탑승하고 있었다. 더욱이 게임 내내 마장기는 수도 없이 운용되지만 흑태자 본인은 공중전이나 우주전처럼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장기에 전혀 탑승하지 않는다. 즉, 맨몸으로, 그것도 실버 애로우의 수뇌부가 아슈르 17세를 도와줄 새도 없이 순식간에 1급 마장기 아론다이트를 박살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에리히 슐츠와 다이커스 록우드 같은 당시 실버 애로우의 수뇌부들 말을 들어보면 어떻게 할 사이도 없이 당했다는 모양.[7] 별다른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팬드래건의 성기사단은 임전무퇴에 고식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군사 집단으로 그려진다. 이미 전투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후퇴 또는 항복을 권유하는 흑태자에게 끝까지 결사 항전을 할 정도다. 또한 이들은 신앙의 대립 관계였기 때문에, 다크아머 우익이 후퇴할 때 실버애로우 좌익은 비겁한 도주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달려들었을 것이다.[8] 창세기전 2를 기준으로 실버애로우의 지휘부를 쓰러트리기 위해선 1급 마장기라는 초병기를 쓰러트릴 전력이 필요하다. 창세기전 모바일에서 린트 팬드래건이 계획한 협공 작전 또한 이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1급 마장기가 신화시대 이후 그라테스 대회전까지 한 번도 파괴된 적이 없다는 걸 생각한다면, 흑태자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승리였다는 소리다.[9] 당시 팬드래건의 제2왕자로 실버 애로우의 책사.[10] 가볍게 생각해 보자면 당시 게이시르에 아수라 처럼 상대 마장기 발목을 확실히 잡을 만한 수단이 없다는 걸 고려하면 이건 당연한 결과였다. 아버지 아슈르 17세는 왠만한 화력은 무시할 수 있는 1급마장기에 탄 상태라 안정적으로 흑태자 앞까지 진격할 수 있는데, 아들인 아이스 팬드래건은 당대 최강급 검사라고 해도 적 공세엔 일일히 대응해야 한다. 혼전 상황에서 사소한 변수 몇개만 생겨도 아이스가 아론다이트 보다 늦는 건 이상하지 않다.[11] 다만 아수라파천무 한 방에 그대로 아론다이트가 박살이 났던 걸 생각하면, 작전대로 실행되었어도 흑태자를 이길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하다. 당장 당시의 참전자이자 생존자였던 다이커스 록우드나 에리히 슐츠 등의 증언을 보면 뭘 어찌 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흑태자 입장에서도 빈센트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우익이 무너지기 전에 적 진형을 붕괴시켜야 하는 타임어택 요소가 원래 역사보다 더 강하게 생겨 있었고, 작중 묘사를 보면 원래 역사보다 훨씬 깊게 팬드래건 진영 안쪽으로 빨려 들어간 모양새가 되었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었다.[12] 원 역사에 비해 아이스가 전장에 합류하는 시점이 더 늦어져서, 겨우 합류하자 마자 아론다이트가 대파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13] 이 부분은 적장인 흑태자가 직접 '네놈은 눈치채지 못하게 우리 부대를 포위해야 했다. 네놈은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거다.'라고 아이스에게 이야기할 정도였다. 백 번 양보해서 만약 아이스가 '승부용 일기토'가 아니라 '시간 끌기용 일기토'를 흑태자와 벌이며 포위진을 구성했다면, 본인이 흑태자를 이기지 못해도 최소한 흑태자의 발목을 잡으면서 흑태자 휘하 부대를 쌈싸먹듯 격파할 수 있었을 것이고, 여전히 수적으로 유리했기에 형세를 다시 읽고 모루에 해당하는 제국의 우익 병력들도 추가로 말려 죽일 만한 여유가 있었다. 원래 역사에 비해 흑태자가 실수를 좀 더 크게 해서 충분히 승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흑태자 말대로 아이스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찼다.[14] 다소 순서의 차이는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원 역사와 동일한 전개가 되었다. 아이스와의 일기토에서도 일방적으로 승리한 흑태자가 대놓고 면전에서 "소문만큼 대단한 실력은 아니군. 하지만 지휘관으로서는 더 최악이다."라고 깐다. 여기에서도 무협소설식 표현이 깨알 같이 나오는데, '최상급에 비교급을 중첩해 (패배한 적에게) 티배깅하는 표현'을 씀으로서 아이스의 굴욕감을 더욱 크게 만든다.[15] 정황상 '승리하지는 못하지만 병력을 온존해 후퇴하며 후일을 도모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이었다. 다만 아이스가 백금발로 태어난 시간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기에, 공인 시간선 바리에이션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