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9-07 00:20:50

구강세정기

1. 개요2. 종류3. 효과4. 기타

1. 개요

Oral irrigator

말 그대로 구강세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구다. 치아교정이나 고르지 않은 치열 등의 각종 원인으로 칫솔질을 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 워터픽, 아쿠아픽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사실 저건 브랜드명들이고 일반 명칭은 구강세정기, 구강청결기 혹은 물 분사기가 맞다.

원리는 간단한데, 작은 구멍을 통해 강력한 수압으로 물을 뿜어내 어느 정도 칫솔질의 효과를 주는 방식이다.

2. 종류

크게 세 종류가 있다.
  • 거치식
    본체를 전원부에 연결해서 욕실 등에 거치해 두는 형태. 세정기의 출력이 가장 강하고 성능도 좋지만, 반대급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제일 비싸고 덩치가 커지는 데다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복잡함이 있기 때문에 불편해진다. 구조 또한 복잡해져서 관리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벽의 전원부에 연결하므로 설치장소와 감전사고에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 이동충전식
    휴대가 힘든 거치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전동칫솔 형태. 충전한 배터리를 끼운 후 물을 넣고 사용하면 된다. 단점은 거치식에 비해 출력이 훨씬 약하고 충전지의 성능이 사용할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마다 반드시 AS를 받아 교체해야 하므로, 장기간 사용하면 유지보수 비용이 거치식보다 오히려 더 비쌀 수 있다. 다만 수압의 경우는 최근으로 올수록 좋아져 거치식의 약 60~70% 정도까지는 올라온 상태. 사실 가격도 상당히 떨어져서 노쇠화되면 유지보수하느니 새로 하나 사는게 싸게먹힌다.
  • 수도 직결식
    말 그대로 수도꼭지에 연결해서 쓰는 형태이다. 장점은 구조가 간단하므로 고장이 적고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가성비가 높다. 설치장소가 제한되는 단점도 있는데 일단 수도꼭지 모양에 따라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꼭지의 수압이 약한 곳에서는 세정기의 물살도 같이 약해진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의 경우에는 수도관 규격 문제로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반면에 신축 아파트 중에서 수도 직결식 구강세정기가 기본 옵션으로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3. 효과

구강세정기는 구조상 칫솔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고, 그러라고 나온 제품도 아니다. 반드시 칫솔질 전후 사용하는 보조용품이다. 많은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이 구강세정기 사용 후 느끼는 특유의 상쾌함과 개운함 때문에 정작 기본이 되어야 할 칫솔질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

흔히 구강세정기를 쓰면 치간칫솔처럼 치태를 물리적으로 싹 긁어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일단 여러 치과의사가 지적하는 것은 구강세정기는 다른 보조도구인 치간칫솔, 치실보다 세정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즉, 보완적인 관계로 치간칫솔을 잘 쓰고, 올바르게 양치질을 하는 사람은 구강세정기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부정확한 정보들과는 달리, 실제 근거중심의학(EBM)에 기반하여 구강세정기의 효과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구강세정기의 치태 제거 능력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쟁이 있다. 주로 구강세정기 제조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는 치실보다 월등하다는 식의 결과가 보고된다. 2024년에 발표된 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는 대다수의 연구에서 구강세정기가 치실보다 치태 제거에 더 유리했으며, 특히 접근이 어려운 부위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결론 내렸다.[1]

그러나 다른 많은 독립적인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는 1회 사용 후 구강세정기와 치실 간의 치태 제거 효과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보고했다. 최소한 치실만큼 효과적이라는 긍정적 결론이긴 하나, 제조사 지원을 받은 연구처럼 치실을 능가하는 확실한 제거 효과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특히 의학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독립적인 근거로 평가받는 코크란의 2019년의 체계적 문헌고찰[2]에서는 구강세정기가 칫솔질 단독 혹은 치실 사용과 비교했을 때 치태를 더 감소시킨다는 일관적 증거를 찾지 못했고, 증거의 확실성 수준을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평가했다.[3]

그러나 반전이 있는데, 치태 제거에 대한 논쟁과는 대조적으로, 수많은 연구에서 구강세정기의 치은염 및 잇몸 출혈 감소 효과에 대한 증거는 훨씬 더 일관되고 강력하게 나타난다. 치태 제거에 회의적이었던 코크란 리뷰조차도 '낮음에서 매우 낮은 확실성의 증거에 따르면, 구강세정기가 단기적으로 치실보다 치은염을 더 감소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중기적으로는 근거 없음) 또 다른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구강세정기 사용으로 눈에 보이는 치태 감소 효과는 없었지만 '잇몸 건강 개선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4] 2018년에 발표된 네트워크 메타 분석[5]에서는 치간칫솔과 구강세정기(water-jet)가 치은염 감소에 있어 '최고의' 보조 도구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순위를 매긴 반면, 치실은 그 확률이 거의 0에 가까웠다.[6]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른다.
구강세정기는 잇몸 출혈과 염증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치간칫솔을 능가하지는 못한다. 치태 제거 효과에는 치실과 비교하여 미미하거나 일관성 없는 변화만을 보인다.

어떻게 구강세정기는 치태 제거 효과는 불분명하면서도 치은염 개선 효과는 탁월할 수 있는지, 이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과학적 가설이 제시되었다. 첫번째 설명은 구강세정기는 치태의 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을 바꿔버리는 데 있다는 것. 연구에 따르면, 구강세정기의 물줄기는 단순히 치태를 씻어내는 게 아니라, 세균막 자체에 타격을 입힌다고 설명한다.[7]
구강 세정은 박테리아 세포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고, 파열된 세포벽과 불완전한 세포 내용물을 가진 생물막을 남겨 치태를 덜 강력하고 병원성이 낮게 만든다.

즉, 겉보기엔 치태가 그대로 있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이미 내부가 너덜너덜해져 힘을 못 쓰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구강세정기의 주된 메커니즘은 치아를 박박 긁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생물막의 독성을 무력화시키는 것에 가깝다.

그 외에도 구강세정기가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IL-1β)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억제하는 사이토카인(IL-10)을 증가시켜 항염증 효과를 낸다는 연구[8], 그리고 산소를 싫어하는 잇몸병 유발균(혐기성 세균)이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을 건강하게 바꾼다는 연구[9] 등이 있다.

따라서 구강세정기의 임상적 이점은 치태 제거보다는 치은염 및 출혈 감소 능력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도구들과 비교했을 때 구강세정기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앞서 언급된 네트워크 메타 분석의 치은염 감소 효과 순위는 다음과 같다.
  • 1위: 치간칫솔(IDBs)
    • 최고의 보조기구일 확률: 64.7%
    • 역시 물리적으로 직접 닦아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보여준다. 구강세정기는 강력한 헹굼 장치이지, 물리적인 닦음을 대체할 수는 없다.
  • 2위: 구강세정기(WJs, Water Jets)
    • 최고의 보조기구일 확률: 27.4%
    • 치간칫솔 다음으로 강력한 효과를 입증하였다.
  • 기타: 이쑤시개, 치실
    • 최고의 보조기구일 확률: 거의 0%
    •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치실과 이쑤시개는 사실상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이론적으로는 치간칫솔이 최고지만, 현실에서는 귀찮아서 안 쓰는 사람이 태반이다. 동기 부여가 잘 되고 손재주가 좋으며 치간 공간이 열려 있는 사람은 잘 맞는 치간칫솔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복잡한 관리에 대한 동기가 낮은 환자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치간칫솔보다 매일 꾸준히 사용하는 구강세정기가 실제 임상에서는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사용 편의성이 순응도를 높이는 가장 큰 장점.

특히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치아교정을 할 때나, 치열이 고르지 못한 경우이다. 교정기가 붙어 있으면 구조상 일반 치실은 넣을 수가 없고[10], 칫솔도 철심 안까지 닿을 수가 없는데 이때 구강세정기를 쓰면 일정 효과가 있다. 교정이 끝난 후에도 교정 유지장치를 치아 안쪽에 붙이고 사는데, 여기에도 효과가 있다. 치열이 고르지 못한 구강은 칫솔질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우며, 복잡한 치열로 인해 치실을 쓰기도 곤란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구강세정기, 혹은 앞부분이 경도가 있는 전용 치실 제품들을 써줘야 치아관리가 가능하다.

매복사랑니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다. 사랑니 발치 후 이가 있던 자리에 음식물이 자주 끼는데, 보통 구강청결제를 해서 빼내지만 아무리 해도 안빠지는 경우에는 구강세정기 한방이면 2초만에 나온다. 다른 방법으로는 치간칫솔이 있다. 다만 상처가 생길 위험이 있으니 분사 강도는 최저로 조정하고 발치 후 봉합한 을 풀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자.

제품을 고를 때는 수압이 지나치게 강할 경우 잇몸 등에 손상이 올 수 있는 점을 유의하자. 좋은 제품은 수압 조정이 가능하니 자신에게 맞는 걸 구매하도록 하자.

4. 기타

생각보다 소리가 크므로 조용한 곳에서 작동할 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물품이 존재하는데, 아무래도 메이저 제품들은 비싼 편이긴 하다. 저가 쇼핑몰 뒤지다보면 싼 것도 있긴 하지만, 의료기기에 가까운 제품이므로 처음 사용감 정도를 체크하는거면 모를까 이후에도 제대로 쓸거면 무조건 저가의 제품보다는 적절한 가성비를 보고 사거나 확실한 제품을 구입하자. 물론 상기되어있듯 이거저거 다해도 결국 칫솔질, 치간칫솔보단 아직 세정력이 못하다.

세척노즐은 기본형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실 특별한 문제 없는 한 기본형만으로도 세척이 가능하기에 이왕이면 기본형이 많은게 좋다. 또 개인마다 전용 노즐이 있으면, 한 집안 가족 같은 경우 몸통 하나만 있으면 노즐 바꿔끼워 여러명이 사용해도 된다. 깜빡하고 남의 노즐 쓰면.. 세정기 노즐 끝부분은 3~6개월마다 한 번씩 갈아주거나 소독하는게 좋은데, 이것을 잊어버릴 경우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세정기도 사용한 후에는 물통을 비우고 건조시켜주자. 세척도 틈틈히 해주자. 귀차니즘..

편도에 덜 영향을 끼치면서[11] 자가로 편도결석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잘 제거가 안되면 이비인후과 가는게 좋다.


[1]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77720039_Comparing_the_effectiveness_of_water_flosser_and_dental_floss_in_plaque_reduction_among_adults_A_systematic_review[2] 임상 연구의 근거 수준은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 실험논문 -> 관찰논문 -> 개인의견 순으로 낮아진다고 보면 된다.[3] https://www.cochrane.org/evidence/CD012018_masauudaon-kai-baimaaraiyaon-aura-daantaon-kai-sadana-kao-raokanae-aura-naiyantaraita-karanae-kae[4] https://pubmed.ncbi.nlm.nih.gov/19138181/[5] Bayesian network meta-analysis.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직접적인 비교 연구가 없는 항목들까지 간접적으로 비교하고 순위를 매길 수 있는 정교한 통계 기법이다. 한마디로 간접 비교 끝판왕.[6]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5984142/[7] Nguyen ATM, Phan NDD, editors. Povidone-Iodine as Subgingival Irrigation in Chronic Periodontitis Treatment. 11th International Dentistry Scientific Meeting (IDSM 2017); 2018: Atlantis Press. Shewele A, Gattani D, Bhasin MT, Bhatia N, Agarwal A, Dadasaheb S. Adjunctive Role of Supra and Subgingival Irrigation in Periodontal Therapy. Int J Pharm Sci Res 2016;7(3):152-9.[8] Cutler CW, Stanford TW, Abraham C, CederbergRA, Boardman TJ, Ross C. Clinical benefits of oral irrigation for periodontitis are related to reduction of pro–inflammatory cytokine levelsand plaque. J Clin Periodontol. 2000;27:134—143.[9]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0212231/[10] super floss라는 교정기, 임플란트한 사람들을 위한 치실이 있긴 하다.[11] 무리하게 빼다 편도 홈이 커지면 오히려 시간이 지나 더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