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8-12 01:16:36

광기의 16 협약


엘더스크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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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6권3. 9권4. 12권

1. 개요

16 Accords of Madness

엘더스크롤 시리즈에 나오는 . 광기의 데이드릭 프린스 쉐오고라스가 다른 데이드릭 프린스들을 골려준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쉬버링 아일즈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2. 6권

원문
광기의 16협약, 제6권
허씬의 이야기

긍지있고 과시하기 좋아하며, 몹시 추운 스카이림 꼭대기의 6월 5일로 대표되는 오블리비언 광기의 프린스는 4일에 허씬에 대한 음모를 꾸민다. 사냥꾼의 신은 이날이 자신의 날이었으므로 형체를 드러냈고 쉐오고라스가 그의 흥미를 돋운 대담함에 재제를 가했다.

쉐오고라스는 감당할 수 없어 찡그린 채로, 그의 왕국이 낄낄대는 바보나 겁많은 훼손자로 취급되는 것을 참았다. 광기의 프린스는 이익없는 거래를 쫓아다닐 것이며, 불필요한 유혈을 다른 이의 혼란이나 비극, 격노를 위해 이유없이 촉발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쉐오고라스는 허씬의 경쟁자가 되는 형국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천천히, 쉐오고라스는 그의 경기 — 각각의 프린스는 한마리의 야수를 깔끔히 다듬어 이 장소에서 앞으로 3년 후의 같은 시각에 다시 만나 운명의 전투를 하기로 — 를 제안했다. 무시무시한 속내를 감춘 허씬은 표정없이 동의했다. 그리고 무가치하지만 눈보라를 뿌리는 대결을 뒤로하고 프린스들은 각자의 왕국으로 돌아갔다.

자신감에 찼지만 쉐오고라스가 사기꾼인 것을 아는 허씬은 비밀스레 자신의 숨겨진 왕국에서 증오를 키웠다. 그가 소환한 고대의 데이드로스는 더러운 저주로 가득 찬 늑대인간이었다. 강한 심장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형언할 수 없는 공포는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심지어 허씬의 뛰어난 사냥꾼들조차도.

삼년 후 추수 감사절, 허씬은 돌아왔다. 쉐오고라스는 바위 위에서 다리를 꼰채 기대 있었고, 인내심 없이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사냥의 왕자는 그의 창을 바닥에 꽂고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으르렁거리는 괴수를 그의 앞으로 데려왔다. 모자를 벗으며, 언제나처럼 교활한 쉐오고라스는 일어나 옆으로 비켜섰다. 그곳엔 아주 작은 다채로운 색깔의 새가 앉아 있었다. 얌전히 청어의 목소리처럼 작게 짹짹거리는 소리는 간신히 들릴 정도였다.

뒤틀거리며 돌덩이 위에서 뛰어오른 데이드로스는 그가 있던 자리에 파편만을 남긴 채, 새가 있는 바위쪽으로 뛰어 올랐다. 괴물은 이겼다고 생각하면서 더러운 털복숭이 입으로 조롱하듯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정복자의 노래가 공기중으로 또렷이 울렸다. 작은 새는 포악한 데이드로스의 코옆으로 날아올랐다. 쉐오고라스는 조용하고 유쾌하게 작은 생물이 괴물의 비늘로 싸인 눈을 쪼는 장면을 쳐다 보았다. 격분하여 짖으면서, 눈 먼 괴물은 성가신 새를 잡아죽이러 했다. 몇시간이 지난 후에 허씬은 부끄러움에 차, 그의 훌륭한 괴수가 보이지 않는 짹짹거리는 새를 잡기 위해 애를 쓰다가 차츰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았다.

화가 났지만 패배한 허씬은 찢어진 시체를 태우고는 사라진 언어로 욕을 하며 그의 왕국으로 물러났다. 그의 저주는 아직 이 봉우리 — 높이는 애매하지만 — 에 남아있고 어떤 여행자도 허씬의 분노를 부추기려 하지 않는다.

발길을 돌리며, 쉐오고라스는 지저귀는 작은 새에 어깨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산을 한가로이 내려가며, 아베신 해안의 따뜻한 산들바람과 활기찬 일몰을 만들었다. 그의 어깨엔 탐리엘의 가장 작은 챔피언이 아름다운 곡조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3. 9권

원문
광기의 16 협약, 제9권
베르미나의 이야기

다리우스 샤노는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고 있었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는지, 혹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런 문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머리속엔 오직 오직 한가지 갈망 뿐 — 그의 세계의 존재하는 것이라곤 오직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알아볼 만한 것들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봤다. 숨을 곳이나 뭔가 표시를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 그가 도망쳐온 평범한 초원만이 끝없이 펼쳐져있었다. '계속 도망쳐야 해', 그는 되뇌었다. '최대한 빨리 달아나야 해'. 끝없이 펼쳐진 공간으로, 혹은 끝없는 정신 안쪽으로... 그는 계속 달아났다.

조용히 잠든 다리우스 샤노의 곁에는 그의 여주인, 꿈을 엮어내는 베르미나와 광기의 신 쉐오고라스가 서 있었다. 베르미나는 자부심이 담긴 눈으로 자신의 신봉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이 작은 보석을 자랑했다.

"그의 잠재력은 정말 놀라워! 영감을 불어넣는 꿈으로, 그의 문학적 재능을 현실로 이끌어냈지. 이제 그는 떠오르는 음유시인이자 시인으로써 칭송받고 있어! 그에게 싫증나기 전까지는 나의 총애를 받을거야." 쉐오고라스 역시 이 젊은 브레튼 예술가를 쳐다보고는, 그가 필멸자들 사이에서 정말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흐으으으음." 쉐오고라스는 흥얼대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만들어낸 이 필멸자를 싫어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지? 위대함이란 필멸자들로부터 받는 사랑이 아닌, 증오로 확인되는 법이지. 이 부분 또한 자신 있나?"

베르미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필멸자들이란 정말 멍청하고 불쌍하지, 그리고 가장 용감한 자들은 괄시를 받아왔고. 내가 위대함의 다양한 모습을 이뤄낼 힘이 없을까봐 걱정하지는 말라고, 광기의 존재여. 그들 사이의 증오 또한 마찬가지야."

"그럴지도 모르지, 꿈을 엮는 자여. 하지만 누가 이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일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멍청이와 얼간이들을 부추겨서 이 필멸자를 10년간 증오하게 만드는거야. 그런 다음엔 내가 똑같은 일을 해보지. 누구의 능력이 가장 효과적인지, 그리고 다른 데이드라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지 확인해보자고."

이 때, 그녀는 확실한 만족감에 느긋해졌다. "광기의 신은 확실히 강력하지만 이 일은 나의 능력에 어울리는 것 같군. 필멸자들은 광기를 역겨워하지만 그것이 증오할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 즐거운 마음으로 이 사실을 증명해주지. 이 필멸자의 잠재의식에 교묘히 새겨진 공포를 끌어내서 말이지."

그리고, 다리우스 샤노가 19세가 되고부터, 그의 꿈은 변하기 시작했다. 공포란 항상 그에게 있어 밤의 일부분이나 다름없었지만, 이제는 무언가 다른 것이 생겼다. 어둠이 그의 수면 속으로 기어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든 감각과 색을 빼앗아가고, 오직 공허함만을 남겨놓는 어둠이.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는 입을 열고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어둠은 그의 목소리마저 삼켜버렸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공포와 공허 뿐이었고, 매일 밤 그는 죽음을 새롭게 경험했다. 하지만 깨어나고 나면 공포는 온데간데 없었고, 이 때문에 그는 그의 여주인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정말로, 어느날 밤 베르미나가 직접 공허로부터 나타났다. 그녀는 몸을 기울여 그의 귀에 속삭였다.

"잘 보거라, 사랑받는 자여!" 그리고 그녀는 공허를 끌어내고 매일밤 다리우스에게 가장 끔찍하게 왜곡된 자연의 모습을 몇 시간 동안이나 보여줬다. 인간이 인간에게 무두질당하며 먹히고, 수많은 입과 뼈를 가진 상상도 할 수 없는 괴물, 모든 인간들이 불타죽어 가는 — 그의 매일밤은 그들의 비명으로 가득찼다. 결국 이런 환상들은 그의 영혼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그의 작품들은 그의 악몽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저녁에 본 광경들이 종이위에서 다시 태어났고, 그의 작품속의 끔찍한 잔인함과 공허한 악덕에 대중들은 분노하기도, 매료되기도 했다. 어떤자들은 속속들이 드러내지는 그들의 역겨운 모습을 좋아했고, 드러내놓고 그의 책 속의 충격적인 내용물을 즐기기도 했으며, 그들 사이에서의 그의 명성은 그를 역겨워 하는 사람들의 증오를 키워갔다. 이러한 일은 몇년간 계속되었고, 다리우스의 오명 또한 점점 커졌다. 그리고 그가 29세가 되던 해, 어떠한 전조도 없이, 그의 끔찍한 악몽은 멈추었다.

고문과도 같은 밤을 견딜 필요가 없어진 다리우스는 홀가분한 기분이었지만, 한편으론 혼란스럽기도 했다. '무엇이 나의 여주인님을 실망시켰을까?' 그는 소리내어 고민했다. '왜 그 분이 나를 버렸을까?' 베르미나는 그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응답하지 않은 채, 그의 휴식과는 거리가 멀었던 꿈들은 사라졌고, 다리우스는 길고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다리우스 샤노의 작품에 대한 흥미도 줄어갔다. 그의 문체는 진부해졌고, 그의 발상들은 사람들의 충격과 분노를 끌어내는데 실패했다. 그의 악평과 그의 끔찍한 꿈들에 대한 기억들이 사라져가면서, 그의 마음에 생겨났던 질문들은 결국 한 때 그가 숭배했던 베르미나에 대한 분개로 변했다. 분개는 자라 증오가 되었고, 증오는 조소가 되었으며, 그것은 결국 불신이 되었다. 차츰 모든 것이 분명해져갔다. — 베르미나는 그에게 이야기한 적이 전혀 없다... 그런 꿈들을 꾼 이유는 단순히 그의 정신이 병들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다시 정상이 된 것이다. 그는 스스로의 잠재의식에 속아 넘어갔고, 분노와 수치심이 그를 압도했다. 한 때 신과 대화했던 인간이 신앙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모든 고통 속에, 다리우스의 창작에 대한 철학은 불신과 신성모독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그것이 그의 후속작들의 큰 줄기가 되었다. 그는 신들 그자체와, 그들을 섬기는 유치한 대중들과 타락한 정부에 맞서 싸웠다. 그는 왜곡된 캐리커쳐로 그들 모두를 조롱했다. 예외도, 자비도 없었다. 그는 신이 만약 존재한다면 자신을 때려 눕혀보라며 공개적으로 신에게 도전하였고, 마땅한 벌을 내리지 않는다며 조롱했다. 이러한 일들은 대중으로부터 그의 예전의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분노를 불러냈다. 그가 이전에 행한 일들은 사람들을 기분나쁘게 할 뿐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심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었다.

그의 작업은 크기와 강도면에서 점점 자라갔다. 신전, 귀족들 그리고 평민들 모두가 경멸의 대상이었다. 마침내 그가 39세가 되던 해에 다리우스는 '가장 고귀한 멍청이'라는 작품을 씀으로써, 황제이자 신인 타이버 셉팀을 그 한심한 나인 디바인들 중 하나로써 숭배하는 것을 조롱했다.

이미 이 건방진 자로부터 모욕을 받았던 대니아의 군주는 이것을 기회라고 생각했고, 제국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다리우스 샤노는 환호하는 수백의 군중 앞에서 의식용 검으로 처형됐다. 그의 최후의 독설이, 자신의 피로 가득 찬 입에서 꾸역꾸역 흘러나왔다.

내기가 시작되고 20년이 지나, 베르미나와 쉐오고라스는 다리우스 샤노의 머리 없는 시체 위에서 다시 만났다. 꿈을 엮는자는 이 만남을 간절히 기다려왔다. 이 데이드릭 프린스에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면박을 줄 날을 수년동안 기다려온 것이다.

"나를 기만했군 쉐오고라스! 나는 이 거래에서 내 몫을 다했다, 하지만 너에게 주어진 10년동안 너는 그 필멸자를 만난지도 않았지. 그의 위대함은 너의 능력이나 영향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말도 안되는 소리." 쉐오고라스가 거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는 항상 그와 함께 있었지! 너의 시간이 끝나고 나의 시간이 시작된 후, 네가 그의 귀에 속삭이던 귓속말은 침묵이 되었지. 나는 그에게 있어 가장 편안하고 의미있던 연결을 끊어냈고, 그가 죽을듯이 갈망하는 관심을 전혀 주지 않았어. 그의 여군주가 사라지고, 이 인간은 분함과 증오속에서 숙성되었지. 이제 그의 고통은 완전하고, 분노가 키운 광기는 그것을 넘어섰다. 그는 나의 영역에서 영원히 나를 섬기는 나의 먹이감이지."

쉐오고라스는 돌아서서 그쪽의 빈 공간을 향해 이야기했다.

"확실히. 다리우스 샤노는 훌륭한 필멸자였어. 자국민들, 그의 왕, 심지어는 그가 조롱했던 신들까지 그를 경멸했으니 말이지. 내가 승리했으니, 베르미나의 추종자들 예순명이 나를 섬기도록 하겠다. 꿈꾸던 자들은 미친놈들이 되어 깨어날거야."

이리하여 쉐오고라스는 베르미나에게 광기가 없이는 꿈도 없고, 창조도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베르미나는 이 교훈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4. 12권

원문
광기의 16협약, 제12권
말라카스의 이야기

오시니움이 발견되기 전 시대부터, 소외되어왔던 오크 백성은, 우리들의 시대에 있어 그들의 자손이 익숙해지기 훨씬 전부터 계속 엄청나게 고된 추방과 박해의 대상이었다. 그 때문에 많은 오시머 전사들이 동포의 증식을 위해 경계를 강화하며 여행했다. 많은 전사들이 지금도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으며, 그 저주의 군단에는 대머리 그로마와 고귀한 에메그 그로-카이라도 포함되어 있다. 후자의 성전사는, 어느 데이드릭 프린스들에게 주목받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탐리엘의 전설적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에메그 그로-카이라는 어느 젊은 여성의 서자로서 태어났지만 모친은 그의 출산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그 때문에, 현재는 노마르 고지로 불리우는 산에서 살고있는 그의 부족, 그릴리카마우그의 주술사로서 자라게 되었다. 15세 후반이 되면서 에메그는 부족의 성인 의식에 따라, 공들인 비늘갑옷 한세트를 스스로 만들었다. 어느 강한 바람이 부는 날, 에메그는 마지막 못을 박아 두꺼운 외투 위에 무거운 망토를 걸치고 끝없는 여행을 떠났다. 캐러밴을 도적으로부터 지키거나 노예가 된 수인을 해방하는 등의 영웅적인 행위의 소문이, 항상 고향에까지 전해졌다. 고귀한 오크 성전사의 소문은 브레튼에게까지 전해지게 되었지만, 약간의 공포심을 수반해 전해지는 경우도 많았다.

성인에 이르러 2년도 지나지 않은 어느날 밤, 그로-카이라가 텐트를 치고 있자 어두침침한 어둠 속으로부터 호소하는 듯한 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오크가 아닌 자로부터 자기 부족의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그는 놀랐다.

"카이라 경이오?"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당신의 공적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고 내 귀에도 들어왔소."

에메그가 어두운 곳을 응시하자 어렴풋하게 불에 흔들리듯이 외투를 입은자의 형태가 겨우 보였다. 목소리만으로 판단했을 때에는, 침입자는 노파라고 생각되었지만 세세한 곳까지는 전혀 알 수 없었고, 아무래도 날씬하고 호리호리하게 한 몸매의 남자가 거기에 있는 듯 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신중한 오크가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영광을 추구하고 있진 않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질문을 무시하고, 그 낯선 자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시머여, 영광은 자네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에 합당한 선물을 지니고 있지." 방문자는 외투를 살짝 열어 희미한 달빛에 은은히 빛나는 버튼만을 보여주며, 하나의 보따리를 꺼내 둘 사이의 모닥불 곁에 내던졌다. 그 물건을 싸고있는 헝겊조각을 주의깊게 떼어내자, 얽힌 장식 모양의 폭이 넓은 활모양의 칼날이 나왔고 에메그는 경탄했다. 검은 묵직했고, 실제로 휘둘러 보면 공들인 모양이 상당한 무게를 가진 칼날과의 균형을 견디는 실용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걸 에메그는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선 특별히 어떻다 라고 말할게 없는듯 보이지만 깨끗히 한 후 떨어진 보석을 원래대로 하면 자신의 10배의 평가를 받는 전사에게도 어울리는 검이 될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 검의 이름은 넵-크레센이다." 마른 낯선 자가 그 가치를 인정하며 얼굴을 빛내는 그로-카이라를 보며 말했다. "나는 따뜻한 지방에서 말 한마리와 어떤 비밀을 대가로 그것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 나이로는 그런 무기를 들어올리는 것 만으로도 운이 좋은거야. 자네와 같은 자에게 건네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일이라 말할 수 있겠지. 그 검을 손에 넣으면 자네의 인생이 영원히 바뀌게 된다." 단련된 활모양의 강철에 넋을 잃은 기분을 일단 억제하고 에메그는 방문자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당연한 말씀입니다만 노인장." 굳이 의심을 숨기지 않고 에메그가 말했다. "저도 바보는 아닙니다. 교환에 의해 이 검을 손에 넣었다면 오늘밤도 다시 뭔가와 교환 할 작정이겠지요. 원하는게 뭐죠?" 낯선 자가 어깨에 힘을 빼고 황혼이 질 무렵 찾아왔던 진짜 목적을 밝히자 에메그는 기뻐했다. 낯선 자와 함께 잠시 눌러앉은 후, 이색적인 무기와의 교환품으로서 많은 모피와 따뜻한 식사, 한 줌의 동전을 그에게 넘겼다. 아침이 오기 전에 낯선 자는 떠나갔다.

에메그가 낯선 자와 만난 다음 주 동안은 넵-크레센이 칼집에서 뽑아질 일은 없었다. 숲에서 적과 조우하는 일은 없었고, 식사는 활과 화살로 잡은 새나 작은 사냥감으로 조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게 기분 좋았지만, 7일째 아침 낮게 늘어진 큰 나뭇가지 사이에 안개가 자욱했을 무렵, 깊은 눈과 숲의 퇴적물을 저벅저벅 짓밟는 뚜렷한 발소리가 가까이서 나는 것을 들었다.

에메그는 콧구멍을 실룩거려 보았지만, 그 쪽이 바람이 불어오는 쪽이었다. 방문자의 모습도 냄새도 모르고, 게다가 자신의 냄새가 실바람을 타고 그 상대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안 에메그는 경계를 강화하며 신중하게 칼집에서 넵-크레센을 뽑았다. 다음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에메그 자신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넵-크레센을 뽑고 나서의 최초의 기억으로 에메그의 의식에 남아 있는 것은 활모양의 검이 눈앞에서 휙하고 흔들려 숲의 지면을 덮은 깨끗한 눈에 피가 흩날린 광경이었다. 다음에 기억에 있는 것은 격렬하게 피를 원하는 감정이 자신에게 소리없이 다가온 것이었지만, 그 때가 되고 처음으로, 그는 희생이 된 자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보다 약간 젊다고 생각되는 오크 여성으로, 그 몸에는 매우 힘센 남자를 10번은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처참한 상처가 나 있었다.

그때까지 그를 감싸고 있던 광기를 혐오감이 압도하여 스스로 모든 의지에 밀리는 듯한 모양으로 그는 꽉 잡고있던 넵-크레센을 팽개쳤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검은 허공을 가르며, 눈이 쌓인 곳에 파묻혔다. 부끄러움과 공포를 느낀 에메그는 떠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비판의 시선을 피하는 듯이 외투의 두건으로 얼굴을 숨기고, 그 자리로부터 멀리 도망쳤다.

에메그가 동족 한 명을 살해한 현장은 끔찍한 상태였다. 시체의 목 아래는 분별이 되지도 않을만큼 베어져 손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없는 얼굴은 절망적인 공포의 표정을 한 채 얼어붙어 있었다.

이 장소에서 쉐오고라스가 어떤 의식을 행해 말라카스를 소환하고, 데이드릭 프린스인 두 명은, 몹시 손상된 시체 앞에서 캐물었다.

"왜 이것을 나에게 보이는 거지, 미친놈아?" 할 말을 잃을 정도로 격노하던 상태로부터 벗어난 말라카스가 입을 열었다. "내 아이가 살해를 한탄하며 슬퍼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즐기라는거야?" 텅텅거리는 목소리를 울리며 그리 말하고, 오시머의 수호자인 그는 비난하는 듯한 눈으로 상대를 응시했다.

"태생에 관해서는 그녀는 너의 물건이다. 버림받은 형제여." 엄숙한 얼굴과 태도로 쉐오고라스가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습성에 의해, 그녀는 내 딸이 되었던 것이다. 내 슬픔은 결코 너의 그것에 뒤떨어지지 않으며 분노 또한 상당하다."

"그것은 어떨지 모르지만..." 말라카스가 목소리를 울려 "이 죄에 대한 보복이 내 역할인 것은 확실하다. 네놈과의 싸움같은 건 바라지 않아. 물러나 있게." 공포의 왕자가 밀치며 지나가려 하자, 쉐오고라스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자네의 보복을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 실제로 나는 자네를 돕고 싶은거야. 이 황야에는 나의 하인이 있고, 우리의 공통의 적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 줄 수 있어. 단지, 자네에게는 내가 선택한 무기를 사용했으면 한다. 나의 검으로 죄인을 상처 입히고, 나의 차원으로 쫓아 버리고, 나 자신의 벌을 받게 해 주었으면 한다. 명예를 위한 살인을 할 권리는, 자네에게 있어."

그 제안에 말라카스는 동의하고, 폭이 넓은 검을 쉐오고라스에게 받아 그 자리를 뒤로 했다.

말라카스는 살해자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투를 몸에 걸친 그의 모습은 눈보라 속에 어렴풋이 보였다. 주위의 나무를 시들게 할 정도로 역겨운 욕설을 퍼부으며 말라카스는 검을 뽑아, 야생의 여우보다도 재빠르게 상대와의 거리를 줄여 갔다. 열화와 같이 화가난 그는 매끄러운 호를 그리듯이 검을 휘둘러, 적의 목을 깨끗하게 베어버렸다. 한층 더 그 칼날을 가슴에 찔러 손잡이 부분까지 밀어넣어, 피가 분출하는 것을 틀어막은 탓에, 비늘갑옷과 무거운 외투아래에선 붉은 거품이 스며들어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조급한 분격을 담아 살해한 말라카스는 숨을 헐떡이여, 심한 상처를 입고 위를 향해 넘어진 시체와 큰 평평한 돌 위에 보기 흉하게 놓어진 목을 앞에 둔채, 한쪽 무릎을 꿇고 쉬었다. 그러자 갑자기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려 왔다.

"미... 미안해요..." 그렇게 토해낸 목소리는 에메그 그로-카이라였다. 말라카스가 눈을 열어 절단된 머리를 응시하자, 상처로부터 피가 배어 나오고 있는데도 아직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눈동자는 격렬하게 흔들려, 앞에 있는 말라카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었다. 일찌기 긍지로 가득했던 투사의 눈동자는 깊은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혼란이 가져온 눈물로 가득했다.

무섭게도 여기에 이르러 처음으로 말라카스는 뭔가 깨달았다. 그가 죽인 남자는 그에게 있어 오시머의 자손들 중 한 사람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그가 지금부터 몇년 전에 어느 오크 소녀에게 하사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상심과 충격에 휩싸여, 둘은 한동안 애처롭게 서로 응시했다.

이윽고, 기름을 바른 철과 같은 정적에서 쉐오고라스가 그 공터까지 걸어 왔다. 그리고 에메그의 절단된 목을 들어 올려, 작은 회색 자루에 내던졌다. 쉐오고라스는 넵-크레센을 시체로부터 뽑아내 등을 돌려 떠나갔다. 말라카스는 일어서려 했지만, 돌이킬 수 없을만큼 자기 자식을 파멸시켜 쉐오고라스의 영역으로 보내버린 것을 알고, 다시 무릎 꿇었다. 그리고, 쉰 소리로 변명하는 아들의 목소리가 얼어붙은 지평선으로 사라져 가는 가운데, 자신의 잘못을 계속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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