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리본상 작품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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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A-BI | → | 고하토 | → | 배틀로얄 |
| 고하토 (1999) 御法度, Taboo | |
| <nopad> | |
| 장르 | 드라마, 시대극 |
| 감독 | 오시마 나기사 |
| 원작 | 시바 료타로 - 소설 《신센구미 혈풍록》 |
| 각본 | 오시마 나기사 |
| 제작 | 오타니 노부요시 오시마 에이코 나카가와 시게히로 시미즈 카즈오 제레미 토마스 장 라바디 야마모토 이치로 |
| 출연 | 기타노 다케시 마츠다 류헤이 아사노 타다노부 타케다 신지 최양일 |
| 촬영 | 쿠리타 토요미치 |
| 음악 | 사카모토 류이치 |
| 배급사 | |
| 개봉일 | |
| 상영 시간 | 100분 |
1. 개요
감각의 제국, 전장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오시마 나기사의 유작. 고하토(御法度)는 일본어로 절대 깨서는 안 될 금기, 규칙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선 1999년, 한국에선 2004년 개봉했다. 쇼치쿠를 나와 독립 자본 및 해외 합작으로 영화를 찍던 오시마 나기사가 오래간만에 쇼치쿠와 찍은 영화다.
원작은 시바 료타로의 《신센구미 혈풍록》 중 <미소년 검객 소자부로>와[1] <산조 강변의 전투>. 신센구미의 동성애 컨셉을 내세워 집단내의 금기와 그로 인해 무너지는 조직의 모습을 표현했다.
2. 등장인물
3. 스토리
배경은 에도 시대 일본. 신센구미에서 새로운 신입 두 명을 뽑았고 그들은 타시로 효조(아사노 타다노부)와 카노 소자부로(마츠다 류헤이)였다. 이중 고운 피부와 긴 머리를 한 미소년 카노 소자부로는 처음부터 상관들의 눈길을 끌었고 같은 신입인 타시로 또한 그를 탐냈다. 다만, 이 둘이 신센구미로 들어오게 되면서 많은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당시 국장이었던 콘도 이사미(최양일)는 히지카타 토시조(기타노 타케시)에게 문제를 직접 맡겼고 히지카타는 부하인 오키타 소지(타케다 신지)와 함께 신센구미 내에 생긴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반면, 신입들인 타시로와 카노는 함께 수련을 하며 날을 보냈고 타시로는 카노의 침대까지 들어가 그와 관계를 가지려고 하였기에 상관들은 이 둘을 연인이라고 단정짓는다. 계속해서 신센구미 일원들한테 열망받는 카노는 오히려 검술에 열중하였고 어느날 우연치않게 이노우에 겐자부로(사카가미 지로)라는 노안의 신센구미의 6번대 조장을 만난다.[2] 이노우에는 백치미 끼가 보이는 카노를 오히려 귀여워하였고 그에게 검술을 가르치기까지 한다. 이노우에와 카노는 라이벌 조직 일원들까지 상대하면서 우여곡절을 겪게 되고 카노는 전투 중 부상까지 당하게 된다.
하지만 카노의 적극적인 태도가 그에게는 좋은 평판이 되었고 상관들은 더욱 더 그를 아껴주고 귀여워해주기 시작한다. 그들 중 10번대 유자와 토지로는 카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억지로 그와 잠을 자는 등 카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고 하였지만 계속해서 그를 부정하는 카노에게 "타시로 효조가 그렇게까지 좋냐?"라며 화를 내게 된다. 그랬던 유자와는 다음 날 밤에 모르는 자객한테 암살당한다. 이 소식을 들은 히지카타는 관찰관인 야마자키 스스무에게 이번 임무를 맡기게 되었고 야마자키는 얼른 임무에 착수한다. 한편 콘도는 히지카타한테 야마자키를 보내어 카노를 여성과 관계를 맺게 하여 머리를 자르게 하게끔 지시를 내렸고 히지카타의 지시 하에 야마자키는 카노를 데리고 게이샤 거리로 가게 된다.[3] 그렇게 게이샤와 하룻밤 보내게 된 카노는 그녀와 관계는 커녕 그냥 잠만 자고 돌아오게 됐고 야마자키는 대신 사과하러 직접 가게에 가게 된다. 밤늦게 귀가하던 도중 야마자키는 유자와처럼 어느 자객으로부터 습격받았고 암살 시도를 실패한 자객은 단검을 흘리고 도망가버린다. 그가 흘린 단검은 다름아닌 타시로 효조 것으로 드러나자 콘도는 그를 처형하기로 한다. 다만, 일이 커질 수 있기에 공개 처형보단 몰래 암살시키기로 정하였고 그를 처형할 인물은 카노 소자부로로 발탁된다.[4]
카노가 제대로 임무를 완수할지 참관하기 위해 히지카타와 오키타는 밤늦게 장소에 미리 도착하였고 잠시 대화를 나눈다. 그러던 히지카타는 오키타가 동성애 혐오자인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오키타는 카노를 다른 일원들처럼 탐내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차리게 된다.[5] 대화가 끝나자마자 카노와 타시로는 약속된 장소에 나타났고 그제서야 수상함을 눈치 챈 타시로는 카노와 진검대결을 빙자한 처형이 시행된다. 긴 싸움 끝에 타시로는 카노를 제압하였지만 카노의 입에서 나온 몇마디[6] 때문에 잠시 멈칫하였고 그 틈을 타 카노는 타시로를 베어 그를 처형한다. 이를 지켜보던 히지카타와 오키타는 카노가 임무를 완수한 것을 확인한 후 발을 돌리지만 "뭔가를 놓고 왔다"고 멈춘 오키타는 급히 카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달려가는 오키타의 뒷모습을 본 히지카타는 마침내 진실을 알게 되었으며 카노는 타시로를 사랑한 것도 아니고 여성을 좋아한 것도 아니었던 것. 즉, 카노는 게이였고 그가 오로지 바라본 이는 오키타였다는 것이다.[7] 충격적인 진실을 받아드리던 와중에 카노의 비명소리와 함께 칼베는 소리가 울렸고 드디어 "괴물"이 처리됐다는 것을 인지한 히지카타는 옆에 있던 벚나무를 베고 영화는 끝난다.
4. 해석 및 기타
쉽게 얘기해서 게이였던 카노는 오키타를 짝사랑하였고 그와 오키타 사이에 들어오려는 이들을 배제해왔던 것.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알리바이가 필요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열망하던 이들을 이용한 것이다.- 타시로 효조: 작중 가장 불쌍한 피해자. 카노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오히려 그 애정을 이용당한 케이스. 카노는 상관들 앞에서 타시로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대놓고 그에게 검술에 져주는 등 행동을 취한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벌인 살인을 그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그의 단검을 훔쳐서 그를 범인으로 몰렸고 끝내 자기 손으로 그를 죽인다. 심지어 칼싸움에 밀리던 카노가 타시로에게 건낸 말은 아마도 "진심으로 사랑했다" 등의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 내용으로 추정되며, 비겁한 방식으로 그를 처형한 것으로 간주된다. 반대로 보면 말만으로 남자들을 혹할 수 있다는 점이 되며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아챈 오키타가 급히 그를 처리하러 간 이유가 될 수도 있다.
- 유자와 토지로: 타시로와 비슷한 케이스. 신입이던 시절 상관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성적으로 희롱당하였지만 알리바이가 생기자마자 복수로 그를 처참히 죽여버린다. 유자와가 대놓고 타시로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놔줄 수 없다"고 대답한 것도 그를 사랑해서 놔주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알리바이로 사용해야했기 때문에 놔주지 못한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이노우에 겐자부로: 나이도 많고 검술도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여 그를 이용한다. 처음에는 나이 많은 상관을 존중한다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장들 중 가장 부려먹기 쉬웠기 때문으로 추정. 그를 도와 신센구미 내에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고 그러면 자신이 범인이라는 목록에서 배제될 수도 있으니 그에게 우호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노우에에게 관심이 전혀 없으니 굳이 죽일 이유도 없던 것.
- 야마자키 스스무: 이노우에와 비슷한 케이스. 딱 봐도 이성애자이자 자신의 임무에 착실한 프로페셔널이어서 매혹하기 어려워 보였지만 그의 손을 잡거나 게이샤 집에서 밤새도록 그의 이름만 불렀다는 등 그의 마음을 흔들 여지는 충분히 생겼다는 것. 신센구미의 관찰관이란 인물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으니 단검을 증거로 심어놔도 당연히 자기 이름을 배제할 것을 알았기에 그를 살려둔 것.
반면 카노의 간사함, 인간으로서 어색한 면, 무뚝뚝한 표정, 아름다운 미모 및 사람들을 홀리는 능력 등을 여우와 비교할 수 있으며 몇몇 이들은 카노가 실제 여우 요괴였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 표정이 매우 무뚝뚝하고 반응 또한 매우 어색하다.[11] 인간치고 행동에 불쾌한 골짜기스러운 면이 있다.
- 작중에서 동물에 대해 이노우에가 설명할 때 카노에게 직접 "여우는 어떻까?"라고 질문했을 때 카노는 "글쎄요..."라고 대답한다.
- 마찬가지로 카노가 길게 묶어 놓은 머리도 여우의 꼬리를 상징할 수 있다. 그러니 상관들이 머리를 자르라고 할 때 자를 수 없다고 설명한다.[12]
- 마지막 카노가 오키타에게 살해당할 때 히지카타는 카노를 "괴물"이라고 불렀고 남자들이 그를 넘볼 때 카노는 이미 "괴물"한테 씌여었다라고 말한다.
- 오키타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귀신이 등장하는데 바로 다음 장면이 카노가 귀신같은 연출로 등장하였다.[13]
크게 봤을 때, 고하토는 신센구미가 미소년에 하악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지만 사실 단순한 퀴어 영화로 보기엔 뭔가 싶은 내용이다.
- 소재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작게는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에서 크게는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 영화와 내셔널리즘>의 저자인 김려실 부산대 교수는 이 영화를 군국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해석했다. 일본은 이전 시대에 무사도 정신을 일본 고유의 미의식과 교묘하게 결부시켜 애꿎은 일본 국민들을 전쟁터에 끌어들였다. 마찬가지로 카노 소자부로 역시 미소년 특유의 아름다움을 남들이 의식하지 못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였다는 점이 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결국 결말에서 히지카타 부장이 벚나무를 베어넘긴 것도, 일본의 상징이기도 한 벚나무를 베어 쓰러뜨림으로써 군국주의에 대한 항거 정신을 표출하려 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한편, 전통적으로 무사들간의 우정으로 여겨진 감정이 동성애인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작중 오키타의 이야기가 한 예.
카노는 언제부터 오키타를 사모하였는가?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이 극도록 적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아마도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을 수도 있다. 애당초 영화가 시작했을 때 카노와 오키타가 서로 대결을 하고 있었기에 아마 그 때부터 카노가 오키타를 좋아했을 수도 있다.
다만, 너무나 뜬금없는 전개이기에 감독이 억지로 집어넣은 반전 요소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양성애자들이 수두룩한 신센구미에 카노 홀로 게이였다는 점, 반대로 오키타는 진정 이성애자였다는 점, 그리고 게이인 카노가 이성애자인 오키타를 짝사랑했다는 점들만 봐서는 반전거리가 되지만, 둘의 상호작용이 적고 작중 아무런 떡밥도 없었다보니 이 반전을 영화의 약점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5. 여담
- 원작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골격은 <미소년 검객 소자부로>에서 따왔지만, 단편 <산조 강변의 전투>의 내용이 혼합되어 있다. 차이가 있다면, 원래 <산조 강변의 전투>는 이노우에 겐자부로(井上源三郎)와 고쿠기 다이지로(国技大二郎)의 이야기이지만, 영화에서는 고쿠기 다이지로의 역할을 카노 소자부로가 대신 맡고 있다. 때문에 스토리나 대사는 똑같아도 의도하려는 바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14]
- 한국과 연관있는 이들이 많이 출연한 작품이다. 재일 한국-조선인 감독 최양일이 신선조 총장 곤도 이사미 역을 맡았고 한국계 배우인 마츠다 유사쿠의 장남인 마츠다 류헤이가 주연을 맡는다. 기타노 다케시 또한
안 좋게한국과 연관이 많은 배우 중 하나다.
- 마츠다 류헤이는 자신이 맡은 역이 게이라는 말에 처음엔 거절했지만 나중에 이 역을 위해 두 달간 검도를 연습했다고 한다. 당시 나이가 15세였다.
- 오시마 나기사의 작품들 중 야심없는(?) 소품에 속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감독 이름값이 있었는지 2000년 칸 영화제 경쟁 부분까지 진출했지만, 수상은 못 했다. 그리고 오시마 나기사는 이 영화 이후 병환이 심해져 결국 이 작품이 유작이 되고 말았다.
[1] 정발 번역본 기준으로, 원제는 앞머리의 소자부로(前髪の惣三郎)다. 앞머리를 자르지 않은(삭발하지 않은) 18세의 무사는 남자를 받아들일 수도 있음을 의미.[2] 카노가 처음 봤을 때 60대로 알아본다. 실제 나이는 43세였다. 당시 사카가미 지로 배우가 65세였다는 걸 감안하면 일부러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여담으로 당시 조장들 역시 대부분 30대 초반이었는데, 배우들이 다 중년들이다.[3] 왜 하필 야마자키를 보냈는지는 불명이지만 아마도 카노를 탐내지 않을 이성애자 인물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런 야마자키 또한 카노의 유혹에 넘어갈 뻔한다.[4] 콘도가 직접 내린 결정. 이걸 들은 히지카타는 애인끼리 서로 죽여야한다는 것에 대해 콘도를 "독하다"고 불렀다.[5] 초반에 "이해가지 않는다" 수준으로 얘기하였지만 막판에 와서야 "카노나 타시로의 얼굴조차 보는 것도 싫다"고 아예 못을 밖는다.[6] 속삭이다시피 말했기에 타시로밖에 들리지 않는다.[7] 왜 하필 오키타였는지 다소 뜬금없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해석 부분 참조.[8] 이미 콘도, 이노우에, 야마자키 등 신센구미의 상관들 대부분이 카노한테 매료된 상황이었다. 이 진실을 아는 오키타는 그 심각성을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9] "매료되었다"는 부분이 조금 애매할 수 있는데, 이는 성적인 감정보단 카노를 그저 소유하고 싶어하는 열망에 가깝다. 콘도가 카노를 특히나 예뻐하고 어떻게든 그와 타시로를 떼어내려는 것도 이 감정 때문이다.[10] 사실 히지카타 자신도 카노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서 그제서야 본인 역시 소자부로를 열망했던 사람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해석이 있다. 즉, 카노 소자부로에 대한 열망 = 벚나무.[11] 타시로를 처형할 때 매우 어색한 웃음을 낸다. 심지어 처음 공개 처형을 했을 당시 히지카타는 카노를 보면서 "이 녀석... 사람을 죽여본 적 있군"이라고 할 정도로 차가워 보였다. 18세였던 카노가 벌써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부분이다.[12] 자를 수 없는 이유는 끝까지 설명되지 않았다.[13] 즉, 카노는 영적인 인물로 묘사된 것이다.[14] 다만 고쿠기 다이지로는 작가인 시바 료타로가 창작한 가상인물인데다가 카노 소자부로는 정확한 기술이 몇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