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6 21:35:04

라이너 크니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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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Reiner-Knizia-Polish-Games-2.jpg

1. 개요2. 생애3. 특징4. 대표작

1. 개요

Reiner Walter Knizia

독일보드게임 작가로 어마어마한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천만 판매량 신화를 쓴 인물 중 하나이다.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소유하고 있지만, 천편일률적인 숫자놀음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개발자.

대수학적 추상전략게임의 거장[1]으로 꼽히고 Deutscher Spiele Preis 4회 수상자[2]이기도 하다.

2. 생애

1957년 독일 일러티센에서 태어났으며, 독일 울름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이때부터 숫자게임을 만들 싹수가 보였다. 석사는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로 유학을 가서 이수했고, 박사학위는 다시 울름으로 돌아와 '다차원 페론 적분 규명'에 대한 연구로 받을 수 있었다. 졸업 후에는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PM으로 일을 했고, 독일의 큰 은행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점검하는 일을 담당했다. 여러모로 공돌공돌한 인생을 살아온 셈.

크니지아가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에 눈을 뜬 것은 박사과정 때부터였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가볍게 취미 삼아 작품을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졸업 후부터는 점점 작품의 수준이 깊어지더니, 급기야는 1990년에 '주사위와 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전략게임(Neue Taktikspiele mit Würfeln und Karten)'이라는 책까지 출판하기에 이른다. 그 후부터 다작 전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그의 이름으로 출판된 작품만 600개가 넘는다.

3. 특징

크리스 뷔름이 보드게임계의 기하학자라면 라이너 크니지아는 보드게임계의 정수론자이다.

모든 게임이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귀결되는, 수학적으로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그 숫자게임이라는 게 로보 77 수준의 숫자 맞추기 수준이 아니라, 이기려면 꽤나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치밀한 게임들이라는 것이 특징. 단순히 0부터 10까지의 숫자만 던져줘도 크니지아의 손 끝에서는 어느 정도 스토리와 개연성을 가진 전략게임이 나온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그 게임들이 가진 메커니즘 또한 매우 다양해서 로스트 시티, 반지의 제왕: 대결, 켈티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등은 같은 작가의 게임이고 수학적 계산을 요구하는 게임이면서도 승리를 위해 서로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승리는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게다가 쓰는 숫자 단위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도 경이로운 점.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하는 숫자 단위를 20 이내에서 컷하는 편인데, 그 한정된 숫자를 가지고 얼마나 다양한 메커니즘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도 크니지아의 게임을 즐기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볼프강 크라머만 해도 젝스님트를 만드는 데에 숫자 1부터 104까지를 사용했고, 그 쉽다는 로보 77만 해도 아무튼 숫자 단위가 77까지는 가는데, 크니지아의 게임들은 이들 게임보다 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면서 숫자를 사용하는 단위를 20 이내로 끊을 수 있다. 크니지아가 얼마나 간결한 알고리듬과 수학적인 조화를 추구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 구성물의 수가 줄어들며 게임 가격이 저렴해지는 건 덤[3]

하지만 바로 이 요소가 크니지아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격거리가 되기도 한다. 숫자와 대수학적 요소를 너무 직설적으로 사용하는, 바꿔 말하면, 어떤 테마를 던져줘도 숫자게임으로 갈아버리기 때문. 다른 게 테마가 아니라 그냥 숫자가 테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수학 게임으로 갈아버렸고, 일본 테마도 결국에는 숫자 비교 게임으로 만들어버렸고, 탐험 테마를 가지고는 숫자가 늘어나면 탐험이 진행되는 게임을 만들고, 아일랜드로 배경을 옮겨서는 결국 숫자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건너는 게임을 만들었다. 심지어 반지의 제왕이라는 판타지의 고전마저 크니지아의 마수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결국 아이들 두뇌활동 좋아지는 게임 이상의 뭔가가 있냐는 것. 해외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혹평이며, 크니지아 역시 이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

이런 크니지아의 몰테마성을 대표하는 예로 태양신 라(Ra)와 리테마 버전인 라지아(Razzia)[4]가 있다. 고대 이집트를 소재로 한 경매 게임을 테마만 현대마피아로 바꾸고, 메커니즘은 완전히 동일하게 출시했는데, 정말이지 아무런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둘 중 한 게임을 배웠다면, 다른 게임을 아무런 추가설명 없이 즐길 수 있다!! 테마 따위는 장식입니다. 보드게이머 분들은 그걸 몰라요

하지만 이런 비판은 크니지아의 게임을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사람들의 소리라는 이야기도 있다. 크니지아의 600개가 넘는 작품들 중에서 큰 인기를 끈 몇 작품만 가지고 비판을 한다는 것. 막상 라이너 크니지아를 지금의 위치에 올리기 시작한 작품인 모던 아트는 지금 하더라도 상당히 신선한 개념의 경매 게임이며, 테마와 게임 메커니즘의 연관성 또한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물론 테마를 바꿔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게임이기는 하다 또한 위에서 비판한 게임들 역시, 보드 위에서 그러한 수학적 고민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2003년작인 아서왕의 경우 보드게임과 전자게임을 섞은 터치 앤 플레이 방식으로 신선함을 안겨준 바 있고, 크니지아는 주사위를 이용한 우연성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책을 쓴 바도 있으며, 실제로 그의 게임 중에 간단한 주사위 게임들도 여럿 존재한다. 이들의 주장은 라이너 크니지아의 게임을 크게 두 부류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 수학적인 복잡성을 가지고 전략을 구성해야 하는 숫자게임들을 크니지아 게임으로, 운칠기삼의 우연성을 강조하는 자유분방한 게임들을 라이너 게임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5] 막상 개발자 본인은 자신은 두 부류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게임을 계속 만들고자 한다며 부정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크니지아가 다작을 했다는 것과 크니지아 게임에는 뚜렷한 개성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라이너 크니지아라는 이름만 들어도 보덕들의 머리속에서 어느정도 게임의 형태가 그려질 수준이 된다는 의미이다. 게임의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어느 한 분야에서 크니지아가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추상전략게임의 또다른 대가이지만 그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 크리스 뷔름과 비교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사실 이 둘을 직접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크리스 뷔름의 작품은 거의 장기, 체스도 아니고 바둑, 오목 급을 연상시키는 수준의 노 테마 추상게임으로 전략성이 훨씬 강조되고 매니아층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많다. 따라서 크니지아처럼 다작을 하기엔 무리인 부분이 많다. 규칙을 만드는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크니지아의 작품은 그에 비한다면 훨씬 대중성이 있고 다양한 테마를 직관적으로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둘이 쓰는 도구인 도형과 숫자가 가지는 근본적인 차이 때문인데, 숫자는 도형에 비해 특정 개체의 능력치의 차이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훨씬 직관적이고 명쾌하기 때문에 카드 하나에도 캐릭터성을 부여할 수 있는 반면, 도형은 형태 그 자체로 나타나는 조화로움이 있기 때문에 판을 구성하는 데에 숫자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사용하는 도구가 다르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접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4. 대표작


[1] 기하학적 추상전략게임의 거장으로는 크리스 뷔름이 있다[2] 어린이 분야에서도 하나를 수상했으며, SDJ도 1회(+ 어린이 부문 1회) 수상, IGA도 2인용 전략게임 부문에서 2회 수상이 있다. Deutscher Spiele Preis 공동 최다수상자는 카탄의 작가인 클라우스 토이버[3] 취소선을 치기는 했지만 크니지아가 천만 판매량 신화를 쓴 것에는 그의 게임 가격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착하다는 것도 한몫 했다[4] 독일어로 기습 검거작전을 뜻함과 동시에 이너 크니지아의 이름을 이용한 말장난의 의미도 있고, Ra의 후속작(Ra-zzia)이란 의미도 있다.[5] 성을 부르는 것이 보다 공식적으로 느껴지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 보다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에서 나오는 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