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Xerox Palo Alto Research Center, PARC).복사기로 유명한 제록스(XEROX)가 1970년 설립한 연구소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에 위치했다. 설립 당시부터 모기업의 사업과 무관하게 컴퓨터 과학의 미래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는 AT&T의 벨 연구소(Bell Labs)와 함께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민간 연구소로 평가받는 이유가 되었다.
현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핵심 기술 대부분이 이곳에서 탄생했으며, "미래를 발명했지만, 그것을 상용화하는 데는 실패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2023년 제록스로부터 분리되어 비영리 연구기관인 SRI 인터내셔널에 기증되었고, 2024년부터는 '퓨처 콘셉트(Future Concepts)'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2. 역사
1970년 7월 1일, 제록스의 수석 과학자였던 제이콥 골드먼에 의해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기존의 복사기 사업을 넘어 미래 기술을 개척하기 위함이었다. 뉴욕에 위치한 제록스 본사에서 3,000마일이나 떨어진 팰로앨토에 연구소를 세운 것은 본사의 간섭에서 벗어나 연구원들에게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PARC는 특히 ARPAnet 프로젝트가 축소되면서 흩어진 스탠퍼드 연구소(SRI)의 증강 연구 센터(ARC) 소속의 천재적인 연구원들을 대거 흡수했다. 이들은 ARPA의 자유로운 연구 문화를 그대로 PARC에 이식했고, 이는 전례 없는 혁신의 폭발로 이어졌다. 앨런 케이는 PARC가 사실상 ARPA 커뮤니티의 정신적 후계자였다고 회고했다.
2002년 제록스의 자회사로 분사했으며, 2023년 4월 제록스는 PARC를 비영리 연구기관인 SRI 인터내셔널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1월부터 PARC는 SRI의 퓨처 콘셉트(Future Concepts) 부서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3. 문화와 영향
3.1. 연구 문화: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다
PARC의 독특한 문화는 모기업인 제록스의 수익성보다 연구원 개개인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마음껏 탐구할 수 있도록 장려한 데서 비롯되었다. 앨런 케이에 따르면 PARC의 전략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는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미래에나 가능할 법한 기술을 현재의 기술과 자본으로 미리 구현해보는 것이었다.예를 들어, 제록스 알토 컴퓨터는 당시 기술로는 양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쌌지만, PARC는 이를 '미래에서 온 타임머신'으로 간주하고 수십 대를 만들어 연구원들이 미래의 컴퓨팅 환경에서 직접 생활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했다. 이는 "목표가 아닌 비전"을 추구하고, "사람에게 투자"했던 ARPA의 문화를 계승한 것이었다.
3.2. 상업적 실패와 유산
이러한 혁신에도 불구하고 제록스는 이 기술들을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했다. 이는 제록스 경영진이 자신들이 복사기 회사이지 컴퓨터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PARC가 발명한 기술의 잠재력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가장 유명한 일화는 스티브 잡스의 방문이다. 잡스는 1979년 PARC를 방문하여 제록스 알토와 GUI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리사(Lisa)와 매킨토시를 개발했다. 잡스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만약 제록스가 자신들의 성과를 제대로 활용했다면, 그들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제록스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첨단 기술 회사가 되었을 겁니다."
빌 게이츠 역시 윈도우 개발에 PARC의 GUI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다만 상업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앨런 케이에 따르면, 레이저 프린터 하나만으로 제록스는 PARC의 10년치 전체 연구개발비를 200배 이상 회수했다. 즉, 제록스는 수십억 달러를 벌었지만, 나머지 기술들이 창출한 수십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놓친 것이다.
4. 소개
제록스의 연구소로서 1970년 설립되었다. 설립자는 자기 공명[1] 분야의 권위자인 조지 패익 박사. 2002년 제록스의 자회사로 독립하였다.일개 복사기 회사의 연구소 주제에 무슨 약자까지 달고 있느냐... 싶겠지만, 이 연구소와 발명품들은 학술과정인 공학 서적에도 나오는 것은 기본이고 여러 면에서 매우 유명하다. 그동안의 발명품 목록이 인류에 많은 공헌을 했을 정도로 정말로 후덜덜한 수준이라는 점, 하지만 상업적으로는 철저하게 실패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십년 동안 이런 연구 개발 환경을 유지했다는 점에서이다. 이점은 제록스를 좋게 평가할 만한 일이다. 기초연구에 투자를 해서 나름대로 특허는 땄다. 이러한 회사들이 벨 연구소, IBM 연구소 등이다.
먼저 대표적인 발명품 리스트를 보자. 이를 토대로 이후 많은 것들이 나왔는데, 기초연구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VLSI[2] (Very-Large-Scale Integration)
- 레이저 프린터
- 마우스
- 이더넷[3]
- GUI[4]
- 최초의 GUI 운영 체제 개인용 컴퓨터 제록스 알토 (Xerox Alto)
- WYSIWYG[5]
-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Object Oriented Programming)
- 유비쿼터스 컴퓨팅
- Electronic Paper Display + Flexible Display[6]
즉, 현재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 및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가장 중요한 원천 기술을 개발한 곳이 바로 제록스 PARC인 것이다. 이런 특이한 결과는 제록스 PARC의 문화에 기인하는데, 모회사 제록스의 수익성보다는 각 연구원/연구진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풍토였기 때문. 말 그대로 연구원에게는 "꿈의 직장"이었던 셈이다. 참고로 IT 엔지니어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직장인 구글에서도 "회사 사정과 무관하게 연구하고 싶은 주제"로 쓸 수 있는 자원은 대략 20~30% 수준이다. 참고로 PARC에 있었던 사람들 중 컴퓨터 관련 분야의 사람들만 따져도 대략 이런 수준이다.
-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런 케이(Alan Kay)
- 이더넷을 만든 밥 멧칼프(Bob Metcalfe)
- 인터넷의 전신인 ARPAnet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밥 테일러(Bob Taylor)
- 포스트스크립트를 만든 어도비의 창업자 존 워녹(John Warnock)
- MS 오피스를 지휘했던 찰스 시모니(Charles Simonyi)
한 마디로, 세계 최강의 천재 컴퓨터 과학자들의 집합소로 IT업계의 스컹크 웍스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문화는 한편으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발명품들의 특허를 공공의 이익이나 상보적 발전을 위해 풀어 두는 등 느슨한 관리로 제록스에서는 "회사 수익에 도움 안 되는 돈만 먹는 하마"로 여겼으며, 결국 2002년에 분사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해 제록스는 그들이 무얼 개발했는지도 모르는 수준이었다고 혹평하면서, "자신들의 성과에 대한 관리만 제대로 되었다면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록스를 합친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첨단 기술 회사만큼이나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효시적 기술을 개발하되, 상용화에 전혀 중심을 두지 않았던 것에 대해 그들은 '제록스는 당시 한낱 컴퓨터 회사로 변신하는 걸 매력적이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바이오, 다양한 기술 분야의 검증, 유비쿼터스, 청정 기술 등을 수행하면서
5. 주요 인물
PARC는 IT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들이 모인 '어벤져스'와 같았다. 튜링상 수상자만 4명을 배출했다.- 앨런 케이 (Alan Kay):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의 아버지, 스몰토크 개발, 튜링상 수상.
- 밥 멧칼프 (Bob Metcalfe): 이더넷 발명가, 튜링상 수상.
- 버틀러 램슨 (Butler Lampson): 제록스 알토 개발 주역, 튜링상 수상.
- 찰스 태커 (Charles P. Thacker): 제록스 알토 개발 주역, 튜링상 수상.
- 밥 테일러 (Bob Taylor): ARPAnet 책임자 출신으로 PARC 컴퓨터 과학 연구소의 창립자.
- 존 워녹 (John Warnock): 포스트스크립트 개발, 어도비 공동창업자.
- 찰스 시모니 (Charles Simonyi): 브라보(Bravo) 워드프로세서 개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여 MS 오피스 개발을 지휘.
- 린 콘웨이 (Lynn Conway): VLSI 칩 설계 방법론을 개척.
[1] 병원에서 흔히 촬영하는 MRI가 바로 자기 공명의 대표적 상품이다. Magnetic Resonance[2] 반도체의 역사를 짤막하게라도 요약할 때 반드시 나오는 단어. 집적회로인 IC를 매우 큰 규모 (Very Large Scale)로 형성시킨 것. 다만 워낙 오래된 물건이다 보니, 지금 수준에서는 하품 나오는 KB 단위의 용량이다.[3] 즉, 현재 사용 중인 LAN!![4] Graphic User Interface. 이는 PARC에서 개발한 앨토(Alto) 컴퓨터에 최초로 구현되었는데, 후에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 PARC에서 이후에 만든 스타 워크스테이션을 보고 참조해 매킨토시에 구현했다.[5]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워드 프로세서 등에서 "화면에 보이는 대로 결과물이 출력된다"는 방식. 지금이야 너무 당연하지만,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역사에서 이 방식이 실현된 것은 1980년대 후반 ~ 1990년대 초반에 들어와서야 가능했다. 나무위키 편집기에서 글을 쓸 때 나무위키 문법이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6] 요즘 시야각 좋고 햇빛 아래서도 볼 수 있고 종이랑 비슷하다고 전자책에서 사용되는 그 전자종이 맞다. 그리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그거 맞다. 여기서 만든 Gyricon이 전자종이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시초. 하나 상용화는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