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6-11 17:24:31

BLIT


1. 개요2. 설명3. 여담

1. 개요

베리먼 논리화상기술 / Berryman Logical Image Technique(BLIT).

영국 작가 데이비드 랭포드의 단편 SF 모음집인 바실리스크 시리즈에 등장하는 기술 혹은 무기. 1988년 SF잡지 '인터존'에 실린 동명의 단편 'BLIT'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2. 설명

간단히 말해서 보면 죽는 그림으로, 종이에 그려진 중성자폭탄, 정보 시대의 핵무기라고도 불린다.

20세기 말, 케임브리지 IV 슈퍼컴퓨터 연구소에서 만들어냈으며 BLIT의 B에 해당하는 베리먼은 발명한 사람의 이름.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로 생각하여, 컴퓨터가 특정 명령에 에러를 일으켜 정지하는 것처럼 인간의 두뇌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개발해냈다. 충분히 복잡한 패턴 인식 프로그램이 내부의 표현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발생되는 것으로, 다시 말해 특별한 도구 없이 이 그림을 보면 사람이 즉사한다. 간단한 프로그래밍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기술적으로 복잡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원리적으로 프랙털 모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며, 쿠르트 괴델수학적 이론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그림이 머리에 들어오게 되면 두뇌의 전기화학적 데이터 패턴을 방해하는 기전을 유도한다는 설이 있다.[1] 그러나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이 그림을 보자마자 곧바로 끔살당한 관계로 아직도 그 존재와 자세한 원리는 베일에 싸여 있다.

처음 만들어진 B-1판은 통칭 "앵무새"라고 불리며, 개발자인 베리먼을 포함해 연구자들이 모두 죽어 버리고 테러리스트들에게 탈취당했다. 그 뒤로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서 개량된 B-2를, MIT에서는 B-3을 만들었다고 한다.

BLIT은 특수 제작된 실린더형 렌즈를 통해 보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그 결과 테러리스트들의 무기 역시 총과 폭탄에서 스텐실판과 스프레이 깡통으로 변하였으며, BLIT을 이용한 첨단 기술 테러가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렸다. 개중에는 BBC 생방송 중에 BLIT을 들이대어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방송사들은 모든 생방송을 철폐하고 녹화 방송만을 송출하도록 규제되었다. 아울러 초등학생들을 향한 테러 위험을 방지하고자 학생들의 머리에 바이오칩을 이식하여 집과 학교를 제외한 풍경을 보지 못하도록 시각을 제한하는 동시에 학교에서도 일부 구역을 보지 못하도록 제한하였다.[2] 이런 특수한 칩은 어른이 되어서야 자신의 의지로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른 종류의 어둠'[3]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세상이 이상한 어둠에 잠겨있는데 어른들은 이런 어둠에 신경쓰지 않는 듯 돌아다니니 뭔가 비밀이 있을 거라 생각하던 학생들이 우연히 이렇게 무서운 BLIT를 입수한 것. 학교 복사실에 선생들이 졸업할 아이들에게 시험삼아 보여주려고 놔둔 저위력판의 BLIT를 찾아내서 "시련의 시간"이라면서 애들과 누가누가 오래 버티냐란 치킨 게임 놀이를 반복한 것. [4] 소문을 듣고 보려는 아이들이 늘어났는데, 결국 간질 발작이 있던 애에게 BLIT를 보여줘 쓰러지는 사고가 터지자 교장실로 끌려가서 엄청나게 혼나게 되었다. 사람을 무수하게 많이 죽인 정보화 시대의 핵무기를 가지고 장난을 쳤으니...

다만 이후 BLIT 종이를 교실에 집어넣는 테러가 터지자, 계속 BLIT을 보다보니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밀치고 뛰쳐나가 제거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제대로 본 다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지만 본인은 내성이 있어 수 초 정도 버텨내고 기절해 입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영웅이 되고 사람들에게 BLIT도 대응책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해피엔딩을 암시한다. 그리고 BLIT 대치반은 선물로 이 아이의 바이오칩 제한을 풀어준다.

이걸 다룬 다른 소설에선 이 놈 때문에 이미지 파일[5], 동영상 등의 매체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인터넷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2006년에 유즈넷과 뉴스그룹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멀티미디어 파일이 없던 태동기의 인터넷으로 회귀한 듯 보인다. 그리고 이 세계관에선 2006년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울트라에 이 BLIT가 해적판 방지를 위해 삽입되었다는 루머도 존재한다...

현재 바실리스크 시리즈 중 2편이 인터넷에 공식적으로 올라가 있다. 제목은 각각 BLIT, Comp.Basilisk FAQ이다. 단 둘 다 영어이다. 그 중 뒤의 Comp.Basilisk FAQ는 네이처지에 실린 소설로 작가가 자신의 사이트에 올려놓은 것이다.

3. 여담

일단, 왜 이런 설정이 나왔냐 하면, 데이비드 랭포드 그 자신의 첫 직장이 AERE(Atomic Weapons Research Establishment, 현 Atomic Weapons Establishment) 였기 때문. 5년 정도 핵무기를 만지는 물리학자 질을 하니, 저런게 나올 수 밖에...

프렉탈 모형과 관련이 있다는 설정에 따라 현실에서 프렉탈 도형을 통해 BLIT를 모방한 이미지(혹은 상상의 BLIT)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본다고 사람이 죽거나 하는 일은 없다.

현실에서도 시각 정보가 뇌에 이상을 주는 현상으로 광과민성 증후군이 있다. 뇌에 과부하가 걸려 뻗는 것으로 소설 내 설정과도 일부 일치하는 면이 있다. 다만 광과민성 증후군은 특정 상황에서 극히 일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며, 사망에 이른 사례는 아직 없다. 또한 할카스가 보면 죽는 그림의 실사판 취급을 받기도 한다.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주인공 일행은 보그 드론 하나를 탈취해 보그에게 BLIT처럼 기능하는 위상기하학적 이상성질체(Topological Anomaly 4747)를 메모리에 주입시킨 후 되돌려보내서 보그 전체에 퍼뜨리려고 하였으나, 하필 대상이 된 드론이 인격을 발달시킨 탓에 살인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획을 철회한다. (TNG S5E23 "I, Borg")

SCP 재단에서도 설정상 Berryman-Langford Memetic Kill Agent(베리먼-랭포드 밈적 살해 인자)라는 명칭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SCP-001 관련 정보 등 재단의 최중요 기밀사항에 대한 보안 장벽으로 이용 중. 그 외에도 SCP-096의 경우 그림은 아니지만 096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보면 어떻게든 죽는다는 점에서 BLIT와 유사하다.

라이트 노벨 9S에서는 '시각독'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게 등장한다. BLIT가 뇌의 전기화학 패턴을 교란시킨다면, 시각독은 빛의 패턴을 이용해서 본 사람의 체내에서 신경독이 합성되게 만드는 식이다. 시야를 빼고는 완전히 차폐된 공간에서 앞을 못 보는 여성만이 살아남았는데, 그때의 살해 수단이 이것이었다는 설정.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에 등장하는 BQT의 정체는 듣게 되면 웃다가 죽게 되는 농담, 통칭 '살인 소담'이다.
[1] 비유하자면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간섭하는 명령어를 이용해 데이터를 손상시키는 SQL 인젝션 기법을 두뇌에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BLIT의 원리로 언급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프랙털이 모두 재귀적 구조에 관한 개념임을 생각해 보면 두뇌의 신경망이 작용하는 과정에 일종의 무한 루프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2] 집의 창문들 역시 아이들이 이러한 인공적인 "맹점"으로 인식하도록 바뀌었다.[3] 2001년 휴고상 단편부문 수상. 동일 이름의 단편집도 있다. 여기에선 바실리스크 스토리를 다 다루고 있다.[4] 소설에도 등장하지만 어느 국가에선 저위력판을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5] 이미지 파일을 올리는 것은 정부의 엄격한 허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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