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홍재범
1. 개요
1.1. 2018년 작성 글
1.1.1. 사리의 첼시에서의 은골로 캉테1.1.2. 2년차 징크스와 모하메드 살라1.1.3. 리버풀 중원의 핵심, 바이날둠1.1.4. 메호대전1.1.5. FFP 룰 위반과 도핑 사실 묵인1.1.6. 분데스리가의 50+1 정책1.1.7. 손흥민의 재교체1.1.8. 흑인 골키퍼는 레전드가 될수없는가?1.1.9. 18/19시즌 도르토문트 분석1.1.10. 18/19시즌 나폴리 분석1.1.11. 나를 슬프게 하는 불운의 선수, 이과인1.1.1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대로 괜찮은가?1.1.13. 포체티노와 손흥민 그리고 토트넘1.1.14. 현역 최고의 센터백, 버질 반다이크1.1.15. 현지에서 사용하는 정식 명칙, 꼭 지켜야 하는가?1.1.16. 챔피언스 리그 티켓 분배와 규정1.1.17. 한국인은 왜 EPL에서 뛸 수 없을까?1.1.18. 김민재의 중국행 선택, 비판받아야 하는가?1.1.19.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라1.1.20. 잠재적 축구 강대국, United States of America1.1.21. 현대축구란 무엇일까?1.1.22. 이 선수는 왜 전설이야?1.1.23. 축구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1.1.24.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라인
1.2. 2019년도 작성글1. 개요
페이스북 해외축구 갤러리 관리자 홍재범이 자신의 타임라인에 작성한 글들을 옮겨놓은 문서이다[1]1.1. 2018년 작성 글
1.1.1. 사리의 첼시에서의 은골로 캉테
은골로 캉테의 최근 퍼포먼스에 의문이 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직전 시즌이나 월드컵에서 퍼포먼스의 반도 못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이 문제는 캉테의 개인기량 저하가 아니다. 나는 사리 감독이 캉테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사리 감독이 라니에리 감독, 콘테 감독과 다른 점이 뭔지 조금만 살펴보자.
레스터시티 시절 라니에리는 극단적인 롱볼과 역습으로 적은 기회를 창출하지만 높은 골 성공률로 저득점 저실점의 실리축구를 했다. 이 전술의 핵심은 물론 짠물수비를 하는 수비진도 맞고 빠른 스피드와 높은 골결정력을 보유한 공격진도 맞다. 그러나 공격과 수비 모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준 것은 상대적 강팀들을 상대로도 중원에서 밀리지 않던 대니 드링크워터와 은골로 캉테의 활약 덕분이다. 이 둘은 필드를 넓게 활용하는 박스투박스, 즉 높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상대 지역과 우리 지역을 활보하며 중원 장악에 힘을 써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었다.
그 중에서도 캉테의 인터셉트 능력이나 슬라이딩 태클 능력, 또 전진드리블 능력은 점유보다 역습을 위주로 하는 레스터시티에게 캉테가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
콘테의 쓰리백 전술에서도 다르지 않다. 콘테가 즐겨 사용하던 포메이션은 343과 352다. 특히 343이라는 포메이션은 상대와 대등한 수의 공격수들을 가져가면서 수비수가 한 명 더 많다는 점에서 공격적이면서 수비력이 탄탄한 축구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공격수의 수가 같고 수비수가 한 명 더 많다면 부족해지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해야 하는데 2명 밖에 기용할 수 없는 미드필더 라인이다.
그러나 캉테는 그 높은 활동량과 수비 능력으로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도리어 윙백들의 공격가담까지 활로를 열어주며 그야말로 콘테 감독 아래서는 첼시 전술 그 자체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다면 사리 감독에 아래서는 왜 이런 장점들이 부각되지 않는 것일까?
사리 감독은 이번에 나폴리에서 온 새로운 감독이다. 부임 자체가 상당히 늦었기 때문에 쓰리백에 초점을 맞추고 리빌딩을 하던 콘테 감독의 스쿼드에 자신의 전술을 입히기가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리 감독은 나폴리에서 자신과 함께 하던, 사리 감독의 전술 중추를 맡고 있는 조르지뉴를 영입하면서 바로 짜임새 있는 전술을 입히기 시작했다.
사리 감독은 점유를 중심으로 압박과 역습까지 가져가는 어떻게 보면 애매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안정적인 전술을 사용한다. 그 전술에서 조르지뉴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조르지뉴는 미드필더 후방지역에서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맡으며 중원에서의 안정적인 볼키핑과 기초 빌드업, 전진패스 등 사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방점을 찍어줄 확실한 핵심자원이다.
그러나 여기서 캉테에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캉테의 가장 큰 장점은 월드클래스의 수비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진 패스 능력과 전진 드리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중하위권 클럽에도 캉테만큼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레스터시티의 은디디, 에버튼의 게예, 뉴캐슬의 디아메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캉테와 달리 수비능력만 갖추고 있을뿐 공격전개 능력에는 뚜렷한 강점이 없다. 다시 말하자면 캉테는 수비와 공격전개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수준급의 선수라는 것이다.
그런 캉테에게도 부족한게 있으니 바로 공격적인 능력이다. 물론 캉테는 공격도 잘하는 선수다. 그러나 캉테의 월드클래스급 수비능력과 공격전개 능력에 비하면 공격 능력은 너무나도 평범한 수준이다. 사리는 최후방에 조르지뉴를 배치함으로써 캉테를 보다 전진된 위치에 배치시켰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캉테는 그동안 보여주던 수비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적어졌고 상대적으로 평범한 수준의 공격능력을 갖고 공격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캉테를 공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튼튼하고 견고한 방패를 들고 상대를 후려치는 것과 같다. 물론 그 방패로 상대에게 대미지를 줄 수는 있겠지만 우린 검이라는 훌륭한 무기를 냅두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
캉테는 지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뛰고있다.
그러니 최근 첼시 경기를 꾸준히 본 사람들이라면 캉테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수준의 활약을 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지금 첼시가 잘 나가보이는가? 스트라이커의 득점 부재와 캉테의 애매한 역할 부여는 결국 시즌을 거듭할수록 표면적으로 드러날 것이고 사리 감독은 이에 대해 유연한 대처를 하지 못 한다면 결국 우승경쟁에서 한발자국 물러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전부가 아닐 때도 있다. 축구는 데이터로만 봐서는 절대로 예측할 수 없다. 첼시는 지금 무패라는 상황에 안주해 이 상황을 빨리 타개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시즌을 보내야될 것이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204129786510013&id=100007390398776 | 원본 링크]링크
1.1.2. 2년차 징크스와 모하메드 살라
한시즌 반짝이란게 뭘까? 월드클래스급의 기량을 보여주고도 귀신같이 다음 시즌이 되면 부진한 선수들을 보고 우리는 한 시즌 반짝이라고 한다.이것을 달리 말해 소포모어 징크스, 즉 2년차 징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최근에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선수들이 엄청난 한 해를 보내고 2년차에 많은 부진을 겪는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첫번째로는 공격패턴을 읽혔기 때문이다. 살라의 경우에는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왼발로 감아차는 로벤같은 스타일의 플레이스타일을 추구한다. 다만 로벤보다 더 안쪽으로, 더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 패널티 박스 안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살라는 자신의 최대장점인 볼키핑 능력을 활용하여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유인한 후에 유효슛을 때리거나 더 좋은 위치에 있는 팀동료에게 연결하고는 했다.
그러나 상대 선수들도 바보는 아니다. 모든 팀의 공격수들은 언제나 분석당하고 상대팀은 그들을 막을 파훼법을 찾기 마련이다. 이에 살라는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공격 진행 시 자신의 흐름을 읽히고 계속 막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패턴을 읽히는 것은 극복하기 쉬운 문제이다. 팀동료를 십분 활용하거나 단 한가지의 또다른 공격패턴만 만들어도 상대 수비수가 예측하기 매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살라는 최근 두 경기에서 연속골을 성공했는데 자신의 전매특허인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왼발슛이 아닌 볼을 받자마자 그대로 볼의 진행방향을 살려 오른발로 다이렉트 슛팅을 하는 방법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런 단순하지만 확실한 또 다른 방식의 공격패턴이 생긴다면 상대 수비수에게 흐름을 읽히는 일은 확실히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살라같은 경우는 공격패턴의 문제보다는 두번째 이유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1년차 활약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이다. 살라는 엄청난 한 해를 보냈다. 사실 엄청나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 어떤 표현으로도 부족한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AS로마에서 리그 15골을 기록한 선수라는 사실을 잊게했다. 리버풀에서 리그 32골로 득점왕과 함께 호날두가 남긴 이피엘 역대 최고 득점인 31골을 갈아치웠다. 또한 챔스에서는 10골을 넣으며 팀을 결승까지 견인했고 그 활약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게 문제였다. 살라가 아마 리그 20골 정도의 활약과 챔스 8강 혹은 4강 정도에서 여정이 멈췄다면 지금처럼 마음이 무겁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라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호날두의 이피엘 최다골을 갱신했고 소속팀을 10년만에 챔스결승에 올려두었지만 그는 챔스 결승전에서 불의의 사고로 어깨 부상을 당하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팀의 패배를 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팀의 패배가 자신의 책임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패배는 자신이 지난 시즌에 이룩한 이 모든 활약을 다시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지금도 살라를 괴롭히고 있을 것이다. 결승전에서 트라우마가 생긴건 카리우스만이 아니다. 살라도 카리우스 못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큰 부담감과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자신감의 하락은 경기 중에서도 계속 나타났다. 지난 시즌에는 볼소유권을 잃어버리는 평균횟수가 경기당 2회 안팎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시즌에는 4회가 훌쩍 넘어가고 있다. 공격수의 볼소유권 상실은 자연스럽게 상대팀의 역습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전부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파리 생제르망과의 챔스 경기에서도 살라의 볼소유권 상실로 인한 음바페와 네이마르의 역습이 동점골을 실점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던 것을 우리는 지켜본 바가 있다.
그런 탓인지 최근 살라의 부진한 모습에 여러 국내외 축구팬들은 살라에게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었다. 국내외 축구 커뮤니티를 보면 팬들의 반응이 똑같은걸 알 수 있다. 국내에선 '한 시즌 반짝'이라며 비난하고 있었고 해외에서도 'one season wonder' 라며 비난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선수의 부담감만 커질 뿐이다. 이제는 가시돋힌 말들을 뒤로 하고 선수가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응원해주는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선수를 믿고, 기다려주고, 묵묵히 응원해주는 일이다. 살라가 어서 빨리 부담감을 극복하고 이 일을 통해 더 멋지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2]
1.1.3. 리버풀 중원의 핵심, 바이날둠
EPL에는 수많은 월드클래스급 미드필더들이 있다.그들은 대부분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서 팀의 전술을 좌지우지 할 만큼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들이다.
맨시티의 케빈 데 브라위너, 첼시의 은골로 캉테, 아스날의 루카스 토레이라, 맨유의 폴 포그바, 토트넘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리버풀의 핵심 미드필더는 누구일까?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리버풀의 핵심 미드필더는 지오르지뉴 바이날둠이다.
PSV와 뉴캐슬에서 윙어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던 바이날둠은 뉴캐슬의 강등과 함께 리버풀로 영입되었고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리버풀의 좋은 미드필더 자원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특유의 투박한 드리블과 수준 낮은 연계 능력, 매경기마다 발생하는 컨디션 기복으로 인해 그동안은 백업 혹은 로테이션 멤버로 밖에 기용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팀에 한 명이 없는거처럼 미미한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하며 리버풀이 미드필더를 보강할 때마다 전력외로 분류될거란 예측이 팽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바이날둠이 보여주고 있는 능력은 가히 새로운 미드필더를 영입했다고 할 수 있을만큼 엄청난 퍼포먼스다.
박스투박스의 정석인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이전부터 최악의 결점으로 뽑혔던 컨디션 기복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게다가 리그초반 헨더슨의 부진과 파비뉴의 적응실패로 인해 바이날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오는 일이 잦았는데 미친듯한 볼탈취와 탈압박으로 마치 검은 모드리치를 보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장악하는, 중원을 지배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게다가 과거에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던 선수인 것을 입증하는거 마냥 투박했던 드리블도 개선되어 전진성까지 갖춘 모습으로 발전했다.
특히 바이날둠의 모든 장점을 볼 수 있었던 파리와의 챔스경기에서는 혼자서 파리의 중원을 무력화시켰으며 심지어 과감한 전진 드리블로 패널티킥까지 유도하여 그날 팀에게 소중한 승점 3점을 선물해주었다.
그전이나 이후에도 선발출전하는 경기마다 자신의 기량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단연 리버풀의 핵심임을 알리고 있는 바이날둠이다.
비록 전진패스와 플레이메이킹은 부족한 선수지만 그 단점을 모두 커버하고도 남는 높은 활동량, 단단한 피지컬, 성실한 공수가담, 훌륭한 탈압박 기술, 수준 높은 볼탈취 능력 그리고 준수한 주력까지, 바이날둠은 이미 리버풀에서 대체불가능한 수준까지 기량이 올라온 상태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은 쓰리톱 봉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먼저 바이날둠을 막지 못한다면 절대로 승리를 따내지 못 할 것이다.
더 이상 바이날둠을 무시하지 마라.[3]
1.1.4. 메호대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이들은 축구를 넘어 모든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서도 다시는 나올 수 없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라고 말이다.
호날두와 메시의 이러한 경쟁구도를 역사상 어떠한 라이벌 관계와도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부각시킨 것은 두 선수가 완전히 반대되는 선수라는 점이었다.
그들은 태생부터 달랐다. 호날두는 유럽대륙에 속한 포르투갈에서 술밖에 모르던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아래서 태어났다. 그리고 메시는 남아메리카에 속한 아르헨티나에서 가족밖에 모르던 헌신적인 아버지 아래서 태어났다.
두 선수의 대비점은 태생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 차이는 두 선수가 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호날두는 오른발잡이에 187cm의 큰 키와 높은 점프력을 살리는 헤더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반대로 메시는 왼발잡이에 169cm의 작은 키와 낮은 무게중심을 살리는 드리블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반대되는 체격조건으로 성장함에 따라 부여받은 역할도 달랐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인사이드 포워드, 즉 윙어지만 패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며 직접 득점을 시도하는 역할을 맡았고 레알 마드리드로 와서는 연계형 공격수인 벤제마와 일사분란하게 위치를 바꾸며 중앙 스트라이커 자리로 올라가는 스위칭 윙어의 역할을 맡았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 보여주던 드리블 능력을 최소화하며 보다 득점에 집중하는 포지션인 포처, 즉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리하고 민첩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붕괴하며 득점을 올리는 역할을 맡으며 오프더볼의 최강자가 되었다.
그러나 메시는 오히려 직접 득점을 위한 윙포워드보다는 연계를 중심으로 득점까지 챙기는 펄스나인, 즉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며 최전방 공격수가 미드필더처럼 뛰어주는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때로는 정해진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플레이메이킹을 주도하는 프리롤까지 맡기도 했다. 연계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많이 부여받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메시는 최전방 공격수가 갖춰야하는 위치선정이나 침투 능력보다는 직접 공을 갖고 중원에서 볼을 소유해주고, 전방으로 배급해주고, 드리블로 전방 공격에 활로를 열어주며 온더볼의 최강자로 거듭났다.
그렇게 모든 부분에서 두 선수는 항상 서로의 반대편에 서있었고 각자의 역할에서 정점에 오른 그들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각자 세계 최고를 다투는 팀에 속하여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비단 그들의 차이는 축구내에서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 두 선수는 축구외적인 부분에서도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호날두는 문란한 사생활로 항상 구설수에 올랐으며 자녀는 대리모를 통해 모친이 없는 사생아로 젖주(젖두주니어)를 낳았고 메시는 친척이자 어릴적 소꿉친구였던 안토넬라라는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행복한 가정 아래 부모가 온전히 충족된 적출자, 미구(미니구토)를 낳았다.
그리고 호날두는 알코올 중독으로 아버지를 잃었지만 메시는 법원에서 아버지를 잃었다. 또한 메시는 가족들의 노력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치료받으며 자랐지만 호날두는 자신의 노력으로 가족들을 가난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선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라고 부른다.[4][* 이 글은 호날두에게 [[팀 K리그 VS 유벤투스 FC/사건사고 및 논란|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작성된 글이다]
1.1.5. FFP 룰 위반과 도핑 사실 묵인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망의 FFP 룰 회피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빅클럽들의 도핑 사실 묵인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축구를 이끌어가는 축구연맹 FIFA가 공범이라는 사실
지금부터 이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도록 하자.
FFP 룰이란 Financial Fair Play의 약자로 풀어서 설명하면 재정적 페어플레이, 즉 자본에 의한 축구의 불평등화와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유망주 육성을 촉진시키기 위해 2009년에 처음으로 재정된 룰이다. 어떠한 내용의 룰인지 더 간단하게 설명하면 클럽 지출이 클럽 수익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룰이다.
취지와 내용만 본다면 정말 자본의 유입을 제한시키고 공정한 경쟁을 유인하는 정책처럼 보이겠지만 벌써부터 한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모든 클럽에게 지출에 대한 공정한 제한선이 있는게 아니다. ‘클럽의 수익’보다 많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클럽의 수익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익만 하더라도 2위팀과 벌어들이는 수익차이가 상당히 크며 하위팀으로 갈수록 그 격차가 말도 안 되게 커진다. 더 쉽게 설명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사용하는 100만원은 하부팀이 사용하는 1만원 가치의 수준 밖에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정책은 빈익빈 부익부를 유도하는 악질적인 정책인 것을 알 수 있다.
클럽의 수익은 크게 입장권 수익, 중계권 수익, 유니폼 판매수익 등이 있겠지만 가장 조작하기 쉽고 대중들이 알기 어려운 부분은 스폰서에 의한 수익이다. 쉽게 설명하면 A라는 팀이 나이키에게 스폰을 받으면서 10만원을 받는다고 치자. 그런데 A라는 팀이 스폰서 수익을 10만원이 아닌 100만원으로 과대보고 하고 그 사실을 FIFA와 UEFA를 돈으로 사주하여 묵인시킨다면 A라는 팀은 스폰서 수익 과대평가에 의한 그 차액만큼 지출을 더 감행할 수 있는 것이다. 즉 A라는 팀은 90만원의 추가적인 지출이 가능해진다.
스폰서 수익을 포함한 클럽 수익의 규모가 가장 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지출을 하던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망에 대한 FFP 악용에 대한 목소리는 이전부터 꾸준하게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눈으로 확인된 이상 이들의 만행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FFP 룰을 스폰서 수익 과대평가로 인해 교묘하게 회피했다... 이것으로 이 사태가 일단락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이 저지른 만행은 단순히 FFP 룰을 회피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표면적인 내용이다.
룰이 재정된 것은 2009년, 그들이 신흥강호로 떠오른 것도 비슷한 시기이다. 파리 생제르망은 카타르라는 한 나라를 사주하여 2022년 월드컵 개최를 FIFA로부터 약속받고 파리 생제르망을 인수, 투자하게 만들었다. 여기서부터는 스폰서 수익 과대평가 따위로 발생한 억단위 규모가 아닌 조단위의 돈놀음으로 스케일이 커진다. 국가가 개입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비리가 밝혀지는 것이다. 구단의 직접적인 수익이 아님에도 파리 생제르망은 카타르에게 2조에 달하는 돈을 지원받았으며 피파회장인 인판티노마저 돈으로 매수하여 그 만행을 눈감게 만들었고 오히려 인판티노가 그들의 뒤를 봐주며 그들을 도와주게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맨체스터 시티도 3조에 달하는 돈을 불법적으로 지원받았지만 UEFA 통계 위원회가 그것을 직접 확인하고도 묵인, 오히려 보호를 해주었다. 애초에 파리 생제르망이 네이마르와 음바페에게 사용한 이적료와 주급만 하더라도 파리 생제르망 1년 예산에 30퍼센트가 넘어가는 막대한 돈을 지출하게 된다.
심지어 FFP 룰 위반에 대한 처벌은 수위가 상당히 강력한데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는 뜻으로 n년간 이적시장 사용 불가능, n년간 국제대회 참여 불가능 등의 처벌이 가해진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가 FFP 룰 위반으로 받은 처벌 내용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2014년 그들이 받은 징계는 6000만 유로, 약 700~800억에 달하는 벌금과 UEFA 챔피언스리그 명단 축소라는 말도 안 되는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이적시장 사용금지와 국제대회 참여 불가능과 비교해본다면 이건 공개적인 묵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 밝혀진 내용으로는 이 처벌 수위를 맨체스터 시티 측에서 직접 결정하고 수용했다는 것이다. 3조원에 달하는 돈을 지원받았으니 참 가소로운 수준의 벌금형이 아닐 수가 없다.
우리가 이것을 왜 알아야 하는가? 이 내용을 묵인해준 곳이 국제축구연맹 FIFA이기 때문이고 이 사건으로 발생한 문제점은 파리 생제르망과 맨체스터 시티의 부당 이익에서 끝이 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성실하게 FFP룰을 이행한 구단은..? 이 룰로 피해를 본 구단은 대표적으로 AS로마가 있다. 챔스진출에 실패했던 로마는 중계권 수익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대폭 감소하게 되자 구단의 전체적인 수익도 동시에 급감하게 되었고 초과된 지출을 메꾸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수를 팔게 되었다. 당시 리그와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모하메드 살라를 왜 팔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로마 단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살라를 팔아야만 했습니다.’
이 차이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게 진정 맞는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망은 축구계를 우롱했고, 응원하고 지지해준 모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국가를 움직였고, FIFA와 UEFA를 매수했다.
그들은 영원히 축구계에서 퇴출이 되어야 응당 마땅하며 그들이 축구계에서 퇴출이 되지 않는다 한다면 클럽의 수익 정책과 구조를 모든 사람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를 지니고 다시 축구계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밝혀지지 않은 여러 빅클럽들의 도핑에 대한 의혹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도핑에 걸리는 약물 복용은 근육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고 특히 체력적인 부분에서 말도 안 되는 비약적인 향상을 보여준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보여준 그 말도 안 되는 활동량, 이번 사건에는 푸틴과 러시아 월드컵도 연류되어 있으니 지켜봐야 하겠다.
확정적인 내용으로는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 도핑에 걸리는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FIFA에서 묵인하고 넘어간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도핑 묵인 또한 FFP 룰 악용과 맞먹는, 혹은 그 이상 가는 악질적인 불법 행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도가 있을 것이니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왜 이 사태가 문제가 되는가..? 소속팀에 있는 선수들은 구단과 FIFA의 욕심으로 갑자기 피해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고 특히 팀에 뼈를 묻고 헌신해준 파리 생제르망의 에딘손 카바니, 티아구 실바나 맨체스터 시티의 뱅상 콤파니, 세르히오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 또 레알 마드리드에 루카 모드리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르히오 라모스나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헤라르드 피케 등 이 모든 선수들의 지난 활약과 업적은 결국 평가절하를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축구팬들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되었고 이는 축구 역사에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 되고 다시는 일어날 수도 없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이탈리아 세리에의 승부조작, 칼치오폴리 사건은 당시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만 지금 이 사건은 충격이란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다.
그들은 우리를 우롱했고, 기만했고, 사기행위를 저질렀다. 축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사고에 대한 징계를 내리고 검토하는 FIFA에서 직접 전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고 어쩌면 유럽리그가 슈퍼리그라는 명목으로 유럽통합리그로써 출범하게 되는 가능성과 계기를 만들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부로 축구는 죽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진짜 축구를 잃었다.[5]
1.1.6. 분데스리가의 50+1 정책
이번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망의 FFP 룰 회피로 인해 다시금 재평가 받는 정책이 있다. 그 어느 리그보다 인플레이션이 적고 그 어느 리그보다 유망주 발굴에 힘을 쓰며 그 어느 리그보다 팬들을 사랑하는 리그, 바로 분데스리가의 정책이다.분데스리가는 타리그와 차별화 된 정책이 하나 있다. 바로 50+1이라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구단을 지지해주는 서포터들과 팬들이 구단의 지분을 과반수 이상, 즉 51%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는 아주 특별한 정책이다. 이 룰로 인해 분데스리가에서는 구단주가 팀을 인수하여 직접 경영할 수 없으며 대기업 스폰서들이 구단의 지분을 상당수 차지하여 영향력을 끼칠 수도 없다.
실제로 분데스리가는 TSV 레버쿠젠(바이어챈)과 Vfl 볼프스부르크(폭스바겐)처럼 출범이전부터 기업이 운영하던 구단을 제외하면 클럽 이름앞에 기업명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라이프치히는 팀 이름앞에 스폰서 레드불을 뜻하는 RB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Red Bull이 아닌 Rasen Ball 이라는 뜻이라며 억지로 RB를 집어넣어 사용하고 있다. 허나 이는 분데스리가에서 정식적으로 승인하여 주지 않아 정식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이니 분데스리가가 얼마나 외부 기업의 개입을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정책이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더 있다. 호펜하임을 아마추어 리그부터 분데스리가까지 성장시킨 투자자 디미타르 호프는 호펜하임의 구단주가 되고 싶어 구단의 지분을 더 소유하고자 했지만 결국 50+1룰에 가로막혀 팀의 지분을 더 이상 사지 못하여 구단주가 될 수 없었다. 2015년에 정책이 완화되어 20년 이상 꾸준히 지원을 해준 개인이나 단체에 한하여 구단을 독점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이 허용됨에 따라 결국 디미타르 호프가 호펜하임의 지분을 96%를 소유하며 실질적인 구단주가 되긴 하였지만 그는 1989년부터 30년 가까이 호펜하임에 투자해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된 케이스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만큼 분데스리가는 외부 자본의 유입과 기업의 투자, 경영을 매우 배격하는 리그이다.
정책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다.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축구의 최종적인 목표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책에 단점도 분명했는데 외부 자본의 유입 없이는 맨체스터 시티나 파리 생제르망처럼 과감한 투자로 팀을 성장시킬 수 없었고 도리어 구단측에서는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팀의 주축 선수를 상위팀으로 판매하는 형태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이유로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거대한 팀이 항상 하위팀 에이스들을 빼오며 리그내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결국 뮌헨이 수년간 리그를 독주하며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리그의 재미와 경쟁력을 위해 이 정책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많았고 실제로 폐지를 위한 움직임도 잠깐 활발하게 일어났던 적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언할 수 있다.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자본에 의해 결정되는 축구는 진짜 축구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들은 비록 깜짝 영입이나 치열한 우승경쟁을 보여주진 못 했지만 축구가 담고 있는 본질, 구단을 위한 축구가 아닌 팬들을 위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감동케한다.
자본의 힘을 믿고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던 어느 구단들은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하지 않았고 구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축구를 이용했으며 결국에는 그들의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재미만을 추구하며 분데스리가의 50+1 정책을 비판하던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한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 진짜 축구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진짜 축구를 지켜오던 사람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우승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러나 돈이 있으면 발전하고 돈이 없으면 도태되는 지금의 축구시장은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여실히 입증해내고 있다.
더러운 비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자본이 판을 치는 현대 축구가 하루 빨리 분데스리가처럼 청렴하고 팬들을 위해주는 진짜 축구로 변화하길 기대해본다.[6]
1.1.7. 손흥민의 재교체
손흥민 재교체에 대해서 논란이 왜 이렇게 많은지 솔직히 이해할 수가 없다.'교체된 선수를 다시 교체하는 것은 선수를 무시하는 일이다.' 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이전에 있었던 후안 마타의 교체 사건을 끄집어내어 포체티노를 욕하기도 했다. 당시 마타는 교체로 들어간 선수였지만 후반 막바지 제공권 싸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펠라이니와 다시 교체된 적이 있었다.
이에 무리뉴가 공개적으로 마타에게 사과했던 이 사건을 끄집어 와서는 그만큼 재교체는 선수를 무시하고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며 아직도 포체티노를 욕하고 있다.
'애초에 손흥민을 다시 뺄거면 처음부터 에릭센을 넣지 그랬냐!'
맞는 말이다. 처음부터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무사 뎀벨레와 교체되었다면, 손흥민이 아예 출장을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논란될 일은 아닐 것이다.
자 다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토트넘은 리그 경기 4일전 리그컵을 치뤘다. 당시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출장했으며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 에릭 라멜라는 출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3명은 이번 울버햄튼과의 리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으며 리그컵에서 선발 출전하여 84분을 뛴 에릭센과 90분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돌리려고 했던 포체티노는 예상치 못 한 부상 변수에 심히 당황을 했을 것이다. 3일뒤 치뤄지는 PSV와의 챔스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하는 토트넘의 입장에선 모든 핵심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리그에서의 승점 또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무사 뎀벨레가 부상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승점 3점을 챙겨야하는 포체티노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남아 있는 카드 중에 가장 핵심 선수인 에릭센과 손흥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울버햄튼은 승격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저력있는 팀이고 시즌초 맨시티의 발목마저 잡은 다크호스 팀이다.
그런 상황에서 애매한 선수에게 뎀벨레의 빈자리를 맡길 수도 없었고 또 그렇다고 해서 손흥민과 에릭센 둘 중 한명에게 남은 80분 이상을 부담시키는 결정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3일뒤 챔스에서도 출장해야 하는 두 선수 모두에게 80분이란 시간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까 에릭센이 뎀벨레를 대신하여 교체로 출장하였어도 후반이 끝나기 전 손흥민과 교체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손흥민이 재교체 된 것이 기분이 나쁜가? 오히려 뎀벨레가 부상으로 빠졌을때 에릭센보다 먼저 선택받고 교체 출장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손흥민이 마타처럼 '전술'에 의해 자존심을 짓밟히고 교체되었는가? 포체티노는 그만큼 손흥민을 핵심선수로 생각하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래도 기분이 나쁘다면 당신에게 묻겠다.
현재 토트넘의 챔스 승점은 단 1점, 그런 상황에서 챔스를 포기하고 리그에 집중하자는 개소리는 듣지 않겠다. 당신이라면 리그컵 - 리그 - 챔스로 이어지는 10일간의 3경기에서 모든 핵심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포체티노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포체티노의 재교체 결정이 오히려 손흥민을 아껴주고 믿어주는 신뢰의 교체 전술이었다는 생각 밖에 들지는 않는다. '재교체'라는 단면적인 상황만 보지 말고 일정과 부상명단, 승점상황 등 앞뒤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감독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진정한 팬이라면 말이다.[7]
1.1.8. 흑인 골키퍼는 레전드가 될수없는가?
흑인, 신이 인종을 만들때 인종차별의 아픔을 주고 그 보상으로 모든 신체적 우위를 한데 집약시켜놓은 인종.어느 스포츠에서나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탄력, 유연성, 스피드, 파워.
흑인들은 이 모든 신체 능력에 있어 타인종들을 훨씬 상회하는 능력을 소유하고있다.
축구에서도 최고수준 월드클래스에는 기술이 좋은 백인들이 많지만 그 아랫단계 준월클에 해당하는 실력대에는 압도적으로 흑인 숫자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오던 의문점이 하나 있다.
'왜 골키퍼 중에는 레전드라고 불릴만한 흑인 선수가 없을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흑인 골키퍼로는 브라질의 레전드이자 AC밀란의 레전드인 디다가 있다. 하지만 그도 엄밀히 말하면 라틴계 흑인이기 때문에 완벽한 아프리카계 흑인 골키퍼 중에 레전드라고 칭할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에 나는 내 친구목록 중 축잘알 세손가락에 들어가는 이동근과의 토론 끝에 몇가지 가설을 도출해보았다.
첫번째 가설, 흑인이 백인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신체능력이 골키퍼 포지션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흑인들은 특유의 탄력성과 유연성, 그리고 선천적인 근육량에서 타인종과는 차별화 된 강점을 보인다. 허나 우리도 잘 알다시피 피지컬 싸움과 밸런스를 중요시 여기는 필드 플레이어와는 달리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들은 시야와 반사신경, 순간적인 판단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흑인들의 강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흑인들이 백인에 비해 '강점'이 없는 것이지 '약점'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첫번째 가설을 조금 더 보완할 필요성이 있었다.
두번째 가설, 흑인이 백인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신체능력이 오히려 골키퍼 포지션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쿠르투와나 데헤아같은 선수들을 보면 키는 2m에 육박하지만 상당히 얇고 마른 몸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반사신경과 다이빙 능력을 최대치로 극대화 시키기 위해 신체 밸런스를 극단적으로 조정한 것이라 생각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흑인들은 신체 밸런스를 저렇게 극단적으로 조정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근육량이 발목을 잡아 몸을 둔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반사신경과 다이빙 능력이 백인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근육량을 늘리고도 오히려 반사신경과 다이빙 능력을 유지, 발전시킨 마누엘 노이어라는 골키퍼를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번째 가설도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지게 되었고 나는 발상을 전환하여 축구선수들의 시작점으로 회귀해보았다.
세번째 가설, 피지컬이 우월한 흑인 선수들은 유소년 시절에 골키퍼가 아닌 필드 플레이어로 중용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골키퍼 포지션에서는 흑인이 도태된 것이다?
오히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는 선수들을 인종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어 일반화 시키는 첫번째와 두번째 가설보다는 그럴 듯 하고 더 설득력 있어보인다. 흑인 선수들의 유소년 시절을 보면 대부분 또래의 백인 선수보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점하고 있다. 때문에 유소년 감독이나 코치들은 더 많은 흑인선수들을 필드 플레이어로 기용하려 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골키퍼를 맡은 흑인들은 그 표본 수가 현저하게 적어지면서 동시에 확률적으로도 월드클래스로 성장할만한 흑인 골키퍼가 매우 적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 주제에 대한 정답은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한 답을 내릴 사람도, 그런 연구결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유심히 생각해보아도 될만한 주제이다. 이런 건전한 토론과 내용이 축구에 더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주제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어떠한가? 왜 흑인은 월드클래스 골키퍼가 될 수 없는 것인가?[8]
1.1.9. 18/19시즌 도르토문트 분석
이번 시즌 돌풍을 몰고 올 팀은 어디일까?그리고 그 팀의 핵심 선수는 누구일까?
우리팀만 알지 말고 다른팀도 알고 보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잼, 축잘알과 함께 하는 유럽축구 정복기.
(사진에도 동일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다.)
[도르트문트]
홈구장: 지그날 이두나 파크 (Signal Iduna Park)
연고지: 도르트문트
감독: 뤼시앵 파브르
직전시즌 순위: 4위
위르겐 클롭이 분데스리가에 검고 노란 큰 탑을 세운지 7년이 지나서야 다시 분데스리가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도르트문트이다.
그동안 팀의 핵심이었던 선수들을 계속 타클럽에 빼앗기며 힘든 시간을 겪었고 지난 시즌에는 챔스 조별리그에서 2무 4패로 처참히 깨지며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의 주축 스트라이커 오바메양이 이탈함과 동시에 챔스에서 떨어지고 향한 유로파리그에선 잘츠부르크에게 패하여 16강 탈락하며 도르트문트라고는 생각하기도 힘들만큼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동안 팀의 핵심멤버였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마츠 훔멜스, 소크라티스, 헨릭 미키타리안, 일카이 귄도안 등이 이적으로 팀을 떠났고 야쿱 브와시치코프스키, 스벤 벤더, 곤살로 카스트로, 안드레 쉬얼레 등은 기량하락과 다른 이유로 더 이상 팀에서 중용 받지 못 하고 팀을 떠나게 되었다. 게다가 안드리 야르몰렌코처럼 지난 시즌 새로 합류한 이적생들이 끝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탈한 핵심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우스만 뎀벨레가 각각 아스날과 바르셀로나로 떠나면서 끝내 팀이 재건 불가능한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는 주저앉지 않았고 오히려 17/18 시즌을 과도기로 삼았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부러졌던 날개를 다시 달고 도약하려 하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유럽 각지에 퍼져있는 유망한 선수와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싹 끌어 모아 유망주 포텐 터뜨리기로 노선을 변경하였고 그 결과는 지금 보는 것처럼 대성공으로 시작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 노란 돌풍을 불어오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도르트문트이다. 과연 그 노란 돌풍이 어디까지 향할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지금부터는 앞으로 도르트문트를 책임질 유망한 선수들은 누가 있는지, 또 그 외에도 도르트문트의 핵심 선수들은 누가 있는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유망한 선수>
1. 단-악셀 자가두
파리 생제르망 출신, 프랑스 국적의 1999년생 선수이다. 이름은 자가두이지만 키는 196cm으로 존나 크며 큰 키에 어울리지 않게 매우 민첩하고 빨라 풀백까지 맡을 수 있는 아주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훔멜스와 소크라티스가 떠나고 온갖 걱정을 떠안게 하던 도르트문트 수비진에 단비가 되어주고 있는 선수이다.
2. 압두 디알로
AS모나코 출신, 프랑스 국적의 1996년생 선수이다. 지난 시즌 마인츠에서 5년의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소크라티스의 공백을 메워야했던 도르트문트가 과감하게 클럽 레코드에 준하는 2800만 유로를 제시하며 디알로는 도르트문트로 팀을 옮기게 되었다. (도르트문트의 클럽 레코드는 쉬얼레의 3000만 유로이다.)
현지에서는 같은 국적의 사무엘 움티티와 플레이스타일이 매우 비슷하다며 극찬을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도르트문트 수비진에 단비가 되어주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이다.
3. 마누엘 아칸지
FC바젤 출신, 스위스 국적의 1995년생 선수이다. 자가두, 디알로처럼 센터백은 물론 풀백까지 소화가 가능한 선수이며 스위스 내에서도 국가대표 수비진의 미래라며 대단한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이다. 자가두, 디알로와 함께 이번 시즌 노란 돌풍의 안정적인 후방 지원을 담당해줄 것으로 예측된다.
4. 아슈라프 하키미
레알 마드리드 출신, 모로코 국적의 1998년생 선수이다. 에버튼의 콜먼-베인스 풀백 조합과 마찬가지로 도르트문트도 지난 10년간 슈멜처-피슈첵 조합으로 풀백 걱정 없이 살았으나 세대교체를 위해 검증된 풀백을 데려와야 했다. 그러나 검증은 커녕 레알 마드리드에서 개똥을 싸던 하키미를 임대영입 하면서 많은 팬들의 분노를 사게 되며 하키미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하키미는 그런 여론에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함성으로 바꾸며 엄청난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공수 다방면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은 기여를 하면서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의 유망주 프로젝트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이다.
5. 마흐무드 다후드
묀헨 글라드바흐 출신, 독일 국적의 1996년생 선수이다. 글라드바흐 시절 현 아스날 소속인 그라니트 자카와 환상적인 조합을 보여주며 분데스리가에 이름을 떨친 선수이기도 하다. 자카가 아스날에서 다후드 같은 유형의 선수가 옆에 없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토레이라의 합류와 함께 다시 제 기량을 찾은 것처럼 다후드는 중원에서의 영향력이 매우 큰 선수이다.
드리블과 전진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고 수비 능력도 받쳐주는 육각형 미드필더이다. 카스트로와 벤더의 이탈로 그동안 많은 골머리를 앓던 미드필더진에 든든하게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도르트문트의 미래이다.
6. 율리안 바이글
TSV 1860 뮌헨 출신, 독일 국적의 1995년생 선수이다. 2015년 도르트문트 입성 당시 주전 미드필더였던 스벤 벤더를 밀어낼만큼 엄청난 안정감과 볼간수 능력을 보여준 선수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팀의 주축 멤버 이탈과 함께 대단했던 데뷔 시즌의 모습은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이번 시즌 중원에 힘이 실린 만큼 다시 도르트문트 중원에 날개를 달아줄 선수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태클과 클리어링이 주무기이며 탈압박과 패스 능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독일 내에서도 독일산 부스케츠라며 극찬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도르트문트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7. 제이든 말릭 산초
맨체스터 시티 출신, 잉글랜드 국적의 2000년생 선수이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 당시 팀 동료였던 필 포덴, 브라힘 디아즈와 함께 잉글랜드 내에서도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나 1군 데뷔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못 하고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시즌 야르몰렌코와 쉬얼레가 우스만 뎀벨레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 하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되었고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 했던 산초가 이번 시즌에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게 되었다.
많은 우려와는 달리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로이스를 환상적으로 보좌해주며 거의 매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다. 도르트문트가 더 이상 우스만 뎀벨레를 그리워하지 않게 만든 특급 유망주이며 도르트문트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이다.
8.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도르트문트가 낳은 미국 국적의 1998년생 선수이다. 1군 콜업 이후 꾸준하게 로테이션으로 기회를 보장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우스만 뎀벨레가 떠나고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야르몰렌코와 쉬얼레를 대신하여 팀의 2선 공격을 이끌어준 선수이다. 로이스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을 때도 그 빈자리를 묵묵히 채워주며 그 진가를 알렸고 지금도 많은 빅클럽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초특급 유망주이다.
9. 야콥 브룬 라르센
덴마크리그 링그비 출신, 덴마크 국적의 1998년생 선수이다. 산초, 풀리시치와 함께 윙어 포지션에서 지속적으로 기회를 받으며 출장하고 있으며 받는 기회에 부응하듯이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이다. 산초와 풀리시치가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며 좀 묻히는 감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는 훌륭한 선수임을 입증해낼 수 있는 아주 유망한 선수이다.
<핵심 선수>
1. 외메르 토프락
지난 시즌 훔멜스의 대체자로 레버쿠젠에서 합류한 베테랑 센터백이다. 자가두, 아칸지, 디알로 등 어린 수비수들을 보살피고 키워줄 선수이며 팬들의 많은 기대에 부응하면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이다. 마르크 바르트라가 소속팀을 레알 베티스로 옮길만큼 주전입지를 확고히 하며 도르트문트의 수비에 안정감과 조직력을 불어넣어준 아주 보석같은 선수이기도 하다.
프로 경력이 매우 긴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89년생의 나이로 충분히 젊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 어리고 유망한 도르트문트 수비진을 잘 이끌어줄 것이다.
2. 토마스 델라니
덴마크 명문클럽 쾨벤하운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검증받은 델라니는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으로 팀을 옮기며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곧바로 미드필더진이 빈약해진 도르트문트의 레이더망에 걸렸고 도르트문트는 샬케와의 영입경쟁에서 승리하여 델라니를 영입할 수 있었다.
세바스티안 로데가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전력외로 분류되자 미드필더진에 남은 건 젊고 유망한 선수들 뿐이었고 그 혼란스러운 미드필더진을 조율해주고 안정감 있게 이끌어 가주는 선수가 델라니이다. 기본적으로 박투박 스타일의 미드필더로 중원에 장악력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핵심 선수이다.
3. 악셀 비첼
제니트에서 보여준 엄청난 활약으로 수많은 빅클럽들의 오퍼가 있었으나 잠시 황사머니를 택하면서 중국에 잠깐 다녀왔다. 그러나 다시 유럽 무대로 복귀한 비첼은 여전히 벨기에 황금세대의 주전 미드필더인 것을 입증이라도 하는 양 자신의 기량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도르트문트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홀딩과 박투박, 모든 미드필더 역할에 능한 육각형 미드필더이고 인터셉트, 클리어링은 물론 볼간수와 전진패스 능력, 또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을 때의 전진성까지 갖춘 만능 미드필더이다. 현재 도르트문트에서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핵심 중에서도 핵심 선수임을 모두에게 알리고 있다.
4. 막시밀리안 필립
공격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자원이며 94년생으로 팀의 미래가 되어줄 선수이다.
레반도프스키 - 오바메양으로 이어지는 도르트문트의 최전방이 급작스럽게 바추아이로 바뀜에 따라 득점력에 많은 문제를 맞이하던 도르트문트였다. 설상가상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바추아이가 부상으로 빠지며 본래 왼쪽 윙을 맡던 필립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받게 되었고 필립은 본포지션이 아님에도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해주었다. 팀이 부상으로 흔들릴때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헌신해주는 아주 중요한 선수이다.
5. 파코 알카세르
마르크 바르트라가 도르트문트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다. 알카세르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수아레즈의 백업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오바메양 이탈로 최전방 공격수가 아예 없어진 도르트문트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영입을 해야만 했다. 알카세르 본인도 오프더볼에서 발휘되는 라인브레이킹 능력과 높은 골 결정력을 바르샤식 점유축구에선 십분 활용하지 못하며 기량이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반가운 제안이 되었고 결국 도르트문트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득점기계로 거듭나고 있다.
중앙 공미로 자리를 옮긴 마르코 로이스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팀의 무패행진과 연승을 이끌고 있는 단연 핵심 선수이다. 특시 교체출전만 하면 골을 박는다 하더라.
6. 마르코 로이스
묀헨 글라드바흐 시절 소속팀 감독이었던 뤼시앵 파브르가 도르트문트의 감독이 되면서 로이스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당시 로이스를 윙이 아닌 중앙 공미로 사용하며 재미를 봤던 파브르 감독은 포화 상태의 윙 포지션에 로이스를 배치하지 않고 중앙 공미로 위치를 옮긴 후, 젊고 유망한 선수들에게 윙 포지션의 기회를 주고 있다.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로이스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은 듯 분데스리가를 폭격하고 있으며 최전방 알카세르는 물론 양쪽 윙어들에게도 활력과 기동력을 불어넣어 주며 도르트문트라는 팀을 온전히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 로이스가 부상없이 꾸준히 활약해준다면 7년만에 리그 우승과 더 높은 챔피언스리그 성적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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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선수만 영입하며 선수 한 명에게 천억이 넘는 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축구이다. 그러나 도르트문트만큼은 달랐다. 그들은 비록 영입하는 선수가 검증되지 않았을지라도, 그리고 그 선수가 도르트문트에서 실패할지라도,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축구를 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 도르트문트는 전세계에 노란 돌풍을 몰고 오며 모든 팀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다. 우승컵은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당신이 어떤 축구를 보고 싶은지 아직 결정하지 못 했다면 도르트문트가 당신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당당히 추천할 수 있다.
이것이 꿀벌 구단, 도르트문트이다.[9]
1.1.10. 18/19시즌 나폴리 분석
이번 시즌 돌풍을 몰고 올 팀은 어디일까?그리고 그 팀의 핵심 선수는 누구일까?
우리팀만 알지 말고 다른팀도 알고 보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잼, 축잘알과 함께 하는 유럽축구 정복기.
(사진에도 동일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다.)
[나폴리]
홈구장: 스타디오 산 파올로(Stadio San Paolo)
연고지: 나폴리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
직전시즌 순위: 2위
왈테르 마짜리 감독이 팀을 이끌던 시절 나폴리는 에딘손 카바니, 에세키엘 라베찌, 마렉 함식의 삼각편대를 구성하며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닥공팀으로 성장했다. 이후 에딘손 카바니와 에세키엘 라베찌가 상당한 수준의 이적료를 안겨주며 파리 생제르망으로 떠났고 나폴리는 그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입지를 다지지 못 하고 도태되던 곤살로 이과인, 호세 카예혼, 라울 알비올 등을 영입하면서 다시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그 시기에 마짜리의 후임으로 온 라파엘 베니테즈는 함식을 원래보다 후진된 위치에 배치시고 인시녜, 카예혼, 메르텐스로 양쪽 윙에서 최전방 이과인을 보좌하는 형태로 공격진을 형성하며 카바니, 라베찌, 함식이 보여주던 삼각편대에 뒤지지 않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마짜리 감독 시절부터 꾸준하게 지적되어 오던 중원 장악력과 수비 안정감이 고질적으로 발목을 잡으면서 화끈한 공격축구와 역습축구로는 많은 축구인들에게 극찬을 받았음에도 우승후보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그에서도, 국제대회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진 못 했다.
그리고 뒤 이어 부임한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그동안의 역습지향적인 축구를 점유지향적인 축구로 팀컬러를 바꾸면서도 화끈한 공격축구는 유지하며 전보다 더 매력적인 팀으로 만들었고 곤살로 이과인이 세리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을 하고 팀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윙을 맡던 드리스 메르텐스를 과감하게 제로톱으로 기용하며 이과인의 공백을 메워버렸다.
사리 감독은 다크호스에 불과하던 나폴리를 유벤투스에 대적할 확실한 우승후보로 만든 후 첼시로 떠났지만 뒤이어 부임한 현재 나폴리의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가 사리볼을 이어받아 팀을 다시 한번 견고히 세우고 있다.
불과 15년전만 하더라도 파산으로 인해 3부리그에 있던 몰락한 클럽, 나폴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세계 최강팀 반열에 들어서고 있고 유벤투스의 세리에 독주를 끝낼 확실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항상 국제대회 성적만큼은 아쉬웠던 나폴리이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과 파리 생제르망의 발목을 잡으며 그저 다크호스가 아닌 진짜 강팀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나폴리가 이번 시즌에는 어느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우리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지금부터 나폴리의 핵심 선수에는 누가 있는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핵심 선수>
1. 파우지 굴람
풀백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특히나 좌측면 풀백에 대해서 수준 높은 선수를 찾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188cm라는 우월한 체격조건을 갖추며 센터백도 소화 가능한 굴람은 리버풀, 맨시티 등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좌측면 풀백이다.
수비능력 뿐 아니라 공격능력까지 장착하면서 사리 전술에서도 단연 핵심 선수로 성장했고 공격가담은 물론 이후 이어지는 크로스 능력까지 눈에 띌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임을 여실히 입증해내었다. 지난 시즌 중반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고 그 빈자리를 마리오 후이가 대신하였으나 굴람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 하면서 나폴리팬들은 굴람이 얼마나 소중한 선수인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2. 라울 알비올
레알 마드리드 떨거지 3인방 중 한명으로 곤살로 이과인, 호세 카예혼과 함께 주전자리를 보장받기 위해 나폴리로 왔다. 베니테즈가 감독으로 있던 시절부터 꾸준하게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해주었으나 85년생의 나이로 점점 노쇠화가 찾아오던 알비올이었다.
느려진 주력과 둔한 반사신경으로 많은 실점을 내주기 시작하던 알비올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칼리두 쿨리발리가 각성하면서 알비올에게 돌아가는 역할부담 또한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쿨리발리가 정점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알비올도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량을 뽐내며 나폴리의 저실점에 큰 공헌을 하였다. 190cm의 체격조건으로 파트너 쿨리발리와 함께 수비시 공중볼 경합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공격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직접 득점까지 해줄 수 있는 다재다능한 베테랑 수비수이다.
3. 칼리두 쿨리발리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백을 뽑으라고 한다면 다들 세르히오 라모스, 디에고 고딘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수비수로서의 기량만 놓고 본다면 버질 반다이크와 함께 월드클래스 센터백이라 평가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센터백일 것이다.
사리 감독 아래서는 수비력 뿐 아니라 득점력까지 갖춘 괴물 센터백으로 성장했으며 195cm라는 우월한 체격조건으로 공중을 지배하며 나폴리 수비진에 엄청난 안정감을 더해주는 선수이다. 베니테즈 체제에서는 풀백도 잠깐 볼 정도로 주력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나폴리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과인이 유벤투스로 떠난 이후 사리 감독은 다양한 공격 전술을 시도했었는데 확실한 팀컬러가 잡힐 때까지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묵묵히 나폴리의 후방지역을 수호해준 선수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나폴리가 반란을 일으킨다면 그 중심에는 단연 쿨리발리가 서있을 것이다.
4. 마렉 함식
클럽 최다 득점자 마라도나의 득점 기록도 넘어섰고 클럽 최다 출장자 쥐세페 브루스콜로티의 기록도 갈아치운 나폴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나폴리가 1부리그로 승격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나폴리와 함께 하며 나폴리가 유벤투스와 리그 우승 경쟁 다툼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미드필더 전 지역을 누비며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해준 선수이다.
마짜리 감독 아래서는 카바니, 라베찌를 보좌해주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아 세컨드 스트라이커처럼 뛰기도 하며 공미로서 정점의 기량을 보여주었고 베니테즈 감독 아래서는 트레콰르티스타라고 불리기도 하는 공격적인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트레콰르티스타란 4분의 3이라는 뜻으로 전방 공격수보다는 아래, 2선 공미보다는 위에 위치하는 역할을 뜻한다.)
사리 감독 아래서는 메짤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으며 언제나 팀 전술의 중심이 되던 것이 마렉 함식이다. (메짤라는 미드필더가 윙어의 역할도 일부 맡으며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포지션이다. 현재 사리의 첼시에서는 로스 바클리가 담당하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커리어의 마무리를 위해 중국으로 떠나거나 은퇴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으나 사리의 후임으로 온 안첼로티 감독이 함식을 후방 레지스타로 사용한다며 이적설을 종결시켰고 여전히 선발 출장하면서 나폴리의 미드필더진을 이끌어주고 있다. (후방 레지스타란 영어로는 딮라잉 플레이메이커라고 부르며 후방에서 포백을 보호해주고 기초 빌드업과 공격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이다.)
지금은 비록 전성기 시절의 기량만큼 공격능력도 없고 처음 맡아보는 레지스타 포지션에서 부족한 수비능력과 불안한 모습으로 핵심 선수라 불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경기에 출장하지 못 할지라도 팀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팀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단연 핵심 중에 핵심이다.
이번 시즌, 알비올과 함식은 아마 나폴리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그들의 마지막 시즌은 어떤 아름다운 결말로 끝이 날까?? 함께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5. 알랑 마르케스
사리 감독 아래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며 다소 투박했던 볼터치와 부족했던 연계능력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매년 부족한 부분을 보완, 수정하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사리가 첼시로 떠난 이후 안첼로티 체제에서도 단연 팀 전술의 핵심으로 평가받으며 팀을 이끌어가는 선수이다.
기본적으로 박투박 역할을 부여받아 상대 진영과 우리 진영을 높은 활동량으로 커버하고 중원을 장악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투박이 갖춰야 할 최대 무기인 전진 드리블 능력이 매우 우수하며 현재는 롱패스는 물론, 짧은 패스와 원투 패스, 그리고 수비시 수비능력까지 갖춘 정육각형 미드필더로 성장하고 있다. (첼시에서 캉테가 부여받고 있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시즌 나폴리를 응원하고자 한다면 알랑 마르케스를 주의깊게 지켜보길 권장한다.
6.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함식의 은퇴가 가까워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함식의 장기적인 대체자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지엘린스키이다. 기본적으로는 중앙 미드필더지만 드리블에 강점이 있는 테크니션이고 기회 창출과 중거리슛 능력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로 출장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에는 조르지뉴, 함식, 알랑이라는 미들 조합에 밀려서 많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함식의 기량 저하와 조르지뉴의 이탈로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안첼로티 체재에서 433의 중앙 미들과 442의 측면 윙어로 번갈아가며 출장하고 있는 만큼 멀티 자원으로서도 중요한 핵심 선수임은 분명하다.
7. 호세 카예혼
레알 마드리드 떨거지 3인방 중 한명이다. 베니테즈 감독 아래서부터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특히 사리 감독 아래서 커리어하이의 정점 퍼포먼스까지 보여주기도 하였다. 윙어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활동량으로 수비지역까지 볼을 받으러 내려오거나 수비가담하며 볼을 직접 탈취하기도 하는 헌신적인 선수이다. 그런 수비적인 기여에 뒤지지 않게 공격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며 득점과 어시스트 기록 모두 리그 탑급 수준으로 빛나는 선수이기도 하다.
로렌조 인시녜, 드리스 메르텐스와 이루는 삼각편대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쓰리톱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팀의 주축으로서 꾸준히 기복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화려하지도 않고 대단하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모든 역할을 정석적으로 수행해주는 아주 중요한 핵심 공격수이다.
8. 로렌조 인시녜
나폴리 유스 성골 출신 월드클래스 윙어이다. 키는 163cm로 진짜 개좆만하지만 그 신체적 한계를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라인을 깨는 능력, 또 수준급의 드리블 능력과 볼간수 능력으로 커버하며 그 누구도 인시녜를 무시하지 못 하게 만들고 있다.
베니테즈 시절부터 사리 감독을 거쳐 안첼로티 체제까지 오면서 꾸준하게 카예혼과 양측면에서 많은 공헌을 해주었으며 특히나 득점력이 조금 부족한 카예혼의 득점을 대신 채워주기라도 하는 듯 최전방 메르텐스와 비슷한 수준의 득점력까지 보여주면서 이제는 나폴리에 없어선 안 될 명실상부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클래스 윙어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시즌 나폴리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면 당신은 로렌조 인시녜라는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9. 드리스 메르텐스
레알 마드리드 떨거지 3인방 중 최고의 영입이라 일컬어지던 곤살로 이과인이 세리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을 갱신하고 유벤투스로 향했다. 사리 감독은 이과인의 대체자로 영입한 밀리크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나가리되면서 톱이 부재한 상황에서 본래 왼쪽 윙으로 나오던 드리스 메르텐스를 제로톱으로 기용해보는 공격조합을 사용해보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대성공을 거두며 메르텐스는 제 2의 전성기라 부를만큼 커리어하이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약간은 하락세를 타면서 월드클래스급의 기량에선 한 발자국 물러나게 되었고 이번시즌 안첼로티 체제에서는 밀리크에게 밀리며 많은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시즌을 시작하여 팬들의 많은 걱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텐스는 그러한 팬들의 우려를 뒤집어 버렸다. 메르텐스는 떨어졌던 득점감각을 끌어올리면서 리그와 챔스를 가리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이 아직 건재함을, 그리고 그 실력을 전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있다.
인시녜와 마찬가지로 키가 매우 작은데 169cm라는 어떻게 보면 스트라이커로는 성공할 수 없는 불리한 체격조건을 지니고도 유연하고 민첩한 움직임과 수준급의 드리블, 그리고 오프더볼 상황에서 빠른 순간 속도를 이용한 라인브레이킹까지 모든 능력을 수준급으로 발전시키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
또 일대일 상황에서의 마무리 능력 뿐 아니라 패널티 외곽 지역에서 시도하는 뚝 떨어지는 드롭슛이 전매특허라 불릴만큼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고 프리킥 능력 또한 수준급이기 때문에 소속팀은 물론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도 전담 키커로 나서는 일이 잦은 다재다능한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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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는 항상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나폴리이다. 이번 시즌 그들이 일으키고 있는 이 반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핵심선수를 빼앗기고도 유벤투스에게 도전장을 내밀만큼 저력이 있는 팀.
프랑스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신흥강호 파리 생제르망, 잉글랜드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빅클럽 리버풀을 침묵시키고 침몰시킨 팀.
그리고 이제는 이탈리아를 넘어 전유럽 모든 팀을 위협하고 있는 팀.
이것이 당나귀 군단, SSC나폴리이다.[10]
1.1.11. 나를 슬프게 하는 불운의 선수, 이과인
곤살로 이과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호날두의 파트너로 낙점받지 못 하고 벤제마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나폴리로 떠난 선수.이과인은 나폴리에서 3년간 엄청난 활약을 하였고 마지막 시즌에는 세리에 단일 시즌 최다골까지 갱신하면서 커리어 최정점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이후 이과인은 세리에 역대 최고 이적료인 9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으로 유벤투스로 떠났고 불과 2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호날두의 합류와 함께 다시 호날두의 파트너로 낙점받지 못하고 만주키치에게 밀려 AC밀란으로 떠나게 된 불운의 선수이다.
이과인은 유벤투스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적료 사용에 인색한 유벤투스가 무려 9000만 유로를 바이아웃으로 지불하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과인은 또 다시 호날두 때문에 팀을 옮겨야만 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호날두의 짝으로 누가 더 나은가에 대한 대답은 벤제마가 정답이 되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호날두의 짝으로 누가 더 나은가에 대한 대답은 만주키치가 정답이 되었다.
이과인은 그런 유벤투스에게 이번 맞대결을 통해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닌 호날두를 선택한 구단에게 후회감을 안겨주고 싶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내내 이과인은 평소보다 더 거칠고 과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선제골을 먹히고 끌려가던 전반전 끝 무렵에는 베나티아의 핸드볼 파울에 대한 PK를 과할 정도로 어필하며 결국 PK까지 따내고야 말았다.
그러나 슈제츠니는 그런 이과인에게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천금같은 PK 찬스를 막아버리면서 이과인을 더 궁지로 몰고야 말았다. 설상가상 교체 투입된 락살트가 사람 새끼가 아닌 실수를 범하며 호날두에게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추가실점을 하고 1분이 지난 시점, 이과인은 반칙에 대한 과도한 어필로 인해 끝내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자신을 버리고 선택한 호날두와 만주키치가 1골씩 득점했고 자신은 PK를 실축했다. 평소보다 훨씬 더 흥분한 상태로 납득할 수 없는 카드를 받은 이과인은 과도하게 심판에게 어필하다가 퇴장까지 당했다. 위로하러 온 유벤투스 선수들을 밀치고 욕하며 자신의 분노스럽고 서운한 감정을 모두 토로했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면서 오히려 유벤투스 선수들의 위로를 받는 이과인의 뒷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무거워 보였다.
이과인은 나폴리팬들의 수많은 비난에도 라이벌 팀 유벤투스의 사랑과 관심에 대답하며 팀을 옮겼지만 2년이 지나고 이과인에게 돌아온 대답은 방출과도 같은 이적통보였다. 그렇기에 이과인이 처한 이 모든 상황이 더 슬플 수 밖에 없다.
사랑과 믿음, 그리고 배신. 축구는 우리 인생사의 축소판이다. 누군가 기쁘다면 누군가는 슬플 수 밖에 없는 이 필연적인 반대급부는 나를 너무나 슬프게 한다.[11]
1.1.1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대로 괜찮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대로 괜찮은가?]현재 맨유의 체재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조금 비판적인 시각에서 맨유를 바라보고자 한다.
'경기력이 맨시티처럼 폭발적이진 않지만 꾸준히 이기고 있잖아요.'
'최근에는 유벤투스까지 이겼는데 이것도 운이라고 할건가요?'
'아직 리그 초반인데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하시는 거 같네요.'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말도 모두 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못 할 때 비판할 줄 아는 것도 팬이 갖춰야 할 덕목 중에 하나란 것을 말이다. 지금부터 눈을 가리지 말고 똑바로 봐주길 바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왜 부진할까?
흔히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으로 ‘무리뉴가 전술이 없다.’ 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이 대답으로 팬들이 혹은 제3자가 이해를 하고 납득을 할 수 있겠는가?
절대 아닐 것이다. 전술이 없다는 말은 너무 광범위하고 오류가 심한 말이기 때문이다.
프리킥 직접 득점, 코너킥 세트피스 득점, 패널티킥 득점 어떠한 형태의 득점이든 간에 이 모든 것은 감독의 전술이다. 프리킥 득점을 위해 프리킥을 잘 차는 선수에게 맡기는 것, 세트피스 득점을 위해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선수를 배치시키는 것, 패널티킥 득점을 위해 대담하고 경험 많은 선수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 이 일련의 모든 선택들이 전부 전술의 틀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럼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전술이 없다.’ 라는 말의 진짜 뜻은 무엇일까? 이는 이렇게 표현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현재 맨유에겐 ‘과정이 없다.’ 라고 말이다.
최근 맨유의 득점 장면들을 잘 살펴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선수를 적재적소의 타이밍과 위치에 배치시키는 것 또한 앞서 말했듯이 감독의 전술이고 역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득점 또한 그 팀이 갖고 있는 무기 중 하나가 될 것이고 특권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이 이와 비슷한 형태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대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현재 맨유의 전술 핵심은 누가 뭐래도 폴 포그바와 앙토니 마샬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폼이 물오른 앙토니 먀살이 단연 핵심 중에 핵심일 것이다. 팀의 모든 득점 장면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에는 맨유의 공격을 혼자 이끌어가고 있었고 특히나 좌측면에서 감각적인 감아차기로 상대팀 골키퍼가 감히 손도 데지 못하고 바라만 보게 하는 득점장면은 보는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샬은 우리도 알다시피 기복이 좀 있는 선수다. 언제까지나 그리고 언제든지 저런 드리블과 슛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아니란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맨유는 당장 다음 경기부터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 하더라도 그것은 이상할게 없다는 뜻이다.
유벤투스와의 챔스 조별리그 경기를 예시로 들어보자.
맨유가 수비를 잘해서 1골만 실점한 것인가?
아니다. 유벤투스는 충분히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온전히 살리지 못 했다.
그렇다면 맨유가 공격을 잘해서 2골이나 득점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 마타의 프리킥은 개인 능력이었고 세트피스에서 자책골은 온전히 보누치의 집중력 부족에 의한 득점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경기는 이겼지만 경기내용은 완전히 패했다는 뜻인데 혹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 축구는 결과의 스포츠잖아요. 경기내용이야 어찌됐든 이기면 된 거 아닌가요?’
물론 맞는 말이다. 축구는 결과의 스포츠이고 90분동안 아무것도 못하다가 슛팅 하나 때려서 1대0으로 이긴다면 그것 또한 정당한 방법으로 쟁취한 승리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중하위권 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잉글랜드 최대 규모의, 아니 전세계 최대 규모의 자이언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내용은 졌지만 경기에선 이겼다.’ 라는 말은 주로 중하위권 클럽이 어쩌다 한 번 빅클럽을 이길 때나 나오는 평가내용이다. 다음 경기에서 언제든지 박살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중하위권 클럽말이다. 실제로 맨유는 그 다음 경기인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3대1로 참패했다. 난타전을 벌이다가 운이 좋은 맨시티가 3골이나 넣고 운이 없는 맨유가 1골 밖에 못 넣어서 진 게 아니다. 말그대로 강팀과 약팀의 경기를 보는 듯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PK로 한 골 만회하고 겨우 체면만 차리는 그런 경기였다는 것이다.
맨유의 득점에는 과정이 없다는 말도 너무 어려운가? 그렇다면 더 쉬운 표현으로 다듬어보도록 하겠다.
‘맨유는 팀컬러가 없다.’
팀컬러라는 것을 쉽게 설명하자면 그 팀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리고 그 팀컬러는 감독이 바뀔때마다 항상 바뀌기 마련이다.
맨시티의 점유축구는 과르디올라의 색깔이다. 리버풀의 압박 축구도 클롭의 색깔이다. 마찬가지로 아스날의 측면을 활용한 속도 축구도 에메리의 색깔이다. 그리고 첼시의 점유+압박 축구도 안정적인 전술을 지향하는 사리의 색깔이다. 마지막으로 토트넘의 젊고 많이 뛰는 축구도 포체티노만의 색깔이다.
그럼 맨유의 색깔은? 무리뉴의 색깔은?
그럼 또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무리뉴의 전술은 수비지향적 역습 전술인데요?’ 라고 말이다.
그럼 그 사람들에게 묻겠다. 수비지향적 역습 전술이라서 지금 맨유가 수비를 잘하는가 아니면 역습을 잘하는가? 아무것도 못하는 시점에서 그건 팀컬러가 아니다.
맨시티는 짧은 패스를 통한 점유를 잘하기 때문에 점유 축구가 팀컬러가 된 것이고 리버풀은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잘하기 때문에 압박 축구가 팀컬러가 된 것이다.
그 말은 즉슨 아무 것도 잘하는게 없는 맨유는 팀컬러가 없다는 뜻이다.
이래도 팀컬러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낌이 잘 오지 않는가? 남자의 팀이라 불리던, 전통적인 잉글랜드식의 롱볼, 피지컬, 높이 축구를 구사하던 스토크시티는 감독 교체 이후 저 짐승들로 짧은 패스 위주의 애새끼 축구를 하다가 결국 강등당하고야 말았다.
하물며 빅클럽이 팀컬러를 잃었는데 어찌 건재할 수 있겠는가.
무리뉴는 대단한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절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리뉴와 함께 하는 한 더 이상의 성공은 없을 것이라 나는 확신할 수 있다.
나는 그저 방구석 축구팬으로서 하루 빨리 잉글랜드의 자존심, 붉은 악마가 다시 부활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 원본 링크]
1.1.13. 포체티노와 손흥민 그리고 토트넘
[포체티노와 손흥민 그리고 토트넘]최근 축구를 보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이 있다.
‘포체티노는 감독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
‘흥민이는 토트넘에 있기 아깝다. 이적하자 흥민아.’
축구 커뮤니티, 네이버 기사, SNS를 전부 살펴봐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 계속 느끼고 있다. 지금부터 이게 얼마나 어리석은 주장이고 축구에 대해 상식이 얼마나 부족한 주장인지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겠다.
포체티노는 명장이 아니다?
포체티노가 이룩한 업적을 따져보면 사실 굵직한 커리어가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빅클럽을 지휘하는 감독이랑 중위권을 지휘하는 감독이 커리어가 같을 수 있겠는가? 포체티노는 빅클럽을 지휘해본 경험이 없는, 한 마디로 중위권을 담당하는 감독이었다. 첫 감독을 맡았던 에스파뇰 시절에도 하위권팀을 중위권까지 끌어올리면서 그 지도력을 인정받았었고 그 이후에는 단 1년 6개월만에 무너져가는 사우스햄튼을 중위권으로 올려놓고 토트넘에 입성한 아주 능력있고 젊은 감독이다.
당시 토트넘은 모드리치와 베일의 이탈은 물론 그들이 안겨주고 떠난 막대한 이적료를 호구딜로 다 써버리며 빅4를 노리는 다크호스에서 다시 중위권으로 추락하는 시기였고, 포체티노가 부임했던 2014년은 토트넘이 가레스 베일의 공백을 메우지 못 하고 방황하던 아주 혼란한 시기였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포체티노는 그런 토트넘을 부임과 동시에 휘어잡았다. 감독의 역량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선수단 장악력이 여기서 발휘되는 것이다. 포체티노는 바로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당시 포체티노는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팀의 공격전술을 이끌어 나가며 단 한 시즌만에 해리 케인을 리그탑급 수준의 공격수로 성장시켰고 14/15 시즌이 끝난 후에는 자신의 구상에서 빠진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파울리뉴, 로베르트 솔다도, 아론 레넌에 심지어는 주장이었던 유네스 카불까지 모두 내쫓으며 선수단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포체티노가 토트넘에 부임한 이후, 저들을 모두 내쫓아내고 데려온 선수들의 이름을 듣는다면 다시는 절대로 포체티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포체티노는 2014년에 스포르팅에서 에릭 다이어를 영입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2015년에는 MK돈스에서 델레 알리, 레버쿠젠에서 손흥민, AT 마드리드에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번리에서 키어런 트리피어를 영입했고 2016년에는 사우스햄튼에서 빅터 완야마, 뉴캐슬에서 무사 시소코를 영입했다. 2017년에는 아약스에서 다빈손 산체스와 파리 생제르망에서 세르주 오리에, 마지막으로 2018년 겨울 이적시장, 파리 생제르망에서 루카스 모우라를 데려왔다.
이들은 모두 토트넘의 핵심 선수들이 되었으며 이들 뿐 아니라 포체티노 부임 이전부터 토트넘 소속이었던 대니 로즈,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얀 베르통언, 에릭 라멜라, 카일 워커 등 모든 선수들이 포체티노의 지휘아래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포체티노는 젊은 감독인만큼 현대축구에서 상대적 약팀이 상대적 강팀을 상대로 많은 활동량과 압박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팀을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개편하면서 압박과 활동량에 많은 힘을 실어주며 그저그런 중위권 클럽이 아닌, 빅4를 노리는 다크호스팀이 아닌 명실상부 잉글랜드 명문팀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포체티노는 이피엘 출범 이후 토트넘의 리그 최고 순위와 리그 최다 승점을 갱신하였고 특히 주축 공격수 해리 케인과 주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시키며 이제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되는 감독으로 올라섰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용병술에 관한 비판은 부분적으로 동의하는데, 포체티노가 이해를 할 수 없는 교체카드를 많이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도 얇은 스쿼드로 유럽대항전과 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교체카드 보다는 체력 안배를 위한 교체카드를 자주 선택하면서 나온 결과이고 실제로 포체티노는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압박위주의 경기를 지향하다보니 선수단의 체력안배는 포체티노에게 있어서 1순위일 것이다.
그러니 포체티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항상 최선의 전술과 최선의 교체를 행한 것이고 이는 비록 팀이 무관할지라도 모든 클럽 일정을 성실하게 소화하려는 포체티노의 축구 철학을 일부분 엿볼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나는 오히려 그를 존경한다.
이 글을 다 읽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이래도 포체티노는 감독으로서 자질이 부족한가?
그럼 포체티노 이야기가 나왔으니 빼놓을 수 없는 다음 주제로 넘어가도록 하자.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기 아쉬운 선수인가?
이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된 의견을 내놓는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라는 주장이다.
과연 이 주장이 사실일까?
이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가 토트넘의 최다 교체아웃이 손흥민이라는 것과 손흥민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에릭 라멜라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럼 선수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풀타임으로 출장시켜야 하고 동포지션 경쟁자에게 기회도 주면 안 되는 것인가?
교체아웃이란 상황에 얽매이지 말자. 손흥민은 동포지션 출장 시간이 팀내 1위이다. 이번 시즌에는 아시안 게임에 의한 결장과 체력방전에 의한 휴식으로 나오지 못 한 경기가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출장 시간이 에릭 라멜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대체 얼만큼 출장을 시켜줘야 ‘대우’라는 것을 해준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럼 라키티치처럼 모든 경기를 쉬지도 못하고 맨날 출장해야 그게 대우해주는 것인가?
그리고 토트넘과 동일한 수준의 혹은 그 이상가는 클럽들을 가면 손흥민이 출장 시간을 보장받으면서 경기에 나올 수 있는가? 첼시, 아스날, 리버풀, 맨유, 맨시티, 뮌헨,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망,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등 이런 명문팀에서도 손흥민이 주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그 팀들의 동포지션에는 어떤 선수가 있는지 확인부터나 해보자.
손흥민은 분명 EPL 탑급 윙어이고 수준 높은 선수인 것은 맞지만 어느 빅클럽을 가든지 주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선수는 아니다. 손흥민을 너무 과대평가하지는 말자. 오히려 토트넘이기 때문에, 토트넘의 스쿼드가 부실하기 때문에 손흥민을 더 믿어주고 출장시키는 것이고 그만큼 핵심 선수로 분류하기 때문에 적절한 체력 안배를 위해 잦은 교체아웃을 감행하는 것이다.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첫 시즌은 너무나 부진하고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손흥민을 믿고 기용해준 것이 포체티노이다. 손흥민은 그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양 지난 두 시즌동안 리그 탑클래스 수준의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지금도 많은 사랑과 믿음을 받으며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이래도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야 하는가?
모든 상황을 단면적으로 보는 것은 결국 객관적인 사고를 불가능하게 한다. 언제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시각으로 축구를 봐주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12]
1.1.14. 현역 최고의 센터백, 버질 반다이크
현역 최고의 센터백은 누구인가?이제는 말 할 수 있다. 현재 기량만 놓고 본다면 현역 최고의 센터백은 버질 반다이크다.
세르히오 라모스, 헤라르드 피케, 디에고 고딘 등 현역 중에서도 전설로 평가받는 이 대단한 수비수들은 이미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를 타고 있고 이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이 선수들이 쌓아온 커리어와 업적들을 따진다면 당연히 반다이크는 이들과 비교도 할 수 없고, 비교해서도 안 되는, 그저 그런 3류 선수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들이 이룩한 업적을 비교해보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현시점에 지니고 있는 수비수로서의 기량만 놓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반다이크가 현역 최고의 센터백인가?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현대축구에서는 수비수에게 단순히 수비적인 능력만 요구하지 않는다. 전술이 다양하게 발전됨에 따라 수비수가 맡는 역할도 상당히 세분화 되었는데, 반다이크는 이 모든 역할을 전부 완벽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수비수가 갖춰야할 모든 능력들을 수준급 이상으로 탑재하고 있는, 현대축구에 가장 이상적인 센터백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수비 조율 능력이다. 이 능력에서 반다이크를 따라올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다이크의 수비 조율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당장 소속클럽인 리버풀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동안 수준 이하라고 평가받던 데얀 로브렌, 잦은 실수로 매번 비판받던 요엘 마팁, 미숙하고 서툰 플레이로 항상 불안감을 조성하던 조 고메즈. 그러나 반다이크는 자신의 짝으로 어떤 선수와 출장하든지 그들의 기량을 120%로 발휘할 수 있게끔 수비 외적인 요소들을 전부 책임지고 전담하며 수비에 엄청난 안정감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3골 먹히고 4골을 넣는 리버풀의 팀컬러를 이적과 동시에 없애버린 장본인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리버풀을 리그 최소실점팀으로 만들어버린 괴물같은 선수이다. 심지어는 국가대표에서도 2014년 월드컵 우승국 독일과 2018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를 모두 꺾어버리는데 앞장섰고 네덜란드의 젊은 수비수들을 이끌어주며 오렌지 군단을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
다음으로는 태클 능력이다. 이 부분에서도 반다이크를 따라올 선수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특히 반다이크는 슬라이딩 태클보다는 스탠딩 태클을 즐겨하는데, 슬라이딩 태클을 하더라도 미끄러지는 태클이 아닌 몸을 날려 다리만 넣는 깔끔한 태클을 보여준다. 이런 성향 덕에 반다이크는 공을 뺏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빌드업을 통해 팀의 역습을 주도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193cm의 거구에서 나온다고는 믿기 힘든 특유의 유연함과 축구 지능이 이런 수비방법의 기초가 된 것이다.
다음으로는 스프린트 능력이다. 사실 반다이크가 슬라이딩 태클을 즐겨하지 않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슬라이딩 태클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반다이크의 주력은 이피엘 탑급 윙어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굳이 슬라이딩 태클이라는 리스크가 큰 수비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상대방 공격수의 드리블 방향을 예측한 후 상대 공격수의 돌파와 동시에 바로 쫓아가서 위험지역 밖으로 내몰아 슛팅 각도를 제한하거나 혹은 육탄방어를 하며 상대방의 슛팅을 직접 차단하는 것이다. 보통 거구의 수비수들을 상대할 때는 주력을 이용하여 뒷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를 많이 하지만 반다이크 상대로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실제로 국가대표 경기와 챔스 경기에서 음바페는 반다이크를 상대로 속도전을 펼치려다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지워져버렸다. 일대일 돌파로는 어떤 잔기술을 써도 반다이크를 뚫을 수 없다.
다음으로는 제공권 장악 능력이다. 반다이크가 지난 시즌 기록한 공중볼 경합 성공률은 70%로 반다이크와 출장 횟수가 비슷한 수비수 중에는 60%에 달하는 선수도 거의 없었다. 70%라는 것은 상대선수와 공중볼 경합시에 10번 싸워 7번을 이긴다는 뜻인데, 혹 수치로 듣게 되니 감이 잘 오지 않는가? 제공권에 강점이 있는, 비슷한 신장인 194cm의 헤라르드 피케가 전성기 때에 기록한 공중볼 경합 성공률이 60%가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되겠다. 공중볼 경합 성공이란 말 그대로 ‘경합만 성공한 수치’이다. 상대팀이 반다이크를 상대로 10번 중 3번의 제공권 싸움을 이겼다고 해서 그 3번이 모두 위협적인 찬스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반다이크보다 먼저 대가리가 공에 닿는다면 공중볼 경합에서 성공한 것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70%의 경합 성공률을 기록한 반다이크 상대로 어줍잖은 세트피스 전술을 들고왔다간 골넣을 시도조차 못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반다이크가 세트피스 수비만 잘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반다이크는 세트피스 공격시에도 항상 위협적인 헤딩을 보여주면서 상대팀을 괴롭히고 있고 혹은 직접 골을 노리는 헤딩이 아니더라도 팀동료에게 볼을 연결해주며 세트피스 전술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사실 리그에서는 골이 많지 않지만 a매치에서는 벌써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를 상대로 득점하며 제공권에서 존재감과 득점력을 모두 갖춘 선수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빌드업 능력이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수의 능력 중 하나인데, 후방 빌드업으로 시작되는 과르디올라의 티키타카 축구가 전세계를 지배한 뒤로 대중화가 되면서 빌드업은 월드클래스 수비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능력이 되었다. 이쯤 오면 어느 부분 약점이 보일 법도 하지만 반다이크는 그런거 없다. 심지어 롱패스 성공률과 정확도, 기초빌드업 능력까지 피케에 견줄만큼 상당히 높은 수준의 발기술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중원에서 볼배급을 해줄 미드필더들이 모두 부상을 당하자 부득이하게 연계보다는 공간싸움에 힘을 실어주는 밀너와 바이날둠이 동시투입이 되었고, 이에 중원을 거치지 않고 한 번에 공격지역으로 연결하는 롱패스의 공격패턴을 사용하였는데, 이때 전술의 중심이 된 것도 반다이크였다.
그 외에도 프리킥을 직접 차거나 후반 막바지에 공격수처럼 파이널써드에 머무르며 공격진행 역할까지 맡는 등 다비드 루이스나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라모스처럼 공격적인 능력과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는 완성형 센터백이다.
현시점 그보다 뛰어난 센터백이 있는가?
칼리두 쿨리발리, 라파엘 바란 같은 젊은 월드클래스 센터백들도 반다이크보다는 한참 아래라고 생각한다. 세르히오 라모스, 디에고 고딘, 헤라르드 피케같은 베테랑 센터백들도 지금 기량으로는 반다이크한테 한 수 접어줘야 할 것이다.
단 한 명의 수비수가 경기의 흐름과 전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다이크는 그 전술의 중심에 서서 모든 전술을 완벽하게 이행하며 리버풀과 네덜란드, 자신이 속한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팀을 살려내고 있다. 그가 합류한 리버풀과 네덜란드가 불과 1년, 2년 전과는 아예 다른 팀이 되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빅클럽에 입성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정말 늦은 나이에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고, 정말 늦은 나이에 국가대표에 데뷔하였고, 정말 늦은 나이에 빅클럽에 입성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전세계가 인정한다. 그는 EPL 최고의, 아니 전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다.
경기를 뒤집는 수비수, 우리는 그를 버질 반다이크라 부른다.[13]
1.1.15. 현지에서 사용하는 정식 명칙, 꼭 지켜야 하는가?
[현지에서 사용하는 정식 약칭, 꼭 지켜야 하는가?]가끔씩 축구관련 글에서 댓글을 쭉 읽다보면 쓸 데 없는 걸로 욕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바로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의 약칭 사용에 대해 생기는 논란 때문인데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불편해하는 걸까?
‘저기요;; 유벤이 아니라 유베라고 해야돼요 ㅋㅋ’
‘하 ㅋㅋ 바셀이라고 하시면 안 되구요 바르샤라고 해야합니다.’
어떤가? 정말 좆도 아닌 곳에 감정을 소모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내 태도에 반감을 사 약칭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은 당연히 현지표현과 통일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현지에서 부르는 정식 약칭을 우리도 지켜서 부른다면 더 훌륭한 팬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나는 그들의 주장이 잘못 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현지표현과 다른 약칭을 사용한다고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을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식 약칭을 꼭 지켜야 된다는 주장을 박살내보도록 하겠다.
‘유벤투스는 Juve + Ntus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앞글자를 따서 Juve, 즉 유베라고 불러야한다.’
일단 유벤투스가 Juve + Ntus의 합성어라는 건 말도 안되는 선동글이고 개씹소리이다. Juve는 아무런 단어가 아니다. 오히려 Juven이 젊음이란 뜻을 갖고 있는 단어다.
그렇다면 Juven 뒤에 붙은 tus는 무슨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tus는 남성형 접미사이다. 로마 시대 검투사를 배경으로 한 글레디에이터란 영화만 봐도 많은 남성들의 이름이 ~~ㅜ스로 끝나는 것을 쉽게 확인 할 수가 있다.
막시무스(mus), 코모두스(dus), 가이우스(ius), 퀸투스(tus)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남성형 접미사가 사용된 이름이다. Juventus에 있는 tus도 젊음이란 뜻을 가진 Juven 뒤에 남성형 접미사 tus가 붙은 단어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아무 뜻도 없는 Juve를 약칭으로 부를까? 오히려 Juven이란 단어가 너무 흔하기 때문에 현지팬들이 앞에 오는 알파벳 4개를 따서 Juve라고 부르는 것이라 추정만 할 뿐이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정말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에서도 굳이 유베라고 불러야 하는가? 물론 현지팬들이 부르는 약칭을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맞다. 그런데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팀이름을 유벤/투스로 나눠서 유벤이라고 부르는게 그렇게 욕먹을 일인가? 그건 절대 아니다.
굳이 우리가 현지인 빙의해서 받침까지 탈락시키며 꼭 지켜야할 맞춤법은 아니란 것이다. 맞춰주면 좋고 아니면 그만. 딱 이정도의 논쟁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 바르셀로나의 약칭은 뭐가 문제일까?
‘바셀은 스위스 리그에 있는 FC바젤을 칭하는 말이다. 정식 약칭인 바르샤를 사용해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은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지켜야 되는 부분이 맞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스위스와 바젤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위스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고 모국어로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젤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프랑스어 지명과 독일어 지명이 둘다 존재하고 이탈리아어 지명까지 존재하는 도시이다.
프랑스어로는 발(Bâle)이라고 불리고 이탈리아어로는 바실레아(Basilea)라고 불리고 있으며 독일어로는 바젤(Basel)이라고 불리고 있다.
모국어를 프랑스어로 쓰지만 정식 지명은 독일어인 바젤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우리도 알다시피 독일어에서 S는 ㅅ와 ㅈ의 중간발음이라는 점이다.
독일의 축구선수인 르로이 사네의 이름이 사네와 자네 중 뭐가 맞는 발음인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이 없는 이유도 S가 ㅅ와 ㅈ의 중간 발음이기 때문이다.
한국어에는 그러한 발음체계가 없기 때문에 독일어에서 S가 모음 앞에 사용되면 ㅈ으로 표기하는 것을 정식표기로 삼고있다. 따라서 Basel은 실제로는 바셀과 바젤의 중간 발음이지만 한글로는 바젤이라 표기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 바르셀로나를 바셀이라고 발음한다면 FC바젤과 혼동이 오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우리가 외국에 있거나 외국에 사는가? 그게 아니라면 바셀이란 단어를 보고 바젤이 먼저 떠오르는가? 대부분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약칭이란 것도 넷상에서 쓰기 편하게 줄여쓰는 거지 실제로 대화를 나눌 때, 말로 내뱉을 때는 약칭이 아니라 바르셀로나 라고 온전히 표현한다. 그러니 약칭이란 것은 사실상 발음과는 무관하단 뜻이 된다. 정작 주장하는 내용이 발음으로 인한 팀이름 혼동인데 말이다.
물론 현지 팬들이 부르는 Barca라는 명칭을 우리도 따라서 바르샤라고 해주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부분이다. 그러나 바셀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정식 약칭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바셀이 바젤과 혼선이 오므로 바르샤라는 정식 약칭을 사용하라는 것은 개좆도 쓸모 없는 감정 낭비다. 우린 한국에 살고 있고 충분히 그 뜻이 통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이런 것을 따져야할까? 그렇게 정식 명칭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 이름 한자로 된거 쓸 수나 있을까? 난 아직도 못 쓴다. 법 범 이란 단어가 존나 어렵더라.
아무튼 현지에서 사용하는 정식 약칭을 따져가며 같이 사용해주려는 것은 팬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이고 축구를 더 깊게 즐기려는 바람직한 자세다. 그러나 그들이 정식 약칭을 사용한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할 자격은 결단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예송논쟁이 뭔지 아는가? 뒤진 왕의 죽음을 기리는 상복을 얼마 동안 입어야 하는 것이 맞는가? 하고 싸우던 개병신같은 논쟁이다.
주리론과 주기론이 뭔지 아는가? 우주에 대해서 좆도 모르는 것들이 우주는 이(理)와 기(氣)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와 기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 하고 이와 기의 우열을 가리던 개좆도 이해할 수 없는 싸움이다.
당신들이 하고 있는 정식 약칭 문제가 이것과 다를건 무엇인가?
쓸데없는 감정 소모하지 말고 제발 축구나 재밌게 즐기도록 하자. 제발. 제발.[14]
1.1.16. 챔피언스 리그 티켓 분배와 규정
[챔피언스리그 티켓 분배와 규정]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32개팀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사실 내 타임라인을 쭈우우우우욱 내리다보면 월드컵 티켓분배에 대해서 써놓은 글이 있는데 내용이 매우 어렵다보니 호응도가 상당히 낮아서 챔피언스리그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시각자료가 있어야 이해하기 쉬운 부분도 한몫했다.)
그러나 글감이 떨어진 관계로 강제로 한 번 써본다.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32개팀은 어떻게 결정될까?
또 챔피언스리그 룰은 뭐가 있을까?
우선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리그랭킹’이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잉글랜드 리그부터 시작해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까지 우리가 흔히 5대리그 혹은 프랑스를 제외하고 4대리그라고 부르는 이 리그들은 리그랭킹으로 그 우열을 결정하는 것이다. 리그 랭킹이란 최근 5년간의 리그별 성적으로 산출되는데 특히 유럽대항전에서의 성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3년 연속 챔스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와 3년 연속 유로파 우승팀 세비야가 속한 스페인이 압도적으로 1위다.
아무튼 이렇게 리그 랭킹으로 나눈 순위가 챔피언스리그 티켓분배의 기준이 된다. 잘 모르겠지만 챔피언스리그는 말그대로 ‘유럽대항전’이기 때문에 전유럽 모든 리그의 팀들이 참가할 자격이 있는 대회이다. 다만 리그 순위가 낮은 국가들의 팀은 숱한 예선전을 뚫고 올라와야 한다.
우선 리그랭킹 52~55위에 해당하는 지브롤터, 산마리노 같은 도시국가에서 리그 우승팀 4팀 중 1팀만이 살아 1차 예선으로 향한다. 그리고 리히텐슈타인을 제외한 리그랭킹 20위부터 51위까지 해당하는 리그의 우승팀 31팀과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1팀까지 합하여 1차 예선을 진행한다. 총 32팀이 조추첨을 하여 2차전으로 진행되는 원정다득점 방식으로 2차 예선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 리그에 종속되어 유럽대항전 진출자격이 없다.)
여기서 16팀이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으로 향하며 탈락한 16팀은 유로파리그 2차 예선으로 향한다. 2차 예선부터는 우승팀 루트와 비우승팀 루트가 존재한다. 우선 2차 예선 우승팀 루트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16팀과 리그랭킹 16~19위 리그 우승팀 4팀, 총 20팀이 다시 2차전으로 진행되는 원정 다득점 방식으로 3차 예선에 진출할 10팀을 가린다. 2차 예선 비우승팀 루트에서는 리그랭킹 12~15위 리그 2위 4팀 중 2팀이 3차 예선으로 향한다. 마친가지로 여기서 떨어진 총 12개의 팀들은 유로파리그 3차 예선으로 향한다.
3차 예선 우승팀 루트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10팀과 리그랭킹 14~15위 리그 우승팀 2팀, 총 12팀이 다시 2차전으로 진행되는 원정 다득점 방식으로 살아남은 6팀이 다음 단계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3차 예선 비우승팀 루트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2팀과 리그 랭킹 7~11위 리그 2위 5팀, 리그 랭킹 6위 리그 3위 1팀, 총 8개팀 중 4팀이 다음 단계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물론 여기서도 떨어진 10팀은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 우승팀 루트는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6팀과 리그랭킹 12~13위 리그 우승팀 2팀, 총 8팀이 다시 2차전으로 진행되는 원정 다득점 방식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할 팀을 가린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비우승팀 루트는 이전 단계에서 올라온 4팀이 다시 대진을 추첨하여 총 2팀이 본선에 진출할 자격을 얻는다. 그렇게 조별리그 32개팀 중에 6개팀이 치열한 예선전을 통해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힙겹게 올라와도 대부분 승점 자판기다 ㅋ 아무튼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6개팀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로 향한게 된다.
이렇게 32장의 티켓 중 6장의 티켓이 예선전을 통해 분배된다. 어려운가? 남은 26장은 본선 직행 티켓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매우 쉽다.
우선 리그랭킹 상위 4개 리그인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에서 각 리그의 4위팀까지 총 16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한다.
그리고 그 다음 순위인 리그 랭킹 5위와 6위, 프랑스와 러시아에서는 각 리그의 2위팀까지 총 4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한다.
또 그 다음 순위인 리그랭킹 7~10위에 속한 포르투갈, 우크라이나, 벨기에, 터키에서 각 리그의 우승팀 총 4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한다.
이렇게 리그 랭킹이 상위권인 국가에서는 총 24개팀이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2장은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가져가게 된다.
만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리그순위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을 해결했다면 이는 프랑스리그 3위팀이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또한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리그순위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을 해결했다면 리그랭킹 11위인 체코리그의 우승팀이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그렇게 해서 총 32개팀을 8팀씩 4개의 포트로 나누는데, 1포트에는 리그랭킹 1~6위 리그의 우승팀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가져가게 된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랑 리그 우승팀이 동일하면 어떡하냐고? 나도 모르겠다. 이거 예선전부터 포트 배정까지 다 이번 시즌에 개정된 내용으로 서술하는거다. 원래 지난 시즌에는 유로파 우승팀이 2포트를 배정받아서 맨유가 2포트로 갔는데 이번 시즌은 아틀레티코가 1포트로 갔으니까 말이다.
대회 진행에 관하여 룰은 계속 개정되기 때문에 대강의 흐름만 잡아두고 있는 것이 편할 것이다. 당장 이번 시즌부터 상위리그 4위팀의 플레이오프를 없앴기 때문에 규칙 부분에서 많은 개정이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아무튼 1포트 8팀은 저렇게 배정이 되고 2포트부터 4포트까지 24개팀은 그냥 클럽 랭킹으로 산정해서 순차적으로 나눈다. 클럽 랭킹도 리그 랭킹과 마찬가지로 최근 5년간의 유럽대항전 성적과 리그 성적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챔스 우승이 32만점, 준우승이 30만점, 유로파 우승이 28만점이기 때문에 아무리 리그 우승 많이 해야 유럽대항전 우승하는게 랭킹 산정에 더 유리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4번의 챔스우승을 거머쥔 레알 마드리드의 클럽 랭킹은 가히 압도적이라 표현할 수 있다.
1포트에서 4포트까지 1팀씩 뽑아 8개의 조를 만드는데 같은 리그 소속팀끼리는 만날 수 없다. 이렇게 조추첨이 끝나면 시즌 상반기 동안 3팀을 상대로 홈 앤드 어웨이로 방식으로 6번의 경기를 치루게 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특별한 룰이 있다면 조별리그에 있는데 승점이 같을 때 골득실이 아니라 두팀간 맞대결 승점인 승자승으로 판정한다는 룰이다.
만약 A와 B팀이 승점이 12점으로 동일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두 팀의 조별리그 순위는 골득실이 아닌 두 팀의 맞대결 결과로 결정된다. 만약 A팀이 B팀에게 1승 1무를 거두었다면 A팀이 1위가 되는 것이다. 만약 1승 1패나 2무로 서로 사이좋게 승점을 가져갔다면 이 때는 두팀간 득실과 원정다득점 방식으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당장 이번 시즌 서로 2무를 한 파리 생제르망과 나폴리의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파리의 홈에서 2대2 무승부, 나폴리의 홈에서 1대1 무승부로 두팀간의 맞대결 전적은 2무지만 두팀이 승점이 같을 때는 원정 득점이 2점으로 앞서는 나폴리가 더 높은 순위가 된다. 만약 3팀의 승점이 동일하다면 3팀간의 맞대결 전적을 모두 비교하여 우위에 있는 2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만약 원정다득점까지 동일하면 어떡하냐고? 그렇다면 그때서야 조별리그 6경기의 골득실을 계산하여 순위를 측정하게 된다. 만약 골득실마저 같다면 실을 제외한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고 다득점 마저 같다면 그냥 클럽랭킹 높은 쪽이 16강 진출한다. 꼬우면 클럽 랭킹 높던가 ㅋ
또 조별리그에 진출한 32개팀 중 각 조에서 3위를 한 팀은 유로파리그 32강으로 향하게 되며 4위로 탈락한 팀은 유럽대항전에서 제외되어 시즌을 진행하야 한다.
이렇게 16강에 진출할 팀이 결정되었다면 각 조의 1위팀과 2위팀이 16강에서 조추첨을 통하여 상대팀이 결정된다. 다만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였던 팀, 같은 리그팀과는 16강에서 만날 수 없다. 경기는 16강부터 4강까지 계속 홈 앤드 어웨이, 원정 다득점 방식으로 치러지며 합산스코어가 높은 쪽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8강에 진출할 16팀이 결정되었다면 이제부터는 아무런 제약없이 조추첨을 통해 상대팀이 결정된다. 같은 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룬 팀이든, 같은 리그의 팀이든 상관이 없게 된다. 이렇게 계속 조추첨을 하여 4강까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결승전은 좀 다르다. 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승부로 결정되며 결승전은 두팀 다 원정 경기장인 중립 구장에서 치러지게 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중립구장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결정되는데 5성 구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5성 구장이 되는 기준은 공항과의 인접성, 교통편의성, 수용인원 등 다양한 요소로 결정되며 혹은 구장이 결정되었는데 해당 구장의 소속팀이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일방적으로 홈경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소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있다.
실제로 첼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당시에는 결승전 중립구장이 알리안츠 아레나였는데 결승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바이에른 뮌헨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원정경기를 치루게 된 적이 있다.
아무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결정되면 빅이어라는 아주 권위 높은 상을 수상하게 되고 그 시즌 세계 최강팀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할 때쯤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UEFA 슈퍼컵을 치루게 된다.
이것이 챔피언스리그의 모든 것, 티켓분배와 상세 규정이다.
다만 룰이란 것은 매시즌 개정되고 신설되니 대충 흐름 정도만 알아두는 것을 추천하며 챔스 진행 과정에 대한 상세 규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두는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15]
1.1.17. 한국인은 왜 EPL에서 뛸 수 없을까?
[한국인은 왜 EPL에서 뛸 수가 없을까?]해외축구 기사를 보다보면 가끔식 이런 내용이 보인다.
'전북 현대 소속의 이재성이 EPL 승격팀 풀럼의 관심을 받았지만 워크 퍼밋 문제로 무산되었다.'
'전북 현대 소속의 김민재가 EPL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워크 퍼밋 문제로 무산되었다.'
심지어 워크퍼밋은 위의 사례처럼 이적 불발에서 끝나지 않는다. EPL에서는 최근 워크 퍼밋을 보다 강화시켰는데 당시 EPL에서 뛰던 윤석영과 김보경은 강화된 워크 퍼밋을 충족시키지 못 하고 재계약이 불발되어 방출되듯이 잉글랜드 커리어를 마감해야 됐다.
워크 퍼밋 문제로 재계약이 불발, 방출까지 당하는 것이다.
도대체 워크 퍼밋이 뭐길래 이토록 까다로운걸까?
워크 퍼밋은 쉽게 말해서 특정 국가에서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취업 비자이다. 그 중에서도 EPL이 소속되어 있는 잉글랜드는 타리그에 비해 워크 퍼밋 발급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우선 해당 선수의 국가가 피파랭킹 50위 안에 들지 않는다면 워크 퍼밋을 발급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소속 국가가 피파랭킹 50위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무작정 발급해주는 것도 아니다.
최근 2년간 자신이 소속한 국가의 a매치를 일정 비율 이상 소화해야 하는데, 1~10위 국가의 선수는 30%, 11~20위 국가의 선수는 45%, 21~30위 국가의 선수는 60%, 31~50위 국가의 선수는 75% 이상 출장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실력이 있고 소속된 국가의 피파랭킹이 1위일지라도 저 비율을 맞추지 못 한다면 EPL로 이적할 수 없다.
물론 잘못된 점도 많다. 한국은 벤투 감독 선임 이후 강대국들과의 경기에서 단 한경기도 지지 않으며 엄청난 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피파랭킹의 변동은 없었다. 피파랭킹 포인트 산정이 너무 주관적이란 뜻이다.
그리고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자국 리그에서 십분 보여주었음에도 피파 랭킹으로 이적이 불발되는 것도 너무 지엽적인 내용이다.
그렇다면 피파 랭킹이 충족되지 못 한다면 절대로 EPL로 갈 수 없을까? 손흥민과 기성용을 본다면 그건 또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피파 랭킹이 낮은 국가 소속 선수가 EPL로 가기 위해 워크 퍼밋을 발급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선수 본인의 몸값이 1000만 파운드를 넘어간다면 예외 적용하여 이적할 수 있다. 하지만 자국의 피파 랭킹이 50위 내에 들지 못 하거나 국가대표팀 경기를 75% 이상 소화하지 못 하는 선수가 몸값이 1000만 파운드가 넘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복잡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잉글랜드 FA에서 인정하는 최상위 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으면 EPL로 이적할 수 있다.
먼저 FA가 인정하는 최상위 리그의 이적 조건인 Non-EU 쿼터제를 알아보자.
우선 스페인은 EU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선수의 보유를 3명으로 제한한다. 이때 5년 이상 스페인에서 뛰었다면 스페인 시민권이 발급된다. 리오넬 메시가 그 예이다. 그리고 가족이나 조상이 유럽 국적이면 그에 따른 시민권을 부여한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던 곤살로 이과인은 족보에 프랑스 국적이 있어 시민권을 받았고 현 바르셀로나 소속 수아레즈는 아내 덕에 이탈리아 시민권을 발급 받았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Non-EU 쿼터제에서 계수하지 않고 자유로이 영입이 가능하다. 코토누 협정에 의해 아프리카 선수들은 Non-EU 쿼터제에서 논외가 되는 것이다. 현 베로나 소속의 이승우가 Non-EU 쿼터제 3자리에서 밀려 이탈리아로 향한 것도 그 이유이다.
다음으로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EU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선수의 보유가 3명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스페인보다 훨씬 까다롭다. 소속 구단에서 4명 이상이 해당 소속팀에서 육성한 선수이어야 하며 또 4명 이상이 세리에에서 육성되거나 경력을 쌓은 선수여야한다. 이렇게 되면 최소 8명 이상이 해당팀 유스나 세리에 출신으로 구성되지만 이적과정에서 이들을 잃는다면 그들을 대체한 필수 인원을 다시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8명보다 넉넉하게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Non-EU 쿼터제 3명도 사실상 3명이 아니라 더 적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FA가 인정하는 최상위 리그 스페인과 이탈리아로의 이적은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저렇게 까다로운 제한이 없는 독일 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에 비하면 너무나도 자유롭게 이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독일은 전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이민자 수용이 많은 국가이다.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Non-EU 사람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자국 리그에서도 Non-EU 쿼터제에 대해 특별한 제한이 없다.
구단 내에 보유하는 Non-EU 선수의 제한은 아예 없고 경기에 나서는 선발+후보 라인업에서만 Non-EU 선수가 5명을 초과하지 않으면 된다. 구단이 Non-EU를 10명 보유하고 있어도 경기에서만 5명을 기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EPL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분데스리가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편한 방법이다.
이번에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EPL 뉴캐슬로 이적한 일본 국적의 무토 요시노리도 마인츠에서의 출장 비율과 기량을 인정받아 EPL에 입성할 수 있었다.
글이 너무 어려운가? 그게 내 탓이냐?
아무튼 이것이 한국인이 EPL에 입성하기 힘든 이유이다.[16]
1.1.18. 김민재의 중국행 선택, 비판받아야 하는가?
[김민재의 중국행 선택, 비판받아야 하는가?]대한민국 최고의 센터백, 장차 대한민국 수비진의 미래를 담당 해줄거라 믿어온 김민재가 유럽이 아닌 중국으로 향했다.
김민재의 이러한 결정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옹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선수가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을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성숙하지 않은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모두의 입장에서 김민재의 결정에 대해 서술해보려고 한다.
우선 김민재의 선택을 아쉬워하는 입장이다.
첫째, 연봉만 보고 중국행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김민재급 기량을 가진 선수는 굳이 중국행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고액 연봉을 보장받고 이적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황사 머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테지만 말이다. 그 어떤 리그에서 검증 안 된 수비수에게 손흥민과 맞먹는 주급을 주며 데려가겠는가. 그러나 김민재는 굳이 황사머니급 고액연봉이 아니더라도 유럽쪽에서도 꽤나 대우 받는 선수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선택이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둘째, K리그보다 더 낮은 리그로 향했다는 점이다.
중국 슈퍼리그가 아무리 많은 슈퍼스타들을 영입한다 한들 전체적인 리그 수준이 K리그나 J리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나이 23세, 너무나 어리고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성장이 정체될 우려가 있는 중국행이 더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셋째, 김민재가 군면제를 따냈다는 점이다.
한국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할 때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은 군복무 문제가 될 것이다. 늦은 나이에 유럽 진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몇년 활약하지도 못 하고 병역의무를 이행하러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니 말이다.
그러나 김민재는 발목을 잡을 병역의무가 없다. 이미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특례를 받았으며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있어서도 아무런 제약이 오지 않는 그런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고 제약없는 김민재가 중국행을 선택한 것이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넷째, 아직 아시안컵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변방국가의 실력자를 발굴해내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국제대회 참관이다. 크게 보면 월드컵이 있겠고 작게 보면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안컵 같은 대륙별 대회가 있겠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 했다. 그러나 뒤이어 치러진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확실히 보여주며 대한민국의 금메달에 앞장섰고 얼마 남지 않은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럽 리그의 오퍼도 충분히 받을만한 선수이기 때문에 중국행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다섯째, 김영권과 홍정호 등 선례가 이미 실패 사례가 되어 돌아왔다는 점이다.
과거 이들도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센터백으로 불렸지만 촉망받던 시절보다 더 발전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해리며 중국리그가 얼마나 선수 커리어에 있어 정체가 심한 곳인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참 성장을 할 수 있는 김민재가 기량이 정체될 우려가 있는 중국행을 선택한 것이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김영권은 국가대표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 이제 김민재의 선택을 이해하는 입장이다.
첫째, 유럽 오퍼가 온다는 것이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치루고도 유럽에서 오퍼가 오지 않는다면 K리그에서 계속해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유럽의 스카우터들을 상대로 센터백 포지션에서 특출난 선수임을 보여주기는 힘들다. 그럴빠에야 중국에서 고액연봉을 수령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둘째, 유럽에 진출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은퇴후 유럽에서 쌓은 애매한 명성과 막대한 재산 중에 무엇이 더 반가울까? 정답은 모두가 알 것이다.
셋째, 중국 오퍼가 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 오퍼를 기다리다가 중국 오퍼를 거절한다면 중국에서 다시 오퍼가 온다는 보장이 있을까? 김민재는 불확실한 유럽의 오퍼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중국에서의 확실한 오퍼가 왔을때 그 기회를 붙잡은 것 뿐이다.
김민재의 선택이 많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나 선수 본인의 선택을 우리가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보다 자신의 수준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그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아쉬우면 아쉬운거지 우리가 뭐라고 선수를 비난하겠는가. 해외축구에 인생을 갈아넣고 있는 내 입장에서도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아쉬운 결정이라 생각하지만 그게 끝이다.
이미 결정된 일, 우리가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없다. 선수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비난하지는 말자.[17]
1.1.19.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라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라]193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작고 보잘 것 없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뇌성마비를 앓은채 태어났다. 사용할 수 있는 신체는 두 다리와 왼손의 엄지, 검지 손가락 뿐이었고 두 다리는 항상 절뚝이며 언어 능력은 현저히 모자른, 그런 장애인이었다.
어려서부터 강하게 자라온 그는 자신의 장애를 탓하는 일이 없었다. 항상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질책하며 더 발전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일평생을 어머니의 보살핌 아래서 자라왔지만 언제까지나 어머니에게 의지할 수 없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에도 몇번씩 자신이 취직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다니기 일쑤였다.
그러나 신체도 불편하고 언어능력도 부족한 뇌성마비 장애인을 받아주는 회사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근성을 높이 산 것일까? 그는 수십번의 거절 끝에 자신을 받아주는 방문판매 회사, ‘왓킨스’에 입사할 수 있었다.
이것이 전설적인 판매왕, 빌 포터의 시작이었다.
왓킨스사에 취직한 그는 취직이 결정된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판매가 가장 힘든 지역으로 보내주십시오.”
장애인이라 대우받고, 장애인이라 동정받는 것을 가장 싫어하던 빌 포터는 오히려 모든 판매원들이 기피한다는 지역을 자진하여 선택했고 그렇게 서민층과 빈민층이 가장 많다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향하게 되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으나 사람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빌 포터에게 엄청난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었다.
그를 거지라 칭하며 구걸하러 왔냐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전박대를 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으며 그의 어눌한 발음을 보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참을 수 없던 것은 그를 동정하고 제품은 사지 않은채 돈을 쥐어주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동정이 아닌 자신의 노력과 실적으로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빌 포터의 판매횟수는 0건에 그쳐있었다. 회사에서는 빌 포터에게 엄청난 압박을 주고 비난을 하며 그가 일을 그만두게 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자신의 무력함에 회의감을 느끼고 일을 그만두려 했으나 엎친 데 덮친 격, 자신을 항상 돌봐주시던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어 끝내 돌아가시면서 더 이상 의지할 사람도, 돌아갈 곳도 없어지게 된 빌 포터였다.
그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고객들의 거절은 진짜 거절이 아닌 더 좋은 제품으로 방문해달라는 뜻이라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절뚝이는 다리에는 말끔한 구두를 우겨넣었고 움직일 수 있는 왼손에는 그 무거운 판매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전 5시에 집을 나와 매일 15km를 걸어다니며 하루에도 100가구가 넘는 집을 찾아가 방문판매를 하였고 그의 노력을 고객들이 알아본 것인지 그 까다롭다는 포틀랜드에서 조금씩 실적이 쌓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서 빌 포터는 수백명의 단골 손님을 거느린 우수 판매원으로 성장했고 그가 입사한지 24년이 되던 1989년에는 왓킨스사가 선정한 올해의 판매왕이란 타이틀까지 수상하며 회사가 인정하는 우수 사원으로 당당하게 거듭났다.
당시 왓킨스의 사장은 회사 직원들 모두가 보고 있는 앞에서 빌 포터에게 올해의 판매왕 타이틀을 수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는 이분이 우리 회사의 사원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가 올해의 판매왕을 수상하며 기록한 한해 최고 판매액인 약 1억원의 판매 기록은 아직까지도 왓킨스사의 최고 실적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 기록에 접근한 사람조차 없다고 할 만큼 그는 가히 전설의 판매왕이라고 칭송받기 부족함이 없었다.
아무 것도 못 하는 눈엣가시, 회사의 걸림돌에서 전무후무한 실적을 달성한 전설적인 판매왕이 되기까지 빌 포터는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자신의 한계를 마주할 때 마다 물러서지 않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으려고 했다.
그가 가진 것은 화려한 언변술도, 잘생긴 외모도, 튼튼한 다리도 아니었다.
그는 부족한 언어능력과 못난 외모와 절뚝이는 다리로도 전설적인 판매왕이 되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은 단 하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줄 아는 용기였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그 벽이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 벽을 마주했을때 주저앉는 사람도 있고, 달아나는 사람도 있고, 그 벽을 넘어보려는 사람도 있다.
겁 먹지말고 한 번 부딪혀보자!
내가 그 벽을 넘어서지 못 할지라도 시도도 하지 않은채 주저앉은 자들보다는 훨씬 값진 경험을 한걸테니 말이다.
부딪힐 줄 아는 용기만 있다면, 그 시간을 견뎌낼 인내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
자신의 한계로부터 달아나려고 하지마라!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라!
포기하기엔 우리는 너무나 젊다.
힘내자. 낙담하지 말자. 우리는 해낼 수 있다.[18]
1.1.20. 잠재적 축구 강대국, United States of America
[잠재적 축구 강대국, United States of America]과거 축구계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주제가 있다.
‘왜 미국에서는 축구가 인기가 없을까?’
이 논란이 불거지게 된 시기는 과거 월드컵이 열리는 때였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미국인들이 자국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 과거 월드컵 시기에 미국에 머물렀던 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월드컵 기간에도 월드컵보단 미식축구, 하키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들의 중계가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MLS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미국도 나름 경쟁력 있는 축구시장을 구축하고 있고 축구에 대한 관심도도 이전보다 확실하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과거에는 이와 같은 인기가 없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로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본다면 상대적 비인기 스포츠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농구와 야구, 미식축구 시장이 전세계 최고수준의 규모로 성장한 터라 실현가능성은 낮겠지만 만약 미국 축구 시장이 잉글랜드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더 이상 축구는 유럽과 남미의 스포츠가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국가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것과 의미가 사뭇 다르다. NFL이라 불리는 미국 미식축구 시장은 수요자가 대부분 미국인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전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시장인 EPL보다 규모가 거의 2.5배나 크다. 그리고 미국 야구 시장인 MLB의 규모도 EPL보다 2배 정도 큰 수준이고 미국 농구 시장인 NBA도 EPL과 비슷한 수준이다.
(위 이미지는 2016년에 책정된 자료로 축구 시장이 더 커진 지금과는 추정치가 다를 수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미국이 그렇다면 자국 리그의 규모만 클까?
미국에서만 성행하는 미식축구로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미국이 농구와 야구에서 압도적인 국가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축구에서의 국가 경쟁력도 가히 유럽과 남미를 넘어설 수준이라고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럼 본질적인 원인, 미국에서 축구는 왜 상대적 비인기 스포츠일까?
우선 이에 대한 견해는 의견이 분분하며 추측이 주가 되는 가설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고 글을 읽는 것을 권장한다.
첫 번째, 미국은 자본의 힘이 가장 큰 나라이다.
때문에 광고주들은 템포는 빠르지만 중단되는 텀이 많아 광고를 자주 내보낼 수 있는 스포츠가 목적에 맞을 것이다. 그럼 우선 앞서 말한 미국의 3대 스포츠 미식축구, 농구, 야구에는 얼마나 많은 광고타임이 발생하는지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미식축구는 1쿼터에 15분, 총 4쿼터 60분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쿼터가 끝날때마다 광고타임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전타임과 애매한 득점&아웃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최소 20번의 광고타임이 발생한다.
다음으로는 야구다. 야구는 9번의 공격과 수비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면서 주고받다가 9회초 종료 시 수비팀의 득점이 더 높다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고 수비팀의 득점이 더 낮다면 9회말까지 진행한다.
공수가 변경될 때마다 경기가 중단되며 투수를 교체할 때도 경기가 중단된다. 이렇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야구도 최소 20번의 광고타임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농구다. 농구는 위 스포츠들보다 중단되는 시간은 짧지만 비슷한 수준의 광고타임이 생긴다. 4쿼터동안 교체와 작전타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때 경기가 20초만 중단되어도 짧은 광고를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광고타임의 확보가 매우 쉽다.
그렇다면 축구는 어떨까?
우리도 알다시피 45분동안 경기가 지연없이 흘러가며 심지어 경기가 지연되면 추가시간이 길어져 경기시간만 늘어난다. 또 다른 스포츠와 달리 부상이나 판정 번복의 변수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더라도 광고타임이 일절 발생하지 않는다. 축구에서 광고타임은 딱 1번,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하기 전까지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축구는 광고주들에게 메리트가 없는 스포츠이고 그만큼 3대 스포츠에 비해 투자금액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 것이라는게 첫 번째 가설이다.
두 번째, 미국에서 축구는 지루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미식축구, 농구, 야구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이 야구를 제외하면 미식축구와 농구는 짧은 시간동안 폭풍처럼 공격이 전개되고 중단이 빈번하게 일어나 발생시킨 긴장감을 계속 붙잡아 둔다는 점이다. 또 분단위로 혹은 초단위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팀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도 있다. 야구까지 포함한 공통점에는 경기의 격차가 아무리 많이 난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3개의 스포츠가 다득점을 지향하는 스포츠라는 이야기다.
미식축구의 룰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겠다. 본문과는 무관한 이야기가 될테니 경계선을 나누어 읽기 싫은 사람은 생략하게끔 조치를 취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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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팀이 먼저 총 3번의 공격기회를 부여받으며 3번의 공격안에 볼을 빼앗기지 않고 10m이상 전진한다면 다시 3번의 공격기회를 부여받아 전진하게 된다. 이때 볼을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상대 수비에 의해 넘어지게 된다면 그것을 ‘다운’이라 칭하고 공격권이 1회 소모된다. 이때 다운되어 넘어진 지점에서 다시 공격을 시작한다.
패스미스로 인해 상대팀에게 볼을 탈취당하거나 3번의 공격을 진행하는 동안 10m전진을 하지 못 한다면 상대팀과 공수가 교대된다. 공수가 교대되면 양팀은 수비팀이 들어가고 공격팀이, 공격팀이 들어가고 수비팀이 나온다. 물론 공격팀과 수비팀을 모두 뛰는 선수가 있을 수도 있으나 전술적, 체력적인 문제로 교대되는 선수가 훨씬 많다. 각설하고 수비팀은 수비를 성공한 지점부터 공격을 진행하게 되며 공격이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2개의 득점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확실하게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적은 득점이 필요한 경우, 공격팀은 키커를 후방에 배치하고 킥을 통해 득점을 노릴 수 있다. 수비팀이 키커에게 도달하기 전 상대팀의 새총 모양 골문으로 볼을 차넣어야 하며 킥이 실패하거나 수비팀에 의해 저지됐다면 그 지점에서 공수가 교대된다. 물론 킥이 성공했다면 공격팀은 3점을 획득한다.
혹은 현재 더 많은 득점이 필요한 경우, 상대방의 최종 라인까지 직접 볼을 들고 도달하여 ‘터치다운’을 할 수 있다. 이때 공격팀은 6점을 획득한다.
그리고 터치다운 득점에 성공하면 보너스 게임이란 것이 존재하는데, 이때 상대방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킥에 성공하면 1점, 다시 터치다운에 성공하면 2점을 획득한다.
보너스 게임에서는 상대방 수비가 밀집한 최종방어선을 뚫는 것이기 때문에 킥 득점은 난이도가 낮은 편이나 터치다운 득점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보너스 게임에서의 터치다운은 대부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격차를 좁혀야 할 때 사용하는 득점 방식이며 농구에서 1점짜리 자유투를 일부로 실책해서 리바운드 득점 2점을 겨낭하는 방법과 유사하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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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미식축구에서는 터치다운과 보너스 게임으로 한 번의 공격에서 최대 8점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이런 패턴으로 계속 수비에 성공하며 추격한다면 30점의 점수차도 단 4번의 공격 성공으로 뒤집을 수 있게 된다.
야구의 경우에는 투수가 무너졌을 때 한 번의 흐름으로 대량득점이 가능하다. 흔히 클린업이라고 불리는 3번, 4번, 5번 타자들이 좋은 흐름을 이어받거나 또는 좋은 흐름을 후속타자들에게 이어준다면 한 번에 5점 이상의 대량득점이 나오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경기내내 끌려가다가도 단 한 번의 기회로 역전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농구의 경우에는 3점슛이라는 고득점 패턴이 존재한다. 따라서 흐름을 탔을 때, 감각이 살아있는 슈터가 한 명 있다면 3점씩 따라잡아 순식간에 격차를 좁히는 것도 가능하다. 혹은 무리한 3점슛이 아닐지라도 2점씩 차곡차곡 차이를 좁혀간다면 10점, 20점의 점수차도 단번에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또한 득점에 성공하면서 반칙까지 따낸다면 한번의 공격으로 직접 득점과 자유투 득점을 동시에 얻어 단번에 점수차를 좁힐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축구는 어떨까?
축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수시로 변경되지 않는다. 선제골을 넣은 팀이 경기를 유리하게 주도해나가고 늦은 시간대에 추가 득점은 쐐기골이란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역전이 아주 어려운 스포츠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미 다득점과 역전이 빈번한 스포츠에 익숙해져 있는 미국인들에게 축구는 지루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박혀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두 번째 가설이다.
세 번째, 축구는 자본보다 전통이 우선시 되는 유일한 스포츠이다.
미국은 자국 리그에 대해서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의 야구 대회는 코리아 시리즈라 칭하지만 미국에서는 월드 시리즈라 칭한다. 자국 리그를 세계 대회라 칭할 만큼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미국은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에서 톱이라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고, 실제로 그만큼 규모를 성장시키고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대단한 나라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자본으로 성장시킨 팀이 전통있는 팀들보다 더 우위를 점할 수는 없다. 미국 슈퍼리그가 얼마나 성장한들 자본으로 성장시킨 미국 클럽보단 유수한 유럽의 전통 강호팀들이 많은 선수들의 목표이자 꿈이 될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축구 시장의 규모를 성장시켜도 LA갤럭시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명성을 얻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축구리그가 절대로 세계 1위 리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며 미국 자체에서도 1위로 거듭날 수 없는 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나 클 것이라는게 세 번째 가설이다.
네 번째, 축구는 국가 스포츠가 아니라 대륙에 걸친 스포츠이다.
좋다. 미국이 엄청난 관심과 투자로 세계 1위 축구리그를 보유한 국가로 성장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제 선수들의 드림 리그는 MSL이 되는 걸까?
절대 아닐 것이다. 선수들이 가장 열망하는 것은 유럽대항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이어’ 일 것이다. 이는 특정 국가의 리그 문제가 아닌 대륙 차원의 문제가 된다. 미국이 아무리 경쟁력 있는 축구 시장을 보유하게 된들 빅이어의 명성을 넘어설 대륙내 대항전을 창설할 수 있을까? 이것이 가능하려면 아메리카 대륙 전반에 걸쳐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축구리그들이 생겨야 할 것이다.
결국 미국이 넘어야 할 것은 빅이어의 아성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속해있는 미국의 특성상 미국이 얼마나 큰 투자와 성장을 일궈낸다고 할지라도 유럽 리그를, 그리고 챔피언스리그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내수 시장을 성장시키는 미국의 입장에서 축구리그는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할 만큼 투자할 가치는 없는 시장이 될 것이고 때문에 앞으로도 3대 스포츠에게 완전히 밀리는 상대적 비인기 스포츠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는게 네 번째 가설이다.
미국에서 축구가 상대적 비인기 스포츠인 이유는 이처럼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될 수 있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도 찾아보았고, 미국 국민들의 개인적인 관점에서도 살펴보았고, 미국 자체의 국가적인 관점으로도 바라보았다.
정확한 정답은 없다. 아마 모든 요소들이 적절하게 섞여 작용된 결과일 것이다. 혹은 축구가 미국의 적대국인 영국의 전유물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미국 축구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는 이 모든 가설이 필요없음을 알려주는 사례가 될 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MLS 단일 시즌 평균 관중이 분데스리가를 넘어서기도 했으니 말이다.
미국 축구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이 축구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 정답은 앞으로 같이 지켜보도록 하자.
이상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댓글 안 달면 뒤진다.[19]
1.1.21. 현대축구란 무엇일까?
[현대축구란 무엇일까?](이 글은 읽기만 한다면 단번에 축잘알에 통달할 수 있으나 존나 길기 때문에 찡찡거릴 새끼들은 지나쳐주기를 권장하는 바입니다.)
어느 글에서나 빠지지 않는 단어, ‘현대축구’는 도대체 무엇일까?
‘현대축구에서는 이런 전술을...’
‘현대축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포지션...’
‘현대축구가 더 발전된 축구라 과거에 비해서...’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 라고 대답을 했다면 이 글을 생략하지 말고 꼭 읽어주길 바란다. 축구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글이 될거라 자신한다.
사실 현대축구라는 말은 꼭 시기적으로 현대이기 때문에 붙혀진 용어는 아니다. 과거의 축구와 어떠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에 시기를 나타내는 ‘현대’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과거와 확실하게 분리를 해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보고 있는 축구는 현대축구이고 이 현대축구는 과거의 축구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과거의 축구는 전술 자체가 거의 없었고 오프사이드 룰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시기라 공격수를 5명 기용하고 수비수를 2명 기용하는 등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포메이션이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축구가 점차 발전함에 따라 제대로 된 전술이 갖춰지기 시작했고 오프사이드 룰의 개정과 함께 현재의 포백형태까지 갖춰지게 되었다. 그리고 축구는 포백형태를 기준으로 급속도로 발전해나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축구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전술이 3가지가 있는데 포백에 리베로를 장착한 파이브백 형태의 빗장수비 카테나치오, 크루이프를 기점으로 하는 전원공격-전원수비의 벌떼축구 토탈사커, 그리고 전방 압박의 시작을 알린 아리고 샤키 감독의 압박 전술이다.
(리베로는 프리롤을 부여받은 최종수비수를 뜻하는 용어로 때로는 스위퍼,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맡았던 과거의 포지션이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베켄바우어가 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현대축구의 근간이 된 것은 단연코 압박 축구의 시작을 알린 아리고 샤키의 전술이었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압박 전술의 뿌리는 아리고 샤키의 압박 전술에서 비롯되었고 지역방어가 아닌 협력수비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볼을 탈취하는 전방압박 전술 또한 아리고 샤키의 철학이 녹아있는 전술이다.
사실 아리고 샤키의 압박 전술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우연이 아니었다. 당시 어떤 팀에서도 해결 불가능한 존재였던 디에고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고안된 아주 효율적이고 수비적인 전술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전방 압박과 협력 수비를 ‘디에고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마라도나가 지금은 개관종이지만 괜히 역대 최고로 뽑히는게 아니다.
그런 아리고 샤키 감독의 철학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는 포메이션이 4-4-2 전술이다. 그리고 그 4-4-2를 기반으로 한 롱볼 전술은 몇 십년간 세계를 제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 영국의 스포츠 매거진 포포투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당시 잉글랜드에 만연하게 퍼져있던 4-4-2 전술을 그대로 따서 만든 이름이다. 그만큼 4-4-2는 어느 팀에서나 사용할 만큼 안정적이고 획기적인 전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완벽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던 4-4-2도 영원하지는 못 했다.
농구에서는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축구에서는 중원을 지배하는 팀이 경기에서 승리한다.
4-4-2 전술은 중원 싸움에서 너무나 취약했다. 기본적으로 4-4-2는 2명의 공격수와 2명의 윙어, 2명의 미드필더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공격 숫자를 하나 줄이고 미드필더를 1명 더 사용하는 4-2-3-1과 4-3-3에게 중원싸움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잉글랜드에 깨우친 것이 조세 무리뉴였다. 무리뉴는 첼시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4-4-2가 만연하던 잉글랜드에 4-4-2의 종말을 알렸다. 당시 잉글랜드는 킥 앤 러쉬라는 일명 뻥축구가 유행했는데 무리뉴는 그 뻥축구를 방어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내리고 중원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드필더의 숫자를 한 명 늘린 4-3-3을 사용하였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윙어 2명을 미들지역으로 내려 4-5-1의 형태를 구성하면서 완벽하게 4-4-2의 롱볼과 역습을 카운터치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사용했다.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당시 EPL 최다 승점 갱신과 함께 EPL 역대 최저 실점 우승이다. 퍼거슨의 맨유가 리그를 독주하고 벵거의 아스날이 그 뒤를 쫓던 양강체제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던 리버풀과 함께 이피엘에 빅4라는 4강체제를 만든 것이 바로 무리뉴라는 것이다.
이 미드필더 수적 우세라는 것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2명의 미드필더로 첼시의 미드필더들을 압박하면 최후방의 마켈렐레가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다시 마켈렐레를 압박하기 위해 전진된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하면 전방에 배치된 다른 미드필더가 자유로워졌다. 무리뉴는 이 점을 활용하여 손쉽게 중원 싸움에서 승리하였고 자연스레 대부분의 경기에서도 승리하였다. 그 시점부터 천천히 4-4-2가 몰락해갔고 탈압박과 중원싸움에 유리한 4-3-3-과 4-2-3-1 전술이 트렌드가 되기 시작하였다.
4-3-3이 정점을 찍던 시기는 2010년 펩 과르디올라의 극단적인 점유축구, 티키타카가 완성될 때까지였다. 펩 바르샤가 막을 내린 이후로 전세계에 4-2-3-1이 공식적인 전술인 마냥 일파만파 퍼지게 되면서 어느 리그에서든, 어느 감독이든 4-2-3-1을 토대로 전술을 짜기 시작했다. 도르트문트의 최전성기를 이끈 위르겐 클롭은 4-2-3-1의 게겐프레싱 축구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주었고 하인케스의 뮌헨은 로베리를 필두로 한 4-2-3-1로 구단 역사상 전무후무한 트레블을 달성했으며 4-4-2 변태 영감, 퍼거슨조차도 말년에는 루니를 2선 공미로 내린 4-2-3-1 전술로 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4-2-3-1은 4-3-3보다 각광받는 전술이 되었다. 4-2-3-1을 채택하여 미드필더 3명을 2선과 3선으로 분리시켜 확실히 다른 역할을 분담시키고 전술의 색을 뚜렷하게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득점력과 패싱 능력을 모두 겸비한 2선 공미 스티븐 제라드와 롱패스 능력과 조율 능력을 모두 갖춘 3선 수미 사비 알론소를 적극 활용한 베니테즈의 리버풀이다.
4-2-3-1 전술의 붐이 찾아오고 나서 윙어들의 역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 4-4-2의 축구에서는 윙어들이 직선 돌파 후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 공격수들의 득점을 돕는 형태인 클래식 윙어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면 4-2-3-1에서는 윙어들이 원톱의 양쪽 측면 비는 공간을 십분 활용하여 크로스가 아닌 안쪽으로 파고들어 직접 득점을 노리는 인사이드 포워드 역할이 많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이 공격루트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준 선수가 맨유 시절, 윙어로 득점왕을 달성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며 후에 하인케스의 뮌헨은 맨유처럼 호날두 한쪽에게만 이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로베리 라인으로 불리는 로벤과 리베리 양쪽에 부여하면서 4-2-3-1로 트레블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그렇게 윙어들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직접 득점을 시도하게 되면서 동시에 현대축구에서 공미들은 사장되고 윙백들과 수미들이 전술의 핵심이 되기 시작했다. 4-2-3-1에서 윙어들과 원톱은 연계보다는 돌파와 득점에 치중했기 때문에 2선 공미가 사실상 공격 전개를 홀로 담당하는 형태가 되며 상대팀에게 있어서는 압박 대상 1순위가 되었다. 그렇게 2선 공미들은 현대축구의 조직적인 압박 전술을 당해내지 못 한 채 현대축구에서 도태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공격 전개를 할 때 압박에서 보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공격의 기점 역할은 최후방 미드필더들에게 옮겨졌고 본래 공격의 기점 역할을 잃은 2선 공미들은 반대로 공격의 기점이 되는 상대팀의 후방 미드필더를 맨투맨 마킹하기 시작했다. 전방압박으로 공격전개에 부담을 주고 실수를 유발하여 패스미스를 유도하거나 직접 볼을 탈취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전방 압박에 강점이 있는 토트넘의 델레 알리가 현대 축구에서 가장 이상적인 2선 공미이며 탈압박을 못하는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이 현대 축구에서 가장 도태되기 쉬운 2선 공미이다. 이 공미 자리에서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 선수가 단 한 명 존재하는데 그가 바로 리오넬 메시다. 리오넬 메시는 오히려 상대 선수의 압박을 유도한 뒤 완벽한 탈압박으로 상대팀의 압박을 벗겨내고 압박을 시도한 선수의 빈자리에 생기는 공간으로 볼을 배급해주는, 다른 선수라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호날두와 메시는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만들고 현대축구의 흐름을 거스를 만큼 대단하고 엄청난,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들이라는 말로도 표현될 수 있다.
각설하고 계속 설명하자면 윙어들이 박스 안으로 돌파함에 따라 구시대의 윙어들이 맡았던 역할인 측면에서 중앙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스루패스나 측면에서의 얼리크로스는 양쪽 윙백들이 맡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축구에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수비라인을 개인 기량으로 단독 돌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윙어보다 견제를 덜 받는 후방에 위치하면서도 언제든지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윙백들이 전술의 핵심이 되었다.
현재 이 윙백들을 그 어느 팀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에메리의 아스날이다. 본래 발이 느리고 커버 능력이 떨어지는 그라니트 자카로는 실현할 수 없는 전술이었으나 자카의 부담을 줄여주고 측면 커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주는 루카스 토레이라와 마테오 귀앵두지의 합류로 전술을 완성할 수 있었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루트, 윙백의 무한 오버래핑과 측면에서 패널티박스 안으로 넣어주는 컷백패스를 전세계에서 가장 잘 쓰는 팀이 아스날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맨시티의 경우도 현대축구에서 윙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 부임 첫 시즌, 기동력이 부족한 30대의 콜라로프와 사발레타로 전술을 100% 실현시키지 못하고 겨우겨우 챔스 순위권에 안착한 과르디올라였으나 이후 카일 워커와 벤자민 멘디, 파비안 델프로 양쪽 측면에 기동력과 활동량을 부여한 뒤 전무후무한 100점 우승을 달성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축구에서는 이 4-2-3-1 전술이 가장 안정적이고 유기적이며 최후방 미드필더와 양쪽 윙백들이 팀의 핵심으로 활동하기에 최적화 된 포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축구에 완전무결한 전술은 없다. 전술과 트렌드는 돌고 도는 것, 이 4-2-3-1 전술의 단점을 파고드는 전술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완벽해 보이는 이 4-2-3-1 전술의 단점은 무엇일까?
우선 양쪽 윙어들이 박스 안으로 돌파를 시도하기 때문에 비어있는 윙어의 원래 위치에는 메짤라라고 불리는 미드필더나 2선 공미, 윙백들이 커버하게 된다. 이걸 다시 설명하면 윙어의 자리를 커버하러간 미드필더가 발생한 만큼 중원에 공간이 발생하게 되고 윙어의 자리를 커버하러간 윙백이 발생한 만큼 측면이 비어있게 된다.
(메짤라는 윙어의 역할을 일부 부담하며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는 미드필더의 형태이다.)
공간이 빈다는게 무슨 뜻일까?
공간이 빈다는건 그만큼 동료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꿔줘야 한다는 뜻이다. 미드필더가 만들어 놓은 빈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수비진과 후방 미드필더가 라인을 올릴 수밖에 없고 윙백이 만들어 놓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센터백들 사이에 거리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라인은 라인대로 올려지고, 측면은 측면대로 열리는 이 취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고안된 것이 시메오네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4-4-2 전술이다. 본디 4-4-2를 카운터치기 위해 만들어진 전술이 4-2-3-1이었으나 시메오네는 역으로 4-2-3-1이 성행하는 현대축구에서 이를 카운터치기 위해 4-4-2를 꺼내들었다.
4-4-2는 전세계에서 종적을 감추고 있을 만큼 현대축구에서는 매력 없는 전술이지만 오히려 시메오네는 미드필더가 1명 적다는 단점을 지워버리고 4-4-2의 장점을 극대화하였다. 사울 니게즈, 코케, 토마스 르마 같은 윙어들이나 또는 최전방 그리즈만 같은 공격수가 미들 지역에 합류해 상대팀 3명의 미드필더와 수 싸움을 해주면서 수적 열세를 완화하고 오히려 미드필더 지역에서 수적 우위까지 가져가며 4-4-2의 강점인 역습 패턴을 120% 활용하였다. 4-2-3-1 전술에서 필연적으로 높아지는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역카운터 전술을 들고 나와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가 많이 뛰어주며 단점을 커버해주는 완성형 역습 포메이션 4-4-2를 고안해낸 것이다. 실제로 앙투완 그리즈만은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제로톱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활동량을 가져가며 역습과 중원 싸움에서 전술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시메오네의 이 역습 축구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최근 라리가와 유럽대항전에서 보여준 성적을 확인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굳이 중원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않고 다른 부분에서 이득을 취하려던 전술도 있다. 탄탄한 쓰리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극강의 수비력과 윙백&윙어들이 만들어내는 극강의 공격력을 보여주던, 콘테가 이끌었던 첼시의 3-4-3 전술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중원에 위치한 2명의 미드필더에게 높은 활동량과 수비, 공격 전개를 맡겨 상대팀 3명의 미드필더와 동등하게 싸우게 했고 상대팀보다 한 명 더 많아진 수비수로는 견고한 수비력을, 양쪽 윙백과 윙어들로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콘테의 첼시가 연승을 하던 기간 중에는 33득점 4실점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를 보고 전세계의 국가대표팀과 리그에서 쓰리백을 플랜B로 구상하고 전술을 만들기 시작했고 고집불통의 아르센 벵거마저 쓰리백을 애용하여 재미를 볼 정도로 현대축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전술 중 하나가 되었다.
아니면 아예 4-2-3-1과 대등한 조건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4-3-3을 다시 꺼내들기도 하였다. 현재 리버풀의 감독인 위르겐 클롭과 첼시의 감독인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채택하고 있는 포메이션인데 이는 4-2-3-1 전술이 후방 미드필더를 2명을 배치하고 2선 공미와 삼각형을 만들어 공격전개와 압박을 하는데 반해 4-3-3에서는 후방 미드필더를 1명 배치하고 전방에 2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여 역삼각형을 만들어서 공격전개와 압박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전진된 2명의 미드필더로 인해 4-2-3-1 전술보다 조직적이고 강도 높은 압박이 가능하며 공수 가담이 활발하고 활동량이 높은 선수들이 기용된다면 상대팀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으로 후방에 배치된 1명의 후방 미드필더가 압박에 의해 발목이 묶인다면 엄청난 패착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최근 토트넘이 4-2-3-1 전술로 4-3-3을 들고 온 첼시를 잡을 때는 후방 미드필더인 조르지뉴의 발목을 묶으면서 완승을 거뒀다. 이 토트넘과 첼시의 맞대결이 4-3-3의 취약점을 아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연히 완벽한 전술들은 아니다. 시메오네의 4-4-2는 결국 그동안 4-4-2 전술이 답습하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고 콘테의 3-4-3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미드필더의 수적 열세와 수비지역에서 발생하는 잉여자원으로 카운터를 맞으며 고전을 면치 못 했다.
4-3-3 전술 또한 자유도가 높고 역할 부여가 확실한 3명의 미드필더가 전술 이해도가 매우 높아야 하며 자칫하다간 역할과 동선이 겹쳐 경기가 꼬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의 4-1-4-1 전술이나 지단이 이끌던 레알 마드리드의 다이아몬드 4-4-2(4-3-1-2), 혹은 콘테가 3-4-3의 대안으로 사용하던 중원 강화형 쓰리백 포메이션인 3-5-2 등등 이 모든 것을 현대축구로 통칭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현대축구는 시대와 역사를 타고 올라와 발전하여 현재 고착된 형태의 축구를 말하며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 전에는 4-4-2에 롱볼 역습을 하는 킥 앤 러쉬 축구가 현대축구였다.
10년 전에는 4-4-2를 타파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전술들이 현대축구였다.
5년 전에는 안정성과 압박을 기반으로 한 4-2-3-1 위주의 전술이 현대축구였다.
그리고 현재는 다시 4-2-3-1을 타파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전술들과 강화된 4-2-3-1 전술이 현대축구이다.
앞으로 5년 뒤, 10년 뒤에는 현대축구의 뜻이 상당히 바뀌어 있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윙백과 수미의 중요성이 완전히 옅어지고 다시 공미가 전술의 핵심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예전에 사장되었던 여러 포지션과 포메이션을 새롭게 활용한 획기적인 전술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럼 그 때에는 현재의 압박 중심의 축구가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그 시대의 맞는 전술 흐름이 현대축구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현대축구가 무엇인지, 또 현대축구가 어떠한 흐름으로 발전하여 현재는 어떤 형태로 변화해 왔는지를 알아보았다.
막연하게 공 굴러가는대로, 선수 뛰어가는대로 시선만 돌려가며 보는 것보단 하나라도 더 알고보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여기까지 글을 읽고 즐길 수 있는 자라면 당신은 이미 축구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상당히 긴 글이 되었을 것이다. 끝까지 읽어준 당신에게 감사를 표한다.[20]
1.1.22. 이 선수는 왜 전설이야?
[이 선수는 왜 전설이야?]과거 축구계를 평정했던 전설적인 선수들
얼마나 대단했길래 전설이라 부르는걸까?
이름만 알지말고 업적도 알아보자!
지피지기면 백인백잼, 레전드 정복기.
{디에고 마라도나}
1976-1981 아르헨티노 주니어스 167경기 116골
1981-1982 보카 주니어스 40경기 28골
1982-1984 바르셀로나 36경기 22골
1984-1991 나폴리 188경기 81골
1992-1993 세비야 26경기 5골
1993-1994 뉴얼스 올드보이즈 5경기 0골
1995-1997 보카 주니어스 30경기 7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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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1997 클럽 리그 통산 491경기 259골
1977-1994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91경기 34골
디에고 마라도나는 축구하면 언급되는 선수 중에 단연코 펠레와 더불어 1위와 2위를 다투는 전설적인 선수임에는 그 어떠한 전문가도 이견이 없다.
심지어는 개인의 능력으로 중위권이었던 나폴리를 세리에 우승팀으로,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팀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리오넬 메시가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선수라 평하는 전문가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의 플레이도, 그의 실력도 말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전설적인 선수일까?
마라도나는 1976년, 16살의 나이로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 데뷔했다. 이제 막 데뷔를 한 신인 선수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펠레 이후 최고의 축구 천재가 등장했다며 떠들썩해지기도 했다.
그의 진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마라도나는 18살의 나이로 팀의 주장이 되면서 어린 나이에 실력과 리더쉽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 시기에 마라도나는 미드필더로 리그 득점왕을 달성하고 리그 최우수 선수와 남미 올해의 선수를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쯤에 유럽에 숱한 강호팀들이 마라도나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마라도나의 재능을 가장 높이 샀던 바르셀로나는 즉각 영입에 착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라도나는 보카 주니어스를 거쳐서 82년 스페인 월드컵이 끝난 직후 바르셀로나라는 새로운 무대로 도전을 위해 떠나게 되었다.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바르셀로나로 입성한 그는 출장하는 경기마다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단번에 팬들을 휘어잡았고 한 경기당 평균 공격포인트가 1이 넘는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부상 문제와 출장 정지 징계, 태도 논란 및 사생활 문제로 바르셀로나 운영진들의 눈 밖에 났고 마라도나 본인도 힘들기만 했던 바르셀로나 생활을 청산하고 이적을 결심하며 결국 두시즌만에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되었다.
많은 팀들이 마라도나를 원했지만 그중 가장 경쟁력 있다는 이탈리아 세리에가 마라도나를 사로잡았고 남은 재정을 마라도나의 이적료와 연봉 지급에 올인했던 나폴리가 마라도나에게 선택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 나폴리로 이적을 결정한 마라도나의 선택은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선수의 탄생을 알리는 사건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시 나폴리는 마라도나가 합류하기 직전 시즌 리그 16개 팀 중에서 11위를 기록할 만큼 상위권보다는 중위권이라 부를 수준의 팀이었으며 엄밀히 말하면 중위권도 아닌, 중위권과 하위권을 오가는 그저 그런 팀에 불과했다.
마라도나는 그런 중하위권팀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합류한지 단 2년이 지난 86/87 시즌에는 나폴리를 이끌고 세리에 우승을 달성했고 같은 시기인 1986년에는 고국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일궈내면서 개인 기량이 최절정으로 치솟고 잇었다.
최절정의 마라도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라도나는 고장난 기관차처럼 멈출 줄 모르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87/88시즌, 88/89시즌에는 두 시즌 연속으로 아깝게 리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989년에는 클럽 역사 최초로UEFA 컵을 우승하며 유럽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임을 전세계에 알렸고 코파 이탈리아도 우승하면서 구단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이듬해인 89/90시즌에는 다시 한번 쟁쟁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세리에 우승을 거머쥐는 업적을 이룩하며 나폴리라는 팀을 이탈리아 중하위권팀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팀이자 유럽의 강호팀으로 완전히 변모시켜버렸다.
혹 중하위권팀으로 몇 년만에 세리에 우승을 한다는게 이리도 간단할만큼 세리에 수준이 낮았던 것이 아니냐는 반박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세리에는 외국인 용병 제한이 풀린 시기였고 헤이젤 참사로 유럽대항전 참여가 불가능해진 잉글랜드, 승부조작 혐의로 파문이 일어난 독일, 굴지의 축구 천재들이 숨어있는 남미 등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이탈리아로 모이던, 그야말로 세리에 황금기 시절이었다.
리그 수준은 단연 독보적으로 유럽에서 1위인 리그로 성장하던 시기였으며 나폴리와 세리에 우승 경쟁을 하던 팀은 현대축구의 아버지, 아리고 샤키 감독이 이끄는 AC밀란이었다.
당시 AC밀란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오렌지 삼총사로 불리는 발롱도르 3회 수상 공격수 마르코 반 바스텐, 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루드 굴리트, 홀딩 미드필더의 교과서 프랑크 레이카르트가 팀의 핵심멤버로 합류한 상태였고 여전히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라인이라 일컫는 파울로 말디니, 프랑코 바레시,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마우로 타소티로 이루어진 일명 '말바코타' 라인이 최후방을 책임지던 어마어마한 강팀이었다.
02년 월드컵 전승 우승 브라질 국대와 10/11시즌 5관왕 바르셀로나에 비견되며 축구 역사상 최강팀을 선정할 때도 빠지지 않는 단골팀이기도 한 당시의 AC밀란을 단신으로 누르고 세리에 우승을 한게 마라도나라는 것이다.
나폴리는 이때 마라도나가 이룩한 리그 우승 2번이 아직까지 세리에 우승 기록 이력의 전부이며 마라도나가 팀을 떠난 이후에 나폴리는 우승경쟁을 하는 팀에서 다시 중위권팀으로 서서히 몰락하게 되었다.
마라도나의 유무에 따른 나폴리의 성적만 봐도 그가 얼마나 영향력 있고 대단한 선수인지를 느낄 수 있겠지만 마라도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를 제대로 알려면 상대팀이 마라도나를 막기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마라도나는 당시 프로선수가 프로선수를 상대로 하프라인부터 골문까지 모든 선수를 제치고 직접 득점을 성공시키는 정신 나간 테크닉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런 마라도나 한명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전술이 개발되었다.
그중 AC밀란의 샤키 감독은 마라도나를 더 조직적으로 막기 위해 수비 상황때 물러서며 지역방어를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위치에 있는 선수가 볼소유자에게 달려들어 협력수비 하고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하며 마라도나를 틀어막았는데 이 때문에 압박 전술이 마라도나에 의해 탄생되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다.
또 모든 팀이 AC밀란처럼 샤키급의 명장과 오렌지 삼총사 + 말바코타 라인급의 엄청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마라도나를 막는 방법으로 단순하게 살인태클을 시도해 부상을 입혀 경기에서 빠지게 하는 방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그런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징계나 제재가 크게 없었기 때문에 지금으로 따지면 징계감의 고의적인 태클들이 난무했고 마라도나는 그런 플레이를 감행해야 막을 수 있는 해결불가능한 수준의 선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마라도나가 드리블만 엄청나게 잘하던 선수였을까?
놀랍겠지만 마라도나는 드리블 능력에 밀리지 않는 연계 능력과 득점력도 갖춘 선수였다.
마라도나는 현대축구로 따지면 2선 공미쯤 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는데 골을 전문적으로 넣는 최전방 공격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위치에서 아르헨티나 리그 득점왕과 세리에 득점왕을 달성했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이 정도의 득점력을 갖추고도 단순히 득점에만 집착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현대축구란 무엇일까?] 글에서도 설명했다 시피 전방압박 전술이 발달함에 따라 플레이메이킹의 역할이 2선 공미에서 3선 수미에게로 내려갔는데 당시에는 압박전술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시 말하자면 압박 전술이 없었기 때문에 플레이메이킹을 후방에서 시작한다는 발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처럼 후방 플레이메이커와 전진형 플레이메이커가 공격전개를 양분하거나 후방 플레이메이커가 공격전개의 핵심이 되는 일도 있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에 위치한 마라도나가 팀내 모든 공격전개를 도맡으며 현대축구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와 전진형 플레이메이커가 분담하는 역할을 홀로 전담하면서 공격전개를 주도한 것이다.
그리고 키가 170도 안 되는 단신임에도 피지컬적으로 매우 뛰어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점프력도 상당해서 제공권 싸움에서도 꽤 위협적인 선수였으며 프리킥 능력도 수준급이었던 완성형 공격수였다.
총 정리하자면 마라도나는 활동량이 높아서 미드필더 지역과 최전방을 넘나들며 플레이를 하고, 드리블 실력이 뛰어나 하프라인부터 직접 볼을 몰고 골문까지 전진할 수 있으며, 연계 능력도 훌륭해서 자신에게 상대선수가 몰리면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연결할 줄 아는 선수였고, 작지만 단단한 피지컬과 점프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몸싸움과 제공권 다툼도 해주며, 프리킥과 패널티킥도 전담할만큼 킥력도 우수한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였다는 뜻이다.
간혹 과거의 축구를 폄하하며 현대축구의 조직적인 압박속에서도 마라도나가 그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우문이며 단순히 과거선수이기 때문에 마라도나를 메시보다 아래로 두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또 마라도나가 메시보다 대단한 선수라는 뜻은 아니다. 메시는 이미 축구 역사를 뒤집고 새로 써내려가고 있는 역대 최고의 선수니 말이다.
이미 메시의 플레이와 실력을 미디어를 통해서 전부 보고 자란 우리들에게 있어서 마라도나가 메시와 동일 선상에서 평가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지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개인의 능력으로 팀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선수.
단 한 명의 선수가 얼마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준 선수.
그리고 그 시대에서 단연코 독보적으로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선수.
그래서 우리는 그를 레전드라고 부른다.[21]
1.1.23. 축구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
축구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게 뭘까?적절한 로테이션과 피로 회복 프로그램?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에이스?
월드클래스의 선수들?
물론 다 중요하다. 축구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이것'이 없다면 앞서 말한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 된다.
그건 바로 '자신감'이라고도 부르고 '정신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동기부여'라고도 부르는 '위닝 멘탈리티'이다
위닝 멘탈리티? 그게 뭐길래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걸까? 경기 내적인 요소들보다 더 중요할까?
아주 쉬운 예시가 있다. 리그에서 잔여경기가 5경기 남은 강등권팀이 막바지 무패행진을 달리며 잔류에 성공하는 사례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특이한 일도 아닐만큼 매시즌 어느 리그에서나 빈번하게 일어난다.
강등을 앞둔 팀이 갑자기 객관적인 전력 상승을 해냈을까?
아니면 이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한 금지약물 복용이라도 한 것일까?
이들은 그저 강등을 피하고 싶다는 선수단 전체의 강력한 동기부여로 시즌 초중반이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무패행진, 연승행진을 이뤄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익살스럽게 그저 '강등로이드' 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위닝 멘탈리티의 일종인 것이다.
비슷한 예시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우승이 발생하는 것도 위닝 멘탈리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해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합쳐졌을때 레스터시티는 전무후무한 언더독 리그우승을 차지했고 첼시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뮌헨을 꺾고 구단 역사상 첫 챔스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반대의 사례도 있다. 최정점까지 올라가 모든 걸 이룩한 팀이 얼마 안가 무너지는 경우이다.
이는 2년차 징크스라고 불리는 '소포모어 징크스'와도 유사한데 사실 이도 위닝 멘탈리티의 일종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난 뒤에는 엄청난 압박감이 따라온다.
'이번에도 저번만큼 할 수 있을까..?'
'이번엔 저번만큼 못하면 어떡하지..?'
이러한 생각이 벌써부터 경기력에 큰 지장을 줄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월드컵 우승팀이 다음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한다던가, 챔스 우승팀이 다음 시즌 16강 혹은 8강에서 예상치 못한 상대에게 패하는 등의 이변도 위닝 멘탈리티의 영향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챔스는 1년동안 길게 진행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위닝 멘탈리티의 영향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우연의 연속이 계속 된다면 그것 또한 위닝 멘탈리티를 흔들어 징크스로 남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맨유만 만나면 이기지 못하던 리버풀이나 안필드만 오면 원래 실력의 절반도 못 내는 맨시티가 결과의 우연이 겹쳐 징크스를 발생시킨 경우라 할 수 있다.
'저 팀이랑만 하면 못 이기겠네.'
'저 구장만 가면 원래 실력이 안 나오네.'
이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자리잡은 순간 팀과 선수 개인의 위닝 멘탈리티는 크게 흔들리게 되고 그것이 징크스가 되어 장기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설령 이기지 못 하는게 그저 우연의 연속이었을지라도 말이다.
위닝 멘탈리티가 이런 극단적인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경기력 차이도 위닝 멘탈리티의 영향이다.
홈경기에는 원정경기보다 훨씬 많은 홈팬들이 있고 특정 구단에는 장내 아나운서까지 갖춰져 있다. 이들이 발생시키는 거대한 목소리와 분위기는 원정팀을 짓누르고 홈팀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를 감안하여 챔피언스리그 같은 각종 국제대회에서는 종합 점수가 같을지라도 원정에서 더 많은 골을 넣었다면 최종 승리하는 원정 다득점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원정경기를 위한 장거리 이동으로 발생하는 피로도 탓도 있지만 원정팀을 억누르는, 원정팀의 위닝 멘탈리티를 박살내버리는 홈팀의 분위기를 고려하여 원정에서의 다득점을 더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실제 원정지옥으로 불리는 팀들의 홈구장을 살펴보면 가히 거대하고 웅장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뚫을 것 같이 정열적이고 폭발적이다.
이렇게 선수단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형의 위닝 멘탈리티도 있지만 선수 개개인에게 발생하는 위닝 멘탈리티도 있다.
'탈맹을 하면 경기력이 올라간다.' 라는 해축팬들의 우스갯소리를 들어본적이 있는가?
이는 단순한 우연일 수도 있고 전술상 선수와 맞지 않았던 걸수도 있지만 사실 위닝 멘탈리티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몰락한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건을 위해 영입되었는데 자신이 전설과도 같은 베컴, 호날두의 등번호 7번을 받는다면 비단 데파이가 아니더라도 엄청난 부담감을 떠안고 제 경기력을 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데파이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챔스 결승전에서 잊지 못할 실책이 트라우마로 남아 본실력을 내지 못하고 있는 카리우스나 연이은 득점부진으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자신의 장점을 전부 잃어버린 모라타도 위닝 멘탈리티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다른 형태의 부담감으로도 발생한다.
제 2의 지단이라 불리던 요앙 구르퀴프는 엄청난 실력으로 한번에 전세계의 이목을 받았지만 그런 매스컴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선수였고 결국 선수들 사이에서는 잘난체 한다며 왕따까지 당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스컴의 관심과 국가대표 동료들의 따돌림으로 인해 선수 개인의 위닝 멘탈리티를 짓밟은 사례이다.
또 빅클럽에 대한 압박감에 제 기량을 내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앞서 말한 데파이도 이에 대한 예시가 될 수도 있으나 가장 대표적으로는 제 2의 사비 알론소라 불렸던 이야라멘디의 경우이다.
당시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이었던 이야라멘디는 엄청난 안정감과 활동량, 수준급의 전방패스를 갖춘 특급 유망주였고 사비 알론소의 대체자를 물색하던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아 새로운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야라멘디는 갑자기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소시에다드에서 보여주던 전방패스나 안정적인 볼키핑 등 자신의 장점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전력 외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점차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며 힘든 생활을 이어가다가 2년만에 소시에다드로 돌아가게 되었다.
정말 놀랍게도 소시에다드로 돌아간 이야라멘디는 다시 특급 유망주 시절 레알 마드리드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자신의 장점을 온전히 보여주었고 다시 소시에다드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한 일례가 있다.
실제로 선수 본인은 레알 마드리드급의 자이언트 클럽에서 주전 경쟁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너무나 컸다고 밝혔고 심리 치료까지 병행하며 경기에 나섰다고 한다.
이러한 압박감도 위닝 멘탈리티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승리와 패배는 할 수록 익숙해진다.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패배에 좌절하지 말고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차이가 우승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아주 큰 차이가 될 것이다.
퍼거슨이 지금까지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는 선수들이 두려워할 때 용기를 심어줄 줄 아는 감독이었고 선수들이 거만할 때는 기를 한풀 꺾어 정신을 차리게 할 줄 아는 감독이었다.
퍼거슨이 선수들의 위닝 멘탈리티를 관리해주고 기량을 120%로 끌어올려 주었기 때문에 26년간 리그를 13번이나 독주우승하며 리버풀의 최다 리그 우승 기록을 뒤집는 역사를 만든 것이다.
때로는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 초한지의 한신은 고작 1만명의 군사로 배수진 상황에서 조나라의 군대를 무너뜨렸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시즌말에는 우승을 확정지은 팀보다 강등이 확정되지 않은 팀이 더 위협적이고 선제골을 넣은 팀보다 동점골을 넣은 팀의 기세가 더 무섭다.
그래서 축구는 언제나 우리의 예측을 빗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축구를 사랑한다.
위닝 멘탈리티, 그것은 기적의 시작이다.[22]
1.1.24.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라인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라인]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라인은 뭘까? 누군가 생각하기를 AC밀란의 말디니, 네스타, 스탐, 카푸로 구성된 말네스카 라인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들은 다들 많은 나이와 잔부상 때문에 이름값만 높은 수비라인이었고 실제로 4명이 동시출장한 경기는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아쉬움만 남긴 수비라인이다. 현실은 EPL 최저실점 첼시의 테리발류나 챔스 최장시간 무실점 맨유의 퍼디치 라인보다 한참 저평가 받는 라인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기록이 보여주는 진짜 최강의 수비라인은 어느 선수들일까?
전문가들은 최강의 수비라인을 꼽을 때 AC밀란의 전성기를 이끈 밀란 제너레이션 1기의 말바코타 라인을 1순위로 뽑는다.
당시 초신성이었던 파울로 말디니와 함께 그를 이끌어주던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프랑코 바레시, AC밀란의 올타임 넘버원 라이트백 마우로 타소티로 이루어진 수비라인이 축구 역사상 최강의 수비라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왜 최강이었는지 다름 아닌 기록이 말해준다. 그들이 남긴 상상을 초월하는 기록은 뭐가 있을까?
우선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91/92시즌 AC밀란의 리그 무패우승을 이끌었고 그 기간을 포함한 91년부터 93년까지 리그에서 총 58경기동안 무패가도를 달렸다.
또 이들의 전성기로 뽑히는 88년도부터 95년도까지 총 8년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5번이나 진출했는데 그중에서 3번의 우승을 달성해내며 AC밀란이 단연 세계 최강팀으로 군림하는데 앞장섰다. 이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가 세운 압도적인 챔스 기록에 그나마 견줄만한 기록이기도 하다.
혹 이 시기에 영입된 네덜란드의 오렌지 삼총사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의 활약으로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큰 족적을 남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오렌지 삼총사의 활약이 대단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활약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절대로 말바코타 라인의 기여도를 옅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단순 무패기록이 아닌 밀란의 당시 실점기록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말바코타 라인은 90/91시즌과 93/94시즌에는 그 치열하다는 이탈리아 리그에서 10점대 실점을 기록한다. 이 기록은 얼마나 그들이 대단한 활약을 펼쳤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준다.
또 이 4명은 꾸준함의 대명사로도 유명하다. 말디니는 밀란에서 25년동안 902경기를 출장하며 밀란의 역대 최다 출장자로 기록되어 있고 바레시는 19년 동안 719경기, 코스타쿠르타는 19년동안 663경기, 타소티는 17년동안 583경기를 출장하며 4명의 수비수가 최다출장 기록 1위, 2위, 3위, 5위에 랭크되어 있기도하다.
단순히 수비력과 영향력으로 역대 최고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이들의 꾸준하고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팀기여도가 더해져 이들이 역대 최고로 평가된다고 볼 수 있다.
당시 AC밀란의 감독이었던 현대축구의 아버지, 아리고 샤키 감독은 후에 말바코타 라인을 두고 팀을 이끌어준 대단한 수비수들이란 평을 하기도 했다.
샤키 감독은 기고만장하던 AC밀란의 슈퍼스타들을 팀으로서 묶어주고 이끌어나갈 계기가 필요했고 이에 선수들에게 이러한 경기를 제안했다고 한다.
‘나는 5명의 잘 짜여진 선수가 10명의 흐트러진 선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5명을 직접 뽑을테니 너희들이 이들을 이겨보아라.’
말을 마친 아리고 샤키 감독은 골키퍼였던 조반니 갈리와 말디니, 바레시, 코스타쿠르타, 타소티를 뽑았고 이들을 무너뜨릴 10명을 구성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곧바로 남은 AC밀란 선수들은 반 바스텐, 굴리트, 레이카르트, 비르디스, 에바니, 안첼로티, 콜롬보, 도나도니, 란티그노티, 마나리로 10명을 구성해서 샤키 감독의 내기에 응했다.
경기의 방식은 15분동안 어떠한 공격루트를 사용해서든 이들을 뚫고 득점을 성공시키는 것이고 만약 볼을 탈취당하거나 소유권을 잃어버린다면 공격팀의 진영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되는 것이었다.
압도적으로 수비팀에게 불리해보이는 이 경기의 결과는 놀랍게도 샤키 감독이 구성한 5명의 수비팀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수비팀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고 이 경기를 통해 기고만장하던 밀란의 슈퍼스타들이 자신을 낮추고 하나의 팀으로 묶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리고 샤키 감독은 이때를 회상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훈련을 위해 늘 이것을 해봤지만 공격팀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단 한번도.’
이는 달리 해석하면 뒷공간을 공략하는 역습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정공법으로도 말바코타 라인을 뚫어낼 수 없었다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다.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한다고 한다.
말바코타 라인과 함께 했던 AC밀란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저 말을 입증하기라도 하는 것 마냥 말이다.
수비, 그것은 승리의 시작이다.[23]
1.2. 2019년도 작성글
[1] 홍재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유머나 일기 형식의 글을 제외한 글만 서술하였다.[2] 원본 링크[3] 원본 링크[4]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211263772463281&id=100007390398776[5] 원본 링크[6] 원본 링크[7] 원본 링크[8] 원본 링크[9] 원본 링크[10] 원본 링크[11] 원본 링크[12] 원본 링크[13] 원본 링크[14] 원본 링크[15] 원본 링크[16] 원본 링크[17] 원본 링크[18] 원본 링크[19] 원본 링크[20] 원본 링크[21] 원본 링크[22] 원본 링크[23] 원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