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4 02:20:32

행각


1. 行脚2. 行閣3. 여담

1. 行脚


명사
본래의 의미는 어떤 목적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수행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현대에 와서는 의미가 조금 변해서 애정행각(愛情行脚)과 같이 '행동(行動)'이라는 말과 거의 비슷하게 되었다.

2. 行閣

파일:창덕궁_선정전_근경.jpg
창덕궁 선정전을 두르고 있는 행각.

行閣 | Colonnade

궁궐이나 등에서 전각들을 둘러싼 통로 형태의 건물이다. 여염집에 있는 행각은 대체로 행랑(行廊)이라고 한다.

행각은 을 피해 다른 전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과, 생활 및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복도각(複道閣)이라고도 한다.

복도각의 형태 역시 여러 가지인데, 지붕과 기둥만 있을 뿐 벽체가 없는 경우, 한쪽 면이 벽으로 막혀 있는 경우, 양쪽에 창문을 달아 실내 복도처럼 만들어진 경우가 있다. 한쪽 면만 벽으로 막혀 있는 행각의 경우는 대체로 궁궐외조·정전·편전, 대웅전과 가장 중요한 전각의 주위에 설치한다. 조회법회가 있을 때에는 대체로 행각으로 둘러쳐진 뜰에 사람들을 모아 놓는데, 어떤 이가 건물 섬돌 위에서 사람들에게 말을 할 때, 행각이 소리를 반사시켜 사람들에게 조금 더 잘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

복도각이 아닌 행각의 경우는 대개 양쪽에 벽체가 있어 생활 및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궁궐에서는 내시궁녀가 생활하고, 에서는 승방으로 사용한다. 또한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행각은 각 전각 사이에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행각 사이에 을 설치하여 그리로만 출입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출입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창덕궁 선정전의 행각처럼 행각에서 건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간은 아예 벽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덕수궁 함녕전 행각처럼 벽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가끔씩 모든 면을 모두 벽으로 막아 전각처럼 쓰이는 구간도 있다. 덕수궁 행각에 이런 구간이 많은 편이다.[1]

동양에서는 행각에 별다른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없으나 서양에서는 신약성경에 헤롯 성전 동쪽에 있는 전각인 솔로몬 행각(Solomon's colonnade)이 나오는걸 보면 행각에도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는 듯 하다.

동양의 행각은 항상 직각으로만 꺾이는 반면 서양의 행각은 곡선으로 꺾이는 경우도 있다.

3. 여담

경주 월성은 행각이 없다. 원시적인 궁궐 형태를 파사 이사금부터 신라 멸망할 때 까지 계속 유지했기 때문. 다만 건물들이 굉장히 촘촘하게 배치돼서 처마들이 거의 붙어있기에 행각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1] 흔히 '거울의 방'이라 불리는 베르사유 궁전의 공간도 사실 통로이므로 일종의 행각에 해당되나 워낙 규모가 크고 장식이 아름다워서 '방'으로 불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