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4 22:45:26

퍼플루오로데칼린

1. 개요2. 수중 호흡3. 문제점4. 관련 연구5. 대중 매체


파일:perfluorodecalin.jpg
Perfluorodecalin

1. 개요

C10F18

플루오린탄소의 화합물중 하나

플루오린탄소의 화합물인 플루오린화 탄소산소를 매우 잘 녹이는 성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특출난 화합물이다. 퍼플루오로를 빼면 데칼린[1]이 남는데 데칼린의 수소를 모두 플루오린으로 바꾼 화합물이 이것이다. IUPAC 이름은 1,1,2,2,3,3,4,4,4a,5,5,6,6,7,7,8,8,8a-octadecafluoronaphthalene.

2. 수중 호흡

공기 중의 산소 농도와 비슷한 21%[2]의 산소를 녹일 수 있는 액체. 이 물질이 생물의 에 들어가더라도 일반 공기와 마찬가지로 산소와 이산화 탄소의 교환작용이 이루어진다. 즉, 이 액체 속에서는 공기 속과 마찬가지로 숨을 쉴 수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공기와 똑같은 작용을 하는 건 아닌데다 유기화합물이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며, 애초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육상 생물들의 기관지와 폐는 질소 기반의 기체 교환에 특화되어 있고, 액체 유입이 될 경우 본능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기작이 많아서 이론적으로 숨을 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고통스럽다.[3] 의식하지 않고도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와는 다르게 무거운 액체를 들이쉬고 내쉬어야 하니 공기를 들이뱉듯이 아무 위화감 없이 숨쉴 수는 없는 셈.

미합중국 해군에서는 이 물질을 항상 과도한 압력을 견뎌야 하는 심해 잠수 실험에 이용하기도 했다. 심해 잠수의 가장 큰 난점은 깊은 바다 속의 강한 압력 때문에 폐 속 공기의 부피가 급격하게 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액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4] 공기를 대체할 수 있고 심해 속에서도 부피가 크게 변하지 않는 퍼플루오로데칼린을 이용하면 인간의 활동영역을 더 깊은 바다로 넓힐 수 있다.

현재는 그뿐만이 아니라 대체 혈액, 대체 양수, 기능성 화장품, 등으로 그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일:attachment/C10F18(2).jpg
출처: Kenneth C.Lowe. J.Mater.Chem.,2006,16,4189-4197

위의 사진은 고등학교 화학1 교과서(7차)에 실린 사진. 쥐가 퍼플루오로데칼린 속에서 숨을 쉬는 모습이다. 당연히 실험 후 쥐는 멀쩡히 생존.

이쯤되면 수영장을 이걸로 가득 채워보고 싶은 생각을 할 사람도 있을텐데, 이게 1L에 약 $1400 (한화 156만 5,900원)정도로 장난질하기에는 꽤나 부담스러운 가격을 자랑한다. 그러므로 1만 리터 용량의 수영장을 가득 채우려 한다면 150억 원 이상 드는 셈. 게다가 휘발성도 제법 있어서 가만히 놔두면 서서히 증발한다.

3. 문제점

위의 이른바 '액체 호흡'은 8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고 어비스(영화)에서 혁신적 기술처럼 등장하였지만, 끝내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장점들에 비해 문제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먼저, 폐의 산소 공급은 퍼를루오르데칼린을 통해 이루어진다 해도 결국 퍼플루오르데칼린 내의 산소 보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자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가스 기반 호흡기와는 달리 그냥 날숨을 외부로 배출하는게 불가능하므로 ECMO와 비슷한 방식으로 액체 내에서 직접 기체를 교환해주는 기계가 필요한데, 이게 일반적인 다이빙에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5] 이럴 바엔 차라리 다이버 혈관에 직접 ECMO를 연결하는게 나을 수준이다.

또한, 외기의 농도를 높여서 분압 차를 높일 수 있는 산소와는 달리 이산화탄소는 분압 차를 높일수가 없기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호흡량에 비례할 수 없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퍼플루오르데칼린은 공기의 100배 이상의 밀도를 가진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동일한 양의 호흡을 한다 하더라도 공기 호흡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가장 결정적인 문제로,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70mL/min/kg(성인남성 기준 대략 5L/min)의 환기량은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정도 양의 액체를 기계의 도움 없이 들이쉬고 내뱉는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앞의 환기요구량도 공기로 호흡하는 상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액체 호흡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증가를 고려하면 어림잡아 10L/min의 환기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이정도 환기량을 액체로 호흡하며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봐야 할 것이다.

여담으로, 퍼플루오르데칼린의 독성 자체는 매우 낮다. 혈액 대체제로 직접 정맥주사로 주입하는 용도로도 사용되는 정도이다. 이는 C-F 결합이 극도로 안정적이어서 반응성이 매우 낮기 때문.

4. 관련 연구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는 7개월만에 조산한 신생아의 폐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자, 퍼플루오로데칼린에 집어넣고 산소를 공급하여서 살려낸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신생아의 호흡부전 치료를 목적으로 대학병원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영상과 함께한 더 자세한 설명.#

5. 대중 매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어비스에서 등장한다. 다른 대원에게 소개할 때는 마치 양수를 들이키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당연히 공기와는 달리 비중이 꽤나 무거운 액체이므로 폐에 들어찰 때 상당한 고통을 동반한다. 호흡기 근육이 큰 저항을 받기 때문. 완전히 들어차고 나면 괜찮지만, 이후 다시 폐에서 토해낼 때도 죽을 맛. 해당 영화에서 이런 부분을 잘 묘사해 두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LCL의 모티브로 보인다

소설가 댄 브라운의 소설 로스트 심벌에서 로버트 랭던이 이 물질에 갇힌다.


[1] 나프탈렌에서 수소를 첨가해서 공명결합을 없애 놓은 것.[2] 최고 45%까지 가능[3] 일단 쥐로 실험한 결과 숨도 잘 쉬었고 꺼내고도 멀쩡히 살았으니 죽을 가능성은 적다. 다만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는 알 수 없다.[4] 기체와 달리 액체는 압축이 잘 안 된다.[5] 텍 다이빙에서 쓰이는 재호흡기가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데, 역시 크기와 비용 면에서 일반적인 가스 다이빙에 비해 불리한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