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벨기에의 고문 박물관에 전시된 추정 모형의 모습 |
놋쇠로 만든 황소에 사람을 가두고 아래에 불을 피워 천천히 사람을 익혀버리는 장치로, 처형을 시작하면 안에 들어간 사람이 산 채로 구워지면서 내는 비명소리가 정밀히 설계된[1] 소 입부분과 연결된 금관을 울려 마치 황소가 우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한다.
잔혹한 방식으로 유명해 오랜 기간 상식처럼 널리 퍼져있었지만, 실존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말 실존했는지 논란이 있다. 고대 유럽사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은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한 허구의 물건, 즉 괴담이었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어찌보면 스파르타의 처형기구 '아페가[2]'와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처형 도구라 볼 수 있다.
2. 기원
제작자는 기원전 6세기의 폴리스 아테네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조각가인 페릴라우스(Περιλαος)이다. 당대 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해 왕좌를 빼앗은 시칠리아섬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크라가스의 폭군, 팔라리스(Φάλαρις)[3]가 그에게 지시해 만들어졌다고 한다.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먼저 이 놋쇠 황소의 최초의 희생자는 이것을 만들었던 페릴라우스 본인이라고 한다. 처형 사유는 팔라리스가 이 처형 기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페릴리우스에게 "이게 그렇게 대단한 발명품이라면 너가 직접 이것의 첫 시연자가 되어 보는 게 어떻나?"라고 물은 것이라고. 결국 페릴라우스는 죽기 직전에 꺼내져서 돌산에 버려져 매장도 안 된 상태에서 비극적으로 죽었다고 전해진다. 훗날 이 황소를 만들도록 지시한 팔라리스 본인도 반란을 일으킨 텔레마쿠스에 의해 황소 안에서 익어 죽었다고 한다. 다만 자기가 만들어낸 것에 의해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 역시 구전되는 이야기들의 흔한 클리셰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4] 실존 여부에 대해 더욱 의심을 받기도 한다.
다만 서고트족이 썼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실존하던 처형 도구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 서고트족의 연대기에 따르면 5세기 말 히스파니아 지역에서 황제를 참칭했던 부르두넬루스는 집권 1년 만인 497년 자신의 부하들에 의해 툴루즈로 보내진 후 청동 황소형을 받고 죽었다고 한다.
3. 기타
- 13 ~ 14세기에 집필된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에도 등장한다.
- 국내 매체에서는 2016년 10월 9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끔찍한 물건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 만화 도박마-거짓말 사냥꾼 바쿠의 황소의 자궁은 실제로 이 도구를 이용하여 게임이 진행된다. 그리스 당시의 실존품은 당연히 아니고, 이 물건을 재현한 도구. 작중 '본래 용도'로 사용된다.
-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2의 악마 숭배자 이벤트 중 등장하며, 같은 단원을 죽이는 데 사용한다. 혹은 그리스 문화권으로 시칠리아를 통치하고 있으며, 잔혹 트레잇을 가지고 포로를 일정 이상 고문할 경우 이벤트 체인을 통해 입수할 수 있다. 이 경우 전용 혈통이 생성된다.
- 공포 게임 암네시아: 더 다크 디센트에서 작동원리와 생김새가 같은 고문기구가 등장한다. 고문기구에 연관된 이야기는 이 게임의 큰 반전 중 하나다.
- 게임 Limbus Company에 등장하는 환상체 놋쇠 황소의 모티브가 되었다.
- 영화 신들의 전쟁에도 나온다.
- 워해머 판타지의 등장 인물인 황동소 타우록스의 모티브로 추정된다.
- 온라인 게임 겟앰프드에는 사용자가 스스로 팔라리스의 황소 안으로 들어가 놋쇠 황소를 조종해 적과 싸우는 컨셉의 액세서리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겟앰프드/액세서리/ㅍ/ㅏ~ㅐ으로.
- 휴먼버그대학교의 고문 소믈리에 이쥬인 시게오도 애용하는 처형법이다.
- 시큐브의 히로인 피아의 변형 형태 중 <24번 기구 '소식 조상 모드' 우렁한 강철 암소(The red hot bull voices)>가 팔라리스의 황소를 모티브로 했다. 작중에서는 이 기구를 소환해 하루아키를 보호하는 용도로 썼다.
- 「크크큭……. 놈은 사천왕 중에서도 최약이지」라고 해고된 나, 왠지 용사와 성녀의 스승이 되었다에서는 '보가니스의 가우'라는 이름으로 나오며 마족이 만든 고문 기구를 왕녀가 습득했다는 설정으로, 용사 후보 중에 마족이 있다고 해서[5] 사용한다...만 왕녀가 사용법을 모르는 탓에 안에다가 사람이 아니라 물을 넣어서 끓이고는, 방에다 사람과 팔라리스의 황소를 같이 집어넣어 사우나 마냥 고온에 노출시키는 식으로 사용했다(...) 진짜 사용법을 알고 있던 주인공이 이렇게 쓰는 거 아니라며 속으로 태클을 거는 건 덤이다.[6]
[1] 아마 관악기와 유사한 구조로 설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2] 아이언 메이든과 비슷한 물건이었던 듯하다.[3] 기원전 570~554년 재위했다. 젖먹이 아기(!!!)를 잡아먹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잔혹했다. 허나 의외로 아크라가스 통치는 잘 했던 모양.[4] 대표적으로 기요틴이 있다. 단두대를 발명한 의사 기요틴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고 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5] 웃긴 것은 주인공부터가 마족인데다, 당시 주인공을 포함한 용사 후보 4명 중에 히로인 1명만 빼고 3명이 마족이였다(...) 주인공도 3/4이 마족인데 그걸 못 맞출 것 같냐며 몰래 튀려고 했지만 다른 마족들이 자기들 좀 도와달라고 붙잡는 바람에 못 도망갔다.[6] 참고로 왕녀는 팔라리스의 황소가 마족들이 동족(마족)을 처벌하기 위해 만든 기구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현실의 팔라리스의 황소처럼 인간을 집어넣어 죽일 때 쓰는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