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조선, 혁명의 시대의 등장인물.본명은 '이진'. 주인공 이선과 그 정실 김아영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아버지 이선이 태상황으로 양위하여 황제로 즉위하였다. 연호는 '태시(太始)'.
2. 작중 행적
1897년(광무 원년) 11월 20일생. 이선과 황후 김아영 사이의 장남이자 황태자로, 대원군이 지어준 아명은 황길. 16세의 나이로 황태자에 책봉되었다.2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자신을 장손이라고 아끼는 태상황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만 무능한 데다가 청에 나라를 팔아먹을 뻔한 태상황을 내심 경멸하고 있으며, 로마노프 왕가 300주년 기념행사에서 완벽하게 매료된 모습을 보여서 전제군주가 되어 대한제국을 위기에 빠트릴 것 같은 모습으로 독자들의 비호감을 샀으나... 사실은 철인에 가까운 아버지에게 애정을 갈구하나 정무에 바빠서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황후가 아닌 마르가리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 위대한 아버지의 능력에 영원히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에 고통스러워하는 가련한 소년이었다.
주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명석해서 이선이 자신이 입헌군주가 되길 바란다는 것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데, 이를 아버지가 자신을 마뜩지 않게 생각해서가 아니겠냐고 생각하는 내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결국 목표를 포기하고 아버지의 의지대로 입헌군주가 되겠다고 체념한다.
러시아에서 자신의 고민을 숙부인 영친왕 이영에게 조금은 드러내는데, 이를 이선이 보고 받고 3부 시점부터는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 입헌 군주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지만 아버지의 취미까지 따라하며 여전히 그만큼 훌륭한 군주가 된다는 목표를 버리진 않았다. 이선이 파리 강화 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대리청정을 맡았는데, 경륜이 부족해서 박영효를 위시한 보수화된 개화당 원훈들의 휘둘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하게 내정을 이끌었으며, 원산 학살사건에 대해서도 공식 보고를 믿지 않고 별도로 조사를 해서 군주로서 무능하진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후계자 교육을 시키겠다는 이선의 의도로 박영효 일파 숙청 이후에도 계속 대리청정을 하게 된다. 여전히 입헌군주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내치만 담당하고 내각에 상당수 일임했음에도 엄청난 양의 업무에 시달리면서 좀 더 전향적인 태도로 변했고, 이선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경원시하던 이안도 자신의 숙부들처럼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후의 조력에 힘입어 타티야나 공주에게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이선에게 고백했고, 국혼을 맺는다. 처음에는 타티야나 공주와의 결혼이 막상 성사되자 부담스러워했지만 서로를 맞춰가면서 사랑이 싹트고 딸을 낳는다. 이선의 영향을 받아 남녀 상관없이 자식은 모두 사랑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게 밝혀진다.
아내랑 유럽 순방을 하다가 을축년 홍수로 건강이 안 좋아진 이선이 선위하자 조선의 28대 군주, 대한제국의 2대 황제인 태시제가 된다. 그러나 아버지는 막후에서 정치에 개입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도 존경심으로 묵묵히 따랐다. 은퇴한다고 말만 해놓고 실제로는 변한 게 없을 때도 참았을 정도.
화북에 공산 세력권을 형성하려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 반대하여 군부 강경파의 대외공작을 승인했다. 여기에 익문사가 타티아냐가 순방 중에 위험해질 수 있는 첩보를 무시한 것이 태상황의 지시에 의했음을 알고 더는 인내하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린다. 하지만 귀국하고 온 아버지가 진심을 털어놓자 금세 화해한다. 1부부터 갈등이 암시되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맥 빠지는 마무리였다.
4-2부에서 안창남이 순직하는 일이 발생하자, 육군참모총장을 신팔균에서 자신의 어학우인 홍사익으로 교체했으나, 홍사익이 남상무의 설득에 넘어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윤상필, 김인욱 등에게 쿠데타 지지를 강요받던 도중 러시아 혁명을 떠올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타티야나의 사정에 의해 쿠데타의 군사 독재 정부를 용인하는 실책을 벌인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쿠데타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동생이자 해군 장교인 예친왕 이은, 사촌이자 근위포병장교인 흥친왕 이우를 통해 근왕파 장교인 김홍일에게 밀칙을 내려 자신을 호위하게 한 뒤, 쿠데타를 진압한다.
3. 가족관계
- 父 : 태상황 이선(1868년생)
- 母 : 태후 김아영(1878년생)
- 妹 : 예경공주 이희(1899년생)
- 매제(妹弟) : 김헌원[1]
- 弟 : 예친왕 이은(1906년생)
- 제부(弟婦) : 아이신기오로 윈잉(愛新覺羅 韞瑛)(1909년생)[6]
- 妹 : 예진공주 이금(1911년생)
- 매제(妹弟) : 아이신기오로 푸제(1907년생)[7]
- 妻 :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 로마노바(1897년생)
- 장녀 : 이나(1923년생)
- 장남 : 이현(1926년생)
- 차남 : 이혁(1927년생)
4. 기타
진보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본인도 가정적인 면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진보적이며 미신을 믿는 아내랑 달리 미신도 안 믿는다.4부 2장의 쿠데타 편 이전까지만 해도 이진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작중에서 이선과 달리 이진이 정신적으로 미숙한 모습이 여러 번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신분 관념을 가진 인물이며, 신분 의식에 잡혀있지만 존경심으로 계속 참는 패턴으로 서술되어 캐릭터적 매력이 매우 떨어졌다. 긍정적인 모습은 첫 번째 자식이 딸임에도 순수하게 기뻐한다는 것 정도. 이런데 4부에서는 파시즘에 친밀감까지 느끼니 밉상이 되어버렸다. 다만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파시즘의 위험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파시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다 2차대전에서 그 광기를 제대로 맛보고 나서야 깨달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진의 성장환경 상 어쩔 없다는 평도 있다.
사실 작중에서 이선은 본인의 군주로서의 능력과 별개로 가장으로서의 평은 일관적으로 좋지 않은 편이었고, 이진도 그런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진의 능력적, 정신적으로 평범한 모습은 어느 정도 의도된 설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작중에서 작가가 갈등 관계 해결에 대한 묘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아서 이건 작가의 서술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주인공 본인부터 초인이 이끌어 나가는 나라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시련을 이겨내는 나라가 되기를 원했고, 쿠데타 편 이후 이선이 2차대전이 발발할 때 이미 죽거나 손을 못 쓸 정도로 몸이 악화될 거라는 떡밥이 나와 2차대전 때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평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1] 이진이 김현사와 혼인할 뻔했는데 혼담이 파토난 대가로 김현사의 오빠 김헌원과 혼인하였다.[2] 다른 남동생과 달리 마르가리타 얀코프스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 남동생이다.[3] 다른 형제들과 달리 정략혼을 하지 않았고 독신이다.[4] 다른 여동생과 달리 마르가리타 얀코프스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 여동생이다.[5] 합스부르크 가의 남성이라는 것만 확인된다.[6] 원 역사 선통제와 푸제의 동복 여동생이다. 원 역사에서는 1925년 맹장염 수술을 거부하다 요절하였는데 본작에서는 요절했다는 언급이 없으므로 수술 받아서 연명한 것으로 추정된다.[7] 원 역사 선통제의 동복 남동생이자 윈잉의 동복 오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