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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의 이름
泰岐山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둔내면과 평창군 봉평면을 경계로 하는, 해발고도 1,262 m의 산이다. 정상 기슭에는 양구두미재라 불리는 고갯마루가 있으며, 산봉우리엔 KBS 원주방송국의 송신소[1]가 위치해 있어서 보안 유지를 위해, 정상 송신소 주변 지역은 폐쇄되어 있다.
원래 이 산의 이름은 '덕고산'이었다. 하지만 삼한 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떠오르는 별인 신라의 박혁거세와 이곳에서 진한의 패권을 두고 격렬한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하여 진한 왕의 이름을 딴 태기산이라는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더욱더 자세히 보자면 태기왕이 삼랑진에서의 전투에서 신라군에게 패하여 덕고산에 쫓겨 내려와 4년 동안 군사를 기르면서 재기를 준비하다 결국 신라 혁거세 거서간한테 들켜 결국 부하들과 함께 죽음에 이르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 정사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은 아니고 약간의 역사적 사실을 내포한 지역 설화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이 횡성 버전 말고도 평창에서 전해져 오는 평창 버전도 있는데 이 경우는 태기왕이 진한의 마지막 왕이 아닌 춘천의 터를 잡은 맥국의 마지막 왕이며 맥국의 왕인 태기왕이 나라를 진흥시키기 위해 옆 나라인 예국을 공격했지만 반대로 예국왕에게 역관광당해 결국 자신의 나라인 맥국이 망하고 결국 자신 태기왕까지 죽음에 이르렀다는 전설이다.
꽤나 추운 동네의 고지인지라, 겨울철 습기가 많아 눈이 잘 내려주기만 한다면 산꼭대기부터 쭉 시작되는 설경을 볼 수 있는데 이 경관이 상당히 아름답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아도 한겨울이면 웬만한 국내 명산 못지않은 경치를 자랑한다. 산꼭대기 주변에는 내린 눈이 봄까지 녹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2]
2. 지리
지리적으로 주변 지역에서 독보적으로 높은 산이고[3] 또한 바람이 세게 부는 바람골에 해당하는 곳이기 때문에, 영동고속도로를 타다가 횡성~평창을 걸치는 둔내터널 입구 위쪽으로 이 산에서 청태산까지 줄지어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4] 횡성 방면으로 조금 가면 있는 다리에서조차 센 바람이 불어대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바람이 많은 곳이니...참고로 산의 주변 일대가 고도가 높은 평지인데 독보적으로 높은 태기산이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산 주변 지역도 더 고위도에 비슷한 고도의 강원도 내 전방 산악 지역 혹은 그 이하로 연평균기온이나 겨울 기온이 낮고 태기산의 정상부는 남한에서 겨울 기온이 가장 낮은 곳으로 꼽힌다. 바다와는 아득히 먼 내륙이라 격해도의 차이 등으로 인해 심지어 훨씬 고위도에 고고도인 설악산 정상부보다 추운 날이 더 많다...
태기산 서쪽 기슭에는 태기리라고 하는 법정리가 있다. 1960~70년대에 화전민들이 살았으나, 화전 정리 사업으로 모두 떠나 현재는 주민이 살지 않는 곳이다. 2017년 태기분교 터에 태기분교 기념관이 건립되었으며, 당시의 학교 건물 터와 관사 터 등이 보존되어 있다.
3. 여담
이 산의 특기할 만한 점이라면 풍력발전소와 통신중계소의 유지 보수를 위해 정상 근처[5]까지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는 도로가 뚫려있기 때문에[6] 디젤 4WD 차량을 타고 경강로에서 정상 포인트까지 그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7] 즉 사실상 높이 1,200 m급의 높은 산을 힘들여 도보 등반을 하지 않고도 정상 근처까지 갈 수 있다.[8][9] 게다가 발전용 풍차가 있는 곳은 주변의 부지를 평평하게 다져놓고 나무와 수풀도 모두 베어 놨기 때문에 대형 텐트를 치기에 적합해서 숫제 며칠 단체 야영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10] 지금도 많은 사람이 등산뿐만 아니라 야영, 사진 촬영, 생태 탐방, 데이트, 산악 오토바이 동호회 모임(!)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태기산을 찾고 있다.[11]날씨가 맑고 가시거리가 아주 좋은 날에는 서쪽으로는 북한산, 동쪽으로는 선자령까지 보인다는 제보가 있다.
[1] 해당 송신소는 KBS원주방송국, 원주문화방송, G1방송의 디지털 TV 채널과 FM방송 전문 라디오 채널 등의 송출을 위주로 운용한다.[2] 그래서 이 산꼭대기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1년 동안 6개월간 눈과의 전쟁을 벌인다. 보통 눈이 아니다. 한번 왔다 하면 20 cm가 기본이고 50 cm도 심심찮다.[3] 이 산에서 횡성 쪽으로는 높은 고도의 평지가 대부분이다.[4] 다만, 강릉 방면만 확인되었다.[5] 양구두미재.[6] 일부 구간은 비포장이다.[7] 계절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봄이나 가을이 아닌 경우 통행을 제한한다. 여름엔 비 와서 미끄럽고, 겨울엔 눈 와서 미끄러우니까.[8] 진짜 정상은 국가 전략 시설인 대규모 통신중계소가 들어서 있기에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경찰 전적비 옆에 있는 한국통신 태기중계소는 그냥 커피고 1240고지의 중계소가 TOP. 첫 고지 이후 내리막에서 좌회전한 뒤 비포장길을 따라 가다 헤어핀 하나 돌면 나온다. 갈림길에서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면 산 능선을 따라 진행할 수 있는 여러 길들 및 대규모 인원이 주둔할 수 있는 시설이 나온다. 프레퍼 커뮤니티에서 태기 8Q9C-J72P 거점이라고 하면 보통 그곳을 의미한다. 본진 통신중계소는 근처 멀찍이 윤형 철조망까지 둘러쳐 놨기 때문에 길 옆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 방법이 아주 없진 않고 샛길이 있지만 보안을 위해 생략.[9] 조금 더 첨언하자면, 주 중계소를 중심으로 가로지르는 4개의 등산로가 있으며 이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된다. 태기 OP에서 태기 약수터 방면으로 산악 바이크나 도보를 통해 이동하다 보면 찾을 수 있다. 왜냐면 이 POI를 지나가야 등산로를 통해 태기분교 및 태기산정상비(해발 1,261 m)까지 갈 수 있기 때문. 주 중계소는 중계 장비의 건물 및 안테나가 있는 곳까지만 매우 타이트하게 철조망이 둘러 처져 있다. 매우 근접하게 접근하는 건 가능하단 이야기.[10] 다만 동절기에는 풍차 근처는 접근이 금지된다. 풍차에 얼어붙어 있는 눈과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면서 근처의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지금은 풍차 부지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바윗돌로 울타리를 쳐 놔서 주차가 안 되니 주의 바람.)[11] 참고로 그래서 똥이 엄청나게 많으니, 주의할 것.